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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10.4', 남북경협으로 통일초석 다지기

[문재인 새정부] 달라질 대북정책의 향방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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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0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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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3일 문재인 당시 후보가 '튼튼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구호로 '한반도 비핵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10일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튼튼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대북강경노선을 걷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과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을 목표로, 남북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토대로 점진적 통일을 추진한다는 계획은 남북 경제협력 재개를 예고한다. 이는 노무현 정부 말기 남북이 합의한 '10.4선언'의 재현으로 읽힌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동해권 자원벨트와 서해권 물류벨트

문재인 새정부의 대북정책은 후보시절 발표한 공약집에서 읽을 수 있다. 공약집은 "한반도에 비핵화를 이루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겠다. 남과 북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고, 8천만 민족이 더불어 인권과 자유를 누리는 민주사회가 되도록 하겠다"며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이라 설명하고 있다.

먼저, 북한의 핵 활동을 중단시키고 완전한 핵폐기를 추진하며,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단계적.포괄적 북핵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 군사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우발적 충돌방지, 군사적 긴장완화, 군비통제 추진 등을 병행하며, 북핵문제 완전해결 단계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5차례 걸친 북한의 핵실험과 추가로 있을 지도 모를 핵실험 상황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북핵문제를 풀고, '한반도 평화협정'에 어떠한 내용을 담겠다는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문재인 신임 대통령이 후보시절 당선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발언에서 보듯,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만 보일 뿐이다.

북핵문제를 차치하고 문재인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할 대북정책의 골자는 남북 경제협력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그것이다.

문재인 새정부가 구상한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개발해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구축',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남포.신의주 연결 서해안경협벨트 건설 및 경의선 개보수, 서울-베이징 고속교통망 건설 등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건설',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 관광벨트 구축 및 DMZ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 개발 등을 담고 있다.

2017년~2050년동안 연평균 0.8%의 추가경제성장이 가능하고, 매년 5만개 가량 일자리가 창출되며, 나아가 경제 잠재성장률 1% 성장, 동북아시아 역내 경제권 형성으로 잠재성장률 5%대 성장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

이는 노무현 정부가 이루지 못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0.4선언'의 대표적인 내용은 남북 민족경제 균형발전과 공동번영으로, 서해지역 경제특구건설, 개성-신의주 철도, 개성-평양고속도로 공동이용, 백두산관광 실시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사업타당성과 대북퍼주기 논란으로 전면 중단됐다.

오히려, 문재인 신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10.4선언' 중 서해북방한계선(NLL) 논란으로 보수세력의 반발을 불러온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빗겨가, 내륙을 중심으로 한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건설'을 통해, 현실화시키겠다는 의지이다. 동해권 건설도 추가해 동북아 경제권 형성을 견인하겠다는 포부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시장확산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남북경협을 추진하고, △시장을 기초로 남북경제통합을 발전시키는 경제통일을 우선 추진하며, △시장통합을 바탕으로 생활공동체도 형성해 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남북시장통합을 통한 점진적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10.4선언'을 계승발전시킨 정책이자 장기사업이라는 점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필요가 제기된다. 물론, 기존에 있던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복원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선 문재인 대통령.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지 주목된다. [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개성공단 재가동.금강산 관광 재개 추진..국민 '설득' 어찌하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장기사업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새정부가 먼저 실천할 공약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추진이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가늠자가 될 수있다.

실제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의 우선순위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꼽고 있다. 2013년 7월말 당시 북한 김양건 당 대남담당 비서는 개성공단이 잘되면 DMZ 공원조성도 잘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거부한 것이 남북관계 경색의 단초가 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에 문재인 새정부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하는 의지를 보여야 남북관계가 풀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이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불가 논리로 북한 핵개발 자금설을 구축해놓았기에,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무턱댄 재개는 북핵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대다수 국민의 저항에 정권 초기부터 직면할 수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신변안전보장 문제를 들어 관광을 중단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2009년 합의에도 당시 정부는 관광 대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논리를 내놨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도 이어졌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의 논리도 같았다. 2016년 4차 핵실험에 대응해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발표하고, 북측 근로자 임금의 70%, 연간 약 1억 달러가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유엔 대북제재 결의 2270호, 2321호 등은 북한의 국제무역, 금융거래, 무기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담고 있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대북제재 문제도 있고, 북한과 협의하고 관련 기업의 입장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하나하나 풀어가야할 과정이다. 그런 것을 풀어가면서 민주적인 정부에서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 즉각 재개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곧장 재개한다면 반발은 있을 것이다. 너무 시간을 늦추면 안되지만 연말까지 국민들과 주변국, 유엔에 대한 설득노력을 거쳐야 한다"면서 경제살리기, 청년일자리 창출과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핵개발 전용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 민생문제로 파고들면 된다는 것.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지렛대가 된다는 측면에서 설득하면 된다"고 제시했다.

이 밖에도 문재인 신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남북체육교류 재개하되, 당국간 정치.군사 대화가 궤도에 오른 뒤 문화예술체육교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산가족상봉 전면화를 목표로 북한에 병원을 건립하는 '한반도 프라이카우프'를 추진하고, '통일경제특구법'을 제정하며, 안정적 대북.통일정책 수행을 위한 '남북기본협정' 체결을 대북정책으로 내놓았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북제재로 내놓았던 5.24조치도 넘어서야 할 하나의 문턱이지만, 당국간 대화를 시작하고 민간교류를 허용함으로써 사실상 유명무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장 남북해외 민간대표들이 평양에서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6.15 17주년 공동행사가 기다리고 있고, 개성공단과의 형평성을 내세우며 정부의 보상을 촉구하고 있는 금강산.내륙지역 경협기업들에 대한 지원과 방북도 발등의 불이다. 인도적 대북지원 단체들의 방북.반출 승인이 민간교류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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