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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무소속 나가게 할 것 해당 행위 돼도 어쩔 수 없다"

 

[현장] 손혜원 더민주 홍보위원장 발언... 더민주 부산콘서트, 문재인·표창원 불참

16.03.11 21:55l최종 업데이트 16.03.11 21:5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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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더더더 콘서트'에서는 전날 발표된 정청래 의원 공천배제(컷 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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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이 빠진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콘서트는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더더 콘서트'는 전날 당이 공천 배제 (컷오프)를 통보한 정청래 의원이 불참했다.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던 문재인 전 당 대표와 표창원 비대위원도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예비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참석 대상 20명의 예비후보 중 11명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은 불과 행사 시작 1시간을 앞두고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영입인사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대박'을 터트렸던 1차 콘서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1월 27일 같은 벡스코에서 열린 콘서트는 준비한 800개의 좌석이 일찌감치 가득 찼고, 행사장을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밖에 서서 지켜봐야 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관련기사: 표창원 "새누리당 논리, 공산주의와 빼닮아").

속편도 흥행을 예고한 더민주는 이날 1차 콘서트보다 많은 900개의 좌석을 준비했지만 군데군데 빈 좌석은 허전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직선거법상 13일까지 당원 집회를 열 수 있는 만큼 이번 행사는 더민주가 부산에서 개최하는 마지막 대규모 당원 행사였고, 그만큼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화난 더민주 당원들 "정청래 떠나면 집토끼 같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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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더더더 콘서트'에서는 전날 발표된 정청래 의원 공천배제(컷 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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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열기는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항의하는 당원들의 기운이 대신했다. 일부 당원들은 시작 30분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손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정청래 떠나면 집토끼도 같이 떠난다', '새누리와 종편은 환영, 누구를 위한 컷오프인가' 등의 항의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든 당원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김성훈(60)씨는 "당에서 정청래 의원만이 아니라 경선도 없이, 자기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잘라내고 있다"면서 "재심을 하고 공천관리위원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탈당서를 보이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을 탈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직자들은 곤욕을 치러야 했다. 더민주 부산시당의 한 당직자는 "정 의원의 공천 배제 소식 이후 시당으로만 수백 통의 항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라면서 "지금까지 공천에 컷오프된 현역 의원 중 정 의원의 파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본행사는 정시에 시작했지만 과속방지턱이라도 만난 듯 중간에 멈춰 서기 일쑤였다. 인디밴드 '일단은 준석이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수혈됐지만 냉담한 분위기에 진땀을 흘렸다. 무대에 선 밴드 멤버들은 "전 주 콘서트 때는 분위기도 좋고 함께 떠드는 분위기였다"면서 "지금 이 중에서 제일 난감한 사람은 우리다"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여러분이 힘이 돼서 정청래를 다시 살리자"

박인영 금정구의원이 사회를 시작할 때도 일부 당원이 여전히 항의를 이어가는 통에 어려움은 계속됐다. 이날 더민주가 단수공천 한 김비오 중·영도 예비후보는 "우리는 정청래가 필요하다"는 커다란 피켓을 준비해 와 무대 앞에서 들어 보였다. 

2부 행사 사회를 맡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저도 오고 싶지 않았다"면서 "(손 피켓을) 더 높이 드세요"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손혜원 더민주 홍보위원장은 "정청래가 살아남지 못한다면 저는 정청래가 무소속으로 나가게 할 것"이라면서 "해당 행위가 되어도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 위원장은 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이 " 지지율이 너무 높아서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누구나 들어가면 우리 당이 (당선)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어림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청중들도 곳곳에서 "어림없다"고 맞장구쳤다. 손 위원장은 이들을 향해 "여러분이 힘이 돼서 정청래를 다시 살리자"라고 호소했다. 

손 위원장의 말이 끝나고 나서는 청중들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다. 정 의원의 컷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행사의 끝자락에는 더민주의 지난 필리버스터 영상이 상영됐다. 많은 의원의 발언 틈에 "북한이 로켓을 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왜 국민의 핸드폰을 뒤지려 합니까,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왜 국정원은 국민의 계좌를 뒤지려 합니까"라는 정 의원의 말도 소개됐다. 가장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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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5주년 - 후쿠시마 원전의 여성 운영자는 지금도 그곳에 있다

"그때 배 속에는 아기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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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중단!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퇴진!> ... 코리아연대3인 17차미대사관진격투쟁

  • <키리졸브중단!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퇴진!> ... 코리아연대3인 17차미대사관진격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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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연대(자주통일민주주의코리아연대) 세회원들이 제17차미대사관진격투쟁을 전개했다.
     
    코리아연대 한지은·강현경·이대근회원은 3월10일 오후4시20분 미대사관정문을 향해 진격했다. 이들은 <탄저균 가지고 미군은 떠나라!>는 가로막을 들고 <키리졸브 중단하라!>·<핵전쟁연습 중단하라!>·<북미평화협정 체결하라!>·<탄저균 가지고 미군은 떠나라!>·<박근혜정권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구호와 함께 전단을 배포하며 미대사관앞에서 완강히 투쟁했다.  
     
    남기는 글에서 한지은회원은 <지금 코리아반도는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전쟁전야이다. 지난 7일 시작된 키리졸브연습과 유엔안보리제재, 남코리아의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 통과로 코리아반도의 군사적 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현재 코리아반도는 전쟁과 평화, 분단과 통일의 기로에 서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면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우리민족이 사는길, 코리아반도의 긴장국면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군이 이땅을 떠나는 것! 또한 민족을 등지고 외세에 붙어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억압하여 정권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더 연명하려 미제에 충성하는 박근혜정권의 퇴진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현경회원은 <이땅에 탄저균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들여오고 항공모함을 들여오는, 전쟁의 위험을 늘 불러일으키는 미국에 박근혜<정권>은 단 한마디도 못하고있다. 이제는 노골적으로 침략, 공격이라는 말을 써가며 키리졸브훈련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작년 12.28 한일졸속합의 역시 미국의 입김이 있었다. 박근혜<정권>의 종미사대주의를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대근회원도 <미군이 벌이는 키리졸브연습과 같은 핵전쟁연습과 독수리연습과 같은 전쟁도발속에서 우리민족이 우리땅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미군은 노출되면 바로 죽는거나 마찬가지인 탄저균·보툴리늄을 들여와 남코리아에서 생물학전연습까지 해왔으니 더더욱 용서할 수 없다.>면서 <우리민족이 우리땅에서 평화롭게 살기 위해 남코리아에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정권이 세워지기 위해 미군이 떠나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성추행·폭력경찰로 악명높은 종로서와 서울시경기동대는 이번에도 남성경찰들이 두여성회원의 몸에 손을 대는 등 집단적인 성추행을 자행했다. 코리아연대측은 계속 이에 대한 자료를 축적중이며 머지않아 해당 책임자의 처벌과 징계를 위해 법적 대응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세회원은 현재 모두 노원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있다. 세회원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보장과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당당히 묵비단식으로 항의중이다. 코리아연대회원들은 17차에 이르는 진격투쟁의 과정에 연행된 회원들이 모두 예외없이 완강한 묵비단식을 전개하였다. 코리아연대측은 오후 7시경 노원서앞에서 세회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이어 철야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리아연대 김대봉회원은 지난 2월29일부터 사드배치중단·키리졸브중단·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정권퇴진을 요구하며 수원구치소에서 10일간 옥중단식을 전개하였다. 코리아연대회원들은 같은날 2월29일부터 이러한 주장을 담은 구호판을 들고 매일 미대사관앞에서 철야1인시위를 전개했다. 코리아연대는 미대사관앞에서 1인시위를 3월10일 현재 293일째 벌이고 있다. 
     
    종로서와 서울시경은 미대사관의 요청이라면서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미대사관앞1인시위를 불법·폭력적으로 3월10일 현재 48일째 탄압하고 있다. 불법채증과 불법경고방송을 남발하며 평화적인 1인시위마저 폭압적으로 탄압해 길가던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있다. 코리아연대측은 미국과 박근혜<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절대로 굴함없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있다. 
     
    코리아연대측은 <미국과 박근혜<정권>이 사상최대규모의 북침핵전쟁연습이자 모험적인 선제타격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합동군사연습을 시작해 코리아반도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북최고지도부를 제거하겠다며 중동테러단체인 IS(이슬람국가)식 <참수작전>까지 세워놓고 전쟁분위기를 한없이 고취시키고 있다. 이에 북이 가장 강력히 반발하면서 현재 코리아반도는 오늘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는 전쟁전야의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전쟁전야를 평화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유일한 길인 북미간의 평화협정체결과 남북간의 6.15공동선언·10.4선언에 기초하여 자주적 평화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쟁의 화근인 미군이 탄저균·핵무기를 가지고 당장 이땅을 떠나야 하고 가장 종미적이고 호전적인 박<정권>이 물러나야 한다. 코리아연대는 미국과 박근혜<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관련 사진과 자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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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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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합조단 조사가 오히려 논쟁 불렀다

 
 
오철우 한겨레 기자,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통과 ‘합조단 과학실행의 비과학성’
 
미디어오늘  | 등록:2016-03-10 10:24:10 | 최종:2016-03-10 10:51: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천안함 합조단 조사가 오히려 논쟁 불렀다
오철우 한겨레 기자,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통과 ‘합조단 과학실행의 비과학성’
(미디어오늘 / 조현호 기자 / 2016-03-05)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과학적 조사와 분석'이 오히려 과학논쟁을 불러왔으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같은 분석은 천안함 사건 이후 수많은 자료와 증언 등을 토대로 연구해온 현직 과학담당기자에 의해 이뤄졌다.

오철우 한겨레 기자(삶과행복팀 부장·한겨레 사이언스온 운영)는 <천안함 ‘과학 논쟁’의 성격과 구조 -민군 합동조사단(JIG)의 증거와 실행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제하의 박사학위 논문을 서울대학교 대학원(협동과정 과학사 및 과학철학 전공)에 제출했다. 이 논문은 지난달 말 최종 통과됐다.

오 기자는 논문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가장 풍부한 내용과 증거를 갖추고 논쟁을 주도한 합동조사단이 정작 논란을 종식시키지 못한 채 스스로 논쟁의 원인이 된 구조와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증거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결론에 이른 이들의 ‘비과학적 태도’를 지적했다. 일부 언론과 합조단, 여당 정치인들은 초기부터 이른바 ‘가설적 추론’의 방식으로 수중폭발→어뢰폭발→북한소행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오 기자는 분석했다. 수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 현상으로 선체가 절단된 그림과 이를 설명하는 구체적 시나리오가 처음 등장한 것이 사고가 난지 불과 나흘 만인 3월 30일이었다(조선일보 보도).

 

 

유승민 당시 한나라당 의원도 그해 3월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60년 전에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그 기뢰가 천안함에 충돌했을 가능성과…북한군도 자기 바로 앞바다 같이 안방같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을 (백령도) 바다에 북한군이 뭔가 테러나 도발을 하기 위해 기뢰를 설치했다든지 어뢰로 공격했다든지 그럴 가능성 중 어느 가능성이 높다고 보느냐”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오 기자는 제시된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던 당시, 여당 의원들의 시나리오가 이처럼 구체화한 것은 (이들이) 이런 가설적 추론을 적극적으로 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합조단과 공동 조사를 벌인 미국측 조사단 역시 조사결과 보다 일찌감치 수중폭발 결론을 내놓았다. 2010년 7월30일 주한미군합동정보작전센터에서 발표된 것으로 돼 있는 토머스 에클스 미군측 조사단장 명의의 프리젠테이션 자료(발표자는 미상)를 보면 이런 정황이 드러난다. 오 기자는 미군 조사단이 이미 4월30일 무렵에 비접촉 수중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으며, 침몰을 일으킨 것은 어뢰 또는 기뢰라는 결론을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합조단이 사용한 과학적 방법이 한계를 드러낸 점도 지적됐다. 합조단은 과학적 기법으로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고 많은 이미지를 보고서에 수록했지만 실제 손상 상태를 구현하지 못했다고 오 기자는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제대로된 시뮬레이션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제시됐다. 미국 조사팀→합조단 폭발유형분과→선체구조분과로 이어지는 시뮬레이션 작업의 흐름이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져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합조단 조사위원이었던 황을하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2014년 10월13일 법정에 출석해 한 증언이 인용됐다.

“그 당시 시간은 없고, 결과는 빨리 도출하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국소 부위만 시뮬레이션했고, 그것을 전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하는 선체구조분과에 넘겨줘야 했기 때문에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 보입니다…국과장님들로부터 선체분과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빨리빨리 분석해서 범위를 축소시켜 선체 분과에 넘겨주라는 얘기가 있었다”.

 

 

천안함 선체가 손상된 원인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보고서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한 반면, 함미 우현의 프로펠러가 앞으로 휘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해놓고도 간략히만 언급하고 그친 면도 지적됐다. 시뮬레이션을 실행한 노인식 충남대 교수가 급정거에 의한 관성력이라는 분석(스웨덴 조사팀 견해)을 포기하고, ‘프로펠러의 축밀림 현상에 의해 휘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했지만 그나마 프로펠러 날개 5개 중 S자형으로 이중으로 휘어진 2개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을 못했다. 그런데도 합조단은 보고서에서 “스웨덴 조사팀은 이와 같은 변형은 좌초로는 발생할 수 없고, 프로펠러의 급작스런 정지와 추친축의 밀림 등에 따른 관성력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썼다.

이를 두고 오 기자는 “합조단 조사위원이 수행한 분석과 해석의 결과물을 스웨덴 조사팀의 것으로 잘못 기술했다”며 “‘추진축의 밀림’은 한국 조사위원의 독자적 해석과 추론을 통해 제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가 시뮬레이션했는지조차 부정확하게 기술한 것이다.

증거 논쟁이 가장 활발했던 ‘결정적 증거’ 1번 어뢰에 대해서도 합조단의 설명이 과학적 반박에 휩싸이면서 결정적 증거로서 신뢰를 받지 못했다고 오 기자는 분석했다.

합조단이 1번 어뢰의 증거능력으로 설명한 것은 △1번 어뢰의 형상과 크기가 북한 수출무기 소개 자료에 실린 설계도면과 일치 △1번 글씨 △백색흡착물질 분석 데이터 등이었다.

이에 고열에 1번 글씨가 타지 않을 수 있느냐는 의문과 어뢰의 극심한 부식상태, 가리비의 존재 등 반박에 전개됐다. 특히 1번 글씨가 탈 수 있느냐 여부를 두고는 송태호 카이스트 교수와 이승헌 미 버지니아 대 물리학과 교수가 열역학 계산까지 벌이며 학문적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논쟁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어뢰 스크루 구멍에서 발견된 가리비 껍데기와 관련해 오 기자는 “가리비에 붙어 있던 백색물질이 어뢰의 수중폭발시 생성된 것이라면, 조개껍질이 먼저 어뢰 스크루 구멍에 들어간 다음 폭발 잔재인 흡착물질이 달라붙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되며, 그 물질은 폭발재가 아닌 부유물질이 가라앉아 생긴 침전물일 것이라는 반박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1번 어뢰의 결정적 증거능력을 설명해줄 ‘설계도면’의 경우 그 출처와 원본의 성격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논문에서 지적됐다. 실제로 합조단과 국방부는 공개 검증할 여지를 제공하지 않았다.

