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충격적 정황…박장범 선임 위한 거대한 쇼였나"
이명선 기자/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4.11.20. 07:01:08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가 KBS 이사회를 통해 선임되기 전 박민 현 사장이 자신의 교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9일 참고인으로 출석한 안양봉 KBS 기자는 박 후보자의 이사회 면접이 있던 지난달 23일 저녁 KBS 근처 한 술집에서 이영일 KBS 노사협력 주간으로부터 '박민 교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안 기자는 '이영일 주간으로부터 용산에서 박민 사장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으셨느냐'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안 기자는 당시 이 주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대해 "'용산에서 전날(10월 22일) 박민 사장한테 교체된다라는 통보를 했다', '퇴근해서 핵심 참모들과 함께 저녁 자리를 박민 사장이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본인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박민 사장이 전달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 주간에게 "술자리에서 그런 말(박민 교체)을 한 적 있느냐?"고 물었으나, 이 주간은 "사실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부인했다.
이 주간이 부인하자, 최 위원장은 이번에는 박상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을 참고인석으로 불렀다. 박 본부장은 "그날(10월 23일) 저녁에 의아했던 것이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표결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 주간은 만약 박민 사장이 (연임)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결과를 기다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래서 의아했다"며 "그 이후에 이 주간이 '그 얘기(박민 교체 통보)를 했다'라는 것을 여러 명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불법적 이사회의 면접과 임명 절차는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이것은 용산, 특히 '김건희 라인'의 오더(지시)다, 저희가 이런 강력한 의심을 하고 있다"며 "이러지 않고서는 갑자기 한 달 전에 박 후보자가 '내가 KBS 사장 한 번 해야지'(라고 하는 것은) 이게 구조상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영일 증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위증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도 "그 당시 저희가 취재한 데 따르면 이 주간이 그때(10월 23일 술집에서) 막 흥분하고 비분강개해가지고 여러 가지 감정을 표출했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갑작스럽게 오늘 입장을 선회한 데는 지금 박민 현 사장이다. 사장과 무슨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추측도 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주간이 입장을 선회한 데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상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 기자를 불러 "본인이 여기 와서 이사회 전날 들었던 내용이 사실이라고 분명하게 확신하느냐?"고 물었고, 안 기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거듭 "그에 대한 입장은 계속 유지할 것이냐?"고 하자, 안 기자는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한 의원은 "그렇다면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박 사장은 특정한 곳에서 이미 내정이 됐다', 이런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고, 안 기자는 이에 대해서도 "그런 추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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