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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같은 ‘사학비리’ 학교가 또 있을까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4/08 10:53
  • 수정일
    2015/04/08 10: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사학재단과 학교의 부실운영 사실을 감추고 있는 충암학원
 
임병도 | 2015-04-08 08:42:0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급식비 미납 학생에게 막말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충암고 교장과 교감이 각각 학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습니다. ‘충암고 급식에 관한 교감 지도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충암고 교감은 급식비 지도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충암고 교감은 급식비 미납 지도가 언론 보도처럼 막말은 없었고 급식비 미납이나 급식실 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충암고 교감의 변명은 문제의 원인이 학생이 아닌 충암학원이라는 사학재단과 학교의 부실운영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습니다.


‘사학비리 백화점 충암학원’
 
충암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충암학원은 1965년에 건물 하나로 학교 설립인가를 받았는데, 현재는 1천억 원대의 재산을 가진 거대 사학재단으로 변신했습니다.1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오래된 충암고등학교. 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았다. ⓒ 경향신문

충암학원이 건물 하나에서 1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할 수 있던 배경에는 학교 돈을 빼돌려 부동산과 주식 투자 등으로 재산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와 학생을 위해야 하는 사학재단이 학교와 학생을 통해 돈만 벌고, 학교에는 투자하지 않으니 학교 건물은 낡고, 학생들의 교육 여건은 계속 엉망이 됐습니다.  
 
2011년 서울시교육청은 충암학원을 조사했습니다. 당시 무려 34건의 비리 혐의가 적발돼 ‘사학비리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였습니다.2

충암학원의 이사장은 2005년 뇌물과 병역비리로 쫓겨났습니다. 이사장을 대신해 부인과 아들, 딸이 번갈아 맡았습니다. 며느리와 조카는 법에도 없는 유치원 실장이나 교사로 근무하며 월급을 받았습니다. 이사장의 처남은 명목상 행정실장으로 근무했지만, 실제 업무는 계약직 직원이 모두 도맡아서 했습니다.
 
이사장의 차량 운전사 월급과 사학재단의 난방유 등의 지원은 법인 재산이 아닌 학교의 돈을 빼돌려 지급됐습니다. 매년 학교 돈으로 설립자의 묘소를 참배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하지도 않은 학교건물 창호교체 공사를 했다고 속여 8천만 원을 횡령하고,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학교 돈을 빼돌렸습니다. 급식실 운영이나 급식기구 구매에서도 각종 비리와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신규교원 채용 과정의 평가자료가 무단으로 폐기됐고, 학교 운영에 관한 회의록은 거짓으로 작성됐습니다.

▲충암고등학교와 충암학원의 각종 비리들 ⓒ 오마이뉴스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 충암학원 이사장과 이사, 감사 등 이사회 전원에 대한 취임승인 취소 의견을 냈고, 중, 고등학교 전직 교장 등 10명과 교직원 29명은 중징계 조치를 받았습니다.

야구명문으로 유명한 ‘충암고등학교’였지만 사학비리와 인권침해의 공간이었습니다.3 학교를 졸업한 동문은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실과 비리의 온상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많았습니다.

학교 급식비 미납으로 학교 운영이 어렵다고 변명하지만, 실제 충암고등학교의 운영은 급식비가 아닌 사학재단의 비리와 부실 운영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육성회비를 못 내면 혼났던 악몽이 떠올라’
 
30대가 넘는 사람들은 황토색 육성회비 봉투를 기억할 것입니다. 70~80년대 육성회비 봉투는 당시 국민학교를 다니는 사람 중에는 이 봉투가 상처가 됐던 사람도 있습니다.

육성회비를 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아이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육성회비 봉투를 부모에게 내밀어 봤자 ‘내일은 꼭 줄게’라는 말밖에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육성회비를 가져가지 못한 날이면 두렵고 떨렸습니다. ‘육성회비 안 낸 사람 다 나와’라는 말이 떨어지면, 몇 명 아이들은 쭈뼛거리며 교탁으로 나갔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선생은 ‘왜 육성회비를 안 내는데, 너희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든줄 알아?’라며 면박을 줬습니다.

‘오늘 청소는 육성회비 안 낸 애들이 한다’면서 육성회비를 내지 못했으니 머슴처럼 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육성회비를 낼 때까지 계속 주번4을 시킬 때도 있었습니다.
 
충암고 교감이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을 대상을 급식비 지도를 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수업 시간에 교감이 들어와 ‘육성회비 내지 않은 놈들은 모두 가방 싸서 집에 가’라는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대한민국 범죄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신창원’5은 자신이 범죄자가 됐던 이유가 선생님 때문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하고 머리 한번만 쓸어 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때 선생님이 '이 쌍놈의 새끼야, 돈  안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하고 소리 쳤는데 그 때부터 마음 속에 악마가 생겼다.” — 《신창원 907일의 고백》 중

학교는 영리를 목적으로 세운 기업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학교 중에는 말로는 교육을 내세우지만, 안으로는 가족들의 부와 권력을 채우는 사학재단이 지배하고 있습니다.6

충암고등학교 급식비 사건을 보면서, 지금 우리가 싸울 대상은 무상급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교육을 망가뜨리는 사학재단과 스승이 될 수 없는 이 땅의 거짓 선생들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1. [통제 받지 않는 교육권력 ‘사학’]안전점검 ‘D등급’ 받은 학교 지원 받아 횡령, 시설 보수 안 해.경향신문 2014년 8월 25일.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252154345&code=940401
2. 서울시교육청. 학교법인 충암학원 및 충암중·고등학교 특정감사 결과http://www.sen.go.kr/web/services/bbs/bbsView.action?bbsBean.bbsCd=77&bbsBean.bbsSeq=33 
3. 야구 명문 충암고? 창피한 줄 알아라 사학비리와 인권침해 ‘충암학원’, 비리 역사 훑어보니. 오마이뉴스 2011년 6월 23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86204 
4. 70~80년대 주번은 석탄을 가져 오거나 폐품을 정리라는 등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었다.
5. 어릴 적부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신창원은 절도죄로 소년원에 들어갔다. 계속된 절도와 강도행각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수감 중이던 신창원은 청송교도소에서 탈옥했고, 탈옥 2년 6개월 만에 검거됐다. 이후 교도소에서 중졸,고졸 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을 합격했다  
6. 2011년 서울시교육청관할 사학재단에서 비리 문제로 이사승인이 취소된 곳은 충암학원(충암초·중·고), 상록학원(양천고), 진명학원(진명여고), 숭실학원(숭실중·고), 청숙학원(서울외고)으로 5개 재단 8개교에 이른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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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독도는 일본땅' 외교청서 발표..이틀 연속 '도발'

일, '독도는 일본땅' 외교청서 발표..이틀 연속 '도발'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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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7  14: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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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도 일본 외교청서 목차. [출처-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아베 신조가 이끄는 일본 내각이 7일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담은 외교청서를 발표했다. 전날 문부성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한층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독도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7일 일본 외무성은 '외교청서 2015'를 각의에 보고했다고 밝히고, 요지와 목차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독도와 관련해서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표현했다. 오는 8월에는 9년 만에 영어판을 발간한다고 밝혔다.

내각관방 산하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은 이날 시마네현이 가진 공문서와 개인 소장 자료 등 1천여 점의 독도 관련 자료 등을 담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올려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청서는 "한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이고 "2015 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에 해당한다"며 "계속 다양한 수준에서 의사 소통을 쌓아 대국적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으로 중층적인 한일관계를 쌍방의 노력으로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대처해나간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청서에 있던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표현을 삭제해, 냉각된 한일관계를 반영했다.

특히, 일본군'위안부' 관련 장을 별도로 배치해 1965년 한일협정 등으로 법적으로 해결된 문제라는 일본의 일방적 입장, '아시아여성기금' 등 일본 측의 노력, 지난해 고노담화 검증과 <아사히신문> 오보 등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일본의 입장을 비교적 소상하게 서술했다.

청서는 전후 70년 동안 일본이 '평화국가로의 행보'를 해왔다며, "일본은 국제협조주의에 기반한 '적극적 평화주의'의 입장에서 각국과 협력하여 세계 평화와 안정 및 번영에 지금 이상으로 적극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적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거나 "중국의 불투명한 군사력 강화"와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와 남중국해 등에서의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를 경계하는 표현도 담았다. 

외교부 당국자들은 아베 내각의 잇따른 독도 도발에 곤혹스러움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달 21일 제7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이후 관계 복원 흐름, 이달 중 5년 만에 한일안보협의회를 재개하기로 한 방침 등을 감안해 대응 수위는 조절하고 있다. 

전날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교과서 검정결과에 항의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에는 이상덕 동북아국장이 가나스기 겐지 주한 일본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예년 수준의 표현이 담겼다"는 게 '절제된 대응'의 근거이나, "미온적이고 관성적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어제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축소․누락 기술한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키는 도발을 감행한데 이어, 오늘 독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에 관해 부당한 주장을 담은 외교청서를 또 다시 각의 결정하는 역사퇴행적 행보를 반복하였다"며 "일본 정부가 아무리 억지주장을 되풀이하여도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한반도 침탈의 첫 번째 희생물이었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분들이 강제로 끌려가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상처를 입었다는 역사적 진실은 지울 수도 수정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노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메르켈 총리가 ‘독일은 과거의 잔혹행위를 전달하고 기억해야 할 영원한 책무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가슴에 되새기면서, 전후 독일이 왜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런 식의 항의만 반복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대응인가'는 지적에 대해, 노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주한 일본대사 또는 관계자를 초치해서 항의와 함께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이외의 조치 필요성 여부 등에 대해서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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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기념사업 추진해 민족정신 이어가겠다"


<포토뉴스> '용정 윤동주연구회', 윤동주 묘역서 청명절 추모행사
용정=조천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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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6  15: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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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정 윤동주연구회'는 4일 중국 용정시 동산 윤동주 시인의 묘지에서 추모제를 개최했다. [사진 - 조천현]
지난 4월 4일 오전 10시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 동산 윤동주 묘지에서 ‘용정 윤동주연구회’ 주최로 용정시 문인 등 50여명이 참가해 추모제가 열렸다.

 

청명절을 맞아 조상의 묘를 참배하고 제사를 지내는 이날 날씨는 따뜻했다. 
초목이 소생하는 동산 공동묘지 주변에 성묘하러 나온 이 지역 주민들도 함께 참가했다.

윤동주 묘소를 찾은 용정시 문인들은 윤동주 시인의 넋을 기르며 시낭송도 진행했다.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세월이 가도 변치 않는 시인의 주옥같은 시가 동산에 메아리쳐 울려 퍼졌다.

이곳에 함께 잠든 시인의 고종사촌이자 친구인 송몽규의 묘지도 가까이 있었다. 윤동주와 송몽규는 명동촌에서 태어나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의 감옥에 갇혀 같은 해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뛰어든 늦봄 문익환 목사도 같은 마을 동무다.

 

   
▲ 용정 문인들은 윤동주 시인의 고종사촌이자 친구인 독립운동가 송몽규 선생 묘역도 참배했다. [사진 - 조천현]
지난해 9월27일 윤동주(尹東柱·1917~1945)의 고향인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에서 그의 작품세계와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용정 윤동주연구회가 설립됐다.

 

용정시가 고향인 중국 조선족 문인들을 중심으로 용정 윤동주연구회를 설립한 김혁(50, 소설가) 회장은 “연변에 산재한 일회성 행사위주의 윤동주 관련사업의 아쉬움을 호소”하며 “매년 윤동주의 고향에서 생일과 사망일에 맞춰 학술대회 등 기념행사를 꾸준히 열고, 윤동주 관련 각종 문화사업을 추진해 민족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동주는 일본 도시샤대에서 유학 중이던 1943년 7월 14일 일본 경찰에 체포됐으며 다음해 3월 31일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후쿠오카 교도소에서 1945년 2월 16일 세상을 떠났다.

 

   
▲ 시인 윤동주 묘지.  [사진 - 조천현]
 
   
▲ 윤동주 시인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 - 조천현]
 
   
▲ 용정지역 문인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조천현]
 
   
▲ 김영주 시인이 윤동주 시인의 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조천현]
 
   
▲ 추모제를 마친 용정의 문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조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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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적극검토’ 뒤에 숨어있는 발톱들

 
 
시행령 공포되면 특위는 ‘진상조사기구’ 아닌 ‘정부기구’
 
육근성 | 2015-04-06 18:00: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 유족들이 특별법 정부시행령 폐지와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상복을 입고 삭발까지 했다. 그리곤 희생자의 영정을 안고 울부짖었다. 정부가 특별법 취지에 반하는 시행령을 만들어 진상규명을 막아설 뿐 아니라, 유족들의 요구를 묵살한 채 선체를 인양하지 않는 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통곡한다.


입법예고 끝나는 날 ‘선체 인양’ 언급

지난 27일 해수부가 특별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자 유족들은 분개했고, 세월호 특위위원장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시행령 폐지를 주장하며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후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조성됐다. 그러자 정부는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보상 계획’을 발표한다. ‘목숨값을 후하게 받으면서도 저런다’는 식의 맞불 여론을 일으켜 유족들의 반발을 희석하기 위해서였다.

유족들의 반발과 정부 비난 여론이 심상치 않아서 일까. 박 대통령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정부 시행령 입법예고가 끝나는 날(6일) 박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발언은 세월호 인양과 관련된 것이었다. 유족들의 두 가지 요구(시행령 폐지와 조속한 인양) 중 하나에만 답을 내놓은 셈이다.

‘답 같지 않은 답’이다. “선체 인양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2단계 조건을 달았다.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 선체 인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검토’ 뒤에 숨어 있는 ‘발톱들’

‘기술검토’와 ‘여론수렴’ 등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돼야 선체 인양을 하겠다는 얘기다. ‘선체 인양’이라는 ‘고지’에 도달하려면 ‘두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니 무슨 테스트 같다. ‘유족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한 약속을 또 어기다니. 약속 깨는 소리로 요란한 곳이 청와대다.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됐는데 이제 서야 기술 검토와 여론 수렴, 이런 얘기가 나온다. 알아서 하는 게 없다. 유족들이 거리로 나와 절규하며 단식 투쟁을 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야 마지못해 뭔가 하는 척 했을 뿐이다. 반면,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하는 데는 손발 놀림이 전광석화였다.

말만 ‘적극 검토’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새누리당이나 해수부의 입장과 똑같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고 조류가 빨라 인양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따르는데 그래도 인양을 하겠다면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게 새누리당과 해수부의 주장이다. 뭔가 트집 잡을 것이 있으면 이를 핑계로 인양을 하지 않으려는 수작이다.


