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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군사협력 쟁점 'MD'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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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4/06/02 11:50
  • 수정일
    2014/06/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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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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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통일씨] MD와 KAMD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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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1  20: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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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하원이 국방수권법을 통과, 미사일방어(MD, Missile Defense) 체제에 한국을 편입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

미국 국방수권법 1234항에는 "국방장관은 3국(한.미.일) 미사일 협력 강화방안에 대한 평가작업을 실시해 이를 법안 발표 후 6개월 이내에 하원 군사위에 보고하라"고 명시, "3국 간 미사일 협력은 동북아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 본토의 방위능력을 증강시킬 것"이라며 "단거리 미사일과 로켓, 포격 방어능력과 대안들도 검토하라"고 밝혔다.

여기에 고고도방어체계(THAAD)를 한국에 배치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와 MD체제 편입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의 MD체제 동참보다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발전.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MD의 출발 배경은 무엇이고, 개념과 내용은 무엇일까. 또 KAMD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자.

MD를 쉽게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미사일의 개념에 대해 알아야 한다. 미사일은 비행방식에 따라 탄도미사일과 순항(크루즈)미사일로 구분된다. 탄도미사일은 로켓을 동력으로 날아가고, 순항미사일은 자체의 힘으로 날아간다.

MD가 태동하는 배경이 된 탄도미사일은 추진장치, 유도장치, 탄두, 발사장치로 구성되고, 발사 초기에는 로켓의 추진력으로 비행하다가 최종단계에서 자유낙하하는 미사일을 말한다. 한마디로 로켓의 머리에 폭탄을 싣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종류별 사정거리. [자료출처-국방백서 2012]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에 따라 64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400∼6400㎞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800∼2400㎞인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800㎞ 이하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으로 구별되며 그 밖에도 공중발사탄도미사일(A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있다.

북한의 경우, 스커드B(사정거리 340km), 스커드C(사정거리 5백km)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고, 노동1호(사정거리 1,300km), 대포동 1호(사정거리 2천km)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대포동 2호(4천km~6천km 추정)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다.

특히, 지난 2012년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KN-08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가 5천km 이상으로 추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북한이 2012년 12월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궤도진입에 성공시킴으로써 장거리로켓 능력을 과시했다.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로켓 기술이 바로 ICBM에 쓰이는 기술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미국 MD체제의 출발배경

MD는 미사일방어라는 말 그대로 상대편 미사일 공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아내느냐이다. 미사일이라는 것 자체가 전쟁의 도구란 점에서, MD체제도 2차대전에서 시작, 냉전시기를 거쳐 구축됐다.

근대적 개념의 MD는 2차대전 중 독일의 V-l 비행폭탄과 V-ll 로켓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하는 영국의 구상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미사일 공격을 미사일로 막아낸다는 근대적 탄도미사일방어(BMD, Ballistic Missile Dfense) 개념은 2차대전 이후 미.소 간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경쟁 과정에서 나왔다.

이후 1980년 레이건 행정부에서 '별들의 전쟁'이라고 알려진 '전략방어구상(SDI,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이 발표되면서, MD는 보다 더 과학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이는 첨단 전략방어 장비를 개발, 배치해 매초 수km의 속도로 빠르게 날아오는 소련의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단계, 중간비행 단계에서 격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미국에서는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플랫쳐(Fletcher) 연구'를 진행, 탄도미사일의 비행 초기단계인 추진단계에서부터 요격을 하는 것이 탄도미사일 정점 이후 대기권에 재돌입하는 단계인 종말 비행단계에서 요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현재의 MD를 태동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러나 SDI 실현은 1980년대 당시 기술상황에 비춰, 무리한 계획이었고,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된다는 점, 그리고 당시 미.소가 체결한 탄도미사일조약(ABTM) 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혔다.

냉전이 해체된 국제정세 속에서 미국은 소련이라는 하나의 국가가 아닌 다양한 나라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이에 미국은 1991년 '제한공격에 대한 지구전역방어'라는 뜻의 GPALS(Global Protection Agaimst Limited Strikes)계획을 발표했다.