 

 

1번 어뢰와 관련해 오 기자는 “그물코가 5mm인 쌍끌이 그물망으로 수색했으나 어뢰추진체 외에 다른 파편은 왜 전혀 발견되지 못했는지도 의문이 됐다”고 전했다.

과학 논쟁이 가장 활발했던 흡착물질 논쟁은 합조단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 기자는 백색 흡착물질은 합조단 조사결과에서 과학적 요소를 가장 풍부하게 드러낸 증거였으나 소수 과학자들의 반박 등 논쟁이 전개되면서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흡착물질의 실체 뿐 아니라 합조단의 폭발실험 설계와 그 실험에서 얻은 시료의 분석방법이 적절했는지의 문제도 논쟁에서 부각됐다. 합조단이 흡착물질의 ‘실체’로 제시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선행연구나 보고사례가 제시되지 못했다고 오 기자는 지적했다.

합조단의 흡착물질 분석의 신뢰도는 미 해군 자료에 의해 큰 타격을 받았다. 논문을 보면, 발신자 이름이 가려진 미 해군이 2010년 6월 12일 에클스 미국 조사단장에 보낸 서신을 보면 한국조사팀의 흡착물질 분석에 대한 불신이 담겨있다. 해당 미 해군 관계자는 흡착물질에 대해 “소규모 수중폭발 실험에서 흡착물질을 포집하는 용도로 4장짜리 알루미늄의 2개 층만이 사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것이 침몰했던 물체의 여러 물질 출처에서 발견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의 출처가 무엇인지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아무런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미해군 관계자은 “만일 (침몰원인이 수중폭발이 아닌 경우의 선박에서) 그것(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존재한다면 그것과 폭약의 연결고리 가능성은 사라진다”며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증거의 사용은 국제무대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국내 소비용도에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

 

오철우 기자는 “흡착물질에 대한 합조단의 조사활동의 과정과 추론은 과학적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나타난 것과는 달리 명료하지 않았다”며 “합조단 내에서도 고민과 논의가 있었고, 심지어 미국 조사팀조차 이견을 보였다. (이 논쟁으로) 오히려 쟁점이 구체화됐다”고 평가했다.

비접촉 수중폭발이 1.1초 간격으로 두 차례 이뤄졌다는 이른바 ‘버블주기’의 실체도 과학논쟁의 대상이 됐다. 1.1초 버블주기가 지진파가 아닌 공중음파에서 나온 것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공중음파 기록을 보고 1.1초를 상부에 보고한 것은 이희일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이 한 것이다. 이희일 센터장은 오철우 기자와 논문 속 대면 인터뷰에서 “매우 복잡한 지진의 매질을 통해 전해지는 지진파에 비해 공중음파는 균일한 매질인 대기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고 판단했다”며 “두개의 피크의 시간 간격인 1.1초를 버블주기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기자는 수중폭발 사건의 경우 공중음파 기록에서 버블주기를 도출한 선행연구 사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소구 지진연구소장은 논문 속 인터뷰에서 “수중폭발 에너지의 53%가 충격파로 소진되며, 나머지 47%가 버블로 가는데, 그 47%도 버블의 팽창과 수축에 대부분 소진되기 때문에 공중음파에서 버블주기를 찾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며 선례도 없다”고 비판했다. 오 기자는 “공중음파에서 버블주기를 찾는 방법론은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 과학이론으로 검증되고 증명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중음파가 아닌 지진파로는 당시 버블주기가 0.990초로 도출된 연구가 있다. 지진파 버블주기로는 폭발량이 더 작다. 김소구 소장과 기터만 박사가 공동 발표한 논문에서 지진파의 파형 분석을 통해 버블주기가 0.990초가 먼저 도출됐으며 이에 따른 폭발규모는 TNT 136kg이며 수심은 8m였다고 분석했다. 김소구 소장은 “이는 이 지역에 존재했던 육상조정기뢰의 폭약량과 조화를 이룬다”며 “이에 반해 북한산 어뢰 CHT-02D의 폭약량 250kg은 진동시간 1.1초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에 분석적 규명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오 기자는 논문에서 “합조단 조사결과가 논쟁의 종결이 아닌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논쟁을 해소할 수 있는 지점을 드러낸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오 기자는 천안함 과학논쟁의 과정에서 합조단 뿐만 아니라 합조단을 비판하는 쪽에서도 갈등을 빚은 점도 지적했다.

오 기자는 “천안함 과학논쟁은 합조단의 결론을 지지하는 쪽과 비판하는 쪽으로 나뉘었으며, 이와 함께 합조단의 보고서를 비판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다시 폭발설을 지지하는 쪽과 비폭발설을 지지하는 쪽으로 나뉘었다”며 “폭발설과 비폭발설 간에는 교류없이 상대의 논증을 비판하는 갈등의 관계도 형성됐다”고 썼다.

그는 “지진파 하나의 증거를 둘러싸고 합조단은 어뢰 폭발설, 김소구는 기뢰 폭발설, 김황수는 잠수함 충돌설이라는 서로 확연히 다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며 “과학활동이 언제나 동일한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에 따라 다른 답을 낼 수도 있는 것으로 비쳐졌다”고 덧붙였다.

오철우 기자는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8452&sc_code=&page=&total=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955&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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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소형 수소탄의 특징과 예상 위력

북, 소형 수소탄의 특징과 예상 위력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10 [21: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소형 수소폭탄의 원리

 

▲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한 소형수소폭탄 미사일 장착 공장,  두 개의 폭발물 중 원기둥 형태가 먼저 터지는 기폭기능의 폭탄, 공 모양의 폭발물이 주 폭탄으로 보인다.  이 두가지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핵분열과 핵융합을 반복하며 막강한 폭발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일반적인 소형 수소폭탄의 구조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양의 수소폭탄의 지름이 50cm가 조금 넘는 것으로 측정하였다. 사람이 한 아름에 안을 수 있는 크기였다. © 자주시보

 

▲ 김정은 제1위원장 뒷편 수소폭탄(열핵폭탄) 탄두의 내부 모습 단면도를 보면 납작한 원기둥과 둥근 공 모양의 폭탄 두 개가 직열로 연결되어 있다. 이중 수소폭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미사일은 가늘고 길죽한 것을 보니 단일탄투를 장착한 화성13호로 보인다. 화성14호는 이런 수폭을 3개 장착했을 것이다. 탄두 직경이 3배 이상 더 크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9일 남측 언론에 전격적으로 공개된 탄도미사일 장착용 북의 소형 수소폭탄(열핵폭탄)을 분석한 결과 매우 위력적인 2중구조 수소폭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런 방식의 소형수소폭탄은 크기와 무게를 작게 하면서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수십배 막강한 파괴력을 내기 때문에 러시아와 미국 등에서도 탄도미사일 장착용으로 채택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우리정부는 모형일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0일 중앙일보 보도에서도 지적했듯이 전문가는 물론 정부도 사진 진위와 상관없이 북의 소형화 기술이 상당부분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 했다.

 

 https://ko.wikipedia.org/wiki/%ED%95%B5%EB%AC%B4%EA%B8%B0_%EC%84%A4%EA%B3%84

 

북 국방위원회 김정은 제1위원장 현지지도 사진 중 그 뒷편 수소폭탄(열핵폭탄) 탄두의 내부 단면도가 살짝 공개되었는데 납작한 원기둥과 둥근 공 모양의 폭탄 두 개가 직열로 연결되어 있었다. 미국이 트라디던트 잠수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미니트맨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이중구조 수소폭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다만 미국은 공 모양의 폭탄 2개를 연결하는데 북은 하나는 납짝한 원기둥 형태였다. 이 두 개 중 먼저 폭발하는 폭탄이 두번째 폭발하는 주 폭탄의 기폭장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에 장착된 이중구조의 수소폭탄 w-87, 원래 피스키퍼에 장착했었는데 최대 8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피스키퍼 로켓이 제대로 사거리를 내지 못해 미니트맨으로 옮겨서 장착한 것이다. 미니트맨3은 최대 3발의 각개조준 수소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각 폭탄의 위력은 300kt으로 히로시만 원폭 리틀보이의 약 20배이다. 북이 최근 공개한 수소폭탄도 이와 비슷한 2중구조로 되어 있다. 시험으로 공개된 가장 위력적인 수소폭탄은 소련의 차르봄바로 3중구조다.     ©자주시보

 

▲ w-88 미국의 이중구조 수소폭탄, 미국의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트라이던트미사일 탑재용 핵탄두로  4발까지 탑재가 가능한데 한 발당 470kt의 위력을 갖는다. 히로시마 원폭의 36배의 위력이다   ©자주시보

 

첫번째 폭발하는 폭탄은 외피 쪽의 폭약을 폭발시켜 그 압력으로 플루토늄 239를 핵분열시켜 그 폭발력으로 중심부의 이중수소(듀테륨, Deuterium)와 삼중수소(트리튬Tritium)의 핵융합반응을 유도하여 높은 압력과 다량의 X방사선을 발생시켜 주 폭발력을 내는 2차 폭탄의 우라늄 핵분열을 유도하고 그 압력이 그 아래층 중수소화 리튬(lithium deuteride)의 핵융합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막대한 중성자와 고온 고압이 형성되어 폭탄 외피를 둘러싼 우라늄까지 완전히 핵분열시킴으로 최종적으로 막강한 파괴력을 만들어 낸다. 결국 1차 폭탄에서 핵분열과 핵융합, 2차 폭탄에서 핵분열 핵융합 핵분열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게 하면 3F 즉, 3중구조 수소탄이 되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5단계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 소련의 3F 수소폭탄 차르 봄바 시험 장면]

 

미국과 소련은 3F 수소폭탄도 개발하여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그 중 소련의 TNT 50메가톤(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800배의 위력)의 차르 봄바가 가장 위력적인 수소폭탄이었다. 이런 수소폭탄은 워낙 파괴력이 커서 민간인들에게 너무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군사 기지 등 거점을 일격에 소멸할 수준의 폭발력은 이중구조로도 충분하다. 미국의 W-87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0여배 W-88은 36배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 구조나 렌즈 등을 얼마나 정교하게 잘 만들어 핵반응 효율을 높여내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꼭 크기만으로 위력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일정량의 핵물질을 넣고 또 압축하여 폭발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크기는 필수적인데 북이 공개한 주된 폭발력을 발휘하는 2차수소폭탄의 크기가 미국의 것보다 작지 않기 때문에 그 위력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부의 폭발력을 피트 즉, 중심 핵물질이 내장된 폭탄의 중심부로 정확히 집중시켜주어야 순간적이며 위력적인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피트에 가하는 압력을 너무 느리게 모아도 임계치를 넘기지 못하고 흩어질 우려가 있어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빨리 모아도 안 된다. 망치로 못을 꾸욱 누르는 것보다 들었다가 툭 치는 것이 더 파괴력이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래서 반사재 등을 이용해 일부러 시간을 늦추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이런 압축력을 모아 일시에 중심부 피트에 집중시켜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포탄 외피 내부에 초점을 맞추는 여러 개의 렌즈를 장착한다. 렌즈가 많을수록 더 정교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어 더 위력적이다. 나가사키 팻맨 핵분열탄은 32개의 렌즈를 사용해서 정20면체 형태를 이루었으며, 이후의 보다 효율적인 폭탄은 40, 60, 72, 92개의 렌즈를 사용한다.

이번에 북이 공개한 공모양의 수소폭탄의 둥근 무늬 하나 하나를 세어보니 100여개로 확인되었는데 사진이다보니 오류가 있었던 것 같고 실제는 92개짜리 렌즈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고 수준의 렌즈를 장착한 것이다.

 

 

✦ 북 소형수소폭탄의 특징

 

북의 소형 수소폭탄에서 특이한 점은 먼저 핵무기 공장 현지지도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과학자들에게 "우리식의 혼합 장약 구조로 열핵 반응이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구조로 핵탄두가 설계 제작된 것이 대단하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장약은 1차 폭탄에 장입하여 플루토늄 핵분열반응을 유발하는 화약이다. 핵물질은 임계질량이 넘기만 해도 폭발하기에 임계질량 이하로 나누어 놓았다가 이를 순간적으로 결합시켜 폭발을 유발하는 방식 즉, 포신형 핵폭탄 방식도 있지만 소형핵폭탄 제조에 부적합하여 요즘은 사용하지 않고 대신 임계질량 이하의 핵물질을 외부의 화약을 폭발시켜 강한 압력을 가하면 그 밀도가 증가하여 폭발하게 할 수도 있다. 특히 그 중심부나 주변부에 중성자 방아쇠까지 장착하면 아주 소량의 핵물질도 얼마든지 폭발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이때 이 장약의 폭발력을 잘 모아 초점을 정확히 맞추어 제 때 핵물질에 집중시켜내면서 방아쇠도 적절한 시간에 잘 당겨야 한다. 북은 이 폭발을 일으키는데 사용하는 장약을 독창적인 혼합장약으로 만들어 열핵반응을 급속히 전개될 수 있게 했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장치가 효율적이면 효율적일수록 핵무기 크기는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특히 폭발력을 임계치까지 모아내는 렌즈나 반사재 등도 최소로 장착하거나 제거할 수도 있어 더욱 가볍고 작은 크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혼합장약의 압력이 핵융합을 일으킬 수준으로 충분히 높게 나온다면 핵분열 없이 바로 핵융합 폭발을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방사능 오염이나 낙진의 문제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언제든 사용해도 민간인 피해를 유발하지 않아 도덕성 비난을 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북은 지하핵시험 당시 환경적으로 안전하게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실제 최근 몇 번의 핵시험의 경우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총동원되었지만 북 핵시험 장 주변에서 핵물질 포집에 실패해왔다. 이번 4차 핵시험 후에도 핵물집 포집을 했다는 보도는 아직 없다.

 

▲ B61-12 미국의 항공기 투하용 핵벙커버스터, 수소폭탄으로 만든 벙커파괴용 폭탄  2016년 1월 YTN 보도 내용, 이 핵폭탄 시험은 지난해에 미국에서 진행된 것이다.    ©자주시보
▲ 미국의 벙커파괴용 소형 핵폭탄 내부에 장착하는 장치, 기폭장치인지 핵폭탄인지는 정확히 구분이 되지 않는데 너무 가볍게 들어 올리는 것을 보면 기폭장치로 보인다. 이것도 핵분열과 핵융합을 동시에 이용하기에 사실상 핵폭탄이다. 이번에 북이 공개한 소형수소폭탄 탄두부에 이와 비슷한 형태의 장치가 공 모양 수소폭탄과 함께 창착되어 있었다.     ©자주시보

 

미국의 수소폭탄 구조와 북의 수소폭탄의 가장 큰 차이는 미국은 두 개의 폭탄이 모두 둥근 공 모양인데 북의 경우 그 중 하나가 원기둥 형태라는 점이다. 이와 비슷한 장치를 미국은 B61-12 벙커파괴용 소형 핵폭탄에 탑재하고 있다. 최종 폭탄인지 기폭장치인지는 알 수 없는데 수소폭탄에서 기폭장치도 사실상 핵분열을 일으켜 그 힘으로 이중, 삼중수소 핵융합을 일으켜 다량의 중성자와 X선을 발생시키는 것이기에 핵폭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기폭장치에서 나온 다량의 중성자가 다시 핵분열을 촉진시켜 일반 핵분열탄보다 그 효율을 2배 높인 폭탄이 증폭핵분열탄이다.