시행령 공포되면 특위는 ‘진상조사기구’ 아닌 ‘정부기구’

정부 시행령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 정부안을 폐지하고 특위가 제출한 안을 공포하라는 유족들의 외침에 묵묵부답이다. 대신 정부시행령 입법예고가 끝나는 날에 세월호 인양 얘기를 불쑥 꺼냈다.

입법예고가 끝나면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처 대통령이 서명하게 된다. 심사와 심의 과정이 있다고 하나 입법예고를 거친 시행령안은 그대로 발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해수부가 만든 시행령은 원안 그대로 공포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세월호 특위는 ‘진상조사기관’이 아닌 ‘정부기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진상규명과 조사활동이 원천 봉쇄당할 가능성이 높고, 정부와 여당이 특위 실무권한을 장악해 조사권이 민간에서 정부로 넘어갈 위험성이 다분하다. 해수부와 국민안전처(해경) 등 ‘가해자 그룹’에 속하는 조사대상이 조사의 주체가 되는 구도이어서 특위활동은 정부여당이 그려놓은 밑그림에 색칠만 하는 것이 고작일 공산이 매우 크다.


4.29재보선 의식한 정치적 발언

입법예고가 끝나는 날 세월호 인양 문제를 거론한 박 대통령의 저의가 뭘까. 두 가지 노림수가 읽힌다. 세월호 유족들의 분노에 국민 여론까지 합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진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이 유족들의 외침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유족들의 분노를 다소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행령 밀어붙이기’에 대한 물타기 발언일 수도 있다. 입법예고 마지막 날이라서 유족들의 분노가 절정에 달한 상태다. 이때 유족들의 또 다른 요구사항인 ‘선체 인양’에 대해 일단 ‘파란 불’로 이해될 수 있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시행령 반발’을 완화시켜 보겠다는 속내가 아닐까.

4.29재보선을 의식한 포석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와 맞물려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될 경우 이것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적극검토’ 발언에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 정말이라면 ‘2가지 관문 통과’를 조건으로 내걸지 않았을 것이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반대 측을 설득해서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 이 정도 발언이 나왔어야 했다.


숨어 있는 ‘발톱’ 또 있어

‘적극적 검토’ 뒤엔 ‘2가지 조건’이라는 발톱이 숨겨져 있다. 숨겨진 발톱은 또 있다. “아픈 가슴을 안고 사신 실종자 가족과 유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면서도 유족들이 간절히 원하는 ‘정부 시행령 폐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얘기다.

희생자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은 진상규명이다. 그런데 실종자 가족과 유족을 향해 "진정한 애도"를 얘기하면서도 진상규명에 대해서는 일절 말이 없다. 국민의 권리이기도 한 ‘진상규명’을 외면하는데 어찌 그것이 ‘진정한 애도’일 수 있겠나. 가증스러울 따름이다.

진상규명을 막는 시행령을 만들면서 애도라니. 이제 유족과 실종자 가족 뿐 아니라 상식 있는 국민이면 다 안다. 박 대통령의 ‘애도’ 뒤에 숨어 있는 발톱이 어떤 것인지를.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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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수사검사’ 박상옥 청문회, 법무부 비협조로 ‘반쪽’ 되나

 

‘수사·공판기록’ 제출 거부하다 하루전 ‘제한적 열람’만…야당 “청문회 방해”

최명규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5-04-06 16:55:52 이 기사는 현재 건 공유됐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대학민주동문협의회가 3월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대학민주동문협의회가 3월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우여곡절 끝에 7일 열리는 '박종철 수사검사'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반쪽'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법무부가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 검사였던 박 후보자는 사건 축소·은폐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6일 박상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에 따르면 법무부는 핵심 자료인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공판 기록 제출을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해 오다가 청문회 하루 전날인 이날 오전에서야 '제한적 열람'이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그것도 국회가 아닌 기록을 보관 중인 서울중앙지검에서 제한된 청문위원만 열람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 등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수사·공판 기록은 6천여 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청문위원들이 하루 전에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이 많은 자료를 열람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충실한 자료 분석을 통해 후보자의 은폐·부실 수사 의혹을 규명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어렵사리 재개된 청문 절차를 정부가 나서서 방해하는 것이자, 명백히 국회의 대법관 후보 검증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약 두 달 간 청문회 개최를 거부해왔던 야당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내걸었던 전제 조건은 충분한 자료 제공에 의한 진상 규명이었다. 그러나 법무부가 자료 제출에 비협조로 나오면서 정상적인 청문회 진행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야당 위원들의 판단이다. 7일 청문회가 사실상 '반쪽'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들은 "후보자의 자질 및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한 필수적인 자료에 대해 물리적 검토 시간조차 확보되지 않은 형식적인 열람으로는 정상적 청문회 진행이 어렵다는 것이 명백하다"며 "이로 인해 청문회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 책임은 국회의 정당한 자료 요구에 협조하지 않은 법무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야당 위원들은 당초 하루 예정된 청문회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증인·참고인들의 대부분이 7일 청문회에 출석하는 것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날 청문회는 일단 진행을 하고 추가로 기간을 연장해 자료 검토 시간 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기간 연장을 위해선 여야 간사 협의가 이뤄진 뒤 전체회의에서 의결이 필요하다. 여당 쪽과의 협의에 대해 전해철 의원은 "아직 뚜렷한 결론은 현재 나와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야당의 요구를 여당이 거부할 경우 청문회 파행까지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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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의 습격, 밥의 반란

 
조홍섭 2015. 04. 06
조회수 6206 추천수 0
 

남아공 백상아리 단골 먹이 케이프물개, 청새리상어 잡아 내장만 먹어

잠수부 2차례 목격 학술지에 보고, 남획으로 줄던 상어의 새 복병 주목

 

seal1.jpg» 청새리상어를 공격해 내장을 먹는 케이프물개. 해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포식자의 행동 가운데는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다. 사진=크리스 팔로우스

 

대서양의 차가운 용승류와 인도양의 난류가 만나는 남아프리카 남쪽 바다는 어족자원이 풍부해 많은 포식자가 몰려든다. 특히, 거대한 백상아리가 케이프물개를 사냥해 물 밖으로 집어던지고 이를 잡기 위해 뛰어오르는 모습이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러나 작은 물고기를 주로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프물개가 자기 크기의 청새리상어를 잡아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개가 상어의 밥이란 통념을 깬 관찰결과가 학계에 보고됐다.

 

seal6_Thomas Bjørkan _View_at_Cape_Point.jpg» 물개의 상어 포식이 목격된 바다에서 가까운 케이프 포인트의 전경. 사진=Thomas Bjørkan, 위키미디어 코먼스

 

<스미소니언 매거진>의 보도를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남단인 케이프포인트에서 잠수부 일을 하는 크리스 팔로우스는 2012년 관광객들과 함께 바깥 바다에서 상어를 관찰하고 있었다. 미끼에 이끌린 청새리상어 10마리가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곳에 젊은 수컷 케이프물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보통 작은 물고기와 오징어 따위를 잡아먹는 물개가 노린 것은 뜻밖에도 상어였다.
 
이 물개는 크기가 자기만 한 1.4m 길이의 청새리상어를 공격했다. 배를 물어뜯어 구멍을 낸 뒤 속에서 위와 간 등 내장을 꺼내먹었다.

 

나머지는 먹지 않고 내버렸다. 이런 식으로 10마리의 상어 가운데 5마리를 차례로 죽였다. 익숙한 솜씨였다.

 

seal2.jpg» 케이프물개의 청새리상어 공격 모습. 사진=크리스 팔로우스

 

seal3.jpg» 상어를 물고 물 표면에 올라운 물개. 2012년 촬영한 장면이다. 사진=크리스 팔로우스 
 
20여년 잠수경력의 팔로우스가 물개의 이런 행동을 본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2004년에도 보트를 타고 가던 중 젊은 물개 한 마리가 다 자란 청새리상어를 추격해 잡은 뒤 내던지고 마침내 죽여 내장만 먹는 모습을 15분 이상 관찰했다. 그러나 이 장면은 촬영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팔로우스는 두 번의 관찰결과가 단지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른 해양학자들과 함께 학술지 <아프리카 해양학 저널> 최근호에 그 내용을 보고했다. 현장을 생생하게 촬영한 사진이 뒷받침돼 있던 것도 발표의 배경이었다.

 

seal5_Brian Dell Bdell555_Fur_Seals_on_Duiker_Island.jpg» 남아프리카의 케이프물개 서식지. 보호 덕분에 최근 개체수가 늘었다. 사진=Brian Dell Bdell555, 위키미디어 코먼스
 
물개는 일반적으로 상어의 먹이이다. 케이프물개는 이 해역 백상아리의 주요 먹이 동물이다. 물개가 새끼 상어나 그물에 걸려 죽은 상어를 먹는 일은 있어도 이처럼 자연 상태에서 포식자인 중형 상어를 잡아먹는 모습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위 포식자는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먹이 생물의 사망률과 위험 회피 행동을 좌우한다. 이 해역에서 청새리상어와 케이프물개는 모두 포식자로서 먹이인 물고기를 두고 경쟁한다. 
 
케이프물개는 17~18세기 남획으로 크게 줄어 1920년에는 2000마리만 남았다. 그 후 보호조처로 회복해 현재 170만 마리로 불어났다. 최근엔 물고기를 다 잡아먹는다는 어민의 불평을 사고 있다.

 

seal4_Mark Conlin_NMFS _1024px-Prionace_glauca_1.jpg»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에 가장 널리 분포하는 상어인 청새리상어. 물고기와 오징어 등을 주로 잡아먹는 포식자이나 남획으로 위험 신호가 켜졌다. 사진=Mark Conlin? NMFS, 위키미디어 코먼스

 
청새리상어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분포하는 중간 크기의 상어이다. 남획으로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위험 근접종’으로 지정했다. 만일 이번 관찰처럼 물개에게 손쉽게 다량 잡아먹힌다면 이 상어의 보전 전략은 새롭게 짜여야 할 것이다.
 
잡은 먹이에서 에너지가 풍부한 부위만 먹는 행동은 드물지만 다른 포식자에서도 나타난다. 대서양대구를 먹는 하프바다표범이나, 고래에서 지방이 풍부한 부위만 먹는 백상아리에서 그런 행동이 보고된 바 있다.
 
연구자들은 “이런 행동이 우발적인지 일상적인 사냥 전술인지 소형 카메라 부착 연구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논문에서 지적했다. 먹이의 딱딱한 부위만 확인할 수 있는 위 내용물과 배설물 조사방식으로는 내장만 먹는 이런 물개의 행동을 알 수 없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 Fallows, HP Benoît & N Hammerschlag (2015): Intraguild predation and partial consumption of blue sharks Prionace glauca by Cape fur seals Arctocephalus pusillus pusillusAfrican Journal of Marine Science, DOI: 10.2989/1814232X.2015.1013058
http://dx.doi.org/10.2989/1814232X.2015.101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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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상인 해수부가 세월호 특위 장악한다"

 

[현장] 유기준 장관 면담이 3시간 늦게 열린 이유

15.04.06 20:55l최종 업데이트 15.04.06 21:2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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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 나누고 자리로 가는 유기준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회의실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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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유기준 해수부장관의 면담이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다만 양 측은 참사 1주기인 16일 이전에 2차 면담을 갖기로 했다.

이날 유가족 대표들은 유 장관에게 "정부가 발표한 시행령안은 파견된 공무원들이 기획,조정권한을 갖게 돼 있고 조직도 단 하나의 '과'만을 설치하도록 돼 있어 특별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범위또한 정부조사결과만을 검증하는 것으로 제한돼 있고, 조사위 인원또한 90명으로 한정돼 있다"고 꼬집었다. 대표단은 특히 "게다가 90명 중 공무원이 42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이중 해수부와 해경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거듭 정부 시행령안 철회하고 특조위가 제안한 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유 장관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오는 16일 이전에 유가족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유 장관과의 면담은 오후 7시 50분 경 마무리됐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의 해수부 항의 기자회견과 해수부 장관 면담은 예정시간보다 3시간이 지나서야 열리는 진통을 겪었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를 위한 피해자 기족협의회(아래 가족협의회)는 6일 오후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 정문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과 유기준 해수부장관 면담은 예정시간을 3시간 넘긴 오후 5시가 돼서야 성사됐다. 경찰의 과도한 대응이 그 이유로 꼽혔다.

시간대별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오후 2시] "화장실 가겠다" vs.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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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과 충돌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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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병력 위로 넘어진 유자고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과 충돌하던 중 한 유가족이 경찰 병력 위로 넘어지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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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 등 160여 명이 해수부 정문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을 가겠다며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수부로 통하는 문은 꽉 닫혀 있엇다. 굳게 닫힌 문을 열리지 않았다. 

청사관리소와 경찰은 이동식 임시화장실을 긴급 배치했다며 청사내 화장실 사용을 가로 막았다. 하지만 임시화장실(1대)은 200여 명 가까운 참가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가족들은 "우리가 죄인이냐? 왜 청사 화장실 이용을 금지시키냐"라면서 따졌다. 문을 열려는 유가족들과 문을 지키려는 경찰과의 실랑이는 이렇게 시작됐다. 일부 유가족들은 정문을 타고 넘어가다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넘어져 119 구급대에 실려 갔다.     

오후 2시 30분께 예정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위해 유가족들이 정문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때까지도 유가족들의 화장실 출입을 금지했다. 가족협의회 측은 "이 상태로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오후 3시 10분께] 경찰 "자진 해산해라" 경고방송  

경찰이 현장 방송차량을 이용해 경고방송을 시작했다. 세종경찰서 경비과장은 방송을 통해 "세종경찰청장을 대신해 알린다"며 "집시법 2조 1항 2호에 의거 자진해산을 요청한다"라고 경고했다. 유가족들은 "당장 경고방송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경찰의 경고방송은 계속됐다. 유가족들의 항의도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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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행되는 유가족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 중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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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버스 내 유가족 팔 잡아 당기는 경찰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과 충돌 도중 경찰버스 안에서 한 경찰이 유가족의 팔을 잡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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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지 붙들려 연행되는 세월호 유가족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과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 중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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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과 충돌에 실신한 유가족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출입을 저지하던 경찰병력이 충돌하던 중 쓰러져 실신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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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30분께] 항의하는 유가족 7명 연행 

경찰은 항의하는 유가족 7명을 연행해 경찰 버스에 태웠다. 경찰은 이들을 세종경찰서로 연행해 조사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연행 소식을 전해들은 유가족들이 버스 주위에 모여 들었다. 경찰은 유가족들이 항의하자 버스 문이 열려 있는 상태로 버스를 출발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 유가족이 넘어져 다쳤다. 그런데도 경찰은 연행자들을 경찰서로 옮기기 위해 또 다시 버스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후 4시께] 경찰 버스 앞에 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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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족이 죄인이냐?"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던 일부 세월호 유가족이 연행되자 호송을 막기 위해 다른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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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족을 연행하나?" 6일 오후 충남 세종시 해수부 청사 앞에서 유기준 장관과 면담을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하던 일부 세월호 유가족이 연행되자 호송을 막기 위해 다른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누어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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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이 연행된 유가족들을 태운 버스 앞에 드러누웠다. 이날 오후 4시 16분이 되자 한 유가족이 묵념을 제안했다. 이 유가족은 "쓰레기 같은 세월호 특별법 앞에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울 것을 굳게 다짐한다"라고 말했다. 

