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청래, 무소속 나가게 할 것 해당 행위 돼도 어쩔 수 없다"

 

[현장] 손혜원 더민주 홍보위원장 발언... 더민주 부산콘서트, 문재인·표창원 불참

16.03.11 21:55l최종 업데이트 16.03.11 21:55l

 

기사 관련 사진
▲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더더더 콘서트'에서는 전날 발표된 정청래 의원 공천배제(컷 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정청래 의원이 빠진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콘서트는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더더 콘서트'는 전날 당이 공천 배제 (컷오프)를 통보한 정청래 의원이 불참했다.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던 문재인 전 당 대표와 표창원 비대위원도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예비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참석 대상 20명의 예비후보 중 11명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은 불과 행사 시작 1시간을 앞두고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영입인사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대박'을 터트렸던 1차 콘서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1월 27일 같은 벡스코에서 열린 콘서트는 준비한 800개의 좌석이 일찌감치 가득 찼고, 행사장을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밖에 서서 지켜봐야 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관련기사: 표창원 "새누리당 논리, 공산주의와 빼닮아").

속편도 흥행을 예고한 더민주는 이날 1차 콘서트보다 많은 900개의 좌석을 준비했지만 군데군데 빈 좌석은 허전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직선거법상 13일까지 당원 집회를 열 수 있는 만큼 이번 행사는 더민주가 부산에서 개최하는 마지막 대규모 당원 행사였고, 그만큼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화난 더민주 당원들 "정청래 떠나면 집토끼 같이 떠난다" 
 
기사 관련 사진
▲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더더더 콘서트'에서는 전날 발표된 정청래 의원 공천배제(컷 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사라진 열기는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항의하는 당원들의 기운이 대신했다. 일부 당원들은 시작 30분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손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정청래 떠나면 집토끼도 같이 떠난다', '새누리와 종편은 환영, 누구를 위한 컷오프인가' 등의 항의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든 당원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김성훈(60)씨는 "당에서 정청래 의원만이 아니라 경선도 없이, 자기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잘라내고 있다"면서 "재심을 하고 공천관리위원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탈당서를 보이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을 탈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직자들은 곤욕을 치러야 했다. 더민주 부산시당의 한 당직자는 "정 의원의 공천 배제 소식 이후 시당으로만 수백 통의 항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라면서 "지금까지 공천에 컷오프된 현역 의원 중 정 의원의 파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본행사는 정시에 시작했지만 과속방지턱이라도 만난 듯 중간에 멈춰 서기 일쑤였다. 인디밴드 '일단은 준석이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수혈됐지만 냉담한 분위기에 진땀을 흘렸다. 무대에 선 밴드 멤버들은 "전 주 콘서트 때는 분위기도 좋고 함께 떠드는 분위기였다"면서 "지금 이 중에서 제일 난감한 사람은 우리다"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여러분이 힘이 돼서 정청래를 다시 살리자"

박인영 금정구의원이 사회를 시작할 때도 일부 당원이 여전히 항의를 이어가는 통에 어려움은 계속됐다. 이날 더민주가 단수공천 한 김비오 중·영도 예비후보는 "우리는 정청래가 필요하다"는 커다란 피켓을 준비해 와 무대 앞에서 들어 보였다. 

2부 행사 사회를 맡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저도 오고 싶지 않았다"면서 "(손 피켓을) 더 높이 드세요"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손혜원 더민주 홍보위원장은 "정청래가 살아남지 못한다면 저는 정청래가 무소속으로 나가게 할 것"이라면서 "해당 행위가 되어도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 위원장은 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이 " 지지율이 너무 높아서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누구나 들어가면 우리 당이 (당선)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어림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청중들도 곳곳에서 "어림없다"고 맞장구쳤다. 손 위원장은 이들을 향해 "여러분이 힘이 돼서 정청래를 다시 살리자"라고 호소했다. 

손 위원장의 말이 끝나고 나서는 청중들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다. 정 의원의 컷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행사의 끝자락에는 더민주의 지난 필리버스터 영상이 상영됐다. 많은 의원의 발언 틈에 "북한이 로켓을 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왜 국민의 핸드폰을 뒤지려 합니까,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왜 국정원은 국민의 계좌를 뒤지려 합니까"라는 정 의원의 말도 소개됐다. 가장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