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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거짓말’보다 더 심한 대통령의 약속

 
우리가 대통령의 약속을 너무 철석같이 믿었나요?
 
임병도 | 2015-04-01 09:06:5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만우절에는 112로 허위 장난전화가 늘어나, 경찰은 며칠 전부터 고심입니다. 경찰청은 112 장난전화에 대해 형법 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나 경범죄처벌법으로 처벌하겠다고 합니다.

경찰청은 경찰력 낭비가 심한 만우절 112 허위, 장난전화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우절, 단순한 장난 전화나 거짓말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과도한 거짓말은 상대방에 대한 상처는 물론이고, 재산 등의 손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2014년 5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은 진도에 가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의 손을 잡고 “마지막까지 우리가 찾겠다고 약속을 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께서 끝내도 된다 하실 때까지 할테니까”라는 약속을 했습니다.

대통령의 약속은 사고 19일째가 넘어가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에 희망을 줬습니다.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실종자를 찾아 준다고 했고, 우리가 끝내야 끝낸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공식적인 세월호 수색 종료 기자회견 ⓒMBN캡처

2014년 11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던 실종자 가족들은 공식적인 ‘세월호 수색작업 종료’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부가 막무가내로 세월호 수중수색을 중단한 것은 아닙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수중수색의 위험성을 알고 오히려 동의해줬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수중수색 작업에는 동의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선체인양은 해주리라 믿었습니다.

▲실종자 허다윤의 엄마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 ⓒ미디어몽구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일 년이 되고 있지만, 세월호 선체인양 소식은커녕 준비작업 관련 이야기는 들리지 않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조속하고 온전한 선체인양’을 통해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보내달라’고 외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5월에 했던 약속은 단순히 수중수색만이 아닙니다. 선체인양이라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남은 실종자를 찾아주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하는 모습 ⓒ페이스북 김상호

2015년 3월 31일,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비가 내리는 광화문광장에 비닐을 덮고 누워 쪽잠을 청했습니다. 이들이 노숙하는 이유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지금이라도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생업을 포기하고 다니는 직장에서조차 잘린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대통령이 했던 약속을 기다렸지만, 점점 대통령은 약속한 말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유가족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시사] - 세월호 유가족에 엉터리 법안도 모자라 주먹까지

▲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 대통령은 최악의 정치를 국민과 약속하고 지키지 않는 정치를 말했다. ⓒSBS 캡처

우리가 대통령의 약속을 너무 철석같이 믿었나요? 아니면 대통령이 만우절 거짓말처럼 거짓말을 했나요?
 
만우절은 마음대로 거짓말을 하라는 날이 아닙니다. 오히려 만우절을 통해 거짓말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느낄 수 있는 날입니다.

대통령에게는 비록 만우절 거짓말처럼 지키지 않아도 될 약속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만우절을 맞이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이 했던 약속들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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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일대일로’와 박근혜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초점> 한국 AIIB 가입결정과 남북철도 연결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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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1  18: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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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포럼에서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실체를 드러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언명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는 아직 구상 단계에 머물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시진핑 주석은 28일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 구상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이미 60여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가하거나 참가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며 “일대일로는 중국의 독주가 아니라 관련국들의 합창곡”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탄력받는 시진핑의 일대일로 구상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2015년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출처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2013년 9,10월부터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은 육상으로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를 거쳐 유럽 대륙까지 철로를 연결해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형성하고 해상으로는 중국 연해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인도양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연결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대역사(役事)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1월 18일 중국 저장성 이우(義烏)시에서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까지 운행하는 세계 최장의 1만 3052㎞ 직통열차 ‘이신어우(義新歐)선을 개통한 바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외교부, 상무부는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보아오포럼이 열리고 있는 28일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추진을 위한 전망과 행동’을 발표했다

특히 일대일로의 중점 사업으로 정책 소통, 인프라 연통(聯通), 무역 창통(暢通), 자금 융통, 민심 상통 등 ‘5대 통(通)’을 제시해 단순한 교통 인프라의 연결은 물론, 자유무역지대 건설, 송유관.가스관 등 에너지 협력, 금융 협력 등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더구나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6개국의 참가에 이어 3월말 참가 마감일을 앞두고 한국을 비롯해 호주, 러시아, 브라질 등이 참가의사를 밝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은 더욱 힘을 얻게 된 형국이다.

일대일로 구상 실현을 위한 자금을 실크로드기금은 물론 AIIB를 통해서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400억달러(약 44조원)를 실크로드기금으로 먼저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의 참여 결정 과정을 통해 보았듯이 미국은 중국 주도의 AIIB 추진에 경계감을 표했지만 결국 관련국들은 국익 차원에서 AIIB에 참여함으로써 사실상 중국이 ‘뜨는 해’임을 보여줬다.

진척 더딘 박근혜의 '유라시아 이니셔니브' 구상

 

   
▲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10월 18일 '유라시아 이니셔티' 구상을 처음으로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를 주창한 시점과 큰 시차 없이 박근혜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2013년 10월 18일 “저는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으로 만들어 가는 몇 가지 방향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자 한다”면서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SRX 구상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같은해 11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종단철도(KT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연결’에 인식을 같이하고, 포스코와 현대상선, 코레일(이하 3사)은 ‘라진-하산 프로젝트’ 참여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시범사업으로 러시아산 유연탄 4만 5천톤을 실은 중국 국적의 화물선이 북한 라진항을 거쳐 포항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3사들은 본격적인 ‘라진-하산 프로젝트’ 사업 참여를 위한 본계약을 미뤄두고 있다. 남북철도가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구를 거친 물류는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북경제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5.24조치는 여전히 엄존하고 있고 남북관계는 갈수록 경색되고 있다.

 

   
▲ 지난해 11월 27일 러시아산 유연탄을 북한 라진항에서 선적하고 있다. 이 석탄은 12월 1일 포항항에서 하역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같은 상황 탓인지 올해 주요 사업도 외교부가 코레일과 함께 오는 7~8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등을 이용해 러시아·중국·몽골·중앙아시아·유럽을 횡단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라는 상징적 이벤트 밖에 없다.

 

국토부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 “한반도 통일시대를 적극 대비하기 위해서 경원선 철도 단절구간, 문산에서 남방한계선 구간 고속도로 등 남한 내 단절구간 연결을 위한 사전 준비와 조사·설계 등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31일 “첫 출발점을 우리 미연결 구간을 연결하는 것, 두 번째로 북한쪽 통과하는 것, 세 번째가 북한 쪽 속도를 높여 실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그 다음 단계가 국제협력 강화”라며 “개성-신의주 철도.도로만 하더라도 30조원 가까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의사결정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당장 남북 철도연결이나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이 실현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철도 미연결 구간을 연결하면서 ‘통일준비’를 하자는 입장인 셈이다.

당국자 “북한이 어떻게 호응해 나오느냐가 관건”

 

   
▲ TKR(한반도 종단철도)가 연결되면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벨트'(SRX, TCR)는 물론 TSR(시베리아 횡단철도), TMR(몽골 횡단철도)를 통해 유럽까지 달릴 수 있다. [자료제공 - 남북경제협력연구소]
 
   
▲ 경부선을 연결해 TCR(중국 횡단철도)로 뻗어나가고, 중간 정주에서 라선으로 연결해 TCR(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진출하는 남북 고속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현 정권 인수위 시절부터 제안됐다. [자료제공 - 남북경제협력연구소]

외교부 관계자는 30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관국별로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가 실제 사업을 하는 원년”이라며 “유라시아친선특급 사업에 10억원, 한-중앙아협력사무국 추진에 10억원 등 총 27억원 정도의 예산이 처음 책정됐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북한이 어떻게 호응해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AIIB 가입 통보일인 지난 27일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AIIB의 초점은 주로 아세안(동남아)과 서남아에 맞춰져 있다”며 다만 “AIIB 이사회 등에서 ‘북한이 특별한 대상이니 투자하자’고 결정하면 투자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에 ‘신의주-개성’ 구간도 포함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의주-개성’간 철도.도로 건설사업은 중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유라시아 이니셔티’와 상충하는 대목이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더디고 중국의 적극적 투자공세가 이어질 경우 중국식 표준설계에 의한 ‘신의주-개성’ 구간 철도.도로 연결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두구두고 남북경제공동체 구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한신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신의주-개성 고속철도.도로 건설 사업이 중국에게 넘어갈 상황이었는데, 일대일로가 힘을 받는 현실이 우려스럽다"며 "당장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장래에 남북경제공동체의 기반이 될 이 사업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제철도협력기구 옵저버 자격도 못 갖춰

 

   
▲ 지난해 4월 최연혜 코레일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평양에서 열린  개최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정례회의에 참석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같은 상황에서도 정부는 안이한 상황인식에 머물러 있는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다. SRX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기본절차에 해당하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회원국 가입도 아직 실현시키지 못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한국은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7개국 국가들의 철도협력기구인 OSJD에 지난해 3월에야 ‘옵저버’ 보다도 한 단계 아래인 ‘제휴회원’ 자격을 얻었고, 오는 5월 27~29일 ‘OSJD 사장단회의 및 제10차 국제철도물류회의’를 서울에 유치했다.

그러나 정작 4월 20~24일 체코에서 열리는 ‘제30차 OSJD 사장단회의’를 거쳐 6월 2~5일 몽골에서 열리는 ‘제43차 OSJD 장관회의’에서 정식 회원국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OSJD는 27개 회원국 전원일치로만 신규 회원 승인이 결정되는데 북한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생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 차례 한국의 회원 가입을 반대해 비토권을 행사한 바 있다.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추진 범정부 기구 필요

 

   
▲ 2007년 12월 11일 문산-봉동 구간 경의선 화물열차가 운행을 개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중 간 철도 연결은 양자간 협력사업이 아니라 다자간 협력사업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최적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AIIB 참가국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북한 철도 건설을 위한 투자는 국제적 합의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재원 문제로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연간 1조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 그 중에서도 북한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로는 실제로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사업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AIIB 투자를 유치해 남북이 주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안병민 연구위원은 그러나 “국민의 세금으로 남북 철도.도로를 연결하고 화물열차까지 운행했지만, 지금은 모두 중단되고 유지.보수마저 안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장 남북 철도 연결을 하자고 하더라도 안전조사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나아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 관련부처들이 참여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물론,  현 정부가 실제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적극적인 의사가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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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고문’ 경찰 단독 인터뷰 “박상옥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4/01 09:25
  • 수정일
    2015/04/01 09:2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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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고문’ 경찰 단독 인터뷰 “박상옥은…”

등록 :2015-04-01 02:56수정 :2015-04-0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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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고문 당사자로 지목된 경찰관 두명이 구속된 1987년 1월 경찰이 이들의 얼굴을 숨기려고 똑같은 복장을 한 경찰관 20명을 서울 서대문구치소로 함께 이동시키는 촌극이 벌어졌다. <한겨레> 자료사진
2명 구속으로 끝낸 것에 대해
“검사들이 우리 말만 믿고
수사했다는 것 말이 안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1차 수사 때 기소됐던 전직 경찰관 강아무개씨는 <한겨레>와 만나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등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사가 (범인이 2명뿐이라는) 우리 말만 믿고 수사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검사들이) 제대로 수사하려고 했다면 이(박종철씨 조사 주무자)를 확인하는 것은 수사의 기초, 에이비시”라고 말했다.

 

당시 검찰 수사팀이던 박 후보자와 안상수 검사(현 창원시장) 등이 박씨를 고문한 주무 경찰관이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2명만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1차)를 끝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박 후보자가 당시 공범의 존재를 알았는지는 내가 알 수 없다”면서도 “논란이 되는 사람을 왜 추천했느냐”, “(박 후보자는) 왜 자진 사퇴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상옥 후보자는 1987년 1월 1차 수사 당시 강씨를 두 차례 조사하고, 나중에야 공범으로 드러나 추가 기소된 황아무개 경위와 반아무개 경장을 참고인으로 직접 조사했다. 강씨의 발언은 경찰 쪽이 말을 맞추고 공범들이 적극 부인한 탓에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박 후보자 쪽 입장을 반박하는 취지다. 오는 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치르는 박 후보자는 “1987년 3월에야 추가 공범의 존재를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강씨는 24일 <한겨레>와 1시간 동안 전화 인터뷰를 한 데 이어, 26·29일 두 차례 직접 만나 6시간30분간 단독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박상옥 대법권 후보자.
-박 후보자가 당시 두 차례 당신을 조사했는데?