GPALS는 전구미사일방어(TMD)와 국가미사일방어(NMD), 신기술 프로그램(ATP)로 세부적으로 나뉘어있다.

전구미사일방어(TMD)는 대량파괴무기 및 탄도미사일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구상된 것으로, 사정거리 3천5백km 또는 초속 5km 이내의 속도를 가진 미사일에 대한 방어를 주로 한다.

이는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해외주둔 미군과 동맹국, 그리고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지역을 보호하고 주요지역 분쟁에 대한 개입조권을 원활하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가미사일방어(NMD)는 미국이 설정한 적국과 불량국가들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발사된 적 미사일을 원거리에 탐지, 대기권 밖 우주공간에서 요격한다는 것으로 탄도미사일방어기구(BMDO)가 주관한다.

신기술프로그램(ATP)은 미래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보다 발전된 형태의 미사일 방어기술 및 기존체계 개량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일본과 이스라엘 등 국가들과 기술을 협력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은 이스라엘의 에로우(Arrow)-ll 기술로, 현재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전구 고고도 방위(THAAD: Theater High Altitude Area Defense System)에 적용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1993년 탄도미사일방어기구 설립을 시작으로 전구미사일방어(TMD) 구축을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1994년 북한을 방문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의 판단에 따라 국가미사일방어(NMD) 우선 정책으로 바꿨다.

그리고 1998년 8월 북한의 대포동 1호 시험발사 이후 1999년 미사일방어법을 제정, NMD 관련 조기 배치를 결정했다.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2001년 "국가와 전구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NMD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MD라는 용어로 통일했다. 또한 탄도미사일방어기구(BMDO)를 미사일방어국(MDA, Missile Defense Agency)으로 바꿨다.

미국 MD의 개념과 내용

앞서 살펴본 미국 MD체제 출발 배경은 MD가 어떤 개념과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본토를 비롯해 미국의 동맹국, 사활적 이익이 걸린 지역 등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미사일로 막아낸다는 것이다. 미국이 핵심으로 삼는 MD의 대상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탄도미사일이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는 점에서 MD는 미사일 발사 단계부터 비행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맞게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으로 단계별로 대응방안을 구축하고 있다.

   
▲ 미국 미사일방어국이 소개하는 MD체계 [캡처-미국 미사일방어국 홈페이지]

탄도미사일은 발사하면 최대 고도 5백km이상 포물선을 그리며 우주공간으로 날아간다. 어느 정도 올라간 미사일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목표지점을 타격하는데, 이에 따라 MD는 추진단계, 중간비행단계, 종말비행단계로 나뉘며, 비행고도에 따라 하층방어, 중층방어, 상층방어로 나뉜다.

추진단계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관계없이 발사되는 모든 탄도미사일을 발사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한 1차 요격체계로 발사대를 포함한 지원체계를 요격하는 것으로 항공기탑재 레이저 발사기(ABL), 이지스함 미사일,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을 이용한다. 이는 고도 10~30km에 해당하는 하층방어에 해당한다.

중간비행단계는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하는 것으로, 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는 중층방어(고도 30~100km), 상층방어(고도 100km이상)에 해당한다.

이는 이지스함 미사일, 지상배치 요격미사일(GBI), 외기권요격체, 다탄두요격체, 우주배치 레이더 등을 이용해 요격하는 계획이고, 이 중 현재 고도 150km에서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요격체계(THAAD)가 이스라엘에 의해 개발, 현재 실전 배치됐다.

탄도미사일이 낙하하기 시작하는 종말비행단계는 하층방어에 해당, 패트리어트 미사일, 이지스함 미사일을 이용해 요격한다.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과 발사 과정을 포착하는 것은 레이더로 관측하는데, 해상에서는 X-Band 레이더, 이지스함 AN/SPY 레이더, 지상에서는 THAAD/PAC 레이더, X-Band 레이더 등이, 공중에서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일명 피스아이), 우주공간에서는 조기경보위성(DSP) 등이 활용된다.

