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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유엔 총회 참석, 성난 동포들 ‘어딜 얼굴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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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미스터리, 뒷면 보기까지 35억년 걸렸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9/07 12:13
  • 수정일
    2014/09/07 12: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원종우 Headshot

게시됨: 업데이트됨: 

거의 매일, 고개만 들면 하늘 어딘가에서 찾을 수 있는 달. 달은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실은 그 이상으로 신비한 존재다. 그래서 이 개성 강한 천체는 많은 신화와 스토리의 원천이 되었고, 고대로부터 인류의 문화와 예술, 사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우리 지구가 속한 태양계에는 많은 위성이 있다. 소행성대 너머 멀리 자리한 거대한 가스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각각 수십 개에 달하는 위성을 거느리고 있고, 이들의 위성은 지금도 계속 발견되는 중이다. 지구 지름의 절반 정도인 화성에조차 두 개의 위성이 돌고 있다. 하지만 이들 속에서도 우리 지구의 달은 유별난 존재다. 왜 그럴까.

위성치고는 엄청난 크기

일단 달은 아주 크다. 물론 태양계에는 가니메데, 타이탄, 칼리스토, 이오 등 달보다 덩치가 큰 위성이 여럿 있지만 이들은 목성과 토성 등 자신들의 모행성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작다. 그런데 달은 지름이 자그마치 지구의 4분의 1이나 될 정도로 상대적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만약 목성에 이런 위성이 있었다면 해왕성보다도 많이 작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태양의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목성 안쪽의 행성들 중 그럴듯한 위성을 가진 것은 우리 지구뿐이다. 수성과 금성은 위성이 아예 없고, 화성은 지름이 몇㎞에 불과한 두 개의 바윗덩이를 거느리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달은 지름이 약 3500㎞나 돼서 화성 위성들은 말할 것도 없고 몇해 전까지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고, 지금은 왜소행성이 된 명왕성보다 더 크다. 그런데 지구의 무게와 중력을 고려했을 때 우리 달의 크기는 고작 지름 수십㎞ 정도가 적당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 왜 지구는 이렇게 이상하리만치 거대한 달을 갖게 된 걸까. 그 비밀은 달이 생겨나게 된 과정에 숨어 있다. 약 46억년 전, 태양계는 생성의 파괴적 혼돈에 휩싸여 있었다. 태양을 중심으로 많은 성간물질들이 뭉쳤다가 흩어지면서 덩어리를 형성하고, 때로는 궤도가 겹치면서 충돌해 또 새로운 덩어리로 만들어지던 당시의 태양계는 지금의 안정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불타는 세상이었다.

그러던 중 화성만한 크기였던 초기 행성 '티아'가 그만 지구에 너무 가깝게 접근했고, 결국은 파국적 충돌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 엄청난 충격으로 티아와 지구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면서 물질들이 합쳐지고 또 우주 속으로 뜯겨 나가게 된다. 그렇게 흩어진 잔해들은 지구의 중력에 다시 묶여 돌게 됐는데, 이 잔해들이 오랜 세월 지구를 공전하면서 다시 뭉쳐 천체를 형성해간 것이 바로 우리의 달이다. 이런 특별한 탄생의 드라마가 있었기에 다른 위성들과 비교해 월등한 몸집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달은 실은 지구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이나 다름없다.

달의 크기와 관련해서 더 신비한 점은 기묘한 우주적 우연으로 지구상에서 달의 크기가 태양과 거의 같아 보인다는 사실이다. 물론 태양의 지름은 달에 비해 400배나 커서, 달이 손톱만한 크기라면 태양은 지름 4m의 거대한 공에 해당한다. 하지만 동시에 태양은 달에 비해 거의 정확히 400배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지구에서 보는 크기, 즉 시지름은 달과 태양이 약 31분으로 거의 일치하게 되는데,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버리는 개기일식이 지구상에서만 관측 가능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태양계 내 160개가 넘는 위성들 중 모행성과 이런 관계에 있는 경우는 하나도 없고, 우리가 속한 은하 전체를 통틀어도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동일한 겉보기크기 덕에 우리 인간의 심리 속에서 달은 태양과 동등한 상징적 무게를 지닌 채 어둠과 밤을 주재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왔고, 이집트나 그리스 등의 신화는 물론 우리에게 익숙한 동양적 세계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음과 양을 서로 균형을 이루는 힘으로 인식하고 그 조화를 통해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해석하는 독특한 철학은 우리가 바윗덩어리만한 위성 둘을 거느린 화성에 살았다면 생겨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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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6호가 1972년 촬영한 달의 뒷면.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 우리는 달의 앞면만을 볼 수 있다.

매년 4㎝씩 멀어지는 달

이런 달도 언제나 지금의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티아와의 충돌로 만들어진 이래 달은 조금씩 지구에서 멀어졌고 지금 이 순간도 매년 4㎝씩 지구로부터 떠나가고 있다. 인류 문명이 유지된 기간 동안 알아볼 정도의 차이는 아니지만, 공룡이 보던 달은 지금보다 훨씬 컸다.

한가위 보름달은 휘황할 정도로 환하지만, 달은 해와는 달리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돌덩어리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은색 달빛은 모두 반사된 햇빛인데, 해와 달이 서로 정반대에 있고 지구가 그 가운데에 일직선상에 있을 때 한가위 달 같은 보름달이 만들어진다. 반면 지구와 90도를 이루면 반달이 되고, 달이 태양 쪽으로 있어 반사된 면이 아예 보이지 않으면 그믐달이 되어 사라진다. 이 사이클이 대략 29.5일에 한 번씩 반복된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의미에서 달에는 우리가 절대 볼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뒷면이다.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따라서 우리는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 새겨진 한 면만을 늘 본다. 그래서 인류가 달의 뒷모습을 처음으로 본 것은 1959년 소련의 무인탐사선 루나 3호가 달의 궤도를 돌며 첫 사진을 보냈을 때에 이르러서였다. 까마득한 옛날 지구에 박테리아가 처음 나타난 이래로, 지구에 사는 생명체가 달의 뒷면을 한 번 보는 데 장장 35억년이나 걸린 셈이다.

달의 뒷면이 가진 이런 신비함과 은밀함 때문에 자칭 유에프오(UFO) 접촉자인 조지 아담스키는 달의 뒷면에 풀이 자라고 외계인이 거주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고, 1970년대 영국의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는 앨범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을 통해 인간 심리와 사회의 그늘진 면을 달의 뒷면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듭된 유무인 탐사선의 조사로 달의 앞면과 뒷면 모두 정확한 지도가 작성돼 있고, '구글 문' 서비스를 통해 일반인도 접근이 가능하다.

달의 뒷면 모습이 밝혀진 이래, 주로 평평하고 낮은 앞면과 평균 고도가 높고 험한 산이 있는 뒷면의 지형이 왜 그리 다른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다. 현재 유력시되는 학설 중 하나는 티아와 지구의 충돌로 인해 지금 달 지름의 3분의 1쯤 되는 작은 달이 하나 더 만들어졌고, 이 두 달이 비슷한 궤도를 돌며 긴 세월 동안 천천히 합쳐졌다는 것이다. 마치 치즈 두 장을 문질러 하나로 만들듯 앞면 쪽에서 크고 작은 두 달이 눌러져 하나가 됐기 때문에 앞면은 평평한 상태가 됐다는 말이다. 이 학설은 아직 더 구체적인 증거 수집과 연구가 필요하지만, 지구와 다른 행성의 충돌로 만들어진 두 개의 달, 그리고 그 두 개의 달이 다시 뭉쳐지는 과정이 연상시키는 스케일과 드라마는 가히 환상적이다.

그리고 우리가 달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하나 있다. 바로 끈질기게 살아남아 회자되는 달 착륙 음모론이 그것이다. 미국의 메이저 케이블 방송사인 <폭스 티브이>를 비롯해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 그리고 그에 영향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실은 달에 가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근거 없는 낭설일 뿐이다.

중요하게 지적되는 '음모'의 증거 몇 가지를 반박해보자. 공기가 없는 달에서 성조기가 나부끼는 듯 보이는 이유는 그렇게 보이도록 위쪽으로 금속 바를 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진을 조금만 자세히 보면 한눈에 드러난다. 또 달에서 찍은 사진들의 배경에 별이 없는 이유는 사람과 사물을 제대로 찍기 위해 카메라의 노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도 밤에 인물사진을 찍으면 배경으로 별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 많은 이들이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다. 광원이 태양 하나뿐이어야 하는 달에 여러 방향의 그림자가 나타나는 문제도 지형적인 높낮이와 굴곡을 통해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하다. 소위 음모의 증거라는 것이 이렇게 쉽게 반박될 수 있는데도 의심이 끊이지 않는 점은 신기할 정도다.

특히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실은, 인류가 달에 간 것이 아폴로 11호 한 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 총 7번의 시도가 있었고 고장으로 착륙하지 못한 13호 외에 6번의 달 착륙이 실제로 행해졌으며, 그 결과 12명의 우주인이 달 표면을 밟았다. 만약 아폴로호 달 착륙의 실체가 음모론자들의 주장처럼 네바다주 세트장에서의 촬영이었다면, 그런 조작을 굳이 예닐곱번이나 반복할 아무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달 착륙 음모론에도 나름의 논리적, 심리적 배경이 없지는 않다. 1961년 5월25일 당시 미국 대통령 존 에프 케네디가 미 의회에서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선언을 한 이후, 달 착륙은 미국의 위신이 걸린 전 세계와의 약속이 되고 말았다. 당시 미국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최초의 우주여행 생물, 최초의 우주인 등 우주 경쟁의 모든 면에서 소련에 뒤처져 있었고 잦은 실패로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태였다. 인간의 달 착륙을 지상목표로 삼은 아폴로 계획은 그런 상황을 일거에 역전시킬 수 있는 빅카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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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의 파일럿인 버즈 올드린이 달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닐 암스트롱이 찍었다.

'달 착륙 음모론' 근거 없다

이렇게 냉전체제 아래서 자존심 경쟁의 의미가 있었던 만큼 당시 아폴로 계획을 수행하던 미 항공우주국의 예산은 미국 내 총생산의 4%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였고, 수많은 고급인력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잦은 사고는 물론 인명의 희생도 감수하는 전쟁 같은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만약 정해진 기간 안에 달 착륙이 불가능할 경우 조작을 통해서라도 승리를 선언하는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의심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름 60㎝도 되지 않는 금속 공일 뿐이던 스푸트니크 1호가 지구 궤도를 비행한 지 불과 12년밖에 지나지 않은 1969년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사람 3명을 달에 보내고 귀환시킨다는 일이 과연 가능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그리 부당한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주선에서 쓸 만한 컴퓨터조차 없던 45년 전 옛날에 어떻게 그런 일이 실현됐을까. 그 비밀은 달이 생각보다도 우리에게 아주 가깝게 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달은 밤하늘을 바라보는 인간에게는 태양이나 직녀성, 안드로메다은하와 마찬가지로 신비한 천상의 존재지만, 실은 지구 둘레의 10배 정도 거리만 여행하면 도달할 수 있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렇게, 생성 때부터 달은 우주의 심연 저편보다는 도리어 지구에 더 속해 있는 존재다.

그래서, 오래전 지구 반대편을 찾아 떠났던 마젤란이나 콜럼버스처럼 인류가 달에 가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어쩌면 첨단의 과학기술보다 과감함과 용기였을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비록 상상 속의 토끼는 사라졌더라도, 그 도전 덕분에 우리는 그보다 더 깊은 경이감과 명징한 과학적 진실의 빛 속에서 인간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한가위의 보름달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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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일째 대답 없는 실종자들… “끝까지 기다리겠습니다”

143일째 대답 없는 실종자들… “끝까지 기다리겠습니다”[현장] 14번째 기다림의 버스, 팽목항으로 떠나던 날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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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6  08: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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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돌아와요!” “끝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어서 돌아오세요…” “마지막 한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를 삼켜버린 바다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잔잔하고 적막했다. 세월호 참사 143일째였던 5일 자정, 기다림의 버스를 타고 팽목항에 다다른 시민들은 실종자들의 이름을 외쳤다. 50일째 아무 소식도 없는 야속한 바다에 대고, 여전히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열 명의 이름을 간절히 불렀다. 마지막 한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 5일 자정에 맞춰, 기다림의 버스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 실종자 10명의 귀환을 바라며 '꼭 돌아오라'고 외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5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 14번째 기다림의 버스가 출발했다. ‘차끝마을’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먼, 진도 팽목항으로 떠나는 길이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6월 첫째 주부터 시작한 기다림의 버스는 묵묵히 진도로 향하고 있다. 초기만 해도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조심스러워 시민들끼리 팽목항에만 갔지만, 최근부터 꼭 진도 체육관에 들른다.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며 풍등을 날리는 행사도 가족들과 함께 하게 됐다. 이제 가족들도 ‘기다림의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에 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도 모르게 세월호를 잊고 있는 것 같다’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문 씨는 세월호 사고와 무관하고 시민단체에 소속돼 있지도 않은 시민이라며 자기소개를 짤막하게 한 후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메인 목소리로 겨우 꺼낸 말은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였다.

김영문 씨는 “(세월호 참사가) 너무나 쉽게, 많이 잊혀지려고 하는 것 같다. 아직도 팽목항에 계신 분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죄송스럽게도 저는 이 정도의 큰 슬픔을 당해 본 적이 없어서…”라며 “여기 오기 전 광화문에서 단식을 했는데, 와 보니 오히려 제가 위로받게 되고 깨닫는 것이 많아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아픔이 아닌 걸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무 상관이 없어지더라. 이런 일을 국가가 방치하는 걸 떠나 (문제 해결을) 막고 있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지치지 않고 국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어가 같이 싸우고 행동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LA에 거주하는 차옥자 씨는 20일째 한국에 머무르는 중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들이 세월호 관련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그는, 짧은 일정상 팽목항은 못 가게 될 줄 알았으나, 기회가 닿아 기다림의 버스를 탔다.

차옥자 씨는 “원래 밥만 하는 아줌마들이었다. 연예인 얘기만 하고. 그런데 이제 앵그리 맘이 됐다. 사이트를 만들어 세월호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올린다. 다들 잠도 안 자는 것 같다. 언론 보도 등 기록을 속속들이 교환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니 밖에서 볼 때 세월호 문제는 오히려 클리어하다. 그런데 한국에 전화를 하면 엉뚱한 소리만 하는 거다”라며 “언론에 광고도 내고 그러다 보니 언론 보도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 진도 실내체육관 내 붙어 있는 포스트잇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서명용지도 보인다. (사진=미디어스)

오정화 씨는 “시간이 많아서 여기저기 나가며 몸으로 때우고 있다. 용산참사 미사도 가고 강정마을 관련해서 뭐가 있을 때도 나갔었다. 그때 만났던 분들이 오늘 기다림의 버스에서도 몇몇 보이더라”라며 “그걸 보니 우리가 참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에 살고 있는 김낙현 씨는 “사고 전에는 버스에서 단원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꽤 많이 봤는데 사고 이후에는 그 수가 확 줄어들었다는 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계속 고민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적어도 팽목항이나 광화문에 직접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가 보지도 않고 들은 걸 그저 전달하는 건 잘못이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제도가 개선돼야 하기도 하지만 결국 시민들의 ‘성숙’이 있고 나서야 사람들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어서 돌아오세요! 끝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팽목항에 울려퍼진 기다림의 약속

오전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진도에 닿았다. 진도 실내체육관은 조용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추석 명절은 가족들과 보내야 한다며 만류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끝끝내 집에 보냈다. ‘기다리는 팽목항 기다림의 버스’라는 검은 티를 맞춰 입은 기다림의 버스 참가자들을 실종자 가족들은 밝은 얼굴로 맞았다. 이미 안면이 있는 활동가들에게는 “자주 보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먼저 와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과 김밥을 먹고 있던 가족들은 떡이며 과일이며 체육관으로 온 선물을 아낌없이 건넸고 ‘와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7시 50분께, 광주에서 출발한 기다림의 버스 2호도 도착했다. 다 같이 둘러앉은 참가자들은 팽목항에 있는 하늘나라 우체통에 보낼 ‘귀환 편지’를 썼다. 팽목항에 들르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샛노랗던 리본이 검게 변해 버렸다는 말에, 새로 달 리본에 실종자 귀환을 염원하는 문구를 써 내려갔다.

   
▲ 서울, 광주에서 출발한 기다림의 버스 참가자들이 팽목항에 있는 하늘나라 우체통에 보낼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팽목항은 한적했다.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며 켜 둔 연등과 리본, 현수막들이 기다림의 버스 참가자들을 맞았다. 생전에 쓰던 가방이 걸려 있기도 했고, 김과 포도, 과자 등 좋아하는 음식으로 꾸민 조촐한 상차림도 눈에 띄었다.

이날 하늘나라 우체통에는 대통령의 응답을 기다리며 청와대 앞에서 거리 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편지도 도착했다.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이 대신 읽은 이 편지는 단원고 2학년 4반 고 최성호 학생 아버지로부터 온 것이었다.

