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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발사 날 주식·골프에 군장병 사유화, 합참의장 후보자의 처참한 군생활

합참의장 후보자...북 ICBM 발사 3시간 뒤 개인 핸드폰으로 직접 주식거래,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골프, 병사군무원 동원해 개인골프장 설치 등으로 논란

김명수 합동참모본부의장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15. ⓒ뉴스1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후보자의 무책임한 군 생활이 낱낱이 드러났다.

그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된 날 오전 근무시간에 본인의 개인 핸드폰으로 직접 주식거래를 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해 미국과 일본까지 예민하게 반응했던 또 다른 날에는 골프를 치러 갔다.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 평일 대낮에 골프를 치러 간 날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게다가 병사와 군무원을 동원해 관사 옆에 개인 골프연습장 등을 설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에 현직 장성이 주식거래와 골프를 즐기고, 지위를 이용해 군무원과 병사들을 개인적인 취미활동에 동원까지 한 것이다. 이는 청문회에서 단순히 의혹제기로 끝난 사안이 아니라, 당사자인 김 후보자도 대부분 사실이라고 인정한 내용들이다.

이뿐만 아니라, 자녀 학교폭력 문제와 공직자 재산신고 누락 등의 문제까지 불거져 “최악의 인사 참사”라는 탄식이 나왔다. 공격적인 인사청문회도 아니었는데, 의원들 입에서는 한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와중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후보자님, 군 생활을 한 거 보니까 상당히 모범적으로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북 미사일 발사 3시간 뒤
본인 핸드폰으로 주식거래하기 바빴던 장군
오전 청문회에서 드러난 사례만 두건


김 후보자는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주식거래 문자를 보다 논란이 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군 인사안을 상의하며 “특출난 인재”로 거론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대장 7명 전원을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에서 3성 장군인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이 4성 장군 진급과 함께 합참의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현직 대장이 아니라 중장이 합참의장으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과 불안정한 국제 안보 정세 속에서 다양한 야전 경험으로 불확실한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탁월한 전투감각을 보유한 장군, 훌륭한 작전지휘 역량으로 군내 신망이 두터운 장군을 발탁했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김 후보자의 군 생활은 질의 순서를 기다리는 의원들 입에서 한숨이 나오게 했다.

윤후덕·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와 김 후보자의 답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북한이 2022년 1월 5일 오전 8시10분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3시간 뒤인 11시5분쯤 주식을 거래했다. 또 김 후보자는 같은 해 1월 17일 오전 8시50분쯤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고 3시간이 안 된 11시24분부터 약 45분 동안 주식거래를 했다. 1월 17일 거래한 주식거래 액수는 2천만 원 상당이었고, 방식은 위탁대리도 아닌 직접거래였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NSC가 소집되는 등 국내 안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해군 장성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근무시간임에도 직접 주식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 같은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의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나?”라는 등 다소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윤후덕 의원과 김병주 후보자 질답

▷윤후덕 : 2022년 1월 17일 오전 8시 50분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오전에 NSC가 개최됐다. 아마 그 시간 쯤 후보자는 주식거래를 했다. NSC가 개최되는 중에. 맞느냐?
▶김명수 : 네. 주석거래를 수차례 한 것은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했다. (생략)
▷윤후덕 : (생략) 근무시간에 본인이 거래한 것이냐?”
▶김명수 : 네 맞다.
▷윤후덕 : 본인 근무시간에 핸드폰을 가지고 거래했나?
▶김명수 : 네. 모든 금융거래는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다.
▷윤후덕 :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근무시간에, 이를테면 11시30분쯤에 사무실에서 거래를 한 건가?
▶김명수 : 시간을 11시30분으로 확인하셨다면 그게 정확할 것 같다.
▷윤후덕 : 맞다. 자료 제출하지 않았나. 중징계 대상이다. 근데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나?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본인이 핸드폰으로 11시30분에 자기 사무실에서 거래했다는 거 아니냐? 나는, (후보자가) 아내한테 얘기해서 어떻게 하라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본인이 (직접) 핸드폰으로 한 거였다니...

 
김명수 합동참모본부의장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5. ⓒ뉴스1

 

북 미사일 발사한 날 골프 즐긴 장군
주말이든 평일이든 가리지 않았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주식거래만 한 게 아니었다. 김 후보자는 골프도 쳤다.

