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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똑같은 '박정희,근혜' 정권 몰락의 시작

 

 

 

 

경찰은 12월 22일 오전, 14일째 파업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경향신문사 현관 유리문을 깨고 최루액을 뿌리며 민주노총 사무실에 진입했습니다.

이날 경찰은 철도노조 간부 검거를 위해 경찰 체포조 600명과 47개 중대 총 4천 명의 경찰을 동원 경향신문사 건물 주변을 포위했습니다. 민주노총이 설립된 1995년 이후 공권력을 투입해 민주노총 사무실에 강제로 진입한 것은 박근혜 정권이 처음입니다.

' 수색영장 없는 강제진입은 건조물 침입'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진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압수수색 영장 없이 유리문을 깨뜨리고 해머로 문을 부숴버리고 강제로 진입했다는 점입니다.
 

 

 

 

 

경찰은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은 가지고 있었지만, 압수수색 영장은 없었습니다. 법원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됐기 때문입니다.
 
▷ 경찰: 압수수색 영장 없이도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216조 1항 1호)
▶ 법률가 단체: 구속영장 집행을 위해 수색은 가능하지만 체포영장 집행 때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없다 (영장주의 위반)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없이도 체포를 위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변','민주주의 법학연구회' 등은 수색은 가능하지만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갈 수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체포영장이 있어도 강제구인을 위해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에 잠복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이 없는 경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강제로 열고 그 안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법리를 제멋대로 해석하여 압수수색 영장 없이 신문사가 있는 건물을 강제로 훼손하고 시민을 연행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 철도노조 탄압이 아닌 정권 반대를 막기 위한 공안 통치'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 진입은 사실 단순한 철도노조 파업을 막기 위한 공권력 투입이 아니었습니다. 철도노조 파업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자,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민주노총은 이미 11월에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5만여 명(경찰추산 1만7천명)이 참석한 '2013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이날 민주노총은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 ▲노동기본권 보장 ▲철도민영화 등 민영화 정책 즉각 중단 ▲기초연금 공약 이행을 요구했고, 이에 맞선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었습니다.
 

 

 


박근혜 정권 출범 초기 일부 시민들만이 촛불집회 등을 통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을 지적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정통성 문제는 이후 벌어진 대선 공약 파기와 집권 1년 차 박근혜 정권의 무능력과 점차 합쳐지기 시작합니다.

현재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력한 자질론과 불통을 통해 대선 부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박근혜 하야'가 당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점점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런 시민들의 생각이 확산한다면 박근혜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YH노조 신민당사 농성장 강제진압, 박정희 정권의 몰락'

박근혜 정권의 '민주노총 공권력 투입'이 가진 의미를 볼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가 벌였던 'YH노동자 강제 해산'을 위한 공권력 투입입니다.
 

 

 


1979년 8월 9일부터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YH무역 노동자 200여 명은 회사 측의 부당한 폐업 공고에 반대해 시위를 벌입니다. 그들은 창립자인 장용호가 정부의 수출 지원책에 힘입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외화를 빼돌리는 등 무리한 사업확장을 하다 회사가 어려워졌다고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정부와 노동계, 언론은 철저히 그들의 소리를 막았고, 이들은 야당의 도움을 받아 신민당사로 옮겨 농성을 이어 나갑니다.


박정희 정권은 8월 11일 새벽 2시, 1천 명의 경찰을 신민당사에 투입, 폭력을 휘두르며 노동자를 강제 연행했고, 취재 기자와 신민당 국회의원, 당원에게도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김경숙이 추락하여 사망했고,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은 경찰에 의해 강제로 상도동 집으로 끌려갔습니다.
 

 

 


YH노동자 신민당사 농성 강제연행은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가져온 계기가 됐습니다. 1979년 박정희의 무력통치로 독재 반대 시위나 학생 시위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YH노동자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반독재 시위와 노동자 인권 운동이 확산합니다.

박정희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김대중의 가택연금과 더불어 김영삼을 제거를 노린 의원 제명조치를 합니다. 박정희의 노동자 강제 진압과 야당 말살은 숨죽이고 있던 시민과 학생을 깨웠고, '부마항쟁'이 시작됐습니다.

1979년 8월 YH노동자 신민당사 사건이 일어나고 두 달 뒤, 박정희는 김재규에 의해 궁동동 안가에서 술 파티를 즐기다가 피살됩니다.
 

 

 


박정희의 'YH노동자 신민당사 농성 강제 연행'과 박근혜의 '민주노총 강제 진입'은 굉장히 유사합니다. 두 정권 모두 '유신 독재'와 '대선 부정'으로 정통성을 위협받았습니다. 또한, 단순한 노동쟁의 등의 사건에 수천 명의 경찰을 투입해 강제 해산과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사건 이후 박정희는 사건을 불순세력과 야당이 손을 잡을 불법 사건으로 규정해서 더욱 탄압했습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이 철도노조와 민주노총을 이용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결국, 박정희는 부마항쟁과 피살로 이어졌고, 박근혜 정권은 더욱더 '박근혜 하야 시위'가 확산할 것입니다.
 

 

 


아버지 박정희와 딸 박근혜의 공통점은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을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로 사건을 확대했다는 점입니다. YH노동자들은 청와대와 박정희, 그리고 채권 은행인 조흥은행에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철도사업법 개정과 민간단체로 구성한 철도민영화 논의기구에 대한 중재안을 믿지 못하고 경찰을 투입했습니다.

국민을 강제로 탄압한 정권은 결코 오래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무력에 의한 통치는 국민 모두의 마음만큼은 가둬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던 'YH노동자 신민당사 강제 연행'을 아는 사람이라면 박근혜 정권의 '민주노총 강제 진입'이 박근혜 정권의 몰락이 시작됐다고 느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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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YS정권 몰락의 신호탄, 2013년의 기시감

[기자의 눈] '비정상의 정상화'가 노동계 전체를 적으로?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12-23 오전 9:23:41

 

 

춘투(spring labor offensive)는 일본에서 온 말이다. '춘계임금투쟁'의 약칭이다. 매년 봄 임금 협상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공동 투쟁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계절을 따 이름을 붙이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언론에서는 춘투 외에 하투, 동투 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주로 대규모 파업 투쟁을 일컫는 이 말은 이제 4계절 내내 사용된다. 이것이 우리의 사회의 현실이다. 바꿔 말하면 노동자들이 점점 살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동투라는 말이 익숙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6년 12월 25일 노동법 날치기 파동 때였다. 신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들을 '버스떼기'로 새벽 5시에 동원 정리해고를 법제화하는 노동법을 날치기 처리했다. 의원들은 당시 "승리했다"며 국회 인근 식당인 양지탕에 가서 거사가 성공한 것을 자축하고 축배를 들었다. 그것이 YS정권 몰락의 신호탄이었음을 154명의 신한국당 의원들은 알수 없었다.

다음날 노동계는 총파업을 선언하고 전력 투쟁에 돌입했다. 이듬해 한보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정권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날치기 1년 후에 발생한 IMF 구제금융 사태는 노동자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슬픔을 안겨줬다.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던 홍준표 경기도지사는 이 사건을 회상하며 "YS정원 몰락의 신호탄", "우리는 50년 보수정권을 진보진영에게 넘겨줬다"라고 말했다.

간헐적으로 사용되던 '동투'라는 말이 1996에서 1997년으로 이어지는 겨울처럼 잘 어울릴 때가 없었다. 전국 곳곳이 '동투 돌풍'에 휘말렸다. 수도권, 부산, 울산, 광주, 대전 등 대규모 제조업체 노조들이 동시다발적 파업에 들어갔다. 그 다음날인 12월 27일에는 병원노련이 파업에 들어갔다. 동투라는 말은 태어날 때부터 임금과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런데, 동투. 데자뷰다. 민주노총은 2013년 12월 2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 96년 노동법 날치기 관련 언론 보도. ⓒ프레시안


YS정권 몰락을 불러온 노동계 동투, 그리고 2013년의 기시감

1996년 12월 크리스마스 노동법 날치기 이후 총파업을 결의한 민주노총에 대해 1997년 1월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 당시 서울 성북구 삼선동 민주노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2013년 12월 22일 경찰은 체포영장을 들고 수배 중인 철도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철도노조 간부 검거를 위해 민주노총에 들이닥쳤다. 민주노총 역사상 두 번, 합법화 된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심지어 경찰의 작전은 무리한 '습격'으로 판명됐다. 체포영장을 집행한다고 해놓고 단 한명도 체포하지 못한 채 경찰은 기물을 파손하고 신문 제작을 방해했다. 경찰이 망치를 들고 철문을 내리쳐 부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안되면 빠루(노루발못뽑이)로 제껴"라는 말들이 난무한다. 경찰 한 명이 민주노총에서 커피믹스를 들고가다가 걸렸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 역시 SNS 상에서 난무하고 있다.

경찰은 조롱거리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 특히 경찰이 이번 작전을 앞두고 민주노총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그 저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먼저, 체포영장만으로 철도노조 간부들을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습격하는 것이 무리수라는 점을 경찰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 될수 있다.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것은 작전을 수행하기 어려워진 것을 의미하지만, 경찰은 밀어붙였다. 그것도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이는 경찰청장보다 높은 '윗선'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구심을 씻을 수 없다. 청와대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언론은 '청와대 관계자'가 "이런 정도의 난관을 넘지 않고 어떻게 '비정상의 정상화'에 성과를 내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노총에 대한 무리한 작전 수행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정상의 정상화' 입장의 연장선이라는 말이다.

두 번째, 이렇게 되면 큰일이다. 민주노총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은 목표를 철도노조에만 두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자체, 즉 노동계를 정면 겨냥했을 수 있다. 그런데, 단 한명의 수배자도 체포하지 못한 작전으로 귀결됐다. 테러리스트도 아니고,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고발당해 체포 영장이 발부된 몇 명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 5000명을 동원하고 에어메트리스까지 깔았다. '전시 효과'를 통한 정치적 노림수도 의심된다.

경찰의 민주노총 습격, 그리고 민주노총의 총파업 선언.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은 물론 지나친 억측이다. 박근혜 정부는 아직 임기를 4년 이상 남겨두고 있다. 임기를 1년 조금 넘게 남겨뒀던 김영삼 정부와 비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심상치 않다. 노동계는 여론을 등에 업고 있는 상태다. 민영화 논란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를 보면 그렇다. 노동계를 적으로 돌려서 성공한 정권은 없다.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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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찰, 민주노총 13층 사무실까지 진입... "파업 파괴 의도" 비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12/22 17:47
  • 수정일
    2013/12/22 17: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유리문 깨고 캡사이신 뿌리고... 도 넘은 경찰

 

13.12.22 10:58l최종 업데이트 13.12.22 16:41l
이희훈(leeheehoon) 박소희(sost) 최지용(endof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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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려나오는 민주노총 노조원 22일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 1층 로비에서 진입한 경찰이 민주노총 한 노조원을 연행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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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깨고 진입하는 경찰병력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1층 현관 유리문을 열기위해 장비를 든 소방대원들이 투입되어 경찰이 노동자들이 막고 있던 유리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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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사이신 뿌리는 경찰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1층 현관 유리문을 열기위해 경찰이 캡사이신을 뿌리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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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 22일 오후 4시 41분]
경찰, 민주노총 13층 사무실까지 진입

경찰이 오후 4시 30분 현재 경향신문사에 입주해 있는 민주노총의 13층 사무실까지 진입했다. 진입에 대비해 사무실 내에 대기 중이던 조합원들은 14층으로 이동해 경찰 병력에 맞서고 있다.

민주노총 측은 계단에서 충돌이 벌어질 경우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사무실 내에서만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9시 진입작전에 돌입한 지 7시간여 만에 민주노총 사무실까지 들어갔다.

앞서 민주노총은 건물 밖으로 유인물을 뿌렸다. 민주노총은 이 유인물에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경찰에 폭력적으로 침탈당했다"라며 "경찰은 현재 100여명을 연행했고, 계단으로 경찰병력이 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엄연히 불법행위며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박근혜 정부가 하루 빨리 해야 하는 일은 민주노조 탄압이 아니라 수서KTX주식회사 설립 철회"라고 주장했다.

전교조와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알바노조, 노동자연대 '다함께' 등 약 200명도 이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라고 외쳤지만, 경찰은 "불법집회"라며 수차례 해산을 명령했다. 이들이 해산명령을 수용하지 않자 경찰은 휴대용 최루액(캡사이신)을 뿌리고, 일부 참가자를 연행했다.

