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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지방 출장’ 때문에 자리 비웠다던 용산구청장, 거짓 해명 정황

기본소득당 용혜인 “박 구청장, 개인적 용무로 의령 방문”...용산구에 공문 공개 촉구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2022.10.31. ⓒ뉴시스
 
이태원 참사 당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관내에서 자리를 비운 사유가 “개인적인 용무” 때문이라는 의혹이 7일 제기됐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지역 축제 방문을 위한 ‘지방 출장’ 탓에 용산을 떠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해당 해명이 거짓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구청장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용 의원이 접한 제보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애초에 초청받은 지역 축제에 불참 의사를 전했다. 앞서 용산구는 이태원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의 행적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박 구청장이 ‘초청 공문’을 받아 자신의 고향이자 용산의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 축제에 방문했고 설명했다.

용 의원은 “박 구청장은 ‘집안일’로 새벽 6시경 용산을 출발했고, 오전 11시경 경남 의령에 도착했다. 오후 2시경 의령군수를 만나 10분가량 짧게 티타임을 가졌고, 오후 4시경 의령을 출발해 저녁 8시 20분에 용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의령군이 (박 구청장에게) ‘리치리치 페스티벌’의 개막식 초청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막식은 10월 28일이었고, 박 구청장은 참석이 어렵다고 답변한 뒤 영상축사를 보냈다. 그리고 29일 박 구청장은 개인적 용무로 의령을 방문해 의령군수와 ‘얼굴이나 한번 보자’며 티타임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초청 공문’을 받아 출장을 다녀온 것이라는 박 구청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용산구가 이를 입증할 공문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 의원 측은 일찍이 용산구 쪽에 관련 서류 제출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지만, 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용 의원은 “당시 의령군청에서 보냈던 공문과 용산구청에서 답변한 공문이 있을 것”이라며 “구청장이 자매도시의 행사를 방문하는 공식 일정이라면 방문일정과 공보를 위한 사진이 있을 것이다.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했다.

이어 용 의원은 “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전 국민에게 상처를 남긴 참사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연연하며 거짓 해명을 이어간 것이라면 용산구청장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 구청장이 당적을 둔 국민의힘에도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참사의 책임이 있는 공직자들에 대해 당 차원의 신속한 처분을 해야 한다”며 “출당” 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부실 대응과 안일한 인식이 도마 위에 오른 박 구청장은 이날 오후 행안위 현안질의에 참석한다. 참사 당일 행적과 수습 태도를 포함해 관내에서 예정된 대규모 행사에도 뒷짐만 지고 있던 박 구청장을 향한 야권의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용산구청장 참사 당일 의령방문 거짓 해명 의혹 규탄 및 사퇴, 출당 조치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07. ⓒ기본소득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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