 

어쨌든 미국의 B61-12 핵폭탄은 폭격기 투하용으로 크기가 작다. 그것에 이용하는 형태의 기폭장치를 북이 채용하고 있다면 북의 핵무기 소형화 수준이 꽤 높은 수준으로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미국의 소형핵무기 데이비 크로켓 무반동포탄, 무게 23KG 로켓탄으로 10톤에서 1키로톤까지 파괴력을 낼 수 있다.  요즘은 이 무기를 폐기하고 대신 핵폭탄만 핵배낭으로 변형하여 이용하고 있다.   ©자주시보

  

사실, 미국은 핵분열방식이기는 하지만 로켓탄 크기의 소형 핵폭탄도 만든 적 있다. 이는 방사능 낙진도 너무 많고 사거리가 너무 짧아 아군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얼마 못가 폐기 되었고 그 폭탄을 변형하여 핵배낭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북도 핵배낭 부대가 있다. 핵배낭은 전투원들이 배낭에 매고 남측에 침투하여 핵심 거점에 설치한 후 빠져 나가 외부에서 폭발시켜 거점 파괴용으로 사용되는 것이기에 방사능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면 북은 사용할 수가 없다. 자신들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이 핵배낭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면 방사능 오염이 거의 없는 아주 작은 크기의 핵폭탄도 이미 제작하여 실전배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북의 소형 수소폭탄을 장착한 탄도미사일 위력

 

▲ 단발 수소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화성13호의 탄두부(전투부), 화성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이 수소폭탄 한 발을 탑재하고 미 본토 어디든 타격이 가능하다. 미국의 미니트맨이 이와 비슷한 형태의 수소폭탄을 장착하고 있는데 히로시마 원자폭탄(13키로톤)의 20배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 대도시 하나가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주시보

  

▲ 이중 수폭 1개가 들어가는 화성13호의 탄두부(북에서는 전투부라고 함), 미 본토까지도 갈 수 있는 화성13뿐만 아니라 중거리 스커드라고 일컫는 대부분의 미사일에도 이 수소폭탄이 탄두가 장착되는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북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한 수소탄 단명을 김정은 제1위원장 현지지도 배경 사진으로 은근히 공개한 것을 잘 분석해보면 해당 미사일은 탄두부(북에서는 전투부라고 함)가 뭉툭한 최신형 화성14호가 아닌 더 뾰족한 화성13호임을 알 수 있다. 결국 화성13호에 단일탄두 수소폭탄 1개가 장착된다는 것을 북은 이번에 공개한 것이다.

 

▲ 이렇게 하부에 날개가 달린 화성계열의 미사일은 구형이며 주로 단거리, 중거리를 날아간다. 이런 미사일에도 수소폭탄을 장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사일들로 괌을 포함한 주일미군 거점 타격이 가능하다.     © 자주시보

 

미 본토까지 갈 수 있는 화성13호가 아닌 단거리, 중거리 화성 계열 미사일 일명, 스커드 미사일들은 대부분 하부에 날개가 달렸는데 이런 미사일도 소형 수소폭탄을 장착한다는 것을 이번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북이 시리아, 예멘 등에 판매한 이런 종류의 스커드 미사일에는 핵폭탄이 아닌 고폭탄을 장착해서 수출해왔다. 그 고폭탄도 파괴력이 엄청나서 한 발에 사우디군이나 반군의 기지와 거점이 쑥대밭이 되었다.

만약 이런 화성계열 미사일에 수소폭탄이 장착된다면 그것이 타격한 주한미군기지, 주일미군기지는 쑥대밭보다도 더 심각한 피해를 당할 것이 자명하다.

 

▲ 화성14호의 탄두는 화성13호의 탄두와 비교할 수 없이 직경이 크다. 한 눈에도 3배 이상이다.     ©자주시보

 

가장 심각한 미사일은 탄두부에 4개의 보조로켓과 10개의 로켓 노즐 콧구멍을 벌름거리는 괴기스런 모양의 화성14호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탄두부(전투부)가 한 눈에 봐도 화성 13호보다 그 지름이 3배 이상 커 보인다. 적어도 3발 이상의 각개조준 수소탄이 장착될 수 있는 것이다. 미사일 한 발로 3곳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미군 기지가 100여곳 있는데 단순하게 계산해서 이 화성14호 40발만 있어도 모두 다 소멸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화성14호는 지구상에서는 타격에 한계가 없는 미사일이라고 북은 주장해오고 있으며 어떤 미사일 방어체계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사실 탄두부에 저런 방향전환용 로켓이나 로켓노즐이 10개 이상 장착된 미사일은 아직 어떤 나라에서도 공개한 적이 없다.

외형만 보아도 북의 이 화성 14호가 가장 무시무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예전처럼 종이로 만든 미사일라는 극단적인 폄하 주장까지는 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북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과 그에 장착할 소형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광명성-4호 위성을 쏘아 올린 로켓이면 지구 어디든 타격이 가능하고 또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킬 조종 능력이면 요격회피기동도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은 수소탄 지하 실험으로 실제 강력한 핵폭발력을 과시해오고 있고 위성도 쏘아올리고 있으며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성공 장면도 2번이나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모두 최근 들어 보여준 행보들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 미국에 대해 핵억제력을 실질적으로 과시하는 행동을 계속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세계 누구나 다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하겠다는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결심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 이상의 군비경쟁은 세계평화와 경제안정을 위해 옳지 않다. 우리 국민은 물론 주변국과 세계인들은 하루 빨리 북미가 대화로 문제를 풀어 더 이상의 이런 무서운 무기 경쟁이 일어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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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컷오프, '진보 싸가지론'에 갇힌 결과

 

[주장] 이제는 보신주의로 무장한 야당 정치인들만 남게 될 것

16.03.10 20:35l최종 업데이트 16.03.10 20:3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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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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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 되자 이에 항의하는 진보 성향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에 대해 더민주당은 정청래 의원을 컷오프 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다 안다. '싸가지 없는 진보'의 대명사로 알려진 정청래 의원을 컷오프 해 '더민주당은 싸가지 없는 진보가 아니다'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선거 전략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정치공학적 관점을 배제한 채 이와 같은 시각이 갖는 문제점을 비판하려한다. 사실 냉정한 시각에서 정치공학적 관점만을 놓고 보면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는 장단점이 모두 있다. 장점은 강경한 운동권 이미지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적극적 참여 성향이 강한 진보적 시민들의 반발과 이탈 가능성이다. 이것의 총합이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런데 정치공학적 진단과 해석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가 있으나, 이것이 정치의 전부는 아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오게 된 정치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흐름과 맥락에 대한 고려도 없이 단지 지금 보이는 현상만을 놓고 계산기를 두들겨서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게 되면 후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싸가지 없는 진보 담론이 초기 제기되었을 때는 유의미한 가치를 지녔으나 지금은 오히려 진보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정청래의 컷오프가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 진보 야권에서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진보를 싫어하는 진짜 이유

싸가지 없는 진보는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가 쓴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책을 통해서 널리 회자된 담론이다. 진보 엘리트 세력의 독선적인 태도와 적극적 지지층만을 고려한 편협한 태도 등이 진보의 패배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진보 세력이 유연한 태도를 통해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실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인식은 대중적으로도 확산되어 있다. 그래서 강준만의 이와 같은 설명과 지적은 지식인 차원의 논의를 넘어서 실제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독선과 편협함 같은 진보 세력의 태도만으로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은 아니다. 이것이 대중적으로 확산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논거를 통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진보 세력의 주된 지지층은 이렇다. 학력은 고학력, 계급적으로는 중산층, 문화적으로는 리버럴 성향이다. 고학력 도시 중산층이 한국 진보 세력의 가장 핵심 지지층인 것이다. 그런데 진보 세력은 중산층과 서민의 계급적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는 1:99라는 이항대립적 선거구호를 내세워 99%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실제 선거 결과를 보면 경제적 빈곤층은 보수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고학력 도시 중산층에 기반한 진보 세력에 대한 빈곤층들의 정서적 거부감과 관련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싸가지 없는 진보의 대중적 확산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필자는 진보에서 보수로 정치적 정체성의 변화를 보인 사람들을 심층인터뷰 하여 최근에 <사람들은 왜 진보는 무능하고 보수는 유능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책을 냈는데, 여기서 빈곤층이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진보 세력을 거부하는 원인을 분석했다. 

이 연구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경제적 빈곤층이 진보 엘리트 세력들에게 문화적 소외감과 정서적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문화적 코드가 맞지 않아 정치적 정체성이 다르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이 진보 세력의 독선과 편협함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싸가지 없는 진보론이 대중적으로 확산된 결정적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과거 사회운동을 할 때 이론과 역사에 대해서 식견이 높지만 대중성이 약한 운동가들을 보고 흔히 '먹물좌파'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빈곤층들은 진보 엘리트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정서적 연대감을 느끼지 못하고 그들의 언어와 태도에서 괴리감과 소외감을 느낀다.

그래서 진보 세력이 빈곤층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계급 전략을 동원하지만 그들은 이 전략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리고 진보 세력을 '나와 다른 사람들'이자 '잘난 척 하는 사람들'이라고 인식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반감을 갖는다. 그래서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인식이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정청래를 컷오프 할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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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선, 2차 컷오프 발표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왼쪽)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홍 위원장은 정청래, 부좌현, 윤덕후, 강동원, 최규성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됐다고 발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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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듯 진보 세력은 진보 엘리트들에 대한 정서적·문화적 거부감을 주의 깊게 생각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인식이 정치적으로 확산되면서 원래 진보를 위한 담론이었던 싸가지 없는 진보가 오히려 진보를 약화시키는 역작용이 나타났다. 이 역작용은 2가지 차원이다.

첫 번째는 보수가 싸가지 없는 진보 담론을 이용하여 진보의 투쟁성을 약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한 점이다. 현재 보수 세력은 상당히 권위적인 방식으로 통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진보 세력은 반발한다. 그 과정에서 야권은 소위 강경 투쟁 방식을 동원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번 필리버스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보수 세력은 이러한 적극적 투쟁을 주도하는 정치인들을 주로 '강경 운동권'으로 프레임화하는데, 이것은 싸가지 없는 진보의 연관된 개념이자 담론이다.

그러므로 진보 세력은 보수 세력의 이와 같은 공세의 성격을 섬세하게 구분해서 대처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필리버스터 이전 시기 야당의 태도를 보면 그와 같은 보수의 공세에 위축된 경우가 많았다. 일종의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의식이 진보 진영에 내면화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무기력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선명성조차도 위험시하는 게 아니겠는가?

두 번째 문제점은 바로 범 진보 야권 세력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 야권 무기력의 원인을 싸가지 없는 진보에서 찾고 이와 관련된 소위 운동권 세력 전반(친노세력과 사실상 같이 쓰임)을 불신하고 비토하는 경우가 있다. 

싸가지 문제 등 운동권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여러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지적하면 된다. 문제는 운동권보다 나은 것이 없고 실천도 하지 않는 무능 세력이 싸가지 없는 진보 담론으로 운동권을 비난하는 경우다. 

야권의 정체성과 관련된 현안을 소홀히 하고 실천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운동권 정치인을 싸가지 없는 진보 담론으로 비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가까운 행위다. 이들 중에는 자신들은 마치 품격 있는 정치를 하는 것처럼 강변하는 야권 정치인이 많았다.

그러나 야권의 생명력을 약화시킨 것은 야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현안을 소홀히 한 정치인이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그러므로 이런 정치인들이 야권의 정치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정치인들을 싸가지 없는 진보 류의 담론으로 공격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 역시 역작용인 것이다. 

싸가지 없는 진보 담론이 위와 같이 확산된 것을 보면 종북 담론의 시작과 유포 및 확산과 비슷한 경로를 보인다. 종북 담론은 원래 진보 진영 내에서 일부 NL강경파들의 북한에 대한 편향된 태도를 비판하기 위해서 제기된 것이었는데, 나중에는 보수 세력이 진보 세력 전반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그리고 진보 세력 내부에서도 상호 공격을 할 때 사용되기도 하였다. 현재 상황이 종북 담론이 확산된 경로와 사실상 같다는 점을 충분히 고민해야만 한다.

'싸가지'가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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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지지자 "정청래를 제자리로 돌려놔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청래 의원의 공천배제를 결정한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 정 의원의 지지자와 당원들이 모여 공천배제 철회와 공천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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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보수 우위의 정치사회구조를 표현할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일반인들은 보수보다 진보 세력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진보 세력은 싸가지도 있어야 하고, 실력도 있어야 하고, 용기와 투쟁성도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원한다. 

지금 정청래 의원에 대한 컷오프는 '싸가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정청래 의원 본인도 인정했듯이 여러 설화를 일으킨 것은 맞다. 문제는 거기에만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보신주의로 무장한 야당 정치인들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여하간 지금 당장은 선거를 앞둔 시기이므로 정치공학적 사고가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더민주 지도부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청래 의원 컷오프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과 토론이 필요한 사안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장신기 기자는 사회학 박사이며 김대중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국 사회 보수화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진보에서 보수로 정치적 정체성의 변화를 보인 일반인 32명을 심층인터뷰하여 <사람들은 왜 진보는 무능하고 보수는 유능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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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남북 경제협력·교류사업 모든 합의 무효' 선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3/11 08:06
  • 수정일
    2016/03/11 08: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조평통 담화, 금강산·개성공단 자산 청산...'특별조치 연속' 예고도(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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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0  1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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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10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 간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 등에 대한 무효를 선포했다. [캡처-조선중앙TV]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0일 오전 대변인 담화를 발표, 앞으로 남북 사이의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를 무효로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조평통은 특히 남측 당국이 일방적으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업지구 가동을 전면중단했기 때문에 북측 지역에 있는 남측 기업들과 관계기관들의 모든 자산을 완전히 청산해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평통의 이번 대변인 담화는 최근 한국 정부가 발표한 독자적 대북 제재안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발표됐다.