 

“그 당시 기억이 잘 안 난다. 자기가 추구하던 이념이 ‘이게 아니다’가 될 때 자포자기하는 것 아닌가. 그때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수사기록을 보면 1987년 1월20일과 23일 조사했다.

 

“수사하는 입장에서 알면 병이고 모르면 약일 수 있지 않나. 자기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축소·은폐든 뭐든 검사는 검사
참고인 조사 어땠는지 잘 봐라
왜 그런 사람을 대법관 추천했는지…”

 

 

-박 후보자가 이 사건의 축소·은폐 시도를 밝혀내려고 했는지, 아니면 그런 시도에 동조했는지 궁금하다.

 

“박상옥 검사가 알았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알고도 축소·은폐에 가담했다면) 평생 죄책감이나 양심에…. 그 사람도 굉장히 큰 고통을 받았을 거다.”

 

-박 후보자가 1차 수사 때 공범 3명이 더 있다는 것을 인지했을까?

 

“인지했다면 안상수 검사나 부장검사 등 위에 보고를 안 했겠나? 알았다면 당연히 보고하는 거 아닌가? 그럼 ‘이거 더 해봐’ 지시가 있었을 거 아닌가.”

 

-박 후보자가 공범 수사에 적극적이었나?

 

“축소·은폐 동조든 뭐든 검사는 검사다. 그 사람들은 수사·기소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박상옥 검사는 당시 얼마 안 된 검사였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걸로 안다.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중대한 사건이라고 자기들도 생각했을 거 아닌가. 만약 (공범의 존재를) 알았다면 안상수 검사, 신창언 부장검사가 더 책임이 있는 거 아닌가. 박 검사가 알았다면 그 윗분들이 더 많이 알았을 것이다.”

 

-박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는 것에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그런 게 없는 사람보다 그런 게 있는 사람이 더 조심하지 않을까. 자기 양심이 있을 거 아닌가. 박 검사도 자신이 알고 그렇게 했다면 양심에 굉장한 짐을 지고 가는 거니, 다음엔 그렇게 안 하려고 더 신경 써서 잘할 게 아닌가 (생각한다).”

 

-박 후보자 스스로 잘못을 고백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당시 검찰은 우리보다 더 알 수 있었다. 조사하다 나오는 걸 자기들끼리 다 얘기했다.”

 

-박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내가 잘못한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두 번 다시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한다. 그분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기자나 다른 사람들이 더 몰아치면 그 사람은 결국 ‘그때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고…. 아니면 ‘정말 몰랐다’고 할 수도 있다. 내가 그분이 그런 흠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자기 양심은 알지 않겠나. 누가 알든 모르든 자기 양심은 아는 거다. 자기 자신은….”

 

-사건 당시는 어땠나?

 

“굉장히 추웠다. 집이 상도동에 있었다. 아침에 보고를 하러 갔더니 위에서 지원을 가라고 해서 갔다. 내가 서울대 민추위(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등을 많이 알아서….”

 

-그때 박종철씨 조사 주무가 누구였나?

 

“반○○ 경장이었다. 주무관이라고 하지 않나. 담당자가 제일 많이 안다. 미행도 하고…. 난 지원을 하라고 해서 갔다. (만약) 큰 사건을 조사했다, 그럼 공은 누구에게 있겠나? 상을 준다면 누구에게 주겠나?”

 

-경찰에서 공범 3명을 제외하고 2명만 처벌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나?

 

“경찰 차원에서 그랬겠나? 안기부, 청와대….”

 

-반 경장이 주무였다는 것을 박상옥 검사가 알았을 것 아닌가?

 

“우리만 조사했다면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큰 사건에서 우리만 딱 조사하고, 우리 말만 믿고 하진 않았을 거 아닌가.”

 

-항소심 공판기록을 보면, 박상옥 검사가 1차 수사 때 ‘반○○이 주범인데 왜 당신이 주범으로 돼 있느냐’고 물었다고 당신이 진술한 것으로 나온다. 당시 그 질문에 답을 안 했다던데?

 

“당시에는 다 ‘오더’가 있던 거 아닌가. 박처원 치안감이 ‘너희가 안고 가라’고 했으니까. 그 사람이 대부, 최고, 대공에서는 최고였다.”

 

-수사받을 때 박상옥 검사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기억하나?

 

“기억이 없다. 나는 박상옥 검사뿐만 아니라 당시 (다른) 판검사까지 다 책임이 있다고 본다. 공안사건 영장 치면 많이 발부해주고, 돌아서면 다 깨끗한 척하고…. 박상옥 검사가 참고인 조사할 때 어떻게 됐는지 자세히 한번 봐라.”

 

-검찰이 수사기록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때 (박종철씨를 주로 수사했던) 담당자가 있었을 거 아닌가. 담당자가 왜 빠졌냐는 거다. 반○○ 경장이 주무였다.”

 

-1차 수사 때 박상옥 검사가 그 사실을 몰랐을 수 있나?

 

“알았다고 하면 보고를 안 할 수 있었겠나. 안상수 검사나 신창언 검사, 위에까지 다…. 알았는데 박상옥 검사가 혼자 덮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금 보면 정말 참 못된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가?

 

“그때 당시 있었던 판검사들 다….”

 

-검사가 누가 박씨 조사 주무인지 모를 수가 있나? 정말 몰랐다면 무능한 것 아닌가?

 

“안상수 검사는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조○○ 경위가 반장이었으니, 누가 주무였는지 물었어야 한다. 당연히 물어야 하는 거다.”

 

-만약 박 후보자가 알고도 넘어갔다면 위에서 답을 정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인가?

 

“지금 보면 그렇다.”

 

 

“조 경위가 안상수에 ‘공범’ 알리자
수사는 않고 교도소에 둘만 격리
안에서 죽어도 모르는 거 아닌가”

 

 

-1987년 2월27일 조 경위가 안상수 검사에게 공범의 존재를 알렸다. 이후에 왜 검찰이 수사를 안 했다고 생각하나?

 

“이거는 정권 문제 아닌가. 의정부교도소로 이감된 뒤 1, 2층 사동을 다 비우고 1층엔 나, 2층엔 조 경위…. 출입이 극히 통제돼 있었는데 (우리가) 죽어도 모르는 거 아닌가. 거기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나.”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월 1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제청 철회를 촉구 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원실에 제청철회요구서를 제출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구속 기소 뒤 박상옥 검사나 안상수 검사가 면회를 온 적이 있나?

 

“만난 기억이 없다. 5월에 사제단(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서 (공범들의 존재를) 폭로한 뒤, 2차 수사 때 왔다.”

 

-검찰이 공범들의 존재를 알았다면 즉시 수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조 경위가 그걸 검사에게 말했을 때는 조사를 하라고 알려준 거다. 왜 알렸겠나. 그거 알렸다고 우리를 의정부교도소에 딱 둘만 가둬놨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조 경위가 얘기한 것은 어느 정도 나와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얘기를 왜 했겠나? 그런데도 수사를 안 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 안에 앉아서 뭘 느꼈겠나. 위협을 느꼈다.”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 한다는 느낌이 있었나?

 

“청와대 등 정권 차원에서 하는 거였기 때문에…. 수사할 때 (누가 박종철씨를 조사했는지) 담당자를 아는 건 에이비시다. (우리가) 담당자도 없이 했겠나. 그런데 (검찰 수사가) 안 됐다는 건 이미 위에서 하는 대로…. 뻘밭에서 자꾸 움직이면 더 내려가는 거다. 우리가 아니라고 하면 더 어려움에 처했을 것이다. 그 심정을 아는가? 지금까지도 그 멍에를 지고….”

 

-그래서 ‘검사들도 어쩔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그러면서 내가 왜 이리 살았는지…. 집에도 안 들어가고 일하며 자식들, 아내 고생시키고…. 자괴감이 들었다.”

 

-검사가 적극적으로 수사를 했다면?

 

“당시에는 검사도 그냥 형식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까놓고 서슬이 시퍼런 상황에서 검사가 무슨 힘이 있나? 안기부에서 공안사건, 대공사건은 다 조종했다.”

 

 

“나는 죄인이다, 
지금도 못 벗어나고 있다”
 

 

 

-하려고만 했다면 검사도 역할을 할 수 있었지 않나?

 

“자기 직분과 보장된 권한이 있는데 양식 있는 검사라면…. 박상옥 검사가 만약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면 평생 죄인으로 사는 거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다? 누구도 모르는 거다. 자기 혼자만 아는 거지. 그런데 참고인 조사도 했다면 누가 담당자인지, 그걸 조사하는 건 기초 아닌가. 당시 제대로 (수사를) 하려면 검사들에게 그건 에이비시 아닌가. 당시 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했다. 하라면 하고….”

 

-박상옥 검사가 대법관이 되려고 한다.

 

“전에 어느 자리까지 했나? 검사장까지 했다면 나름대로 검증했을 거 아닌가? 검증해서 시킨 사람은 뭔가? (논란이 되고 있다면) 자기가 그만 안 두나? 자진 사퇴 안 하나? 왜 여러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을 추천했는지…. 나는 죄인이다. 지금도 못 벗어나고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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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세월호 특위는 하나마나… 퇴장했던 새누리당 의견 채택해 예산·권한 대폭 축소
 
입력 : 2015-03-31  15:51:20   노출 : 2015.03.31  18:44:43
조윤호 기자 | ssain@mediatoday.co.kr  
 

“성역 없는 독립적인 진상규명을 보장하기에는 불충분하고 미흡한 방안.”

4.16 참사 희생자·실종자 가족대책위가 지난해 11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에 대해 내놓은 입장이다. 가족대책위는 당시 여야 합의안을 수용하면서도 여당추천위원이 위원회 인력과 예산에 개입하도록 한 것이 성역 없는 조사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5개월이 지난 현재, 유가족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7일 입법예고한 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해 유가족은 물론 이석태 특위 위원장까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시행령이 특위의 시행령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특위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과 정부의 합작품이다.

인력부터 줄었다. 특위는 특위 사무처에 125명(120+정무직5)을 요구했으나 시행령은 특위 인력을 정무직 5명(위원장 등 상임위원)을 포함해 정원을 90명으로 줄였다. 특위는 사무처에 3국 1관(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기획행정담당관)을 두자고 했으나 시행령은 기획행정담당관을 기획조정실로 격상시키고 안전사회국과 지원국을 과로 격하시켰다. 예산도 특위가 책정한 192억 원에서 130억 정도로 감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과 인력 조정은 애초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현재 청와대 정무특보로 활동 중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특위를 ‘세금도둑’이라고 비난했다. 세금도둑 발언의 근거는 특위 조직 구성안이었다. 이 내부 문서는 여당 추천 조대환 특위 부위원장의 지시로 해수부 공무원이 작성했고 조 부위원장이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 협의 없는 단독행동이었다. 

   
▲ 세월호 특위가 제안한 시행령안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시행령안 사이의 인력규모 및 인력구성 비교. 세월호 특위 제공.
 

“기획조정실장이 운영하는 세월호 특별조사위”

정부 시행령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기획조정실이다. 공무원이 임명될 기획조정실장은 위원회 업무를 종합·조정하고 각 소위원회 업무 분야를 종합 기획·조정할 수 있는 기능과 권한이 주어진다. 나아가 기획조정실장에게는 조사신청의 접수 및 처리를 총괄할 기능과 권한까지 주어진다. 

권영빈 특위 진상규명소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기자회견에서 “기획조정실장이 운영하는 특별조사위”라고 비판한 이유다. 파견 공무원인 기획조정실장의 권한이 워낙 막강해 특위 위원장과 각 소위원회 위원장인 상임위원의 권한이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위원회 업무와 사무를 구분하자는 조항도 삭제됐다. 특위는 각 소위원회 위원장이 해당 국 업무를 지휘 및 감독하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업무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상호 배제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공무원들이 대거 포진한 사무부서가 특위 업무 기능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기획조정실장 외에도 주요 요직에 공무원들이 배정된다. 기획총괄담당관, 운영지원담당관, 조사1과장, 안전사회과장 등등. 특위는 파견 공무원 대 민간비율을 50대 70으로 설정해 독립적인 조사활동을 보장받으려 했으나 시행령은 이 비율을 42:43으로 구성했다. 비서, 기사업무를 수행하는 민간인원을 제외하면 42:39로 공무원 숫자가 더 많다. 실무를 맡을 6~7급 공무원 중 공무원은 6급, 민간 인원은 7급으로 민간인원을 하급직위로 배치시킨 것도 문제다.

