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길은 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평화의길 창립 4주년 회원한마당 - 평화법석’을 개최했다. 명진 스님은 배우 안석환과의 대담을 통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평화의길은 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평화의길 창립 4주년 회원한마당 - 평화법석’을 개최했다. 명진 스님은 배우 안석환과의 대담을 통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6개월 만에 이리 됐는데, 앞으로는 이 윤석열이라는 자가 대통령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혼란과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것인가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대통령직 내놓고 퇴진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침없는 쓴소리로 불교계와 우리 사회에 죽비를 내리쳐 온 명진 스님이 “10월 29일 용산 참사도 사실은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긴다고 저렇게 난리를 치는 바람에 간접적인 원인 제공을 했다라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명진 스님은 5일 오후 4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평화의길 창립 4주년 회원한마당 - 평화법석’에서 배우 안석환과의 대담을 통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평화의길은 남북, 북미 간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이 땅에서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고,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조직”으로 창립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걷고 또 걷겠다’는 취지대로 매월 걷기사업 등을 진행해왔고 경남, 제주지부 등을 결성했다.

명진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명진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명진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의 열차 좌석에 구두발을 올린 일이나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상스런 말을 한 대목 등을 들어 “대한민국이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이 청정하지 못한 자를, 청정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똥덩어리 같은 자를 우리는 대통령으로 뽑았던 게 딱 6개월 전”이라며 “6개월 만에 나라는 시궁창 같이 변해버렸고 꽃다운 젊은이들이 졌다”고 비판을 요약했다.

명진 스님은 최근 남북간 군사대치 상황에 대해 “지금의 상황이 전쟁 직전의 상황까지 오고 마는 것은 미국 탓으로 본다”며 “핵 가진 나라 많다. 왜 북한 핵만 미국의 위협이 되겠나? 그것은 북쪽의 항복을 받고 싶은 거다”라고 해석했다.

특히 “동해에서 미국과 일본과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대대적으로 벌리는데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하자. 만약에 서해 바다에서 중국과 북쪽이 중국의 항공모함이라든가 구축함이라든가 잠수함을 동원해서 군사훈련하면 우리 남쪽은 아주 편안하고 괜찮겠느냐”고 반문하고 사소한 군사적 실수 하나로도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평화법석'은 작은 공연들로 채워졌다. 성공회대 교수들로 구성된 '더숲트리오' 공연 모습. [사진 제공 - 평화의길]
'평화법석'은 작은 공연들로 채워졌다. 성공회대 교수들로 구성된 '더숲트리오' 공연 모습.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명진 스님은 “북쪽과의 화해, 한반도의 평화 화해를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서 북쪽 인정할 건 인정하고 북쪽도 남쪽의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 미군 주둔에 대해서는 일정한 부분 유예할 수 있다라는 의사 표명을 한 적이 있다”며 상호 인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남북관계는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성공단 열고 금강산 열고 하면서 화해 협력 분위기로 나갔어야지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명진 스님은 대담 모두에 “지난번 대선이 끝나고 난 다음에 너무 많이 속상했다”며 “그 대선이 조계종의 승려대회를 끝까지 밀어붙인 그 효과로, 그 표 차이로 지금의 윤석열이라는 자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결과를 빚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공부 얘기는 ‘스님은 사춘기’ 1화에서 81화까지 많은 분들에게 제 나름대로는 쉽게 설명해서 말씀드린다고 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좀 그만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근황을 전했다.

명진 스님은 유튜브 채널 ‘명진TV’에 출연해 '스님은 사춘기' 시리즈 등을 통해 수행과 사회참여 등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놓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아왔다.

평화법석'에는 평화의길 회원들이 자리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평화법석'에는 평화의길 회원들이 자리했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대담을 맡은 배우 안석환 씨는 “그런데 스님 팬이 굉장히 많다. 자꾸 뵙고 싶어한다”며 “스님께서 자주 나오셔서 근황도 알려주시고, 또 새로운 생각도 저희들에게 말씀을 해 주시면 참 고맙겠다라는 생각에서 자주 청하게 된다”고 말했다.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한 명진 스님은 1987년 개운사 주지로서 ‘불교탄압대책위원장’, 1988년 대승불교승가회 회장,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상임위원 등 활발한 개혁활동을 전개했고, 조계종 중앙총회 부의장과 봉은사 주지 등 주요직책을 맡기도 했지만 조계종으로부터 배척당했고, 현재는 ‘단지불회’ 회주이자 ‘명진TV’에 출연하고 있다.

명진 스님은 “무협지에 보면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는 말이다”며 “나는 그동안에 오랫동안 주인공을 해 가지고 이제 엑스트라나 조연을 좀 맡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최근 ‘명진TV’에 출연 중인 동국대 교법사 진우 스님은 마무리 무대에서 “스님께서 이제는 조금 쉬고 싶으셔서 저를 앞으로 내시는 것 같은데, 제가 할 일은 손발이 돼서 움직여드리는 것”일이라며 “가닥쳐 주는 것은 스님이 계속 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요청했다. 나아가 “큰스님께서 한 마디씩 해주시는 게 파장이 훨씬 더 큰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가수 이상호의 공연으로 '평화법석'이 마무리됐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가수 이상호의 공연으로 '평화법석'이 마무리됐다. [사진 제공 - 평화의길]

김건중 평화의길 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평화법석’은 ‘더숲트리오’ 공연과 김훤 회원의 드럼 독주, 김인수‧오연지 공연, 이상호 공연 등으로 이어졌으며, 박태준 회원과의 만남, 평화의길 4년 간의 활동을 담은 영상과 명진TV ‘스님은 사춘기’ 영상 상영 등이 진행됐다.

10.29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평화법석’에서는 최근 생을 달리한 정용일 대외협력위원장의 가족들이 무대에 올랐고 부인 정면 씨가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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