고 최성호 학생 아버지는 “감히, ‘가족’이라고 말씀드려 본다. 아이들이 맺어준 가족이 분명하니까…”라며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진도 팽목항에, 체육관에 계신 분들과 마음은 같다. 저희보다 더 아픈 여러분들이기에 차마 위로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어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힘을 내셔야 한다”며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분노하고 뛰쳐나가야 한다”며 실종자 가족들을 독려했다.

   
▲ 광주에서 기다림의 버스를 타고 온 문정은 씨가 편지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광주에서 기다림의 버스를 타고 온 문정은 씨는 “올해 29살인 대한민국의 보통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세월호 참사 이후에 자성과 탄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지만 과거 수많은 대형 참사 이후 과연 대한민국은 한 발짝이라도 나아갔는지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서해 페리호 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대구 지하철 참사, 씨랜드 참사,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제가 기억하는 것도 이럴진대 도대체 그 사고 이후에 우리는 어떤 반성과 대안을 모색했는지 회의적입니다.

그러나 저는 다짐해 봅니다. 140여일이 지난 세월호 참사를 이제는 잊어버리자고 삶을 챙기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사가 하루라도 빨리 잊혀지길 바라는 그 모든 사람들과 그 모든 것들과 싸우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고 누가 잘못해서 어떤 처벌과 책임을 다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세월호에 탑승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진실과 진상을 밝히는 첫 단추인 수사와 기소권이 보장되는 특별법을 잘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습니다. 해년마다 4월 16일을 기념일로 지정해 놓고 무엇이 변했는지 꼬박꼬박 기록하고 점검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분까지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지치지 않고 기다림에 함께 하겠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마지막 한 사람까지 돌아올 수 있게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돈보다 생명을, 돈보다 안전을, 그리고 저희 욕망과 욕심을 다스리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2014년 9월 5일 팽목항에서”

이후에는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하는 풍등 날리기 행사가 있었다. 다행히 이날은 드물게 날씨가 좋았다. 비도 내리지 않았고 바람도 적당했다. 실종자들의 이름과 그들이 꼭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이 적힌 풍등은 하늘 높이 날아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어느 때보다 풍등이 환했고 멀리 날아갔다며 안도했다. “추석 전에 돌아올 거 같다”며 기대를 비친 가족도 있었다.

   
▲ 실종자 가족들이 풍등을 날리려고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이날의 행사는 10명의 실종자들에게 “꼭 돌아오라”고 외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기다림의 버스 참가자들은 단원고등학교 학생 2학년 1반 조은화, 2학년 2반 허다윤, 2학년 3반 황지현, 2학년 6반 남현철, 2학년 6반 박영인, 단원고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일반인 승객 권재근 씨, 권혁규 씨, 이영숙 씨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기다리겠다”고 약속했다.

5일은 조류 흐름이 가장 느려지는 ‘소조기’의 마지막날이었다. 소조기에 수색 성과가 있어 한 사람이라도 더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안고, ‘잊지 않고 같이 기다리겠다’는 다짐을 되새긴 채 참가자들은 팽목항을 떠났다.

   
▲ 5일은 축구 국가대표 친선전이 열렸던 날이었다. 그러나 KBC에 맞춰져 있던 채널은 NEWS 9이 시작하는 9시께 JTBC로 바뀌었다. 기다림의 버스 참가자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JTBC NEWS 9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 진도 팽목항은 고요하고 적막했다. (사진=미디어스)

 

   
▲ 팽목항을 밝히고 있는 연등 (사진=미디어스)
   
▲ 실종자 10명의 이름이 적혀 있는 현수막이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 쪽에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스)
   
▲ 팽목항에 있는 하늘나라 우체통. 팽목항을 다녀간 사람들이 보낸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한 편지가 수백 통 쌓였다. (사진=미디어스)

 

   
▲ 세월호 참사 실종자들의 귀환을 빌며 날렸던 풍등은 어느 때보다 하늘 높이 올라갔다. (사진=미디어스)
   
▲ 실종자 가족들이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며 준비한 음식들 (사진=미디어스)
   
▲ 한 실종자 가족이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며 띄운 풍등이 날아간 바다 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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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그 이상

 


대공황 그 이상
(WWW.SURPRISE.OR.KR / 정태인 / 2014-09-07)

 

“대공황 그 이상(The Greater Depression)”. 버클리대학의 들롱 교수가 쓴 며칠 전 칼럼의 제목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붕괴에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는 “대침체(The Great Recession)”라고 불린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1929년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이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에게 ‘D자 공포’를 심어줬기 때문에 애써 공황이라는 말을 피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발생한 미국의 실업은 5년이 지나서야 해소됐다. 전후의 어떤 경제위기와 비교해도 2배 이상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시간제 저임금 일자리가 대폭 늘어났다. 6년째인 금년 초, 국제기구들은 이제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리라 장담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채권을 무제한 사들이는 “양적완화”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금년 상반기의 경제 실적은 온통 잿빛이다. 미국의 경우 1분기 마이너스 2.1%를 경험한 후 2분기에는 4% 가까이 반등했지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겨우 1%에 불과할 뿐이다. 아베노믹스에 환호하며 1분기에 6.1% 성장했던 일본 경제는 소비세 인상의 여파로 2분기에 6.8%나 후퇴해서 평균 0.3% 성장에 그쳤다. 유로존의 위기는 독일과 이탈리아로 확산돼 두 나라는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프랑스는 제로 성장에 머물렀다.

들롱 교수는 적어도 2011년경에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 “좀 나은 대공황(The Lesser Great Depression)”이라고 불러야 했으며 이제라도 제대로 명명을 해야 할 때가 된 게 아닌지 묻고 있다. 공자도 그러지 않았는가? 정명(올바로 이름 붙이는 것)이야말로 모든 일의 시작이라고.

전후의 여느 위기와 달리, 왜 이렇게 경제는 회복되지 않는 것일까? 경제학자들은 “대차대조표 위기”라는 표현을 쓴다. 쉽게 얘기하면 빚이 너무 많아서 웬만해선 투자나 소비를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득이 조금 늘어나도 빚을 갚으려 할 테니 돈은 도로 금융기관으로 돌아가고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테니 말이다. 지난 30년 동안 금융완화 속에서 “부채주도성장”을 한 결과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 30년 동안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이 극도로 심해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난 5~6년 동안 돈을 퍼부어 거둔 성장의 과실은 전부 상층에 돌아갔기 때문에 빈부격차는 더욱 악화됐다. 정치와 경제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불평등과 저성장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상황이 이러니만큼 나는 확대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 아니 최경환 부총리가 인사청문회에서 “가계소득의 증대”에 의해 새로운 방향의 성장을 꾀하겠다고 했을 때, 실제로 “소득주도성장”을 정책기조로 삼는다면 그의 팬이 되겠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최 부총리는 “부채주도성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상층으로 돈을 몰아줘서 이들이 부동산 경기의 불씨를 살리면 중산층이 빚내서라도 이를 뒤따라 올 것이라는 얘기다. 장기적으로는 서비스산업의 모든 규제를 풀어서 대기업들에 투자 기회를 주겠다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재확인했다. 

 
“소득주도성장”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아래로 돈이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민주화와 보편복지, 그리고 사회적 경제가 바로 그런 정책들이다. 하지만 대통령, 부총리, 총리가 돌아가면서 담화를 발표하면서까지 이 정부는 정반대의 길로 국민을 몰아가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펜스 교수는 최근에 이렇게 얘기했다. “소득 불평등의 심화는 정책결정자들이 위험한 길로 들어서도록 유혹한다.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부채를 늘리는 정책을 쓰는데 이 정책은 때로 자산버블과 결합되어 있다.” 

어쩌겠는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수밖에…. 아무리 집값이 들썩거린다 해도 절대로 빚내서 투기 대열에 동참하지 마시라.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그 거품은 앞으로 1~2년 내에 꺼질 수밖에 없다. 그때는 지금도 잔뜩 끼어 있는 거품까지 한꺼번에 걷힐 가능성이 높다.
 

정태인 |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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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계 다각화·적극적 외교 행보 뚜렷

외교관계 다각화·적극적 외교 행보 뚜렷[주간북한동향]8월 31일~9월 6일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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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7  01: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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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동향>

□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일 리설주 부인과 함께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모란봉악단의 신작음악회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리설주 부인과 함께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것은 지난 5월 19일 이후 석달 보름만이며, 가장 최근에 함께 모습을 보인 공개행사는 지난 6월 5일(보도일자) 대동강과수종합농장과 대동강과일종합가공공장 시찰때 였다.

이날 공연 관람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기남·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김 제1위원장의 친여동생인 김여정,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함께 했다.

김여정은 지난 5월 19일 모란봉악단의 축하공연과 7월 7일 김 제1위원장의 송동원국제소년단야영소 현지지도에도 동행했으며, 현재 당 조직지도부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온몸에 새 힘이 솟게 하는 음악회,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음악회, 고상하고 아름다운 정서로 일관된 음악회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높이 모시어 젊음으로 약동하고 비약하는 우리 조국의 현실을 그대로 생동하게 보여 주었다"고 공연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여성독창과 방창으로 진행된 '철령아래 사과바다'는 "우리 인민의 지향과 감정정서, 민족의 흥치가 넘쳐나고 들을수록 매력있는 시대의 명작"이라고 부각시켰다.

이날 공연은 군대와 사회의 예술부문 일꾼들과 창작가, 예술인들, 문화성, 문예총중앙위원회, 작가동맹중앙위원회 일꾼들과 작가들, 예술교육부문의 교원, 연구사들이 음악회를 함께 보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 산업시설의 본보기, 표준으로 평가되는 10월8일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공장은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10월 공장을 찾아와 이름도 직접 지어주었으며, 그로부터 10월8일공장은 불과 10개월 사이에 완공됐다.

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10월8일공장을 우리나라 산업시설을 당당히 대표할 수 있는 공장, 지식경제시대와 사회주의문명국의 체모에 어울리는 공장, 세상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공장으로 전변시키자고 하였는데 건설자들이 당중앙의 구상을 빛나게 관철했다"며 만족해 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 제1위원장의 10월8일공장 현지지도에는 "황병서 동지, 한광상 동지, 홍영칠 동지, 김정관 동지가 동행하였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남북, 대미관계>

□ 미군의 남한 주둔 69주년을 맞아 북한은 미군이 유엔 관할하의 무력도 아니고 유엔결의에 따라 분쟁지역에 파견된 평화유지군도 아니면서 존재 자체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세 불안정을 몰아오는 화근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5일 '남조선 강점 미군은 조선반도 평화의 암적존재'라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 강점 미군의 활동에서 가장 엄중한 것은 조선반도 정세격화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합동군사연습"이라며, "합동군사연습과 그 주역인 미군에 대해 주변나라들은 물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계가 응당한 주목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대변인은 "오늘 남조선 강점 미군이 남조선 괴뢰들과 야합하여 남의 집 코앞에서 벌이고 있는 각종 명목의 합동군사연습은 해마다 40차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가하는 인원은 50만명을 넘고있다. 전략 핵폭격기와 항공모함, 핵잠수함들을 동원하여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선제공격을 노린 '맞춤형억제전략'을 적용하면서 '평양점령'연습까지 공공연히 벌여놓고 있다"고 폭로했다.

더우기 "조선반도의 적대 쌍방사이에 정상적인 관계는 고사하고 미국에 의해 정전협정이 백지화되고 의사소통 통로마저 취약한 상태에서 핵으로 무장한 쌍방사이의 대치는 일방의 오판을 쉽게 촉발시켜 핵참화를 초래하게 되어있다"고 역설했다.

대변인은 지난 1953년 정전협정의 규정대로 미국은 3개월내에 미군을 철수시켰어야 하며, 1975년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고 미군을 철수시킬 데 대한 유엔총회 제30차회의 결의도 즉시 이행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 북한은 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관한 상설 전시관을 설립하고 인권 관련 기록물을 수집해 전시하기로 한 데 대해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대결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이날 발표한 서기국 보도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 기록전시관'설립 계획을 거론하고 "이것은 우리에 대한 또 하나의 용납 못할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며 북남관계를 더욱더 파국에로 몰아가는 대결망동"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평통은 "우리 공화국에서 '인권문제'는 제도의 본성으로 보나 인민사랑, 인민정치의 현실로 보나 절대로 있을 수 없"으며, 오히려 "인권문제가 심각한 곳은 남조선"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괴뢰패당의 '북 인권기록전시관' 설립책동은 체제대결의 또 하나의 극악한 발로로서 그들이 떠드는 '대화'니, '신뢰'니 하는 것이 다 가짜이며 속에는 우리와 끝까지 엇서 북남관계를 파국에 몰아넣으려는 흉심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날로 우심해지는 괴뢰패당의 인권모략 광란을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선발대가 오는 11일 오후 7시1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통일부와 인천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북측은 1차 선발대로 선수단 94명과 항공기 승무원 12명 등 총 106명에 대한 방문을 신청했으며, 5일 정부가 이를 승인,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서한을 전달했다.

이번 선발대는 장수명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를 포함, 임원, 심판진, 의료진, 기자단, 축구, 조정선수 및 감독 등이 포함됐으며, 11일 오후 6시 평양을 출발, 고려항공편(TU-204)으로 오후 7시 10분경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다.

또한, 선수단을 운송할 평양-인천 6회, 인천-평양 6회 등 총 12개 부정기 노선에 대해서도 정부가 승인했다.

북측은 11일 94명, 16일 87명, 19일 33명, 22일 41명, 28일 7명을 서해직항을 통해 보내며,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소속 선수.기자 등 10명은 일본에서 인천으로, 스위스에서 활약 중인 박광룡 축구선수는 스위스에서 직접 인천으로 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통일부와 조직위는 이날 오후 판문점을 통해 북한 대표.선수단 273명의 AD카드 및 수송장비운항승인서를 북측에 전달했다.

□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5일 제3국을 통해 불법입국한 남한 주민을 오는 11일 판문점을 통해 인도하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대한적십자앞으로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거주하는 김상근은 남한에서 살기가 너무나 어려워 정처없이 떠나 제3국에 나왔다가 무작정 북에 들어온 후 북측 해당기관에 단속됐다.

김상근은 불법입국한 범죄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남의 처자를 데려다 북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북의 해당기관에서는 그를 설득해 처자가 있는 남측 지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한다.

통신은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오후 북측이 제의한 대로 11일 오전 11시에 판문점을 통해 김OO(남, 52세)의 신병을 인수하겠다고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 북한은 지금 남북관계 개선의 시금석은 '금강산관광'이라며,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기도 하지만 가장 시급한 현안인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남측 당국이 책임있고 성실한 행동으로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5일 개인필명의 글 '북남관계 개선의 시금석은 무엇인가'에서 "겨레의 뜻과 마음을 하나로 합쳐주고 통일열기를 북돋아주는 것으로 하여 온 겨레가 절절하게 바라고있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된다면 그 자체만으로서도 북남관계 개선의 지름길이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미 갖추어놓은 기반시설도 건재하고 뱃길, 육로도 있으니 일단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재개할 수 있는 사업인데, 이렇듯 쉬운일은 뒷전에 미뤄놓고 다른 문제들을 들이밀면서 대화와 협력을 운운하면 그 진정성에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사이트는 지적했다.

또한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 그것을 시작으로 북과 남이 신뢰와 화합의 문을 열어나갈 수 있고 관계개선의 좋은 분위기를 마련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아무리 대화탁에 마주 앉아도 소기의 결실과 성과를 바랄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이트는 "이미 하던 사업부터 다시 시작할 때 호상(상호) 신뢰가 형성되고 그 과정에 새로운 사업들도 벌여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이것이 "악화된 남북관계를 푸는 선결조건"이라고 말했다.

□ 북한은 최근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인 하와이호(USS Hawaii)가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합동군사연습 기간 중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미 해군기지에 기항했다며, 이를 미국이 북에 대한 불의의 선제공격으로 새 조선전쟁을 도발하려는 의도로 간주하고 경계심을 표시했다.

<노동신문>은 3일 개인필명의 논설에서 "핵잠수함 '하와이'호의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 기항은 명백히 우리 공화국을 목표로 한 것"이며, "핵선제 공격을 기본임무로 하는 '하와이'호가 남조선에서 우리를 겨냥한 'UFG' 핵전쟁 연습소동이 벌어지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 기어든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의 가장 큰 해상기동타격 무력이 7함대이며, 이 7함대사령부가 거점으로 삼고 있는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는 함선들이 빠른 시간내에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고 또 미 본토에서 병력과 전쟁장비를 한반도에 전개하는데 유리한 중계기지이기 때문에 "미국이 대조선 침략정책 실현에서 매우 중시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미국이 북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방법을 숙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앞으로의 조선전쟁을 타산하여 핵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비롯한 순양함, 구축함 등 각종 전투함선들을 요코스카에 항시적으로 배비(배치)해놓고 있으며 남조선에서 우리를 겨냥한 전쟁연습소동을 벌릴 때마다 들이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북을 반대하는 정탐모략기지로 이용하고 있는데, 지난 1968년 북 영해에 침입해 정탐활동을 벌이다가 나포된 푸에블로호의 모항도 바로 이곳이었다고 신문은 폭로했다.

