한‧미‧일 대북정책 수석대표들이 3일 서울에서 대면 협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 제공 - 외교부]
한‧미‧일 대북정책 수석대표들이 3일 서울에서 대면 협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 제공 - 외교부]

한‧미‧일 대북정책 수석대표들이 3일 서울에서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에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지만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번 3국 수석대표 협의는 김건 본부장이 취임한 뒤 첫 대면 협의였다.

외교부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월 3일 서울에서 성 김(Sung Kim) 미국 대북특별대표 및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한일·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김건 본부장은 한‧미‧일 3자 협의에 앞서 후나코시 국장과 조찬을 겸한 한‧일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고, 이어 성 김 대표와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한반도 및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임을 지적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하였다”고 밝혔다.

성 김 미국 대표는 3국 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북한의 5월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러한 발사는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며 지역에 위협이 된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해 풍계리 실험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 및 한국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모든 우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한 셈이며, 이번 대면 협의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시 대응책이 심도깊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리에서 대북 추가제재 결의 채택 등은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한‧미‧일 각국의 독자 제재와 3국의 공동 제재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외교부는 “대화의 길은 항상 열려있음을 강조하고, 북한이 불법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3국 북핵 수석대표는 북한 내 코로나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였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 제의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서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방역과 관련 외부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은 북측의 호응을 끌어낼 만한 뾰족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건 본부장은 3국 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고립은 이미 심각한 북한의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아직 북한이 이러한 길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대화와 외교의 길로 불러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나코시 대표도 “우리는 북한과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의 길에 열려 있다. 우리는 또한 북한의 코로나(COVID) 상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납치 문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지원에 대해 한국과 미국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공조를 꺼내 들기도 했다.

지난달 하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에 이어 한미일 외교부 장관의 대면.화상 협의가 진행되는 등 한미일 3각 공조가 부단히 가동되고 있는 추세지만 북한은 군사행동을 이어가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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