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소가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뀔 때 나오는 메탄이다. 이 메탄 가운데 트림과 방귀의 비중은 각각 95%, 5% 정도다. 둘째, 다른 가축과 마찬가지로 소의 분뇨에서 나오는 아산화질소가 있다.
이 둘을 가축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라고 한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은 농업∙수송∙에너지 전환 등 부문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하는데, 소의 트림과 분뇨는 각각 ‘장내발효’와 ‘축산분뇨’로 농업 부문에 포함된다. 좁은 의미에서 소가 내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은 일련의 복잡한 공급망에서 생산된다. 위의 배출량을 ‘부문별 직접 배출량’이라고 한다면, 한 제품이 생산되기까지 공급망(supply chain)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죄다 합한 것을 ‘전주기 배출량’이라고 부른다.
아마존의 예를 한번 들어보자.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개간하는 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가축을 방목하거나 소가 먹는 사료용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숲을 베어낸다. 이렇게 만든 농경지에서 수확한 대두를 짜 식용유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대두박으로 가축 사료를 생산한다.
숲은 탄소 저장고다. 숲이 사라지면 온실가스는 추가된다. 소비의 관점에서 보면, 토지 개간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 배출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온실가스는 농업 부문 ‘토지 변화’(LUC) 항목에 속해 산정된다.
토지 변화는 소를 포함한 축산 부문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내놓은 ‘세계축산환경측정모델’(GLEAM 3.0)을 보면, 2015년 축산 부문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62억톤(tCO 2eq·이산화탄소환산량, 이하 같음) 가운데 토지 변화와 목장 확장(Pasture Expansion) 과정에서 나온 배출량은 약 7억톤으로 11%를 차지한다.
가축이 먹는 사료용 작물을 재배하는 데도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다. 작물에 뿌리는 화학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인 이산화질소가 나온다. 농기계를 운전하고, 작물을 가공하고, 사료를 농장으로 수송하는 데도 에너지가 든다. 도축한 소를 식품으로 가공, 수송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든다. 여기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수송, 산업 등 비농업 부문에서 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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