정부가 파견한 공무원들이 주도하는 조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특히 공무원 파견인력 중 해수부가 가장 많은 9명(21.4%)이다. 해경이 소속된 국민안전처는 8명(19.0%)이다. 세월호 참사의 주무부서인 해수부와 구조를 담당한 해경이 속한 국민안전처 공무원들에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맡기는 셈이다.

   
▲ 세월호 특위가 제안한 시행령안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시행령안 사이의 조직구성 비교. 세월호 특위 제공.
 

정부, 새누리당 추천 위원의 제안을 ‘초이스’했다?

정부의 시행령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 추천 특위 위원 5명은 지난 2월 12일 특위 전체위원 간담회에서 특위의 시행령안을 표결할 당시 이에 반대해 퇴장했다. 그리고 2월 14일 정부에 별도의 시행령안과 예산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

이 소수안의 내용 다수가 정부 시행령에 포함됐다. 사무차장을 신설하자는 의견은 ‘기획조정실장’으로 반영됐고, 실무자 중심으로 진상조사 인력을 확충하자는 의견은 ‘3국의 1국 2과 축소’로 이어졌다. 특위 독립성의 핵심 조항인 ‘업무·사무 분리’ 삭제도 여당 추천 위원들 의견이었다.

이석태 위원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우리 안(특위)과 5인 소수안이 있는데 5인 소수안을 ‘초이스’(선택)했다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3월 10일 정부와 특위 위원들 간의 첫 비공식 협의 자리에서 정부 쪽 인사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 이 위원장은 “정부가 공식 기구인 특위 안과 소수의견을 동등하게 보고 선택했다는 표현을 썼다는 것 자체가 정부가 특위를 뭘로 보는지 드러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위원들은 세월호 특위가 운영되는 내내 특위를 안팎에서 흔들었다. 조대환 부위원장은 공무원에 내부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거나 파견 공무원들의 철수를 지시하는 등 공무원들을 기획·조정하는 역할을 했다. 황전원 위원은 특위 설립준비단 해체를 주장하고, 반대 기자회견을 하면서 분란을 만들어냈고 차기환 위원 등은 특위 회의 중에 반대 의견을 내거나 퇴장하는 식으로 발목을 잡는 역할을 했다.

   
▲ 30일 오후 4·16가족협의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농성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세월호 특별법까지 무시한 정부 시행령?

정부 시행령의 또 다른 문제점은 세월호 특별법의 입법목적과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점이다. 특별법 제1조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해·재난의 에방과 대응방안을 수립하여 안전한 사회를 건설·확립하며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령 제5조는 세월호 특위의 조사대상을 ‘세월호 참사의 원인규명 및 구조구난 작업에 대한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 및 조사’라고 한정짓고 있다. 조사대상을 정부조사 결과 또는 자료에 한정시켜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기존 정부조사에 면죄를 부여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안전사회의 범위도 축소됐다. 특별법 5조는 특위 업무로 ‘재해·재난의 예방과 대응방안 마련 등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을 제시한다. 하지만 시행령 6조에서는 그 업무가 ‘4.16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재해·재난 예방’ ‘4.16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사고재발 방지’ 등으로, 즉 세월호 참사에 관한 사항으로 축소됐다.

박종운 세월호 특위 상임위원이 시행령의 국무회의 통과 이후 “위법 무효 확인소송 및 각종 여러 가지 법적 절차들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30일 오후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16시간 농성을 선포했다.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며 단식과 농성을 반복했던 유가족들에게 또다시 잔인한 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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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넴초프 암살현장을 가다①

사람이 죽어도, 경제가 어려워도
꿈쩍도 않는 '불가사의한' 지지율

[게릴라칼럼] 모스크바, 넴초프 암살현장을 가다①

15.03.31 21:06l최종 업데이트 15.03.31 21:44l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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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의 상징이 된 붉은 광장의 성 바실 대성당. 오른 쪽에 크렘린 궁의 담장과 탑이 보인다.
ⓒ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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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 '최고'나 '제일'이라는 단어를 쉽게 붙인다. 하지만 이 주관적 평가어는 대상의 실체를 보여주기보다, 말하는 이의 편견이나 취향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여기서 내 편견을 하나 드러내자면, 나는 모스크바를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는다. 동의하지 않을 분들이 많을지 모르나, 애인이나 배우자가 '가장 예쁘'거나 '가장 멋진' 사람이 되는 상황을 납득한다면, 큰 반발 없이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인구 수많큼 많을 수 있다면, '가장 아름다운 도시' 또한 도시 수만큼 많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도시는 아무리 예쁘다고 칭찬해도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내 '모스크바 콩깍지'를 합리화하기 위해 꽤 많은 이유를 댈 수 있지만, 그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자. 나는 이 글에서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전혀 아름답지 않은' 사건을 다루려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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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 붉은 광장 끝에 위치한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다리.
ⓒ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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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자정 무렵, 모스크바 시내에서 남녀 한 쌍이 나란히 걷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저녁을 먹고, 붉은 광장을 지나 남자 집 방향으로 걷는 중이었다. 연인은 크렘린궁의 붉은 벽돌담을 지나, 모스크바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로 접어들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이 산책하던 길은 그리 으슥한 장소가 아니었다. 환한 오렌지 빛 가로등이 다리 위를 비추고 있었고, 가로등 사이로 치렁치렁 드리운 (러시아를 상징하는) 흰색, 파란색, 빨간색 조명은 거의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11시 40분쯤, 정체 불명의 사내가 이들 뒤에 따라붙었다. 그러고는 총을 겨눴고, 일고여덟 번의 총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등과 머리에 네 발을 맞고는 그 자리에서 고꾸라져 죽었다. 총알은 뇌, 심장, 간, 위를 관통했다. 범인은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차를 타고 도망쳤다.

누가 넴초프를 쏘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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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스 넴초프가 살해된 다리 위의 모습. 오른 쪽에 크렘린 궁이 보이고, 다리 오른쪽 난간을 따라 조화가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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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살해당한 남자는 보리스 넴초프로, 현 러시아 정부를 공공연히 비판해온 야권 지도자였다. 그런 탓에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을 거라고 단언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상황에 익숙한 사람들이 보기에,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넴초프가 저격당한 곳은 말 그대로 '대로변'이었다. 이들이 걷던 인도 옆으로는 왕복 6차선 넓은 도로가 놓여 있어, 늦은 시간에도 꽤 많은 차가 다닌다. 범인은 목격되기 쉬운 곳을 범행장소로 택한 것이다. 더구나 다리 앞쪽에는 러시아의 상징인 붉은 광장과 바실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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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객들이 다리 위에 가져다 놓은 사진과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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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사건현장은 크렘린 궁을 지척에서 마주보는 곳이다. 설사 정부가 그를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해도, 그런 장소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궁 앞에서 사건이 일어나면 눈이 어디로 쏠리겠는가? 게다가 국제적 관광지에서 반대파를 제거하는 것은, 그 잔혹한 행위를 전 세계로 생중계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영국 보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이 사건을 '그림엽서 살인'이라고 조롱한 것을 보라.

현재 러시아의 대외관계는 냉전 이래 최악의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력 개입한 후 유럽과 미국 모두 등을 돌렸고, 갖가지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옥죄고 있다. 여기에 주요 수출품인 원유 가격이 폭락하면서, 러시아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루블화 가치는 1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고, 그로 인해 러시아 국민들은 치솟는 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러시아의 2월 물가상승률은 무려 17%에 달했다. 식료품 가격도 가파르게 올라, 양파와 당근 가격은 12월에 비해 30% 이상 올랐고, 양배추 가격은 거의 50% 가까이 폭등했다. 이런 살인적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국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고, 푸틴의 굳건한 지지율에도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할 것이다.

멈추지 않는 추모 행렬, 계속되는 푸틴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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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넴초프가 총격을 받고 쓰러진 자리에 사람들이 가져다 놓은 꽃이 무덤처럼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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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대외 관계 개선에 꽤 공을 들여왔다. 푸틴은 이미 작년 7월 미국 독립기념일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관계 회복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정적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는 것은 자해행위에 가까울 것이다.

실제로 넴초프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은 푸틴 정부를 직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오바마는 2009년 모스크바 방문 당시 그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이 시점에서 사건의 정확한 실체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러시아 내에서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정보 교환의 자유 등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과 자유가 과거보다 훨씬 악화되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넴초프 암살 이후 많은 러시아 국민들이 슬퍼하고 분노하고 있다. 그가 살해된 자리에는 꽃 무덤이 솟아올랐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이 한 송이 두 송이 가져다 놓은 꽃이 어른 키만큼 쌓인 것이다. 그가 쓰러진 곳만이 아니다. 다리 전체에 긴 '꽃길'이 생겨났고, 그를 기리는 촛불도 다리 난간을 따라 끝없이 늘어섰다.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추도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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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넴초프가 사망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애도는 계속되고 있다. 비 오는 날에 추도객이 꽃을 가져다 놓고 있다.
ⓒ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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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놀랍게도, 이 사건으로 인해 정부를 비난하거나 푸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영미언론들은 사건 이후 추모 인파와 시위, 비판의 목소리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는 러시아의 지배적 정서와 거리가 멀다. 사건 직후 현장에 가본 사람들은 적막에 가까울 정도로 평온한 모스크바 모습에 놀랐을 것이다.

모스크바의 '평화로움'은 푸틴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반영한다. 3월 말 현재, 푸틴의 지지율은 80%를 넘어선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가졌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회복'했다는 지지율이 40%임을 생각하면, 러시아에서 푸틴이 누리는 엄청난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것도 박 대통령처럼 '중동 효과' 같은 호재에 힘입은 것도 아니고, 깊어지는 경제난과 넴초프 사건과 같은 대형 악재가 터지는 가운데 얻어낸 지지도다.

이 기이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지난 2월, 넴초프 사태 이전의 지지율은 더 높은 86%였다. 그의 인기는 놀랍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이 재임 기간 60%를 넘긴 것은 단 한 번(2014년 4월 첫 주)뿐이었다. 반면에 푸틴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수상으로서든, 대통령으로서든 지지율이 단 한 번도 60% 중반 밑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다.

불가사의한 푸틴의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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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브릭스(BRICS)' 5개국 정상. 푸틴은 대외적으로 여러 비판을 받고 있지만,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 Roberto Stuckert Fil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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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공할 지지율은 넴초프 암살의 '푸틴 배후설'을 반박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한마디로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넴초프가 멀쩡히 살아 정부를 비판해도, 푸틴에 대한 국민의 성원이 하늘을 찌르는데, 무엇 때문에 위험하고 골치 아픈 일을 벌이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를 의심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오자, 대통령 공보비서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성명을 발표했다. "넴초프는 결코 푸틴 정부를 위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런 말까지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인기에 비하면, 보리스 넴초프의 영향력은 보통 시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지의 숀 워커 모스크바 특파원은 이를 언급하며, "정부 관계자가 (망자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놀랍기는 하지만, 적어도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썼다. 넴초프가 푸틴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것은 사실이나, 그의 영향권은 소수 진보진영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커는 비판자를 공공연히 살해하는 것이 "푸틴 정부가 정적을 다뤄온 방식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고소·고발 남발, 가택연금, 구금 등으로 괴롭히고 귀찮게 해 힘을 빼는 것이 훨씬 러시아 정부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정부가 해온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비판세력을 억눌러온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로, 미 정부 정책자문 역을 지낸 폴 스트론스키 역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기고문에서 비슷한 주장을 했다. 협박하거나, 가두거나, 완력으로 괴롭히거나, '간첩' 딱지를 붙여 나라를 떠나게 만드는 게 인사를 다루는 일반적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넴초프는 누가, 왜 죽인 것일까?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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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넴초프 기념물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사람. 사건 후 시간이 지나면서 넴초프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사람들이 공공연히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Gosha Tarasev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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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서는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명백히 밝혀지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권력의 실세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범인의 정체나 살해 동기가 드러나는 것 자체가 정부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유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지난주 초, 넴초프 추모 기념물이 심하게 훼손되었다. 추모객이 설치한 '넴초프 다리' 표지판을 누군가 떼내어 검은 스프레이를 뿌렸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는지, 표지판을 쪼개 꽃 위에 던지고, 영정 사진 위에는 '러시아의 이익을 좀먹는 반역자'라고 써놓았다.