신문은 "불의의 선제공격으로 다른 나라들에 대한 무력침공을 감행하는 것은 미국의 상투적인 수법"이며, "반도정세가 전쟁접경으로 치닫고있던 때에 핵선제 공격을 목적으로 하는 핵잠수함 '하와이'호가" '공화국에 대한 침략의 전초기지'인 요코스카 기지에 기항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북한은 3일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측 응원단이 나가지 못하게 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 당국에 있다며, 이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및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3일 개인필명의 논평 '너절한 오그랑수가 어디에 통하겠는가'에서 "괴뢰패당은 사태의 진상을 왜곡하고 신성한 체육문화 교류마저 차단한 저들의 추악한 동족대결 책동을 합리화하며 우리 응원단이 나갈 수 없게 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려고 오그랑수(속임수)를 쓰고있다"며, "괴뢰패당은 우리 응원단이 나가지 못하게 가로막은 범죄행위에 대해 민족앞에 성근(誠勤)히 사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리(북) 응원단이 나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공동응원을 계획하고 준비해온 인천시민들을 비롯한 남조선의 각계층 인민들속에서는 민족이 화해하고 단합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차버린 괴뢰패당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아가고 있다"며, "괴뢰패당은 저들이 '응원단 참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 점은 사실과 다르다'느니 뭐니 하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문은 지난달 20일 북측 대표단이 응원단 불참 통보를 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지자 남측 당국이 "'구두언급'이니, '비공식적 이야기'니 하고 깎아내리기도 하고 저들이 그것을 깔아뭉갠 것도 '북의 공식입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발뺌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민들의 반발이 두려워 우리 응원단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숨겨오던 괴뢰패당은 우리가 그것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바람에 더는 빠질 구멍이 없게 되자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오그랑수를 쓰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북측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였으며, 실제로 북이 응원단 파견을 발표하자 남측 민간에서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고 공동응원 계획과 준비를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응원단 파견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북이 계획을 철회한 이유는 "괴뢰패당이 이처럼 응원단파견을 달가와하지 않고 왼새끼를 꼬는 조건에서 응원단이 나가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거듭 주장했다.

□ 북한이 1일 케네스 배(46, 배준호)를 비롯한 '억류 미국인' 3명과 국제 프로레슬링 대회 취재차 방북 중인 <CNN>과의 인터뷰를 허용했다.

1일자 CNN 기사와 동영상에 따르면, 배 씨 등은 이날 평양 시내 한 호텔에서 CNN 기자와 만나 지난 200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 명의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했을 때와 같은 특사의 파견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2012년 11월 나선경제특구 방문 중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로 체포돼 15년형을 선고받은 배씨는 북한 내 노동교화소와 병원을 오가며 매주 6일, 하루 8시간 노동하고 있다. 그는 한달 반 전부터 건강이 악화됐다며 친구.가족들에게 기도와 석발 노력을 요청했다. '인도적 처우를 받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4월 방북 중 여행 비자를 찢고 망명을 요청했다가 억류 중인 매튜 밀러(24) 씨는 "내 상황이 매우 다급하다. 곧 재판에 넘겨질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빨리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4월 말 청진의 한 나이트클럽 화장실에 의도적으로 영·한 성경을 두고 나왔다가 체포된 제프리 파울(56) 씨는 한 달 내에 재판에 넘겨질 것이라며 "나의 절망적인 상황을 전해달라"고 CNN 측에 요청했다.

CNN은 이날 인터뷰가 '깜짝 이벤트'처럼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북한 측에서 윌 리플리 기자에게 '평양 외곽에서 2시간 가량 고위 당국자와의 만남'이 있다고 급하게 통보했는데, 가보니 미국인 3명과의 인터뷰가 준비돼 있었다는 것.

CNN은 안토니오 이노키 일본 참의원이 주최하는 국제 프로레슬링 대회 취재차 방북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케네스 배, 제프리 파울, 매튜 밀러 등 억류 미국인 3명과 관련한 보도를 봤다며, 북한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파울 씨와 밀러 씨를 석방해 귀환시키고, 배 씨를 특별사면해 조속히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일 보도했다.

사키 대변인은 2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데려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쓸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보다 고위인사의 방북을 원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 질문에는 이미 답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일이라면 모든 수단을 다 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키 대변인은 '지난달 16일 한미 UFG연합군사연습 개시 이틀 전에 미 당국자들이 비밀리에 군용기를 타고 방북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말해줄 게 없다"는 반응을 되풀이했다.

□ 북한은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합동군사연습이 끝났다고 해서 남북간 대화가 아무 문제없이 재개될 수는 없다며, "문제해결의 근본방도는 남조선 당국이 외세와 함께 감행하는 합동군사연습을 무조건 중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1일 개인필명의 논평 '북침 불장난 소동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에서 남측 당국이 최근 끝난 UFG 훈련과 관련해 남북간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괴상한 여론'을 흘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습이 끝났다고 하여 그것이 고조시킨 전쟁발발의 위험과 불신, 대결기운까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언급했다.

신문은 "상대방을 심히 위협공갈하는 대규모의 전쟁연습을 하고도 아무 일도 없은 듯이 대화를 입에 올리는 것은 핵전쟁 도발소동을 반대하는 내외여론에 대한 우롱이고 모독이며 모험적인 불장난 소동으로 북남관계를 최악의 파국에로 몰아넣은 범죄적 책임을 회피하고 저들의 호전적 정체를 가려보려는 서툰 잔꾀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신문은 다시 명백히 하겠다며, "남조선에서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이 계속되는 한 북남관계에서 해결될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민족의 화해와 단합,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이룩하고 평화통일의 길을 활짝 열어 나가자면 남조선에서 북침을 가상한 도발적인 합동군사연습들이 끝장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북) 응원단의 경기대회 참가를 그토록 달가와하지 않으며 왼새끼를 꼰 자들이 이제 와서 무슨 낯짝에 허튼 수작질인가."

지난달 28일 손광호 조선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북한이 연일 남측 당국의 '진상왜곡'을 문제삼아 '반통일망동'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일 개인필명의 논평 '반통일분자들의 구차스러운 변명'에서 지난달 29일 오전에 있었던 통일부 대변인 브리핑을 거론하며, "우리 응원단의 경기대회 참가를 가로막은 괴뢰당국의 망동에 대한 단죄규탄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데 "당황한 괴뢰들은 통일부 대변인을 내세워 '유감'이니 '왜곡주장'이니 뭐니하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보도했다.

통일부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에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응원단 불참을 발표하고 그 이유를 우리측이 북한의 응원단 참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 점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제 와서 우리가 북한 응원단 참여를 시비한다고 왜곡 주장하며, 응원단 불참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같은 날 오후 조선올핌릭위원회는 통일부 대변인 브리핑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지난달 20일 아시안게임 조추첨식과 국제학술토론회에 참가한 북측 NOC 대표단이 공식석상에서 북 응원단이 참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식통지했으며, 남측 당국자들이 북의 입장을 신중히 듣고 다시 확인까지 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신문은 "우리는 이미 응원단이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경기대회조직위원회와 괴뢰 당국 관계자들에게 공식 통지했었다. 그런데 괴뢰들은 그에 대해서는 덮어두고 있다가 이제 와서야 '구두언급'이니 뭐니 하면서 발뺌을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남측의 이같은 언행은 "우리 응원단이 나갈 수 없게 된 이번 사태의 진상을 왜곡하고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 씌우려는 유치한 놀음"이라며, "괴뢰들은 '유감'이니, '왜곡주장'이니 하며 여론을 오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우리 응원단이 경기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괴뢰들의 부당한 처사때문"이며, "그에 대해 남조선 괴뢰들은 입이 열백개라도 변명할 수 없다"고 말하고 "이번 사태로 하여 악화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6.15의 열기를 다시금 일으켜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사라지게 됐다. 이것은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다"라고 밝혔다.

□ "우리는 그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자주권 수호와 평화보장을 위해 핵억제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노동신문>은 1일 '논평원' 명의로 발표한 '세계대전의 역사적 교훈과 조선반도 평화보장 문제'라는 제목의 글에서 "역사적 사실이 보여주다시피 핵무기가 세상에 출현한 이후 근 70년간 세계적 규모의 냉정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여러 지역들에서 크고작은 전쟁들이 많이 있었지만 핵보유국들 사이에는 한번도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문은 많은 국제문제 전문가들이 북의 핵보유로 인해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북)의 전략적 선택이 천만번 정당한 것이라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우리가 핵을 틀어쥠으로써 핵공갈에 기초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은 표류하는 난파선의 운명에 처했"으며, "오바마정권의 '전략적인내'정책은 실패했다"고 단정하고 "우리가 핵을 포기하고 미국의 대조선 압살정책에 굽어들리라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전략적 실책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문은 특히 최근 진행된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합동군사연습을 "북에 대한 가장 노골적인 핵위협 공갈이며, 조선반도의 평화보장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조선반도에서 미국의 핵전쟁소동을 종식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하는 길일 뿐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 나아가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선반도의 평화를 보장하자면 유령같은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고 남조선강점 미군을 철수시켜야"하며, 평화적 환경 마련을 위해서는 세계 평화와 안전 유지에 책임을 지고 있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그만두고 "조선반도에서의 평화보장 문제를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우리가 강력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하지 못했다면 조선반도에서는 미제에 의해 핵전쟁의 불길이 열번도 더 일어났을 것"이라며,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믿을 것은 오직 자기 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외관계>

□ 허종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재일 총련) 의장이 5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방북길에 나섰다.

<교도통신>은 허종만 재일 총련 의장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5일 하네다(羽田)공항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재일 총련 의장의 방북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며, 허종만 의장은 지난 2006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참석 이래 8년만이다.

허 의장은 9일 북 창건기념일 관련 행사에 참가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면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는 전했다.

이번 허 의장의 방북은 지난 7월 4일 양국 합의에 따라 일본인 납치피해문제 등을 조사할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한 후 일본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취해왔던 재일총련 간부의 도항시 일본 재입국 금지 조치를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허 의장은 지난달 21일 일본 법무성 입국관리국에 방북 후 재입국 허가를 신청해 9월 5일부터 20일까지의 일정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번 방북에는 남승우 재일총련 부의장과 장병태 재일 조선대학교 학장 등이 동행하며, 허의장 일행은 6일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2일 지난달 31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차기 상임의장으로 선출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축전에서 "북한과 유럽동맹(EU)사이의 친선협조 관계가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더욱 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면서 그의 앞으로의 사업에서 성과가 있을 것을 축원한다"고 말했다.

또 리수용 외무상은 2일 EU정상회의에서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로 선출된 페데리카 모게리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에게 축전을 보냈다.

이밖에 박봉주 내각총리와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달 31일 재임된 와엘 나데르 알할키 시리아 내각총리와 왈리드 알 무알림 내각 부총리 겸 외무 및 이주민 장관에게 각각 축전을 보내 "온갖 적대세력들의 책동을 짓부시고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며 인민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그와 수리아정부의 사업에서 보다 큰성과가 있을것을 축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북한은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가 6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유럽순방에 나서고 리수용 외무상이 이달 말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행보를 보이고 있다.

□ 북한은 최근 일본 정부가 인종차별철폐를 위한 유엔회의에서 일본내 조선학교들이 정부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북 적대의식에 기초한 총련말살정책의 발로이자 북의 존엄과 이익을 침해하는 엄중한 도발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총련말살책동의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조선학교들에 대한 일본정부의 차별조치는 인도주의적 원칙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고 우리 공화국의 존엄과 이익을 침해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북·일 우호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조성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에 "일본은 시대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조선민족에게 또 다시 죄되는 일을 감행하는 경우 초래될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 일본 정부 대표는 "조선학교들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다"며, 조선학교들이 북한과 관련이 있는 조직 재일 총련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을 보조금 지급 중단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아 여러나라 대표들로부터 명백한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통신은 "조선학교는 과거 일제가 조선에서 감행한 강제연행 범죄로 피해를 입은 조선사람들의 후대들이 공부하는 곳이며 정부의 승인밑에 총련이 운영하는 합법적인 민족교육기관"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족적 자각과 현대사회의 요구에 맞는 자질을 키우고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육성을 교육목표로 하여 모든 재일동포 자녀들을 받아들여 왔으며 일본의 다른 외국인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교육내용과 운영에 있어서 관계법규를 철저히 준수해 왔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반성의 의미에서도 마땅히 조선학교의 교육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보장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일 조선인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들씌워 심리적 압박감을 조성하는 것과 함께 세계관 형성단계에 있는 재일 조선인 학생들속에서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감을 거세하려 하고 있다고 통신은 말했다.

"총련은 절대로 일본 반동들의 탄압의 대상으로 될 수 없으며 재일조선인 학생들에게는 일본학생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공부할 권리가 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 북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알렉산드르 토르쉰 러시아연방평의회 1부의장 일행을 만나 담화를 나눴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짧게 보도했다.

방북 목적과 일정, 담화내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양국간 러시아가 북한산 수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등의 경제협력 확대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달 8.15에 즈음해 김정은 제1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친선과 협조의 전통을 강조하고 관계 발전과 평화, 안전보장에 대한 기대를 담은 축전을 서로 주고 받는 등 최근 더욱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 "블럭불가담운동 성원국들이 반제 자주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나가야 한다."

비동맹운동(Non-Aligned Movement, NAM) 정상회의 53주년을 맞아 <노동신문>은 1일 개인필명의 글에서 세월이 흐르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블럭불가담운동(비동맹운동) 회원국들은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적 군사책동에 단합된 힘으로 맞서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반제 자주는 블럭불가담운동이 내세우고 있는 근본이념"이며, "반제 자주를 위한 투쟁에서 기본은 미국과 서방세력의 강권과 전횡, 내정간섭과 무력사용을 저지파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는 것은 블럭불가담운동의 불패의 힘의 원천이며, 반제 공동위업의 승리를 위한 결정적 담보"라며, "블럭불가담나라들이 굳게 단결하여 투쟁한다면 제국주의와의 대결에서 승리할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신문은 개인필명의 논설에서 "(북은) 이 운동의 근본이념인 반제 자주, 반전 평화의 기치를 변함없이 추켜들고 블럭불가담나라, 발전도상나라들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위업을 적극 추동했다"고 자평하고 "오늘의 조성된 정세는 우리 나라(북)를 비롯한 블럭불가담운동 성원국들이 자기의 근본이념과 사명에 충실할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현 시기 국제무대에서는 진보적 인류의 지향과 염원에 배치되는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의 이라크,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의 분쟁사례를 들어 "제국주의자들은 국경문제, 종족문제, 교파문제 등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블럭불가담 나라들에 대한 내정간섭과 무력침공을 감행하면서 힘으로 합법적인 정권들을 전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러한 현실로부터 오늘 블럭불가담운동 앞에는 온 세계의 자주화, 핵전쟁의 방지와 식민주의, 인종주의의 청산, 민족해방위업의 완성, 남남협조와 경제적자립, 새로운 국제질서의 수립을 위해 힘찬 투쟁을 벌려야 할 영예롭고도 숭고한 과업이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영국의 상업방송인 <채널4>가 북한 핵문제를 다룬 TV드라마를 제작하려는 것과 관련해, 이를 '현실을 오도하는 모략적인 광대극'이라고 비난하고 영국 당국에 제작중단과 관련자 엄벌을 요구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영국당국은 지금 계획하고 있거나 제작되고 있는 반동영화들을 지체없이 오물통에 처넣고 주범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그것이 영국의 체면손상을 막고 힘겹게 마련된 조영(북·영)수교관계를 유지하는데도 부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대변인이 양국 수교문제까지 언급하며 제작중단을 요구한 이 드라마는 영국인 핵과학자가 비밀임무 수행을 위해 북에 잠입했다가 억류돼 북의 핵무기 개발에 강제로 참여하게 되고, 이 상황에서 정치 성향이 다른 영국 총리와 미국 대통령이 협력하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는 설정에 따라 내용이 전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인은 "우리의 자위적인 핵보검이 마치 영국의 핵기술을 '비법탈취'하여 마련된 것처럼 보이도록 황당무계한 내용을 줄거리로 하고있는 이 영화야말로 현실을 오도하는 모략적인 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사태의 심각성은 이 추악한 어릿광대 놀음이 우리와 국교관계에 있는 영국의 '다우닝거리 10번지'(영국 총리관저가 있는 곳)의 묵인과 그 비호조장밑에 꾸며지고 있다는 데 있다"며, "원래 영국으로 말하면 미국식 외교를 무작정 본따기 좋아하는 유전적 기질을 타고난 나라"라고 거칠게 따졌다.

<채널4>가 제작하려는 이 드라마는 정치스릴러 장르의 60분짜리 10부작으로, 제목은 상대방을 뜻하는 '오퍼짓 넘버'(Opposite Number). 현재 공동제작할 해외 제작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완성된 연속극은 해외에 판매할 계획이다.