윤후덕·김병주·설훈 민주당 의원의 질문과 김 후보자의 답변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22년 3월 5일 북한이 ICBM 발사한 날 오후 1시18분쯤 골프를 쳤다. 김 후보자는 같은 해 11월 18일 북한이 ICBM을 발사해 NSC가 소집된 다음 날과 그다음 날에도 골프을 찾았다. 설훈 의원이 확인한 ‘2022년 9월 3일부터 11월 27일 사이 김 후보자가 골프장을 이용한 날’은 총 17일이었고 이 중 5일은 금요일과 월요일 평일이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에는 북한의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 사건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울릉군에는 공습경보까지 발령된 바 있다. 그런데 이 시기 해군 장성이 시간만 나면 골프를 즐기고, 평일에도 골프를 쳤다는 것이다. 당시 김 후보자는 대한민국 해군 참모차장이었다.

김 후보자는 이 의혹에 대해서도 대부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평일 골프는 “전투휴무” 날이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저희가 큰 훈련 뒤에는 시간 보상을 위해 ‘전투휴무’로 휴일처럼 변경하는 게 있다”며 “그 기간에 장병 총원은 쉬고 운동을 하게 돼 있는데, 그렇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에 해군 참모차장이 골프를 치러 다녔다는 점에 대해서는 해명이 전혀 안 되는 분위기였다.

 

 

 

김병주 의원과 김명수 후보자 질답

▷김병주 : 군이 골프장에서 골프를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검토해봤을 때 너무 부적절하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지난해 3월 5일 아침 8시50분에 북한에서 ICBM을 사격했다. 그날 후보자는 오후 1시 18분에 골프를 쳤다. 왜 골프를 사수했나? 이 상황 되면 대부분 군인은 골프를 취소한다.
▶김명수 : 저희도 골프장 갈 때 문제 있느냐 체크하고 가는데, 그때는 특별히 제한이 없었다.
▷김병주 : 누구랑 쳤나?
▶김명수 : 그때 친 인원은 확인 못 했다. (생략)
▷김병주 : (생략) ICBM 도발이면 엄청난 도발이고, NSC도 열리고, 국회 국방위에서도 파악하기 위해 하는데, 이런 것들은 아주 부적절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명수 : 어쨌든 상황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취소하는 게 적절할 거라고 본다.
▷김병주 : ‘있었다면’이 아니라, 있었다. ‘있었다면’인가? 있었다인가? 군인은 말이 명확해야 한다.

 

병사, 군무원 동원해 개인골프장 설치·수리까지?
“공사구분 못한 권한남용”

 

김명수 후보자가 1함대사령관일 때 관사에 설치했다는 개인골프연습시설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식거래, 골프 논란에 이어 김 후보자가 해군 제1함대사령부 사령관일 당시 군무원과 병사를 동원해 자신의 관사 바로 옆에 개인 골프장을 설치하고 부대 비품으로 정자를 설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해당 의혹을 제기하며 사실인지 물었고, 김 후보자는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새로 만든 것은 아니고, 설치돼 있는 일부를 제가 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군무원과 병사들에게 개인적 일을 지시한 것은 권한남용이고 공사를 구분 못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사령관이 한가롭게 관사 옆에 개인골프장을 짓나?”라며 “그 자리에 (후보자로) 앉아 있을 때가 아니고, 개인골프장 주인으로 앉아 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안규백 의원과 김명수 후보자 질답

▷안규백 : 김 후보자가 1함대사령관으로 근무할 때 군무원과 병사를 동원해 관사에 개인골프연습장을 설치했고, 또 부대비품을 사용해 마당 앞에 정자를 설치한 사실이 있나?
▶김명수 : 네... 이 부분은 설치를 했고, 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안규백 : 이와 관련해 상부의 감찰을 받은 적 있나?
▶김명수 : 없다.
▷안규백 : 1함대 인사참모가 감사관에게 감찰을 받았다고 하는데, 받은 적 없나?
▶김명수 :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설명해주시면...
▷안규백 : 인사참모가 감사관에게 여러 감찰을 받았다. 1함대 사령관 관사 내 설치된 골프장은 병사와 군무원을 동원해서 한 게 맞나?
▶김명수 : ....
▷안규백 : 후보자가 말을 안 하는데, 이 사안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군무원과 병사들에게 개인적 일을 지시한 것은 권한남용이고 공사 구분을 못한 것이다.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후보자가 무리하게 지시한 게 맞다면, 책임질 의사가 있나?
▶김명수 : 다시 확인해보겠지만, 제가 지시했다기보다는 수리가 되어서 운영된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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