잠시후 경찰이 몰려들어 이들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아예 우리를 죽이라"고 울부짖었다. 유가족들은 경찰에 의해 강제로 인도로 옮겨지면 다시 버스 앞에 주저앉았다. 경찰은 그제서야 경찰 병력을 바깥으로 이동시키고 연행자들을 현장에서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오후 4시 30분께] 차가운 늦은 점심... 김밥 한 줄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늦은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이들은 안산에서 급하게 출발하면서 미처 점심식사조차 하지 못했다. 이날 점심은 김밥 한 줄과 생수였다. 연행된 7명은 신원조회 후 오후 4시 40분경에야 버스에서 내렸다.

[오후 4시 50분께] 기자회견 "조사대상인 해수부가 사무처 장악한다고?"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이 그때서야 시작됐다. 예정시간을 3시간 가까이 넘긴 후였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해수부장관을 만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인양을 약속받으려고 내려왔다"라면서 "그런데도 화장실 사용을 막고 항의하는 유가족들을 연행하고 다치게까지 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에 꼭 담아야 하는 기소권과 수사권, 조사권 중 조사권 하나만이 들어있다"라면서 "그런데 해수부가 조사권마저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해수부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쓰레기 시행령(안)으로 특별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수부 출신 공무원이 특조위 사무처를 장악해 조사권을 무력화 하려고 하고 있다"라면서 "특별법의 첫 번째 조사대상인 해수부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선체 인양을 공식선언하고 추진일정을 발표할 것과 이때까지 모든 배보상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 직후 6명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유기준 해수부장관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단은 유 장관에게 입법 예고된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특조위가 제출한 시행령 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2만7822명의 서명이 담긴 의견서도 함께 전달했다. 하지만 오후 7시 현재 가족협의회 대표들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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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성테크윈 품고 방산 1위 기업 등극

 
2015. 04. 06
조회수 39 추천수 0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의 인수를 승인하면서 매각 인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내 거대 방산기업 탄생이 가시화하면서 시장의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등 방산 및 석유화학 4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번 M&A는 2조 원대에 이르는 규모로 국내 유력 방위사업 기업인 삼성테크윈이 포함됨으로써 방산업계를 비롯해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삼성 4사 7500명의 직원이 한화 배지를 달게 된다.
  지난 3월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화의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인수를 승인했다. 업계에서는 첨단기술력을 갖춘 삼성그룹의 방위사업부문과 한화가 손을 잡기로 하면서 국내 방산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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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윈의 K-9 자주포.  앞으로는 한화의 K-9 자주포가 될 것이다

                                            

 한화-삼성, 2조원대 방산·석유 M&A 전격 추진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확보한다. 인수금액은 8400억원이다.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한화그룹이 자연스럽게 삼성탈레스 공동경영권도 보유하게 된다.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하게 되면서 지난 2013년 기준 1조 원이던 방위사업부문 매출이 무려 2조6000억원 규모로 증가하게 된다. 이 같은 매출액은 국내 방위사업 업계 1위 규모다. 현재 방산 매출 2위 업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지난 2013년 매출은 1조3500억원으로 추정된다. LIG넥스원, 두산DST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CCTV 관련 영상보안장비와 반도체 칩 장착 장비인 칩마운터, 가스터빈, K-9 자주포 등을 생산하는 정밀기계업체다. 특히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 지분 50% 외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0%, 삼성종합화학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매출은 2조6289억원, 영업이익은 960억원이었다.
  삼성탈레스는 지난 2000년 삼성그룹과 프랑스 탈레스인터내셔널이 50대50의 지분 합작으로 설립됐다. 현재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레이더 등 감시정찰장비 등을 생산중인 방산 전자회사로 2013년 매출은 6176억원, 영업이익은 206억원이었다.

 

 한화, 방위사업 규모·업무영역 확대 계획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방위사업 규모와 업무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탄약, 항공유압장치, 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 항공기·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 방산전자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방위사업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삼성테크윈의 로봇 무인화 사업 육성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합병한 기계부문(구 한화테크엠)의 산업기계 기술에 삼성테크윈의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통합해 공장자동화, 초정밀 공작기계, 태양광 제조설비 등의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그리고 기존 국방용 무인기 기술에 삼성테크윈의 영상처리, 정밀제어기술을, 삼성탈레스의 소프트웨어기술을 더해 중장기적으로 무인시스템과 첨단 로봇사업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다.

 

 삼성테크윈, 무인차·드론 등 미래 사업 발굴 의지

 

  이같은 한화그룹의 계획은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첨단 원천 기술과 지속적인 제품 개발 노력에 의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테크윈은 매각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무인차와 드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최근 독자기술로 개발한 무인차 ‘스타엠(Star-M)’이 눈에띈다. 스타엠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일반도로와 산악 등 험지에서도 스스로 이동 가능하다. 스타엠 개발에는 삼성테크윈의 로봇 및 영상분석 관련 석박사 연구원 80여 명이 투입됐다. 스타엠은 주요 산업단지와 원자력발전소 등에 투입돼 24시간 감시임무를 수행한다. 일반도로와 험지, 야지 등에서 시험주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삼성테크윈은 이와 함께 폭우, 지진 등 재난현장에 출동해 구호물품을 수송할 수 있는 재난구호용 무인차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은 또 최근 독자기술로 드론 ‘큐브콥터’의 개발을 마쳤다. 큐브콥터의 외관은 상자처럼 생겼지만 비행시에는 날개가 펴지고 비행 후에는 다시 날개가 접힌다. 날개가 펴지는 드론 방식은 국내외에서 특허출원이 이뤄진 상태다. 큐브콥터는 한 번의 충전으로 15∼20분 동안 작동하며 내장된 CCTV를 운용할 수 있다. 큐브콥터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상업용 드론과 달리 스스로 화면을 분석하고 관제센터에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화제나 범죄 차량 등을 중앙 관제시스템을 통해 입수하면 자동으로 분석하고 목표지점까지 스스로 비행한다. 삼성테크윈은 오는 10월 중대형 드론 2종의 개발을 마치고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드론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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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소재 테크윈의 전경

 

 항공·에너지장비 부문 기술력도 두각

 

 삼성테크윈의 항공부문도 지속적인 매출확대가 전망된다. 삼성테크윈은 3월 초 KAI와 1702억원 규모의 수출용 T-50 고등훈련기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납품 계약기간은 오는 2016년 12월31일까지다. 세계 항공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KAI의 수주 확대는 삼성테크윈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테크윈의 첨단 에너지기술 개발도 눈에 띈다. 삼성테크윈은 최근 한국가스공사와 공동으로 정압기지 설치용 압력발전기 국산화에 나서기로 했다. 정압기지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에서 지하배관을 통해 고압으로 보내진 천연가스를 도시가스회사 또는 발전소에 공급할 수 있도록 일정한 압력으로 낮추는 곳이다. 압력발전기는 정압기지에서 천연가스의 압력을 낮출 때 고압가스로 터빈을 회전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장비다.
  정압기지용 압력발전기 제작에는 첨단 기술이 필요해 지금까지 프랑스 크라이오스타, 스웨덴 아틀라스콥코 등 선진 업체들이 독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에 대형 공기압축기 17대를 수출하는 등 국내 최초로 에너지장비 수출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수천만 달러 규모의 해상 원유시추 기지용 가스압축기를 수주하는 등 에너지장비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 4사 직원 ‘매각 반대’는 걸림돌

 

 그러나 한화그룹의 삼성테크윈 등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프랑스 탈레스의 삼성탈레스 지분 매입 요구, 삼성 노조의 반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탈레스 본사는 한화그룹과의 합작 의사가 없어 자사가 보유한 삼성탈레스 지분 50%도 한화그룹이 인수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스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스가 삼성탈레스에 대한 공동매각권을 행사할 경우 한화는 삼성탈레스 인수 자금으로 2500억원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삼성탈레스의 한화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구조 재편과 방위사업 강화라는 삼성과 한화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만큼 삼성과 한화가 해결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테크윈 등 삼성 직원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화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 기존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삼성의 문화와 한화의 문화를 융합시켜 그룹 미래 사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삼성 4사 직원들은 서울 강남 삼성본관 앞에서 매각 철회 집회를 갖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매각 반대와 함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 4개사 직원들은 회사 매각 시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매각되는 회사가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한화그룹의 의지가 강하므로 인수합병 작업은 무리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인수합병이 안전적인 발전을 하기위해서는 삼성테크윈 등 삼성 직원들의 요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윤석 객원기자 peace21@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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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이 나빠도 매년 해외연수 가는 도의원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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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5/04/06 11:31
  • 수정일
    2015/04/06 11:3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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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문자’ 이성애, 세금으로 간 해외연수가 관광?
 
지방재정이 나빠도 매년 해외연수 가는 도의원들
 
임병도 | 2015-04-06 08:54: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경남 무상급식 중단에 학부모들의 원망과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경남 양산에 사는 학부모는 이성애 경남도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는 이성애 경남도의원에게 “잘 주무셨나요? 아침부터 너무 눈물이 나네요. 울 딸래미가 초등 3학년인데요. 어제 저한테 엄마 오늘부터 학교에 돈 내고 밥 먹어? 어! 이러니 그럼 나 밥 먹지 말까? 엄마 돈 없잖아! 이러는 겁니다. 한번 보십시오. 10살짜리 꼬맹이도 무상·유상을 알아요. 왜 천진난만한 애들에게 밥값 걱정을 하게 만들까요? 우리가 뽑은 높으신 분들이 부모나 애들에게 왜 이렇게 상처를 줄까요? 너무 힘듭니다.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돌려주세요. 눈물로써 호소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학부모의 문자에 “이렇게 보내는 문자 공짜 아니죠. 문자 남발하는 돈으로 아이 기 죽이지 말고 급식비 당당하게 내세요.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현명한 건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건 어떤지. 외벌이로 빠듯한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 급식비 내며 키웠기에 저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라며 문자 보낼 돈으로 아이 급식비 내라는 답장을 학부모에게 보냅니다.

온라인에서는 이성애 경남도의원의 문자에 대해 황당하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 무상급식 관련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았으며, 문자를 보낸 양산 학부모에게 ‘죄송하다. 그분이 마음을 많이 상했을 것 같다. 그분 입장에서는 충분히 마음을 다쳤을 수도 있겠다 싶다. 미안하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그분 입장에서’라는 표현을 했기에 유권자 입장에서 세비를 받는 경남도의원이 제대로 일을 하는지 조사해봤습니다.


‘지방재정이 나빠도 매년 해외연수 가는 도의원들’ 

대한민국의 지방의회 의원들도 국회의원처럼 매년 해외 방문이나 연수를 갑니다. 도의원의 해외 방문이 특정 도시와의 협약을 위해서라면 갈 수 있겠지만, 그저 때가 되면 가는 연례행사에 불과합니다.

▲경남도의회의 상임위원회 해외연수 내용 중 첫 번째 페이지 ⓒ 경남도의회 홈페이지 캡처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해서, 당연히 복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주장이 무색하리만큼 경남도의회 의원들은 매년 해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경남도의회 의원들은 2014년에만 상임위원회별로 ‘라트비아’, ‘중국’,’동유럽’,’몽골’ 등을 다녀왔습니다. 2013년도에는 ‘중국’과 ‘태국’, ‘포르투칼’, ‘스페인’, ‘터키’ 등을 2012년에는 ‘카자흐스탄’, ‘네덜란드’,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을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다녀왔습니다.

문자 보낼 돈으로 급식비를 내라는 이성애 경남도의원도 지난 2014년 8월 27일부터 9월3일까지 체코와 오스트리아, 독일을  6박 8일간 다녀왔습니다.


‘세금으로 다녀온 해외연수, 관광이나 다름없어’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고 뭐 그리 큰 문제냐며 반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성애 의원이 다녀 온 해외연수를 파헤쳐 보면 문제가 없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 소속 의원들의 해외연수 일정표 ⓒ 경남도의회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도의원 8명과 수행공무원 3명이 다녀 온 6박 8일간의 일정을 보면 대부분 관광지입니다.
 
○ 체 코 : 프라하 관광센터, 프라하 성, 바츨라프 문화광장 카를교 문화의 거리 
○ 오스트리아 : 쉔부른 궁전, 성슈테판 사원, 게른트너 거리 국립오페라하우스 공연관람 및 공연장 시설견학 짤스캄머굿 호수, 게트라이데 거리, 미라벨 정원
○ 독 일 : 뮌헨국제전시장, BMW전시관, 프라우엔 교회 마리엔 광장, 로텐부르크 마켓광장, 시청사 프랑크푸르트 GDA 양로원, 하이델베르크 고성
 
우리가 흔히 시중에서 보는 동유럽 6박 8일 여행 일정과 비교해봐도 거의 흡사할 정도입니다.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니 관광지를 가는 일이 당연할 수 있다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발간한 보고서의 오스트리아 편에 보면 ‘직접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소위 오케스트라 공연이라는 것을 직접 접할 기회가 없어서인지’라는 문장이 있습니다.2 오케스트라 공연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좋았다는 의미입니다.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보면 참 놀랍습니다. 도의회 의원으로 선출됐고, 전문성과 상관없이 문화복지위원회 소속이 됐다고 봐야 합니다.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그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해외연수를 가는 그 자체가 낭비일 수 있습니다.


‘별 차이도 느끼지 못하면 왜 가나?’ 
 
이성애 경남도의회 의원은 세금으로 6박 8일간의 해외연수를 다녀왔지만, 그다지 배우거나 경험한 일이 없었나 봅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비판한 KBS 뉴스 보도 ⓒKBS뉴스 캡처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가진 KBS 뉴스9와의 인터뷰3에서 ‘복지시설을 방문했는데 거기 복지시설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6박 8일간의 해외연수 일정에서 복지와 관련한 일정은 독일의 ‘GDA WOHNTIFT FRANKFURT’라는 노인요양시설뿐이었습니다.

달랑 노인 요양시설 한 곳을 방문해놓고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을 했다는 자체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일과 같습니다.

