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이재명 출두해 해명을...김건희 수사도 형평성 있어야”
조선 “편파 방송에 면죄부 남발, 내 편 감싸는 ‘불공정 방심委”
동아 “초유의 ‘비례대표 총사퇴’ 투표, 정의당 정체성에 대한 경고”

지난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경찰이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 소환 통보를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전 선포’로 규정하고 전방위적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대다수 5일 아침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현 사태를 점검했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 ‘이재명 소환에 ‘김건희 특검법’ 민주당 맞불카드’에서 해당 사안을 다뤘다. 기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강한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며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비공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을 향해 “필요하다면 김 여사 관련한 의혹을 특검으로 털어야 한다. 그것이 진실을 밝히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 5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5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이어지는 6면 기사 ‘이재명 “김건희 의혹 특검으로 털자…내 의혹도 특검 가능”’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사실상 무위로 그치게 된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은 실제로 특검 도입보다는 추진 과정에서 검경에 대한 비판 여론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한 수사를 무디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했다. 

▲ 중앙일보 6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6면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는 “이 대표 의혹도, 김 여사 의혹도 원칙대로 수사하면 된다. 하지만 이 대표 소환과 김 여사 수사를 특검으로 엮는 건 이상하다. 사안의 경중(輕重)에 비해 과도하게 정치화할 우려 때문”이라며 “이 대표는 그러나 직접적이고 깔끔한 길 대신 ‘정치보복’이니, ‘전쟁’이니 하며 진실을 혼미하게 하는 정쟁화의 길을 택하고 있다. 그 주변에서도 “죄 없는 김대중(DJ)을 잡아갔던 전두환이나 죄 없는 이재명을 잡아가겠다는 윤석열이나 뭐가 다르냐”(정청래 최고위원)고 두둔하니 한심하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거센 반작용을 낳았던 ‘조국 사태’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출석해 해명함과 동시에 김건희 여사 수사도 형평성 있게 진행되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여러 건 수사에 연루돼 있는 이 대표는 정정당당하게 출석해 해명하는 것이 낫다”며 “정치보복이라며 출석을 거부할 경우 당대표 자리를 방패 삼아 의혹을 숨기려 한다는 인상만 짙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면 김 여사의 허위경력 기재 혐의에 대해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해선 검찰이 김 여사를 조사하지도 않은 채 결론을 미뤄왔다”며 “주가조작과 거짓말 모두 따져봐야 할 혐의로,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의심이 없을 수 없다. 대통령실은 이 보도가 “날조”라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는데 우선 성역 없는 수사를 하도록 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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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 소환을 통보한 지난 1일부터 연일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이 사태는 민주당이 자초한 것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비리와 백현동 특혜 의혹, 성남 FC 후원금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고, 다시 두 달 만에 당 대표가 됐다. 민주당은 기소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까지 뜯어고쳤다. 민주당 스스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겹겹이 ‘방탄막’까지 둘러 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떳떳하다면 검찰 조사를 못 받을 이유가 없다. 검찰 소환에 당당하게 응해 제기된 의혹들에 성실히 해명해야 한다”며 “검찰도 공명정대한 수사로 불필요한 의심을 살 여지를 없애야 한다”고 당부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세계일보는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민생이 실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정치보복”, 국민의힘은 “진실규명 차원”이라고 맞서 팽팽한 대치 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주당이 “이제는 전쟁입니다”라며 이 대표 소환을 ‘전쟁 선포’로 규정한 이상 협치는 물 건너가고, 정기국회 내내 국회가 파행으로 날을 지새울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이런 상황이 길어져선 안 된다. 어떤 당파적 이익도 민생보다 우선시될 수는 없다. 복합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데 정쟁만 일삼는다면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세계일보 사설 갈무리.
▲ 세계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 방심위, 자기편 봐주고 상대방엔 가혹한 잣대 들이대며 편파 심의

조선일보는 ‘편파 방송에 면죄부 남발, 내 편 감싸는 ‘불공정 방심委’’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보냈다.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자기편은 노골적으로 봐주고 상대방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편파 심의를 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위원들이 다수인 방송통신심의위가 김어준씨 등 친야 인사들의 왜곡·편파·허위 방송에 대해 ‘봐주기 심사’로 일관한 혐의로 고발된다고 한다”며 “국민의힘은 “방심위가 노골적인 야권 봐주기 심의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고 방송 심의 본연의 직무마저 포기했다”며 민주당이 추천한 방심위원과 방심위 사무처를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이어 “서울시 돈으로 운영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문 정부 때 끊임없는 편파 방송으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방심위는 ‘경고·주의·과징금’ 등 법정 제재를 거의 내리지 않았다”며 “MBC가 2020년 보도한 ‘최경환 전 부총리의 신라젠 65억원 투자’ 보도가 재판에서 오보로 결론 났지만 방심위는 아직도 심의를 보류하고 있다. KBS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 좌파 단체 패널이 80회 넘게 나간 반면 보수 단체는 한 차례도 출연하지 못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때 KBS 사장을 지낸 정연주 방심위원장은 임기 내내 정권을 편들고 사실을 왜곡하는 방송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는 “종편 재승인을 취소하도록 증거를 축적해야 하고 상시적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취임 후에도 종편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이어갔다”며 “이러니 방심위 심의의 공정성을 믿을 수 있겠나. 방심위가 그동안 자기편은 노골적으로 봐주고 상대방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편파 심의를 했는지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동아 “초유의 ‘비례대표 총사퇴’ 투표, 정의당 정체성에 대한 경고”

정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가 지난 4일 부결됐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5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권고안 부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의당은 재창당 수준의 과감한 혁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정의당이 지금 당면한 위기가 선거 참패에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공고화된 양당 체제의 한계 속 의제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부족했고, 특히 정의당이 ‘누구를 대변하는가’라는 실존적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며 “플랫폼·프리랜서 등 노동 형태가 다양화되고 페미니즘·기후위기 등 급부상한 이슈들 사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진보정당의 정체성 논란 역시 고조됐다”고 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노동 대 젠더’의 이분법적 구도가 아닌, 서민과 민생을 중심에 두고 기후변화, 젠더, 청년 같은 이슈를 조화롭게 실현시켜야 한다”며 “정의당은 과거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무상급식,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의제를 제시하며 사회의 변화를 견인해왔지만, 최근 상황은 거의 존재감을 상실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화한 ‘노동자와 서민의 정당’으로서 진보정당의 정치적 효능감을 국민들에게 증명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큰 혼란은 피했지만 진보 집권을 내걸고 2012년 첫발을 내디딘 정의당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처했는지를 보여준다”며 “정의당의 존재감이 왜 약해졌는지, 민주당 2중대인 것처럼 비치게 됐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정의당은 창당 후 10년 동안 선거제도 개편 등을 통한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골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가 ‘위성정당’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불평등 구조 등 진보 의제에 대해 자기만의 목소리와 대안을 내는 것엔 소홀했다. 이런 것들이 쌓이며 정의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정체성이 뭔지 흐릿해졌다는 평가가 많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사설은 “가결이든 부결이든 당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심 의원과 5명의 비례대표 의원들부터 확 달라져야 한다. ‘기득권 진보’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