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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5천여 촛불 "박근혜는 사과하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9/29 12:24
  • 수정일
    2013/09/29 12:24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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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5천여 촛불 "박근혜는 사과하라"

<천안함프로젝트> 상영..백승우 감독 "민주주의 후퇴 안타까워"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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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28 23: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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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28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13차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28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어김없이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이 켜졌다.

5천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이날도 "국정원을 개혁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박근혜 대통령 사과하라"고 외쳤다. 13차에 이르도록 박 대통령이 촛불민심에 화답하기는커녕 완강하게 외면하자, 촛불 든 이들도 한층 격앙된 기색이었다.

제13차 촛불집회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 형식으로 진행됐다.

경기도 광주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진상규명이니 국정원 개혁이니 이딴 소리 할 때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일 앞잡이들이 나라를 다 장악한 판인데 무슨 국정원 개혁이냐. 우리가 뭐가 무서워서 주저하느냐. 국정원은 해체하고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청소년회의'의 회원은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서 국정원 문제를 홍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은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 그만큼 언론이 장악돼 있고 청소년들이 이 문제를 쉽지 않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더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팟캐스트방송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예수살기' 총무인 최헌국 목사는 "국정원 사태에 직면해서 시국기도회가 매주 화, 목요일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10월 17일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허락된다면 광화문 광장으로 뛰어나갈 것"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평범한 노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시민은 "박근혜가 누구 딸인가? 박정희 딸이다. 박정희는 육사 세곳(주-확인된 곳은 만주신경군관학교와 일본 육군사관학교)을 나왔다. 육사 나왔으면 나라를 지켜야 하는데 학생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를 쿠데타로 뒤집었다"며 "박근혜는 제 아비인 박정희를 따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초노령연금 및 무상보육 공약 파기로 귀결된 박근혜 정부의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하고 안지킨 공약들이 너무 많아 이 머리로 외울 수가 없어 수첩에 적어나왔다"며 하나씩 읽어내려갔다.

"경제민주화 열심히 하겠다, 거짓말이었다. 쌍용자동자 사태 국정조사 하겠다, 완전 거짓말이었다. 복지국가 하겠다, 완전히 거짓말이다. 각종 공공부문 민영화하지 않겠다, 완전히 거짓말이다. 지금 KTX 민영화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실현하겠다, 이 역시 엊그제 발표된 예산안에 따르면 완전히 거짓말이다. 기초노령연금 모든 어르신들께 20만원 주겠다, 박 대통령은 전혀 약속을 안지키고 있다. 공무원 노조 완전히 합법화하겠다고 해놓고 합법화 직전에 반대로 방해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대폭 늘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투기꾼들을 위한 탈세(정책)만 하고 있다. 한 나라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어찌 이렇게 끝없이 거짓말말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국민들은 청와대와 박근혜씨가 저지르는 이 숱한 공약파기와 거짓말에 끝없이 분노하고 있다."

주최측인 '국정원 정치공작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 윤희숙 공동대표는 "다음주면 국회가 정상화되는데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정원 개혁특위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국정원 개혁특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정원 해체가 아니라 새누리당 해체를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게도 "국정원 개혁특위를 반드시 관철할 수 있게 온 몸을 던져서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집회 중간중간 부산대 학생들의 몸짓공연, 박성환 밴드의 노래공연 등이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 촛불집회에 이어 영화 '천안함프로젝트' 상영회가 열렸다.[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어, 영화 <천안함프로젝트>가 상영회가 이어졌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이사장은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상영중단에 대해 관계기관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며 "이에 영화인들은 이 영화를 갖고 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나기 위해 그 첫 장소로 청계광장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프로젝트>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은 "제 영화가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지 못하고 광장으로 온 것에 대해서 마음이 많이 복잡하다. 하지만 영화감독 이전에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민주주의가 후퇴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안타깝고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동 화백은 "과거 우리는 경찰이 서라는 데 도망가는 만화를 그릴 수 없었다. 공권력 무시라는 이유때문이었다. 그렇게 한국 만화의 상상력이 옥죄여진 사이 일본과의 격차가 벌어졌다"며 예술인들에게 있어 '표현의 자유'가 갖는 의미를 짚었다.

   
▲ '대한어버이연합' 회원을 자처하는 일부 노인들이 동아일보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비방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한편,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사거리 건너편 동화면세점에서는 '보수'단체가 주최한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9차 국민대회'가 열렸다. 일부 노인들은 동아일보사 앞에서 '촛불종북연합 온국민이 심판!' 등의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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