놀라운 일은, 이런 일을 몰래 하기는커녕,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놓기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넴초프 다리' 안내판은 얼마 뒤 제자리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화가 봉변을 당했다. 쓰레기 봉투를 든 사람이 몰려들어 꽃과 사진을 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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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가진 '넴초프 다리' 표지판. 기념물을 훼손한 사람들이 사진 위에 "러시아의 이익을 해치는 역적"이라고 쓴 종이를 붙여놓았다. 이들은 추모물을 망가뜨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자랑스레 인터넷에 올려놓았다.
ⓒ Gosha Tarasev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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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지 않은가? 세월호 유족 모욕, 추모 리본과 현수막 훼손, 신은미 시민기자에 대한 폭탄 테러, 주한 미대사 피격으로 드러난 폭력적 민족주의, 경제난 속에서도 여전히 견고한 대통령의 지지율. 러시아와 한국을 면밀히 관찰하면, 다른 역사, 문화, 경제적 배경을 지닌 두 나라 사이에 놀랄 만한 공통점이 드러난다.

러시아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시사점을 줄까? 다음 글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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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월호 유가족들은 ‘416시간 농성’에 돌입했을까요?

 
세월호 유가족에 엉터리 법안도 모자라 주먹까지
 
왜 세월호 유가족들은 ‘416시간 농성’에 돌입했을까요?
 
임병도 | 2015-03-31 09:25:5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 유가족이 ‘416시간’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세월호 1주기를 얼마 남지 않은 시기 세월호 유가족이 광화문광장에서 농성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언론들은 ‘세월호 유가족 또 광화문 광장에’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왜 세월호 유가족들은 ‘416시간 농성’에 돌입했을까요? 세월호 1주기가 됐으니 그냥 광화문광장에 모였을까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416시간 농성’에 돌입한 이유는 그들이 들고 있는 팻말에 잘 나와 있습니다. 바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때문입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법’과 진상조사를 요구했던 세월호 유가족에게 해양수산부가 입법 예고한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1은 1주기를 앞두고 더 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특별법 시행령이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 조사해봤습니다.


‘일반 공무원으로 진상규명을 하겠다니’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은 2014년 11월 19일 발표된 ‘세월호 특별법’2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세부 규칙을 정해 놓은 법안입니다.

세월호특별법이 이 시행령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시행령에 어떻게 규정되었는지가 진상조사에 아주 중요합니다.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조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이고, 직위가 어떤지가 중요합니다.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 제5조 진상규명국 부분을 보면 조사1과장을 4급 일반직공무원으로 한다고 정했습니다.

조사1과장은 조사업무 중 핵심 분야로 특검이나 청문회, 조사보고서 등을 담당하는 아주 핵심 직책입니다. 중요한 직책의 조사 1과장을 오히려 다른 과장과 달리 일반직 공무원으로 한다는 자체가 이상합니다.

시행령에는 ‘4․16세월호참사의 원인 규명에 관한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 및 조사’를 하겠다고 명시됐습니다. 한 마디로 정부의 조사 결과만 믿으라는 의미입니다.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말은 이미 사라진 셈입니다.


‘위원회 직원 정원 120명이 갑자기 90명으로’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특히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간은 1년이고 연장해도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정된 기간에 제대로 일을 하려면 충분한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4ㆍ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15조(위원회의 정원 등) ① 위원회에 두는 직원의 정원은 120명 이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② 이 법에 규정된 사항 외에 위원회의 조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위원회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위원회의 규칙으로 정한다.

2014년 11월에 제정된 ‘4ㆍ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15조에는 위원회에 두는 직원의 정원은 120명 내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3

120명으로 규정된 특조위 인원이 시행령에서는 갑자기 90명으로 줄어듭니다.

시행령의 특조위 공무원 정원표'를 보면 특조위 인원은 총 90명입니다. 정원이 25%나 줄었습니다. 한정된 기간에 진상조사는 물론이고 안전 사회가 되는 방안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별법에 명시된 직원 정원을 감축한 시행령을 보면, 처음부터 아예 일을 못 하도록 손과 발을 다 묶어 놓겠다는 의도입니다.


‘왜 하필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만 입법예고가 10일?’

대한민국의 모든 법률은 입법 예고기간을 거칩니다. 국민의 권리ㆍ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령 등을 제정ㆍ개정 또는 폐지하고자 할 때에 법령안의 내용을 국민에게 미리 예고하여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입법에 반영함으로서 입법 과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민주화를 위한 제도입니다.4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입법예고 기간은 2015년 3월 27일부터 4월 6일까지 10일입니다. 통상적인 입법예고 기간일까요? 결코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법률의 입법예고 기간은 최소 40일 이상입니다.

법제처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입법절차에서 입법예고 기간은 약 40일에서 60일 사이입니다. 통상 20일 이상으로 하는 입법예고를 고려해도, 특별법 시행령의 입법예고 기간은 10일로 너무 짧습니다.5

법안이 너무 늦게 올라왔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특조위는 시행령을 이미 2월 중순 제출했습니다. 3월 초나 중순에라도 충분히 시행령이 나올 시간이었지만, 해양수산부는 4.16 1주기를 앞두고 부랴부랴 입법예고를 했습니다.

1주기 전인 4월 6일 입법 예고 기간을 끝내고 빨리 공포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정부 말을 들으려면 듣고, 아니면 우리가 알아서 강행하겠다는 일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0일 저녁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맞은편에서 세월호유가족과 대학생,시민 300여명이 모여 대통령 면담과 실종자 수습,선체인양을 촉구 하는 밤샘 농성중 경찰과 유가족,시민 대학생들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과 몸싸움 중 집회참가자 한명이 경찰의 주먹을 막아내고 있다. http://blog.naver.com/ddtvddt/220315971730 ⓒ길바닥저널리스트 박훈규 기자

세월호참사 1주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선체인양은 언제 될지도 모릅니다.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만들겠다며 내놓은 시행령은 특조위와 세월호 유가족의 몸과 마음을 꽁꽁 묶어 놓고 있습니다.

엉터리 법안도 모자라, 시행령을 폐기하고 제대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유가족에게 주먹까지 휘두르는 경찰과 진상규명을 못 하게 막는 박근혜 정부를 보면 친일파를 처단하는 반민특위를 해체했던 친일파 이승만 정권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솔직히 말해서 자식 죽인 범인 찾아달라고 저렇게 애걸복걸하는데, 그걸 안 찾아준다면, 그 원인은 달랑 하나 아닌가? 지가 범인인거지’라는 네티즌의 말이6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는 밤이었습니다.

1.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령(안) 입법예고. 해양수산부 2015년 3월 27일 
http://www.mof.go.kr/article/view.do?menuKey=333&boardKey=36&articleKey=7247 
2.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법률 제12843호, 2014.11.19., 공포 
3.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www.law.go.kr/lsInfoP.do?lsiSeq=162682&efYd=20150101#0000 
4. 법제처, 입법과정 안내
http://www.moleg.go.kr/lawinfo/governmentLegislation/process/processSchedule?sId=2#pro6 
5. 법예고의 기간은 40일 이상으로 하되, 법령안을 긴급하게 추진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하는 등 특별한 사정으로 인하여 40일 미만으로 단축하려는 때에는 입안시스템의 입법예고 단축ㆍ생략요청 기능을 통하여 법제처장(기획재정담당관)과 협의할 수 있다(법제업무 운영규정) 
6. 트위터리안 비치 @bichi35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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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마주보며 뺨때리’는 남북한

분단 70년 ‘마주보며 뺨때리’는 남북한

2015. 03. 31
조회수 6 추천수 0
 

 추원서.jpg

 1960~80년대 군대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기합(얼차려)을 경험했는데, 상당수 기합이나 체벌은 당사자에게 심한 굴욕감을 주는 등, 인권적 차원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각종 체벌 중 가장 악랄한 것의 하나가 바로 두 사람을 지정하여 ‘서로 마주 보며 뺨을 때리게 하는 벌’이다. 아무 원한도 감정도 없는 두 사람은 처음에는 서로의 뺨을 어루만져주는 수준에서 가볍게 시작한다. 그러다 그 중 한 사람이 좀 세게 뺨을 때리기 시작하면 상대방도 이에 보복하는 듯이 강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얼마 안 있으면 두 사람은 상대에 대해 정말로 화가 나기 시작하여 교관이 멈추라고 할 때까지 서로 인정사정없이 뺨을 때리게 된다.

 

강대국에 의한 분단에서 완벽한 적으로 변한 남북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에 따라 해방을 맞이한 한반도는 주인인 한민족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승리를 주도한 미국과 소련의 합의에 따라 분단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미소 분할점령에 의한 영토적 분단이 오랜 정치적 분단으로 이어진 데에는 한민족 내부의 분열도 큰 몫을 했다. 해방정국에서의 좌우 분열과 이어진 한국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1990년대 초에 공개된 소련자료에 따르면 김일성과 박헌영은 남한을 무력으로 적화 통일할 계획을 갖고 스탈린과 모택동을 여러 번 방문하여 수일 내에 한반도를 통일할 수 있다고 설득하였으며, 특히 미국의 개입을 두려워한 스탈린에게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남한의 이승만 대통령과 각료들 역시 기회 있을 때마다 ‘북진통일’을 외치면서 미국에게 군사원조를 요구하였고 전쟁도발을 우려한 미국이 무기를 지원하지 않아 북진론은 허세로 끝나고 전쟁 초기 남한은 패퇴를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과 UN의 개입이 없었으면 아마 전쟁은 당초 김일성이 기대했던 대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전쟁을 통해 남북은 서로 완벽한 적이 되었다. 5백여만 명의 사상자와 천만 이산가족을 남기면서 남북의 형제들은 남보다 못한 남이 되어 상대를 죽이고 저주하였다.

 

우려되는 신냉전 전선 형성과 한반도의 발칸화 

 

  이렇게 시작된 남북한 간의 ‘마주보며 뺨때리기’는 분단 70년이 넘도록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북(北)은 주민들의 먹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정권의 생존을 위해 귀중한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고 있으며, 남(南)은 전시작전권 환수를 마다하며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北의 도발을 염려하여 안보를 더욱더 미국에 의존해가고 있다. 南은 北의 전쟁도발을 억지한다는 명분으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北은 이를 전쟁연습이라 간주하며 수시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힘을 과시한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성장동력이 저하되면서 미래 세대의 삶과 꿈은 무너져가고 있는데, 무상급식 재원이 없다며 예산타령을 하는 나라에서 비싼 무기 구입을 당연시하며 계속 미국 군산복합체의 최우수고객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심지어 南의 일각에서는 충분한 검증도 없이 미국이 개발한 사드를 배치하여 北의 핵과 미사일에 대처하여야 하지 않겠냐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이에 이웃 중국은 외교경로 등을 통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北은 더욱 더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자신들의 핵개발을 정당화하려 할 것이고 핵문제 해결은 요원하게 될 것이다.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자칫하면 한·미·일 남방 삼각동맹 대 북·중·러 북방 삼각협력이라는 신냉전전선이 형성되고 ‘한반도의 발칸화’마저 우려되는 상황에 치달을지 모른다. 남북 사이에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지면서 통일 환경은 악화되어 마침내 한반도는 마주보며 뺨때리기를 주문한 주변 구경꾼들의 기대(?)에 철저히 부응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말 것이다. 아마도 미국의 매파들이나 일본의 극우세력 등은 이를 반기며 서로 싸우는 우리 민족의 무능과 자질을 비웃으며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다.