[7신 보강 : 22일 오후 4시 17분]
"경찰 투입하면 불행한 사태 이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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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건물 계단에 앉아 경찰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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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야3당과 KTX범대위는 오후 2시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법과 원칙을 빙지한 탄압만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사태가 악화된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철도 민영화와 노동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주제준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계단마다 조합원이 가득하고, 계단이 아주 (좁고) 낮다"라며 "경찰이 투입되면 정말 불행한 사태에 이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후 오후 2시 10분 철도노조 지도부와 면담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경찰이 저지해 건물 앞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야 3당 소속 의원들이 "정당하게 법이 집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출입 허용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지금 체포영장을 집행하려고 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라며 거부했다. 심지어 경찰 무전기에서는 "차분하게 잘 대응했다, 오후에도 차분히 잘 해주길 바란다"는 요지의 내용이 <오마이뉴스>에 포착되기도 했다.
 

"파업을 중단하기 위한 공권력의 폭력행위"
[스팟인터뷰]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
경찰이 병력 5000여 명을 동원,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를 위해 민주노총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의 행위가 권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경찰의 권한을 넘어선 과잉대응이라는 것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 권영국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찰의 민주노총 진입은 법을 빙자한 과잉행동으로 국민에 대한 폭거이지 법 집행이 아니다"라며 "경찰 직무집행법엔 '최소한으로 경찰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나왔는데 체포를 위한 정도를 넘어섰다, 타인재산을 완전히 부수고 집행하는 건 공무집행이라도 경찰권을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이어 "(체포영장 발부된 간부들이) 안에 있는 게 확인되면 나오길 기다려서 집행하면 된다, 도주 가능성 때문이라면 인근에서 검문 등 강화하면 되는데, 과거 용산참사 때처럼 무리하게 진압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파업을 파괴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체포영장집행이 아닌 사실상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공권력의 폭력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권 변호사는 "지난 2009년에도 민주노총 안으로 들어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진입하지 못했다"며 "노동3권을 보장하는 나라에서 노동자들의 대표조직이고 합법적 총연맹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건 노동3권을 부정하는 차원을 넘어 선 것으로 노동 3권을 기본권으로 하는 나라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변을 비롯해 민주노총법률원, 금속노조법률원,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등 법률가 단체들은 이날 오후 4시 경향신문사 별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강제침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6신 : 22일 오후 1시 40분]
경찰, 민주노총 사무실까지 진입하진 못해


경찰은 아직 민주노총 사무실(경향신문사 건물 13층~15층)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7층까지 올라간 후 경향신문사를 지나 건물 왼쪽 계단으로 이동해 다시 13층까지 올라야 한다. 특히 7층부터 민주노총 쪽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나선형 계단으로 아래쪽 계단보다 더 비좁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현재 경찰 진입에 맞서 나선형 계단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건물 내부에 있는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경찰이 더 이상 진입하려 한다면 조합원들을 죽이려는 살인 행위"라며 "민주노총은 비폭력으로 저항하겠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목숨을 던져서라도 경찰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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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찰이 철도노조 집행부 체포를 위해 병력을 투입한 민주노총 사무실(경향신문사 건물) 주변 모습. 민주노총 조합원이 위에서 찍은 사진.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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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1층 현관 유리문을 열기위해 장비를 든 소방대원들이 투입되었다. 노동자들이 현관문안쪽에서 경찰 진입을 막고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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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보강 : 22일 오후 1시 30분]
경찰, 민주노총 사무실 진입 임박

경찰은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철도노조 지도부가 있는 13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철도노조 지도부를 강제연행하기 위한 작전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현재 이 건물의 13층부터 15층까지 사용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은수미·유은혜 의원은 경찰 쪽에 "당장 강제연행을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철도는 국민의 것...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민주노총 긴급호소]
조합원 여러분, 국민 여러분.

사상초유의 경찰에 의한 민주노총 침탈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가적 재앙이 될 철도민영화를 막겠다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파업에 돌입한 자랑스러운 철도노조에 대하여 8500명을 직위해제하고 200명을 고소하고 30여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인 오늘 아침, 수배자 몇 명이 민주노총 안에 있다는 '의심'만으로 수천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현관문을 부수고 민주노총 진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상징이며 심장부인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침탈은 노동운동 자체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군화발로 짖밟겠다는 독재적 폭거입니다.

국민의 60% 이상이 민영화가 맞다고 생각하는 수서KTX주식회사 설립에 대해서 정부와 철도공사는 '아니면 아닌 줄 알라'고 협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철도노동자들에게 뜨거운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철도는 국민의 것입니다. 잠시 권력을 잡은 불통 대통령이 마음대로 팔아넘겨서는 안되는 국민의 철도를 지키기 위하여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습니다. 민주노총은 국민과 함께합니다. 민주노총은 굴하지 않습니다. 부당한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민주노총 침탈을 목숨걸고 막을 것이고 철도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저들은 경찰병력으로 민주노총을 포위하고 있지만 여론과 정의는 그들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금 즉시 각 지역별로 열리는 박근혜 정권 규탄투쟁에 집결해 주십시오. 서울 지역 동지들은 지금 즉시 정동 민주노총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저희를 지켜봐 주십시오.

서울시민 여러분! 달콤한 휴일, 잠시 짬을 내서 민주노총으로 와 주십시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신승철


[4신 : 22일 낮 12시 40분]
경찰, 민주노총 건물 1층 로비에 진입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 1층으로 통하는 또다른 출입문을 깨고 로비까지 진입했다. 로비에 진입한 경찰은 1층에서 철도노조 지도부의 강제연행을 막고 있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연행해가고 있다. 끌려가던 조합원들은 "철도파업은 정당하다"라고 외쳤다.

[3신 : 22일 낮 12시 27분]
경찰, '최루액 발사' 예고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의 강제집행을 막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향해 "캡사이신(최루액)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조합원들은 최루액을 막기 위해 문 앞에다 돗자리를 댔다. 앞서 통합진보당 소속 오병윤·김미희·김재연 의원, 민주당 소속 은수미 의원이 현장을 찾았지만 이들의 진입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경찰 윗선의 지시로 기자들의 출입도 막힌 상태다.

[2신 : 22일 오전 11시 15분]
경찰, 현관문 깨고 진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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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1층 현관 유리문을 열기위해 장비를 든 소방대원들이 투입되었다. 노동자들이 현관문안쪽에서 경찰 진입을 막고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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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5분께 119 대원들이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는 경향신문사 1층 현관문 하나를 완전히 깨뜨렸다. 이어 대기중이던 경찰병력이 오전 11시 15분께부터 현관문과 옆문을 통해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경찰은 "폭력경찰 물러가라"라고 항의하던 조합원들을 끌어냈다. 이렇게 철도노조 지도부의 강제연행이 시작됐다.

[1신 보강: 22일 오전 11시 11분]
민주노총 건물에 경찰 진입시도...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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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철도노조 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등이 손피켓을 들고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서있다.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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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관할서인 남대문경찰서에서 철도노조 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예고했다.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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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의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이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파업을 이끌고 있는 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서울 정동 민주노총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경찰이 실제로 민주노총 사무실에 진입작전을 펼치는 것은 민주노총이 합법화된 지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2일 오전 9시40분 경찰은 민주노총 본부가 위치한 경향신문사 건물 앞에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들의 체포영장 집행을 예고했다. 이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건물 현관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과 대치 중이다. 경찰은 66개 중대, 약 4000명을 건물 주변에 배치했고, 만일에 대비해 에어매트까지 설치했다. 경찰들은 헬멧과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시위진압에 사용하는 곤봉으로 무장한 상태다.

관할 경찰서인 남대문경찰서장의 영장집행 예고에 민주노총 측 변호사는 "과잉수사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면 건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항의했다.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합법, 정당 파업 현장에 경찰이 찾아올 이유가 없다"며 "코레일과 박근혜 정권이 찾아와 머리를 맞대고 대화로 해결해야 하는데, 공권력으로 침탈하고 있다. 이것이 국민이 행복한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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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철도노조 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경찰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매트를 깔고 있다.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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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10시 6분부터 현관 밖에 대치하던 민주노총 관계자들을 끌어내고 현관으로 집입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끌려나간 조합원들은 맞은 편 인도에서 경찰에 둘러 쌓인 채로 "철도 파업은 정당하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찰은 10시 26분 현재 잠겨 있는 현관문을 열고 진입을 준비 중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체포조 500~600명이 안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민주노총 건물 내부에도 조합원과 시민 500여 명이 경찰병력에 맞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체 16층 건물 가운데 13층부터 15층까지 세 개 층을 사용하고 있어 경찰 체포조가 건물에 진입한다고 해도, 실제로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오래된 건물의 특성상 계단이 좁고 높아 양측이 충돌하게 되면 인명 피해까지 우려된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경찰 진입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에서 "합법적인 철도노조 파업에 '업무방해'를 적용한 것 자체가 부당하기에 경찰의 구인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건물은 오래된 건물로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좁은 계단과 낡은 난간으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경우 큰 불상사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후 경찰병력이 민주노총에 난입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경찰 내부에서도 진입시 발생할지도 모를 불상사와 국민여론을 감안해 진입에 반대했으나 윗선의 강행 지시로 진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은 무모한 진입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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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로비 안쪽 자동문도 부숴...진보당 의원단 끌어내 격리

[6신]경찰, 로비 안쪽 자동문도 부숴...진보당 의원단 끌어내 격리

격렬한 몸싸움 벌어져...연행자 수십명 경찰서로 이송

김백겸 기자 kbg@vop.co.kr
입력 2013-12-21 23:27:30l수정 2013-12-22 12: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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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신:오호 12시 30분] 경찰, 로비 안 자동문도 부숴...진보당 의원단 끌어내 격리
 
 
오후 12시 30분께 경찰과 중부소방서 소방대원들은 경향신문빌딩 1층 로비 안에 있는 유리 자동문을 부쉈다. 유리문 안쪽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통합진보당원 100여명이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앞서 1층 바깥 유리문을 일부 깨서 건물 1층에 진입한 경찰은 로비에 있던 민주노총 조합원 수십명을 연행하고 통합진보당 의원단 5명을 끌어내 격리시켰다.

이어 안쪽 유리문을 깨고 민주노총이 위치한 1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확보하기 위해 유리문을 부쉈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위치한 경향신문빌딩 앞 정동길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현장에는 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도착했다.

현장 주변에는 경찰의 민주노총 건물 진입 소식을 듣고 달려온 노동자와 시민 등 수백 명이 “폭력경찰 물러가라” “철도민영화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5신:오전 11시 35분] 경찰, 현관문 열고 진입...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등 수십명 연행, 오병윤·김미희 의원 등도 끌어내

 

오전 11시 33분께 경찰이 경향신문빌딩 1문 현관문을 완전히 열었다. 경찰은 우리문 한쪽을 부순 뒤 안으로 진입해 입구를 막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제압하고 문을 양쪽 다 열고 안으로 진입했다.

경찰은 이어 로비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하고 있는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 등 민주노총 조합원과 통합진보당원 수십 명을 연행하고 있다. 또 현장을 지키던 통합진보당 오병윤·김미희·김재연 의원 등도 끌어내 격리했다.

민주노총 14층에서는 조합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경찰력 투입에 항의하며 소화전의 호스를 창문 밖으로 내놓고 물을 뿌리기도 했다.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과 통합진보당원들은 관악·용산·양천경찰서 등 5곳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 건물 안에 위치한 민주노총 사무실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 9명이 은신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4신:오전 11시] 경찰, 경향신문빌딩 현관문 부수고 진입...격렬한 마찰

경찰은 소방대의 도움을 받아 민주노총이 위치한 경향신문빌딩 1층 현관 유리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문 안쪽에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오병윤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의원단 등이 스크럼을 짜고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진입을 막고 있다.

경찰과 소방대는 유리 파편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에 매트를 깔았으며 유리문을 깨겠다고 방송한 뒤 문을 부쉈다. 양쪽 출입문 중 건물을 보고 우측 현관문이 부숴졌다.

경찰은 또 건물 1층 로비로 통하는 쪽문도 깨고 양쪽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당초 건물 앞에는 민주노총 지도부와 통합진보당 의원단 등 수십 명이 경찰의 진입을 막았으나 경찰은 이들을 끌어내고 현관 문 앞까지 진출했다.

