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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후쿠시마 오염수 시음회’ 열고, 원샷해서 국민 안심시켜보시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7/10 09:50
  • 수정일
    2023/07/10 09: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3.07.10 07:48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방한에 한겨레·경향 “자기 할말만”

오염수 방류 시민 항의에 조선일보 “폭행 빼고 다 당한 IAEA 총장”, “대한민국의 수준”

‘양평고속도로 백지화 논란’에 한겨레 현지르포, 경향신문 팩트체크

지난 7일 밤 항의 시위 속에 한국에 입국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났다.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연기와 대안 검토를 위한 공동 행동을 요청했지만, 그로시 총장은 일본의 해양 방류 기준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로시 총장의 방한 내내 시민들은 방류 반대 시위에 나섰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10일 아침신문에서 진보언론은 그로시 총장이 방류를 옹호하는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났다고 평가했지만, 보수언론은 항의한 시민들과 민주당의 행동을 부각하며 ‘국제망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로시는 일부 국내 언론과 개별 인터뷰를 했는데, 조선·중앙·동아·한국일보 등은 아침신문에서 인터뷰 내용을 실으며 그로시 총장의 입장을 전했다.

▲ 조선일보 사진 갈무리.

그로시 총장은 인터뷰에서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된 오염수를 “물”(water)이라고 칭했는데,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이 물을) 마실 수 있고,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해상 방류가 아닌 다른 방식을 동원했어야 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사용된 적 없는 방법을 사용해 전 세계인을 ‘실험실 쥐’로 만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한국의 대응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문에는 “(오염수 방류는) 일본의 결정이다. (한국을 포함해) 국제사회는 IAEA의 개입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는 후쿠시마 어민들의 목소리에 대해 “어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과학’(science)이 아니라 ‘평판’(reputation)”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그로시 총장이 IAEA 보고서에 우호적인 국내 일부 언론과 연쇄 인터뷰를 했다며 “그로시 총장이 과학적 설명보다 정치적 플레이만 했다는 지적이 야당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한겨레도 그로시 총장이 이번 방한 내내 일본의 방류를 적극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오염수 시료 분석 가운데 1차 분석 결과만 나온 상태에서 최종보고서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가능한 모든 것에 대해서 점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제원자력기구의 애초 계획 자체를 부정하기도 했다”며 “‘국제원자력기구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을 두고선 ‘원자력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하는 말이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했다.

생선회, 수조물 ‘먹방’을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두고 정남구 한겨레 논설위원은 오피니언면 ‘아침 햇밭’의 <차라리 ‘후쿠시마 오염수 시음회’ 열고, 줄지어 원샷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불안해하는 이들을 불완전하고 영혼 없는 ‘과학’의 이름으로 조롱한 꼴”이라며 “기준치 이하니까 ‘안전’하다고 말하는 정부·여당의 고관대작들에게 권한다. 그렇게도 자신이 있다면, 차라리 후쿠시마 오염수 시음회를 열고 일렬로 서서 한명씩 원샷을 해서 국민을 ‘안심’시켜보시라. 그럴 자신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 한겨레 칼럼 갈무리.

반면, 조선일보는 1면 머릿기사 <폭행 빼고 다 당한 IAEA 총장>에서 “지난 7일 방한한 그로시 초장의 2박3일 일정 내내 시위대는 그를 따라다녔다”며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반대 시위를 ‘과격 시위’라며 비판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IAEA 대표를 당혹스럽게 만든 대한민국의 수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나라가 정상의 길을 가려면 이성과 상식, 과학이 통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국제기구가 2년 검증 끝에 확인한 내용을 다수 의석 정당이 폄하하면서 자기편 국민의 감정적 반응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광우병, 세월호, 천안함, 사드 전자파, 청담동 술자리 등 괴담 정치가 반복되면서 국민 다수가 이젠 피로를 느끼고 있다. IAEA 대표를 대하는 상식 밖의 태도를 목격한 국제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도 1면 기사 <그로시 국회 불러놓고 민주당 호통·시위·욕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부 권리당원과 야권 성향 유튜버들이 민주당 초청으로 국회를 방문한 그로시 총장을 향해 면담장 밖에서 ‘그로시, 고 홈(Go Home)’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했다. 기사 <국회 면담장 바께 노재팬 티셔츠, 욕설 시위…여당 “국제 망신”>에서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이 세계적 시각에선 미개해 보일 것”이라며 “한국을 찾은 외교 사절에 대한 결례이자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했다.

‘양평고속도로 백지화 논란’에 한겨레 현지르포, 경향신문 팩트체크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으로 확산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김 여사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며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책사업 백지화를 돌연 선언했다.

이에 한겨레는 고속도 백지화 논란이 일고있는 양평 현장 르포 기사를 실었다. 한겨레와 만난 경기도 양평군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 7명은 김 여사 일가 땅 가운데 종점 변경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볼 “노른자 땅”으로 양평읍 공흥리와 백안리, 양근리 9필지를 우선 지목했다. 부동사업자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개발 이익을 따져볼 때, 양평 일대 땅값과 강남 집값이 연동된다는 점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국민들의 합리적 의심까지 ‘가짜뉴스’, ‘괴담’으로 치부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겨레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둘러싼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괴담’으로 규정하고 연일 방어에 나서고 있다”며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 엄호에만 몰두하는 지도부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사설에서는 “장관이 일방적으로 대통령 공약 사항을 파기 선언했음에도 대통령은 ‘나는 모르는 일, 알아서 하라’는 식의 비상식적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며 “비겁하다. 갑자기 장관을 허수아비 만들고 불쑥 나설 땐 언제고, 여론이 불리하다 싶은 사안에는 숨어서 눈치만 살핀다. 대통령 관심사안에는 목소리를 높이고, 국민 관심사안에는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부·여당의 주장대로 김 여사 땅에 특혜는 없는지, 더불어민주당도 2년 전엔 노선 변경을 추진했는지, 변경된 노선이 더 경제성이 있는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에 입각해 팩트체크를 했다. 사설에서는 “국회는 예타까지 통과한 종점이 왜 변경됐고, 누가 주도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 진상을 토대로 수도권 동북부 주민의 숙원이던 이 사업의 답을 책임 있게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국토부와 양평군은 왜 하필 종점이 강상면이어야 하는지 누가 봐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통체증 해소 효과, 경제성, 환경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으로는 부족하다”며 “종점 변경 과정에 대한 투명한 규명만이 의혹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양평군을 떠나 수도권 민생과 직결된다”며 “정치권은 당리당략적 계산을 멈추고, 정부는 최선의 안을 검토해 재추진하는 게 옳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 양평군수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 종점 근처에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평군의 요청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해 최적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는 국토교통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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