 

남북 지도자의 대오각성과 南의 포용력 있는 자세전환을 요구한다

 

 ‘한민족(韓民族)’이라는 이름으로 수 천 년 간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살아왔던 같은 형제들이 남보다 못한 원수가 되어 언제까지 이렇게 마주보며 뺨때리기를 계속할 것인가? 이것이 과연 현명하며 이성적인 행동인가? 광복 7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타의에 의해 주어진 분단을 자주적이며 평화적으로 극복하려는 자각이나 노력보다는 대결과 증오의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외세에 의해 주어진 분단을 평화적 방법으로 극복하기 위한 남북 지도자들의 대오각성과 형(兄)인 대한민국의 포용력 있는 자세전환을 요구하는 필자의 생각을 치기(稚氣)어린 한 낭만주의자의 꿈과 환상이라고 폄하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개나리가 피어나며 새로운 봄이 우리 곁에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봄기운 만연한 이 시기에 새로 출범한 내각과 통일부는 남북관계의 긴 동면을 마감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북대화의 물꼬를 터서 5월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남북관계 복원의 전기를 마련하고, 6월에는 남북이 함께 6․15 선언 15주년을 기념하면서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 여세를 몰아 8월에는 온 민족이 함께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행사를 치룰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오랜 기간 닫혔던 금강산으로 가는 길을 다시 열고, 5․24 조치도 해제해 남북이 다시 본격적인 교류협력을 재개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 그래서 올해 말쯤에는 남북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 어젠더들이 더 이상 공허하게 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대외적으로는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재개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은 남북 간 대화분위기 조성을 저해하고 남남갈등마저 야기하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해줄 것을 관련 당사자들에게 정중히 요청한다.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나라와 민족의 장래와 큰 이익을 위해 작은 이익을 버릴 줄 아는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서로 뺨때리기는 이제 멈추어야 한다. 이대로 가면 남북 모두가 패자가 되고 만다.

 

 *이 글은 남북물류포럼의 Kolofo 칼럼으로 게재된 글입니다.

http://www.kolofo.org/data/data04.php?code=h2b_column&mode=view&uid=282.00&page=1&pnt=1&f=&q=&g=&c=&lm=&column_name2=&aa=1

 

 추원서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소장(경기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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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성호아빠' 최경덕씨 연행... 유가족 현행범 체포 첫 사례

경찰, '청와대 행진' 세월호 유가족 현행범 체포

[현장] '성호아빠' 최경덕씨 연행... 유가족 현행범 체포 첫 사례

15.03.30 14:27l최종 업데이트 15.03.30 20:39l

 

 

[2신 : 30일 오후 7시 22분] 
경찰, 세월호 유가족 현행범 체포 

세월호 유가족이 공무집행 방해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경찰은 세월호 추모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연행하면서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지적받아 왔다. 

세월호 유가족인 '성호아빠' 최경덕씨는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서울 경복궁 앞에서 청와대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일반 시민은 도보 이동이 가능했지만 경찰은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이유로 막아섰다. 이에 최씨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공무집행 방해혐의를 적용했으며 최씨는 서울 종로경찰서로 연행됐다. 

유가족들의 법률대리인인 박주민 변호사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최씨는 손과 다리를 다쳤다"며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을 현행범 체포한 것은 처음있는 일로 석방 여부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1신 : 30일 오후 4시 3분]
행진 10분 만에 가로막혀... 유가족, 항의하며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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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향하던 세월호 유가족, 경찰에 저지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회원등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아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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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로 행진하는 세월호유가족과 시민들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회원등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서한전달을 위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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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주저 앉은 세월호 유가족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회원등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을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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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의 청와대 행진이 경찰에 또 가로막혔다. 경찰은 유가족들의 평화 행진을 불법 미신고 집회로 규정해 강제 해산을 명령했다. 경찰 벽에 주저앉은 유가족들은 진상규명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했다.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들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아래 국민대책회의)의 회원 50여 명은 30일 오후 2시부터 정부의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세월호 특위)' 시행령 폐기와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다.

이들은 "특위 조사권 무력화하는 시행령안 폐기하라", "특위 독립성 훼손하는 시행령안 폐기하라", "진상규명, 세월호 인양 가로막는 청와대를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행진 10여분 만에 경찰은 '미신고 불법집회'라며 막아섰다. 경찰은 유가족들이 광장 안쪽에서 평화롭게 행진했으나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불법집회로 규정했다. 또 시민과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는 혐의도 적용했다. 병력 300여 명을 경찰은 유가족들과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유가족들은 "정당한 행진 보장하라", "길을 열어라", "폭력경찰, 무능경찰, 물러가라", "경찰이 누구를 보호하냐"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30분 가까이 대치가 이어지자 유가족들은 경찰 벽 앞에 주저앉았다. 경찰은 물러서지 않았고 유가족들은 2시간 가까이 광장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1주기까지 매일 청와대 행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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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를 가로 막나요?' 한 세월호 유가족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서한 전달 행진을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고개를 숙인 채 맨 바닥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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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로 유가족 끌어내는 경찰병력 한 세월호 유가족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서한 전달 행진을 하던 중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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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흘리며 끌려나오는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 오병환씨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서한 전달 행진을 하던 중 경찰에 의해 막혀 도로에서 강제로 끌려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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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경찰한테 막혔어...' 한 세월호 유가족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서한 전달 행진을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던 도 중 딸에 이름표를 처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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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에 앞서 유가족과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위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며 참사 1주기인 다음달 4월 16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 집중 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대표는 "정부의 시행령은 파견 공무원들을 통해서 특위를 지휘하고 감독하겠다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적인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 대표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를 바꾸라고 저희들에게 사명을 준 것"이라며 "특위 시행령이 철회될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 원로들도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했다. 김중배 언론광장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국가개조론이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며 "시행령 입법 예고는 잔인무도하고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짐승의 나라, 야만의 나라, 생명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라는 세월호가 침몰하지 않기 위해 선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도 "세월호 참사를 은폐하는 세력들은 제거해야 할 악마"라며 "온 국민이 나서서 악마들이 속죄할 수 있게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1주기인 다음달 16일까지 매일 촛불집회와 청와대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오는 4일부터 1박 2일간 안산 분향소-서울 광화문 광장 도보행진을 예고했다. 

한편, 해양수산부가 지난 27일, 세월호 특위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세월호특별법이 정한 위원회 사무처 직원 정원을 120명에서 30명 줄인 90명으로 못 박는 등 세월호 특위 기능을 무력화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이석태 세월호 특위 위원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행령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관련기사 :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 박 대통령, 진실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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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외침’보다 박근혜를 주목한 조간들


[민동기의 신문비평] 홍준표 ‘서민 자녀교육지원’ 사업, 신청 저조
민동기 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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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1  07:02:50
수정 2015.03.31  08: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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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신문 1면은?

박근혜 대통령 사진이 실린 신문과 실리지 않은 신문으로 나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열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여했는데요, 많은 조간들이 관련 사진을 1면에 실었습니다.

   
▲ 조선일보 2015년 3월31일자 1면

4.16 세월호참사 가족대책협의회 등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입법예고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의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 뒤 항의방문을 하러 청와대로 가려다 경찰에 제지를 당했는데요 한겨레가 관련 사진을 1면에 담았습니다.

   
▲ 한겨레 2015년 3월31일자 1면

2. 오늘 아침신문의 또 다른 화두는 정동영인 듯.

정동영 전 의원이 30일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월 보궐선거는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 간의 한판 대결”이라며 “(국민모임 신당 후보로 출마해) 기득권 정치세력과 정면승부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겨레는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한 사실상의 ‘선전포고’라고 해석했습니다. 조간들은 4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3.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이름도 많이 보이는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30일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통해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는 상황은 골칫거리나 딜레마가 아니고 축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 개회사에서 이 같이 말했는데요, 최근의 언론 지적에 대해 ‘고뇌가 없는 무책임한 비판’이란 표현도 썼습니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논란 등과 관련해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언론의 외교정책 비판에 장관이 너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맞받아친 것 자체가 외교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대다수 언론들이 윤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4. 경남기업 특혜 논란은 계속 이어지는 듯.

경향신문 1면 보도입니다. 김진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특혜성 금융지원을 받도록 금융기관에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경남기업이 2013년 세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해 승인받을 때 채권단에 개입해 대출을 강요했고 무상감자 등이 필요하다는 채권단 의견에 반대한 것이 의혹의 핵심입니다. 2013년 초 경남기업에 800억원대 추가 대출을 해주라고 채권은행을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원장보는 “건설업체가 무너지면 협력사가 줄도산 하는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금감원 담당국장으로서 최대한 회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5. 박범훈 전 청와대 비서관 이름도 계속 지면에 등장하고 있네.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캠퍼스 통합 등 중앙대에 특혜를 주기 위해 교육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검찰이 이 과정에 이성희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가담한 혐의를 포착했습니다. 조선일보 1면 보도입니다.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근무에 앞서 교육부 감사관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습니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교육부 정통 관료 출신인 이 전 비서관을 통해 실무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6. 정부가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지급할 위자료 금액을 제시했다고?

한겨레 6면 보도입니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게 지급할 위자료를 8000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한겨레21>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는 법원의 교통·산재 손해배상 위자료 산정 기준을 따른 겁니다. 정부가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철저한 진상 규명 없이 배·보상금이 최저 수준으로 지급되면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은 면죄부를 받을 수 있어 논란은 증폭될 전망입니다. 게다가 특별법은 정부가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세월호 선장·선원을 대신해 손해배상금을 우선 지급하고, 나중에 이를 받아내도록 했습니다. 정부의 손해배상 지급액이 적어지면 세월호 선장·선원 등이 부담하는 금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7. 인권위가 ‘노동감시’를 인정해서 논란이라고?

경향신문 1면 보도입니다. 전교조 광주지부 모 고등학교 분회와 광주지역 4개 인권단체가 지난해 11월 “시교육청이 학교 CCTV로 교사들의 출퇴근 시간을 확인하겠다며 녹화자료를 요구한 것은 인권침해”라며 진정을 냈습니다. 하지만 인권위가 30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는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감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감사관이 관련 규정에 따라 초과 근무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CCTV 확인을 요구한 조치는 정당한 업무행위“라는 겁니다. 하지만 CCTV로 노동자들을 감시하려 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8. 동아일보 1면 기사가 관심을 모으는데?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와 다카시마(高島)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일본 내 지역과 시설물 11곳이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신청한 대상은 후쿠오카 현, 나가사키 현 등 총 8개 현에 걸친 28개 시설 및 유적으로 막부 시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1868∼1912년)에 걸쳐 급속한 중공업 발전을 이끈 현장이나 시설물입니다. 하지만 이 중 40%에 달하는 11곳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자들의 피와 한이 서린 고난의 현장입니다. 문제는 강제 징용 관련 내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본이 이번 신청을 하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올려 또 다른 과거사 왜곡을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9. 경상남도 ‘서민 자녀교육지원’ 사업 신청은 왜 저조한 건가?

경향신문 2면 보도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고 추진하는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 신청이 극히 저조합니다. 신청 마감일을 사흘 앞두고 있지만 지원 대상자 중 26%만 접수를 끝냈습니다. 학부모들이 홍보 부족으로 지원대상 기준을 잘 모르거나 소위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구비서류가 너무 많고 신청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구비서류만 최대 14가지입니다. 특히 건강보험료 납부증명서,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예금잔액증명서나 통장사본은 꼭 내야 합니다. 주민센터 담당자가 구비서류를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 데만 20여분이 걸렸습니다. “연간 50만원 받으려고 이렇게 복잡한 서류를 내야 하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0. 경제관련 기사 하나 보자.

중앙일보 보도입니다. 2%대 정기예금 금리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30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스마트폰 또는 인터넷으로만 가입이 되는 일부 전용 상품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졌습니다. 11개 은행의 정기예금 연이율은 1.4~1.95%입니다. 지난달 초 2% 마지노선이 붕괴되기 시작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1% 중반 선까지 빠르게 주저앉았습니다.