조평통은 한국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안에 대해 ‘북남관계를 모조리 차단한 괴뢰들의 광대놀음’이라며, “핵강국 지위를 흔들고 자위적 핵무력 강화를 위한 우리의 정의의 위업에 제동을 걸어보려 하는 것이야말로 가소로운 추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평통은 “박근혜 역적패당에게 치명적인 정치·군사·경제적 타격을 가하여 비참한 종말을 앞당기기 위한 계획된 특별조치들이 연속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오늘과 같이 북남관계를 험악한 최극단 상태에 몰아넣은 책임은 한치 앞을 내다볼 능력도, 뒷일(뒷일)을 감당할 대안도 없이 무작정 객기를 부리며 미국 상전과 맞장구질을 해대는 특등바보, 사악한 반역의 무리인 박근혜와 그 패당에게 있다”고 거친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담화(전문)>
박근혜 패당의 어리석은 《제재》놀음은 자멸을 더욱 재촉하게 될 뿐이다

우리의 수소탄시험 완전성공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의 성과적발사에 기절초풍한 만고역적 박근혜패당의 대결광기가 갈수록 가관이다.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유엔 《제재결의》가 조작되자 희색이 만면하여 돌아치던 박근혜패당이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격으로 우리에 대한 그 무슨 독자 《제재》라는 것을 발표하는 놀음을 벌린 것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일군들과 단체들에 대한 《자산동결》 및 《금융거래차단》, 우리 제품에 대한 《반입통제》와 우리 항구에 들어왔던 선박들의 《입항금지》 등 황당무계한 내용들로 가득찬 이번 《제재안》에 대하여 말한다면 아무데도 소용없는 물건짝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돈줄》이니 뭐니 하며 북남관계를 모조리 차단한 괴뢰들의 광대놀음에 조소를 금치못하며 침을 뱉고 있다.

이번 《제재》발표 놀음은 우리의 주체탄, 통일탄 폭음에 완전히 얼혼이 나간 역적 패당의 단말마적발악이며 스스로 섶을 지고 불속에 뛰여드는 정신병자들의 어리석은 망동이다.

우리의 핵무력은 수십년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다지고 벼려온 철저한 자립, 자력자강의 산물이며 그것으로 하여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것쯤은 알아야 한다.

미국의 창녀인 박근혜 따위가 감히 존엄높은 우리의 핵강국지위를 흔들고 자위적 핵무력강화를 위한 우리의 정의의 위업에 제동을 걸어보려 하는 것이야말로 가소로운 추태가 아닐수 없다.

더욱 가련하고 불쌍한 것은 박근혜가 자기앞에 어떤 비극적종말이 다가오고있는지도 모르고 객기를 부리는 것이다.

우리 백두산혁명강군은 지금 적들이 움쩍하기만 하면 일격에 불마당질해버릴수있게 선제공격방식으로 전환하고 최후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패당은 더러운 숨통이 끊어지게 될 비참한 시각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여있다.

군사적으로 예민한 최전연지역을 통째로 내주어 남조선의 령세기업가들에게 살길을 열어주고 세계적인 명승지인 금강산에서 남측기업이 관광사업을 하도록 특전과 특혜를 베풀어준 우리의 은혜를 원쑤로 갚은 박근혜패당은 더 이상 이 땅에 살아숨쉴 자격도 없는 반역무리이다.

동족대결에 환장한 박근혜년이 북남관계의 마지막명줄이였던 개성공업지구마저 전면폐쇄한데 이어 또다시 무모한 독자《제재》놀음을 벌려놓으며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려는 독기를 서슴없이 드러낸 조건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1. 이 시각부터 북남사이에 채택발표된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들을 무효로 선포한다.

2. 남조선괴뢰패당이 일방적으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업지구가동을 전면중단한것만큼 이에 따라 우리는 우리측 지역에 있는 남측기업들과 관계기관들의 모든 자산을 완전히 청산해버릴 것이다.

3. 박근혜역적패당에게 치명적인 정치,군사,경제적타격을 가하여 비참한 종말을 앞당기기 위한 계획된 특별조치들이 련속 취해지게 될 것이다.

제손으로 제눈을 찌르고 제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박근혜패당은 우리의 정당한 조치에 대하여 그 어디에 하소연할 것도 상소할데도 없을 것이다.

오늘과 같이 북남관계를 험악한 최극단상태에 몰아넣은 책임은 한치앞을 내다볼 능력도, 뒷일을 감당할 대안도 없이 무작정 객기를 부리며 미국상전과 맞장구질을 해대는 특등바보, 사악한 반역의 무리인 박근혜와 그 패당에게 있다.

우리 군대의 1차적인 타격권안에 들어있는 청와대소굴에 들어박혀 온갖 못된짓을 일삼고 있는 박근혜패당의 만고대죄는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주체105(2016)년 3월 10일
평양

<출처-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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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이 공식 학문? 수상한 학술분류 변경

 

[단독] 연구비로 세금 투입 가능... 한국연구재단 "합리적 판단" 해명

16.03.09 21:15l최종 업데이트 16.03.09 21:17l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이 지난 2월 말 학술·연구분야에 '새마을운동'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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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분야 분류에 '새마을'이 신설·추가됐음을 알리는 공지글(사진). 재단 담당자는 정당한 개정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절차적인 하자와 재단 내부 인사들의 관련성 등을 살펴볼 때 무리한 임의 개정에 가까웠다.
ⓒ 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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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새마을운동 신설을 두고 재단이 박근혜 정권에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가 재단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박정희 띄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한국연구재단 측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른 신설이었고, 정부 차원의 지시는 전혀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준정부기관이다. 한국과학재단·한국학술진흥재단·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이 통합돼 지난 2009년 6월 출범했으며, 해당 분야 연구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이 주 업무다. 2015년도 사업 총예산은 4조2224억 원이었고, 학술인문사회사업 예산만 2409억 원에 이르렀다.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분류 개정... 새마을운동 신설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한국연구재단은 이전의 학술·연구분야 분류 중 지역개발과 지적학·지역경제·농촌개발계획 등을 삭제하고, 중분류에 '새마을/국제개발협력'과 더불어 '새마을개발협력' 관련 교육·훈련, 조직·리더십, 공동체·자원봉사 등의 분류를 신설했다. 이번에 신설된 새마을 학술·연구분야 영문명은 'Saemaul Undong(새마을운동)'이며, 목적은 '해당 분야 연구 활성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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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말,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분야 분류에 '새마을'이 신설·추가됐다(사진).
ⓒ 한국연구재단 개정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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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향후 새마을운동 연구에 합법적 연구비 지원이 가능하며, 관련 연구를 독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단 측 담당자는 "분류 분야가 만들어지면 일단 관련 분야가 하나로 모이기 때문에, 해당 지원 과제가 많아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마을운동이 신설된 학술·연구분야 분류 개정은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새마을운동과 비슷한 분류의 다른 항목이 사회복지학·인문지리학·교과교육학 등임을 고려하면 '새마을운동' 분야의 신설은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추진된 새마을운동이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또한 관련 학회도 존재하고, 소수이긴 하지만 이를 학문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갑자기 새마을운동을 학술·연구분야에 신설한 것은 재단 차원의 '정권 코드 맞추기'거나 정부 차원의 '박정희 띄우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학문 분류에 정통한 인문학 분야 연구자인 A교수는 이런 사실을 제보하며 "언제부터 '새마을운동'이 공식 학문 분야로서 이런 위상을 주장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라며 "새마을을 연구하는 곳은 특정 대학과 소수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코드 맞추기'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A교수는 "연구재단의 분류체계 변경이 중요한 이유는 그에 따라 연구비 명목으로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라며 "새마을 분야는 아직 학문으로 분류할 정도의 분야가 아니다, 과거 4대강 관련 온갖 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했듯 이를 통해 새마을운동을 연구하겠다는 일부 어용·관변학자들에게 연구비가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새마을학회장 등 재단 내 '새마을 관계자' 다수

이와 관련, 흥미로운 사실은 재단 내에 이상하리만큼 '새마을 관계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번 학술·연구분야 분류 개정을 담당한 사람은 지난해 사회과학단에 근무했던 이광희 현 성과확산팀 팀장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팀장의 은사는 '새마을 전도사'로 알려진 노화준 영남대 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이다.

또한 같은 팀 직원인 노유진 연구원은 지난 2011년 1월 노화준 교수와 함께 '새마을운동의 추진논리와 발전전략의 재음미'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학술진흥본부장으로 선임된 이상엽 한서대 교수의 경우, 과거 대전·충남 지역 새마을 학회장을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광희 팀장은 "참고하기 위해 은사(노화준 교수)에게서 새마을 대학원에서 뭘 가르치는지 커리큘럼을 받았고, 이상엽 본부장이 새마을 전문가라고 해서 관련 자료도 받았다"면서도 "이상엽 교수가 이전에 새마을 학회장이었던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상엽 학술진흥본부장은 특히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만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수차례 재단 측에 전화했으나, 이 본부장은 비서를 통해 "지금 바쁘다", "실무자와 통화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만 답변하며 통화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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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대 재단 이사장인 정민근 전 포항공대 교수(사진)는 박정희 대통령 재임 기간인 1970년~1974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다녔다.
ⓒ 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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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이사장인 정민근 포항공대 명예교수도 눈에 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재임 중인 1970~1974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다녔다. 지난 2014년 취임한 정 이사장은 이후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대 (이공계 우대 정책을) 잘 시작했는데, 최근 20년간 연구자들을 너무 몰아붙였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처럼 연구자의 기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광희 팀장은 '정부 차원의 박정희 띄우기' 시선에 대해 "(정권 차원의) 외압이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용어는 학술연구분야 분류지만, 우리 재단에서는 이걸 학문 분류가 아닌 연구 분류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2016년 행정자치부 예산안에 따르면 '새마을운동 지원예산'으로 143억 원이 책정됐으며, 행자부는 국비 296억 원 포함 총 사업비 866억 원을 투입해 2017년까지 새마을 전시관·테마촌 등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7년은 '박정희 탄생 100주년'으로, <CBS>에 따르면 경북 구미시에서는 '(박정희) 탄신 TF팀'이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적합성 관련 공문 발송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문제는 이번 개정 과정이 합리적이었는지 여부다. 이 팀장은 "(이번 개정은) 2~3년 전부터 진행해왔고, 전체적인 분류체계 개정의 일환일 뿐"이라며 "제가 새마을 쪽 자료를 다 찾아봤고, 문제가 생길까 싶어 자문료를 주고 자문도 다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팀장이 "자문을 받았다"며 거론한 교수들은 "나는 개정에 반대했다, 공식 자문을 한 게 아니었다"거나 "(자문한 사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L교수는 기자가 '한국연구재단' 얘기를 꺼내자마자 "그건 대통령과 연결되는 굉장히 민감한 주제"라며 답변을 꺼렸다. M교수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지역개발쪽 의견을 구하긴 했다"라며 "그런데 새마을 항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L교수는 "사실 새마을 쪽이 경제학이나 법학처럼 독립된 학문이 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면서 "정상적인 과정이면 이게 의제로 상정되지 않았을 텐데 상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마을 쪽이 너무 무리하게 국제개발 쪽에 들어온 것"이라며 "제가 정말 전문가로 꼽는 분이 몇 있는데, 그중 새마을학회에 가입하신 분은 한 분도 없다"고 꼬집었다.

절차상 문제도 있었다. 재단 홈페이지에 공시된 '학술·연구분야 분류의 개정'에 따르면 분류개정은 5개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 학회와 단체, 연구자들의 의견수렴을 시작으로 해, 학회 명의로 개정 요청 공문을 받은 뒤 적합성 검토 결과가 담긴 공문을 재단 명의로 발송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개발 분야 관련, 관련 학회의 공문을 받았으면서도 여기에 적합성 검토 공문 발송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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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단 홈페이지에 공시된 '학술연구분야분류의 개정(사진)'에 따르면 분류 개정은 5개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 하지만 이 팀장은 이 절차를 빼놓은 뒤, "연구자들에게 알려주는 것(공지)으로 갈음한 것 같다. 알리긴 알렸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 한국연구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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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도 이러한 문제를 사실상 인정했다. 이광희 팀장은 "제가 관련 업무를 쭉 해왔는데 솔직히 이렇게 한 적은 없었다"며 "연구자들에게 알려주는 것(공지)으로 갈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개정 절차가 법으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지원이 많이 오면 수요를 다 반영할 수 없으니까 저렇게 (복잡한 절차를) 해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개정 과정을 담당하는 정책연구팀에서는 "이번 개정은 학회 요청이 아닌 해당 과학단의 판단이었기 때문에 따로 공문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 세부 전공은 전적으로 학문단에 의존한다"며 "분야 신설과 관련한 모든 사유를 정량적으로 판단하는 게 쉽지는 않다"며 이 팀장과는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내부과제 분류하기 위한 기준" vs "가장 큰 목적은 연구비 지원"

이광희 팀장은 "새마을과 관련해 분류 개정 요청도 있었다"고 말했지만, 누가 요청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팀장은 지난 2월 29일 대전청사에서 만난 기자에게 '새마을학 학문 분류 요청'이라는 문서를 보여줬지만 "개인 정보라서 연구자 이름은 말해 줄 수 없다"라며 "영남대 박 교수"라고만 말했다.

이 팀장은 "(개정 요청을) 보낸 건 연구자 1명이지만 나름 대표해서 보냈을 것"이라며 "요청이 왔는데 굳이 안 해줄 이유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관련 지원 과제들이 있었다"며 그 근거로 2015년 출판지원사업 지원과제 200개 중 2개, 신진연구자사업 지원 1100여 개 중 9개가 새마을 관련 과제로 왔다"고 말했다.

적합성을 검토할 때는 개정 요청 분야의 연구자 수나 지원과제 건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도 미흡했다. 예컨대 지리학의 경우 대한지리학회, 도시지리학회, 지리정보학회, 한국지역학회 등 수많은 학회가 있는 것에 반해 새마을 쪽은 '한국새마을학회', '새마을글로벌포럼' 외에는 찾기 힘들다. 공교롭게도 둘 다 경북 영남대학교 법정관 409호에 있다. 학회 인터넷 홈페이지는 접속이 안 될 뿐 아니라,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팀장은 "이쪽이 민감한 주제라 아무도 안 하려 했음에도 제가 진행했다"며 "저는 지역개발학회 자문을 받는 등 충분한 근거로, 소신 있게 판단해서 (새마을 분야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밖에서 보면 큰일인 것처럼 볼 수 있지만, (분류 개정은) 내부에서 과제들을 편하게 분류하기 위한 기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개정에 반대했다는 재단의 자문위원 L교수는 "분류 체계 변경의 가장 큰 목적은 연구비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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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선배'의 폭력, 교수 되고 싶어 참았다"

 
[인터뷰] '명문대 악마 선배' 사건 피해자 A씨
 
| 2016.03.10 07:29:51

'인분 교수', '악마 동기생'에 이어 이번엔 '명문대 악마 선배'가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잘 나가는 교수 아버지를 둔 명문 사립대 대학원생이 교수 취업을 미끼로 3년 넘게 후배 대학원생에게 가혹 행위를 일삼은 것.

'악마 선배'가 저지른 행각들은 믿기 힘들 정도다. 귓바퀴 모양이 변형될 정도로 수십 차례에 걸쳐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골프채로 온몸을 두들겨 팼다. 변기에 머리를 박게 하고거나 심지어 변기 물까지 마시게 했다. 이러한 가혹 행위는 학교, 카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떨어져 있을 땐 영상 통화를 통해 기합을 시키기도 했다. 

 

악마 동기생 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는, 가해자의 잔악한 수법 때문만이 아니다. 그보단, 상습적 폭행에도 피해자들이 입을 닫을 수밖에 없던 이유가 더욱 충격적이다. 바로 '취업' 때문이다.  