한국과 독일이 별 차이가 없다고 했던 이성애 경남도의원의 답변과 다르게, 경남도의회 해외연수 보고서에는 한국과 독일이 다른 이유가 ‘인간다운 개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과 ‘독일과 한국의 사회보장제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의 답변과 보고서가 다른 이유는 이성애 도의원이 제대로 해외연수를 다녀오지 않았거나, 보고서 작성에 전혀 관여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도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왔지만, 보고서를 베끼거나 대충 만든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됐었습니다. 이성애 도의원이 다녀온 후 발간된 32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도 무려 10페이지가 인터넷에서 흔히 나오는 나라 안내와 관광지 소개였습니다.4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성애 도의원이 문화복지위원회 보고서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굳이 해외연수를 세금으로 갈 필요가 있었을까요?5

문자 보낼 돈으로 급식비를 내라는 문자를 보낸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아동복지학과 출신입니다. 아동의 복지를 공부했던 전문가의 입에서 ‘공짜를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지 마라’는 식의 답변이 나왔다는 자체가 너무 황당합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경남도의회 사회복지연구회의 홈페이지를 보면 활동 내역이나 자료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 소외당하거나 어려운 계층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했으니 당연히 막말이 나왔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월 288만 원의 월정수당과 150만 원의 의정활동비 등 매달 483만 원을 받습니다.6 연간 5천만 원이 넘는 세비를 받는 도의원이 몇 십원짜리 문자 비용을 모아 급식비를 내라고 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보고서 한 장만으로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매달 483만 원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7 경남 시민들이 공짜로 관광 다니는 도의원을 키우지 말고, 당당하게 세비 받으며 일하는 도의원을 뽑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1. 경남도의원, 학부모 문자에 “그 돈으로 급식비 내라”2015년 4월 3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95941&CMPT_CD=SEARCH 
2. 문화복지위원회 공무국외연수 결과 보고서 22페이지 . 경남도의회.
3. 공직자 관광성 해외 연수에 보고서 베끼기 여전.KBS뉴스 2014년 9월 20일 
4.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공무국외연수 결과 보고서. 2014년 9월 18일
http://www.gncl.or.kr/source2014/korean/activity/foreign4.html?mode=view&page=1&number=107&tcount=112&article_num=104&flag=&keyword=#skip-content 
5.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공무’이다. 말 그대로 공적인 업무인데, 공적인 업무에서 보고서 관여와 의견 제출은 당연한 일이다.
6. 도의회 의장 의정비 인상 논란. 경남매일. 2014년 10월 5일.
http://www.gn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0610 
7. 아이엠피터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세비를 받는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유급 의원이 오히려 부정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세비를 받는 의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감사와 퇴출이 필요하다고 본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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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없는 김대중을 생각할 수 있는가

등록 :2015-04-05 22:03수정 :2015-04-05 22:58

 

2009년 8월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면한 이래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6년째 매주 두 차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가 남편과 마음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오전 가족·측근들과 함께 묘소를 찾은 이 이사장이 분향을 하고 있는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희호 평전] ① 연재를 시작하며 
어린시절에서 현재까지 90여년 삶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일생을 그리는 ‘이희호 평전-고난의 길 신념의 길’이 오늘부터 매주 월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한겨레> 연재 회고록 ‘길을 찾아서’ 19번째 주인공입니다.

 

이희호 이사장이 걸어온 길은 20세기 초 일제강점기부터 21세기 지금에 이르기까지 90여년에 걸쳐 있습니다. 이 일대기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해방 전후 대학 시절과 미국 유학, 사회운동 시절을 거쳐 정치인 김대중과 만난 뒤 현대사의 파란과 굴곡을 헤쳐 나오는 시기를 모두 아우를 예정입니다. 그의 삶은 일찍이 사회문제에 눈뜬 여성운동가의 삶이었고, 흔들리지 않는 신앙으로 간난신고를 헤쳐 나온 종교인의 삶이었으며, 남편과 함께 불굴의 의지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투사의 삶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이 일대기는 매주 한 번씩 진행하는 이희호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보관된 개인 문서와 구술 사료, 저서, 관련 책과 지인들의 증언을 참고해 고명섭 논설위원이 평전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공적 지면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않은 ‘인간 이희호’의 극적인 삶이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 국민의 민주항쟁사와 더불어 온전히 드러나기를 기대합니다. (제목 ‘이희호 평전’ 글씨는 이 이사장의 친필)

 

글·인터뷰 고명섭 논설위원 michael@hani.co.kr

 

 

 

투사를 단련시킨 투사 “시련의 세월에도 늘 한결 같은”

 

2009년 8월23일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현대 정치사의 거인’ 김대중이 이 땅의 사람들과 영원히 작별했다. 이날 오후 국회를 떠난 영구차는 현충원에 고인을 내려놓기 전 서울시청 앞 광장을 들렀다. 민주주의 수호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려고 모여든 수많은 시민을 앞에 두고 검은 상복을 입은 노구의 부인이 단상에 올랐다. 슬픔에 젖은 가녀린 몸에 어울리지 않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광장으로 울려 퍼졌다. 고인과 47년의 삶을 함께한 부인 이희호였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 남편은 일생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오로지 인권과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바라옵건대,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입니다.”

 

세상을 뜨기 전 김대중은 피로써 이룬 민주주의가 깨져 나가는 걸 보며 독재의 부활을 걱정했다. 2009년 5월23일 16대 대통령 노무현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 자기 몸의 절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검찰을 앞세운 정권의 잔인한 보복이 끝내 전임 대통령의 자살을 불렀다. 김대중은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일기에 썼다. 김대중은 장례식에서 읽으려고 쓴 조사에서 비명에 간 후배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노무현 대통령! 당신은 죽어서도 죽지 마십시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저승에서, 나는 이승에서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냅시다. 그래야 우리가 인생을 산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김대중은 정권의 방해로 이 조사를 읽지 못했다. 6월11일 6·15 남북공동선언 9돌 기념식이 열렸다. 김대중은 아픈 몸을 이끌고 참석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말했다. “독재정권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까. 그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을 다 해야 합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마지막 생기를 다 모아 쏟아낸 연설을 뒤에 남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대중은 쓰러졌다. 그것이 영원한 잠의 시작이었다.

 

김대중은 서울 동작동 현충원의 새로 단장한 묘역에 묻혔다. 장례식 이후 지금까지 이희호는 매주 두 번씩 남편의 묘소를 참배한다.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빠지지 않았다. 화요일에는 지난날의 동지들, 측근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남편을 찾고, 금요일에 다시 홀로 묘소를 찾는다. 일이 있어 타지에 갔을 때는 돌아오는 길에라도 들러 남편을 만났다. “남편이 하늘에서도 이 나라 민주주의와 남북의 화해와 세계 평화를 위해 힘써 달라고 기도합니다.” 남편의 몸이 흙으로 돌아갔지만 아내는 남편을 떠나보내지 않은 것 같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남편을 생각하며 같은 내용으로 기도합니다.” 이희호 곁에는 여전히 김대중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왼쪽)과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1971년 대선 찬조연설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하면 
내가 앞장서 타도하겠다” 
이듬해 유신 쿠데타가 일자 
“어느 누구도 바른말을 못하니 
당신이 더 강하게 투쟁하시라” 
남편이 납치되기 석달 전 
“중정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용감하게 싸워달라” 

이 단호함은 김대중을 단련시켰다 
“아내에게 버림받을까봐 
정치적 지조를 바꿀 수 없었다”

 

이희호의 삶은 김대중의 존재와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혔다. 그러다 보니 이희호 자신보다는 ‘김대중의 부인’으로 더 알려졌다. 그러나 김대중과 만나기 전에도 이희호는 주목받는 사회운동 지도자였다. 이름이 나는 데 굳이 김대중이라는 존재에 빚질 이유가 없었다. 미국에서 유학한 유망한 사회학 연구자로서 대학 강단에 섰고, 여성문제연구회의 창립을 주도했으며, 대한여자기독교청년회(YWCA)연합회 총무로서 여성기독운동을 이끌었다. 총무로 취임해 활동한 4년 동안 이희호는 여성운동의 새 장을 열었다. 이 나라 여성인권운동 성장의 중심에 이희호가 있었다.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던 이희호는 김대중과 부부의 인연을 맺음으로써 삶의 행보가 바뀌었다. 운명은 두 사람을 현대사의 회오리바람 속으로 밀어 넣었다. 두 사람이 걸은 길은 수난의 골고다 언덕이었다. 그러나 아내가 남편을 마냥 뒤따르는 길은 아니었다. 이희호와 김대중이 즐겨 쓴 표현을 쓰자면, 두 사람의 일생은 ‘동행자’, ‘동역자’의 삶이었다. 함께 걷고 함께 일하고 함께 싸우는 삶이었다. 이희호는 김대중의 동지, 가장 깊은 신뢰로 묶인 평생 동지였다. 이희호와 김대중은 동지로서 서로를 일으켜주었고 부추겨주었다.

 

이희호와 김대중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희호가 없는 김대중을 생각할 수 있는가’ 하고 자주 물었다. 동행자 이희호가 없다면 정치인 김대중도 있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생전의 김대중 자신이 그런 생각을 가장 분명하게 표현한 사람이었다. 김대중은 1983년 미국 망명 시절 샌프란시스코에서 강연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 했을 때 유세장에서 음료를 건네고 있는 이희호 이사장
“아내가 없었더라면 내가 오늘날 무엇이 되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내가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내 아내 덕분이고, 나는 이희호의 남편으로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독재자들의 핍박을 받던 시절 이희호는 남편의 안위가 걱정돼 기도로 밤을 새우면서도, 독재자와 싸우기를 중단하라거나 민주주의 투쟁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한 적이 없었다.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투쟁을 지원하고 독려했다. 1972년 10월 대통령 박정희가 ‘유신 쿠데타’를 일으키자 일본에 있던 김대중은 망명 아닌 망명 생활을 해야 했다. 이희호는 정보기관의 감시를 피해 남편에게 쓴 편지에서 “어느 누구도 바른말을 하지 못하고 가슴 답답해하고 있다”고 조국의 현실을 전한 뒤 “현재로서는 당신만이 한국을 대표해서 말할 수 있으니 더 강한 투쟁을 하시라”고 적었다.

 

박정희 정권의 ‘김대중 도쿄납치사건’이 일어나기 석 달 전인 1973년 5월 편지에서는 “중앙정보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밝히면서도 “꾸준히, 용감하게 싸워나가 달라”고 또박또박 썼다. 상황이 너무나 위험하니 이제 투쟁을 그만두고 타협하라고 할 수 있을 법도 한데, 이희호의 입에서는 끝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 단호한 태도가 김대중의 양심을 단련시켰다. 1971년 대통령 선거에 신민당 후보로 나선 남편을 대신해 찬조연사로 전국을 돌 때 이희호는 연단에 서서 시민들에게 말했다.

 

“만약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습니다.”

 

이희호의 부드러움 속에는 부러지지 않는 철심이 들어 있었다. 그 철심이 남편의 민주주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었다. 김대중의 신조 ‘행동하는 양심’의 그 양심 한가운데 이희호가 있었다. 유신독재 시절 옥중의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희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늘 말하는 바와 같이, 행함이 없는 양심은 악의 편에 속한다 하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무엇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알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야고보서 4장 17절) 우리 크리스천은 사회를 새롭게 변혁하는 행함으로 지상의 천국을 이루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희호가 김대중의 양심을 지키고 키웠다는 사실을 김대중은 아내에 관해 쓴 글에서 솔직하게 밝혔다.

 

“우스갯소리로 나는 늘 아내에게 버림받을까봐, 나 자신의 정치적 지조를 바꿀 수 없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스개가 아니다. 나의 진심이다. 1980년 당시 내가 정권에 협력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상황이었다. 쿠데타에 가담했던 실력자가 나를 찾아와 온갖 회유와 협박을 했다. 나도 인간인데 그런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한순간 흔들리던 나의 마음은 아내를 생각하며 올곧게 바로잡혔다. 아내는 결코 나의 배신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아내의 사랑을 잃는다는 것은 내게는 곧 목숨을 잃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나는 아내의 사랑을 택했다.”

 

이희호가 김대중과 함께한 세월의 태반은 핍박과 죽음의 불길이 어른거리는 환난의 시간이었다. 그 시절 내내 신념과 의지를 지키고 두려움을 이겨내게 해준 것이 신앙이었다. 이희호는 자신이 믿는 신에게 간구하고 또 간구했다. 기도하다 밤을 새우는 날이 몇날 며칠인지 몰랐다. 성경 말씀을 읽고 또 읽었다. 남편이 쿠데타군에 잡혀가 행방도 생사도 알 수 없던 때 이희호는 이사야서를 되풀이해 읽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니, 떨지 말라. 내가 너를 강하게 하겠다. 내가 너를 도와주고, 내 승리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겠다.” 망망한 바다에서 난파당한 배의 파편 한 조각을 붙들고 흘러가는 것 같은 시간들이었다. 이 표류가 어디서 끝날지, 과연 육지가 나올지 도무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기댈 것은 기도뿐이었다. 몸과 마음이 갈라지고 부서질 것 같았으나 기도로 버텼다.

 

이희호의 신앙 안에서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은 하나로 만났다. 사회의 고통을 외면하고 개인의 기복에만 매달리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었다. 이희호에게 신앙은 자유, 정의,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를 찾으려는 싸움의 보이지 않는, 최후의 무기였다. 이희호가 남편의 목숨을 지켜달라고 하늘에 간구했던 것은 남편이 이 땅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하느님의 사업에 일꾼으로 동참하는 것이 남편이 할 일이었다. 그 신앙이 용기의 원천이었다. 김대중은 “용기는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대한 헌신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희호가 낸 용기야말로 ‘진리에 대한 헌신’, 곧 이희호 자신이 믿는 하느님의 뜻에 대한 헌신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희호의 용기는 용서로도 나타났다. 자신의 신앙이 가르치는 대로 이희호는 원수조차 용서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했다. 1977년 남편에게 쓴 편지에서 이희호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유학길에서 돌아와 
여성인권운동을 이끌던 이희호 
정치인 김대중을 만난 뒤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며

 

47년간 동행을 이어갔다 
지금도 매주 두번 묘소를 찾는다 
“당신, 하늘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해 힘써주세요” 

많은 이들이 이희호에 대해 
한결같음을 꼽는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그는 언제나 제자리를 지킨다”

 

“오직 악은 악으로 이길 수 없고 선으로만 이긴다는 것을 우리는 다 같이 알아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내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르거든 마실 것을 주라’고 가르친 이런 사랑을 생각하고 체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크리스천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것이니, 원수까지 사랑하는 아가페의 사랑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이 편지를 보낸 것은 남편이 유신정권의 폭압에 저항하다 5년형을 받고 서울에서 가장 먼 진주교도소 독방에 갇혀 있을 때였다. 수난의 한가운데서 용서를 이야기하려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희호는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남편이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직후에도 똑같이 기도했다.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들도 사랑해주시고 축복해주시옵소서.”