‘저축으로 돈 벌기’는 한참 옛말이 됐다는 얘기인데요, 대출금리도 내림세지만 문제는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빨리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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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절 노동자통일축구대회 반드시 성사시키자”


남측추진위 대표자회의 개최, 북측과 공동 호소문 발표(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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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0  17: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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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남측 추진위원회는 30일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남측 추진위원회는 30일 대표자회의를 개최, 남북 해외 온 겨레의 힘을 모아 5.1절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반드시 성사시키자고 호소했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남측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대표자회의를 열어 북측 추진위원회와 함께 합의한 ‘호소문’을 발표, “축구를 통한 남과 북 노동자의 만남은 지난 8년여 동안 단절된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고, 긴장과 위기를 타개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며,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을 맞이하는 올해, 남북의 노동자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반드시 성사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성사는 곧 6.15공동선언 15돌 성사의 주춧돌”이라며, “남북노동자의 만남을 시작으로 6.15공동선언 15돌과 광복 70돌을 거족적인 평화와 친선의 장, 제2의 6.15시대를 맞이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또 “남북 해외 전역에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성사를 위해 함께 한다면, 그 어떤 어려운 정세도 충분히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성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유리한 분위기를 마련하고 조국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는 계기로 만들기 위하여 적극 노력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대표자회의에서 대회 상임추진위원장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마음이 모이면 무쇠도 자른다는 말이 있듯이 양대 노총이 경직된 남북관계를 뚫어보고자 결정한 사안”이라며 대회 의의를 설명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모든 민중의 마음을 축구공에 담겠다는 소중한 결정인 만큼 평양에서 노동자들이 공을 차는 모습을 보면서 통일에 대한 희망을 찾아가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5월 1일 대회 성사를 위한 각오를 피력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도 대회 상임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노동자들이 ‘민족의 맏아들’로서 반드시 남북축구를 성사시켜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겠다. 실망시키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 3.1절 남북 민간교류는 꼭 후원하겠다고 했던 대통령의 약속이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어떻게 지켜질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회 남측 추진위원회 명예추진위원장인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6.15공동행사도 어려울 것이고 광복절 남북행사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어떤 일이 있어도 성사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대신해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진효 스님은 “남북 노동자가 다시 만나서 올해는 한번 만나보고 통해보는 일로 교류협력의 작은 씨앗이 발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으며,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를 대신해 자리한 남궁연 신부도 “분단과 이어진 광복 70주년을 맞아 양대 노총에서 추진하는 축구대회가 진행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좋은 열매가 맺히도록 천주교회 안에서도 마음을 모아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서 축사에 나선 김영호 전국농민회 총연맹 의장은 “지금 남북관계는 사람으로 치면 토사곽란이 나서 아무 일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빗대고는 “이런 상황에서 남북노동자축구대회는 바윗돌을 깨는 정(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비유해 설명했다.

김 의장은 “양대 노총이 힘을 모아 축구대회를 하는 것은 7천만 민족에 희망을 주는 일”이라며, “농민들도 뒤를 이어 남북 농민들이 함께하는 통일한마당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승호 전태일노동대학 대표는 “노동자에게 있어 조국의 자주화 통일은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이라며 “정부가 인정하든 아니든 노동자축구대회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조성우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은 “축하한다. 큰 맘 잘 먹었다. 원래 노동자 주특기가 막히면 뚫고 가는 것 아니냐. 뚫릴 것이다”라고 어깨를 두드렸다. 또 “단호하게 마음먹고 가야한다. 그런 순간 일은 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조 이사장은 “겨레하나는 각 지역에서 서포터즈들이 예선전부터 결합해서 동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한국노총은 이날 대표자회의 후에 한국노총 중앙예선전을 위한 조추첨을 실시하고 대진표를 확정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이날 대표자회의에서는 4월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결승전 및통일한마당’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광복 70년, 만나야 통일이다’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는 행사에서 당일 오전에 양대 노총 지역예선 진출팀들의 4강전 및 3, 4위전이 열리며, 오후에는 양대 노총 우승팀을 가리는 결승전이 진행된다.

이 결승전은 양대 노총 조합원과 평화통일단체의 시민 참가단을 비롯해 최대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릴 수 있도록 ‘응원전’, ‘사진전’, ‘평화장터’ 등 부대행사가 다채롭게 운영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남측위원회는 대회 성사를 위해 4월중 주요 정당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의 간담회, 통일부 장관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4월 초순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직총)과의 남북노동자 3단체 실무협의에 이어 하순에 대표자 회의를 추진하겠다고 향후 일정을 설명했다.

이날 대표자회의에는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 김승호 전태일노동대학 대표,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김규철 범민련 명예대표,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전태일재단 백계현 사무총장, 최두환 한국노총 부위원장, 이규홍 민화협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을 맞아 남북해외의 온 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 (전문)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을 맞이하는 뜻깊은 올해, 남과 북의 노동자는 제2의 6.15시대, 민족 자주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결의와 포부에 넘쳐있다.
분단의 해소야말로 남북해외 7천만 겨레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담보하는 지름길이다. 생산의 주체 남북 노동자의 삶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평화로운 삶의 터전, 상생하는 민족의 미래 속에 노동자의 삶도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남과 북의 노동자는 민족 구성원의 일주체이자 미래를 열어가는 맏아들로써,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15돌을 성대히 맞이하자는 결의를 담아 남북해외의 온 겨레에게 엄숙히 호소한다.

하나, 남북해외 온 겨레의 힘을 모아 5.1절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반드시 성사시키자.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을 맞이하는 올해, 남북의 노동자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반드시 성사시키고자 한다.
축구를 통한 남과 북 노동자의 만남은 지난 8년여동안 단절된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고, 긴장과 위기를 타개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비록 어려운 정세이나, 남북의 노동자는 거족적인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에 남북해외 온 겨레에 호소한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성사는 곧 6.15공동선언 15돌 성사의 주춧돌이다. 남북 노동자의 만남을 시작으로 6.15공동선언 15돌과 광복 70돌을 거족적인 평화와 친선의 장, 제2의 6.15시대를 맞이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나가자. 남북해외 전역에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성사를 위해 함께 한다면, 그 어떤 어려운 정세도 충분히 돌파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 남북해외 온 겨레의 가슴 속에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을 더욱 높이 세우자.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15돌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해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주변 열강국의 패권 다툼에 우리 영토는 국제적인 대결의 장으로 떠밀려 가고 있다. 남북관계 역시 심각한 반목과 대립 상태를 반복하며, 항시적인 군사적 충돌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 모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6.15공동선언이 밝힌 ‘우리민족끼리’ 정신의 복원이다. 민족 자주와 평화, 대단결을 원칙으로 그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서도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을 앞세워나가야 한다. 민족의 안녕을 위해 남북해외 온 겨레의 힘을 모아갈 때, 외세의 간섭과 지배를 막아내고 공존과 공영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셋, 위기를 종식시키고 평화의 물결을 일으키자.

오늘 남과 북을 둘러싼 위기는 극도의 긴장상태로 달려가고 있다. 위기의 강화는 남과 북 모두에게 막대한 손실만을 남길 뿐이다. 때문에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한 실천은 남북해외 온 겨레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민족이 살고 있는 모든 곳에서 평화의 물결을 일으켜나가자. 위기의 종식과 평화의 실현이야말로 남북해외 온 겨레의 절절한 바램이자 염원이며, 그 실현을 위해 적극 떨쳐나서자.

평화와 통일의 미래는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이라는 뜻깊은 올해는 우리에게 더욱 큰 헌신을 요구하고 있다.
민족의 맏아들 남북의 노동자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정세의 요구를 깊게 새기고, 이에 부응하기 위한 모든 노력과 실천을 다할 것이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성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유리한 분위기를 마련하고 조국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는 계기로 만들기 위하여 적극 노력해나가자.

남북해외의 온 겨레여!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이 되는 올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반드시 열어내자!
남북해외 온 겨레의 단결된 힘과 의지로 제2의 6.15 통일시대를 반드시 열어내자!


2015년 3월 30일

광복 70년, 분단 70년,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남측 추진위원회
북남로동자통일축구대회 북측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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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70주년, 지금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칼럼>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이장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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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0  00: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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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광복 70주년 되는 해이다. 그렇게 견고하게만 보였던 소련도 1917년 러시아혁명 70주년이 지나니 러시아를 비롯한 수개 국가로 연방이 해체되었다. 그런데 광복 70주년이 되는 한반도는 분단을 극복하는 진정한 광복인 평화통일 대장정에 얼마나 근접하고 있는가?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노력의 결실인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약속한 남북합의사항 실천은 고사하고 북한의 핵문제와 미사일에 대비한 미국의 사드(THAAD) 배치 문제, 일본의 우경화문제 그리고 나라 안의 종북몰이와 냉전적 공안몰이로 한반도는 다시금 시계가 안 보이는 동북아 판짜기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평화통일에 집중해야 할 국민의 세금과 민족의 귀중한 에너지가 남남갈등과 외세의 개입으로 연일 소진되고 있다. 시대는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한반도의 시계는 60-70년대 냉전시대를 재현하는 신냉전시대로 회귀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의 역사의 중심에 사회지도층들의 공적가치를 지키려는 의지와 도덕성 지표는 날로 떨어지며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지난 8,9년 동안 현재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김영란 법’이 입법화되고, 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지경에 왔는가? 사회지도층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해 가난한 서민의 아우성과 청년실업자들의 몸부림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남북 이산가족의 고통, 5.24조치로 북한에 투자한 남북경협기업인들의 파산의 아픔, 세월호 유족들의 국가에 대한 원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가의 기능을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과 국가의 정체성을 올바로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면 현재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층들은 헌법의 기본정신과 시대정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요즘 국민들은 모이면 여야, 보혁 구분 없이 개인걱정보다 나라걱정을 먼저 한다. 우리 국민들은 역사적으로 일제시대에는 국권을 회복하기위해 의병으로 목숨을 바쳐 분연히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켰고, 1996년 IMF 금융위기 시에는 어렵게 모은 개인재산을 헌납해 경제위기에 동참했다.

그런데 현재 정부는 공권력을 남용하여 종북몰이로 선량한 국민을 편 가르는가 하면 냉전적 공안정국과 60,70년대 군사주의문화 강화로 6월항쟁으로 어렵게 만들어온 민주주의 시민적 문화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민초를 대변하는 야당도 정권의 2중대로서 제 역할을 못하니, 민초들은 이들을 공범으로 보아 신뢰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참담한 나라사정을 보다 못해 대안으로서 60,70년대 과거 민주인사들이 최근 다시 뭉쳐 ‘민주주의국민행동’을 다시 결성하기까지 했다.

다시 한번 나라 밖을 잠깐 보자, 남북관계는 파탄나고, 외교는 완전히 실종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통일대박론, 드레스덴선언, 통일준비위원회로 북한을 불필요하게 연일 자극하고 있다. 태산같이 믿었던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군사적 팽창주의를 지지하고,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의 역사왜곡까지 묵인하고 있다. 그래도 정부는 미국에 전시작전권을 맡기고 여전히 한미동맹만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작전권을 미군이 갖고 있는 통일한국을 과연 중국이 신뢰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에 협조하겠는가?

해답은 자명하다. 정부는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통해 주체적 외교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다. 오는 6.15 남북 공동선언 제 15주년 아니면 광복 70주년 8.15를 계기로 조건 없는 남북관계 개선과 일제왜곡 역사정의 정립의 선언을 위한 획기적 조치를 나라 안팎으로 선언하고 그 실천을 민족과 역사 앞에 약속하라. 그러면 국민도 정부를 신뢰하고, 남북관계도 개선되고, 미국과 일본도 함부로 우리를 대하지 않을 것이다.

본디 외교의 힘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깊은 신뢰로부터 나온다. 올바른 역사관과 시대정신 그리고 균형잡힌 외교정책을 진정성있게 편다면, 나라가 이렇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북핵문제, 동북아 평화협력 그리고 남북관계개선 모두가 소중하다. 융통성있게 3자가 선순환 되도록 광복 70주년 현 시점에서 정부의 용기있는 구체적 정치적 결단이 진정으로 필요하다.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 학력:
고대 법대 졸업, 서울대 법학석사, 독일 킬대학 법학박사(국제법) 

▶ 경력 
-한국외대 법대 학장, 대외부총장(역임) 
-대한국제법학회장,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본부회장.
엠네스티 한국지부 법률가위위회 위원장(역임)
-경실련 통일협회 운영위원장, 통일교욱협의회 상임공동대표,민화협 정책위원장(역임)
-동북아역사재단 제1대 이사,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역임) 
-민화협 공동의장, 남북경협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동아시아역사네트워크 상임공동대표, SOFA 개정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현재) 
-한국외대 명예교수, 네델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대한적십자사 인도법 자문위원, Editor-in-Chief /Korean Yearbook of International Law(현재)

▶ 주요논저: 
-국제법과 한반도의 현안 이슈들(2015), 한일 역사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공저,2013), 1910년 ‘한일병합협정’의 역사적.국제법적 재조명(공저, 2011),“제3차 핵실험과 국제법적 쟁점 검토”, “안중근 재판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 등 300여 편 학술 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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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1면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03/30 08:51
  • 수정일
    2015/03/30 08:5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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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쌍둥이배’ 오하마나호, 갑자기 인도로 이전?[민동기의 신문비평] 서울시 계약직을 ‘제비뽑기’로 뽑는 이유
민동기 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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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0  07:05:18
수정 2015.03.30  07: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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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신문 1면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장례식 관련 사진이 1면에 많이 실려 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싱가포르 국민들이 리 전 총리의 관을 향해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풍경을 1면에 담았습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은 리 전 총리 장례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외국 정상들의 모습을 1면 사진기사로 실었습니다.