경찰은 민주노총 양성윤 수석부위원장 등 10여명을 연행해 경찰서로 이송했다. 또 여성 조합원 2명도 여경에 의해 제압돼 격리됐다.

건물을 에워싼 경찰 밖으로 속속 노동자와 시민 수백명이 모여 경찰의 강제진입과 정부의 철도 민영화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3신 보강:22일 오전 10시] 경찰, 민주노총 진입 작전 개시...4천여명 투입

경찰이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빌딩 안에 위치한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진입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체포 작전에 66개 중대 4천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건물 앞에는 에어매트가 깔렸다. 현장에서 작전을 지휘 중인 연정훈 남대문경찰서장은 직접 민주노총에 체포영장 집행 사실을 통보했다.

경찰이 진입하려 하자 철도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 통합진보당 의원단과 당원, 시민과 학생 들 수백여명이 건물 앞에서부터 경찰과 몸싸움을 하며 격렬하게 맞섰다.

경찰은 건물 앞 계단에서 농성 중인 민주노총 지도부와 통합진보당 의원 등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현재 현관 앞에서 일부 노동자들과 대치 중이며, 아직 로비 안으로 진입하지는 못했다.

철도노조 집행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노총 사무실은 이 건물 13~15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 건물은 계단의 폭이 좁고 경사가 급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애서 물리적 충돌과 이로 인한 불상사가 우려되고 있다.

 

[2신:22일 오전 8시] 민주노총·통합진보당 지도부, 건물 앞에서 농성 중

날이 밝았으나 민주노총 안팎에는 팽팽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이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를 위해 곧 강제진입할 것이라는 첩보가 들어오면서 간부들과 조합원들이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현재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비해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주봉희 부위원장, 공공운수연맹 이상무 위원장,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 통합진보당 오병윤·김선동·이상규·김미희·김재연 의원 등과 민주노총 상근 간부 등은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는 경향신문빌딩 1층 입구를 몸으로 막고 있다.

새벽까지 안에서 농성을 하던 이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민주노총 앞에 배치된 경찰과 대치하며 강제진입을 몸으로 막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1신:22일 오전 1시] ‘경찰 강제진입 임박’ 소식에 초긴장...민주노총 “철저히 대비 중”

경찰이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에 곧 강제진입한다는 소식이 나돌만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민주노총이 위치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빌딩에는경락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도 모인 철도노조와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과들 간부들이 이틀째 저지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건물 1층에는 조합원 100여명이 민주노총으로 올라가는 로비를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또 경향신문사로 통하는 로비에도 조합원들이 대기하며 혹시 있을 지도 모를 경찰의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또 민주노총이 위치한 13~15층에도 철도노조 조합원과 민주노총 간부들이 층마다 저지선을 구축하고 나눠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이 승합차를 건물 건너편에 세우자 강하게 항의하는 등 경찰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안팎에서는 경찰이 22일 새벽 경찰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첩보가 나돌고 있다. 경향신문빌딩에 위치한 민주노총 사무실을 신문이 나오지 않아 기자들이 거의 없는 일요일 새벽에 전격적으로 진입해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철도노조 파업이 예상 외로 장기간 완강하게 이어지자 정부 최고위층에서 노조 지도부의 조기 체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는 풍문과 궤를 같이 한다.

경찰은 현재 경향신문빌딩 앞과 코너마다 5~6명씩 배치돼 김 위원장 등 체포영장 발부자의 사진이 있는 종이를 들고 건물에서 나오는 차량을 검문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철도노조 최은철 대변인은 “부당한 공권력의 침탈이기 때문에 무조건 막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철도 민영화 저지 투쟁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결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을 내줄 수 없다. 민주노총 간부와 조합원들이 철저하고 꼼꼼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자의 상징이자 희망인 민주노총을 짓밟는다면 조합원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일 대전에서 체포된 철도노조 대전본부 간부 고모(45) 씨에 대해 이날 밤 자정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영장이 청구된 경북영주본부 간부 윤모(47) 씨는 22일 오후 3시 30분에 영장 실질심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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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의 폭로에 미국 시민들이 응답하다

[주간 프레시안 뷰] "NSA 정보활동, 美 패권 유지용"

박인규 프레시안 협동조합 이사장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12-22 오전 10:40:50

 

 

<주간 프레시안 뷰>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만의 차별화된 고급 칼럼지입니다. <프레시안 뷰>는 한 주간의 이슈를 정치/경제/남북관계·한반도/국제/생태 등 다섯 개 분야로 나눠 정리한 '주간 뉴스 일지'와 각 분야 전문 필진들의 칼럼을 담고 있습니다.

정치는 임경구 프레시안 정치 선임기자 및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번갈아 담당하며, 경제는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남북관계·한반도는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국제는 박인규 프레시안 편집인, 생태는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중 매주 한두 편의 칼럼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 현재 <프레시안 뷰>는 프레시안 조합원과 후원회원인 프레시앙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 외 구독을 원하는 분은 프레시안 협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유료 구독 신청(1개월 5000원)을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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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정보수집행위에 대한 미국 국내의 반발과 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6일 미 연방지방법원이 NSA의 정보수집 행위가 위헌이라고 판결한 데 이어, 17일에는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대표적 정보산업(IT) 기업체 대표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NSA의 무차별 정보수집행위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정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지난 6월 에드워드 스노든의 첫 폭로 이후, 지금까지 브라질·프랑스 등 외국 정부에 국한됐던 NSA 무차별 도감청에 대한 반대가 미국 내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미국 워싱턴 연방지법은 지난 16일 국가안보국의 전화통화 기록 수집과 축적은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시민단체 '프리덤 워치'가 제소한 이번 소송과 관련해 담당 리처드 리언 판사는 국가안보국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은 '근거 없는 압수 수색을 금지'한 미 수정헌법 4조에 위배된다며 이 같은 행위는 국민의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는 만큼, 이를 중단시키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리언 판사는 국가안보국 행위에 대해 미국 헌법을 기초한 제임스 매디슨 전(4대) 대통령도 '경악할 만한' '전체주의적(Orwellian)'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만 국가안보국의 정보 수집 활동이 미 국가안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이번 판결의 이행을 상급법원 최종심 이후로 미루면서 미국 정부가 항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항소심 재판은 6개월 안에 열려야 합니다.

물론 미국 정부는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앤드루 에임스 법무부 대변인은 "국가안보국 프로그램이 합헌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는데, 그동안 국가안보국 도·감청 프로그램을 허가한 해외정보감시법원(FISA)의 판사 15명이 통화기록 수집의 적법성을 다투는 30건의 재판에서 적법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비밀법원인 해외정보감시법원의 판결은 반대쪽, 즉 미국 시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내린 판결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 '미국 정부는 감시를 멈춰라'는 내용의 피켓을 든 시위대가 NSA에 대한 의회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스노든은 이날 성명을 내 "비밀법원이 허가한 비밀 프로그램이 한낮의 햇빛에 노출되자 미국인들의 권리를 침해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국가안보국의 감청 활동은 이제 법정이라는 뜨거운 햇빛 아래서 검증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겁니다.

결국 국가안보국 정보 활동의 위헌 여부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가려질 전망입니다.

연방지법의 위헌 판결이 나온 다음 날(12월 17일), 백악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바이든 부통령과 미국의 15개 정보통신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문제에 관한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 애플의 팀 쿡 회장을 비롯해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트위터, AT&T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업의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겁니다.

2시간 45분 동안 계속된 간담회에서 미국의 정보통신 최고경영자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였습니다. 국가안보국의 무차별 도·감청 관행을 개혁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국가안보국 도·감청 활동으로 미국 정보통신 기업에 대한 외국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장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예컨대, 브라질은 미국 정보통신 기업들에게 자국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브라질에 두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미 정보통신 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의 통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었죠. 한마디로 말해 국가안보국의 정보활동이 미국의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백악관 측은 이번 간담회에서 '오바마케어' 웹사이트 오류 문제 등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하면서 국가안보국 문제를 비켜가려 했지만, 영국 신문 <가디언>의 취재에 따르면 실상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회의 시작 45분간은 오바마 대통령이 없는 가운데 백악관 관리들과 '오바마케어' 등을 논의했고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참석한 이후 2시간 동안 오로지 국가안보국 문제만 논의했다는 겁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정보통신 업체 대표들은 전화 및 이메일 기록을 무차별 수집하는 프리즘(Prism)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비밀리에 정보수집 허가를 내주는 해외정보감시법원(FISA)의 판결 관행을 바꿀 것, 나아가 6개월이 지난 전화통화 및 이메일 기록은 영장 없이 수집할 수 있도록 한 '전자통신 프라이버시 법'의 개정도 요구했다고 합니다.

(☞ Tech companies call for 'aggressive' NSA reforms at White House meeting)

회의가 끝난 후 참석 기업들은 성명을 통해 "지난 주 우리가 발표한 정부사찰에 대한 원칙을 대통령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점을 평가한다"며 "우리는 대통령이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인터넷 기업 8개 사는 지난 12월 9일 미국 정부에 감시활동 체계를 개혁하라고 요구하는 공동 서한을 보내고, 이를 광고로 게재한 바 있습니다. 즉 미국 법원에 이어 미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정보통신 기업들도 국가안보국 개혁 요구에 동참한 셈입니다.

오바마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졌습니다. 정보통신 기업 간담회 바로 다음 날인 12월 18일, 백악관은 국가안보국 개혁에 관한 자문위원회의 300쪽짜리 보고서를 당초 예정보다 수 주일 앞당겨 공개한 겁니다. 연방법원의 위헌 판결과 정보통신 업체들의 개혁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죠. 보고서는 전화통화 기록을 무차별 수집하는 현재의 관행을 폐지하고 외국 국가원수에 대한 감청은 현재보다 고위 수준에서 허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46가지 개혁 조치를 건의했다고 합니다. 예컨대 통화기록은 해당 통신회사가 보관하되 국가안보국이 특정한 필요가 있을 때만 수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이 개혁조치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만 실행에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안된 개혁 조치들은 시민단체 등의 요구에는 한참 못 미치는 반면 국가안보국 등 정보기관들의 반발이 예상돼 얼마나 실효성 있는 개혁 조치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합니다. 국가안보와 시민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딜레마적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가 어떤 개혁 조치를 들고 나올지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Obama review panel: strip NSA of power to collect phone data records)

한편, 스노든은 지난 12월 17일 브라질 <아 폴라(A Folha)> 신문에 보낸 기고문에서 국가안보국의 정보 활동은 지구촌의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우리 시대 최대의 인권 침해라고 일갈했습니다. 스노든은 이 글에서 국가안보국은 단 하루 동안 전 세계 50억 건의 통신 도·감청을 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미국은 이 같은 정보수집 활동이 테러 위협으로부터 세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실제로는 테러와는 전혀 무관하며 경제 첩보 수집·사회 통제·외교적 조작 등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그는 3주 전 브라질의 주도 아래 유엔 인권위원회가 디지털시대에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되어야 하며, 선량한 시민에 대한 무차별 정보 수집은 인권 침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을 치하하면서 "더 이상 미국의 관리가 브라질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자신은 비록 이번 폭로로 미국 국적을 박탈당하고 무국적자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지만, "나의 목소리를 잃기보다는 차라리 나라 없는 시민"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스노든은 브라질 국민들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 중 다음 한 가지만을 꼭 들어주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불의에 대항하고 우리들의 기본적 인권과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우리 모두 함께하기만 한다면 지구상 가장 강력한 시스템으로부터도 우리를 지켜낼 수 있다."

(☞ NSA Surveillance Is about Power, Not "Safety" : An open letter to the people of Brazil)

자신의 안위를 무릎 쓴 스노든의 용기 있는 폭로에 지구촌의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박인규 프레시안 협동조합 이사장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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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응어리, 청계광장에 '대자보벽' 되다

[현장]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번개... "누가 우리 이야기 들어준 적 있나"

13.12.21 21:48l최종 업데이트 13.12.22 11:09l
남소연(newmoon) 최지용(endof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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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에 울려퍼진 "안녕 못합니다" 국정원 시국회의와 민주노총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번개' 행사 참가자들이 "안녕하지 못합니다"를 외치며 철도파업 지지와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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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에도 '안녕들' 대자보 열풍 국정원 시국회의와 민주노총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번개' 행사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안녕들' 대자보를 광장 난간에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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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에 대자보가 붙었다. 한 장이 붙자 그 옆에 또 하나, 그 옆에 또 하나가 붙는다. 종이 크기도, 글씨 모양도 다르고 사용한 팬의 색깔도 다르다. 삐뚤빼뚤 줄도 못 맞춘 대자보도, 활자를 찍어낸 것처럼 반듯한 글씨의 대자보도 있다. 누구는 그림을 그리고 누구는 시를 썼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기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정규직노동자가 방송사 기자에게 안부를 묻는다. 대학생이 청소노동자에게, 고등학생이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에게, 성소수자가 철도노동자에게, 취업준비생이 전교조 선생님에게, 알바생이 어머니에게, 그리고 그들 모두가 시대의 안부를 묻는다.