 

지난 2월 이희호 이사장이 고명섭 논설위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겨레> 집필진은 매주 한차례 서울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5층, 청와대 시절 그대로 옮겨 놓은 고 김대중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이희호가 보여준 이 용서의 정신은 김대중이 사형선고를 받는 자리에서 했던 유언과 하나로 연결돼 있다. 그때 김대중은 이렇게 말했다. “머지않아 반드시 민주주의가 회복될 것입니다. 나는 그걸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거든 먼저 죽어간 나를 위해서든, 또 다른 누구를 위해서든 정치적인 보복이 이 땅에서 다시는 행해지지 않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희호와 김대중이 공유한 용서는 신앙적 차원의 결단이고 신념이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이희호를 아는 사람들 가운데 여러 사람이 그를 생각하면 고린도전서의 이 구절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는 그 한결같음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많은 이들이 이희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바로 그 한결같음을 꼽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고난의 시절이나 영광의 시절이나 한결같다.”

 

그런 한결같음은 매주 두 번씩, 빠지지 않고 남편의 묘소를 찾는 데서도 드러난다. 이희호는 그런 한결같음으로 인간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모질고 강퍅한 시련의 현대사를 통과했다. 이희호가 걸은 길은 고난의 길이었고 믿음의 길이었다. 우리는 이제 이희호가 거쳐 온 그 세월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 어린 날의 이희호를 만나게 된다.

 

고명섭 논설위원 michael@hani.co.kr

 

인터뷰 녹취정리 유선희 인턴기자(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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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절 행사 본격화..북.일관계 험로


[주간북한동향] 3월 30일~4월 5일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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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6  00: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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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동렬이 사업하는 기계공장을 찾아 경비행기에 탑승, 시범비행을 했다고 1일 북한 매체가 전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김정은 동향>

□ 경제분야 : 전동렬 사업 기계공장(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동렬이 사업하는 기계공장을 현지지도, 해당 공장이 생산한 경비행기를 직접 탑승하며 시범비행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기계공장의 현대화를 강조하고 경비행기를 탑승한 뒤 "성능이 대단히 높다"고 만족을 표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 오금철 부총참모장, 리병철 당 제1부부장,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 홍영칠 당 기계공업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 군사분야 : 해군 제164군부대(4일)

김 제1위원장이 해군 제614군부대를 시찰했다고 4일 매체가 보도했다. 그는 함선종합훈련실을 둘러보며 "만능해병, 바다의 결사대로 튼튼히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동행했으며, 리용주 해군사령관, 허영춘 해군 정치위원이 영접했다.

 

   
▲ 제20차 태양절요리축전이 1일부터 3일까지 평양면옥에서 진행됐다. 50개단위 9백여 명이 참가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정치>

□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제7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30일 평양에서 열렸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함경북도 현지지도 40돌 기념보고회가 지난달 30일 함경북도에서 열렸다.

□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56차 전원회의, 조선직업총동맹 제78차 전원회의, 조선민주여성동맹 제70차 전원회의가 지난달 31일 평안남도 평성시와 평양에서 각각 개최됐다.

□ 지난해 4월 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행군 격려 1년동안 총 2천7백여 단체가 답사행군을 했다고 지난달 31일 매체가 보도했다.

□ 태양절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동상이 3일 나선시에 제막됐다. 김영남, 최룡해, 현영철 등이 참가했다.

□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정론을 통해 국산품 애용과 애국심 고취를 강조했다.

□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사설을 통해 기본단위를 창조하고 일반화할 것을 강조했다.

<남북관계>

□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지난달 31일 비망록을 발표, 한.미 동맹을 비난했다.

□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서기국 보도 제1088호를 발표,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에 남측이 동참한 것을 비난했다.

□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 간첩혐의로 억류 중인 남측 국민들을 거론하며 "추호도 용서치않고 무자비하게 처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조선직업총동맹이 3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 남측 노동계 투쟁에 지지의사를 보냈다.

□ 조선공무원 및 봉사일꾼직업동맹가 4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 남측 공무원노조의 공무원연금개정 반대 지지의사를 표했다.

□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논평을 통해 한.미연합군사연습 독수리 연습을 비난했다.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리진쥔 주북 중국 신임 대사(왼쪽)가 지난달 30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신임장을 봉정했다.[자료사진-통일뉴스]

 

<대외관계>

□ 조선대외문화연락협회가 지난달 30일 재일 총련 의장.부의장 압수수색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했다.

□ 북한 당국은 최근 발생한 재일총련 의장.부의장 압수수색과 관련, "이런 상태에서는 북일 정부간 대화도 할 수 없다"고 일본측에 2일 통지문을 보냈다.

□ 당 중앙위원회가 민주콩고재건 및 민주주의를 위한 인민당 창건 13돌 축전을 지난달 30일 보냈다.

□ 춤말리 사야손 라오스 총비서가 김정은 제1비서에게 당창건 60돌 축전에 대한 답전을 지난달 24일 보내왔다고 매체가 4일 보도했다.

□ 태양절을 맞아 러시아 아르세날-데웨유한책임공사 총사장과 잠비아 파제드기업회사 사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4일 선물을 보냈다.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조제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 앙골라 대통령에게 태풍피해에 대한 위로전문을 1일 보냈다.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무하마드 부하리 신임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2일 축전을 보냈다.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러시아 오호츠크해에서 발새한 대형냉동선 침몰사고에 3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위문전문을 보냈다.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에게 독립 55주년 축전을 4일 보냈다.

□ 박봉주 내각총리가 사아라 쿠우곤겔 나미비아 신임 총리에게 지난달 26일 축전을 보냈다고 1일 매체가 전했다.

□ 리수용 외무상은 러시아 오호츠크해에서 발생한 대형냉동선 침몰사고에 3일 세르게이 빅토르비치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상에게 위문전문을 보냈다.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만수대의사당에서 리진쥔 주북 중국 신임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술탄 살민 사이드 주북 카타르 신임 대사와 란시나 부아 코네 주북 말리 신임대사의 신임장을 받았다.

□ 로두철 내각부총리가 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를 만났다.

□ 리수용 외무상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와 술탄 살민 사이드 주북 카타르 신임대사를 2일 각각 만났다.

□ 리수용 외무상이 란시나 부아 코네 주북 말리공화국 신임 대사와 4일 만났다.

□ 베트남에서 진행된 국제의회동맹 제132차 총회에 참가한 최진수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의장을 단장으로 한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이 4일 평양으로 돌아왔다.

최진수 단장은 지난달 31일 회의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자연보호연맹은 오는 5월 뉴질랜드 미란다자연기금과 철새공동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2일 매체가 보도했다.

□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논평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대 러시아 제재를 비난했다.

□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미국의 무기수출을 비난했다.

□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일 논평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을 비난했다.

□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일 논평을 통해 미국의 사이버테러 북한소행 주장을 반박했다.

 

   
▲ 북한 2015학년도 개학식이 1일 진행됐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사회문화>

□ 조선장애어린이회복원이 지난달 30일 개교했다.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연맹 부위원장 등이 참가했다.

□ 북한 여자배구팀이 지난달 21일부터 29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린 VTV-빈 디엔 여자배구경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지난달 30일 매체가 전했다.

□ 국가과학원 기계공학연구소가 6MN수평관압출프레스를 지난달 30일 개발.제작했다.

□ 봉화화학공장 창립 40돌 기념보고회가 지난달 31일 열렸다. 리무영 내각 부총리 겸 화학공업상, 리만건 평안북도당위원회 책임비서 등이 참가했다.

□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총회을 열고 지난해 체육성과를 평가했다.

□ 국가우표발행국이 공동구호 관철 우표 1종을 지난달 31일 발행했다.

□ 세계물의날을 맞아 적십자 및 적반월회 대표단이 지난달 31일 평양남도 신양군 신양읍을 둘러봤다.

□ 북한이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 23살 선수권대회 조별예선에서 1위로 본선경기 참가자격을 얻었다.

□ 2015년도 새학기가 1일 시작됐다.

 

   
▲ 스마트폰용 온라인쇼핑몰. [자료사진-통일뉴스]
□ 북한에 온라인쇼핑몰인 '옥류'가 등장, 호평을 받고 있다고 1일 매체가 전했다.

 

□ 제20차 태양절요리축전이 1일부터 3일까지 평양면옥에서 진행됐다. 50개단위 9백여 명이 참가했다.

□ 태양절을 맞아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가 2일 평양체육관에서 개막했다. 김영훈 체육상이 개막사를 했으며, 압록강팀과 평양팀 남자배구경기가 진행됐다.

□ 태양절을 맞아 239명에게 국가학위직이 2일 수여됐다.

□ 국가과학원 중앙실험분석소가 최근 수십 종의 분석용 표준물질을 새로 개발했다고 2일 매체가 보도했다.

□ 인민보건법 채택 35년을 맞아 3일 북한 웹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는 '인민사랑의 법령'이라고 자랑했다.

□ 태양절을 맞아 지행될 제4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 포스터가 5일 공개됐다. 축전은 11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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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꼭 품은 부모 보며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현장]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 2일차... 1500명 빗속 행진

15.04.05 11:33l최종 업데이트 15.04.05 20:59l

 

 

[최종신 : 5일 오후 7시 15분] 
"해수부는 하수인, 주범은 청와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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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재욱엄마 "국민들 관심에 감사합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희생자 이재욱 학생의 어머니 홍영미 씨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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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영석 엄마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오영석 학생의 어머니 권미화 씨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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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 "세월호 유가족 힘내세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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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7시간 만에 16km를 걸어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행렬의 맨 앞에 아이의 영정을 든 '예은아빠'와 '찬호아빠'가 있었다. 광장에서 기다리던 500여 명의 시민들이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곳곳에서 "힘내세요", "잊지 않을게요", "미안합니다" 함성이 터졌다. 유가족들은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세종대왕상까지 걸어간 유가족들 한 두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은 번져나갔고 삭발한 엄마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영정 속 아이들은 웃고 있었다. 영정 아래로 '진실규명'이라고 쓰인 노란 띠가 묶여 있었다. 5일, 유가족의 1박2일 도보행진이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5천 촛불로 가득 채워진 세종대왕상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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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진실 침몰시키는 정부 규탄한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촛불과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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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시행령 폐기하라"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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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든 시민 "세월호 유가족 힘내세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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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에게 지지와 박수 보내는 시민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지지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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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무대 맨 앞쪽에는 영정을 목에 건 유가족 200명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 뒤로 주최측 추산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정부 시행령 폐기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로 세월호 침몰사고 355일째를 맞았지만, 1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거리에서 여전히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특별법을 구체화시킬 시행령 때문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종자 아홉명이 남았지만 정부는 세월호 인양에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마이크를 잡은 함세웅 신부는 "시행령에 따르면 범죄자로 지목된 해양수산부가 조사 책임을 진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 해수부는 하수인이고 청와대 최고 권력자이자 박정희의 딸인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 신부는 "자식의 영정을 가슴에 품으신 유가족들은 저희를 일깨워주는 스승"이라며 "우리의 안일함을 깨닫게 해주고 행동으로 나서게 했다, 유가족들을 따라서 시행령을 폐기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집회 사회를 맡은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바닥에 놓여 있던 '시행령 폐지하라'라는 플래카드를 뒤집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에서 봤을 때 정면으로 보이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청와대에서 보면 글자가 뒤집혀서 못 볼 것 같아요. 중앙에 딱 맞춰 주십시오. 거꾸로 있어서 폐기 못했다고 할 수 있잖아요. 조금이라도 삐뚤어지면 안 돼요. 구호를 외칠 때도 최대한 크게 해주십시오. 함성 작아서 못 들었다고 폐기 안 했다고 할 수 있어요." 

"여섯 살 아들이 말해요, 구하러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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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행진 나선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하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가족 뒤로 국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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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정 대신 들고 세월호 보도행진 합류한 정청래 의원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박2일 도보행진에 합류, 희생자 오영석 학생의 영정사진을 목에 걸고 광화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정 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농성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4일간 단식 농성 인연으로 알고 지낸 오영석 학생의 어머니 권미화를 대신해 영정을 들고 광화문광장까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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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걸어온 거리만큼 민주주의, 안전한 나라 가까워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으로 도보행진을 벌이자, 한 시민이 유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쓴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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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요구도 나왔다. 1박2일 동안 유가족들과 함께 행진한 안승혜(34)씨는 "걸으면서 다리, 무릎, 발목이 아팠다, 비도 내려서 투덜거렸다"면서 "비라도 맞을까봐 영정을 꼭 품은 부모들을 보면서 참을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안씨는 여섯 살 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소개했다. 

"제 아이가 파워레인저라는 만화를 좋아해요. 아직 차가운 물속에 형 누나들이 갇혀 있다고 얘기하면 제 아이는 파워레인저 가면을 쓰고 가서 구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여섯 살짜리 아이도 구해주러 간다고 하는데, 이 정부는 너무합니다. 그래서 저는 분노합니다. 엄마로서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싸우는 유가족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빚을 지지 않기 위해서 여기 계신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실종자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51)씨가 무대 앞에 섰다. 분노를 참기가 힘겨운지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아직 세월호 속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 세월호 속에는 아홉명의 가족이 있습니다. 그들은 외칩니다. 꺼내달라고. 그들은 외칩니다. 인양해 달라고. 그들은 외칩니다. 밝혀달라고. 정부가 약속했고, 대통령이 약속했습니다. 저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355일째입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끝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민중가수들이 공연으로 분위기를 북돋았다. <노래하는 나들>과 <우리나라>가 노래를 불렀다. <우리나라는>는 '화인'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인 도종환 시인의 시를 가사로 붙여 만든 곡이었다.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아픔이었다." 

[3신 : 5일 오후 4시 1분]
"물에 빠져 죽은 아이들, 비 맞게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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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정 젖을 걱정에 비닐 씌우고 도보행진 이어가는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역을 지나며 비가 내리는 굳은 날씨에 영정이 비에 젖지 않기 위해 비닐을 씌우고 가슴에 품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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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도보행진에 눈물 흘리는 시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으로 도보행진을 벌이자, 한 시민이 이들을 지켜본 뒤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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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죽음 앞에 돈 흔드는 모욕 중단하라' 세월호 유가족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1박2일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뒤쪽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지지하는 녹색당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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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보행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노란 우의를 입은 긴 행진대열이 5일 오후 3시 현재 서울 마포대교를 지나고 있다. 시민 참여가 늘어나면서 행진단은 1500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000명)으로 늘어났다. 

