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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보수들아, 들어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12/26 04:42
  • 수정일
    2012/12/26 04: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못난이’ 보수들아, 들어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자칭 보수’들에게 주는 글]
 
정운현 기자 | 등록:2012-12-25 13:52:44 | 최종:2012-12-25 14:15:4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선 직전 국정원 직원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을 둘러싼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를 비판한 것이 화근이 돼 결국 사표를 던진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소신 행동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조차 그는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명성을 얻고 있다.

대선 전에 그는 ‘투표율 77%’를 달성할 경우 서울 광화문과 강남에서 ‘프리 허그’를 약속했다. 비록 목표 달성은 못했지만 선거 다음날 그는 약속한 두 곳에 이어 지난 22일에는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광주에서 ‘프리 허그’ 행사를 치렀다.
 

22일 광주에서 프리 허그를 하고 있는 표창원 전 교수

 

 

광주 프리 허그 당일 표창원 전 교수의 인터뷰가 실린 당일자 <한겨레>를 들고서 모인 광주시민들

광주에서 그는 눈물겹고도 감격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의 프리 허그를 위해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300미터가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초상화, 손편지, 수제 초콜릿과 과자, 케익, 십자수 열쇠고리,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씌어진 주사기 등등. 깨알 같은 선물에 그도 감격했다.

 

광주 행사를 마치고 올라온 그 다음날 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짧지만 강한 톤의 글을 한편 올렸다. 제목은 ‘자칭 보수들에게 고함’. 평소 그는 자신이 보수주의자임을 밝혔다. 그런 그가 ‘자칭 보수’들에게 따끔한 일갈을 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글 첫머리에서 “그대들은 왜 그리도 당당하지 못한가? 선거에서 이겨 그토록 갈구하던 정권을 잡은 것으로도 양이 안차는가?”라고 따져 묻고는 “어느 한 사람 패자에 대한 격려와 칭찬 하는 걸 못봤네.”라며 ‘보수’진영의 야박한 처사를 질타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합리적 이성으로는 이해 못할 결과”라고 평하고는 “외신이 모두 ‘독재자 딸 뽑은 나라’라는 기사 써 보내 창피해 썩어가는 가슴 서로 위로하는 우리 48% 국민에게 (보수는) 아귀처럼 달려들어 여전한 악플과 악다구니, 종북 좌빨 타령이나 하고 있구나.”라며 대선 이후 보수진영의 대공세를 비난했다.

이런 그들을 향해 표 교수는 “그대들이 진정 보수 맞나? 자유민주주의, 당당한 근대의 승자, 보수가 맞냐는 말이다!”라고 거듭 묻고는 “(대선)승리를 즐겨라, 그리고 앞으로 5년, 부끄럽지 안을 대한민국 만들 수 있도록 최선 다하라!”고 질타했다.

끝으로 그는 “내게 던지는 악플과 분탕질은 다 소화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제발, 상처 입은 가슴 부여잡고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우리 착하고 순수한 48% 국민은 건드리지 마라.”고 주장하고는 “같은 민족으로서 고하는 마지막 호소”라고 밝혔다.
 

표 교수가 광주시민들로부터 받은 선물 가운데 메시지가 씌어진 주사기들

 

그의 글 아래에는 25일 정오 현재 487개의 댓글이 달려 있는데, 대다수 표 교수의 글에 찬동을 표하고 있다. 네티즌 ‘woodady’는 “상처받은 영혼이 교수님으로부터 위로를 받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 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다른 네티즌 ‘Pebble’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상식적인 당신..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썼다.

아래는 표 교수의 해당 글 전문이다.

[자칭 보수들에게 고함]

자칭 보수들아,

그대들은 왜 그리도 당당하지 못한가?

선거에서 이겨 그토록 갈구하던 정권을 잡은 것으로도 양이 안차는가?

어느 한 사람 패자에 대한 격려와 칭찬 하는 걸 못봤네.

합리적 이성으로는 이해 못할 결과에, 외신이 모두 "독재자 딸 뽑은 나라"라는 기사 써 보내 창피해 썩어가는 가슴 서로 위로하는 우리 48% 국민에게 아귀처럼 달려들어 여전한 악플과 악다구니, 종북 좌빨 타령이나 하고 있구나.

그대들이 진정 보수 맞나?

자유민주주의, 당당한 근대의 승자, 보수가 맞냐는 말이다!

부디 충심으로 고한다.

승리를 즐겨라, 그리고 앞으로 5년, 부끄럽지 안을 대한민국 만들 수 있도록 최선 다하라!

패자들의 힐링 과정에 기웃거리며 차마 인간으로 해선 안 될 악다구니 짓은 그만두어라.

내게 던지는 악플과 분탕질은 다 소화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제발, 상처 입은 가슴 부여잡고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우리 착하고 순수한 48% 국민은 건드리지 마라.

같은 민족으로서 고하는 마지막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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