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의 모친인 송해진씨는 재현군을 떠나보낸 뒤 해당 댓글들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했다. 송씨는 재현군이 악성댓글과 관련해 했던 말들을 똑똑하게 기억한다.
"저녁에 식탁에 같이 앉게 됐는데, (이재현군이)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온라인상에서) 친구들 욕을 한다고 그러면서 막 우는 거예요. 막 울면서 '친구들 보고 싶다, 죽고 싶다', 그 얘기를 했었어요.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애가 우는 것도 처음이었어요."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이군의 휴대전화에는 SBS 유튜브 영상 외에도 이태원 참사 관련 영상들을 찾아본 기록들이 남아있다. '45명의 증언, 300여 개의 제보 영상이 말하는 그날의 진실'을 비롯해, '"사람 무게 이기지 못해 사망"...'복부 팽창' 이유는?'(YTN)(https://zrr.kr/ffC0Cq), '이태원 참사, 사망자 1명 늘어 총 158명…10명 입원 중'(SBS)(https://zrr.kr/llEGXa), '사고 위험 직감했나…이태원 참사 인파 속 벽 기어오른 외국인'(SBS)(https://zrr.kr/gJan1G) 등이다. 해당 영상들에는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악성댓글'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는 이군이 확인했던 영상을 이태원 참사 악성댓글을 골라내는 딥러닝 모델을 통해 분석해본 결과(자세한 내용 아래 상자 기사 참고) '45명의 증언' 영상의 악성댓글 비율은 19.9%(5448개 중 1089개)였다. '"사람 무게 이기지 못해 사망"...'복부 팽창' 이유는?' 영상의 악성댓글 비율은 41.2%(515개 중 212개), '이태원 참사, 사망자 1명 늘어 총 158명…10명 입원 중' 영상의 악성댓글 비율은 40.7%(423개 중 172개), '사고 위험 직감했나…이태원 참사 인파 속 벽 기어오른 외국인'도 40.7%(423개 중 172개)로 나타났다.
해당 영상을 본 이재현군 역시, 이런 악성댓글들을 마주하면서 심리적으로 변화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군의 모친 송씨는 온라인에 익숙했던 아들이 '악성댓글'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온라인이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기성세대보다 충격이 더했을 거란 얘기였다.
"아들이 이전과는 달라졌거든요. 스스럼없이 저랑 대화하던 재현이가 말을 안 하는 거예요. 참사를 바라보는 분위기. 그 분위기를 파악하는 제일 첫 번째는 온라인상의 글들이니까, 얘한테는 (온라인) 사회라는 게 하나의 큰 사회잖아요. 중요했을 거라고 봐요, 재현이한테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네이버 등 포털에 직접 악성 댓글 삭제 요청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