유가족들은 비를 맞으며 묵묵히 발걸음을 떼고 있다. 삭발에 참여한 단원고 희생자 고(故)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혜숙(47)씨는 "참사가 일어난 이후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유가족들 복장만 터지게 한 것"이라며 "1년이 지나도 여전한데 정부에게 기대를 할 수가 없다, 우리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故)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44)씨는 "삭발을 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말려서 못했다"며 "4월 16일까지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삭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00만 명 국민이 올바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서명했다, 정부는 유가족과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물에 빠져 죽은 아이의 얼굴에 비를 맞게 할 수 없어서 영정에 비닐을 씌웠다"면서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정부가 이럴 수는 없다, 유가족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신 : 5일 낮 12시 49분]
늘어나는 시민들 "집에서 뭐하냐,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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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째 세월호 도보행진 이어가는 유가족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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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걸음 멈추고 세월호 유가족 응원하는 시민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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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힘내세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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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뭐하냐, 서울시민들 거리로 나와라" 

1박2일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에 합류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500여 명으로 출발한 행진단은 5일 오후 1시 현재 700여 명으로 늘어났다. 행진단 길이만 500여 미터로 행진단 꼬리가 길어지고 있다. 이들은 광명에서 서울 구로구를 지나 영등포구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정오를 지나자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주민 형복순(50)씨는 아들, 딸과 함께 팔짱을 끼고 걸었다. 형씨는 "유가족들이 언제 보상해달라고 했나, 진상규명을 먼저 한 다음에 보상 얘기를 해도 늦지 않다"며 "찢어지는 유가족들 마음에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구로동 주민인 김영호(44)씨는 아홉 살 딸과 손을 잡았다. 김씨는 "행진단이 집 앞을 지난다는 소식을 듣고 씻지도 않고 집에서 나왔다"며 "서울 시민 여러분, 집에서 뭐하냐, 나와서 유가족들과 함께 걷자"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같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온전한 세월호 인양', '재방방지·안전사회 건설' 문구가 적힌 리본을 단 시민들은 "시행령을 폐지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신도림 역 앞 횡단보도에 선 20여 명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유가족들을 격려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1신 : 5일 오전 11시 33분] 
"숨 죽이지 않겠다"... 형제자매도 시행령 철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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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내 동생이 보고 싶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1박2일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한 유가족 학생이 '내 동생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목에 걸고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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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진실을 인양해 주세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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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행진 나선 유가족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하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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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자꾸 잊으라고, 그만하라고 합니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은 도저히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만하라 하지 마세요. 가치를 매길 수 없이 사랑스럽고 빛났던 그들을 절대로 돈으로 계산하려 하지 마세요."

세월호 사고로 동생 고(故) 남지현양(단원고)을 잃은 남서현씨가 동생 영정 앞에 섰다. 남씨는 "아직도 그 아이의 목소리, 웃음소리 숨소리까지 생생하다, 너무 보고 싶다"며 울먹였다. 이어 그는 "매일 밤 잊지 않기 위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기억해 낸다"며 "우리 나라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씨 뒤로 '진실을 향한 걸음, 우리 함께 해요'라는 피켓이 눈에 띄었다. 

남씨 앞에 앉은 세월호 유가족 200여 명이 박수를 쳤다. 머리를 삭발한 부모들은 노란 손수건으로 머리를 감쌌다. 손수건에는 '실종자가 돌아올 때까지, 진실에 닿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5일 오전 '1박2일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이 하룻밤을 묵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체육관에서다(관련기사: 정봉주도 삭발 동참 "뭐라도 도우려고...").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 73명, 시행령 철회 성명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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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로 형제자매를 잃은 73명은 5일 오전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세월호 시행령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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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로 형제자매를 잃은 73명은 이날 오전, 세월호 시행령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지난해 4월 16일 이후 형제자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간절히 바랐다"며 "수많은 악플과 유언비어, 비난에도 우리는 조용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숨죽이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엄마 아빠들의 동료가 돼 진실에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 특별법 시행령 전면 폐지 ▲ 언론의 진실보도 ▲ 안전사회 건설 ▲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지난달 27일 해양수산부(장관 유기준)는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아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세월호 특위는 입법예고를 특위 무력화 시도라고 규정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해 왔다(관련기사: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 박 대통령, 진실이었나?").

이 자리에서 단원고 희생자 고 이영만군의 형, 이영수씨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이후 우리는 아빠, 엄마의 삭발식을 보게 됐다"며 "우리가 살아가야할 세상이 왜 이렇게 잔인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씨는 "부모님들께 걱정이 될까, 조심스러워 모든 상황에 숨죽이고 있던 형제자매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우리는 지금부터 공식적으로 전면에 나선다"고 밝혔다.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씨는 "더 이상 세월호 인양을 미루지 말라"면서 "실종자 가족에게도 형제자매들이 있다, 그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남씨는 "대통령님, 마지막 한 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던 약속을 지켜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형제자매들이 부모 뒤를 이어 참사의 진상을 밝혀내겠다니 기특하지만 한편으로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부모로서 너무 고통스럽지만 우리가 짊어져야할 짐으로 감내하자"고 말했다. 

도보행진단 오후 1시 여의도 집결, 오후 5시 광화문 촛불집회

기자회견 직후인 오전 10시부터 유가족들은 영정을 목에 걸고 발걸음을 뗐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자 유족들은 영정에 비닐을 씌었다. 유가족들은 노란 우의를 입고, 노란 우산을 들고 서울로 향했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을 출발한 도보행진단 500여 명은 오후 1시경 서울 여의도공원에 도착한다. 간단히 점심을 먹은 뒤 오후 2시 국회에 도착해 시행령 폐지를 요구하는 함성을 외칠 예정이다. 이후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촛불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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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도 삭발 동참 "뭐라도 도우려고..."

 

빗속 25km 8시간 행진, 광명 도착해 휴식.... 5일 대규모 촛불문화제

15.04.04 12:12l최종 업데이트 15.04.04 22:1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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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짓는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들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아이들의 영정을 받아들고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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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정 품에 안고 시작하는 도보행진 세월호 유가족들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출발해 서울 광화문광장까지 향하는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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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영정 든 예원이, 엄마 삭발에 눈물 고 김동혁군의 동생 예원양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앞서 삭발을 하는 엄마 김성실씨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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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머리 삭발에 흘러 내리는 눈물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앞서 한 세월호 유가족이 삭발식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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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4일 밤 9시 20분] 

예정보다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계획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진상규명 가로막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온전한 인양 결정 촉구를 위한 시민 가족 도보행진단'은 4일 오후 8시 첫째날 숙소인 광명 장애인종합복지관에 도착했다. 

참사 이후 여러 번의 도보행진에 익숙해졌는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비 속에서도 세월호 가족들의 걸음 속도는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행진단은 이날 약 25km 거리를 약 8시간 동안 꼬박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특히 마지막 2시간은 전혀 휴식 없이 걸었기 때문에 시민 참가자들의 대열이 조금씩 뒤로 처졌고 오후 7시가 넘어서자 시민 참가자 중에서 낙오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광명 시내를 통과하는 행진단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행진단이 든 피켓을 보고 "어머, 아직도 아홉명을 못 찾았구나"라며 놀라는 이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그동안 TV에서 못 봐서 실종자는 다 찾은줄 알았다"며 "보상금을 몇 억 준다고 늇스에 나온 건 봤는데 실종자 문제도 다 해결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도보 행진단을 보고 "이게 뭐냐"고 묻는 어린 아이에게 "사고 나서 아직 못 찾은 사람 찾아달라고 하는 거야"라고 가르쳐 주는 엄마도 있었다. 

숙소에 도착한 행진단은 곧바로 저녁 식사를 하고 짧게 소감을 나눈 뒤 잠자리에 들 예정이다. 

행진 2일차인 5일 오전 9시 30분 단원고 희생자의 형제자매들이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행진단은 오전 10시 광명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행진을 시작, 서울에 입성한 뒤 11시경 가리봉오거리·구로시장, 오후 12시 40분 신도림역, 오후 1시 40분 여의도공원에 도착에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이후 공덕오거리와 충정로를 거쳐 오후 3시경 광화문에 도착하는 행진단은 각종 사회단체와 함께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세월호 인양 결정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연다. 각종 단체들이 문화제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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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발 동참하는 정봉주 전 의원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앞서 정봉주 전 의원이 동참하는 의미로 함께 삭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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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4일 오후 5시 40분] 
딸기와 손피켓, 응원하는 시민들 

세월호 참사 직후의 도보행진 때만큼은 아니지만 4일 도보행진에도 시민들의 응원과 합류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화물 트럭과 함께 탑승했다가 화를 면한 화물기사들도 이번 도보행진에 함께 하고 있다. 최은수씨 등 6명은 25톤 트레일러에 "우리도 피해자다!"라고 쓴 현수막을 걸고 행진 후미에 동참하고 있다. 

최씨는 "화물과 트럭을 수장당했지만 아무런 보상을 못받고 생계가 막막하다"며 "말 그대로 우리도 피해자 입장에서 나왔다. 세월호 즉각 인양 주장에 전적으로 동조한다"고 말했다. 최씨 등 세월호 참사 피해 화물기사 11명은 5일 도보행진과 광화문 집회에도 합류할 계획이다. 

행진하는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 딸기를 내놓은 농민도 있었다. 강석철씨 등 '시흥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모임' 회원 5명은 시흥시 목감IC주유소 앞에 테이블을 내놓고 일회용 컵에 담은 딸기 200컵을 행진대열에 나눠졌다. 

강씨는 "인근에 유기농 딸기를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오늘 세월호 가족들 행진이 지나간다는 말을 듣고 딸기를 좀 갖다주라고 부탁하셨다"며 "가족분들만 행진하는줄 알았는데 같이 행진하는 시민들이 많아 딸기가 턱없이 모자랐다"고 밝혔다. 

시흥시 목감IC를 지나 도보행진 반대편 갓길에 차를 세운 한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행진단에 인사를 하며 동조를 표시했고, 다른 운전자는 박달삼거리주유소 앞에서 "세월호 그 후 1년 이젠 돈보다 생명입니다"라고 쓴 손 피켓을 들었다. 이를 본 도보행진단은 환호로 답했다. 

참여 시민 "세월호도 결국 돈의 논리로 왜곡될까 우려" 

이날 행진에 동참한 시민들에게선 세월호 문제가 왜곡되고 있고 참사 초기 때 같은 공감을 상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났다. 

대안학교 교사는 남기웅씨는 이날 아기를 안고 부인과 함께 도보행진을 함께 했다. 남씨는 "평소에도 기회가 되는대로 세월호 관련 활동에 참여하고는 있었다"면서 "최근엔 이 문제도 돈의 논리로 왜곡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세월호 관련 수업을 한 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학교 주변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그런데 상가번영회에서 '노란 리본을 달면 세월호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상권이 죽게 된다. 떼달라'고 요청하더니 결국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달아놓은 리본을 떼버렸다"며 "결국엔 돈의 문제로 굴러가서, 이제는 세월호를 잊자고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행진 중간에 빗방울이 굵어져도 아랑곳 없이 도보행진을 하던 중학생들도 어른들이 마음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걸 우려했다. 중2인 이규헌 양은 "누구탓인지 가리기 전에 일단 세월호를 인양은 해야하지 않겠냐"며 "인양을 하고 실종자부터 찾아야 누구 탓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란히 걷던 중1 조수민양은 "정부가 피해자의 얘길 들어주면서 해야지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하는 건 안 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양은 다시 "이젠 사람들이 세월호 문제는 유가족이 다 알아서 하겠지 하면서 처음에 가졌던 관심을 거둬 들인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조양은 "아직까지 자기 일이 안 돼 봐서 그러는 것"이라며 "한 할아버지가 '8억 받았으면 됐지 또 뭘 더 받으려고 그러느냐'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고 했다. 조양은 "가족이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는 알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 그래서 우리는 행진한다"고 말했다. 

[2신 : 4일 오후 3시 5분]
삭발 행진 정봉주 "뭐라도 도우려고 깎았다" 

오후 2시 현재 개나리가 핀 도로 옆을 영정을 든 세월호 가족들이 앞서 행진하고, 노란 풍선과 플래카드를 두른 시민들이 뒤따르고 있다. 도보행진단은 1000명이 조금 넘는 규모다. 

행진단이 지나는 안산 시내 도로의 운전자들은 도보행진으로 인한 통제에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불편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휴일 오전이라 시내는 대체로 한산했지만 시민들도 길가에 서서 행진단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행진단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행진단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몇 명씩 그룹을 이뤄 자체 제작한 플래카드를 몸에 두르거나 들고 합류하는 이들이 가끔씩 눈에 띈다.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 앞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삭발한 뒤, '특별법 시행령 폐기' 노란 머리띠를 두르고 걷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은 "광화문 삭발식 소식을 뒤늦게 들었고 마침 다른 일이 있어 참석할 수 없었다"며 "뭐라도 도울 수 있는 게 있나 생각했는데 나도 삭발하는 것 밖에 없더라"고 삭발 및 행진 동참 계기를 밝혔다.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출발, 약 2시간을 걸어 오후 12시 35분 경 부곡종합사회복지관에 도착한 세월호 도보행진단은 점심밥을 먹었다. 메뉴는 계란후라이가 든 나물비빔밥에 된장국. 영정을 한데 모은 유가족들은 삼삼오오 풀밭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행진단은 오후 1시 30분부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영정을 안고 걷는 가족들의 시선이 일제히 향한 곳은 희생자들이 상당수 안장돼 있는 부곡동 공설공원(하늘공원)이었다.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은 하늘공원을 지나치면서 "얘들아 미안하다. 엄마아빠가 꼭 진실을 밝혀줄게", "우리들이 함께 꼭 진실을 밝혀줄게"라고 외쳤다. 

[1신 : 4일 오후 12시 12분]
"배 안에 9명 있는데, 인양 않고 추념공원 만들자고?"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 돼 가는 상황에서 희생자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이 또 삭발을 하고 도보 행진에 나섰다. 조사권이 보장되지 않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즉각 인양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세월호 가족들은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 모신 영정사진 150여 개를 내렸다. 세월호 가족들은 이곳에서 서울 광화문 농성장까지 1박 2일 걸어서 행진하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행진에 앞서 유가족들은 삭발을 했다.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등 시민과 세월호 국민대책위 관계자도 삭발에 동참했다. 이날 머리카락을 자르고 노란 머리띠를 맨 '동혁엄마' 김성실씨는 "유가족이 이제 어떻게 달라지는지 똑독히 보라"며 "우린 이젠 절대 멈출 수 없는 엄마 아빠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린 이젠 절대 멈출 수 없는 엄마 아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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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품에 다시 안긴 영정 속에 딸 한 세월호 유가족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출발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서 한 유가족이 딸의 영정을 품에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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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야 우리 딸' 한 세월호 유가족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을 하기 위해 딸의 영정사진을 받아 들고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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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정 받아들자 눈물이 흐르는 성복이 아빠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앞서 고 박성복군의 아버지 박창국씨가 자식의 영정을 받아 들자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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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자식 죽어 돈 받으니 대박났다'고 한 사람들, 당신들이 이 자리에 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나섰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삭발을 한 가족들은 "대통령님 약속을 지키십시오.", "실종자들 뼛조각이라도 만지게 해주십시오"라고 절규하며 눈물을 흘렸다. 