   
▲ 미국이 전력화한 해상 X-Band 레이더 [출처-미국 미사일방어국 홈페이지]

MD체계는 과학기술로 개발한 상대방의 탄도미사일을 자신들의 과학기술을 활용해 요격해야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과학기술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에 미국은 MD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군사적 역할 및 방위비용 분담을 강력히 추진해왔고, 2009년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이 작성한 '연례 우주.미사일방어회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호주, 체코, 덴마크, 이탈리아, 영국 등이 핵심 파트너로 참가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프랑스, 독일, 인도, 카타르, 바레인 등이 관심표명국가로 꼽았다. 특히, 한국도 이에 해당한다고 밝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KAMD'는 뭐가 다른가.

한국정부는 미국의 MD 체제 편입을 극구 부인한다. 미국의 MD는 한국의 지리적 조건과 맞지 않아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체계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오는 2022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KAMD'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 10~30km에 해당하는 하층방어에 국한하는 개념을 사용한다. MD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주요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한국이 MD에 편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또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공개브리핑에서 “북한이나 또 다른 나라에서 미국 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대한민국 상공을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북쪽, 그러니까 사할린 위쪽으로, 알래스카 쪽으로 북극에 가까이 넘어간다”며 “그것을 우리 대한민국 인근에서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전 세계에 없다”고 설명하고 “우리가 미국의 MD에 편입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2022년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는 'KAMD'는 작전통제소(AMD-cell)와 조기경보레이더,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을 핵심으로 삼는다.

현재 조기경보체계로 이지스함 체계 레이더를 보유하고 이지스함 SPY-1D 레이더와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이스라엘 산 '그린파인 레이더'가 표적탐지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작전통제소에서 요격명령을 내리면 한국 공군 패트리어트 포대와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포대를 연결해 지상 20km이하로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AMD-cell'은 당초 2012년 말에 구축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조기경보레이더 성능 결함으로 전력화가 늦어지고 있어,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MD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과 마찬가지로 KAMD도 한국의 기술력으로 2022년까지 완비할 수 있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MD체제에 편입하는 것이 오히려 자본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근거로 대두한다.

   
이스라엘에서 개발, 미국에 실전배치된 THAAD [출처-미국 미사일방어국 홈페이지]

일본은 왜 'MD'에 적극적일까

MD하면 한.미.일 군사동맹이 떠오른다. 하지만 한국은 'KAMD'를 이유로 'MD'편입을 공식적으로 꺼리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MD에 적극적일까?

미국의 MD체제가 북한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이 적극적인 이유는 간단해 보인다.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시험발사 이후 일본은 북한의 위협에 관한 미국과 인식의 보조를 같이한다. 그렇다고 MD참여가 단순히 북한만을 이유로 삼는다고 볼 수 없다.

일본은 기술적.경제적 능력을 바탕으로 군사력 증강을 내심 꿈꾸고 있다. 일본은 MD체제 편입으로 △미.일 동맹강화와 군사력 증강의 당위성 확보, △탄도미사일 탐지 및 추적에 대한 정보공유, △선진기술 확보(고체연료, 고고도미사일 제어기술) 등의 전략적 의도가 있다.

미국도 일본의 MD편입을 통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전진 감시기지 확보, △탄도미사일 탐지 및 추적에 관한 정보공유, △선진기술 확보(레이더, 탄두덮개 부분 소재, 반도체 기술), △비용부담 감소 효과 등을 꾀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이 '북한'이라는 대상을 목표로 삼고 있고 나아가 궁국적으로는 대중국 포위망을 염두에 두고, 자본과 시간을 줄이면서 상호 이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MD'의 틀에 함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이 동참한다면, 미국은 탄도미사일 방어 감시기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일본도 대북정보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MD'체제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제일 큰 화두라 할 수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을 다시 한 번 연기해달라며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본격화될 미국의 MD 참여 압박을 막아내는 'MD 방어'가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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