□ 북한과 일본 스포츠 관계자가 공동개최하는 프로레슬링대회 이틀째 경기가 지난달 31일 평양에서 진행됐으며, 이 대회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 '니코니코 도가'에서 생중계됐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평양발로 보도했다.

교도에 따르면, 대회 첫날 째인 30일에 이어 이날도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류경정주영체육관'은 만원이었으며,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교도는 "전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 의원과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실행위원장을 맡아 대회가 일·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틀간에 걸친 이번 평양 프로레슬링 대회에는 일본에서 50명 이상의 관객들이 참가했으며, 미·일 등 해외 언론기자 30명 이상도 취재를 위해 방북했다


<북한내부>

□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5일 진행된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에서 '새 세기 교육혁명'을 일으켜 "우리 나라를 21세기 사회주의교육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이날 대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13차 전국교육일꾼대회 개최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노동당 책임일꾼들과 한 담화 '새 세기 교육혁명을 일으켜 우리나라를 교육의 나라, 인재강국으로 빛내이자'를 최태복 노동당 비서가 참가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전달된 노작에서 "교육사업은 나라와 민족의 부강번영을 위한 만년대계의 애국사업"이며, "후대들을 어떻게 교육 교양하는가에 따라 나라의 국력과 혁명의 전도가 좌우된다"고 강조하고 '새 세기 교육혁명'을 주창했다.

김 제1위원장은 "새 세기 교육혁명의 목표는 우리의 모든 청소년 학생들을 강성국가 건설의 믿음직한 역군으로 키우며, 전민 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하여 우리 나라를 21세기 사회주의 교육강국으로 되게 하는 것"이며, "새 세기 교육혁명 수행에서 기본고리는 중등일반교육을 결정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 세기 교육혁명의 원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당의 주체적인 교육사상과 방침을 확고한 지도적 지침으로 삼고 시대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구현해나가야 한다"며, "교육부문에서는 수령님(김일성 주석)과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밝혀준 사회주의 교육사상과 방침을 현실에 맞게 철저히 구현해 나가며 사회주의 교육학의 원리와 원칙에서 탈선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세기 교육혁명 수행에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새 형의 인재들을 원만히 키워낼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완비하고 교육사업에 대한 지도관리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 제1위원장은 가정교육과 사회교육, 학교교육을 밀접히 결합하여 학생들을 어려서부터 대바르고 건전하게 키워야 하며, 특히 "지식경제시대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기존 지식을 전수하기 위한 것으로가 아니라 학생들이 새롭고 쓸모있는 지식을 더 빨리 알고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교육내용을 실용화, 종합화, 현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모든 부문들에서 교육사업을 자기 사업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언제나 깊은 관심을 돌리며 교육부문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책임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며 "다른 사업에서는 좀 지장을 받더라도 교육사업에 요구되는 자금은 무조건 보장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에는 최태복·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김용진·리무영 내각부총리 등이 참가했다.

□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2차 회의가 오는 25일 소집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과 대의원들에게 알리는 소집 공시가 4일 발표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4일자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2차회의를 2014년 9월 25일 평양에서 소집한다"는 결정과 함께 "대의원 등록은 2014년 9월 23일과 24일에 한다"는 내용의 소집 공시를 발표했다.

통신은 이번 회의의 의제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3월 9일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해 제13기 대의원 687명을 선출했으며, 4월 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 회의를 열어 김정은 제1위원장을 재추대하고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 국가기구 주요 인선을 마무리했다.

5년 임기의 최고인민회의는 정기회의와 임시회의를 하는데, 정기회의는 1년에 1~2차, 임시회의는 최고인민회의는 상임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또는 대의원 전체 1/3의 요청이 있을 때 열린다.

□ <노동신문>은 3일 사설 '우리 식 경제관리의 우월성과 위력을 높이 발양시키자'에서 북한 경제가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선 가운데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경제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개선시켜 "주체적인 사회주의 자립경제의 우월성과 위력을 힘있게 과시하고 강성국가 건설의 최후승리를 이룩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우리식 경제관리 방법을 확립하는 사업'은 본질에 있어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밝힌 경제관리의 원리와 방법을 오늘의 현실적 요구에 맞게 구현하고 계승 발전시켜나가는 사업"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또한 "경제관리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사회주의 사회의 본성에 맞게 풀어 나가야"하며, "경제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객관적 경제법칙과 과학적 이치에 맞게 하여 최대한의 경제적 실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인민들의 복리증진과 전 사회적 이익, 혁명과 건설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게 경제관리 방법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고 "경제지도와 관리, 생산과 경영활동에서 인민경제의 계획적 균형적 발전 법칙과 노동에 의한 분배법칙, 가치법칙과 같은 경제법칙들과 그와 관련한 경제적 공간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서 "경제지도와 기업관리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에 선차적인 힘을 넣고 생산과 기업관리의 모든 공정과 요소들을 과학화해야 한다"며, "인민경제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에서 새 기술의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과학기술과 생산의 일체화를 실현하여 우리 경제를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일신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아직 전력, 식량문제를 비롯해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기초적인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라의 인적, 물적자원을 최대한 아끼고 하나라도 쪼개 쓰며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경제관리 개선에서 경제지도기관들과 일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경제의 발전은 과학적인 경제발전 전략을 세우고 나라의 자원과 모든 잠재력을 최대한 동원 이용하며 생산의 끊임없는 장성과 경제의 전반적 균형을 보장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성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만큼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경제관리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혁신적 안목에서, 발전적 견지에서 보고 풀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내각은 나라의 경제사령부"라며,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를 강화하여 모든 경제부문들과 전반적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이 주관하여 대책을 세워 나가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밖에 모든 경제지도 일꾼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깊이 자각하고 경제관리개선을 위해 늘 머리를 쓰고 이악하게 실천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각급 당조직에서는 경제지도 일꾼들의 당생활지도를 빈틈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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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한 새누리당, 박근혜 레임덕 시작?

  번호 9317  글쓴이 화씨911  조회 761  누리 10 (15,5, 1:2:2)  등록일 2014-9-5 11:45 대문 0
 
 
 
 


'항명'한 새누리당, 박근혜 레임덕 시작?
(WWW.SURPRISE.OR.KR / 화씨911 / 2014-09-05)

 

새누리당 국회의원 송광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었다. 국회의원 220여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체포에 찬성한 의원이 73명이란다. 딱 1/3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언론은 “최소한 야당의원의 20여 명은 반대표를 던졌으므로 야당도 할 말은 없다”식의 여론몰이를 한다. 즉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 동의안이 부결되었는데 그 책임을 야당과 나누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보자, 새누리당의 대장인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관피아를 척결하겠다고 공언하고 이를 통해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장담했다. 그런데 당에서 말을 안 들은 사람이 다수다? 이거 보통일은 아니다. 어쩌면 취임 2년도 안 된 대통령의 레임덕이 여당 안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체포동의안 표결은 총 223명이 참여했다. 이중 반대 118표, 찬성 73표, 기권 8표, 무효 24표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은 122명 새정치연합은 96명 정의당이 5명이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령이 섰으면 여당인 새누리당 122명이 10명 이내만 이탈했어도 223명의 과반을 넘어 체포 동의안은 가결될 수 있었다.

가결 정족수는 223명의 과반인 112명, 특히 정의당이 당론으로 찬성을 의결했으니 새누리당 의원 107명만 찬성표를 던졌어도 가결되었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이 “박근혜 명령인데 우리가 왜?”라는 심리에다 “송광호 가결되면 나중에 야당 의원 체포동의안 상정될 때 무조건 가결될 것이므로 우리보호를 위해서라도 체포동의안 부결시켜야 돼”라는 심리까지 포함되어 전부 부결표를 던졌어도 송광호 체포동의안은 가결되었어야 하는 것이다.

이치가 그렇다. 박근혜 대통령은 철피아든 해피아든 법피아든 모든 관피아가 나라를 좀먹는 최고 악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를 척결하지 않으면 나라가 바로 서지 않는다는 엄명을 내렸다. 그래서 나온 말이 국가개조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이 말에 이구동성으로 “옳소”를 외쳤다.

그랬는데 정작 국회에서 대통령의 말을 허언으로 만드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런데 찬성표는 73표다. 정의당 5명을 빼면 68표...따라서 내가 보기엔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 절반은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했다. 이거 보통의 일은 아니다. 대통령이 아무리 국민들에게 강하게 보이려고 해도 여당 안에서 이미 레이덕이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다.

송광호는 철도비리에 연루되어 검찰 수사를 받았다. 앞서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조현룡은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되었다. 때문에 언론은 송광호 관련 기사를 쓰면서 계속 ‘철피아’를 되뇌었다. 그런데 여당의 국회의원 절반 정도가 이런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고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관피아 해체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안에서 언론은 어떤 기사를 써야 할까? 당연히 대통령의 엄명도 먹히지 않은 여당이란 제목으로 그에 대한 여당 질타의 글을 써야 한다. 그런데 정작 기사들은 “최소한 야당에서도 20여 명이 반대표를 던졌으니 야당도 책임이 있다”식이다.

야당? 물론 반대표 던진 의원 있다. 나도 이번 송광호 체포동의안에 부표를 던진 야당 의원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합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비리가 확인되어 검찰이 체포하여 수사하겠다는 의원을 체포하지 말라고 한 것은 잘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분명한 것은 이번 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자신들의 대장인 박근혜 대통령의 엄명을 거부한 의원이 소속의원의 절반 이상 존재하는 새누리당 책임이다. 이 책임을 벗으려고 새누리당에서 “야당 니들도 반대하지 않았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지탄의 대상이다. 이런 볼멘소리는 혹여 자신들의 대장인 박근혜가 불같이 화를 내면서 “반란표 찾아”라고 할까봐서 미리 선수를 친 것 밖에 안 된다.

예를 하나 들겠다.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그러니까 정확히 1971년 10월 2일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가 대통령일 때 내무부 장관 오치성 해임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한국 정치, 아니 여당인 공화당의 인맥 줄기를 바꾸는 사건이 된다.

이 사건의 발단은 공화당의 3선 개헌안 변칙처리이다. 앞서 1969년 9월 14일 국회 제3별관에서는 공화당이 단독으로 3선 개헌안을 변칙 처리한다.

그러나 당시 공화당 안에는 양순직, 예춘호, 정태성, 박종태, 김달수 의원 등 3선 개헌안 반대세력이 있었다. 이들이 야당과 합세해 그해 4월 8일 권오병 문교부 장관 해임안을 가결시키는 소위 4·8 항명파동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 4·8 항명파동은 3선 개헌에 반대하던 여당 내 의원들이 권오병 장관의 해임안을 가결시킴으로써 박정희 대통령에게 3선 개헌안도 이처럼 부결시킬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들을 제명하므로 당을 정비하고 야당인 신민당을 흔들며 결국 3선 개헌 안 변칙처리에 성공한다. 이 사태로 공화당은 정구영 김종필 등 창당 실세들이 퇴조하고 김성곤, 백남억, 김진만, 길재호 등 이른 바 ‘공화당 4인 체제’로 바뀐다.

이들 4인 체제는 박정희 권부인 청와대와 중앙정보부의 지원으로 당권을 쥐고 공천권 등을 행사하면서 주도권을 장악해 명실상부한 주류세력이 된다. 하지만 공화당 안에 이들 4인체제가 강고해지면서 박정희 권력은 누수현상을 보인다.

당 내의 암묵적 여론이 대통령 3선 후 권력체제로 2원집정제 안이 나돈 것이다. 이는 4인방들의 권력 공고화에 대한 차선책이었다. 세간에서는 여당 내 권력 암투라고 했다.이처럼 권력 내부의 암투가 보일듯말듯 치열하게 전개되는 1971년 9월 30일 야당인 신민당은 물가폭등과 실미도 사건, 광주대단지 소요 사태 등을 이유로 김학렬 경제기획원, 신직수 법무, 오치성 내무장관의 해임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공화당 총재인 박정희 대통령은 아주 당연하게 당에 해임안을 부결시킬 것을 지시한다. 그러나 이 지시가 먹히지 않았다. 그해 10월 2일 처리된 국회 투표에서 상당수 여당 의원들이 오치성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짐으로 오치성 내무장관 해임안이 가결된다. 공화당을 이끌던 ‘4인 체제’가 이름하여 ‘10·2 항명파동’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왜 오치성 장관 해임안이 가결되었을까. 이는 오치성 본인에게 있었다. 오치성은 기본적으로 김종필계로서 ‘반(反)4인체제’ 인사였다. 그는 내무 장관으로 취임 직후 4인 체제와 줄이 닿아 있던 전국의 시장, 군수, 경찰서장 등을 대거 해임시키거나 인사 이동시켜 4인체제의 밑바탕을 흔들었다. 즉 오치성이 4인체제에 밉보인 것이다.

이는 당시 투표결과를 보면 확연하다. 당일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표결에서 가장 먼저 상정된 김학렬 경제기획원 장관의 해임안은 총 201표 중 가 91표, 부 109표, 무효 1표로 부결되었다. 이어 오치성 내무부장관 해임안이 상정되었다. 투표결과 오치성 장관의 해임안은 총 203표 중 가 107표, 부 90표, 무표 6표로 가결되었다.

그런데 이어서 행해진 신직수 법무부 장관의 해임안은 총 202표 중 가 91표, 부 109표, 무효 2표로 다시 부결되었다.

결국 오치성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여당 소속으로 약 20여 표란 계산이 나온다. 여당 내에 오치성을 보내버리자고 암묵적으로 합의한 세력이 최소한 20여 명… 그래서 이를 ‘항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항명의 결과는 혹독했다. 박정희는 이들 20여 명을 색출한 것을 정보부에 지시했다. 색출된 항명 주동자들은 남산에 있는 중정 지하실로 연행되어 혹독한 고문까지 당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특히 당시 당시 카이저 수염으로 유명했던 김성곤 의원은 그 트레이드 마크인 수염까지 뽑히는 수모를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4인체제는 해체되었으며 당은 박정희 1인 지배체제로 다시 회귀했다.

나는 공화제 정부에서 여당이 대통령의 수족이 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이 예를 드는 것이 아니다. 이번 송광호 체포동의안은 앞서 거론한 ‘항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당시의 항명은 권력투쟁이었고 이번의 반란은 국민에 대한 반란이다.

현재 대통령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관피아에 대한 국민여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송광호는 어떻든 철도비리의 본산인 철피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되었다. 제출한 주체는 검찰이지만 법무부 장관 결재와 대통령의 결재를 거친 사안이다. 따라서 이런 국민적 지탄을 받는 사건 연루자로 체포동의안에 제출된 안건 임에도 여당이 비토했다.

언론이라면 최소한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여당을 매우 질타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야당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양비론 기사를 남발, 여당의 잘못도 야당에게 덮어 씌우는 더티한 글쓰기를 한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이런 더티한 언론들의 글쓰기에 농락당하며 야당까지 싸잡아 죽일 놈들이라고 비판한다. 결과적으로 여당의 책임을 벗겨주는 것이다. 이런 국민성을 익히 알기에 언론이 그런 더티한 짓을 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김무성이나 이완구는 지금쯤 마음이 급하지나 않는지 모르겠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자신의 령이 무참하게 깨진 지금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인데 이를 어떻게 수습하려나? 더티한 언론들의 더티한 플레이에 엄배덤배 얹혀서 야당 공동책임 어쩌고로 넘어갈 수 있나? 하지만 그냥 넘어간다면 취임 2년도 안 된 박근혜의 레임덕은 여당 안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봐도 되는데 이 또한 구경거리로는 쏠쏠한 재미를 줄 것 같다.

 
http://surprise.or.kr/board/view.php?table=surprise_13&uid=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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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외면 대통령의 두 얼굴, 정권 추락할 것

사과-외면 대통령의 두 얼굴, 정권 추락할 것
 
박근혜 ‘적폐’에 책임 전가, 시라크는 50년 100년전 ‘적폐’도 사과
 
육근성 | 2014-09-05 14:51:2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강변한다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원회에 부여하는 것은 특별검사 업무와 권한이 중복될 뿐 아니라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기소하는 것이 돼 자력구제와 사인소추를 금하고 있는 형사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진상 은폐하며 유족 요구 이런저런 핑계로 묵살

이런저런 핑계로 유족들의 요구를 묵살한다왜 유족들이 목숨 건 단식을 하면서까지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는 지에 대한 성찰은 조금도 없다대통령은 유족들을 철저히 외면하고새누리당 의원들은 마치 순번을 짠 듯 돌아가며 유족들을 모욕하고 폄하한다.

침몰 원인도 오리무중이다골든타임 2시간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허비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혀진 게 없다왜 선장과 승무원을 먼저 구조했는지무슨 연유로 급변침을 한 것인지성능 좋은 스피커를 장착하고 있으면서도 해경이 왜 밖으로 나오라는 방송을 안했는지정전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CCTVDVD PD가 일제히 꺼졌는지, ‘국정원 지시사항이라는 문건이 왜 청해진직원 컴퓨터에서 나왔는지 모든 게 미스터리다.