 

지난 9일, '명문대 악마 선배' 사건의 피해자 A 씨는 <프레시안>과 만나 그간의 일들을 털어놓았다. 그는 "워낙 교수 되기가 어렵다 보니, 편한 길을 가고 싶었다"며,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했다. "내 바로 옆에 '금수저'가 있고, 그 사람이 잘 되면 내 자리도 챙겨준다고 하니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던 그의 고백은, '취업 전쟁' 속에서 '을'의 처지도 마다 않는 지금 청년 세대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A씨가 대학원 선배B로부터 구타당한 흔적. ⓒA씨

 


"차라리 나한테 질병이 있었더라면..." 

 

프레시안 : 가해자라고 지목한 그 선배와는 언제 처음 알게 됐나.

A : 2009년 학부 전공 수업에서 조모임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건 내가 대학원 진학 관련 상담을 요청하면서였다. B 선배 아버지는 다른 학교에서 잘 나가는 교수였고, B 역시 애초부터 교수할 뜻이 있었던 걸 알았던 터라 이것저것 물어봤다.

일적으로 손발을 많이 맞췄다. 2010년엔 주식 투자하는 사업을 같이 하기도 했고, 대학원 와서는 같이 논문 작업을 했다. 대학원에서는 지도교수가 도와줘야 실적이 잘 나오는데, 내 경우는 지도교수님과 원하는 주제가 서로 달랐다. 게다가 나는 영어를 잘 못해서 지도교수님이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내질 못했다. 그러던 차에 B가 나에게 같이 논문을 쓰자는 제안을 해서 지도교수님 몰래 둘이 논문 작업을 했다. B는 영어를 잘해서 B가 주로 영문 작업을 하고, 나는 한글로 논문 작업을 하다 보니 속도가 빨라져서 실적이 좋았다. 그래서 점점 더 지도교수와의 작업 대신 이쪽 일에 더 몰두하게 됐다. 


프레시안 : 마찰이 시작된 계기는? 
 

▲반복된 폭행으로 부풀어오른 귀. ⓒA씨

A : 대학원에 가면 할 일이 많다. 수업도 듣고 지도교수 일도 거들어야 하고, 학회 일도 해야 하는데, 거기다가 우리끼리 논문도 따로 쓰기로 했으니 업무량이 어마어마했다. 하루 수면 시간이 서너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피곤해서 할 일을 제 때 못 맞춘다거나, 조는 일이 몇 번 생기자 그때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

한두 시간 푹 자는 것도 아니고, 2~3분 눈만 감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내가 많이 존다고, 일을 제대로 못 한다고 때렸다. 그게 2012년 9월 정도부터였다. 만나면 학교에서건 카페에서건 가리지 않고 얼굴이며 팔다리며 때렸다. 손으로 때리기도 하고 골프채로도 때렸다. 변기에 머리를 박게 하거나 변기 물을 마시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자꾸 내가 조니까 정신 차리라는 의미에서 때린 거라고 하니, 차라리 '나한테 (잘 조는) 질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서로 떨어져 있을 땐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거의 5분 간격으로 지금 하는 작업 상황을 보고하게 했다. 내용이 중복돼도 졸았냐고 하고, 내용이 적어도 졸았냐고 했다. 내가 잠깐이라도 답이 없으면 졸고 있느냐면서 바로 영상통화를 걸었다.

영상통화 할 땐 주로 기합을 시켰다. 처음엔 같이 있을 때만 기합을 줬는데,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영상 통화로 벌을 주는 것이었다. 머리를 바닥에 박는 이른바 '원산폭격' 자세 하기. 변기에 머리 박기 등을 했다.

 


영상통화를 많이 하다 보니 휴대폰 요금이 많이 나왔다. 6개월 치 영상통화 요금만 53만 원이었다. 요금이 많이 나와 부모님께 죄송하니 영상통화 시간을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일부러 더 많이 걸었다. 

 

"골프채로 맞고도, 바빠서 아픈 걸 생각할 겨를 없었다"
 

ⓒA씨와 B씨의 휴대전화 메신저 내용. ⓒA씨

프레시안 : B가 그렇게까지 '갑질'을 한 이유는 뭔가.

: 그 사람이 나보다 3살 많은 선배이기도 했고, 또 사업을 할 때도 그 사람이 대표로 등록돼있었다. 그래서 뭘 하든 둘 사이에는 상하관계가 성립됐다. 위계 서열 의식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었는데, 아마도 ROTC(학생군사교육단) 장교 경험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나를 마치 병사 다루듯이 대했다. 통화할 때도 군대식으로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했다. 대답할 때 목소리도 작으면 안 됐다. 왜 해야 하는지 반문하는 것도 싫어했다. 무조건 "예"라고만 해야 했고, 명령에 불복종하면 맞았다.

프레시안 : 폭행을 당하고도 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나.
 
A :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바빠서 아픈 걸 생각할 겨를도, 화를 낼 겨를도 없었다. 골프채로 맞고 온몸이 땡땡 부어도 쉴 틈 없이 바로 카페 가서 작업해야 했다.

그리고 반항을 하면 더 맞았다. 나중엔 너무 힘들어서 두세 번 정도 연락을 완전 끊었은 적이 있다. 처음엔 달래더니, 나중엔 더 심하게 보복했다. 엄청나게 맞다 보니 연락을 끊으면 안 된다는 걸 기계적으로 학습하게 됐다.

 

 

"'해외파' 아닌 내가 교수를 할 방법이 없었다" 

프레시안 : 보도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 대부분이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왜 당하고만 있었을까'다. 왜 그렇게까지 참아야 했나. 

A : B를 통해 교수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좀만 참으면 될 거라고 믿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교수 시장은 해외파를 선호한다. 유학을 알아봤는데,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닫고 포기했다. 그럼 국내 박사가 될 나로선 교수하기는 사실상 힘든 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도교수님이랑은 잘 안 맞았다. 반면, 선배랑 하는 작업은 성과가 잘 나왔다. 결정적인 계기는 B의 아버지 C 교수다. 언젠가 스포츠 경영 수업을 들었는데 꽤 흥미가 붙어서, B와 함께 이쪽 논문을 같이 쓰기로 했다. 그러다가 체육학과 교수인 C의 도움을 받게 됐다. 자기 아들과 작업을 한다고 해서 그런지 내게도 잘 해줬다. 아무래도 교수가 지도를 해주니 일하는 속도가 더 붙었다. 실적이 더 오르면서 점점 희망이 생겼다. 

또, 교수가 되려면 강의 경력도 필요한데, 그것도 B와 C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수 임용에 필요한 강의 경력이 최소 1~2년인데, 강사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B가 자기 아버지 C를 통해 쉽게 강의 자리를 얻었다. 그걸 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렇게 강사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B가 하루는 C네 학교 한 연구실 앞에 서서 '여기가 나중에 네가 들어갈 자리'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분명 B한테 맞고 감시당하는 건 힘들지만, 그래도 자꾸 희망이 보이니까, 좀만 참고 버티면 나도 강사도 되고, 교수도 될 줄 알았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잘못된 판단이었다.

 

 

▲피해자 A씨와 선배 B씨가 나눈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 ⓒA씨

 

 

"친구에게 폭행 사실 말할 시간도 없었다" 

 

프레시안 : B로부터 업무와 상관 없는 사적인 일도 강요받은 적도 있나.

: 나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데 매주 교회에 나갔다. 거기서 예배는 드리지 않고, 지하 식당에서 B 가족들 점심 식사 준비를 했다. B 아버지와 논문 관련 미팅을 해야 하는데, 그분이 워낙 바쁜 분이라 만날 시간이 일요일밖에 나질 않았다. 그리고 그 교회 목사가 모 대학 총장을 했던 터라, B가 나에게 교회에 올 것을 종용했다. '나중에 연이 될 거니 잘하라'며 점심 식사 준비도 강요했다. 

프레시안 : 주변에서는 이런 사실들을 몰랐나. 

A : 아마 학교에서 자주 보는 사람들은 눈치를 챘을 거다. 맞은 다음 날이면 귀가 퉁퉁 부어있었으니까. 어딘가에 괴로움을 호소하고 싶어도, 친구들에게 사정을 일일이 말할 수 없었다. 업무가 많아지면서, 약속을 잡고 친구를 만난 적이 없는 것 같다. 밥 먹는 중에도 수시로 보고해야 하고, 전화도 계속 받아야 하니까 친구를 만날 수가 없었다. 새벽 2시 넘어서 퇴근하면 그때부턴 온전한 내 시간이었지만, 그때도 친구를 만날 수 없긴 마찬가지였다. 다음 날 업무에 차질이 없으려면 집에서 쉬어야 한다며, B는 나한테 퇴근 후 집에서 누워 있는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했다. 

프레시안 : 가족들은 폭행 사실을 언제 알게 됐나. 

A : 내가 선배한테 맞고 다닌 걸 가족들이 아주 모르진 않았다. 처음엔 남자 선후배들끼리 투닥거리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꾸 큰 상처를 달고 오니까 부모님이 직접 B에게 문자를 보내 꾸짖었다. 아버지는 '군대 악질 상관처럼 굴지 말라'고도 하셨다. 근데 B는 "잘 모르는 일"이라는 식으로 답하거나, "서로 교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식의 기만적인 답장을 보냈다. 우리 형은 심지어 내가 집에서 B와 영상통화하는 걸 직접 보기도 했다. 형이 빨리 연을 끊으라고 했지만, 나는 "이번 작업만 마치면 끝내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작년 9월, 카페에서 정신없이 일하던 중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난 당연히 B선배일 줄 알고 군대식으로 응답했는데, 알고 보니 형이었다. 형이 화를 내며 당장 일 그만두고 집으로 오라고 했다. 그때부터 가족들에게 사실을 다 털어놓고, 고소 준비에 들어갔다.

 

 

▲B씨가 A씨 부모와 나눈 휴대전화 메시지 내용. ⓒA씨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6개월 진단에 귀 수술 예정" 

프레시안 : 그동안 받은 육체적‧정신적 상처가 컸겠다. 

A : 아직도 여전하다. 곧 귀 수술을 받기로 했다. 맞은 데를 또 맞은 탓에 귀에서 피를 자주 뽑아야 했다. 피를 하도 많이 뽑다 보니 이젠 자동으로 피가 고여서, 접합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다. 정신과도 다닌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6개월 진단을 받았다. 요즘은 좀 나아진 편이지만, 5분 이상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그리고 B에게 맞았던 장소 가까이 있는 곳은 다 가기 싫다. 내가 다니는 병원 한 곳이 하필 B의 집 가까이에 있는데, 병원에 가면 괜히 혼자 두리번거리게 된다. 

프레시안 : 경찰 조사가 끝났다. B가 잘못을 일부 시인한 걸로 알고 있다. 사과는 받았나.

A : B 아버지가 몇번 찾아오고 연락을 했지만, 내가 일부러 계속 피했다. 마음 약해질까 봐. 경찰 대질신문할 때 돼서야 B를 처음 봤는데, 말로는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했다. 그런데 경찰조차 '사죄하는 마음이 안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영혼이 없는 말이었다. 합의 명목으로 공탁금을 넣었던데, 받자마자 돌려줬다. 지금 제일 우려하는 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것이다. 법대로 처벌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A씨의 정신과 진단서. ⓒA씨



프레시안 : 인분 교수, 악마 동기생 보도를 보면 남 일 같지 않았겠다.

: 작년 인분 교수 사태가 이슈가 됐을 땐 한창 바빴을 때였다. 기사 같은 걸 볼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워낙 화제였으니 B랑 같이 얘기했는데, "우린 그 정돈 아니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악마 동기생'의 경우는 내 사례랑 너무 비슷해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성적 학대가 없었다는 점 빼곤 취업을 미끼로 했다는 점이나 상습 폭행, 수시 보고 등 행태가 비슷했다. 

이런 일들과 엮여 내 사례도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 인터뷰를 하면 신분 노출이 될까 우려도 되지만, 한편으론 잘 됐다고 생각한다. 그쪽 집안이 워낙 재력도 있고 인맥도 넓다 보니, 내 사건이 은폐될까 봐 걱정이었던 참이었다.

 

 

'갑을 관계' 청산... "교수 포기 후회 안 한다" 


프레시안 : B 씨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면서 사실상 진로가 막힌 셈인데, 후회되진 않나. 

: 후회하지 않는다. 당시엔 바로 옆에 '금수저'가 있고, '금수저'가 있고, 그 사람이 잘 되면 내 자리도 챙겨준다고 하는 데다가 실제로 성과도 보여주니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땐 워낙 경주마처럼 달리기만 했다. 내 행동이나 판단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니 잘못된 길을 왔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교수 되는 게 어렵다 보니, 편한 길을 가고 싶어서 요령을 피우다가 이런 일을 당한 것 같다.

프레시안 : 앞으로 계획은? 

A : 학업은 완전히 중단한 상태다. 학적상으론 아직 휴학 상태인데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갈 마음도 없다.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 하반기에 입대하고, 전역하고 나면 취업을 준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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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먹고 살 수 있도록 만 해달라는 거다"

<인터뷰> 개성공단 근로자협, 통일부 앞에서 1인시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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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9  16: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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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근로자 협의회' 소속 서성길 문창기업 관리실장이 9일 낮 통일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쫓겨난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이 8일부터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9일 낮 1인시위를 벌이고 있던 서성길(47) 문창기업 관리실장은 “우리 근로자의 경우는 따로 지원 대책도 없고 아무런 것도 없기 때문에, 특별히 보여드릴 것이 없어 이렇게 나오게 됐다”며 “단지 먹고 살 수 있도록 만 해달라는 거다”라고 말했다.

서 실장은 “정부에서는 휴직 지원금이라고 해서 129만원인가 준다는데, 그것은 기업에서 고용유지를 했을 경우 지급되는 거고, 고용유지가 안 됐을 경우는 그마저도 못 받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이 폐쇄된 뒤 권고사직으로 퇴사하거나 무임금 상태로 회사에 적만 올려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홍용표 통일부 장관(오른족)과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지난달 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정부합동대책반은 근로자 지원대책으로 △휴업·휴직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체불임금사업자 융자 △근로자 생활안정 △최업성공패키지 등 실직 최소화 등을 제시했고, 고용유지지원금은 1일 4.3만원 한도로 최대 180일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근로자들이 가입한 4대보험은 30~50% 감면하고, 임금체불 시 융자와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융자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인시위에 함께 나온 홍재왕 GS아트라인 공장장은 “막상 나와서 이렇게 보니까, 우리 근로자들에게는 아무 대책도 없었다”며 “정부에서 현실성 없는 대책보다는 근로자들에게 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왕 공장장은 “솔직히 막막한데, 이 길거리에 우리가 나오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했고, 너무나 절실했기 때문에 지금 1인시위에 나오게 된 것”이라며 “솔직한 이야기로 나 혼자라도 개성공단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개성공단 근로자 협의회’(위원장 김용환)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족식을 갖고 서울 상암동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이들은 다음주 포괄적인 향후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16일 ‘개성공단 기업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정기섭 등)와 함께 임진각에서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서성길 “단지 먹고 살 수 있도록 만 해달라는 거다”

   
▲ 서성길 문창기업 관리실장은 “단지 먹고 살 수 있도록 만 해달라는 거다”고 요구사항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오늘 1인시위에 나선 취지는?

