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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에 전화 건 ‘02-800-7070’, 야당 추궁에 정진석 “대통령실 번호는 국가 기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7/01 18:16
  • 수정일
    2024/07/01 18: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윤 대통령 격노설’ 연신 방어...김태효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하신 적 없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2024.07.01. ⓒ뉴스1


대통령실 참모진들은 1일 22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첫 출석해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으로 작용한 윤석열 대통령 격노설 의혹을 연신 부인했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순직 관련 혐의자에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포함됐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7월 3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대통령실 유선전화 ’02-800-7070’ 사용 주체를 찾는 질의도 이어졌다. 야당의 추궁이 계속됐지만, 대통령실은 “국가 기밀”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운영위는 이날 대통령실 대상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 운영위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회의다. 21대 국회 후반기부터 운영위 출석을 거부해 온 대통령실도 이날은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김태효 차장은 ‘지난해 7월 31일 국가안보실 회의 자리에서 대통령이 격노했나’라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질의에 “그날을 정확히 적시해서 기억은 못 하지만 보통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하신 적은 없다”며 “저희 앞에서 화를 내신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고 의원이 “회의가 끝난 바로 직후 시간대에 대통령실로부터 국방부 장관에게 걸려 온 전화로 인해 (해병대 수사단 사건기록의 회수 등) 모든 것들이 일사천리 진행된다. 이상하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김 차장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궁금한 게 생기면 어떤 실무자에게든 수시로 전화하신다”며 “평소 일하는 방식이 궁금하면 물어보시는 건데, 그날 일과 이 사건이 서로 연관된다고는 제 지식에서는 연관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7월 31일 그 회의 이후, 02-800-7070 전화 이후 국방부 장관이 움직였다. 누가 전화했길래 장관이 움직였을까”라며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에게 해당 번호를 사용하냐고 물었다. 장 실장은 “제 번호는 아니”라며 “제가 알기로 저희는 ‘4’자로 시작한다”고 답했다.

정진석 실장은 같은 질문에 “처음 듣는다”고 했다. 고 의원이 ‘모든 번호는 기자들에게도 다 있다. 명함에 적혀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정 실장은 “지금 말한 그 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며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기밀상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재순 총무비서관도 ‘안보실장 라인도, 비서실장 방도 02-800-7070 번호를 안 쓴다면 대통령실 집무실인가 의심을 갖고 있다. 회선 관리는 어떻게 하나’라는 고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실 보안관리에 관한 사항”이라며 답하지 않았다.

이어 “전화회선이 재배치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들은 적이 있나”라고 묻자 윤 비서관은 “그것도 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비서관은 “대통령비서실은 수시로 인원이 늘었다, 줄었다 한다. 그때마다 전화기가 설치되기도 하고, 철거되기도 한다”며 “그 행위 자체를 무슨 증거인멸이라고 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서도 ‘02-800-7070’ 번호의 사용자를 찾는 물음이 이어졌지만, 대통령실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전화 수신자의 전화기에 그대로 번호가 출력돼 뜨는데, 02-800-7070은 기밀 사항인가’라고 거듭 묻자, 정 실장은 “대통령실의 전화번호 일체는 기밀 보안 사항”이라고 역설했다. 정 실장은 “지금 이 (운영위) 회의는 실시간으로 북에서도 아마 시청하고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전화번호를 외부에 유출하는 일은 과거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번호가 대통령실에 설치된 전화기의 번호가 맞냐는 물음에도 정 실장은 “대통령실의 전화번호는 외부의 확인이 불가한 기밀 보안 사항”이라고 고집했다.

윤 대통령의 격노를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는 대통령실의 입장도 유지됐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 격노설’에 관한 보도가 꾸준히 나오는데, 관련 언론보도가 거짓이면 왜 항의하지 않았냐고 곽 의원이 지적하자 “보통 너무 어이가 없을 때는 대답을 안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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