'찬호아빠'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정부는 특위 조사인원을 대폭 줄이고 공무원이 대부분인 특별법 시행령으로 세월호 조사특위의 조사권을 무기력화하고 일방적으로 배보상액을 발표하면서 유가족 앞에 돈을 쥐고 흔드는 반인간적 행태로 세월호 가족들을 내몰고 있다"며 "피해자 가족으로 사는 것, 힘없는 아빠로 사는 자신이 너무 원통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의 인양을 통한 완전한 사고 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답변을 받으러 간다"며 "정부가 하지 않으면 가족이 앞장서겠다. 국민 여러분들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진에 앞서 세월호 가족들은 다함께 "김진태 이 X새끼야!"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인양 반대 입장을 밝히며 "괜히 사람만 또 다칩니다. 대신 사고해역을 추념공원으로 만듭시다.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겁니다"라고 올렸다.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김진태 얘길 안 할 수가 없다. 배 안에 아홉 명이 있는데 추념공원을 만들자는 거냐"며 "아이들을 가슴에 묻는다는 건 평생 죽을 때까지 처절한 고통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유족들 "김진태, 이 X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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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정 바라보는 유가족 한 세월호 유가족이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행진에 앞서 단원고 희생자들의 여정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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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위원장이 앞장서 "김진태, 이 X새끼야 네 자식 잃고 너나 그렇게 살어!"라고 외치자 다른 유가족들도 하나같이 "김진태, 이 X새끼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가족들은 김 의원에 대해 욕설을 한 내용을 꼭 보도해달라고 취재진에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이전과는 다르게 영정 사진이나 가족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절박함이다. 

세월호 가족들의 행진은 오전 10시 30분 경 시작됐다. 영정 150여구를 안은 세월호 가족 300여 명과 시민들 1000여 명은 "진상규명 가로막는 시행령을 폐기하라", "유족 앞에 돈 흔드는 모욕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전 11시 25분 현재 안산시청 앞을 지나고 있다. 

도보행진은 안산 부곡동공원에 도착해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2시 반 목감사거리 오후 4시 박달주유소, 오후 5시 덕안주유소 오후 6시 광명시민체육관, 오후 7시반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 도착 하루 밤을 자고 이튿날 10시 서울 광화문을 향해 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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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출마로 야권이 불리하다고? 그 거짓을 증명한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4/05 08:00
  • 수정일
    2015/04/05 08:0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현명한 유권자는 이런 보이지 않는 손들의 작전에 놀아나면 안 된다
 
임두만 | 2015-04-03 19:06:2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4.29재보선에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면서 작금 언론이든 정치평론가든 심지어 일반 국민들이든 모든 비난의 화살이 정동영을 향하고 있다. 야권이 다 합해서 대항해도 선거를 이기기가 힘든데 정동영이 1여 다야의 선거판을 만들어서 여권을 돕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면 정말 정동영이 출진하므로 새누리당 후보가 유리하고 새정연 후보가 불리할까? 그 답으로 여기에 참고 자료를 몇 개 올린다.

2008년 18대 총선은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당시 서울 전체 47개 선거구 중 한나라당은 40개를 휩쓸고, 현 새정연 그룹, 즉 당시 민주통합당이 살아남은 선거구는 7개였다. 그리고 이 7개 선거구 가운데 하나가 관악을이다. 개표결과는 민주당 김희철 43,235표, 한나라당 김철수 38,618표 민주노동당 엄윤섭 2,264표 진보신당 신장식 7,247표 평화통일가정당 오영재 595표, 무소속 임충섭 1104표로 민주당 김희철 후보의 당선이었다.

후보 분포도는 현 야권진영이 민주당 김희철, 민노당 엄윤섭, 진보신당 신장식에 열린우리당 재건을 주장한 무소속 임충섭 후보까지 4명, 극심한 분열상태였다. 그러나 김희철 외 야권3후보가 10,615표를 획득했음에도 민주당 김희철 후보의 당선에 어떤 영향도 없었다.

반면 현 새누리당 진영으로 볼 수 있는 여권은 김철수 단일후보나 마찬가지였다. 통일교신당인 평화통일가정당 오영재 후보가 나왔지만 총 595표라는 당락에 상관없는 득표였다. 그래도 김희철이 이겼다. 이에 대한 답은 “우리 유권자들은 찍을 사람을 찍는다”이다.

즉 정치세력이나 후보가 득표력이 있으면 이기는 것이고 득표력이 없으면 진다. 때문에 현재 관악을에서 새정연 정태호 후보가 고전하는 것은 야권후보의 난립 때문이 아니다. 새정치연합이란 정당, 정태호란 후보가 이길 수 있는 득표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예를 2008년 선거 결과 몇 군데만 인용한다.

특히 당시 한나라당은 이명박의 힘을 믿고 박근혜파인 친박계를 말살하는 공천을 했다하여 극한 내분이 있었으며 이에 친박계 일부가 친박연대로 떨어져 나왔다. 또 정통보수를 주장한 이회창 세력이 김종필의 자민련을 모태로 한 충청권 기반 자유선진당으로 출진했다. 즉 보수진영은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통일교신당(평화통일가정당) 등 4개의 정당이 후보를 냈다.

물론 현 야권인 중도 진보진영 또한 민주통합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4개의 정당이 후보를 냈다. 그리고 결과부터 말하면 당시 선거는 한나라당이 압승을 했다. 서울은 전체 47개 선거구 중 한나라당이 40석을 석권했으며 민주당은 7석만을 얻었다. 그러면 왜 이처럼 한나라당이 압승을 했을까? 야권이 분열해서? 전술했지만 여권도 극심하게 분열했다. 그래서 분열과는 상관이 없다. 직전 여당인 민주당의 심판선거였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에서 여야 일대일에 근접한 선거구는 성동을구다. 한나라당 김동성, 민주당 임종석 평화통일가정당 한종대 등 3인이 출마했다. 개표결과는 민주당 임종석 26,718 한나라당 김동성 29,533 평화통일가정당 한용대 997표로 약 3,000표에 가까운 표차로 한나라당 김동성이 당선되었다.

인접 지역구인 성동갑도 비슷하다. 민주당 최재천 28,794표, 한나라당 진수희 33,455표, 민주노동당 최창준 2,152표, 평화통일가정당 정일권 784표…,민주당 최재천 후보와 민노당 최창준 후보가 얻은 표의 합은 30,946표, 따라서 둘이 합했어도 한나라당 진수희 후보가 얻은 33,455표에 미치지 못했다. 야권 분열로 인한 어부지리로 진수희가 당선된 것은 아니다.

광진갑은 반대다. 보수진영에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출진하고 현 야권은 민주당 후보만 출진했다. 한나라당계가 분열하고 민주당계가 당일후보였으나 결과는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었다. 개표결과 민주당 임동순22,123표 한나라당 권택기 33,255표, 자유선진당 김준교 4,425표 평화통일가정당 김영준 2,034표…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평화통일가정당 등 보수진영 3당의 후보가 출진했는데 현 야권 단일후보인 민주당 임동순 후보가 힘도 써보지 못하고 낙선했다.

후보의 차이는 송파병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개표결과 민주당 김성순 40,623표, 한나라당 이계경 38,397표, 자유선진당 이재권 3,086표 민주노동당 김현종 2,279표, 창조한국당 안명순 1,438표 평화통일가정당 성환부 675표였다. 현 야권으로 분류하면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3당 난립이고, 현 여권은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평화통일가정당 등 3당 난립이다. 그래도 민주당 김성순 후보의 당선과 한나라당 이계경 후보의 낙선에 어떤 영향력도 끼치지 못했다.

 추미애가 당선된 광진을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추미애 34,854표, 한나라당 박명환 24,914표, 자유선진당 김홍준 1,512표, 민주노동당 이중원 1,705표, 친박연대 전지명 4,514표, 평화통일가정당 김정호 450표… 이 결과로 보면 한나라당 지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3당 후보의 합이 추미애 득표수에 미치지 못하므로 후보의 난립과 추미애의 당선이나 박명환의 낙선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이런 실체적 진실은 지난 해 7.30재보선에서 더 극명하다.

지난 해 7.30재보선에서 새정연과 후보 단일화를 했음에도 서울 동작을의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37,382표를 얻어 38,311표를 얻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게 석패했다. 그런데 만약 1,076표를 얻은 노동당의 김종철 후보의 표까지 흡수했다면 38,458표를 얻는 것으로 나타나므로 나경원 후보에게 147표를 이기는, 계산상으로 승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후보단일화 바람이 거셌음에도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완주했다는 것은 김종철이 출진하지 않았을 경우 그게게 투표할 유권자는 기권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시 노회찬의 낙선 또한 노회찬 자체의 득표력 미비라고 해야 한다.

수원을은 새누리당 정미경 34,937표, 새정연 백혜련 23,964표, 통합진보당 윤경선 3,049표, 정의당 박석종 774표였다. 여기서 새정연 통진당 정의당을 다 합해도 새누리당 정미경의 득표에 7,150표나 뒤진다. 수원병은 새누리당 김용남 32,810표, 새정연 손학규 27,979 통합진보당 임미숙 580표다. 통진당 후보의 출마와 손학규의 낙선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그에 대한 답은 수원정의 선거결과가 알려준다. 수원정은 새누리당 임태희 34,239표, 새정연 박광온 39,461표, 통합진보당 김식 700표, 노동당 정진우 510표로 통진당과 노동당이 출진, 1여 다야임에도 새정연 박광온이 너끈히 이겼다. 그리고 당시 투표율은 수원을 27.2%, 수원병 30.83%, 수원정 31.1%였으므로 수원병과 수원정의 투표율은 거의 차이가 없다. 따라서 낮은 투표율 때문에 여권이 이기고 야당이 분열해서 여권이 이기고 등의 변명은 부질없다는 말도 된다.

결국 정동영 출마나 천정배의 출마 등에 대고 야권분열 노래를 부르는 현 새정연의 모든 언론플레이는 선거에 패한 뒤에 자기들 잘못이 아니라 타인 잘못이라는 이유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극명한 결과로 보여주는 교훈은 어떻든 모든 선거에서 후보의 당락의 책임은 후보를 낸 정당과 출마한 후보에게 있다는 것이 확실히 증명된다.

따라서 지금 새정연이나 그에 오도되어 기사를 써내는 언론사 기자들은 이런 점을 조금이라도 참고한다면 그 같은 소리들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모두 합세하여 정동영 죽이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래서다. 현명한 유권자는 이런 보이지 않는 손들의 바보 만들기의 작전에 놀아나면 안 된다. 정동영은 죽여야 할 죄인이 아니며 야권후보의 난립이 여권에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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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되면 한-일 원산지 논쟁, 벚꽃에게 물어봐!

 
조홍섭 2015. 04. 03
조회수 1734 추천수 0
 

제주 왕벚나무는 야생종, 일본 벚나무는 재배종이어서 한국이 원산?

각각의 기원도 모르는데 원산지 단정은 섣불러, 학계와 언론도 책임

 

05279597_R_0.jpg» 진해 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시가지의 벚꽃 모습. 벚꽃전선은 현재 중부 지방까지 북상했다. 이 벚꽃은 모두 일본에서 개량한 재배종 왕벚꽃이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교토의 벚꽃도, 워싱턴 포토맥 강변의 벚꽃도 한국산”
 
한·일 관계가 차갑게 식은 해마다 어김없이 이런 종류의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독도문제가 뜨겁던 2011년에도, 위안부 문제가 불거진 올해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등 세계적으로 가로수와 공원에 많이 심는 벚나무(엄밀하게는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한라산이고 이것이 일본을 비롯해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주장은 1960년대부터 나왔다.

 

박만규2.jpg» 한라산에서의 자생 왕벚나무 탐사를 앞두고 박만규 국립과학관장이 <동아일보>에 한국이 벚나무의 기원임을 주장하는 글을 실었다. 사진=네이버 기사 라이브러리

 
우리나라 식물분류학계 원로였던 박만규 전 고대 교수(당시 국립과학관장)는 <동아일보> 1962년 4월17일치에 “벚꽃은 우리꽃-한라산이 원산지”란 제목의 긴 칼럼을 썼다. 그는 이 글에서 “왕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에서 출생하여 일본으로 건너가서 그들에게 총애를 받았고 미국에까지 시집을 가서 귀염을 받고 있다.”라며 1908년 프랑스 신부 타케와 1932년 일본인 학자 고이즈미가 한라산에서 왕벚나무를 채집해 자생지를 확인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아쉽다면 한국인이 직접 왕벚나무 자생지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그해 박씨가 이끈 한라산 답사대는 왕벚나무 3그루를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다.

 

che1.jpg» 한라산 중턱에 자생하는 왕벚나무의 모습. 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현재까지 발견된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는 약 200그루에 이른다. 이처럼 반세기 넘게 ‘제주 원산지론’을 주장해 왔고 적지않은 증거까지 제시했는데도 이 논쟁이 끝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거기에는 다른 종류의 벚나무가 쉽게 교잡을 하는 벚나무 무리의 생물학적 특성과 함께, 과학적인 규명은 소홀히 한 채 목소리만 높인 학계와 정부·언론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벚나무 속에는 살구, 아몬드, 버찌 등 중요한 농작물을 포함해 200종 이상이 있다. 커다란 꽃을 잎이 나기 전에 일시에 흐드러지게 피우는 왕벚나무는 그 가운데 하나다.

 

che3.jpg» 1912년 도쿄 시장이 미국과 일본의 우호를 기념해 기증한 3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토대가 된 미국 워싱턴 디시의 포토맥 강변 벚나무숲. 사진=Matthew G. Bisanz, 위키미디어 코먼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를 보면, 벚나무속 식물이 다양한 종으로 분화해 세계 각지로 퍼진 기원지는 동아시아로 그 시기는 5800만년 전이다. 중국 산동성에서 현재의 왕벚나무와 유사한 화석도 발견됐다. 한·중·일에는 현재도 벚나무 속의 다양한 식물이 자생해 이 지역이 원산지임을 보여준다.
 
벚나무는 서로 다른 종이 자연적으로 또는 인위적으로 교잡을 해 새로운 종이 되기도 한다. 일본은 한국 기원설에 맞서 왕벚나무의 자생지를 찾기 위해 전국을 구석구석 뒤졌지만 실패했다.

 

Japanexperterna.se.jpg» 벚꽃놀이를 즐기는 교토 시민들. 일본의 재배종 왕벚나무인 소메이 요시노 종은 1700년대 초반부터 도쿄에서 재배되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Japanexperterna.se, 위키미디어 코먼스
 
일본의 왕벚나무는 사람이 교잡해 만든 재배종이다. 여의도와 진해를 포함해 우리나라에서 벚꽃축제의 주인공은 모두 일본이 원예종으로 만든 왕벚나무이다.
 
