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에선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있다가 환자·희생자를 이송하고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시민 김훈기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씨는 "그 끔찍한 시간은 한 시간, 두 시간 동안 계속됐고 저는 마음속으로 다친 사람만 있고 희생자는 없길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한두 명씩 머리 위에 모포가 덮이는 걸 보고 정신이 아득해졌다"라며 "몇몇 언론과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고 저는 그것을 똑똑히 봤다.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도왔고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처음 본 권위와 질서를 증빙할 수 있는 유니폼은 미국 군복이었다. 만약 우리에게 익숙한 유니폼과 가이드라인이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질서 있게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보통의 시민을 도왔던 것은 보통의 시민이었다. 우리 시민들은 위대하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꼭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4대 종단(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또한 참여해 희생자·유족·부상자를 위로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박주환 신부(미카엘)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신부는 "시민들이 비탄에 잠겨 슬퍼하는 이때 '희생이 대한민국을 빛나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란 망발을 쏟아내는 천공이라는 자와 '이태원 참사는 북한의 공작'이란 말도 안 되는 망언을 쏟아내는 전광훈이란 자는 필시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자들"이라며 "이러한 자들에게 둘러싸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그 존재 이유를 이미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의 진상에 대한 의문과 애도는 슬픔과 상처에 공감한단 의미에서 같은 의미의 하나의 단어다. 위패와 영정도 없는 곳에서 근조란 단어조차도 가린 채 검은 리본을 달고 동냥하듯 하는 가증스러운 참배는 결코 유족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 진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그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천주교 운동단체 회원 2000명을 만나 '사회현실에 관심을 두며 저마다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14년 세월호 노란 리본을 떼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한 사람들에겐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애도를 강제하며 정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한 윤석열 정권을 향해 다 같이 외치자.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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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숭례문 구간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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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용수빈씨는 "이 자리를 빌려 우리 20-30세대 친구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우리 같이 촛불을 들자"라며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를 이대로 두면 이런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고 그땐 내가, 우리가 죽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때 한 번, 이태원 참사로 두 번 죽었는데 또 죽을 수는 없잖나"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 장훈씨도 "유족에게 애도는 내 가족이 왜 죽었는지 알고, 가해자가 모두 처벌받고, 그 이후로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땅에 세월호 참사 같은, 이태원 참사 같은 비극이 재발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다"라고 덧붙였다.
집회를 주최한 '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 목사는 "여러분의 슬픔과 비통함과 의로운 분노를 모두 담아 하늘에 닿도록 함성을 외쳐주길 바란다"라며 "이것이 우리의 기도다. 우리의 애도는 이렇게 완성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촛불행동 측은 이날 집회 현장에 6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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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목놓아 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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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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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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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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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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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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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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