사고 당일 대통령의 행적도 유족의 분노를 자아낸다수백 명 국민이 배에 갇혀 죽어가는 데 대통령은 한가하게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 받았다비서실장까지 당일 대통령 동선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고 말한다사고 발생 8시간 만에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라고 말해 유족들을 크게 실망시켰다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얘기를 한 것이다.

박근혜 사과는 33일 만에레이건과 사르코지 등은 즉시

시간 끌기로 인해 진상이 은폐되고 있다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유족들 앞에 무릎 꿇어야 할 이들이 외려 큰소리 치고 있다이러니 유족들이 청와대와 정부여당을 믿을 수 있겠는가.

대통령의 첫 사과는 사고 13일이 지나서 나왔다그것도 유족들과 국민에게 직접 한 사과가 아니라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둘러 말한 게 고작이다사고 33일 만에 나온눈물 사과에도 진정성이 없다는 게 확인됐다. “내가 최종책임자” “언제든지 찾아오라라고 말해놓고도 정작 유족들이 면담을 요청하자 경찰 병력을 풀어 바리케이드를 친다. ‘유민 아빠가 46일간 단식을 해도 무반응이었다죽어도 좋다는 식이었다.

외국 지도자들은 그러지 않았다. 2009년 5월 22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AF447편이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로 공항을 이륙한지 3시간 30분만에 속도 감지 장치 고장으로 대서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사고 소식을 접한 지 하루 반 만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사과하고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3일 뒤에는 전현직 대통령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트르담 성당에서 승객와 승무원을 추도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자국 여객기가 추락해 228명이 실종된 하루 반 만에 유족에게 사과하고 상황을 직접 브리핑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사진은 사고 3일 뒤 열린 추념행사에 참석하는 장면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1986년 1월 첼린저호가 공중 폭발하는 참사가 일어나자 보고를 받은 레이건 대통령은 연두 국정연설 등 중요 일정을 모두 제쳐 놓고 TV에 나가 사과와 유감을 표명하는 연설을 했다사고가 난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박근혜 '적폐'에 책임 전가, 시라크는 50년 100년전 '적폐'도 사과

프랑스와 미국 국민들은 신속하고 진솔한 사과와 함께 국민 앞에서 직접 상황 설명을 하자 참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 더 큰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사고 당일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고 말하는 청와대와 사실대로 말하기를 꺼려하는 박 대통령과는 영 딴판이다비정상의 정상화가 가장 필요한 곳이 청와대다.

그러면서 사고의 책임을 적폐와 관행’ ‘선장과 선주회사에 돌렸다. ‘적폐’ 때문에 일어난 참사란다이 말은 곧 사고 책임이 현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정부에 있다는 얘기가 된다명백한 책임회피다.설령 적폐가 사고를 키웠다 해도 자신의 임기 내에 발생한 사고라면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하는 게 정상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차 대전 당시 비시정권 치하의 프랑스 정부가 독일의 유대인 강제검거에 협력한 행위를 두고 홀로코스트에 가담한 거나 다름없다며 프랑스의 책임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유대인 강제 검거령이 내려진 날을 추념하는 행사에서 프랑스는 보호해야 할 사람들을 학살자들에게 인계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그는 간첩으로 몰려 종신형을 선고 받은 드레퓌스와 그의 무죄를 주장한 에밀 졸라에게 사건이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나 프랑스 정부 명의의 공식 사과서한을 전달했다오래 전 정권이 저지른 불행한 일에 대해 적폐’ 운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나서 사과한 것이다박 대통령과는 천양지차다.

은폐-회피 정권포드사처럼 추락할 것

진실을 알고 싶어하며 책임 질 줄 아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원하는 국민과 유족이 있다그런데도 진상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든다이러면 화만 더 키우게 될 것이다좋은 예가 있다.

2001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소비자들의 신고를 토대로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의 일부 타이어 제품에서 운행 중 접지면 파열사고가 잦아 174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한다브리지스톤은 해당 제품을 리콜한 뒤 입을 닫았다언론의 취재 요청까지 거절한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박 대통령처럼 말이다.

그러자 브리지스톤의 주가가 50% 이상 하락했다뿐만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인 포드사에 불똥이 튄다포드사는 당시 출시된 SUV 차량에서 불거진 안전성 문제가 브리지스톤 타이어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고가 빈번이 발생하는 차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며 판매량이 급감했다포드사는 이때 받은 타격으로 인해 추락을 거듭했고 현재 시장점유율이 현대·기아차에도 못미친다.

세월호 진상을 덮으면 청와대와 정부는 일시 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이 될 것이다브리지스톤 타이어에서 기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포드사를 강타해 추락시킨 것처럼세월호 진상은폐와 책임회피에서 비롯된 부정적 이미지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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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씨 "추석에 광화문 다시 찾아갈 겁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을 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2주간의 서울에서의 진료를 마치고 안산에 있는 한도병원으로 옮깁니다. 그동안 돌봐줬던 간호사들의 당부사항을 듣던 중 김영오씨가 웃음을 짓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추석인 8일에는 광화문으로 다시 찾아가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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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포토] 안산으로 돌아가는 유민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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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불정리하는 김영오씨 건강을 많이 회복한 김영오씨, 자신이 2주동안 누워 있었던 침대를 직접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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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오씨가 서울에서 안산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 가기 위해 셋째 형이 찾아 왔습니다. 형제가 오랜만에 함께 만나 반가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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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오씨의 핸드폰 화면에는 유민이와 유나의 어릴적 사진이 설정 되있습니다. 두 딸과 함께 있으고 싶은 아빠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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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간의 서울시립동부병원의 생활을 마무리하며 담당의사의 대화를 듣고 있는 김영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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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에 잠긴 유민아빠 안산으로 갈 준비를 마친 김영오씨는 침대 위에 앉아 한참 생각에 잠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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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민아빠 '이제 충분히 걸을 수 있습니다' 단식으로 나빠진 건강이 많이 회복 된 유민 아빠 김영오씨, 충분히 걸어 다닐 정도로 회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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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오씨, 2주동안 함께한 간호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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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분들고 병실 나서는 유민아빠 자신을 응원하며 찾아왔던 손님이 선물하고 간 화분을 꼭 챙겨가야 한다는 김영오씨는 두 손에 화분을 들고 병실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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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흔들어 인사하는 유민아빠 서울시립병원을 떠나 안산으로 가는 차에 올라탄 김영오씨가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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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평택기지에 사드 1개 포대 배치 추진

미군, 평택기지에 사드 1개 포대 배치 추진 <동아>한국 비용 분담 희망도 내비쳐..국방부 "공식 요청 없었다"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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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5  11: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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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9월 18일 실시한 SM-3 시험발사 모습. [사진출처 - 미국방부 미사일방어국]

<동아일보>가 “고고도(高高度)미사일방어(THAAD) 체계 1개 포대를 경기 평택 미군기지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자 국방부가 5일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다”고 부인했다.

<동아일보>는 5일자 단독기사에서 미 국방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THAAD의 한국 배치와 관련한 양국 간 의견 조율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이르면 다음 달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나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통해 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한강 이북 주한미군 이전 배치 계획이 진행 중인) 평택 미군기지가 THAAD 1개 포대의 우선 배치 지역으로 유력해 보인다”면서 “한국도 THAAD (추가) 배치 시 비용을 부담하면 (안보비용) 공동 분담(cost sharing)의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해 파문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도 주한미군기지에 사드(THAAD)를 배치하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보여왔지만 평택기지에 1개 포대를 우선 배치한다거나 비용 공동분담 등은 처음 거론되는 사안이다.

6대의 이동식 발사차량과 48기의 미사일로 이뤄진 THAAD 1개 포대의 도입 비용은 약 2조 원대이고, 미 국방부는 평택 미군기지에 배치하는 THAAD 1개 포대 외에 한국도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1개 포대를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미 국방부에 확인을 했다”고 전제하고 “미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다고 명확하게 확인했고, 또 한(국) 측에 이와 관련된 공식 요청이나 협의도 없었다고 입장을 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사드 배치에 대해 “주한미군 차원에서 미 국방부에 요청한 것”이라며 “지금 미 국방부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확인하고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하고 사드 또는 한국에 배치된다면 그 사드, 또 현재 주한미군에 있는 패트리어트 이런 것과는 상호운용성을 구축하자 하는 것은 한.미가 이미 작년 SCM에서 합의한 내용”이라고 답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오는 10월 열리는 SCM에서 다뤄지느냐는 질문에는 “SCM 주제가 아직 다 확정되지 않아서 이야기할 수 없는 내용”이라면서도 “협의 요청이 오면 바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해 조만간 한.미 간 협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평화운동단체들은 사드 배치가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의 일환에 불과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불러온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으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5일 오후 2시 국방부 앞에서 ‘사드 평택배치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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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동되는, '뉴욕채널'과 영변 원자로

재가동되는, '뉴욕채널'과 영변 원자로
 
<분석과전망>점점 더 고차원의 방정식으로서의 양상을 띠는 북미대결전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09/05 [17:11]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의 대북채널인 '뉴욕채널'이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영변 원자로 역시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미관계에 특별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반대로 양국사이의 관계의 긴장도가 더 팽팽해지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오히려 변화의 조짐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

 

변화 없는 전략적 인내정책 그리고 뉴욕채널’ 재가동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세미나에 시드니 사일러 6자회담 특사가 참석하자 많은 전문가들의 눈이 그에게로 향했다. 4일이었다.

당연했다사일러 특사가 1년이 넘도록 공석이었던 6자회담 특사자리를 맡았다는 점 때문이었다세미나는 6자회담 신임 특사에게서 현 시기 미국대북적대정책에서의 세세한 구체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기대가 없지 않았다특히 미국고위급인사가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해 북미 간에 모종의 변화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과 연동되면서다그러나 샤일러는 전문가들의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북미간 현안으로 부상해있는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부터 그랬다.

"북미관계의 걸림돌"

샤일러가 규정하는 북한 억류 미국인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다새로울 것이 없다북한 억류 미국인에 대한 문제가 북미간에 심각한 걸림돌이라는 그의 지적은 어떻게 해서나 그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미국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 지를 드러내주는 것일 뿐이다.

 

사일러는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지만 압박 또한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이것 역시 특별한 것이 아니다억류 미국인 석방 문제를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인 '전략적 인내'의 범주 내에서 해결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다.

이는 북한이 억류자 석방 문제를 미국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킬 계기로 설정했을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이 일리가 있는 것이라면 북한의 그러한 의중과 정면에서 충돌하는 것이 된다.

억류자 문제를 대화가 가능하지만 압박 또한 계속해 나가는 기조에서 풀겠다는 것은 최근 평양에서 이루어졌다는 북미비밀 접촉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샤일러는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의 대북 기조는 외교압박억제라고 했다샤일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계획을 제한하고 확산 활동을 막는 데 대북 제재가 긴요하다며이를 통해 핵과 미사일 계획에 필요한 재원을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혔다그것을 통해 핵미사일 활동을 제한시키고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도 했다.

 

샤일러는 이와 연동하여 한미동맹을 강조했다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나 위협적인 수사와 태도 등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공조가 대북억제체제로서 작동된다고 말한 것이다.

샤일러는 또한 6자회담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그것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여전히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도 밝혔다.

이것들을 통해 전문가들이 확인한 것은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인 전략적 인내에 그 어떤 변화의 조짐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미국이 전략적 인내정책을 전혀 변화 없이 고수하겠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된다.

 

미국의 뉴욕채널’ 복구와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미국의 비공식적 대북채널인 뉴욕채널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샤일러가 억류된 미국인 명의 석방을 위해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한 활동을 하면서도 동시에 뉴욕채널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 발언에서 확인된다.

1년 이상이나 멈춰있었던 뉴욕채널이었다그동안 오바마에게는 북한이 없다는 말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돌았던 것도 뉴욕채널이 죽어있었던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뉴욕채널의 재가동에서 기대를 키우고 싶어했다그러나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되고 있어서다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확인된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단지에서 수증기와 냉각수가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이는 북한이 핵폭탄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영변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음을 의미해준다영변의 5급 실험용 원자로 재가동은 북한이 이미 지난해 4월에 공표했던 사안이다자신의 핵프로그램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맞서는 수단이라면서다. ‘억지력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매우 심각한 우려 사항

IAEA의 그 보고서에 적시된 내용이다그러나 IAEA는 북한의 핵문제에 관한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2009년 북한이 IAEA의 사찰관을 추방해버렸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이후 영변 원자로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있는 IAEA가 북한 영변원자로의 재가동을 알아낸 것도 위성 촬영 사진을 통해 영변 상황을 계속 모니터해 왔던 것에 따른 결과이다.

 

북한의 핵 활동은 늘상 그래왔듯이 미국의 문제이다.

북한은 핵은 말할 것도 없고 미사일도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에 겨냥시키고 있다.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활동을 군사공세라고 한다면 최근 북한은 외교공세에 시동을 걸어놓은 상황이다.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의 유럽행 그리고 리수용 외무상이 15년만에 유엔총회 참석차 하게 되는 방미행보가 그것들이다북한의 전방위적 외교공세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금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샤일러에게서 또렷히 확인할 수 있듯이 꿈쩍할 줄 모른다. ‘전략적 인내정책에 손을 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 억류 미국인을 구출하는 것이 미국의 기본방침이다그리고 미국은 1년 2개월 동안 멈춰 있었던 뉴욕채널을 샤일러를 통해 복구했다.

 

이 모든 것은 북미대결전이 최근에 와서 얼마나 복잡한 양상을 띠며 전개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고차원의 방정식인 셈이다.

그 방정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풀려나가게 될 것인지 미국을 북한을 면밀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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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무민 마마’…국민 80%에 박수 받고 내려온 대통령

등록 : 2014.09.04 10:12수정 : 2014.09.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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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국민 엄마’로 불리는 타르야 할로넨 전 대통령은 12년 재임 기간 동안 복지와 고용 중심의 정책으로 핀란드를 살기 좋은 강소국으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할로넨 전 대통령의 퇴임식. 도서출판 북하우스 제공

포럼 기조연사 타르야 할로넨은 누구

* 무민 마마 : 케이크를 공평하게 나눠주는 엄마

 

“핀란드를 사업하기에 가장 적합한 국가로 만들겠다고 (보고서에) 쓰여 있는데, 저는 사업가들에게 가장 좋다는 게 모두에게 좋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핀란드 경영인협회(우리나라의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표단에게 던진 말이다. 규제 완화를 위한 법 개정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재계 대표들이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을 때다. 그는 재계의 요구를 “특수한 이익단체에 관련한 문제”로 규정하고 “저의 판단 기준은 (사업가 단체가 아니라) 전체 국민입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오는 10월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는 아시아미래포럼(22~23일)의 기조연사로 한국을 찾는 할로넨 전 대통령은 ‘작지만 강한 나라’ 핀란드의 오늘을 일군 여성 지도자로 손꼽힌다. 핀란드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삼림 외에는 자원이 많지 않은 인구 500만의 작은 나라다. 러시아와 스웨덴 등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받은 역사를 갖고 있다. 핀란드는 할로넨의 재임 시절 국가청렴도, 국가경쟁력, 교육경쟁력 1위 국가로 변모했다. 경제적으로도 1인당 국민소득 3만6000달러의 강소국을 일궜다. 세계에서 전·현직 여성 대통령과 총리는 100명이 넘게 나왔지만 할로넨은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만큼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았다. 2000년 50%를 조금 웃도는 지지율로 당선됐지만 퇴임할 때 지지도는 80%에 달했다.

 

용접공·재봉사 부모 둔 노동계급 
의회 직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36살 때 국회의원으로 첫 당선 
미혼모로 낳은 아기와 등원도 

재계에 “특수 이익단체” 못박고 
“제 판단 기준은 전체 국민이다” 

국가청렴도·교육경쟁력 1위 올려 
‘사람 중심 리더십’ 밑거름으로 
유일하게 재선 성공한 여성 리더

 

젊은 시절의 할로넨과 어린 딸. 도서출판 북하우스 제공
그의 리더십은 별칭인 ‘무민 마마’(Moomin Mama)에서 잘 드러난다.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의 엄마라는 뜻인데, 무민 마마는 늘 가족들을 편안하고 다정하게 챙겨준다. 핀란드인들에게 무민 마마는 ‘케이크를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는 엄마’로 통한다. ‘대통령으로서 모든 핀란드 사람의 의견을 수렴해서 국가 정책을 결정한다’는 할로넨의 기본적인 통치철학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할로넨은 좋은 리더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든 지도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용기가 있어야 하고 또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리더는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퇴임한 뒤 집 근처 재활용 수거장에서 낡은 액자를 주워 가거나, 종종 혼자 천바구니를 들고 동네 슈퍼마켓을 돌아다닌다. 이런 소박하고 탈권위적인 언행은 핀란드인들에게는 익숙한 광경이다. 평소 ‘리더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그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례다.