2.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한 기사도 오늘 주요기사네.

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을 30일부터 5일 동안 20조원 추가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에서 연 2.5%대 고정금리의 장기 분할상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1차 때는 선착순으로 신청 받았는데요, 추가 공급에는 희망자의 신청을 모두 받되 신청이 20조원을 넘으면 집값이 낮은 사람부터 우선 대출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침신문들의 평가는 부정적입니다. 제2금융권 대출자의 경우 이번에도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원리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 대출자에게만 추가로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저신용 계층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기존 1차분의 문제점 보완도 없이 서둘러 2차 안심전환대출 판매 방안을 발표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 세월호와 관련한 소식도 오늘 많이 보인다.

한국일보 1면 보도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에 필요한 세월호의 ‘쌍둥이배’ 오하마나호가 조만간 인도로 이동될 예정입니다. 동시에 해외 매각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세월호 인양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진상규명의 마지막 수단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한국일보 2015년 3월30일자 3면

4ㆍ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오하마나호의 새 소유주인 서동마리타임은 최근 엔진 등 선박 동력장비를 교체했으며, 이 배를 진해를 거쳐 인도로 이동시킬 예정입니다. 서동마리타임 측은 향후 일정과 계획 등에 함구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무리한 해외 매각이 추진되는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4.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주말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

세월호 특위는 현재 정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참사 특별법 시행령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위는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여야 당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특위는 “정부가 27일 일방적으로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정작 특위의 조사를 받아야 할 기관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진상규명 등 핵심 업무를 장악하도록 해 특위를 관제 기구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사실상의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 시행령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석태 특위 위원장은 “국회가 만든 특별법이 행정부에서 이렇게 왜곡되고 있는 만큼 여야 당대표와의 만남을 제의한다”고 했습니다. 이석태 위원장은 “정부안의 완전 폐지 촉구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해 필요시 (시행령안) 일부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 한국일보 2015년 3월30일자 3면

5.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 이름이 보이네.

청와대 재직 시절 중앙대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는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자신의 큰딸(34) 등을 중앙대 교수로 부정 채용시켰다는 정보를 검찰이 입수했습니다. 사실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조선일보가 보도했습니다.

검찰은 특히 박 전 수석의 큰딸이 작년 가을 중앙대 예술대학의 정식 교수(조교수)로 채용되는 과정에 박 전 수석이 부당 개입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박 전 수석과 그의 세 딸은 모두 중앙대 예술대 출신입니다. 검찰은 또 박 전 수석이 유력 인사 자녀들의 대학원 입학이나 교수 임용 과정에 관여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부분도 사실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6. MB정부 자원외교와 관련한 기사는 오늘도 나왔다.

한겨레 보도입니다. MB정부 시절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계약 건은 실패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석유공사의 ‘이라크 쿠르드 MOU 사업 관련 회의 내용 보고’ 등의 문건을 입수했습니다. 당시 청와대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진행 현황을 보고 받고, 계약 추진방향을 제시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MB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해외자원개발 총괄 지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았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문건과는 차이가 나는 해명입니다. 이 전 대통령과 MB정부 관계자들 책임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7. 서울시 계약직을 2년째 ‘제비뽑기’로 뽑는다고.

경향신문 보도입니다. 서울시의원들의 ‘채용 압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채용시기가 되면 서울시의원들의 청탁과 압력으로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는 게 복수의 서울시 공무원들 증언입니다. 서울시가 기간제 근로자를 공개추첨으로 선발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입니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과 체력테스를 거쳐 2-3배수로 뽑은 다음 최종합격자는 ‘공개추첨’으로 결정합니다.

근무기간이 10-11개월인 기간제 근로자는 청사의 시설물 관리와 보수 등 대부분 단순노무를 맡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고용조건이지만 심사를 거쳐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정규직)으로도 전환이 가능합니다. 경쟁률이 높은 이유입니다. 최근 일부 서울시의원들은 이 제도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8. 촉탁직과 23개월동안 16번 쪼개기 계약을 한 곳은 어디인가.

현대자동차입니다. 한겨레가 현대차 기간제 노동자 박 아무개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이유서를 입수했습니다. 23개월 동안 16번에 걸친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한 뒤 해고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이 과정에서 13일짜리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평균 근로계약기간은 44.1일에 불과했습니다. 세계 5위의 자동차업체가 불안정 노동을 확산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9. 우리 사회 중산층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동아일보가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팀과 함께 지난 10년간 중산층의 변화를 추적 했습니다. 최근 직장에서 밀려난 부모 세대가 중산층으로 버티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자녀들마저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해도 생활이 어려운 이른바 ‘고학력 워킹푸어’도 급증. 지난 10년간(2001∼2011년) 부모와 자녀 세대가 안정적으로 중산층을 이뤄낸 가정은 10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60대 부모가 10년간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그들의 30대 자녀도 대학을 나와 경제적으로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는 비율은 12.67% 정도였습니다. 나머지는 부모나 자녀 세대 중 어느 한쪽 또는 둘 다 중산층 대열에서 이탈했습니다.

10. 요즘 반려동물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경향신문 보도입니다. 반려동물 문화가 예술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담은 회화나 사진작품이 대중적 인기를 얻는가 하면, 상업미술계에선 초상화, 피규어 등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전문 회화 작가로 나서는 이도 있고,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사진전과 사진작가(펫토그래퍼)도 등장했습니다. 반려동물을 실제 모습에 가까운 조각모형(피규어)으로 만드는 업체도 지난해 국내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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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행령, 세월호 특별법 위반…진상규명 방해법인가"

이석태 "박근혜 정부, 일말의 신뢰마저 기만"

"정부 시행령, 세월호 특별법 위반…진상규명 방해법인가"

이명선 기자 2015.03.29 16:08:08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은 2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 약속이 진실이었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며 면담을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은 세월호 특조위의 업무와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행정부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시킬 의도가 명확하다"며 "정부의 시행령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양수산부가 예고한 시행령안은 우리(특조위)가 갖고 있던 일말의 신뢰마저 완전히 기만하는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진상규명 약속의 진실을 확인하고 "특조위 시행령안을 (국무회의에) 의안으로 제출해 줄 것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 당대표에게도 만남을 제안했다. "국회에서 합의로 만든 특별법이 행정부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만큼 이를 성토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가족과 사회원로 및 종교계 지도자, 국민 및 국내외 언론사를 만나 정부 시행령안의 문제점을 알리고 "특조위가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입법예고 기간(3월 27일~4월 6일)이 끝나기 전에 정부가 시행령안을 자진 철회하도록 전방위로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특별법 무력화 시도 시행령안 철회'를 촉구했다. 왼쪽부터 김서중 비상임위원,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회 소위원장, 이석태 위원장, 장완익 비상임위원, 박종운 안전사회소위원회 소위원장. ⓒ프레시안(이명선)


이 위원장은 "세월호특별법은 정부가 제대로 밝히지 못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철저히 규명하라고 만든 법"인데, "정부안은 위원장이 해야 할 각 소위원회 기획조정 업무를 1차 조사대상 기관인 해수부 파견 공무원들이 담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 조사결과의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특조위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안은 특조위가 제안한 3국 1관(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기획행정담당관)을 1실 1국 2과(기획조정실·진상규명국·안전사회과·피해자지원점검과)로 바꿨다.  

무엇보다 진상규명국을  '조사기획과·자료정보과·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에서 '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로 축소했다. 사무를 지원하는 기획행정담당관을 기획조정실로 격상해 권한을 확대했으며, 기획조정실 실장은 정부에서 파견된 고위공무원이 담당하도록 했다. 안전사회과 역할은 '재해·재난의 예방과 대응방안 마련 등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재해·재난 예방'으로 한정했다. 

특조위가 요구한 인력 120명도 90명으로 줄였다. 시행령 8조는 "공무원 정원은 위원장 등을 포함한 120명으로 한다"고 했지만, "영 시행 시 공무원 정원은 90명"으로 제한해 정원을 늘리려면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그는 이어 "특조위가 시행령안의 주체인데, 해수부가 시행령안을 준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령상 해수부는 시행령 성안 초기부터 특위 위원장과 협의해야 하고 입법예고 전에 시행령안을 보내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도 멋대로 생략했다"고 비판했다.  

해수부는 특조위가 2월 17일 제출한 '직제 및 예비비 요구(안)'에 대해 지난 11일까지 한 달여간 의견을 회신하지 않았다. 또 시행령안 입법예고 전날까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잠정안'을 특조위에 보내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시행령안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세월호특별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시행령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조위 내부 문건이 청와대 및 정부여당에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권영빈 소위원장 "정부 시행령, 그 자체로 위법·무효"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회 소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시행령안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한 소위원장의 입장'을 별도 발표했다. 

권 소위원장은 먼저, 위원회 직제 및 업무는 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세월호특별법을 무시했다며 "정부 시행령안은 법령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핵심부서인 진상규명국 조사1과를 파견공무원이 맡게 해 정부가 진상규명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정부의 시행령안은 법령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휴지 조각"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입장 전문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한 소위원장의 입장'


첫째, 정부의 시행령안은 위법령이다. 3월 27일 입법예고된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은 그 자체로 위법·무효다. 

세월호특별법은 위원회를 업무와 사무로 구분한다. 즉, 사무처는 위원회 업무를 행정적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특별법 18조에 규정되어 있다. 

위원회 업무는 각 소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진상규명업무, 안전사회업무, 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도록 특별법 16조에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위원회 활동 종료 후 잔존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사무처를 3개월간 존속시키는 특법법 규정에 의해서 분명히 확인된다. 

특별법 49조는 3개월간 존속하는 사무처의 범위를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위원회 활동이 다 끝난 후 위원들이 일선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사무처만 3개월간 존속해 잔존 사무를 처리하게 되어 있다. 

특조위 시행령안에 따르면, 위원회 활동이 끝나면 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은 해산하고 다만 사무처장 밑에 있는 기획행정담당관만 남아서 3개월간 잔존 사무를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정부의 시행령은 사무처 소속의 기획조정실뿐 아니라 진상규명국·안전사회과·피해자지원점검과 등 사무처의 모든 직원 85명이 위원회 활동 종류 후에도 3개월 동안 잔존 사무를 처리하게 된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이 안고 있는 이런 문제를 "세금 도둑"이라고 비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특별법은 사무처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무처를 두고 특별법에 규정된 사항 외에 사무처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안은 위원회 규칙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무처의 조직 및 운영에 대해서는 위원회 규칙에 남겨야 하는데, 해수부 시행령안은 특별법을 위반해서 시행령의 모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런 것은 결국 특별법령을 벗어난 것으로, '시행령이 위법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둘째, 진상규명 업무와 관련해 정부의 시행령안은 특조위를 파견 공무원이 장악한 관제기구로 만든다. 정부의 시행령안을 한마디로 말하면, '정부 파견 고위공무원인 기획조정실장이 운영하는 특조위'다. 이는 특별법의 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에 따르면, 진상규명의 핵심부서인 조사1과를 파견공무원이 맡게 된다. 조사1과장의 업무는 진상규명업무 총괄, 특검 요청, 청문회 실시, 중간 보고서 작성 등 진상규명에 관련한 핵심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조사1과장을 파견공무원으로 한다면, 진상규명의 중요한 조사 대상인 공무원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것은 진상규명 활동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정부의 시행령안은 조사1과장의 업무를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에 관한 정부 조사의 분석 및 조사'로 국한해서, 결국 특조위의 진상규명 업무는 정부 부처의 조사 결과에 면죄부를 부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점은 법이 정한 진상규명 업무를 시행령이 근거 없이 축소 규정한 것으로, 위법한 것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법령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얼마나 급속하게 졸속적으로 만들어졌는지 문장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안전사회과장의 업무에 대해 '4.16세월호참사와 관련한 사고재발방지를 위한 안전한 사회건설 종합대책 수립에 관한 상황'. 뜻을 해독하기 어렵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지금까지 지적한 것 외에도 너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해 항간에 떠오르는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방해특별법 시행령안'이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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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밥 걱정 없어야 공부도 하죠”

등록 : 2015.03.29 20:03수정 : 2015.03.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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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고등학교 식당 입구에서 학생들이 바코드 단말기에 급식카드를 대며 출입을 확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밥값 지원 받는 친구 왜 몰라요? 돈 안 내면 다 티나요”
무상급식 끊어도 굶는 아이 없다? 밥도 ‘의무교육’이다