21일 오후 5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번개'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응어리가 한 곳에 뭉쳐진 자리였다. 철도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한지 열흘 만에, '대자보 운동'은 사회 각계각층의 시민들에게 번져 있었다.

이날 같은 자리에서 예정돼 있던 국정원대선개입시국회의와 민주노총이 주최한 국민촛불대회는 '대자보 번개'에 참여한 시민들의 성토의 장으로 진행됐다. 모자와 목도리로 중무장을 해도 구호를 외칠 때마다 입김이 풀풀 나고, 주머니에서 잠깐 손을 꺼내도 꽁꽁 굳어버리는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3000여 명의 시민들은 대자보를 들고 무대에선 이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노동자, 대학생, 언론인, 코레일 직원까지... 그들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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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완 선생이 적은 '안녕들' 대자보, 내용은? 백기완 선생이 2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번개' 행사에 참여해 "부정선거 유신잔당 박근혜 물러가라"고 손수 적은 '안녕들' 대자보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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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에서 삼성의 제품을 고치는 노동자입니다. 삼성전자가 수 조원의 이익을 내는 동안에도 저희는 최저임금도 못되는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살기 너무 힘들다며 전태일 열사처럼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떠난 최종범 열사 생각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교칙에 위배된다며 금지했습니다. 5년이 지난 제가 대학생이 된 지금,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는 것을 교육부가 공문을 보내 막았다고 합니다. 학생은 공부가 본업이니 정치에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회사원은 회사일이 본분이니 일만 해야 합니까? 정치는 정치인만 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학교 교문 앞에서 멈춰버린 인권 때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비정규직법은 2년 이상일하면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4년 동안 같은 학교에서 일해도 저희는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이 못 됩니다. 학교 비정규직 영어전문강사인 저희들은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아이들에게 알파벳부터 정성껏 가르치고 있지만, 계약이 끝나는 12월이면 매번 불안합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나면 학교를 떠나야 합니다. 국가인권위가 고용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는데, 교육부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녕하지 못합니다. 비정규직 철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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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범 열사 생각에 안녕 못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조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번개' 행사에 참여해 "삼성전자가 수 조원의 이익을 내는 동안에도 저희는 최저임금도 못되는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살기 너무 힘들다며 전태일 열사처럼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떠난 최종범 열사 생각에 안녕하지 못합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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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 평택에서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외침은 대통령의 외국어 연설에 묻힙니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불안보다 주가가 떨어질까 걱정하는 자본가에 더 관심이 더 많습니다. 뭔가 크게 잘 못돼 있습니다. 여기 무수한 대자보가 그 근거입니다. 국민들의 눈과 귀 입이라면서 제대로 보고 말하도록 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반성문을 쓰지만 결국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입니다. 우리는 확신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뉴스가 국민의 목소리를 담을 것입니다. 지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저는 대학생도 아니고, 고등학생도 아니고 그냥 알바생입니다. 저는 잘 아는 게 없습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데 하루 종일 일하시고 들어오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깨어서 사회를 바라보려고 합니다. 제가 바라는 사회는 여기 이렇게 모이지 않아도 되는 사회입니다. 이렇게 추운데 말입니다."

"국민들이 철도민영화라고 우려하고 있는 수서KTX 법인 설립을 검토한 코레일 직원입니다. 노조원은 아닙니다. 수서KTX를 분리하면 코레일이 연간 5000억 가까이 손해를 본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또 지분을 41%까지 늘리면서 민간 매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정부와 코레일 측의 말도 맞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민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수서KTX를 민간에 맡기겠다고 한 게 불과 2년 전입니다. 지금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합니다. 지금 정부의 임기는 4년입니다. 다음 정부에서도 민영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국민들은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자보로 도배된 청계광장... 철도파업으로 인한 대치 상황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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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발의 어르신도 "안녕 못해" 국정원 시국회의와 민주노총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번개' 행사에 참가한 한 어르신이 '박근혜 하야하라'는 피켓을 머리에 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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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외침은 두 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무대 발언 사이사이 "철도민영화 저지하자"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는 구호의 소리도 점점 커졌다. 이들의 이야기 주제는 하나 같이 무겁고 절망적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소리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도 웃고, 박수치고, 환호를 보냈다. "누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준 적이 있냐"는 가사의 힙합 음악 공연에는 춤을 추듯 팔을 연신 흔들기도 했다.

'대자보 번개'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계광장 주변에 자신들이 써온 대자보를 붙이기 시작했다. 청계천으로 내려가는 경사로 난간은 순식간에 대자보로 도배됐다. 난간 뿐 아니라 광장 곳곳에 대자보가 붙었다. 행사를 마친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남아 다른 이들의 글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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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완 선생도 '안녕들' 대자보 동참 백기완 선생이 2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번개' 행사에 참여해 "부정선거 유신잔당 박근혜 물러가라"고 손수 적은 '안녕들' 대자보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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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는 철도 민영화 반대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오후 4시 철도노조 서울지역 조합원 2000여 명이 철도민영화 반대 결의대화를 진행했다. 이들은 "정부가 민영화를 안 한다고 하지만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은 누가 봐도 민영화의 시발점"이라며 "정부가 우리의 투쟁을 왜곡하고 탄압하고 있지만 파업을 지지해주는 국민들이 있으니 끝까지 투쟁해 민영화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경력 45개 중대 3100여 명을 투입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그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체포조의 모습도 눈에 띄였다. 이날 새벽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 진입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민주노총 측은 22일 새벽에도 경찰의 진입시도 가능성에 대비해 이날 대회 참가자들에게 함께 민주노총을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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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촛불시위에서도 "안녕들하십니까?"

김동균 목사가 전하는 '뉴욕 해외동포 동시 촛불시위'

뉴욕=김동균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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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22 10: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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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균 (뉴욕시국회의 참가자, 목사)


안녕하십니까, 박근혜 사퇴촉구 촛불시위 참여자님들.

박근혜 부정당선 1년을 맞아 해외동포 역사상 처음으로, 전 해외동포가 연대하여 공동의 시위 명칭과 구호, 성명서를 가지고 메릴랜드(18), 시카고(19), 엘에이(19), 파리(20), 베를린(20)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동시, 연속으로 해외동포 연대 촛불시위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어제(20일) 저녁 6시 뉴욕 코리아타운 우리은행 앞에서 뉴욕시국회의 주최로 약 150명 가량의 동포들이 모여 다른 국가, 도시들과 동일한 시위 명칭으로 <부정당선 1년, 전 해외동포 동시 촛불시위 - 뉴욕시국회의 제7차 시위>를 개최하였습니다.

 

   
▲ 20일 저녁 뉴욕 코리아타운에서 <부정당선 1년, 전 해외동포 동시 촛불시위 - 뉴욕시국회의 제7차 시위>가 열렸다.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특히 이번 ‘전 해외동포 동시 촛불시위’는 전자연결망(SNS)을 통해 각 국가들, 도시들의 동포들이 실시간으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의사를 결정하였는데 향후 세계 한인동포 공동행동의 틀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한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2014년이 되면 ‘박근혜 사퇴촉구’ 및 ‘한국사회의 안녕’을 추구하는 거대한 물결이 한국사회와 해외동포들 사이에 크게 일 것으로 예상 되는데 우리 해외동포들과 유학생들이 고국을 위한 고유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므로 그때를 위해 이 연대틀을 소중히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고 모두들 그렇게들 생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제(20일) 뉴욕시국회의 주최의 ‘부정당선 1년, 전 해외동포 박근혜 사퇴촉구 동시 촛불시위’는 두 명의 자원봉사자에 의해 트위터로 국내 및 다른 도시, 국가들로 생중계 되는 가운데, 동시 촛불시위의 공동의 구호를 코리아타운에 메아리칠 정도로 우렁차게 외치는 것으로 시작하였으며 구호와 노래를 번갈아 가면서 부르는 중에 해외동포공동성명서와 미주지역목회자시국성명서 낭독이 있었으며 중간 중간에 시위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뉴욕시국회의 자원봉사자들이 미리 나눠준 유인물에 나와있는 ‘전 해외동포 동시 촛불시위’의 공동구호(불법부정 당선범 박근혜는 사퇴하라! 불법부정 책임자 이명박을 구속하라! 불법부정 집행자 국정원을 해체하라! 박근혜는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사퇴해야 합니다! South Korean Democracy is under Attack, Out Out Park Geun-hye! OUT OUT Park Geun-hye, DOWN DOWN NIS!)를 우리말 구호는 사회자(김동균 목사)가, 영어구호는 2세 청년 홍석정 씨가 인도를 하였습니다.

 

   
▲ 뉴욕에도 등장한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 '산타는 안녕하지 못 합니다'.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그리고 촛불시위 참가자 중 김영진 여학생이 해외동포 공동성명서(부정당선 1년, 박근혜 사퇴촉구 전 해외동포 공동성명서 “전 세계 해외동포의 목소리, 부정선거는 당선무효라는 상식”)를 낭독하였으며 미주지역 목회자들의 공동성명서(부정당선 1년, 박근혜 사퇴촉구 미주지역 목회자 시국성명서)는 시위에 참여한 10여 분의 목회자 중 뉴저지의 김남중 목사가 낭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구호와 노래 사이 사이에 시위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의 시간에는 원불교 미주동부교구의 사회개벽교무단 소속 윤관명 교무가 국내에서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된 “안녕하십니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영화 ‘친구’ 대사를 패러디해 “오래 해 묵었다 아이가, 고마 내려와라”라는 재치 있는 마무리 발언으로 참석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함께 선사했습니다.

또 한 발언자는 애틀란타에서 뉴욕에 여행 왔는데 시위에 동참하였다며 국정원과 박근혜의 반시민, 반노동 경제정책과 독재정치의 문제를 비판하였으며 공동성명서를 낭독했던 여학생도 아이패드에 ‘민영화반대’, ‘박근혜사퇴’라는 글자를 화면에 띄워놓은 이유를 참가자들 자유발언 시간에 설명하였습니다.


   
▲ 이번 7차 촛불시위는 참가자도 늘었고 구호의 수위도 높아졌다.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 참가자들은 각자 다양한 구호를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또 한 발언자는 성공회 예비사제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바로 얼마 전 쌍둥이가 태어난 네 아이의 아빠로 아이엄마 혼자 넷을 돌볼 수 없어 시위에 나오지 않으려 했는데 아이엄마가 그런 정의로운 일에 나서지 않으면서 어떻게 참된 사제가 될 수 있겠냐는 말에 참여 했다면서 한국사회의 정의를 위해 박근혜는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 몇 분도 자신들이 만들어 온 피켓의 내용을 소개하며 시위 참여의 이유들을 설명하였습니다.

지난 여름, 7월 16일에 뉴욕총영사관 앞의 제1차 뉴욕시국회의 시위부터 지난 11월 15일 타임스퀘어 행진시위인 제6차 시위 때까지의 시위들과 이번 제7차 시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위 참가자의 인원수의 증가도 큰 차이지만 무엇보다도 불법선거개입의 국정원규탄 주장에서 부정당선 박근혜 사퇴 주장으로 쟁점이 바뀐 것과 소수의 언론만 관심을 갖던 양상에서 찬반의 입장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다수의 언론이 이 이슈를 다루지 않을 수 없게 여론이 전반적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입니다.

뉴욕의 경우만 보더라도, 제 6차 시위 때부터 변화의 모습이 있었는데, 촛불시위 때 무관심하게 곁을 지나갔던 동포들이 이제는 훨씬 깊은 관심을 갖고 한참 구경을 하다 가거나 몇 몇 분은 아예 촛불시위대 안으로 참여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특히, 이번 7차 시위의 변화 중 눈에 띄었던 것은 시위 참가자들이 개인적으로 만들어 온 피켓 내용이 박근혜의 사퇴촉구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공영 기간산업의 민영화의 문제점 지적 등 박근혜를 상징으로 하는 한국사회의 소수 재벌중심의 경제정책 즉, 반서민 반노동 정책 전반에 대한 “안녕할 수 없는 분들의, 안녕할 수 없는 분들에 의한, 안녕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한” 비판이 등장하기 시작한 점입니다.