■ 서성길 문창기업 관리실장 : 특별한 건 없다. 우리 근로자의 경우는 따로 지원 대책도 없고 아무런 것도 없기 때문에, 특별히 보여드릴 것이 없어 이렇게 나오게 됐다.

□ 개성공단이 폐쇄된 후 근로자들은 어떤 상태에 있나?

■ 거의 대부분 휴직 상태다.

□ 회사에서 휴직 조치를 취한 것인가?

■ 아니다. 일부 회사는 권고사직으로 해서 퇴사한 분들도 꽤 많다. 그렇지 않고 권고사직은 냈으나 무노동 무임금으로 그대로 있는 분들도 있다.

□ 서 실장은 어떤 상태인가?

■ 사직서는 올렸는데 아직 처리가 안 된 상태다. 무임금 상태다. 회사에서 일할 장소가 없기 때문에 끌고 갈 필요성도 없고, 유지 자체가 힘들어 사직서를 받은 거다.

□ 정부의 지원은 없나?

■ 정부에서는 휴직 지원금이라고 해서 129만원인가 준다는데, 그것은 기업에서 고용유지를 했을 경우 지급되는 거고, 고용유지가 안 됐을 경우는 그마저도 못 받는 거다.

□ 1인시위를 하면서 요구하는 사항은?

■ 단지 먹고 살 수 있도록 만 해달라는 거다.

□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인가?

■ 나의 경우는 당장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만 일자리가 없다. 구직활동을 하고 싶어도 생계가 막막하니까 대리운전을 하든지 일용직 노동을 하든지 그렇게 해서라도 밥을 먹여 애들 학교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홍재왕 “나 혼자라도 개성공단으로 올라가고 싶다”

□ 정부에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 홍재왕 GS아트라인 공장장 :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내렸을 때는 기업이나 근로자한테 차후에 어떤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는 계산을 하고 폐쇄시켰을 것 아닌가? 그런데 막상 나와서 이렇게 보니까 우리 근로자들에게는 아무 대책도 없었다.

솔직히 막막한데, 이 길거리에 우리가 나오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했고, 너무나 절실했기 때문에 지금 1인시위에 나오게 된 거다.

단지 우리를 어떻게든지 먹고살게는 해줘야 하는데, 정부에서 현실성 없는 대책보다는 근로자들에게 대책을 세워달라는 거다.

□ 개성공단 근로자 협의회는 원래 있었나?

■ 아니다. 지난주 수요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식으로 발족했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 천명 가까이 된다.

어쨌든 다 똑같은 상황에서 막막하다 보니까. 나 역시 너무나 억울해서 나와 있다. 억울해서.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나는 개성공단에 들어갔을 때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고, 들어가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회사 잘못도 아니고 근로자 잘못도 아니고, 정부가 내린 폐쇄 결정에 대해서는 거기에 따르는 대가는 정부에서 분명히 책임져 줘야 한다고 본다.

□ 홍 공장장은 어떤 상태인가?

■ 나는 휴직상태다. 막막하다. 회사도 피해자다 보니까 회사한테 월급 달라고 말은 못하고 ‘제발 사표는 보류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해서 지금 휴직 상태로 있는 상황이다.

회사한테 바랄 것은 아무 것도 없고, 그렇다고 회사에서 당장 월급을 지급할 여력도 없기 때문에 정부가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이상 지금 방법이 없는 것 같아 길거리로 나오게 됐다.

□ 1인 시위는 언제까지 하고, 이후 계획은?

□ 어제부터 시작했고, 해결될 때까지 계속하려고 한다. 솔직한 이야기로 나 혼자라도 개성공단으로 올라가고 싶다.

개성공단 근로자 협의회 사무실이 상암동에 자리잡아 개소했고, 다음주 중에 포괄적으로 계획을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16일에는 임진각에서 개성공단 기업비대위와 함께 전체 행진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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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무기 등 모든 공격수단, 발사만 기다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3/10 09:17
  • 수정일
    2016/03/10 09: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침공 단행하면 도발 본거지 불바다 만들 것" 경고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09 [16:4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이정섭 기자


 

조선은 "(한미가) 끝끝내 군사적 침공을 단행한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상상 밖의 주체적 전쟁방식으로 도발의 본거지들을 순식간에 불바다, 잿더미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는 9일 조선중앙통신이 논평에서 '우리의 경고를 오판하지 말라'는 제목을 통해 "미국과 괴뢰 역적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연습과 고강도 제재를 운운하며 제아무리 기고만장해 있어도 우리는 꿈쩍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금 우리 군대와 인민은 우리의 생존공간을 핵참화 속에 몰아넣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전쟁 도발광기에 전면대응하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했다"며 "자위적 핵억제력으로 무진막강한 우리 공화국을 감히 어째 보겠다는 것이야말로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     © 이정섭 기자

 

중앙통신은 "실전 배비(배치)된 핵무기를 포함한 우리의 모든 군사적 공격수단들은 최고 수뇌부의 남조선 해방, 미국징벌 작전계획에 따라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주요 타격 대상들과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 기지들, 미국 본토를 정밀 조준하고 섬멸적인 발사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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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한탄강 따라 흐른 용암, 협곡 아래 돌베개 남겨

옛 한탄강 따라 흐른 용암, 협곡 아래 돌베개 남겨

조홍섭 2016. 03. 09
조회수 3053 추천수 0
 

[한반도 지질공원 생성의 비밀] <5-1> 연천권-현무암 협곡

 

 

 

  북한 680고지·오리산 화산 2번 분출
 철원 70m, 전곡 30m, 문산 3m 깊이로
 
 강줄기 따라 110㎞ 느릿느릿 흘러
 물길 메우고 지류로 역류
 
 부곡엔 용암호가 만든 재인폭포 절경
 차탄천엔 25m 높이 웅장한 절벽
 
 포천 영평천 합류 아우라지엔
 치약을 꾸역꾸역 짜낸 듯
 돌베개 모양 용암이 차곡차곡
 
 연천은 신생대 용암 분출뿐 아니라
 한반도 형성기 지각변동 중심지

 

yo5.jpg» 옛 한탄강을 따라 흐르던 용암이 역류해 고인 굳어 형성된 차탄천의 장대한 주상절리 협곡. 사진=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심해저 화산에선 용암이 직접 물속으로 흘러든다. 시뻘건 용암은 울컥 쏟아져 나오자마자 찬 바닷물에 거죽이 식어 검은 현무암이 된다. 하지만 용암이 계속 밀려들면 어느 순간 검은 껍질이 파열되면서 붉은 용암이 쏟아져 나와 새로운 현무암 덩어리를 만든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단면이 둥글고 기다란 베개 모양의 현무암 덩어리가 줄줄이 쌓인다. 이런 베개용암은 하와이나 대서양 심해저의 해저화산에서 생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하천에서 과거의 베개용암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포천시 장수면 신흥리의 한탄강 아우라지가 그곳이다.
 
심해저 화산에서 생긴 것처럼

 

yo1.jpg» 강물속에서 형성된 둥글둥글한 아우라지 베개용암. 윗부분은 물위 용암이 굳은 주상절리이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최근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임진강 지질공원의 지질명소인 아우라지 베개용암을 3일 찾았다. 한탄강과 영평천이 합류하는 강변에 주상절리 협곡이 병풍처럼 서 있는데, 목재를 쌓아 놓은 것 같은 밑부분이 특이하다.
 
배를 타고 가까이 접근해 보았다. 지름 50㎝가량에 단면이 어금니처럼 생기고 길이가 80~100㎝인 원통형 현무암 덩어리가 통나무더미처럼 빼꼭하게 쌓여 있다. 동행한 신승원 강원대 지질유산환경연구소 부소장은 “표면이 급격히 식어 유리처럼 바뀌었고, 치약을 짠 것 같은 형태와 방사상으로 금이 가는 등 베개용암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yo2.jpg» 베개용암의 단면. 거죽은 급랭해 생긴 유리질로 덮여있고 방사상 절리가 나 있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바위가 녹은 액체인 용암의 온도는 900도에 이른다. 고온의 용암이 찬물과 만나 급격히 식으면 미처 암석의 결정이 만들어지지 않아 유리가 형성된다. 아우라지의 베개용암 곳곳에는 검은 유리 조각이 들어 있었다.
 
아우라지의 베개용암을 만든 대규모 용암 분출이 한탄강의 현무암 협곡을 형성했다.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든 중생대 백악기의 화산활동 이후 한동안 잠잠하더니 신생대 제4기에 들어 다시 화산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백두산, 제주도, 울릉도와 함께 한탄강 상류에서 화산이 분화했다.
 
각각 50만년 전, 15만년 전 분출

 

orisan_2009.jpg» 한탄강에 다량의 용암을 분출한 기원지로 추정되는 북한 평강의 오리산(사진 왼쪽 아래 둥근 함몰체) 위성사진. 위는 평강 시가지이다. 2009년 구글 위성사진으로 현재는 분화구 주변의 농경지 개발로 함몰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위성지도로 북한 땅인 강원도 평강 근처를 보면, 지름 150m, 깊이 20m인 작은 분화구가 보인다. 이곳이 약 15만년 전 다량의 용암을 옛 한탄강으로 흘려보낸 오리산(해발 452m)이다. 
 
여기서 북동쪽으로 21㎞ 떨어진 ‘680고지’는 또다른 용암 기원지로 약 50만년 전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두 분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은 철원에 큰 용암대지를 형성했고 이어 한탄강을 따라 전곡을 지나 분화구에서 110㎞ 떨어진 임진강 문산 부근에 이르렀다.

 

03431144_R_0.jpg» 용암의 끝자락_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화석정 부근의 임진강 모습.한탄강을 따라 110킬로미터를 달려온 용암은 임진강의 이곳까지 밀려 내려왔다.강변에 현무암 용암 절벽이 보인다. 사진=조홍섭 기자
 
최근 한탄강의 현무암층을 연구한 안웅산 제주시 세계유산·한라산연구소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한탄강 용암의 유출 시기와 범위를 놓고 논란이 많았지만 약 50만년 전 680고지 분화와 이보다 규모가 큰 약 15만년 전 오리산 분화 등 2번의 용암 분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분화 기원지가 북한이어서 직접 연구가 불가능해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탄강의 용암은 백두산이나 한라산의 것보다 점도가 낮아 느릿느릿 먼 거리를 흘렀다. 오리산의 높이는 주변보다 150m 정도밖에 높지 않아 경사도가 한라산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임진강 하류까지 용암이 흘러간 것이다.
 
용암의 깊이는 분화구에서 가까운 철원이 70m, 전곡 20~30m, 문산 2~3m에 이른다. 옛 한탄강의 물길을 메우고 지류로 역류하는가 하면 커다란 용암호를 이루기도 했다.

 

y05.jpg» 역류한 용암이 호수를 이룬 뒤 굳어 두꺼운 현무암층으로 쌓인 재인 폭포 현무암 절벽.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연천읍 고문리에 있는 재인폭포는 그 과정에서 생겼다. 주상절리와 동굴, 돌개구멍 등이 절경을 빚는 이 폭포는 한탄강의 용암이 지류로 흘러넘쳐 용암호를 형성한 것이 시초였다. 주상절리 돌기둥이 하나둘 떨어져 나가 절벽이 생겼고 폭포는 침식을 가속했다. 
 
지난 15만년 동안 폭포는 한탄강에서 350m나 안쪽으로 후퇴했다. 앞으로 5만년쯤 지나면 폭포는 아예 사라질 것이다.
 
종잇장처럼 구겨져 주름진 바위

 

yo10.jpg» 차탄천을 따라 난 약 10킬로미터 길이의 에움길을 걷다 보면 현무암 협곡과 함께 다양한 암석과 지질구조를 즐길 수 있다. 사진=조홍섭 기자

 
전곡에서 한탄강에 합류하는 차탄천에는 용암의 역류로 인한 현무암 협곡의 절경이 10㎞나 이어진다. 연천군은 이곳에 ‘차탄천 에움길’이란 지질 트레일을 조성했다.
 
차탄천의 은대리 왕림교 아래에는 높이가 25m에 이르는 웅장한 현무암 절벽이 펼쳐져 있다. 아파트 10층 높이의 주상절리 위와 아래엔 각각 덩어리 상태와 판을 쌓아놓은 모양의 현무암층이 놓여 있어 적어도 3개의 용암층이 쌓였음을 보여준다. 이곳은 옛 한탄강이 굽이치는 곳이어서 용암층이 깊게 쌓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yo5-2.jpg» 은대리 판상절리 모습. 기왓장을 쌓아놓은 형태로 현무암 절벽에 금이 가 있다. 형성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용암 위 아래의 수축률 차이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이곳에서 500m쯤 하류로 내려가면 옛 한탄강의 강바닥과 함께 판상절리가 장관을 이루는 모습이 펼쳐진다. 현무암 절벽 밑부분에 강바닥에서 볼 수 있는 모서리가 둥근 자갈이 층을 이루고 있다. 
 
동행한 정대교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용암이 흐르기 전 옛 한탄강에서 쌓인 미처 굳지 않은 퇴적층”이라며 “자갈이 기울어진 방향을 보면 당시 강물이 어느 쪽으로 흘렀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yo5-1.jpg» 물살에 쓸려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는 옛 한탄강 강바닥의 자갈층. 15만년 전 용암이 흘러내리기 전에 쌓인 층이어서 미처 암석으로 굳지 않았다. 바로 위 용암은 울퉁불퉁해 급히 식은 상태를 보여준다. 사진=조홍섭 기자


15만년 용암은 이 자갈이 깔린 옛 한탄강에 쏟아져 내렸을 것이다. 물이 끓어오르고 용암이 급격하게 식어 콘크리트를 부어놓은 것처럼 울퉁불퉁하게 굳은 층이 가지런한 강돌 위에 잇닿아 있다. 당시 이곳에 살던 전곡리 구석기인들은 이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두고두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yo6.jpg» 은대리의 옛 강바닥 퇴적층을 백의리 퇴적층이라 하는데, 고문리 양수장의 현무암 절벽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진=조홍섭 기자
 
은대리에는 지층이 종잇장처럼 구겨진 습곡을 간직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정 교수는 “지하 10㎞에서 무르고 연해진 고생대 퇴적암이 2억~3억년 전 한반도가 대규모 지각변동을 받았을 때 이리저리 굽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yo7.jpg» 은대리 습곡. 지하 10킬로미터에서 부드러워진 퇴적층이 지각변동의 힘을 받아 구부러졌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연천은 신생대 용암 분출뿐 아니라 한반도 형성기인 중생대 지각변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중·한 지괴와 남중국 지괴의 충돌대 가운데 북쪽 끄트머리에 해당한다. 대륙충돌 때나 생기는 고온·고압 환경에서 생성된 남정석, 석류석 같은 광물이 곳곳에서 나온다.