 

그가 연말 각료회의 때 양말을 선물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각료들 한명 한명에게 어울리는 디자인을 건네주며 “나중에는 마음대로 교환해도 되지만 제 앞에서는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2000년 취임 직후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평범한 행동’이 화제가 됐다. 집에서 쓰던 다리미를 가져와 직접 옷을 다렸고, 호텔 미용사를 보냈더니 “머리 손질은 내가 한다”며 거절했다. 그는 지금도 머리카락을 몇차례 빗어 올리는 게 머리 손질의 전부다.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이자 자신의 애칭인 ‘무민 마마’ 인형을 들고 있는 할로넨. 도서출판 북하우스 제공
할로넨은 여성과 소수자 정책에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핀란드 여성의 1유로는 80센트와 같다는 말이 있다”(임금차별)며 여성 할당제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현재 핀란드는 여성이 사주인 기업이 전체 기업의 33%이며, 200대 대기업의 직원 중 절반가량이 여성이다.

 

할로넨은 용접공 아버지와 재봉사 어머니를 둔 노동계급 출신이다. 의회 직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1979년 36살 때 국회의원이 됐다. 의원 당선 직전에 미혼모로 아이를 출산한 그는 모유 수유를 위해 갓난아이를 데리고 국회에 등원했다. 그는 “모든 여성은 세심한 엄마이면서 동시에 좋은 세상과 권리를 위해 싸우는 전사입니다. 양성평등은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라고 말한다. 김민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할로넨의 국정철학에는 노동조합 변호사로 일하면서 깨달은 평등과 정의에 대한 의식, 동성애 단체의 회장직을 맡으며 함께한 소수자의 아픔이 그대로 녹아 있다”며 “지난 세기에 군림하고 지배하던 리더를 대치하는 새로운 리더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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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의 세월호 전략과 우리의 대응

 
김기춘의 세월호 전략과 우리의 대응
 
분열과 고립 무력화전략에 맞서 연대와 공조의 장기전 대책
 
조시형 | 2014-09-03 21:39:0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 김기춘이 대원군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최고 실권자는 김기춘이다. (물론 상왕 이명박이 있다.) 난다긴다하던 남재준도 김장수도 유신군벌의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세월호와 함께 물러났다. 이른바 7시간의 주인공 정윤회도 꿀맛 같은 그날 이후로 그저 버림받은 이혼남으로 잊혀지고 박지만 역시 나꼼수의 재사정권에 걸리자 몸을 사리고 있다. 이제 만만회는 만만한 민물회가 되어 김기춘의 밥상위에 올려졌다. 가히 김기춘에 의한 검찰 공화국이다.

김기춘이 누구인가 이미 20대에 청와대를 드나들며 유신헌법의 문자 하나하나를 다듬던 박정희의 신숙주와 박팽년이 아니던가? 어린 박그네 공주를 직접 과외 지도하여 선생님이라 존대받던 아저씨 國師아니던가? 그가 이제 청와대의 실질적인 오너가 되어 현재 세월호 정국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미 1992년 대선 당시 부산 초원복국집 사건으로 유명한 “우리가 남이가”의 원조답게 수구보수 진영의 철통지지를 기반으로 ‘무대뽀 묻지마 돌격작전’을 전개 중이다. 여론이 악화되건 말건 국민이 화가 나건 말건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것에 70% 가까이 찬성하건 말건 절대 안돼! 이렇게 정국은 파국으로 치닫고 대한민국 호는 두 조각으로 또 내부분열로 네 조각으로 산산이 조각나 침몰 중이다. 김기춘을 그의 이력과 배경은 물론 그의 머릿속까지 파악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노회한 늙은이는 지금 무슨 전략을 짜고 있는가? 그의 사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여겨지는-이는 전적으로 법조계의 유력한 풍문이라 한다.- 홉스와 마키아벨리 그리고 칼 슈미트에 대한 비판을 통해 유추해보자.


2. 홉스와 마키아벨리 그리고 칼 슈미트의 공통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워낙 유명한 사람들이고 그 사상의 대강도 상식에 가깝거니와 더 궁금하면 검색으로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던가? 우리나라 소수 진짜 보수들과 말을 섞다 보면 본인이 인정하던지와 관계없이 국가와 정치 그리고 법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입장은 대개가 이 사람들의 문자를 벗어나지 못하더라. 그 수준을 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 셋의 공통점을 내식으로 개괄하면 이렇다. 이 인간사회는 인간의 본성상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고 서로를 잡아 먹던가 먹히는 무한 대결의 정글이다. 지옥도를 살짝 넘는 수준이 인간사회의 본래 모습이고 야만이 현실이다. 국가는 이런 무질서와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필요최소한 괴물이고 또 괴물이어야 한다. 이 국가란 괴물이 철권통치의 지혜와 경륜을 갖춘 신성한 엘리트(군주 또는 총통 등) 에 의해 통치될 때 비로소 개인인 국민은 안정을 얻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으며 사회도 번영한다. 따라서 인간의 인권이라는 것은 비록 천부적인 것이지만 국가의 안정과 공공질서를 위해 통치자의 명령에 의해 제한 가능하며 이러한 제한의 권한은 군주의 능력과 권위에 비례한다. 고로 무릇 군주는 사소한 자비 보다는 엄격하고 지엄하며 때로는 교활한 지혜를 겸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기와 조작 나아가 살인까지도 수단이 된다.) 즉 통치자는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어야 한다. 결국 국민 개인의 인권은 이에 복속하게 된다.

유신헌법을 기초했으며 88년 총선민의를 배반한 3당 합당에 반대하는 강경대등 수많은 열사들의 목숨을 건 항거를 유서대필사건을 조작하여 진압하고 초원복국집에서 노골적인 지역감정을 선동하고 부정선거를 획책한 우리나라 수구정치인의 대표 김기춘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니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더라. 여기에 한 가지 더 “자기를 믿어주는 주군을 위해 선비는 목숨을 건다.” 모 월간지에서 김기춘이 한 말이다. 그러나 불사이군의 선비정신은 들어봤어도 이런 레토릭은 선비정신에 낯설다. 선비는 주군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 군주에 목을 내걸고 싸우는 사람들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선비는 그렇다. 따라서 김기춘의 선비는 사무라이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그것도 주군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나라를 망치는 도요또미 히데요시 같은 그런 사무라이 말이다.


3. 이런 김기춘이 구사하는 정국 돌파전략-종심타격의 단기전

가. 세월호 참사는 여러 번 말해왔듯 친일수구냉전세력이 국내외 정치경제 정세의 수세적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명운을 건 도박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기득권 사수가 어려워지자 부정선거에 이어 일거에 동북아의 정치지형을 뒤바꾸려 한 기획사건이다. 물론 이제는 정반대로 자신들의 뿌리를 흔드는 초대형 정치참사로 변화했지만 말이다.

현재 수구세력은 검찰권력을 중심으로 수구언론이 공조하는 투-트랙으로 세월호 참사정국을 돌파하려 한다. 나는 그것을 <분열과 고립-무력화의 단기전>으로 명명한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원인과 책임을 청해진 선사와 선원들 그리고 죽은(?) 유병언에 돌리고 국가의 책임은 최소화 하려는 전략에 충실하게 검찰의 수사는 진행-발표되고 있다. 더불어 현재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핵으로 하는 야권과 국민의 전선을 강온파로 나누고 강경파에 대한 흑색선전과 온건파의 회유와 이간질로 야당과 유가족을 쪼개고 궁극적으로는 국민과 야권을 쪼개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획들이 도처에서 추진 중이다. 이미 유민 아빠에 대한 광범위한 신상털이와 일베와 할배를 동원한 저질 여론조작질도 드러났고 유민아빠 주치의에 대한 종북몰이도 시도되고 있다. 문재인 단식이후로는 문재인에 대한 공격의 이빨을 종편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어쨌든 그의 단식으로 여야의 야합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여론은 세월호 유가족에 공감하는 비율이 커지고 있다. 장악된 관영언론과 종편으로 아무리 거짓정보를 흘려도 국민들의 보편상식을 다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수록 초조해지고 불안해지는 건 학살의 기획자들이다.

나. 그래서 코너에 몰린 이들이 막판에 구사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획 가능성을 1991년 강경대 정국에서 예측해 볼 수 있다. 강경대 학생이 3당합당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다 강경 공안총리였던 당시 노재봉의 휘하의 강경한 경찰의 폭력진압에 사망한 이후 전국의 수백만 청년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무려 5개월여에 걸친 단일 사안으론 학생운동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장기항전이었다. 수십 명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87년 정권교체의 실패와 부정선거 그리고 지역고립을 수단으로 한 보수대연합에 거세게 항거한 것이다. 항쟁 초입부터 노태우 정권퇴진이 자발적으로 터져 나왔고 전투적 학생운동권의 조직적 부대가 5월의 거리를 누비며 종로통을 완전 점거하는 양상으로 치닫게 된다.

당시 정권은 노재봉의 사퇴와 정원식 총리의 임명으로 대규모 개각을 통한 국면전환을 모색했으나 학생들의 전국적 시위는 지속되고 규모는 확대되어갔다. 이에 새 내각에서 법무장관이 된 김기춘의 검찰은 정원식 외대방문 밀가루 투척사건 수사 중 느닷없이 김기설씨 사망사건의 배후로 강기훈 당시 전민련 간부를 지목했다. 그리고 그 증거로 전혀 다른 필체의 유서와 문서 사본을 동일하다고 본 국과수의 공식 감정결과를 들고 나왔다. 그러자 가뜩이나 정원식 총리에 대한 행패로 이미지가 나빠진 학생운동권과 재야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종북-과격 폭력몰이를 온 신문 방송에서 퍼부어댔다.

대표적으로 김지하의 유명한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와 서강대 박홍 총장의 ‘10만 주사파 암약설’이 터져 나왔다. 대규모 친정부 시위도 가세했다. 그렇게 1991년 여름 강경대 정국은 사그러들었다. (이듬해 소련을 시작으로 사회주의권 국가의 도미노 몰락으로 결정타를 먹고서 학생운동은 신자유주의의 도래와 함께 점점 힘을 잃어갔다.)

마찬가지로 세월호 유가족과 단식농성중인 광화문 주위의 시민들과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단체회원들과 이들에 동조하는 야당 정치인들은 이러한 김기춘의 노림수에 대해 늘 염두에 두고 주도면밀히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요 이상의 과격한 대응으로 사태를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해 늘 경계할 일이다.


4. 우리의 대응-연대와 공조를 통한 장기전

박영선의 뻘짓은 문재인의 단식으로 어느 정도 수습되는 형국이다. 비록 새정치민주연합은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추세 상 앞으로 회복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새누리와 야합한 법안을 통과시켰다면 새정연은 완전 회생불능의 파산을 보았을 것이다. 지금 조경태를 대표로 안철수를 편들던 수십 명의 새정연 국개의원들이 여야-야합안의 추인을 거듭 주장하고 있는데 이들이야 말로 야당의 붕괴와 이후 내각제-이원 집정제를 통한 제2의보수대연합을 꿈꾸는 제2의 삼당합당세력이다. 이 놈들을 걸러내야 이후 야당이 산다. 이게 바라던 바는 아니었겠지만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고 친노비난에 열을 올리는 전 안철수 지지자(?)들도 반성해야 한다.

야당이 이렇게 지리멸렬한 이유는 지난 글에서 여러 번 논구한 적이 있다. 민족주의 좌파진영이 해방과 전쟁으로 이승만 정권치하에서 소멸한 이래 한국야당은 친일지주세력인 한민당의 계보에 김대중의 신민당 혁신세력이 이합집산하는 역사였다. 대개 사꾸라 대 선명세력간의 쟁투의 과정이었다. 국민적 세력으로 보면 1980년 광주 이래 호남과 PK를 축으로 광범위한 중산층 서민과 청년학생층이 주 동력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3당합당으로 PK가 대거 수구로 합류하고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DJ는 노무현과 김종필과 세력을 합치고도 IMF란 비상상황에서 가까스로 집권에 성공했다. 김대중-노무현 집권기간 질과 양에서 개혁진보 세력은 그 토대를 넓혀왔다. (주목하라! 이것이 진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분열의 양상 또한 심화되어왔다는 것이다. 그 과정과 원인을 일일이 상술하는 것은 또 이후로 기약하고 이 분열상을 극복하고 구심을 세우고 세력의 확장을 위한 연대의 방법을 제시하기로 한다.

첫째, 권력의지를 가진 세력의 검증과 이들 간의 연대를 우선 공고히 해야 한다. 친노-정치세력이든 호남-정치세력이든 똑 같은 기준으로 알곡을 가려야 한다. 독자적인 집권의지가 있는가? 독립적인 권력행사의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 그 권력의지는 국리민복을 위한 善의지인가? 그 과정에서 독점의 간자들과 연대의 배신자들을 가려 내 쳐야한다. 조경태와 김-안철수 부류는 버려야 한다. 아직도 반성도 없고 변치도 않고 있는 그 지지자들도 내쳐야 한다.

둘째, 20여 년 에 이르는 신자유주의적 국가방임주의자들과도 과감히 선을 그어야 한다. 아직도 이들이 박쥐처럼 야권에 많이 존재한다. 부디 새누리로 가라. 이 자들이 또 지역구 관리와 당원관리엔 부지런해서 기존 당규에 정한 절차로는 걸러낼 수 없다.

따라서

셋째, 진성당원과 국민개방형 선거제도를 절충보완해서 권력의지가 확인된 세력 간에 이에 헌법적 권위를 부여하여 선출직의 예측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 당내 경쟁과 이를 통한 신진세력의 진입과 퇴물들의 퇴출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진다. 그래야 당의 안정적 구조적 발전이 가능해진다.

이 모든 과정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현재-진행형 투쟁과정에서 구체화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야당의 역사도 세월호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이다. 이 싸움에 소극적이거나 유가족과 야권지지자의 공론에 저항하는 세력은 사라지고 역사적 심판! 그것도 불의 심판을 받으리라.


5. 문재인과 친노의 운명

본인이 원했든 그러지 않았든 역사의 장강에서 문재인과 친노 정치세력이 이러한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누가 뭐라 비아냥대든 그게 주어진 역사의 숙제이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일시 봉합하려 해선 야권에도 대한민국에도 그리고 현재 진행되는 세월호 진상규명에도 답이 없다.

문재인의원이 말했다. 차기 대권을 포기하더라도 진정 건강한 수권야당을 만드는데 많은 관심이 있다고. 차기 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진심이라 믿는다.

그가 참여정부에서 수행한 업적들과-특히 최근 자료에서 보면 사실상 10.4 남북정상회담은 그가 아니었다면 성사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그리고 사표를 쓰고 히말라야를 오르다 노무현 탄핵을 보고서 내려온 후 보여준 그 성실한 능력을 믿기에 그가 이후 야권재편에서 기대에 부응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말 차기 대권의 꿈은 비워두기 바란다.

그에게 주어진 세월호 진상규명과 야권재편 그리고 공정한 선거절차의 마련으로 궁극적으로 김대중-노무현을 잇는 제 3기 민주정부의 수립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나와 같은 노빠들이 그 밑거름이 되라 하면 무엇을 마다할 건가? 그래서 저 홉스와 마키아벨리의 후예들이 역사적 퇴출을 보고 싶다. 경상도가 쪼개지고 대한민국이 하나 되는 그 아름다움에 취해보고 싶다.

至敢請固所願! 아주 오래된 생각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6&table=c_jshpapa&uid=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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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병 문제? 북한 닮아가는 군대 탓!

관심병 문제? 북한 닮아가는 군대 탓!