 

   
▲ 영자 현수막과 태극기가 눈에 띈다.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 젊은층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모두들 좀 놀라운(?) 현상이라고들 말하였습니다.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한 뒤에라도 새로운 대통령이 될 정치인은 이제는 국민을 속일 수 없을 거라는 희망을 섣부른지 모르겠지만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피소드 한 가지를 말씀 드린다면, 이번 엘에이 촛불시위 때(19일)에도 그랬다고 전해 들었는데, 이곳 뉴욕에서도 항상 시위를 폭력적으로 방해하러 나왔던 ‘군복노인들’이 군복유니폼을 입지 않고 사복을 입고 나온 점입니다. 엘에이의 어느 분 표현이 “아마도, 국정원에서 오더가 내린 모양”이라고 했는데 그 분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 촛불시위대에게 지나친 폭력을 행사 해 온 ‘군복노인들’을 최근 시위에서는 두 차례나 경찰이 이들을 체포하려 하였고 우리 측에 체포여부를 물었을 때 같은 동포들이고 노인들이라 안쓰러워 시위 방해만 못하게 해달라고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우리 시위 참여하신 분들 내에서 노인들의 폭력을 행사할 경우 경찰에 체포되는 것을 막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일어 그런 불행한 사태를 맞이할 뻔 했는데 그런 분위기를 그 군복노인들을 지휘하는 자들도 파악했는지, 현장의 경찰의 우리 쪽 접근 금지 명령을 고분고분 듣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근혜가 사퇴하고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안녕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새로운 대통령이 새로이 선출 될 때까지, 그리고 그 대통령이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끝까지 잘 펼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지켜보면서 비판과 응원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그런 우리, 그런 우리 한국사회가 될 수 있길 연말연시의 우리 서로의 응원의 인사로 나누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 시위가 정해 지면 다시 알려드리기로 하고 그때까지 안녕들 하시기 바랍니다.

 

   
▲ '안녕하지 못 합니다'. [사진제공 - 뉴욕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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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송년회 이야기

아무 목적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야단법석 떨었던 휴심정 송년회 이야기

 
임락경 목사 2013. 12. 19
조회수 10430추천수 0
 

 

 

건강시합

 

 

휴심정 송년회 1편집.jpg

 

 

올해도 휴심정 송년모임에 갔다. 전에 휴심정모임에 자랑삼아 이야기했던 그 자랑을 깨트렸다. 그 모임에 운전기사나 비서나 자기 수행원이라든가 같이 온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역시 금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건 내가 지난번 글로 썼기에 같이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었기에 그럴 수가 있겠다. 이번에는 나와 초청 없이 동행한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침술의 대가다. 그냥 침술만 능숙한 것이 아니라 생년월일을 알면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아내는, 그냥 알기 쉽게 그 사람 얼굴이나 모습만 보고도 그이의 건강을 진찰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내 이웃으로 이사 와서 산다. 또 한 사람은 목사로서 농사짓고 살지만 역시 내가 하고 있는 건강교실을 전체 진행하고 있는 실무자였다. 나는 주로 강의만 하고 이 사람이 전체 참가자들을 챙겨왔다. 이 두 사람이 같이 참석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고 나와 같이 다른 일로 서울 왔다가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 내 시진법(視診法)과 이 두 사람의 시진법에 의하면 이번 모임에 한 사람만 건강이 좋지 않고 모두 다 건강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 한사람은 직접 만나서 시진해보고 다음 1월 건강교실에 오도록 부탁드렸다. 나머지 참석자들은 건강에 대해서 말을 꺼낼 필요가 없었다. 나뿐이 아니다. 매번 참석하셨던 최상용 박사는 도교를 공부하고 기로써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문경전 원전 한자의 대가요 자석치료의 대가로서 우리나라의 이름 있는 이들을 고쳐주는 분인데 특히 불면증 치료에 소질이 있으나 이 모임에서는 할 일도 없고 할 말도 없었다. 자석치료를 요구할 사람이 없고 특히 불면증치료를 받을 만한 사람이 없었기에 그렇다.

 

우선 내 글을 읽고 댓글로서 평가해주신 “진흙 속의 연꽃”님에 대하여 공개사과 드린다. 내가 말이 목사지 목사답지 않다. 학문을 닦지 않고 농사짓고 장애인들과 한평생 살다보니 글쟁이가 아니다. 더욱이 요즈음 흔한 컴퓨터도 없다. 이메일도 없다. 이동전화기가 단순한 전화기였는데 지난번 군포에 사는 박아무개가 사주었다. 전화기를 가지고 내 이름을 찍어보니 휴심정에 실린 글에 공개 사과하라는 글을 처음 보았다. 첫 번째 모임에는 유명한 스님들은 초청했던 것이고 법륜스님이나 도법스님 등은 참석하시지 않았다. 참석하신 다른 스님들도 차려진 상에서 막걸리 맥주 마시지 않았다. 또한 고기는 안 드셨다. 스님들 앞에 고기와 술잔이 놓인 것은 나도 당황했다. 다만 스님들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다른 종교인들을 대하시면서 그 분위기를 잘 넘겨주시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는 표현이 잘못되었다. 이 지면을 통해서 정식으로 사과드린다. 내 변명은 이렇다. 내가 불경 공부를 못했다. 그래도 불교에 대해서 특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그러나 내 의도는 불교에서 배우려는 마음과 존경한 스님들을 찾아 만나려는 마음은 한결같다. 내가 설명했던 불입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에 대해서 내가 젊었을 때 스님에게 들은 법문이었다. 다만 적어두지 않고 외워둔 것이어서 잘못 전달할 수도 있다. 이번 댓글을 읽고 내 잘못된 경전해석을 또다시 사과드리면서 잘 배웠다. 앞으로는 섣부른 실력으로 절대로 부처님 말씀을 인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도 내가 글쟁이가 아니라서 완전한 해명과 사과가 안 될 줄 안다. 직접만나서 말로서 사과한다면 진정한 사과가 되고 오해 아닌 진심을 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면 그대로 하련다. 그저 2년 동안 죄송할 뿐이다.

 

이번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소개할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다.

 

청전 스님 : 전주교대 재학 때 72년 유신 첫 구속된 학생.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대건신학대 다니다 송광사로 출가. 10년간 선방 다니다 히말라야로 건너가 달라이라마 제자가 돼 28년째 수행 중. 잘 익히면 히말라야에서 밥 먹여줌. 최근 휴에서 <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란 책을 펴내 잘 팔리고 있음.

고진하 목사 : 감리교 목사, 시인. 치악산 아래 한옥에서 요가하는 부인과 인도에서 그림을 공부한 딸 고은비 화백과 살고 있음. 인도를 순례하고 돌아와 순례기를 씀.

양태자 :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가톨릭 신학박사. 마녀와 성녀를 연구. 휴심정에 연재 시작.

김인수 : 경남 산청에 기독교공동체인 민들레공동체와 민들레학교를 만들어 아주 독특한 대안학교를 실험중임. 중고학생들 일년에 몇 달은 여행, 해외여행 다니며 문제를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학생들을 길러내는 학교 교장.

원철 스님 : 조계종 전 종정 법전 스님의 제자. 한문 원전에 강자. 원전 번역을 많이 했고, 불교계에서 대표적인 글쟁이. 조계종 불(교)학연구소장을 그만두고 해인사 문수암에 은둔해 수행하고 글 쓰며 살고 있음.

최상용 박사 : 도교를 공부. 기로 우리나라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음. 한문 경전 원전, 한자의 대가. 자석 치료의 대가. 사람들을 자석으로 치료해주고, 불면증 치료를 잘함.

⑦주원준 박사 : 독일에서 근동(유대와 중동)지역 신화를 공부하고 온 가톨릭 박사. 독일에서 맥주집을 하면서 돈을 벌어서 석·박사를 해서 놀 줄도 아는 실력파 소장학자. 그리스신화 못지않은 무궁무진한 근동신화의 세계(기독교의 정신세계의 뿌리)를 휴심정에 연재 중.

⑧법인 스님 : 최근 조계종 교육부장을 그만두고, 전남 해남 일지암(차의 개조였던 초의선사가 수행하며 정약용, 추사 김정희와 놀았던 곳)으로 돌아감. 바다가 바라보이는 멋진 일지암에서 혼자 사니, 사귀면 재워줌.

⑨서영남 : 인천 민들레국수집 대표. 가톨릭 수도원 수사를 30여년 했던 수도자 출신으로 빈민을 위해 일하려던 허락이 너무나 늦게 떨어져 수도원을 아예 나와 민들레국수집을 열었음. 부처님 가운데 도막 같은 분이며, 노숙인들을 브이아피로 부르며 모시는 분.

성해영 :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종교). 행정고시 수석 출신으로 문화관광부 공무원 6년 하다가 고교 때 한 신비 체험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신비주의와 심층심리학을 공부함. 휴심정에 신비주의 연재 중.

조성제 : 인사동 무천문화연구소장. 공무원을 하다가 무속에 꽂혀 공무원 집어치우고 무속을 연구한 분. 무속신문 편집장. 한국인의 의식을 지금도 지배하는 무속, 고대사에 대한 지식 강자. 본인이 무속인은 아님.

이정배 : 감신대에서 기독교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했다가 감리교 신자직, 교수직, 목사직, 총장직을 모두 잃은 변선환 박사의 수제자. 감신대 교수이자 주일은 설교하는 목사. 기독교의 영성가인 이신의 사위. 그는 지난해까지 기독자교수협의회장. 부인 이은선 세종대 교수는 여신학자회장을 했음. 신학 뿐 아니라 서양철학에 대해 박학다식.

김경재 : 한신대 대학원장과 크리스찬 아카데미 원장, 씨알사상연구원장 등을 지낸 교수 겸 목사. 기독교장로회 창립자이자 민주화 지도자인 장공 김재준과 함석헌 두 분 모두에게 사사 받음. 김재준, 함석헌, 문익환, 안병무 사후 한신대 쪽에서 가장 존경 받는 분 중 한분. 최근 간디와 함석헌 선생이 묵었던 미국 필라델피아 퀘이커공동체 팬들힐(Pendle Hill)에서 한 달 넘게 묵상 명상을 하고 돌아옴.

한종호 : 목사. 기독계 오마이뉴스인 뉴스앤조이를 만들었고, 그 뒤 10년간 기독교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독교 사상> 주간을 10년 지내고 지난해 꽃자리출판사를 만듬.

임락경 목사

휴심정 송년회 2-1두번째.jpg

 

 

이 외 옵저버들을 소개한다.

①종림 스님 : 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로 출가함. 현 고려대장경연구소장. 조계종에서 가장 도인다운 분으로 불림. 지식인 제자들이 많음.

②김형태 변호사 : 가톨릭 인권위원회 위원장. 인권 변호사. 불교에도 아주 조예가 깊음. 휴심정 자매매체인 <공동선> 발행인.

③김제원 : 원불교 안암교당 교무. 명문대생들을 50여명이나 원불교 성직자로 만들어버린 분. 마음공부학사를 만들어 젊은이들을 기숙시키며 마음훈련을 시키고 있음. 노래를 잘해 음반을 4개나 냄.

④임혜진 정토출판사 팀장 : 휴에서 <스님의 주례사> <엄마 수업> <인생 수업>을 펴낸 법륜 스님의 대리인격.

김승범 : 전 <기독교사상> 기자. 디제이 와이에스 박근혜 최불암 등 흉내를 너무나 잘 냄.

 

매번 만날 적마다 느낀 바다. 모든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제일 먼저 수신을 근본에 둔다고 했듯이 모두가 수신을 잘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연말이면 만난다. 나 또한 그랬듯이 사람이 살다보면 병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병이란 누구나 난다. 그러나 그 병을 빨리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수신이다. 물론 수신을 잘하면 병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수신을 근본에 두고 도를 가까이 하려는 사람들에게 사소한 병이 더 자주 온다. 그때마다 원인을 알아 자기 몸 상태를 빨리 알아차려서 잘 다스리는 이들이 도인에 가깝다. 이른바 도인은 자기 수신 잘하고 여력이 있어 다른 이들의 수신에 도움을 주는 이들이다. 이번 모임에도 나를 포함해서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건강이 넘쳐난다. 여력이 넘쳐난다. 나 혼자 판단이 아니고 시진법에 능숙한 내 일행들도 같은 판단이다.