 

yo9_감람석.jpg» 고온 고압 환경에서 형성되는 광물인 감람석. 연천이 대륙 충돌대의 일부임을 보여준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연천은 고구려와 신라가 격전을 벌였고, 후삼국 시대 태봉의 궁예가 몰락한 곳이다. 한국전쟁의 격전지이자 현재에도 군인 인구가 적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탄강이란 이름이 ‘원통해 탄식하다’는 한탄(恨歎)에서 온 것으로 아는 이도 있지만 실제로는 ‘커다란 여울’이란 뜻이다. 하지만, 한반도 땅덩어리에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 대격변인 대륙충돌이 이곳에 상처를 남긴 것 또한 사실이다.
 
연천/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공동기획: 한겨레, 대한지질학회, 국립공원관리공단 국가지질공원사무국, 한국지구과학교사협회

정대교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인터뷰 

“연천은 지질지대 백화점, 지질교육 최적”

 

정대교-강원대.jpg

  
“연천만큼 지구과학 교육에 좋은 장소는 우리나라에 또 없을 겁니다.”
 

정대교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사진)는 경기도 연천군 은대리의 판상절리와 백의리 퇴적층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생대 제4기의 용암이 굳어 주상절리와 판상절리를 이룬 바닥에 옛 한탄강 바닥이었던 퇴적층이 놓여 있다.

 

이 지역 기반암은 4억년 전 고생대 데본기의 변성퇴적암이고, 19억년 전 원생대 암석도 있다. “다른 지질공원이 한두 가지 특징적인 지질현상을 갖췄다면 여기는 다양한 지질지대의 암석과 지질구조를 두루 갖춘 드문 곳입니다.”
 

연천의 지질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은 2008년 발간됐다. 비무장지대 때문이었지만 지질이 복잡한 점도 작용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넓은 미산층이 이제까지 알려진 원생대가 아닌 고생대 변성암으로 얼마 전 밝혀지기도 했다. 한 지역에 여러 지질시대 암석 30종이 나오는 곳, 용암도 있고 화석도 있는 곳을 국내에서 달리 찾을 곳이 없다.
 

정 교수는 “하천변을 따라 현무암 협곡이 펼쳐져 아름다운데다 이런 지질학적 다양성과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지질학 교육에 최적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전곡 구석기 유적과 연계해 은대리 등 연천의 지질 명소들은 경기도 지구과학 교사 연수와 학생 연수에 널리 쓰여 연간 2000여명이 현장 답사를 위해 찾고 있다.
 

연천/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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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금 우리는 행복할까요?

[총선아바타_제주종합편]제주, 지금 우리는 행복할까요?
 
총선아바타의 중심은 4.13총선입니다.
 
임병도 | 2016-03-09 08:49: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43일간의 총선아바타의 첫 번째 여정은 제주였습니다. 제주에 사는 아이엠피터는 서울 취재가 끝나자마자 전 날 밤에 내려왔습니다. 3월 3일 취재팀은 우여곡절 끝에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걱정이 있었지만, 2박 3일 간의 제주 취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총선아바타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총선아바타 제주편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환상 이상으로 고민과 아픔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7년째 제주에 사는 아이엠피터조차 이번 취재를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제주의 속살을 보기도 했습니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 열풍’,’전국에서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이주민이 제일 많이 늘어난 섬’ 등 제주를 아름답게 보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여행객이 늘어나는 만큼 발생하는 교통사고와 공항 문제, 지역 주민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해군기지와 제2공항, 거대 자본에만 의존하는 중산간개발, 이주민이 증가하면서 벌어지는 쓰레기 대란과 환경 문제, 역사를 뒤집는 제주 4.3사건 재심사 등 제주 곳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그 정도 아픔과 상처가 없는 땅이 우리나라에 없는 곳이 있느냐고. 맞습니다. 대한민국 땅 어디에도 아픔과 고민은 다 있습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그 고통을 상식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나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는 왜 늘 무시당하나요?

총선아바타의 중심은 4.13총선입니다. 그러나 제주만큼은 선거를 왜 하는지 우리의 본질적인 고민이 무엇인지 알고 싶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헌법에는 개인의 행복이 곧 국가의 기본이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의 행복지수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제주에 살지만, 제주를 취재하면서 느낀 결론은 ‘제주,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총선아바타 제주 종합편을 보시면서 제주의 고민을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는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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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대표자, 이진희를 만나다

 

 

 

 

 

 

 

본 코너는 4.13 총선특집인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서>와 함께 

<20대 총선 잇(it)후보> 기획 중 하나다.

 

힘닿는 데까지 열쒸미 발굴할 예정이니,

독자분들도 주저 없이 추천해 주시라.

 

 

 

 

 

 

오늘은 딴지 선정 ‘20대 총선 잇(it) 후보’로 더불어민주당에 비례후보 공천을 신청한 전국시설노조 이진희 위원장을 소개한다. 생소하겠지만, 수십 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활동을 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직함은 위원장이지만 동시에 아파트 관리업체의 전기기사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이기도 하다.

 

아파트 경비, 청소 등 시설 관리 분야는 노동권이 취약한 우리 사회에서도 노동 인권 침해의 대표적 사각지대로 불린다. 빈번한 해고로 인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일부 몰지각한 주민에 의한 인격 테러를 당하는 을(乙) 중에 을 직종이다.

 

얼마 전 부산의 모 아파트에서 동대표가 경비원에게 90도 인사를 강요하여, 엘리베이터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에게 경비원이 허리를 굽힌 사진은 이런 현실을 가장 극명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에 앞서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는 경비원이 주민의 폭언에 시달린 끝에 분신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그해 말 경비원들은 모조리 해고되었다.

 

이진희는 이들 비정규직을 대표해 더민주의 비례대표 후보 공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까지의 배경만 보자면 지역구 국회의원의 대표성 한계를 보완해 계층과 직능을 대변하기 위한 비례대표 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요건은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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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 리버럴, :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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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비례 대표 공모에 응모했는데, 느낌이 어떤가?

 

이 : 비례대표는 대중적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실감이 안 간다. 취업 이력서를 내고 합격 통보를 기다리는 심정에 더 가깝다. 서류가 통과되면 면접인데, 이번 인터뷰를 모의 면접이라 생각하고 있다.(웃음)

 

 : 그럼 면접에 대비하여 강도 높은 압박 인터뷰를 전개하겠다.(웃음) 삶의 이력을 보니 66년생에 아주대 경제학과를 중퇴하셨다. 운동권 학생이었는가?

 

이 : 80년대 시절 대학생들 대부분이 그랬듯이 다 비슷한 경로를 통해 데모도 하고, 학생 운동하지 않았나? 특별한 이력이라고 볼 수도 없다.

 

 

노동운동 대신 생계문제로 전기기사 취업

 

 : 근데 왜 4학년 때 중퇴하셨나? 1년 남았는데... 그 동안 낸 등록금이 아깝지 않은가?

 

이 : 학생 시절에 공부 대신 데모만 했으니 졸업장이 있었다면 학교에 미안할 일이다. 평생 노동운동하겠다는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졸업장은 오히려 부담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이야 대졸 출신이 흔하고, 또 그들이 생계를 위해 생산직에 종사하는 게 특별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오히려 대학 출신이 생산직에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운동권이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사측에서 경계를 많이 했다. 그래서 졸업장을 굳이 따야겠다는 생각은 안했던 것 같다.

 

 : 후회하지 않나?

 

이 : 후회 없다. 지금까지 인생이 후회되지 않는데, 대학 졸업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그래서 결심대로 노동운동에 투신하게 되었는가?

 

이 : 성남 공단에 있는 한 업체에 취업했다. 한 1년간 프레스 일을 했는데, 92년도 총선 때 창당된 민중당에서 후보를 도울 일손이 너무 필요하다고 해, 일을 그만두고 선거를 도왔다. 그러나 민중당이 3% 지지율을 받지 못해 해산된 뒤 다소 공백기가 있었다. 당시 분당 신도시가 막 들어설 때였는데, 아파트 관리소에서 사람을 구한다고 해서 당분간 생계 방편으로 생각하고 들어갔다. 마침 전기기사 자격증이 있고 젊어서 쉽게 취업되었다.

 

 : 그럼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취업한 것이 아니었는가?

 

이 : 그렇다. 사실 노동운동을 하러 들어간 곳은 1년 남짓 일하다 선거 때문에 그냥 나왔고, 생계를 위해 입사했던 아파트 관리업체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하게 될 줄은 당시에 생각도 못 했다. 그 당시 노동운동하면 공장 생산직을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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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계속 거기서 근무하고 있는가?

 

이 : 그렇다. 생계를 위해 취업해 여기서 노조활동을 한 것은 내 자신에게 있어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

 

 : 다행이라고? 어떤 점에서?

 

이 : 사실 과거 80년대 운동권들이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위장 취업하다 보면, 아무래도 의식화라는 목적으로 들어갔으니까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일종의 선민의식이 생겼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누군가를 의식화하겠다는 목적 없이 입사하여 같은 처지에서 일했기 때문에, 운동권으로서의 오만함 같은 것은 덜했던 것 같다.

 

 : 위장취업해서 노동운동했던 운동권들에게 그런 심리가 어느 정도 있었단 말인가?

 

이 : 뭐, 일반화해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마르크스주의 서적 몇 권이랑 문건을 읽은 먹물 20대 청년이 수십 년 짬밥의 노동자들을 지도하러 현장에 들어갔다는 것이 상식적인 상황은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이다.

 

 : 그래도 그들 때문에 노동운동이 발전했다는 면도 있지 않을까?

 

이 : 물론 훌륭한 노동운동가로 성장한 사람도 있고, 또 겸허하게 배우는 자세를 가졌던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권이 과연 노동운동에 큰 도움이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유보적일 수밖에 없다. 소모적인 정파라든가, 대중과 동떨어진 운동권 문화라든가 하는 부정적인 면도 같이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들어가면 노동인권법 제정하겠다.”

 

 : 이 위원장은 시설관리직 노동자이기도 한데, 최근 경비원들의 처지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얼마 전 부산의 아파트 경비원이 동 대표에 의해 모든 주민에게 출근길 인사를 강요당한 사건이 있었다. 또 폭언에 시달린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는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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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모든 국민들이 분노를 감추지 않았던 사건이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그런 황당한 갑질을 비난할 만큼 건전한 상식을 갖추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주민 대부분은 시설 관리인들과 이웃처럼 인간적 유대 관계로 잘 지내고 있다. 사실, 출근길 인사를 강요한 그 사진을 찍어 SNS에 고발한 것도 그 아파트 주민이다.

 

일부 입주민 대표자 몇몇이 그런 횡포를 부리는 것이 문제다. 그런 갑질에 관리인이 저항하기도 힘들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그런 횡포가 있는지조차 알지도 못하고, 안다고 해도 나서서 방어해주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피고용인에 대한 인격적 모독과 같은 일에 대해서는 어떤 제도적 방어 장치가 필요하다. 비단 아파트 관리직만이 아니라 서비스직, 특히 감정 노동자들에 대한 인격 모독이 너무나 심하고 빈번하다. 스튜어디스에 대한 라면상무 사건에서 보듯이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리고, 폭언과 폭행 모욕을 주고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회사는 고객의 모든 요구에도 감내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거의 서비스직 노동자를 노예 대하듯 하는 비상식적인 일마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유달리 서열문화가 강해서 그런지 다른 나라보다 심한 것 같다.

 

오죽하면 감정노동자의 약 40%가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겠는가? 그런대도 갑질 횡포가 드러나면 도덕적인 비난만 한때 들끓고 만다.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국회 들어가면 이들을 보호하는 노동인권법을 제정하여, 상식을 벗어난 갑질 횡포에 대해 회사가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를 지우게 하고, 민형사상 배상 제도를 도입토록 하고 싶다. 그것만은 꼭 하고 싶다.

 

 

아파트 노조위원장, 아파트 주민대표 되다

 

 : 이진희 위원장은 어디에 살고 있나? 아파트인가 주택인가?

 

이 : 아파트다.

 

 : 아파트 주민으로서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관리인들을 보면 남다르게 느껴지나?

 

이 : 아파트 주민일 뿐만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주민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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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음) 이거 정말 아주 아이러니하다. 거주지와 근무지가 다르지만 어쨌든 노동자면서 동시에 사용자인 셈인데, 관리비 절감 차원에서 경비원을 해고하고 자동 방범 시스템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 경비를 해고하고 방범 시스템 도입이 과연 주민복리에 더 좋은지는 의문이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주민들의 공정한 판단을 구해야 하지 않겠나? 인정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주민들은 절감되는 관리 비용보다 경비원분들을 통해 얻는 주거 편익을 더 가치 있게 보는 것 같다. 주민투표하면 부결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자동방범 시스템 업자들이 주민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로비하는 영향이 크다고 본다. 얼마 전 가양동 아파트에서 그런 시스템 도입을 빌미로 경비원 해고를 강행했던 입주자 대표와 주민 대표와 갈등만 보더라도 그렇다. 주민 투표에서 두 차례나 압도적으로 부결되었는데도 그걸 강행하는 걸 보면, 몇 천 원 관리비 아끼겠다는 것이 입주자 대표의 본심은 아닌 것 같다.

 

 : 택배 받아주고, 쓰레기 분리수거 등의 일도 결코 작은 일이 아닌데..

 

이 : 사실 택배, 쓰레기 분리수거는 경비원의 고유 업무가 아니다. 그럼에도 주민 편의를 위해 그 일을 해준 것이 이제 거의 고유 업무가 되다시피 한 것이다. 문제가 되었던 가양동 아파트 경비원들은 해고 반대 기자회견을 하러 가는 도중에도 단지에 널린 쓰레기를 줍고, 분리수거 포대를 종류별로 정리했던 사람들이다.

 

 

최저 임금인상 부담스러워하는 경비원

 

 : 해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파트 경비원들과 청소원들 임금이 올라가면 주민들 부담이 약간이라도 늘어날 텐데... 이진희 위원장이 주민 대표로 있는 아파트에서는 관리인들의 임금을 얼마나 인상했나?

 

이 :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더 높였다. 10% 넘는 수준이다.

 

 : 주민들 반발이 있지 않은가?

 

이 :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 아파트단지 세대가 300세대가 안 되는데도 불과 몇천 원 인상에 그친다. 주로 시간제 근무하는 분이 많아 임금 자체가 높지도 않다. 근데 사실 경비업무하시는 분들 중에는 높은 임금 인상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있다.

 

 : 왜 그런가?

 

이 : 시설관리 업무는 고령자들이 많다. 짤리면 어디서 일자리 구하겠나, 그런 불안이 가장 크다. 임금 인상 때문에 큰 부담을 느껴 해고하지 않을까 불안하여 심지어 최저임금 인상을 싫어하는 분들까지 생길 정도다. 그래서 임금 수준보다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 본인은 비정규직 대표로서 나왔는데, 그동안 비정규직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나?

 

이 : 전국시설관리노조 조합원들 모두가 외주 용역업체에 속해 있는 분들이다. 내 자신이 비정규직 직원으로서 우리 조합원들을 대표해 20년 넘게 활동해 왔다.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하고 교섭한 것은 노조위원장으로서 당연한 일이겠지만, 진보정당에 결합해서 제도 개선 투쟁에도 앞장서왔다.