[군 폭력, 해법은? ③] 김종대-임태훈-정욱식 좌담회 <1>

이재호 기자(정리) 2014.09.04 17:27:32

전례가 없는 군대 내 가혹행위로 숨진 윤 일병 사건 이후 군은 병영 문화를 혁신하겠다며 지난 8월 6일 민·관·군이 함께하는 '병영문화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계급별 공용 휴대전화 △GOP 휴일 면회 △평일 일반 면회 허용 △자율형 휴가 선택제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방안들이 정말 윤 일병 사건과 같은 군대 내 가혹행위를 척결할 수 있을까? 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번 대책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부차적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임 소장은 이번 대책이 심도 깊은 토론 없이 급하게 나온 결과물이라면서 “위원회가 신뢰받지 못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종대 <디펜스 21 플러스> 편집장 역시 "대책들이 나오는 과정에서 병영문제의 본질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편집장은 병영 문제의 핵심은 "완전히 권력을 쥔 사람과 완전히 권력을 박탈당한 사람 간의 관계에서 시작"한다며 "의무대 안에서 절대 권력자인 이 병장과 절대 약자인 윤 일병이라는, 권력의 극심한 비대칭성 속에서 군대 내 가혹행위와 폭력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군 내부의 권력관계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집단 문화에 손을 대보자는 것이 병영문화혁신위원회의 목표라고 본다면 이번 첫 번째 전체 회의는 대단히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제시된 방안이 무엇을 바꾸기 위한 조치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윤 일병 사건 등 최근 군대 내 가혹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장병들이 군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임 소장은 "군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군이 사회 변화에 발맞춰서 병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군은 여전히 감시와 통제, 왜곡된 시간과 역사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 편집장은 이같은 병영 문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로 한국군에 제대로 된 군사 문화가 정립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국군 포로 문제, 북파공작원 문제 등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국군이 그동안 "조직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아군도 버릴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작동해왔기 때문에 생명의 가치가 경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군이 "많이 죽고 죽이는 전쟁, 일선 전투원들의 생명 가치가 총체적으로 경시되는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가학적 방식의 군 운영을 당연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인명 경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대다수 장병들에 대해서도 그대로 투영돼있다. 이같은 군사 문화를 차단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종대 편집장과 임태훈 소장의 좌담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편집위원의 사회로 지난 1일 <프레시안> 편집국에서 진행됐다. 좌담회 주요 내용을 두 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편집자>  
 
▲ 왼쪽부터 김종대 편집장, 임태훈 소장, 정욱식 대표 ⓒ프레시안(손문상)

▲ 왼쪽부터 김종대 편집장, 임태훈 소장, 정욱식 대표 ⓒ프레시안(손문상)

 
정욱식 : 윤 일병 사건 이후 민관군이 함께 병영문화혁신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12월까지 활동하고 보고서를 제출한 뒤 종료할 예정인데, 25일 첫 회의부터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두 분 다 민간 위원으로 활동하시는데 지금까지 상황에 대해 총평을 해주신다면? 
 
(병영문화혁신위원회는 한민구 국방장관과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산하에 △복무제도 혁신(1분과) △병영생활 및 환경개선(2분과) △리더십, 윤리증진(3분과) 등 3개 분과로 구성됐다. 각 분과위에는 13~14명의 전문위원과 7~8명의 실무위원이 편성됐다. 편집자)
 
임태훈 : 우선 위원회에서 내놓은 대책을 살펴보면, 1일부터 △계급별 공용 휴대전화 △GOP 휴일 면회 △평일 일반 면회 허용 △자율형 휴가 선택제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게 윤 일병 사건과 관련한 병영 부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항의 전화가 저희 인권센터로 많이 오고 있다.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위원회가 제대로 된 토론 없이 대책을 내놓은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이번에 내놓은 네 가지 대책도 마찬가지였다. 위원회에는 세 개의 분과가 있는데 각 분과에서 올리는 안이 많기 때문에 분과별로 안건을 토의하다가 이대로 가다가는 제대로 토의를 할 수가 없다고 해서 방안부터 먼저 발표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돼서 위원 중 한 분이 1박 2일이든, 2박 3일이든 워크숍을 가자는 제안도 나왔다. 여기에 복수의 위원들이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방부 대변인이 회의 도중 들어와서 오늘 언론에 발표해야 할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건이 하나도 통과되지 않으면 위원회가 국민들로부터 비난받을 것이 두려워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급하게 결정돼서 나온 것이 위의 네 가지 대책이다. 
 
저는 이러한 결정에 반대했다. 위의 대책들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부차적인 문제이며,  근본적인 문제인 군 옴부즈만 제도 문제를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옴부즈만 제도 도입은 민감한 문제라 당장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더라. 1분과장은 네 가지 대책을 이야기하면서 "배고프니까 빵이라도 줘야 하지 않겠냐"면서 일단 대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제가 "배고프면 빵을 줄 것이 아니라 월급을 올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했는데, 심대평 공동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해서 통과시켜버렸다.  
 
이 방안이 통과되는 과정도 문제였지만, 이것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있다. GOP 인력 운용에 문제는 없는지, 휴가 자율 선택제가 실현 가능한 것인지 등등 일선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군 내부 규정상 병력의 15% 이상은 휴가를 가지 못하도록 돼 있다. 유사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85%는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 규정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휴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 비율을 수정하겠다는 것인지 정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분명하다. 
 
2분과에 속해 있는 현역 영관급 장교는 GOP 면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부전선은 가능한 여지가 있을 수 있어도 동부전선은 해발 900~1000m의 고지대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민통선에서 오가는 것만 1시간이 걸리고 면회소도 없다. 이 장교는 GOP가 인력이 모자라 근무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면회를 자주 오는 병사의 경우 오히려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일선에 있는 현역 장교가 반대하는 방안인데 이를 토론도 없이 결정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실무선에서 지휘권자가 지휘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현장에서 "위원회는 어떻게 문제를 바라보고 있느냐, 이렇게 현실성 없는 대안을 만들고 있느냐" 라는 의견이 나올 수 있고, 이는 현장 지휘관들이 위원회에 등을 돌리게 만들 수도 있다. 위원회가 신뢰받지 못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욱식 : 전형적인 탁상공론으로 보인다. 현장의 분위기도, 지휘관의 고언도 고려하지 않은 채 청와대와 대중들 앞에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조급증에서 나온 방안인 것 같다.  
 
▲ 김종대 <디펜스 21 플러스>편집장 ⓒ프레시안(손문상)

▲ 김종대 <디펜스 21 플러스>편집장 ⓒ프레시안(손문상)

김종대 : 병영 내 사기를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본다. 장병들의 휴가를 제대로 보장해주자는데 딱히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문제는 위의 방안들이 단기적인 대책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이 대책들이 나오는 과정에서 병영문제의 본질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다.
 
우리 병영 문화의 본질적 문제는 완전히 권력을 쥔 사람과 완전히 권력을 박탈당한 사람 간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윤 일병 사건만 놓고 봐도 의무대 안에서 절대 권력자인 이 병장과 절대 약자인 윤 일병이라는, 권력의 극심한 비대칭성 속에서 군대 내 가혹행위와 폭력이 발생했다.  
 
이걸 조금 더 확장해서 보면 간부들 사이에서도 권력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군대 내에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지휘권이라는 권력과 거기에 복종해야 한다는 하급자들의 관계가 군대 내 온갖 부조리, 성폭행 등에서 나타나는 것 아닌가. 동시에 권력의 극심한 비대칭은 폭력에 대한 정당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권력이 없는 자가 권력이 있는 자에게 복종하면서 이같은 고통을 감수·방조·용인하는 것으로 병영 내 권력 체계가 하나의 체질이나 문화로 굳어지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가 병영 문화 개선의 본질적인 측면이다. 
 
다만 병영 문화 개선 방법이 내부의 '셀프개혁'으로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의 견제·감시가 있어야 하는지 논쟁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국민들은 외부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비대칭적인 권력체계로부터 나오는 병영 문화 개선은 한국 징병제의 틀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제기다. 군 내부의 권력관계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집단 문화에 손을 대보자는 것이 병영문화혁신위원회의 목표라고 본다면 이번 첫 번째 전체 회의는 대단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번에 제시된 네 가지 방안이 무엇을 바꾸기 위한 조치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욱식 : 이번 조치가 군 수뇌부인 지휘관들이 사병들의 복지를 개선해준다는 시혜적인 관점에서는 평가할 측면도 있지만,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권력의 비대칭성을 교정하는 데는 실효가 없다는 것인가? 
 
김종대 : 그렇다. 한국 징병제 문제의 본질로 첫째, 억지로 끌려왔다 둘째, 병사들은 타율적 통제 대상이지 아무런 자율적 권한과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집단이 잘 유지되면 다행이지만 집단적으로 형성된 문화에서 집단이 무기력한 개인을 처벌하고 배제하는 현상, 일명 왕따 놀이가 성행하고 있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 문제는 이 왕따, 따돌림의 문화라는 것은 ‘거저먹는 개인을 처벌하는’ 합리적인 발상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무임승차자를 처벌한다는 건 비도덕적이지만 그 대신 합리적이다. 
 
병영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인데, 과거에는 개인이 집단을 처벌했다면, 예를 들면 폭군이 집단을 집합시키고 가혹행위를 했다면, 지금은 집단이 그 집단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개인을 처벌하는 양상으로 변했다. 이는 임 병장 총기 사건으로 불거진 왕따 논란, 2011년 해병대 2사단 총기사건에서 일어난 기수열외, 이번 윤 일병 사건으로 벌어진 고참·선임병들에 의한 후임병 1명에 대한 집단적인 가혹행위 등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특징이다. 
 
군 내에서 기득권인 선임들은 누리고 통제하는 계층인반면 새로 들어오는 후임의 경우 적응이 안 되면 집단이 체벌을 가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간부와 병, 또는 간부와 간부 관계에 있어서도 계급이 하나의 신분으로 굳어지면서 업무뿐만 아니라 사생활도 간섭할 수 있는 엄청난 권력관계로 작동한다. 이러한 권력의 극단적 비대칭성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간의 소양을 체계적으로 붕괴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사람이 갖고 있는 공격 본능이 상대방이 고통을 당함으로써 만족하는, 하나의 채워야 할 ‘욕망’이 돼버린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군대의 모습인데 이를 어떻게 척결하느냐가 본질적인 문제다. 
 
군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심병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군 
 
정욱식 : 군대 내의 가혹행위 양상이 바뀌고 있는 모습과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프레시안(손문상)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프레시안(손문상)

임태훈 : 예전에는 임무를 제대로 못한 것에 대한 가혹행위가 이뤄졌다면 지금은 조그마한 차이에 대한 불관용 또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측면이 강하다. 사회는 다변화되고 인권이 증진하는 반면에 군은 과거에 머물러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군대가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말 많이 한다. 그런 측면도 있다. 군복의 색이 바뀌고 병영 침상이 바뀌고 PX 물건이 좋아지는 등 겉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군대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봉건적인 매커니즘을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군은 "외동아들에, 개인주의가 만연해있는 상황에서 자기밖에 모르는 애들이 군에 들어와서 단체생활을 못하고 있다. 군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식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부모들은 "치맛바람이 세고, 별나고, 자식을 온실 속에 키우려고 한다"는 비난을 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군대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할 수 있는 부모들이 어디 있겠나.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자기 자식이 더 비난받을 수 있는데.  
 
사회에 있던 아이들이 군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는 오히려 거꾸로인 것 같다. 군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군이 사회 변화에 발맞춰서 병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군은 여전히 감시와 통제, 왜곡된 시간과 역사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을 방문한 CNN 기자가 북한의 모습을 보고 "왜곡된 시간 속에 놓여져 있는 것 같다. 여전히 감시와 통제 일변도"라는 말을 하던데, 우리 군이 주적이라고 이야기하는 북한과 맞닿아있으면서 북한을 닮아가는 것 같다. 통제하고 감시하고, 일이 터지면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하고, 사건 터지면 외출·외박 금지시키고, 집에 전화해서 알리지 말라고 하고, 간부들 휴대전화 수거하고 있지 않나. 
 
정욱식 : 한반도에 인권이 없는 곳이 북한과 대한민국 군대라는 말도 있는데(웃음)
 
김종대 : 모든 나라의 군대가 갖고 있는 3가지 덕목이 있다. 새뮤얼 헌팅턴은 그의 저서 <군인과 국가(The Soldier and The State)>에서 책임성, 단체성, 규율성을 군대 조직의 특성으로 제시했다. 선진군대와 군국주의·전근대적인 군대는 공통적으로 이 세 가지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그는 선진군대는 구성원을 조작한다고 했고 후진국 군대는 구성원을 지배한다고 했다. 군대가 갖고 있는 책임성, 단체성, 규율성을 구현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후진국 군대는 구성원의 모든 인신과 영혼까지 지배한다. 권위에 대한 복종 방식이 대단히 폭력적이다. 반면 선진국 군대는 구성원들을 다양한 인센티브나 동기를 유발시키는 시스템을 통해 조작한다.  
 
언뜻 보면 폭력을 쓰고 통제하고 윽박지르는 군대가 겉은 더 강해 보인다. 바싹 군기가 들어있으니까. 하지만 이건 허상이다. 직업적인 정신을 가진 전문가로서의 군대는 그렇게 겉모습이 경직돼있지 않다. 자기 임무에 대한 확신과 전문성, 자발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게 바로 선진형 군대다.  
 
인권이라는 가치가 우리 군에서 금기시되는 이유는 지배하기 위함이다. 통제·교화·징벌의 대상으로 장병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지배 방식을 답습하는 형태로 군을 운영하고 싶기 때문에 인권이라는 가치가 개입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지배태도가 군대를 군대답지 못하게 하는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전에서도 그렇고 전문 직업주의로 무장된 군대가 정말 군대다는 군대인데 우리 군은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 우리 군도 이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현실로 들어서면 헌팅턴이 비판하고자 했던 군대의 모습을 답습하는 현상으로 가고 있다. 
 
정욱식 : 일각에서는 "군대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군대의 특수성이 인권과 긴장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의 특수성과 인권의 보편성 간의 긴장 관계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이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임태훈 : 지금 우리 군은 몇몇 장성들 편하자고 하는 군대를 만들고 있다. 이런 ‘봉건 영주’들을 위한 군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편한 군대가 잘 돌아가는 군대라고 생각하면서 이를 군의 ‘특수성’이라는 외피로 포장하고 있는데,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을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군의 특수성은 곧 '특수 권력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류는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달았다. 군대도 헌법의 통제 하에 놓여 져야 한다는 것이 현대 국가의 대부분 모습이다. 그런데 군 내부 기득권층은 자꾸 거기에 외피를 입힌다. 예를 들어 '군인복무규율'이라는 것으로 군인의 모든 권리를 제한하고 있지 않나. 
 
박근혜 대통령이 법, 원칙을 대단히 강조하지만 우리 군은 예외다. 지금 우리 군은 법보다 지휘관의 입이 더 힘이 세다. 국회에서 만든 법보다 중요한 것이 군인복무규율이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침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휘관의 '말'이다. 그리고 이는 군대는 특수한 조직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데 이렇게 따지면 대한민국 군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군이 해야 할 본연의 임무는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영토와 주권을 적으로부터 지키는 건데, 법을 무시하고 헌법적 가치를 군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지 않나. 이렇게까지 하면서 군이 지켜야 할 특수성이 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러한 특수권력관계는 전범을 대량 양산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집단 강간과 대량 학살을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인권교육이 중요하다. 인권침해 사안을 막기 위해 경찰, 검찰, 군대 모두 노력해야 하는데 우리 군은 지켜야 할 기본적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 우리의 민주적 공동체를 이런 군대에 맡겨야 하는지 굉장히 의심스러울 정도다. 민주국가내에 작은 독재국가가 있는 것 같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본다.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및 <프레시안>편집위원 ⓒ프레시안(손문상)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및 <프레시안>편집위원 ⓒ프레시안(손문상)

정욱식 : 대한민국 군이 갖고 있는 기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지휘관, 특히 장성들의 기득권 주의가 심각한 문제인데, 이렇게 된 뿌리는 어디에 있고 왜 이렇게 변하지 않는 것인가?  
 
김종대 : 거기에는 여러 가지 역사문화적인 요인이 있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 군인이 군인답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제대로 가치정립이 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본다. 
 
군대의 정신은 사실 장교들의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심적인 것이고 이와 더불어 병사문화가 있는 것이다. 이 둘이 조화롭게 만나야 하는데 지금은 장교들이 병사의 세계를 잘 모른다. 한국다운 군사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 군이 총체적인 방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창군과정에서도 제대로 된 군사문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우리 군은 일본군을 모태로 시작됐다. 주요 창군 멤버들이 일본군 출신이다.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미국식 군대 문화를 받아들여서 일본과 미국의 군 문화가 짜깁기 돼 있다. 행정적인 측면이나 일하는 방식은 미국식이고 규율 문화는 일본식을 따르고 있다. 외국 군대의 특성을 받아들이면서 이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내는 재창조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서 정체성이 모호한 군대가 돼버렸다. 
 
인권의 문제로 환원해서 살펴보면 우리 군은 생명을 경시한 아픈 과거 역사가 너무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일례로 한국전쟁 당시 국군 포로 문제의 경우 YS 정부 때까지만 해도 국군 포로라는 말 자체를 정부가 부인했다. 한국전쟁 실종자라고 했지. 그리고 정부는 그 가족들을 연좌제로 감시했다. 이후 민주정부 들어와서 비로소 국군 포로 문제를 정책화하니까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같은 데서 정부에 국군 포로를 소환하라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북파공작원의 경우는 YS 정부 때까지 존재 자체가 정부에 의해 부인됐었다. 그러다가 민주정부 때 복원됐다. 14000명의 북파공작원을 북한에 보냈는데 이 중 7000명이 사망한 안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것을 통해 보상을 받기는커녕 불이익을 받았다. 
 
이처럼 지금까지 한국군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직의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같은 아군이라도 버릴 때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작동돼왔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오랜 역사가 생명의 가치에 대한 군의 기본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흐름이었다고 본다. 
 
전방 GOP에 가보면 먹고 입고 자는 문제부터 싸우는 작전계획에 이르기까지 병사들에게 매우 열악하고 가혹한 생활 여건을 강요하고 있다. 굉장히 많이 죽고 죽이는 전쟁을 신봉하면서 이 모든 것을 군사 상황의 목적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고 있다. 
 