 

연말마다 송년모임은 너무나 많다. 직장마다 기관마다 계모임까지 끼리끼리 같은 직장, 같은 동료, 동문, 서문, 지역, 선후배, 정치, 문화, 사회, 종교 등 공통점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인 송년회다. 송년회 한다고 해가 가고 안가고, 안한다고 해가 안 바뀌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휴심정 모임은 다르다. 특히 종교가 다르다. 조현기자는 무슨 재주가 있는지 불교 원불교 유교 무교 천주교 개신교 각각 다른 종교인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재주가 있다. 불교의 지도자격인 스님들도 제 각각이다. 불교라지만 같은 수행자가 아니고 다 다른, 제각각 득도한 이들이다. 개신교 목사들이 여섯 명인데도 교파가 다 다르다. 기장, 예장, 감리회, 구세군, 나 같은 <대한 예수팔아 장사회>의 돌파리 목사까지 불러들이는 여력이 아닌 매력이 있다. 아마도 한겨레신문사 사장도 이처럼 구색 맞추어 모이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 모인다 해도 같은 목표를 정해놓고 모일 수는 있다. 가령 독립운동 하다가 독립선언서를 작성하면서 모일 수도 있다. 70년대 유신체제 아래서 유신헌법 반대하고 민주화 어쩌고 하면서 모이기도 한다. 용산에서 모이고 제주도에서 모이고 밀양에서도 각각 종교가 다른 종교지도자들이 모이기는 하지만 그 모임들은 일정한 사건을 가지고 그 사건을 해결하려고 모인 모임이다. 휴심정 모임은 아무런 사건도 목표도 없이 모인 모임이다. 또 모였기에 앞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겠다는 의견도 없다. 무슨 진행자도 없고 무슨 시간표도 없고 몇 시에 헤어지자는 계획도 없다.

 

저 지난해와 지난해에는 술이 제법 없어졌다. 금년에는 술과 안주가 없어지지 않았다. 밥상에 차려진 음식은 생선회와 생선찜과 생선찌개였는데 술도 안 먹고 남겨졌다. 이유인즉 금년에는 천주교에서 신부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불교인들은 술과 고기는 금기 식품이고, 개신교에서는 술이 금기 식품이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술잔만 받아놓고 술은 없어지지 않았다. 일어나려니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렇다.

 

이판사판
이판은 속세를 떠나 오직 수도에만 전념하는 중이고 사판은 속세는 떠났으나 사람의 살림살이도 해야 하고 포교도 해야 하기에 자기 수도에 전념하지 못하는 중이다. 같은 승려들끼리 이판은 사판을 비난하고 사판은 이판을 비난한다. 이판은 출가해서 세속을 떠났으면 수도에만 전념해야 하지 사찰 크게 짓고 신도들 속에 어울리고 시주 강요하고 세속에 묻혀 살려면 무엇 때문에 승려가 되었느냐고 비난한다. 사판은 모두가 토굴 속에 들어박혀 기도만 하면 포교는 누가 하고 사찰은 누가 짓고 사찰유지는 누가하느냐, 사판이 없으면 이판은 누가 먹여 살리느냐고 비난한다.

이판사판은 유교에도 있다. 같은 경문을 읽고 구멍아들(孔子)을 스승으로 모시기는 하지만 수신을 잘해서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돈이나 명예에 흔들리지 않고 청렴결백하게 살아가는 선비가 있다. 이들을 이판이라 할 수가 있고, 권력과 타협하면서 재산 모으고 종들 두고 와가 집짓고 사대문 안에서 도포자락 날리면서 사는 양반 나으리들이 있다. 이들을 사판이라 하겠다.

 

이판사판은 천주교에도 두드러지게 있다. 이판은 수사들이나 수녀들이다. 사판은 성당을 크게 짓고 유지시켜온 신부, 수녀들이다. 천주교에서는 이판이 사판을 비난하거나 사판이 이판을 멸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천주님의 명으로 생각하고 묵묵히 살아간다.

개신교에서도 이판과 사판이 있으나 다른 종교인들처럼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작은 시골교회에 발령받아 대형교회 목회자 부러워하지 않고 스스로 일해서 생활하면서 어려운 이웃 돌보아주면서 살아가는 목회자들도 있다. 교회 크게 짓고 신자들 많이 모으고 노회장, 시찰장, 감리사, 감독회장, 총회장 역임해가면서 목회생활하고 있는 사판목회자도 있다.

 

전체적으로 사판 쪽 종교지도자들보다는 이판들이 생활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숫자가 적다. 또한 정치적인 힘도 없다. 돈도 명예도 없다. 가끔씩 알아주는 이들이 있어 위로받으며 살아간다. 알아주는 이들이 없어도 외롭지 않는 훈련도 잘 되어 있다. 이판들에게는 사판이 할 수 없는 좀 신비스러운 재주가 있다. 사판이 신자들과 시달리는 활동시간에 이판은 춥고 굶주리면서 기도하다보면 신께서 또 다른 능력을 주기도 하고 예언을 할 수 있는 예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복잡한 곳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깊은 생각에 몰두하면 감각기능이 발달해서 천지의 조화를 알아낼 수 있다. 이치를 알 수가 있다. 그런 이들을 도를 닦는 이들이라고 한다. 그런 선비들을 도사(道士)라고 부른다. 도사들 중에도 신체기능을 건강하게 잘 타고 태어난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빠른 기교도 부린다. 신체적으로 약하게 태어난 이들은 그런 대로 예언적인 사명과 모아진 기와 치유의 능력이 더해져서 세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준다.

 

이러한 이판들은 가끔씩 나타나 세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니 더 존경을 받는다. 마치 이혼한 가정에 아이들이 날마다 돌보아주고 꾸중한 어머니는 싫고 가끔씩 나타나 불량식품 사주고 용돈 쥐어준 아빠를 좋아하는 것처럼…, 같이 사는 큰아들 큰며느리는 싫고 1년에 한두 번 찾아와 구경시켜주고 용돈 쥐어준 작은 아들이 사랑스러운 것처럼…. 이판이 이판다운 이들은 그냥 토굴 속에서 한평생 사는 것보다 받은바 능력을 세속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는 이판이 바람직한 이판이고 존경받는 이판이다. 말로하자면 이판이 이판인데 사판냄새가 나든가 사판이 하는 일을 조금만 거들어주면 존경을 받는다. 사판 역시 사판에 머무르지 않고 이판 냄새가 나든가 이판 같은 모습이 보이면 존경의 대상이 된다.

 

이번 휴심정에 모인 이들이 그들이다. 이판이 사판 같고 사판이 이판 같고 이판사판 모이다보니 세인들의 존경도 받고 비난도 받고, 이판도 아니고 사판도 아닌 난장판도 같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내가 보기에 그렇다.

 

임락경 목사
개신교 목사. ‘맨발의 성자’로 불렸던 이현필(1913~64)과 류영모의 제자인 영성 수도자이다. 30년째 중증장애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가이자 유기농 농부 겸 민간요법계의 재야 의사. 군인으로 복무했던 강원도 화천에 터를 잡아 1980년부터 시골교회를 꾸려가면서 중증장애인 등 30여명을 돌 보는 한편 유기농 된장과 간장을 만들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메일 : sigolzz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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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을 볼 수 있는 갤럽조사를 다시 분석한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4.3%, 부정평가는 48.3%…
 
임두만 | 2013-12-21 08:58: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이 되는 19일을 하루 앞둔 18일 리서치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4.3%, 부정평가는 48.3%…긍정보다 부정평가가 4.0%포인트 더 높았다. 그러나 사실 이 여론조사는 그리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솔직히 리서치뷰의 여론조사가 지금까지 일반 유권자는 물론 전문가들에게서도 그리 공신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이다. 그리고 이는 리서치뷰 스스로 밝힌 응답률에서도 나타난다.

▲ 박근혜 대통령 직무 평가 ⓒ 리서치뷰

리서치뷰는 대선 1주년을 맞아 18일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하여 RDD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표본은 2013년 11월말 현재 국가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비례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했고,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 응답율은 5.28%였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다른 것은 몰라도 응답률 5.28이란 것은 여론조사로서 가치를 부여할 수 없다. 전화 100통화를 걸어 5명이 응답하고 95명이 거절한 여론조사에 어떤 공신력을 부여할 수 있는가?

더구나 이 여론조사가 발표한 정당 지지도는 안철수 신당을 가정한 조사에서 새누리당 40.6%, 안철수 신당 18.6%, 민주당 14.2%, 통합진보당은 3.6%, 정의당은 2.9%, 무당층은 20.1%였다. 그런데 응답자 중 51.1%(511명)는 작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36.9%(369명)는 문재인 후보에게 각각 투표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발표는 실제 문재인 득표율인 48%에 11% 포인트나 낮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 박근혜 득표율은 실 득표율과 근접하나 문재인 득표율은 전혀 엉뚱하다. 결국 여러 면에서 이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20일 보도 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긍정평가가 대선 후 최초로 자신의 대선 득표율 51.6% 밑으로 빠지면서 48%대로 폭락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갤럽은 20일 주간 정례여론조사 결과 대선 승리 1주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득표율(51.6%)보다 낮은 48%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는 갤럽이 대선 1주년을 맞아 지난 16~19일 나흘간 전국 성인 1천207명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도를 물은 결과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 응답률은 15%(총 통화 8,152명 중 1,207명 응답 완료)다. 위에 언급한 리서치뷰의 자동응답 여론조사에 비해 응답률이 무려 3배의 차이가 있다. 그만큼 이 조사의 신뢰성은 높다는 의미다. 여기서 긍정평가는 48%, 부정평가는 41%, 11%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6%).

긍정평가는 지난조사(54%)보다 무려 6%포인트나 급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지난조사(35%)보다 6%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최근 들어 가장 변화폭이 컸다. 이에 대해 갤럽은 “긍정률은 취임 초기인 3월과 4월 40% 대에 머문 바 있으나, 부정률은 11월 1주 29%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하다가 이번 주 급등해 처음으로 40%를 넘었다”며 비판여론이 급확산되고 있음을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평가가 부정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음은 정당 지지도에서도 변화를 가져왔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41%, 민주당 22%, 통합진보당 2%, 정의당 1%, 기타 정당 1%, 지지정당 없음 33%였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을 조사에 넣으면 새누리당 35%, 안철수 신당 32%, 민주당 10%, 통합진보당 1%, 정의당 0.4%, 의견유보 22%였다.

따라서 이 조사를 지난 11월 29일 발표한 조사와 비교하면 매우 의미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안철수 신당이 얼개를 보이면서 안철수 신당이 창당 되었을 때 새누리당 지지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데 비해 민주당 지지도가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그 내용을 보자.

1. 11월 29일 조사발표는 새누리43%, 민주20%, 통합진보2%, 정의1%, 무당파34%...안철수 신당 출범 시 새누리35%, 신당26%, 민주11%, 통진1%, 무당27%였다.

2. 12월 20일 조사발표는 새누리41%, 민주22%, 통합진보2%, 정의1%, 기타 정당 1%, 지지정당 없음 33%…안철수 신당 출범시 새누리35%, 신당32%, 민주10%, 통합진보1%, 무당파22%다.

결국 지난 조사에 비해 기존 정당 체제에서는 새누리당이 2%포인트 하락하고 민주당이 2%포인트 오르는 미미한 변화가 있는데, 안철수 신당 창당 시는 새누리당이나 통합진보당의 변화는 없는 대신 민주당 측 지지도와 무당파 지지도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인다는 점이다.

즉 지난 조사에선 신당 창당 시 새누리당 지지자 8%, 민주당 지지자 9%, 무당파 7%가 신당이 창당될 때 신당 지지자로 이동하는 그래프를 보였다. 그런데 이번 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지지자는 6%만 이동하여 신당이 창당되어도 새누리당 지지자 35%는 지난 조사와 변함이 없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무려 12%가 신당으로 이동한다. 또 무당파도 11%가 신당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 때문에 안철수 신당은 지난 조사에서 26%포인트 지지율을 보이던 것이 이번 조사에선 32% 지지율로 급등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해도 35%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계속 똘똘 뭉치고 있으나, 박근혜에게서 이탈한 측과 무당층은 안철수 신당 쪽으로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새누리당 지지율 35%에 근접하는 32% 지지율을 보이므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 여파에 따라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 역전현상도 벌어질 개연성이 있다.