 

최저임금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경비원에게도 최저임금이 전면 적용될 수 있도록 입법 청원을 하고, 원청업체의 사용자성 인정, 위탁관리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포괄임금제 철폐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현안 사항을 비정규직 보호법안에 포함시키도록 압박해 왔다.

 

리 : 용역업체, 외주.. 이런 업체에 근무하면 모두 비정규직인가?

 

이 : 정규직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조건이 붙는다. 첫째 정해진 기간이 없고, 둘째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하는 자가 정규직이다. 이런 조건의 정규직이 아닌 모든 피고용인은 모두 비정규직이다.

 

리 : 그러니까 간접고용은 고용자와 사용자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정규직 조건에서 벗어나 있는 건가?

 

이 : 그렇다. 예전에는 어떤 사업장에서 상시적으로 근무한다면 그 사업장 소속 노동자가 되는 것이 당연했지만, 기간제법, 파견법이 만들어지면서 갑자기 고용관행이 천지개벽처럼 바뀌어서 소속된 회사와 근무하는 사업장이 별개로 되는 일이 생겼다. 과거에는 그런 경우는 아주 특수한 직군에만 있었는데 이제 아웃소싱이 보편화되어서 상시적인 고용불안 체제다.

 

 

비정규직, 출구 규제가 아니라 입구 규제해야

 

리 : 최근 박근혜 정부는 비정규직 기간을 4년으로 늘리고, 파견법을 확대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 : 그것만큼은 단호히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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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 근데 2년 제한을 둔 현행 비정규직법이 통과될 때도 2년마다 해고하라는 법이라고 노무현 정부 때 노동계가 엄청 반대하지 않았나?

 

이 : 맞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 기간에 제한을 두는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원래 2년이라는 기간 제한을 둔 것은 그 정도 근무하면 상시, 지속적인 업무로 간주하여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것이 도입 취지인데 현실을 보면 얼마나 안이했던 생각인가? 그런데 그걸 오히려 4년으로 더 연장시키겠다는 것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이렇게 출구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입구에서부터 규제해야 한다.

 

리 : 입구 규제.

 

이 : 처음부터 사용제한을 두어야 한다. 이게 상시적인지 일시적인 일인지 아닌지는 대부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가령 은행 창구일은 일시적인 일이겠는가? 그래서 출구 규제가 아닌 입구 규제를 해야 한다.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고용 안정은 조직이나 직무에 대한 몰입을 끌어내기 위한 기본이다. 그래야 생산성도 좋아지고, 일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 아닌가?

 

리 : 파견 남발도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 : 맞다. 아웃소싱이 직접 고용보다 비용절감에서 얼마나 효과 있는지도 의문이다. 내가 있는 업종만 보더라도 그렇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근무 장소와 일은 똑같은데 사장만 바뀐 꼴이다. 그런데 임금은 푹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원청회사가 아웃소싱업체에 주는 이윤을 생각하면 인건비 총액이 많이 주는 건 아니다. 결국 중간 아웃소싱업체에서 노동자 임금을 중간에서 갈취하는 효과밖에 더 있나? 공공기관의 경우는 직원 사우회가 아웃소싱업체로 둔갑해 퇴직한 임직원들의 노후보장 역할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파견 노동자가 그들 노후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셈이다. 조폭 수준의 중간 갈취다. 말이 아웃소싱이지 사실상 임금 가로채기 인력관리업체나 다를 바 없다. 간접고용이라는 이름으로 임금을 중간착취가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박정희 시대 때도 중간착취를 법으로 금지했는데, 노동문제로만 본다면 그 시절보다 훨씬 퇴보한 셈이다.

 

리 : 맞다. 아웃소싱은 사실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소속이 서로 달라 소통도 잘 안 되고, 이직률도 높다. 이것이 제품의 질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가령 고객 상담 부문이 많이 외주화되는데, 고객 의견이 제품 개발에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 : 그렇다. 비정규직의 폐해는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지만 결국엔 회사의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반드시 효율적이라고만 볼 수 없다. 비정규직 폐해는 너무나 명확히 드러나 있다. 이 문제를 두고서는 대한민국 미래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IMF 외환위기, 해고가 트렌드

 

리 : 사실 이전에는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게 평생 고용 비슷한 체제였는데, 비정규직법이 만들어진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아닌가?

 

이 : 바로 그렇다.

 

리 : 시설관리분야도 IMF 위기 영향을 많이 받았나?

 

이 : 물론이다. 그때 생각하면 기가 막힌 게... 해고가 마치 트렌드처럼 퍼져나갔다. 물론 많은 기업이 도산하거나 위기에 처해서 노동자가 무더기로 짤려 나갈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던 곳도 많았다. 그런 곳에서 정리해고야 불가피하겠지만, 문제는 그런 영향과 전혀 무관한 곳에서도 해고를 마치 선진 경영의 기법으로 여기고 마구잡이로 할 때도 많았다.

 

리 : 그런 사회 분위기 기억난다. 미국의 해고왕 GE의 잭웰치의 경영론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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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ORTUNE>

 

이 : 가령 내가 근무하던 분당의 A 아파트 단지에서 관리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거기서 수십 년 근무한 직원들을 다 같이 짤랐다. 그러면 그 일을 대체할 사람이 누군가가 또 와야 하지 않나? 그러면 옆에 있는 B단지, C단지 근무자들을 채용한다. 마치 순환 근무하듯 서로 돌아가며 해고하고 채용한다. 그러면 새로 채용된 사람들은 그 아파트 보일러실부터 구조까지 모든 것을 처음부터 알아가야 하지 않겠나?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해고가 민간 기관만이 아니라, 대학이나 공공기관에서도 비일비재했다.

 

제가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경기지역 전체로 노조를 조직하고, 마침내 전국 조직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바로 IMF 외환위기 때 무차별적으로 남발하는 정리해고 때문이었다. 노조 결성식을 위해 부산에 갔던 날 부산대에서 시설관리직원들이 용역업체와 계약해지와 동시에 모두 해고되었다. 해고통지서를 받아들고서 어쩔 줄 모르며 눈물만 훔치던 아주머니들 손을 붙잡고 그날 당일 총장실 점거투쟁에 들어갔다. 몇 달 동안 투쟁한 끝에 복직되었지만, 참 생각해보면 국립대학이란 곳에서도 그렇게 몰상식적으로 무분별하게 해고한다는 것이 참담했다.

 

리 : 그러니까 IMF로 신자유주의적 광풍이 불면서, 노동 유연성이 글로벌스탠다드로 제시되고...

 

이 : 그렇다.

 

리 : 그때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이 아니었나? 민주 진보 정권에서 신자유주의 앞장서 도입한 셈인데... 비록 집권이 오래전 일이지만, 바로 그 정당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건 모순 아닌가?

 

이 : 물론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의 과오랄까 그런 한계에 대해서는 단호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시대적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리 : IMF가 강요한 구조조정 같은 거?

 

이 : 사실 외환위기가 없더라도 IMF가 요구한 일련의 정책들은 당시 정치권 모두가 추진하려던 정책이었다. 민영화, 재벌개혁, 주주 자본주의, 노동 유연화, 개방화, 규제 완화 그런 것들... 90년대 시대 상황을 생각해보자. 국내적으로는 민주화 10년 되고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당시 민주화세력은 그동안 국가폭력에 저항해왔기 국가 기구라든가, 국가 주도 정책 전반에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 반대 편향으로 민영화 같은 것을 민주화나 자유화 연장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었다. 당시 세계정세도 비슷했다.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가 무너지면서 시장주의, 자유주의가 세계적인 대세였다. 심지어 사회민주주의 진영도 제3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물결을 받아들였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펼친 정책도 당시 이러한 시대 흐름을 쫓던 것이다. 그러니까 신자유주의를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정체성이라고 무조건 규정할 수만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

 

리 : 그래도 오늘날 양극화가 거기서 비롯되지 않았나?

 

이 : 물론이다. 그 시대 노동자와 서민들이 겪은 피해는 말할 수 없다. 빈부격차 심화는 세계적 현상으로도 번졌다. 그러나 80년대부터 시작된 이런 신자유주의 물결은 이제 곧 종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샌더스 열풍, 영국 노동당 코빈의 등장, 피케티 현상 등은 아주 상징적인 사건들 아닌가?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 복지 정책이 최대 이슈가 되었다. 불과 몇 년 전 이명박의 ‘부자 되세요’ 선거 분위기와 비교한다면 상전벽해의 변화다. 미국이나 유럽이 1930년대 대공황을 겪은 후, 40년대부터 사회민주주의적인 가치로서 번영의 시기를 이끌었던 그런 시대적 분위기와 흡사해졌다.

 

 

신자유주의 시대 종말, 사회민주주의 시대 다시 찾아와

 

리 : 더민주당이 사회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근거는 있나?

 

이 : 새누리당이 시장주의로 방향을 가져가고 있다면, 그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사회민주적 가치를 자기 정체성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 :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뚜렷이 내세우는 건 정의당 같은 진보정당 아닌가? 왜 진보정당 노선을 취하지 않은가?

 

이 :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우선 현행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양당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치학에서 뒤베르제 법칙이라고도 한다는데 어쨌든, 제3의 정당은 한국에서는 안 된다. 우리와 비슷한 승자독식 소선거구제 갖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도 백 년 넘게 양당제의 정치구조를 갖게 된 것도 다 그 때문 아닌가.

 

그래서 미국의 진보주의자들,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민주당으로 들어가서 왼쪽을 차지했다. 미국 민주당은 대공황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원래 남부를 중심으로 한 지역 보수정당이었는데, 대공황을 거치며 노동자 흑인 여성 사회주의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완전히 성격이 변화되지 않았나? 우리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미국 민주당에서 샌더스가 뜬금없이 나타난 게 아니다. 루즈벨트 시절부터 뿌리가 있는 사회민주주의 풀뿌리 그룹이 민주당 내부로 들어갔고 그런 조직들이 마침내 샌더스로 발아된 것이다. 사회민주주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조직이나 개인이라면 우리도 그런 중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한국의 제1야당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이 전략적으로 바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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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과연 한국의 진보정당들이 과연 진보적인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다. 통진당 사태를 보더라도 그렇지만 민주노동당 시절 정파들의 행태를 보면 과연 우리 국민의 상식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그리고 사실 정의당이 내건 정책과 이념이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정강정책과 얼마나 차별화되는지도 잘 모르겠다.

 

리 : 지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켰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이 : 고육지책이라고 생각한다. 필리버스터 중단이 테러방지법 독소조항을 방임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필리버스터를 지속할 경우 선거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 헌정 중단이라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불가피했을 것이라 이해한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 급작스러웠다는 것은 좀 유감이다.

 

리 : 김종인 체제가 공천에 전권을 행사하고, 운동권 대신 전문성 있는 인사를 중용하겠다고 하는데 본인에게는 공천에 불리하다고 생각하는가?

 

이 : 하하.. 비례대표 도입 취지대로 공천한다면 유리할 것도 불리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비례대표는 지역 대표의 한계를 보완해 다양한 계층과 직능 대표를 선출하여 국민의 대표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지난번 문재인 대표가 만들었던 혁신공천위원회에서 청년, 여성, 비정규직 등의 사회적 약자를 우선 배려하겠다는 공천 세칙은 비례 대표제 원리에 충실한 규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대의기구 국회는 국민을 닮아야 한다. 그런데 19대 국회를 보면 법조인 비율이 15%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15%가 변호사나 판검사인가? 운동권도 심각하지만 문제는 특정 직업군이 이렇게 국회를 과다하게 점유하는 것 자체부터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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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타파>

 

제가 비정규직을 대표해서 나왔는데, 저보다 훌륭하고 능력 있는 다른 분이 비정규직 대표가 된다면 아무런 유감이 없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에 850만 비정규직을 위한 자리가 단 한 석도 남아 있지 않다면 정체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을 당으로 조직해 정권교체에 공헌할 터

 

리 : 맞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양극화 문제와 직결되는데 그들을 대변하는 사람이 이렇게 적다면 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것이다.

 

이 : 제가 하고 싶은 말씀을 대신해주서 정말 고맙다. 사실 정규직 비정규직, 대기업 중소기업과 같은 이중화된 노동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미래는 없다. 이 심각한 노동의 이중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남은 생을 다 바치고 싶다.

 

리 : 끝으로 본인이 정치인으로서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가?

 

이 : 우선 당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정치인이 되는 것이 목표다. 우리 당 지지층을 보면 고학력, 젊은층, 전문직 등에서 지지율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비정규직들에게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이분들과 함께 정권교체에 기여하고 싶다.

 

리 : 장시간 인터뷰 감사하다.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 이렇게 인터뷰까지 해줘서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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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850만 명, 노동자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850만 명'이라는 숫자로는 심각성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사회 곳곳에서 밀린 이들, 언제 잘릴지 몰라 고용불안에 떠는 이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이들, 즉, 절벽을 등지고 사는 이들이 600만 명이라는 말이다. 

 

더 많은 이들이 절벽을 마주하기 전에 정치가 이 문제를 전면에서 다루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이자 노동운동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그와 같은 사람이 필요한 순간이다. 우리에겐 '정치인'의 시각이 아니라 '노동자'의 시각으로 대변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이번 총선으로 비정규직의 고통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그가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바란다. 

 

 

 

 

리버럴

 

편집 : 딴지일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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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미제 핵으로 덮치려 들 때 핵으로 먼저 냅다 칠 것”

 
“핵 탄 경량화해 핵 탄두 표준화. 규격화 실현했다”만족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09 [07: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조선의 젊은 지도자의 담력과 배짱은 어떻게 종결지어 질 것인가 세계는 김정은 원수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리고 있다.     ©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 선제 타격권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라며 "미제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핵으로 덮치려 들 때는 주저 없이 핵으로 먼저 냅다 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는 9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이 같이 전하며 김정은 조선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밝힌 사실을 보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핵무기 연구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이것이 진짜 핵억제력"이라고 말했다.

 

▲     © 이정섭 기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어 "우리식의 혼합장약 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된 핵탄두가 정말 대단하다"며 "당의 미더운 '핵 전투원'들인 핵과학자·기술자들이 국방과학연구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김 제1위원장은 "핵시설들의 정상 운영을 높은 수준에서 보장하며 필요한 핵물질들을 꽝꽝 생산하여 핵무기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보다 위력하고 정밀화, 소형화된 핵무기들과 그 운반수단들을 더 많이 만들 뿐 아니라 이미 실전 배비한 핵 타격수단들도 부단히 갱신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핵 선제 타격권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라며 "미제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핵으로 덮치려 들 때는 주저 없이 핵으로 먼저 냅다 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 이정섭 기자

 

그러면서 "우리가 보유한 핵무력이 상대해야 할 진짜 '적'은 핵전쟁 그 자체"라며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억척같이 다져나가는 것이 우리 조국강토에 들씌워질 핵전쟁의 참화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정당하고 믿음직한 길"이라고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인민군 대장인 김락겸 전략군사령관과 홍영칠·김여정 당 부부장이 동석했다.

 

한편 조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와 국방위원회, 외무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선인민군최고사령부 성명과 담화에 이어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무기 부문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만나 미국을 상대로 강력한 발언의 경고를 이어 가고 있어 조-미 대결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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