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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재신임”…새정치, 상처뿐인 봉합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9/21 06:24
  • 수정일
    2015/09/21 06: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15-09-20 21:25수정 :2015-09-20 22:19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
“더 이상 대표거취 논란 배제”
문 “결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오늘 투표철회 입장 밝힐 듯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아 있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문제가 논의되는 자리여서 참석하지 않아 평소 문 대표가 앉던 자리가 비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아 있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문제가 논의되는 자리여서 참석하지 않아 평소 문 대표가 앉던 자리가 비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새정치민주연합이 20일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문재인 대표에 대한 신임을 확인했다.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더 이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배제한다”고 결의했고, 문 대표도 이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혀 재신임 투표 철회를 시사했다. 이로써 지난 9일 문 대표가 주도한 ‘재신임 정국’은 일단 봉합 국면으로 들어섰으나, 그동안 새정치연합이 드러낸 주류-비주류 갈등이 총선 공천 방식을 둘러싼 계파투쟁 성격을 띠고 있어 제1야당으로서 기대와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병석 의원은 이날 연석회의 뒤 브리핑에서 “이 시간 이후 우리 당은 정부·여당의 민생 파탄 등 실정을 바로잡고 수권 정당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며 “더 이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분열적 논란을 배제한다. 당 대표는 당의 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다른 견해를 가진 분과도 적극 소통할 것을 권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에 앞서 “연석회의에서 대표 흔들기와 당내 분란을 확실히 끝내겠다는 그런 분명한 결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어 이날 연석회의 결론을 자신의 리더십을 따르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문 대표는 21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연석회의 참석자가 총원의 절반에 못 미쳐 의결정족수 미달로 회의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았으나, 최종적으로는 총 160명 중 93명이 참여해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박지원·주승용·문병호·최원식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은 지역구 행사 등을 이유로 불참해 분란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또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 지도부의 부패청산 의지 부족을 지적하는 한편, 당 지도부가 마련한 혁신안과 별도로 앞으로 당 혁신 방안을 계속 발표할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날 연석회의를 통해 새정치연합이 분열의 큰 고비는 넘겼으나 문 대표의 리더십이 공고해졌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이번 주류-비주류 갈등이 출발은 ‘혁신’에 대한 생각의 차이였지만, 실제로는 총선을 앞둔 ‘공천’ 문제였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2010년 당시 한나라당에서 주류(친이)와 비주류(친박)가 행정수도 원안 지지 여부를 놓고 싸웠을 때는 (외형적으론) 정책노선 때문이었다. 분파 싸움이 치열했지만 이는 어느 지지세력을 대변하느냐는 문제였기 때문에 오히려 해당 세력이 논쟁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며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이번 갈등은 오로지 밥그릇 싸움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싸움을 거치며, 문 대표도, 비주류도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형준 명지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문 대표는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면 재신임 카드를 꺼내들 게 아니라, 반대파들을 달래가면서 끌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비주류 역시 대안도, 실력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은 특히 천정배 의원(무소속)이 신당 창당을 선언해, 새정치연합의 세력 기반인 호남 민심의 이탈이 상징적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천 의원 신당 창당의 성패와 상관없이,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호남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 민심의 균열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이승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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