반면 한라산의 왕벚나무는 야생종이다. 일본과 한국의 왕벚나무가 형태는 같은데 자생지가 한라산에만 있다면, 제주의 왕벚나무는 일본 왕벚나무의 원조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단순논리는 과학적으로 많은 허점을 지닌다. 
 
무엇보다 비교 대상인 두 왕벚나무의 정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비교해 봐야 의미가 없다.

 

che2.jpg» 미국 워싱턴 대학의 왕벚나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일제 강점기인 1943년 임시정부 수립 25돌을 기념하고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강조하기 위해 심은 4그루의 왕벚나무 가운데 하나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한라산 왕벚나무의 정확한 기원은 아직 모른다. 일본 왕벚나무도 올벚나무와 일본 이즈반도 고유종인 오오시마벚나무를 수백년 전 교잡시켜 만든 종이라는 것이 유력한 가설이지만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다른 종이 각각 독립적으로 비슷한 형태의 종으로 진화하는 ‘수렴진화’가 식물에서 흔하게 벌어진다. 따라서 한국 것이 일본에 갔는지, 아니면 두 나라에서 각각 탄생했는지 섣불리 결론 내릴 단계는 아닌 것이다. 
  

800px-Chidorigafuchi_sakura.jpg» 도쿄 일본 왕궁의 왕벚나무. 재배종만 있는 일본에선 수백년 동안 품종개량에 힘을 쏟은 반면 자생종을 보유한 우리나라에선 소모적인 원산지 논쟁만 했을 뿐 실질적인 품종개량은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한라산 야생 왕벚나무의 탄생 기원이 제대로 규명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다. 조명숙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생과 김승철 교수는 지난해 11월 권위 있는 <미국 식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서 제주 왕벚나무가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를 부계로 하는 자연잡종으로 탄생했음을 핵 유전자와 엽록체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이로써 제주의 왕벚나무가 일본에서 왔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또, 연구자들은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주의 왕벚나무가 일본으로 건너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라산 왕벚나무의 부계가 정확히 어떤 종인지, 또 일본 왕벚나무의 부모 종은 어디서 기원했는지를 밝히는 좀 더 해상도 높은 분자 마커를 활용해야 하는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그 결과가 나오면 한국과 일본 왕벚나무에서 어떤 부모종이 어떻게 잡종을 이뤘는지가 밝혀지고, 벚나무 원산지 논쟁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한국과 일본 왕벚나무가 같은지 다른지에만 치중했지 아직까지 한 번도 일본 왕벚나무의 부모 종을 포함한 연구를 하지 않았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 “과학적인 규명과 검증은 소홀한데 언론의 선정적 보도만 넘친다.”라고 꼬집었다.
 
원산지 규명 이전에 일본이 왕벚나무를 세계적 원예종으로 개발하는 동안 우리는 뭐 했느냐는 장진성 서울대 산림과학과 교수의 지적도 가슴에 와 닿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관련 기사누구를 위해 벚꽃은 피는가? - 원산지 논쟁을 보며
 
■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기

 

왕벚나무의 제주 기원과 관련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는 분을 위해 <미국 식물분류학회지>에 최근 논문을 게재한 김승철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교수와의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가능한 원문 그대로 간추려 소개한다.


▶관련 논문 원문 정보: Myong-Suk Cho , Chan-Soo Kim, Seon-Hee Kim, Ted Oh Kim, Kyoung-In Heo, Jumin Jun, Seung-Chul Kim, Molecular and morphological data reveal hybrid origin of wild Prunus yedoensis (Rosaceae) from Jeju Island, Korea: implications for the origin of the flowering cherry, American Journal of Botany, 2014 Nov;101(11):1976-86. doi: 10.3732/ajb.1400318. 


-논문에서 벚나무속에 250종이나 있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종이 다양한 이유는 뭔지요. 또 벚나무속이 기원한 곳은 어디인가요. 히말라야와 중국 남서부라는 얘기가 있던데, 어떻게 동아시아까지 오게 됐나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의 논문에서 벚나무속은 5800만년 전 동아시아에서 기원했다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벚나무가 다양한 종으로 분화한 배경의 에오세 전반의 지구 온난화와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충돌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Chin et al., 2014). 특히, 기후변화가 종 분화의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분자시계와 생물지리학적 분석을 통해 지질학적 시간과 기원지를 규명할 수 있고, 화석 자료가 특히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아래는 문헌 정보입니다.
 
Siew-Wai Chin, Joey Shaw, Rosemarie Haberle, Jun Wend, Dan Potter, Diversification of almonds, peaches, plums and cherries . Molecular systematics and biogeographic history of Prunus (Rosaceae), Molecular Phylogenetics and Evolution, 76 (2014) 34-48,http://dx.doi.org/10.1016/j.ympev.2014.02.024
  
  
-논문의 가장 중요한 결론은 왕벚나무가 잡종 기원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것인데요. 그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그 동안에는 잡종이라고 보지 않았었는지요.
  
=제주도에 분포하는 왕벚나무는 제주도에서 분포하는 부모 종들로부터 기원된 “자연 잡종” 기원임을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지금까지 형태, 화분, 단백질, 분자 마커 데이터 등을 이용한 여러 가설이 있었지만 어떤 논문도 확증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단지 가설이거나 불충분한 결론을 냈을 뿐입니다. 저희는 부계와 모계 유전을 하는 핵 유전자와 모계유전을 하는 엽록체를 통해 왕벚나무가 잡종 분화(hybrid speciation) 했음을 규명했습니다. 식물의 종 분화에서 잡종기원(reticulate evolution or hybrid speciation)은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잡종 기원이라 해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꽃이 피는 식물의 약 70% 정도에서 한때 교잡 또는 유전자 복제(genome doubling)가 일어났다고 봅니다. 중요한 종 분화 메커니즘의 하나입니다.
  
한국에서 연구된 이전의 분자 마커 데이터 논문들은 정확한 분자 계통학적 이해의 부족과, 재현성 부족으로 인해 어떤 결론도 도출할 수 없었습니다. 잡종기원을 테스트하지도 않았고, 또한 그렇게 분석할 수 있는 방법적, 분석력도 부족했고요. 아쉽게도 언론에 많이 보도된 많은 연구결과들이 과학적 데이터로 뒷받침된 것은 아닙니다. 이상하게도 이제까지 연구의 초점이 제주 왕벚과 일본 왕벚의 기원에만 맞춰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저널에 한반도 왕벚나무의 기원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여러 가지 검증을 했습니다. 식물의 진화 역사는 유전자에 잘 남아있고, 올바른 방법과 분석을 통해 복잡한 역사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왕벚나무의 모계는 올벚나무, 부계는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가 맞는지요.
  
=네, 제주 왕벚나무의 모계는 올벚나무이고요, 부계는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입니다. 모두 제주도에 자생하는 집단입니다. 단지 저희가 가지고 있는 분자 마커 해상력으로는 산벚나무와 벚나무 중에서 어떤 종이 부계로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현재 연구 중입니다. 흥미롭게도 제주도에는 벚나무(Prunus serrulata)는 많지 않고 산벚나무(Prunus sargentii)가 아주 흔합니다. 보통 산벚나무는 백두대간에 흔하다고 하거든요. 어떤 종이 부계로 작용했는지는 연구를 더해야 하지만, 최근에 분화된 종들은 여러 가지 메커니즘에 의해 규명이 쉽지 않습니다.  벚나무속은 분류학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그룹 중의 하나입니다.
  
자생 왕벚나무는 한라산 사면에 특정 높이부터 분포하는데, 처음에는 약 30개체 정도, 나중에는 100개체, 또는 약 200개체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흔치 않은 까닭은 나중에 안 것이지만, 두 부모 종이 진화적, 계통학적으로 다른 계통에 속해 있고 유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화시기도 조금씩 다르지만 중복되는 시기가 있음을 현지조사에서 파악했습니다. 따라서 두 종이 교잡할 기회가 적어 개체수가 적을 수 있습니다. 일본 논문을 보아도 벚나무 종들 가운데 유전자교환, 잡종이 자주 일어난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일본 왕벚나무 재배종이 제주에서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재배종이 제주로 왔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은 이해가 갔는데, 반대로 제주의 왕벚나무가 일본으로 건너갔을 개연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은 것 같네요.  일본 재배종이 인위적인 잡종이고 그 시기가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데, 그렇다면 제주 기원론이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주장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네, 단지 저희가 연구에 포함시킨 시료를 바탕으로 그럴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입니다. 서울대 교정의 순수 일본 벚나무와 진해에서 채집한 일본 벚나무로 간주되는 샘플들로 보았을 때 그럴 수 있다는 거지요. 논문에서도, 이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시료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저희가 논문에서 밝히려 한 것은 자생 왕벚나무의 제주도 기원입니다. 재배종이 제주도로 왔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여러 증거를 들어 주장했습니다. 이번 연구가 일본 왕벚나무의 기원을 규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왕벚나무의 제주 기원설은 단지 추론일 뿐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습니다. 단지 제주 왕벚나무의 형태학적 변이가 일본 왕벚나무에 비해 크다는 이유만으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제주 벚나무가 여러 차례, 다른 부계와 모계 사이의 교잡(multiple, bidirectional hybrid)이 일어났기 때문에 형태적, 생태적 변이가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몰랐지요. 인위적 잡종에 의해 단 2개의 복제 타입밖에 없는 일본 왕벚나무에 비하면, 제주 왕벚나무의 형태적 변이가 큰 것은 당연하겠지요.
  
-서울대 장진성 교수는 제주와 일본의 종이 모두 독자적인 잡종화로 형성된 것이라는 ‘수렴 진화’ 가설을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장진성 교수님은 한국 벚나무에 관한 연구를 해온 분입니다. 장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왕벚나무가 독자적으로 기원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했을 뿐입니다(convergent evolution hypothesis). 각각 다른 곳에서 독립적으로 기원해도 형태적으로는 비슷할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식물에서 흔히 일어납니다. 이 가설이 옳은지는 실험을 통해 검증돼야 합니다.
  
-미국 농무부의 전직 한국인 과학자들이 2007년 발표한 왕벚나무 연구는 기원 논쟁의 양쪽이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로 내세우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 연구는 가장 좋은 샘플링을 한 연구입니다. 미국 <원예학회지>에 출판이 됐는데, 좋은 선행연구입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일본은 일본 샘플로만, 한국은 한국 샘플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양측이 모두 이 연구를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라고 내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데이터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연구는 제주 왕벚나무의 정확한 기원 규명 없이 했기 때문에 단지 종들의 차이를 밝히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정확한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간과했습니다. 두 가지 데이터를 제시했는데, 하나는 엽록체 유전자이고 다른 하나는 밴드로만 유사성을 확인하는 분자 마커(ISSR marker)입니다. 우선 엽록체 유전자는 한국 왕벚나무 중에 일본 재배종과 같은 타입을 가지는 것이 있고, 반면에 재미있게도 일본 올벚나무 타입을 가지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어떤 일본 재배종은 일본 올벚나무와 같은 타입을 가지고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서로 양측에서 다른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연구에서 모계로 유전되는 엽록체 유전자의 짧은 부분이 사용됐다는 것입니다(저희는 많은 유전자 부위를 보았습니다). 자료의 불충분함에 기인합니다. 아주 재미있게도 이 논문에서는 제주 왕벚나무의 모계로 볼 수 있는 제주 올벚과는 다른 타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불충한 샘플링에 기인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또한 밴드로 유사성을 확인하는 마커에서(Inter simple sequence marker, ISSR)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제주도에 있는 왕벚나무가 3개의 제주 올벚나무 타입과 밴드를 많이 공유하고 있고, 일본 재배종 4개체가 또한 비슷한 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뿐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계통적 관련성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니어서 단지 유전적 유사성에 관해서만 설명할 수 있을 뿐 기원의 진화적 맥락을 말해 주지 못합니다. 
  
주목할 것은 대부분의 재배종이 다른 그룹으로 묶여 있어서, 제주 왕벚과나무와는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았습니다.
  
정확한 해석, 각 데이터의 제한점들을 (또는 제시할 수 있는 범위 등) 항상 고려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되겠죠.!
  
-일본의 아마추어 벚꽃 연구자인 오바 이토리란 사람은 한글로 번역된 글을 올리면서 제주와 일본 종이 별개란 주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왕벚나무의 부모는 올벚나무와 일본 이즈반도의 고유종 오오시마벚나무여서 한반도 왕벚나무의 유전자 조사를 하면 원산지 여부를 바로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맞는 이야긴가요?
  
=네,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저희가 지금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연구진이 이즈섬에서 오오시마벚나무(P. speciosa)와 폭넓게 일본 올벚나무를 샘플링했고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공통적인 점은 일본 왕벚나무도 인위적 잡종기원이고, 제주 왕벚나무는 자연 잡종으로 증명됐으니, 제주 왕벚과 일본 왕벚이 동일하다 동일하지 않다를 보려는 게 아니라 두 부모 종의 각각 나라에서의 기원과 잡종 관여성을 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따라서 두 부모 종의 관여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한가지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올벚의 경우, 일본 올벚과 한국 올벚의 엽록체 유전자 차이가 있어야 관여도를 구분할 수 있죠. 또한 부계 종들도 마찬가지이구요. 해상력이 높은 분자 마커의 활용이 필요해서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아직까지 한번도 일본 부모 종들을 포함한 연구를 하지 않았습니다(특히 오오시마벚나무). 왜 그런지 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학계에서 설득력이 없구요. 일본 학자들이 보면 이런 것들이 이해가 되지 않을 듯합니다. 한국 사람인 저도 이해가 안 되는데요. 오오시마벚나무는 부계로 기여했는데, 저희가 계통분석을 해보았더니, 산벚과 아주 가까이 연관이 되어 있었습니다.
 
-반세기 이상 벚나무 기원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식물학자로서 이것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번 논문이 이런 논쟁을 잠재울 수 있으리라고 보시는지요.
  
=과학적 규명과 검증 없는 논쟁과 언론 보도는 시간 낭비, 세금 낭비입니다. 미디어의 왜곡은 항상 옳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번 논문으로 기원 논쟁을 잠재울 수는 없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사실 이번 연구를 통해 더 재미있는 과학적인 여러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모든 과학적 연구가 그렇듯이 하나씩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궁극적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을까요?!! 또한 언론에서는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국제 검증을 통한 결과를 가지고, 공정하고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겠죠? 
  
과학적인 면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쟁보다는, 올바른 과학적 접근, 검증을 통한 분류학적 연구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 종들의 기원과 진화를 규명함으로써, 우리 식물들의 주권을 확립하고, 세계적으로 좋은 섬 진화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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