지난 20일 낮 12시50분 경기도 화성시의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 점심급식이 시작되는 1시까지는 아직 10분이 남았는데, 급식줄은 벌써 건물 밖까지 늘어져 있었다. 급식도 위아래가 있어서 3학년, 2학년, 1학년 순서로 먹지만, 3학년 배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1~2학년 줄이 몇미터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급식시간을 얼마나 기다리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이 학교의 ‘유상급식’ 풍경은 아직 의무교육도, 무상급식도 도입되지 않은 일반적인 한국 고등학교의 점심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삑’ ‘삑’ ‘삑’ 학생들이 급식실 입구 바코드 단말기에 급식카드를 대면, 대형마트 계산대처럼 ‘계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음을 알리는 확인음이 들린다. 급식이 시작된 지 5분쯤 지났을 무렵, 단조롭게 반복되던 바코드 단말기 소리가 갑자기 ‘빵빵 빠빠방~’ 요란해졌다. 한 여학생이 급식카드를 대자 컴퓨터 모니터에 초록색으로 ‘이미 배식함’이라는 글자가 떴다. 바코드 단말기는 대형마트 검색대에서 계산하지 않은 물건이 적발됐을 때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내 거(카드가) 이상해.” 이 학생은 과장된 큰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그러나 관리자한테 카드 오류를 문의하지 않고 황급히 급식줄 밖으로 사라졌다. 그러곤 배식 시간이 끝날 때까지 급식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무안해서 우는 대신 오히려 크게 웃어 젖히며 뛰쳐나간 터라 친구들도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이 고봉밥을 먹을 동안 텅 비어 있을 이 학생의 뱃속까지 괜찮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교육 하려면 교육환경 필요한데 
교육 따로 급식 따로 넌센스” 
교육비 지원 사각지대 꼭 있어

 

급식실 모니터는 급식카드를 다섯 종류로 구분하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급식비가 결제된 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맛있게 식사하세요’(파랑)라는 글자와 함께 ‘삑’ 하고 단음이 울린다. 카드에서 ‘결제 이상’이 발견되면 ‘이미 배식함’(초록) ‘신상기록 없음’(빨강)과 ‘급식신청 안함’ ‘관리자에게 문의’ 중 한 가지 문장이 뜨면서 ‘빵빵 빠빠방~’ 굉음이 울린다. 이 학교에서 실제 급식 현황을 가장 잘 아는 급식당번 한아무개양이 말했다. “급식비를 못 내서 친구한테 빌린 카드를 대는 애들이 하루에 한두 명씩은 있어요. 배고프니까 친구 카드라도 빌려서 급식을 먹어 보려다가, 친구가 이미 한번 먹은 카드라 걸리는 거예요. 짠하기는 한데, 돌려보낼 수밖에 없어요.” 이른바 선별적 복지가 선별해내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이었다.

 

이 학교 누리집에 게시된 전체 학생 수는 529명인데 모니터에 기록된 급식 신청자는 499명이다. 1학년 204명 중 203명, 2학년 151명 중 141명, 3학년 174명 중 155명이 급식을 신청했다. 나머지 30명이 왜 급식을 신청하지 않았는지는 선생님들도 정확히 모른다. 학생들은 주로 “급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고 실제로 그런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2학년 부장인 김동현 교사는 “교육비 지원 대상자는 아닌데 급식비를 낼 형편이 안 돼 급식을 못 먹는 아이들이 있다. 재작년에 담임을 할 때, 점심시간에 배회하는 아이를 붙잡고 물어보니 그제야 급식비가 없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 학교는 논과 바다가 가까이 있는 농어촌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조손가정 아이들이 꽤 많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아이들한테 끼니당 3700원, 한달에 약 8만원 정도인 급식비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려면 끼니당 4000원짜리 석식까지 먹어야 한다. 석식비가 부담돼 ‘야자’를 신청하지 않는 아이들도 제법 된다.

 

정부는 가구의 소득·재산이 최저생계비 120~150% 이내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자녀에게 학비와 방과후 수강권 등 교육비를 지원한다. 물론 급식비도 대준다. 하지만 이 학교 박천익 행정실장은 교육비 지원의 ‘사각지대’가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박 실장은 “교육비 지원 대상이 아닌 학생 중에서 갑자기 부모가 부도를 맞거나, 아버지가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특히 많다. 학기 초 교육비 신청 기간 이후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지원도 못 받고, 돈이 없으니 급식비도 못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웅 교사는 지난해 1학년 담임을 하면서 급식비로 곤란을 겪는 학생을 맡았다. 교육비 지원 신청 기간이 끝난 이후 아버지가 몸져눕게 되면서 갑자기 곤궁해진 여학생이었다. 부모님이 급식비를 안 낸 걸 모르고 있던 학생은 급식실에서 바코드 경고음이 울리자 크게 당황했고, 이후 한동안 점심을 걸렀다. 김지웅 교사는 “어머님이 학교로 전화하셔서 아이가 창피해하니 친구들한테는 급식비 못 낸 걸 숨겨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한창 친구들 시선을 많이 신경쓰는 사춘기다. 김 교사의 제자 중에는 심지어 부모님이 안 계신데 담임한테까지 양친이 다 계신다고 둘러댄 아이도 있었다. 김 교사는 “애들이 교사한테 경제적으로 곤란하다는 얘기를 잘 안 하고, 돈 없어서 급식 못 먹는다는 얘기는 더 안 한다”고 말했다.

 

급식비 독촉 교사도 ‘고통’ 
“애들, 밥 걱정 없어야 공부도 하죠” 
“아이가 급식비 못낸 것 창피해해 
부모가 알리지말아달라 전화도” 

정부선 인터넷 등으로 신청하면 
노출 없이 지원 가능하다지만 
돈내는 학생들은 따로 신청서 내 
무상급식 받는 학생들 금방 노출

 

일단 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급식을 먹은 다음 일년 내내 급식비를 밀리는 아이들도 해마다 꼭 있다. 김지웅 교사는 “행정실에서 급식비 미수납 명단이 내려오면 학부모님한테 전화를 한다. 교육하는 사람이 학부모한테 돈 달라고 전화하는 것도 민망하고,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전화하기도 죄송하다. 몇번 하다가 나중엔 그냥 문자로 남긴다”고 말했다. 학부모한테 독촉을 하다 하다 안 되면 결국 연말에 ‘급식비 털어주기’를 하게 된다. 식대 소멸시효인 1년이 지난 뒤 불납결손 처리를 하는 방식이다. 박 행정실장은 “학부모님한테 전화하면 다들 죄송하다고 한다. 돈이 있는데 안 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불납결손 처리로 발생한 손해는 학교가 떠안게 되는데 작은 학교들한테는 이것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27일 하동군 지리산 관리소 하동분소 주차장에서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전교생 37명 중 36명이 등교를 거부했다. 하동/연합뉴스
해마다 유상급식으로 인한 크고 작은 난처함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교사들은 초등·중학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도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지웅 교사는 “교육을 하려면 교육환경이 필요하다. 일단 의식주가 해결돼야 공부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교육 따로 급식 따로라는 건 난센스고 무상급식이 아니라 의무급식, 기본급식이 맞다”며 답답함을 쏟아냈다.

 

정부와 여당은 시·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무상급식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초·중 무상급식까지 중단하면 그 돈으로 영유아 누리과정 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는 태도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만 급식비를 지원하는 게 효율적이고, 정부의 노력으로 이른바 ‘공짜밥 낙인감’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생이 학교에다 직접 교육비 지원을 신청하는 대신, 학부모가 인터넷 누리집이나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다른 아이들한테 저소득층 학생들을 ‘노출’시키지 않고도 지원이 가능하단 얘기다.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물샐틈없는 행정’은 아직 요원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틈’을 요령껏 잘도 찾아낸다. 한양은 말했다. “누가 급식비를 지원받는지 아는 건 어렵지 않아요. 다른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한테 매달 급식 신청서를 내는데, 그 친구는 (정부에서 알아서 지원해주니까) 따로 신청서를 안 내고 계속 급식을 먹어요. 왜 신청 안 하느냐고 물어보면 급식비 지원받는다고 얘기하기도 해요. 뭐 안 물어봐도 다 아니까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고요.”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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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개나리 만개한 금강, 물고기 사체 썩는 냄새 진동

 

[현장] 공주보 주변 수변 물고기·새 사체 방치

15.03.29 17:27l최종 업데이트 15.03.29 20:5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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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나 큰빗이끼벌레 사체 등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유출된 영양염류가 유속이 생기면서 떠올라 공주보에 가로막히면서 400~500 m구간을 뒤덮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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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에 봄나들이 하기 좋은 때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연미산 자락에도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하지만 고개만 잠시 돌리면 물가에 물고기, 새, 조류 사체 등이 썩으며 나는 냄새로 얼굴이 찌푸려진다. 

보 누수와 사석보호공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파임)로 보의 안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는 공주보에 지난주부터 잠수부가 동원되어 수중에 시멘트를 쏟아붓고 있다(관련기사: 자꾸 시멘트 투입, 수생태계 악영향). 세굴 지점을 메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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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 누수와 사석보호공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파임)이 발생한 공주보가 지난주부터 세굴 지점을 메우기 위해 잠수부가 동원 시멘트를 강에 쏟아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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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의 유지관리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원활한 공사를 위해 공주보 상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나 큰빗이끼벌레 사체 등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유출된 영양염류가 (유속이 생기면서) 떠올라 공주보에 가로막혀 400~500m 구간을 뒤덮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주 시민들의 소풍 장소이자 봄이면 나물 뜯는 여인들로 넘쳐나던 곰나루 인근과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쌍신공원 인근 둔치 역시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낚시꾼으로 넘쳤던 버드나무 군락지도 지금은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조류, 새, 물고기 사체 썩는 냄새 진동하는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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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꾼이 평생 보고 잡고 싶어하는 4자(40cm 넘는 붕어)부터 잉어, 민물가마우지, 뿔논병아리, 남생이까지 물가엔 사체로 넘쳐난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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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27일 공주보 주변 수변을 걸어서 돌아보았다. 물에는 조류 사체가 둥둥 떠다닌다. 발길이 가는 물가엔 죽어서 떠밀려온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낚시꾼이 평생 보고 잡고 싶어 하는 4자(40cm 넘는 붕어)도 쉽게 눈에 띈다. 이틀간 확인한 물고기만 30여 마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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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대학교 동물생태학 연구실에서 ‘어도 효율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어류 이동 조사 장비를 설치한 창살 같은 시설물에 물고기가 끼어서 죽어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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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주보 좌안에 설치된 복합형 어도. 수공의 용역을 맡은 공주대학교 동물생태학 연구실에서 '어도 효율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어류 이동 조사 장비를 설치한 것이다. 물고기가 어도에 들어와 머무는 시간과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것을 측정하는 장비이다. 그러나 창살같이 설치된 시설물에도 물고기가 끼어 죽어가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관심대상 종인 뿔논병아리와 민물가마우지까지 죽어서 썩어간다. 물고기 사체와 과일 껍질까지 먹어서 강의 정화를 돕는다는 토종 거북인 남생이도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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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의 민원에 시달리던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파리, 모기, 날파리, 깔따구 등 유충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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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흐름을 멈추고 물이 썩으면서 물고기가 죽어가면서 날파리도 극성이다. 둔치에 운동을 나온 시민들은 악취가 진동한다고 난리다. 급기야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파리, 모기, 날파리, 깔따구 등 유충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금강둔치에 운동을 나왔던 신관동 아무개(52, 여)씨는 "(4대강 사업 이전) 예전에는 상큼한 강바람을 맞으면서 운동을 해왔는데 지금은 물이 갇혀서 그런지 날파리가 득실득실하고 강에서 악취가 심해서 운동을 하기 어렵다"며 "차를 타고 가면서 강을 멀리서 바라보면 물이 많아져서 좋은데 가까이 다가오면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장에 나왔던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정책국장은 "4대강 사업이 끝나기 무섭게 강은 호수로 변모하면서 썩어간다. 썩어가는 강물은 수질 악화를 가져오며 물고기와 상위 포식자인 새들까지 원인도 모르게 죽어가고 있다, 정부는 4대강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임을 알면서도 반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어 강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수질 오염과 악취로 인한 제보 전화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온다. 굽이굽이 여울져 흐르는 모습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금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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