그래서다. 이럴 때일수록 안철수 신당 창당파들은 이런 여론 이동 현상에 대한 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을 극단이 아닌 중용으로 본다.

만약 극단을 원한다면 현재 박근혜 정권과 날카로운 날을 세우면서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이 있는 민주당쪽으로 여론이 몰려가야 한다. 하지만 여론은 그 반대다. 박근혜의 지지도 하락에 민주당이 더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고 안철수 신당으로 모이고 있다. 여론은 ‘대통령 퇴진’ 같은 극단의 대립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하되, 민생정치로의 중용’을 원하고 있다는 증거다.

새정추나 민주당, 그리고 통합진보당이나 시민세력은 이런 여론 추이를 분석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런 정치세력들이 그냥 흐르는 물을 보는 것처럼 ‘맨날 나오는 여론조사인데 뭐…’ 정도로 치부한다면 국민과 더욱 괴리되는 것이고, 이를 이처럼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처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치세력이 될 것으로 본다. 이것이 전략정치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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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 저작권 때문에 장사못할 지경

- 어느 컴퓨터 판매상의 하소연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2/21 [00:41] 최종편집: ⓒ 자주민보
 
 

▲ 퇴근시간임에도 손님이 거의 없는 테크노마트 오프라인 매장 © 자주민보



한미FTA가 대기업의 수출에는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점점 서민들의 생활 곳곳 생계까지 파고들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테크노마트에 노트북을 사러갔다가 들은 한 판매점주의 하소연이다.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조립컴퓨터나 중저가 컴퓨터의 경우 대부분 고객의 요청에 의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복사해서 깔아주고 있는데 최근 손님을 가장한 소프트웨어 회사 관계자가 이를 증거로 확보하여 소송협박을 해와 결국 많은 돈을 내고 합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아직 테크노마트에서는 그런 일이 없는데 그런 일이 생길까봐 무서워 장사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가장 손님이 붐비어야할 퇴근 직후 저녘 시간인데도 매장엔 거의 손님이 없었다. 대부분 인터넷 판매가 활성화되는 바람에 이런 오프라인 매장엔 손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달 내내 장사를 해도 입에 풀칠하기도 쉽지 않은데 그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서 정말 죽을 맛이라고 점주는 내내 하소연을 하였다.

얼마 전 한 한의원에서는 컴퓨터의 서체를 그대로 이용하여 간판으로 내걸었다가 고소 협박을 받고 수백만원에 합의금으로 무마시킨 적이 있다고 한다.

한글마저 사라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가 완전히 한글을 대체하게 되면 그런 협박과 소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의 영어원문 교제는 대부분 해외 책을 그대로 복사해서 사용해왔는데 한미FTA 이후엔 그것도 다 저작권에 걸린다. 복사본과 원본의 가격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원문 전공서적을 제값주고 사려면 수십만원씩 하는 것도 있다.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저작권압박은 서민생활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값비싼 돈을 내고 이 모든 것을 다 사서 쓰다보면 서민 주머니는 더욱 텅 비게 되고 소비위축을 가져와 내수경제는 더욱 힘들어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물론 저자권은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안이 없이 완전히 독점화된 세계 다국적기업의 저작권 논리는 매우 폭력적이다. 윈도우가 아니면 컴퓨터를 가동할 수가 없는 조건에서 위도우 회사에서 달라는 대로 막대한 돈을 주고 소프트웨어를 살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은 폭력깡패보다 더한 강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대안이래야 더 비싼 애플뿐이다. 물론 북에서는 ‘붉은별’이란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사용한다고 하는데 분단된 조건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결국은 저작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주권이다. 자주권을 잃어버린 상황에서는 법이란 것도 폭력이고 공정한 경쟁도 강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현 박근혜 정부의 FTA 추진은 졸속이었음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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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학자 엄기호가 분석한 '안녕 대자보'의 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12/21 10:35
  • 수정일
    2013/12/21 10: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안녕 대자보'는 기막힌 언어
20대들의 냉소 코드 바꿔놨다"

[10만인클럽 특강 80회] 문화학자 엄기호가 분석한 '안녕 대자보'의 힘

13.12.20 18:59l최종 업데이트 13.12.20 18:59l
김혜승(gptmd37)

 

 

'말길'이 열린 걸까? '안녕들 하십니까', 일곱 글자가 사회적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로지 '경제 성장'만 부르짖는 사회에서 '사람의 성장'에 주목해온 문화학자 엄기호. 그는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등의 저서를 통해 교육 불가능의 시대, 어떻게 사람의 성장이 가능할 것인가를 화두로 삼아 대학 강의와 글쓰기를 해온 소장학자다.

2013년 한해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엄기호 선생을 모시고 연속 2회 교육 특강을 진행했다. 서울시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진행된 두 차례의 강연 중 지난 13일에 열린 <무기력한 교실,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편이 10대들의 이야기였다면, 18일에 열린 <냉소하는 강의실, 계몽에서 말걸기로>편은 20대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두 번째 강연은 때마침 터진 '안녕 대자보' 현상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발화점이 되었던 첫 대자보에 관한 엄 선생의 분석이다.

'안녕' 대자보가 말하는 것
 
기사 관련 사진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어있는 주현우(27,고려대) 학생의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학내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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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언어다. 글을 잘 썼다는 게 아니라 서술방식이 지금까지의 방법과 전혀 달랐다. 기존 형식은 '내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안녕 대자보'는 '저들이 안녕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식이다. '타인'으로 시작해 '나'를 거쳐 '우리'를 초대하는 구조다. 신자유주의의 윤리는 '남을 돌보지 마라'며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그런데 '안녕 대자보'는 정확히 그 반대다. 말의 힘을 살렸다."

대학의 '냉소적 주체들'에 대해 엄기호 선생은 대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라 성과사회의 논리가 교육 현장으로 침입한 결과라고 말한다.

"성과사회는 경쟁을 내부화했다. 과거의 경쟁은 외부의 적과 싸우면 되었지만, 지금은 단기평가, 개별평가가 일반화되면서 '협업'이 아닌 '개인'의 성과가 강조되는 구조다. 따라서 탈락하는 동료의 삶을 연민하거나, 고통을 공감하기 시작하면 조직에서 버틸 수가 없다.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사람이다. '다른 존재들과의 연관 속에서나'를 사고하지 못하게 분절시켜놨다."

20대들의 냉소를 이해하는 코드다. 엄 선생에 따르면, 토론식이나 자기 이야기를 공유하자는 취지의 수업에 학생들은 더욱 냉소적이라고 한다. "말해봤자 해결된 게 없으니까", "어차피 지켜지지 않을 거니까"라며 입을 닫는다. 말을 한다는 게 허망하다 못해 귀찮은 일이 돼버렸다. 삶으로부터 말이 겉돈다. 말이 삶에 밀착되었을 때 비로소 힘을 가지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말의 힘을 잃어버린 사회는 망한다

"말이 '실현'은 안되더라도 '이행'은 되어야 한다. 아무도 말(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건 망한 사회다. 말이 이행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행되지 않은 말에 대한) 사과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말의 힘을 믿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헌데 이행도 없고, 사과도 없는 현실이다 보니 말에 대해 냉소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말은 권력자의 것이었다. 힘 있는 자만이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평등하다. 그렇다면 모두가 말할 수 있는 사회에서 권력자들은 자신의 힘을 어떻게 과시하려할까?

"말을 '쌩까'는 방식이다. '그래, 떠들어봐. 다 떠들었어?' 그러고 무시하는 거다. 피지배자들을 떠들게 해놓고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안 듣는 것으로 권력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피지배자들의 말은 갈수록 허망해지는 것이다.

대신 소비자본주의는 말하는 자들을 '고객' 상태로 불러들인다. 이를테면 고객센터에서 분노를 터트리게 하는 방식. '감정노동'이 생겨난 이유다. 자신의 말을 쌩까는 권력자들에 대한 화풀이를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방식으로 풀게 하는 것이다. 권력은 이런 말의 이중구조를 만들어 놓고 내빼버렸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물어보자. 어떻게 말의 힘을 복원할 것인가. 엄 선생은 '안녕 대자보' 현상에서 그 희망을 발견했다.

"지금 둘러보면 자기 고통에 대한 서술은 넘쳐난다. 모두가 피해자인 듯하다. 자기계발서, 힐링 열풍이나 정신과 치료가 보편화되는 것은 그런 흐름이다. 피해자로서 자기 고통을 서사화하는 것은 '말하기'다. 반면 '안녕 대자보'는 타인에게 '말걸기'다. 말이 이어지면 이야기가 된다. '말걸기'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식인 것이다. 말이 힘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사례를 우리는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다."

우려는 있다. '안녕 대자보' 흐름을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기특'해 하거나, 새로운 일로 포장해 '기획'하려는 태도다.

"물론 그 진심은 이해하지만, 자기 모교에 가서 응원메시지를 붙이는 방식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 공간에서 진짜 말해야 하는 사람들을 팔꿈치로 밀어낼 수 있다. 자기 공간, 자기가 처한 삶의 현장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물론 직장인이라면 회사에 대자보를 붙인다는 게 목숨 거는 일일 것이다(웃음). 고등학생들도 하고 있다. 아무도 보호해줄 수 없는 자기 삶의 공간에서 대자보를 붙이며 세상에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안녕 대자보'의 운명은 여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희망 혹은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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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호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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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장에는 13학번 대학생을 비롯해 현직 교사, 학부모 등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강연을 듣기 위해 충북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한 대학생의 질문이 피날레를 장식했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는 정부를 보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엄 선생의 답변은 그리스 신화 '오디세우스와 세이렌'의 이야기로 출발했다. 세이렌은 바다를 건너는 선원들을 매혹적인 노래로 유혹해 빠져 죽게 만드는 바다의 요괴. 바다를 지나가야 했던 오디세우스는 아름다운 노래를 자기만 들으려고 선원들에게는 밀랍으로 만든 귀마개를 준다. 노래를 듣지 못한 선원들은 노를 저어 묵묵히 바다를 평온하게 지나간다는 이야기다. 이를 '2013 대한민국' 엄기호 버전으로 바꾸면 이렇다.

"오디세우스(권력자)가 정말 노래를 들었을까? 그는 듣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가 노래를 듣는 척 연기했다고 본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배가 무사히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노를 젓는 선원들이 세이렌의 노래에 귀를 막고 바다를 '쌩' 지나가길 원했다. 그렇다면 세이렌인 나는 누구를 위하여 노래를 불러야 할까?"

청중 중의 누군가 "선원이요"라고 답했다.

"맞다. 배를 멈추게 하기 위해서나 방향을 틀기 위해서는 노를 젓는 선원을 향해 노래를 불러야 한다. 오디세우스가 노래를 듣든, 말든 상관없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은 선원들이 귀마개를 스스로 빼내도록 하는 거다. 내 삶의 현장이 어디든, 세이렌의 노래를 부르자. 머릿속에서 오디세우스는 지우자. 우리가 어떤 노래를 불러도 '그 분'에게는 '종북'의 노래로 들릴 것이다. 대신 내 주변의 동료, 이웃이 들을 수 있도록 노래를 부르면 된다."

'말걸기'가 폐허가 된 사회를 재건하는 힘인 이유다.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로 이렇게 2013년 10만인클럽 특강은 마무리되었다.

☞<10만인클럽 특강>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 10만인클럽 특강 동영상은 월1만원 후원 회원에 한해 볼 수 있지만, 2013년 마지막을 장식한 '엄기호 특강'(80회)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합니다. '말의 힘'이 붕괴된 한국 사회를 공부하는데 2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느껴지는 강연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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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도 항쟁의 길로, 쌀값 대통령이 책임져라!

농민들도 항쟁의 길로, 쌀값 대통령이 책임져라!
 
 
 
권종술, 백운종 기자
기사입력: 2013/12/20 [21:21] 최종편집: ⓒ 자주민보
 
 
농민들이 행동에 나섰다. 광회문광장에 모여 “쌀 목표가격 23만원,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요구했다. 전국에서 ‘민주주의 수호 쌀값보장 청와대 나락 반납 투쟁’을 진행했다. 진보당 지방의원단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목표가격 인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의 농민대표자와 지방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농은 박근혜 당선 1주년을 맞아 19일을 <농민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민주주의 수호, 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을 위한 청와대 나락 반납 투쟁 출정식을 진행한 데 이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행동에 나선 것이다.
 