현대의 무기 체계가 발달하는 이유는 적게 죽고 적게 죽이기 위함이다. 전쟁을 오래 끌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전쟁을 통해 정치적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이게 군사력이 발전하는 주요 명분 중 하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많이 죽고 죽이는 전쟁, 일선 전투원들의 생명 가치가 총체적으로 경시되는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가학적 방식의 군 운영을 당연시하고 있다. 이는 전쟁에 대한 한국군 인식 구조의 원형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군은 국민들에게는 “군을 사랑해달라”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군인을 사랑하지 않은 것은 군 본인이다. 군 스스로 아군을 살해하고 군인을 학대한 것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가 감동스러운 이유는 집단이 개인을 구출하는, 생명존중의 메시지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자기들 피를 덜 흘리고 같은 아군끼리 보호해야 한다는 정신이 그 나라 군대의 전투력으로 인식된다. 반면 우리는 죽거나 다친 사람은 버리고 우리끼리 가자는 문화가 굳어져 있다. 이러한 인명 경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대다수 장병들에 대해서도 그대로 투영돼있다. 이같은 군사 문화를 한 번 차단할 때가 됐다. 여기서 매듭을 져야 한다. 

 

이재호 기자(정리)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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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날 학교 앞서 확성기 튼 학부모, 정체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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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개장으로 지역주민과 마사회 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7월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화상경마장 앞에서 성심여고 학부모들이 화상경마도박장 개설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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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은 고3 학생들이 수능을 치르기 전 마지막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학교 선생님들도 모두 긴장하며 하루를 보내는 날인 것이다. 그런데 이날 오전 7시 50분,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 후문 앞에서 열다섯 명 정도의 사람들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공교육살리기시민연합', '국가교육국민감사단', '유관순어머니회'라고 했다.

그들이 학교 앞까지 찾아와 이런 집회를 연 것은, 1년이 넘게 지역의 화두가 되고 있는 '화상경마장' 때문이다. 그들은 화상경마장이 개장하는 것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선생님들을 '좌파 성향의 선생님들'이라며,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선동하여 집회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중지하라고 말했다. 또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을 비롯, 좌파 성향의 선생님들은 모두 전교조이고 전교조는 정의당이며 정의당은 통진당의 분파'라고 했다. 결국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종북좌파'라는 논리였다.

교문 앞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던 이 단체들은, 급히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근처 학부모들이 교문 앞을 막아서자 집회 도구들을 챙겨 교문 건너편으로 갔다. 그리고는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학교를 향해 여러 사람들이 돌아가며 마이크로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소문을 듣고 온 학부모는 물론, 근처를 지나는 주민들, 바로 건너편 초등학교로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학부모들이 모여 마이크를 끌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이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는 한 시간가량 진행되었다.

대한민국에 사는 어떤 사람이 수능과, 그 수능을 준비하는 고3 모의고사의 의미를 모를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 단체의 이름에서 보이는 것처럼, '공교육을 살리자'는 어떤 '학부모'가 이런 날, 아이들의 등교시간에 학교 앞에서 확성기를 틀 수 있단 말인가.

현재 성심여중고는 '용산 화상경마장 추방'이라는 뜨거운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학교 앞, 시간상으로는 걸어서 6분, 거리상으로는 235m 앞에 25층의 거대한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이라고 주민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와 학생들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끊임없이 호소해왔다. 가만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과연 천 명이 넘는 여학생을 맡아 키우는 학교 교장선생님이 학생들 교실에서 정면으로 바로 보이는 거대 건물이 도박장임을 알고서도 가만히 있는 것이 옳은 일인가?

'경마장 반대' 교사에 색깔공세... 시험날 아침에 할 짓인가

어른으로서 말하기 부끄럽고도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현실적으로 합법이니 어쩔 수 없다(학교 반경 200m이내가 학교 환경 위생 정화구역으로 설정됨)'고 가만히 계실 분들도 많을 것이다. 또 '상대가 거대 공기업이니 포기하는 것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효율적인 일'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학부모들은, 또 이 나라의 교육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것은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고, 아이를 키우는 일에 효율적이고 비효율적임을 따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어떻게 참다운 인간으로 만드는 일에 있어서 효율성을 따질 수 있겠는가. 효율적인 방법으로, 무슨 일에건 효율적인 아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일이다. 요즘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엽기적이고 패륜적인 일들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나를 따질 때, 누구든 귀결은 '교육이 문제다'라고 하지 않는가?

성심여중고 교장 교감 선생님들과 일선 선생님들은 비효율적이어서 힘든 길이라도 인간을 만드는 교육의 길이므로 달게 고된 길을 가겠다고 나선 분들이다. 이분들이 옳은 분들이 아니라 하면 누구를 옳다고 해야 하는가? 

학교는 '마을의 등불'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미래를 키우는 학교가 없는 마을은 죽은 마을이나 다름없고 깜깜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그런 학교를 지켜내고 환히 밝게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 아니겠는가? 나는 감히 그 마을의 등불을 들고 계신 분들이 현재 선생님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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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주민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회원들이 7월 2일 오후 청와대 부근인 종로구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화상경마도박장 강제·기습·폭력 개장 시도 규탄 및 반대 주민 서명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이 열리는 가운데 '도박경마장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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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길에 드는 그 등불은 모든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돌아가며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등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법을 우습게 보는 범법자이며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종북 세력'이라 몰아붙일 수는 없다.  

성심여중고는 60여 년간 학생 자신이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이고 각각이 모두 소중하고 그런 사람들끼리 잘 어울리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함을 강조해온 학교다. 인성교육을 잘하는 학교로 유명해서 멀리서도 알고 찾아오는 학교다. 일반고가 위기라는 말을 듣고 있는 시대에 학생 수가 줄기는커녕 늘어난 학교가 바로 이곳이다. 학생 하나하나에 애정과 관심을 쏟기에 학부모들이 찾아오는 학교다. 그리고 그런 교육의 중심에는 교육의 참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한가득 담고 계신 많은 선생님들이 있다.

3일 아침 성심여고 교문에서 해프닝을 벌인 단체들은 잘못 짚어도 한참을 잘못 짚었다. 어떤 엄마들이 정치색을 가득 띤 선생님들이 가득한 학교에 전학시키려 혹은 입학시키려 난리를 치르겠는가? 나도 딸 둘을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이사한 무수한 엄마들 중 하나다. 게다가 이 학교 졸업생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가치가 무엇인지 너무나 명확히 알고 있기에, 아름다운 교정에서 바르고 안정된 정서를 가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고 있기에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주변에는 그런 부모들이 무척이나 많다. 

'학교 앞 경마장' 막자는 상식적 주장 모독 말라

마사회에서 아무리 변명을 하고 치장을 한다고 해도 화상경마는 도박이며, 수천 명이 떼로 들어오는 도박장이 학교 코앞에 들어서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학교 앞에, 학교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사랑하는 학생들이 통학하는 길 바로 옆에 거대 도박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애들 앞에서 '법이니 어쩔 수 없다',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구나', '너무 힘든 문제구나' 하고 말해야 할까?

그런 선생님들이 과연 사회 정의에 대해 가르치고 용기에 대해 가르치고, 어려운 문제도 도전해서 끝까지 파고들라는 가르침을 학생들에게 줄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감히 얘기한다. 교실 안, 교과서 속 진실만을 말하는 선생님보다는 진심 어린 행동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생님의 모습이 더 참되다고. 

그리고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성심여중고 선생님들을 비난하고 나선 이들은 '학생들이 화상경마장 반대 시위에 동원되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인가? 선생님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던 시대를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아이들이 더 똑똑하다.

우리는 이미 아이들에게 못 볼 꼴을 보여준 어른들이다. 어른들은 물속으로 기우는 배 안의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라고 했다. 어른들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던 언니, 오빠, 친구들이 처한 처참한 상황을 이미 생생하게 본 아이들이다. 가만히 있으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어른들보다도 그들끼리 소통하며 더욱 빠르고 많이 접한 아이들이란 말이다.

엄마로서 말한다. '엄마가 지켜줄게. 열심히 지켜줄게. 너희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싸우는 거야'라고. 하지만 부끄러운 어른으로서, '정말?'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집회에 나가 직접 외치겠다고 하는 아이들을 막지는 못하겠다. 우리가 무슨 권리로 아이들을 막을 수 있겠는가?

3일 아침 우리는 아이들에게 또 한 번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야 말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는 분별력 없는 어른들의 행동이 자신의 등굣길과 초등학교 어린 동생들의 등굣길도 막는 모습을 보게 한 것이다. 부끄럽고 미안하고 화가 난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도심 한복판 학교 앞 전국 최대 규모 화상경마도박장의 외곽 이전을 외치는 상식적이고도 순수한 학교 선생님과 학부모, 주민들 그리고 학생들을 더 이상 모독하지 말라!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성심여중 2학년 학생의 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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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응원단 미인계 앞세운 대남선전 선봉대"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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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4/09/05 06:27
  • 수정일
    2014/09/05 06: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 응원단 미인계 앞세운 대남선전 선봉대"국방부 정신교육 자료 파문, "장병들 위한 교육용" 해명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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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4  12: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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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일보>가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에서 작성한 ‘제36주차 특별시사안보 -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을 게재했다. 군은 이 자료를 전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 정신교육 윤독자료로 이용해 파문이 일고 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을 하더라도, 응원단은 남북화해협력의 사절이 아닌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는 제안에 대해 “우리의 대북 경계심과 안보의식을 저하시키고, 국론분열을 획책하기 위한 화전양면전술이자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며 이같이 내용을 장병들에게 교육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방일보>는 지난달 29일자로 홈페이지에 ‘제36주차 특별시사안보 -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을 게재했으며, 자료 출처가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임을 명기했다. 이 기사는 <국방일보> 1일자 지면으로 그대로 실렸다.

<노컷뉴스>는 4일 “국방부가 3일 장병들을 대상으로 ‘북한 응원단은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라며 사실상 북한 응원단 파견 수용에 반대하는 내용의 정신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군이 매주 수요일 마다 실시하는 장병 정신교육 시간인 3일 오전,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이 작성한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을 전 장병들이 참여하는 정신교육 ‘윤독’(輪讀) 자료로 사용했다는 것.

이 자료에는 “지난 세 차례의 응원단 파견과 이번의 파견 논란 모두 우리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먼저 나서서 ‘민족평화’ 운운하며 선전한 것”이라며 “이는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될 때는 대화와 평화적인 제스처를 제의하고,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무력을 동원해 도발을 저지르는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이라고 씌여있다.

또한 “북한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공식화하면서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비 일체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였다. 또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대북정책 전환까지 요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발표.토의해 봅시다’라는 란에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하려고 했던 의도가 무엇인지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북한의 응원단 파견이 왜 고도로 계산된 화전양면전술의 일환인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는 주제가 제시돼 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각 부처마다 임무가 전혀 다르다”며 “통일부는 남북통일을 하는 것이 기본으로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또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 대비해야 하는 것이 국방부”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내놓은 자료가 아니다”며 “이것은 우리 항상 지금도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비해서 언제라도 임무가 주어지고 상황이 발생되면 가서 싸워야 하는 우리 장병들을 위한 교육용”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응원단이 오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국방부는 물론 임무는 적의 위협에 대해서 대비해야 되지만, 정부 전체 판단,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정부 기관으로서 또 따라야 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군색한 답을 내놓았다.

북한은 이미 남측이 “응원단파견을 달가와하지 않고 왼새끼를 꼬는 조건”에서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한 바 있다.

 

제36주차 특별시사안보 -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

 북한은 오는 19일 개최되는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보내겠다며 우리 정부와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던 지난 8월 28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를 걸고 있기 때문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며 공식적으로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월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먼저 응원단 파견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같은 달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의 협상 태도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퇴장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응원단 파견을 철회하면서 “남측이 응원단을 대남 정치공작대니, 남남갈등 조성이니 하면서 험담하고 응원단 규모, 응원 방식에 대해 시비를 걸었으며 심지어 우리가 얘기하지도 않은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고 억지 주장을 부렸다.

북한 응원단의 실체

 북한이 ‘보내니 안 보내니’ 하며 논란을 조성하고 있는 응원단은 지금까지 세 차례 한국을 찾았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이다.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외모와 조직적이고, 독특한 응원으로 우리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객이 전도되어 대회 자체보다 북녀(北女)에 대해 관심이 쏟아졌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팬클럽 사이트가 개설되고, 사회에는 북한가요ㆍ북한식 말투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응원단의 실체는 철저한 출신성분 심사와 사상검증을 통해 선발되는 소수정예의 혁명전사이다. 남한 국민들이 선호하는 기준에 맞춰진 외모는 겉으로 드러나는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북한 당국은 응원단원들에게 장기간 합숙훈련을 통해 말과 행동을 철저히 교육시킨다. 서로를 감시하게 하고 “적의 심장부로 들어간다”며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주입시킨다. 남한에 파견되어도 신분을 위장한 감시원들로부터 24시간 밀착 감시를 받는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응원단의 경우 이미 지난 6월말에 선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세 번의 파견에서 ‘정치선전용’이라는 여론이 생긴 것을 고려하여 “감시를 받는다는 인상을 주지 말 것” “일반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친밀감을 줄 것”이라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별 지령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들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은 지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발생했다. 숙소로 돌아가던 응원단이 길가에 걸린 환영 현수막을 떼어내며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이다. 비를 맞은 채로 걸려있던 현수막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북한 응원단은 “우리 장군님을 어떻게 이런 곳에 모실 수 있느냐”며 현수막을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 김정일 개인 우상화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일부에서는 “그래도 북한 응원단이 우리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돌아가면 북한 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며 낙관적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이는 순진한 상상에 불과하다. 지난 세 번의 응원단은 북한 복귀 후 국가안전보위부의 철저한 사상검증을 거쳐야 했다. 심지어 일부는 “남한에서 보고 들은 것을 일절 발설하지 않는다” “적지(敵地)에 가면 장군님의 전사답게 싸운다”는 서약을 어겼다며 가혹한 추궁을 당하고 잘못된 언행을 지적받아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기도 했다고 한다.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저의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적 행사에 응원단 파견이라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대북 경계심과 안보의식을 저하시키고, 국론분열을 획책하기 위한 화전양면전술이자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을 하더라도, 응원단은 남북화해협력의 사절이 아닌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에 불과하다.

 북한은 2002년 6월에 제2연평해전을 도발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고조시켰다. 이후 언론 및 사회 저명인사를 중심으로 대북 강경 대응론 여론이 일자 같은 해 8월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하며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와 응원단 파견을 제안했다. 2003년 8월에 열린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 1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재탈퇴 선언으로 동북아 정세가 극도로 얼어붙었다. 그러자 북한은 같은 해 7월에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와 응원단 파견을 제안했다. 한 달 뒤 역대 최대 규모인 300여 명의 응원단이 내려왔다. 2005년 2월,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였고, 5월에는 영변 원자로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추출했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북한은 느닷없이 8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내려 보냈다.

 지난 세 차례의 응원단 파견과 이번의 파견 논란 모두 우리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먼저 나서서 ‘민족평화’ 운운하며 선전한 것이다. 이는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될 때는 대화와 평화적인 제스처를 제의하고,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무력을 동원해 도발을 저지르는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이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조치, 우리의 경제원조 중단이 지속되면 북한은 평화와 민족화합을 내세웠다. 그리고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때까지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해왔다. 최근에도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 고수, 잇단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리고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통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며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공식화하면서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비 일체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였다. 또한 5ㆍ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대북정책 전환까지 요구하였다. “얘기하지도 않은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그들은 우리의 대북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도 핵무기 개발은 “평화와 안전을 위한 담보”라며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 “신성한 체육이 불순세력의 정치적 농락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김정은의 발언은 허세를 넘어 적반하장이다.

 이외에도 북한은 국제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대회를 매개로 삼아 대외적으로 김정은 정권을 선전하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응원단에게 “노동당에서 적국에 파견한 선전 선봉대”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강요한다. 그래서 응원단은 언론과의 인터뷰 시 “위원장님의 영도 덕분에 행복하게 산다” “당의 혜택으로 북한은 지상낙원이다”라며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북한 응원단 파견에 대한 우리의 자세

 북한은 과거 응원단 파견 후 스스로 “대남 전략전술의 위대한 승리”라고 선전하였고, “남조선에 이북바람ㆍ평양바람을 일으켜 반북 공세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하는 등 그들의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 북한의 대남적화 목표이다. 북한 응원단이 보여줬던 아름다운 겉모습과 파견 논란으로 우리 사회 내부에 갈등이 조성된다면, 이는 북한의 계략에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경계심과 안보의식은 눈 녹듯 허물어져 버릴 것이다.

 우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국가적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또한 심리전의 장(場)으로 이용해 온 북한의 이중적인 모습에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발표·토의해 봅시다.]

1.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하려고 했던 의도가 무엇인지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2. 북한의 응원단 파견이 왜 고도로 계산된 화전양면전술의 일환인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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