농민들은 “8년간 동결된 쌀 목표가격 현실화를 외치며 농민들이 비닐 한 장 덮어쓰고 노숙농성을 시작한지 20여 일이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청와대와 국회는 묵살하고 물건값 흥정하듯이 농민들의 목숨줄을 함부로 농락하고 있다”며 “쌀 목표가격 23만원,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농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한중FTA를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린 채 민주적인 통상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각종 FTA와 TPP를 강행하면서 쌀 시장마저 통째로 외국에 내다팔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농민들은 “박근혜 정권은 지난 대선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거세지자 진보당 내란음보 조작, 전교조, 전공노 불법화, 철도노조 탄압 등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들을 종북으로 덧칠하며 유신독재, 공안통치를 부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농민들은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려했지만 경찰이 막아나섰다.
 

 
당 지방의원단 “쌀 목표가격 인상을 촉구한다”
 
광화문 기자회견에 앞서 당 지방의원단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목표가격 인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엔 오은미 전북도의원, 안주용 전남도의원, 박연희 정읍시의원, 이정확 해남군의원, 김기형 진천군의원, 김봉용 통합진보당 농민국장과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함께 했다.
 
지방의원단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대통령선거 1년이 되는 날이다. 1년 전 박근혜 후보는 농업공약을 발표하면서 ‘농업은 국민의 소중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이자, 안보산업이다. 그런 소중한 역할을 해 오신 농민들께 우리 사회와 국가는 합당한 보답을 해드려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그런데 쌀 목표가격에 대한 박근혜정부의 태도는 후보시절 합당한 보답을 이야기한 것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방의원단은 “쌀 목표가격은 지난 8년간 170,083원으로 한 푼도 오르지 않았고 올해 쌀 목표가격은 향후 5년간 가격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쌀 목표가격을 4천원 올려주네, 5천원을 더 주네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의원단은 “우리 지방의원단은 쌀 목표가격 23만원 인상을 정부에 촉구한다. 농촌현장에서 보면 쌀 목표가격이 시중쌀값을 선도하는 기능이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동안 터무니없이 낮은 쌀 목표가격으로 인해 시중 쌀값은 너무도 낮은 가격으로 형성되어 농민들의 불만이 가득한 상태이다. 더 이상 농민들의 일방적 피해만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의원단은 생산비 보장과 목표가격 23만원에 대한 요구는 농민생존에 대한 요구이며 일평생을 피눈물로 감내해온 농민자존에 대한 요구이다. 쌀값은 농민값이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라며 “이제 정부는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쌀 목표가격을 23만원으로 인상하고 무리한 FTA와 TPP협상추진을 중단하고 한국농업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전망과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글= 진보정치 권종술 기자
사진= 진보정치 백운종·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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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광장 ] 함세웅· 정봉주·5대 종단대표 등 참가...

한겨울밤 ‘관권선거’ 1년 국민대회…3만인파 “대선 무효”열기
18대 대선 총체적 부정선거로 규정 대선무효 선언
 
입력 : 2013-12-19 23:11:45 노출 : 2013.12.20 11:06:19
이재진 이하늬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관권선거1년 국민대회’에서 각계 인사들이 지난 대통령 선거를 국가기관을 동원한 총제적 부정관권선거로 규정하고 대선 무효 선언을 밝히면서 향후 대선 불복 여론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민대회에는 5대 종단 대표을 포함한 각계 대표들이 나와 18대 대통령 선거를 관권선거라며 무효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대회를 지켜본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퇴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집회 숫자도 3만명(주최측 추산)을 넘어서면서 열띤 모습을 보였다.

관권부정선거 규정 대선무효 선언 확산되나

특별 강의자로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함세웅 신부는 지난 대선에 대해 "관권부정선거로 그 자체로 무효임이 확인됐다"며 "대선공작 댓글은 121건에서 2100만건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검찰은 시간이 모자라 121만건만 기소했다고 하는데 민주공화국에서 이게 말이 되느냐. 관권부정선거에 시효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 신부는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이기에 정부와 여당에 진상규명과 대통령직 사퇴라는 정치적 요구를 하고 있다"며 "그런데 공권력을 동원해 요구를 묵살하는 것은 독재다"라고 말했다.

   
'관권부정선거 1년 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안녕들하십니까', '철도민영화 반대', '대선무효' 등 다양한 손피켓을 들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사계'를 따라부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함 신부는 특히 "유신독재 졸개들은 역사 앞에 사죄하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역사적 평가를 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목을 끌었다. 함 신부는 "유신의 핵 박정희를 제거한 김재규 장군의 뜻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종북몰이를 통한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불의한 정권과 언론이 마약처럼 남용하는 '종북 오물'을 하수구에 버리고 '통일'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두번째 특별강의자로 나선 정봉주 전 의원은 부정선거의 공모자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목하고 특검을 통해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9월 2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배석자 없이 가진 단독 면담이 부정선거 공모를 위한 자리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시민 전 의원도 지난 15일 노무현 재단 송년 행사에서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불법 대선개입을 부탁한 적은 없는지 정말 알고 싶다”고 의혹을 제기한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정 전 의원은 "특검을 왜 반대하고 두려워하는지 아느냐. 이런 열기 속에 특검을 하면 국정원, 새누리당,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야 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면 뒤가 구려서 뭐가 터질지 모른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압수수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특검이 정조준하는 목표"로 "지난해 9월 2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의 100분 동안의 독대"라고 지목하고 "무덤까지 갖고 갈 얘기를 했다.…(중략)…그 이후 100일 동안 국정원 댓글이 왜 본격적으로 시작됐을까요"라고 물었다.


정 전 의원은 "저는 내일부터 MB 사무실 앞에서 ‘9월 2일에 각하 무슨 말을 하셨습니까’라고 물을 것"이라며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가 대선에 개입해 댓글을 주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MB를 국회 청문회 때 세우도록 민주당이 겨냥해야 하고 특검을 통해 구속 수사할 수 있게 요구해야 된다"고 말했다.

5대 종단 포함 각계 "박근혜 대통령 인정 안한다"

각계 발언에서는 더욱 거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목소리가 나왔다.

자신을 16살 중학생이라고 소개한 이마빈 군은 "박근혜씨가 민영화 안 한다고 거짓말한지 1년 됐다. 박씨가 부정선거 안했다고 거짓말한지 1년이 지났다. 그 거짓말에 깜빡 속아 넘어간 지 1년이 지났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사라져간 날이 1년이 지났다"며 "국민인 우리가 부조리한 이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면 안된다. 저들의 거짓말에 두번 속지 말자"고 말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용산 참사 진상을 규명하기 전에 김석기 청장을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해서 용산 유가족을 두번 죽이고 밀양 송전탑의 울부짖음을 모른 채하고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이 박근헤 정부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필요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이) 누구를 상대로 심리전을 펼쳤나.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을 상대로 공격을 한 것"이라며 "종북이라고요. 종북, 종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정권이야말로 종북정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임윤옥 부대표는 "여성이니까 뭐 좀 알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런데 1년 동안 여성에게 던져준 정책이 무엇이냐"라며 "시간제 일자리, 용돈벌이, 알바노동, 그거나 하라고 우리 여성들에게 하느냐. 철도 민영화되고, 의료 민영화하고, 민생 파탄나니까 부족한 살림살이를 저임금 노동을 여성들이 떼워라 이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국정원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 강인석 목사는 "우리는 박근헤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종교계의 양심으로 선언한다. 그뿐 아니라 국가기관 동원해서 불법선거를 조작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켜야 한다고 종교인의 양심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원불교 박규선 교무는 "원불교가 웬만해서는 나서지 않는다. 이제 이 게임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원불교 교무들은 우리 신앙과 신념, 모든 역량을 다해서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눈 쌓인 서울광장에 주저 앉은 채로 늦은 시간까지 촛불을 들고 자리를 떠날 줄 모르는 학생들이 자유발언을 듣고 있다.
이치열기자 truth710@
 

영하 5도 추위에도 담요 꽁꽁싸매고 집회 이어간 참가자들
“인터뷰하면 종북으로 몰릴까 두렵다”…철도노조 조합원 “민영화 저지할 것”

박근혜 정부 1년을 맞아 열린 19일 '관건부정선거 1년 국민대회'(국민대회)에는 영하 5도의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촛불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지난밤 사이 내린 눈이 얼어붙은 길 위에서 깔개를 여러장 겹쳐 앉으며 추위를 피했다. 이들은 국민대회에 앞서 열린 철도노조 결의대회에서부터 자리를 지키며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박 정부 1년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국외대 유아무개(22.여) 씨는 이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다. 추운 날씨에 대비해 집에서 유리컵에 든 초도 가져왔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유씨는 "여론도 그렇고, 언론에는 하나도 안 나오는데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보태기 위해 오게됐다"며 "박근혜 정부가 1년 동안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하나도 안했다. 계속 이렇게 갈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선아무개(58.남) 조아무개(56.여) 부부는 이날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충북 괴산에서 올라왔다. 선씨는 "너무 열받아서 왔다. 불법부정선거가 명백한데 책임지는 게 없다. 국정원 개혁도 안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합을 한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대통합이 아니라 갈기갈기 찢어놨다"고 비판했다.

동국대학교 4학년 최은미(24)씨는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서울 4년제 대학을 나왔지만 안정된 일자리가 없다"며 "특히 박근혜 정부가 만든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문제다. 경력단절여성이라는 말도 웃기다. 그런 정책인 여성인 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내 일이 좋지 않게 평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이호연(19)씨는 담요로 얼굴을 꽁꽁 싸매도 있었다. 이씨는 인터뷰 요청에 "종북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 경찰이 듣고 있을 수도 있다"며 꺼려하기도 했다.

이어 이씨는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왜곡이 많이 된다.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직접 제 눈으로 보고 싶어서 공부방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와서 보니 의견 말하고 집회하는게 전부인데 종북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 정책을 반대하는 것과 종북과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며 집회 참가 계기를 설명했다.

   
영화 V for Vendetta의 주인공 의상을 한 한 참가자가 철도와 의료, 가스 등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을 반대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집회에는 현재 11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철도노조 조합원들도 보였다. 이날 시청광장에서는 국민대회에 앞서 열린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투쟁 승리! 총력 결의대회'가 열렸다. 부산에서 온 최아무개(48)조합원은 "박근혜 정부가 대북 정책은 잘하는 것 같은데 철도는 못 한다"며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민영화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이런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김아무개(56)조합원은 "박근혜 정부는 0점이다.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는데 철도 기관사 30년 경력으로 봤을 때 민영화가 맞다. 철도를 팔아먹으려는 수작"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파업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는 "함께 직위해제 당하고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다. 그런 것들이 무서웠으면 파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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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안녕’을 묻고 손석희도 안녕을 위협받고 있다”

 
[오늘의 소셜쟁점] JTBC 손석희 뉴스 중징계에 누리꾼 반발…“방통심의위 징계, 독재정권 집권말기 현상”
 

입력 : 2013-12-20 10:09:11 노출 : 2013.12.20 10:50:13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JTBC <뉴스9>에 중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반대 여론이 거세다.

방통심의위 전체회의는 JTBC <뉴스9>의 11월 5일과 11일자 보도에 대해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제재를 내렸다. ‘관계자 징계 및 경고’는 방통심의위의 법정제재 중 ‘과징금’ 다음으로 중한 징계다. JTBC는 지난달 5일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소식을 전하며 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을 출연시켜 이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또한 김종철 연세대 교수를 통해 이번 해산청구의 문제점을 짚었다.

방통심의위 여당 측 인사들은 “9시뉴스는 시사해설이나 토론보다 엄격한 최고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이번 뉴스는 종합뉴스 사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긴 가장 대표적인 수치스러운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들은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에 대한 정부 측 주장과 다른 출연자들만 출연시킨 점 △이 사안과 무관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유도성 질문을 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관련 기사 : <손석희 ‘뉴스9’ 중징계 결정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뉴스”>)
 
   
 
 
SNS에는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누리꾼들은 “하다 하다 손석희까지 건드린다” “하루종일 북한 뉴스 보내는 방송3사는 공정하고 손석희는 불공정하냐”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방통심의위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계속 막장의 길을 가고 있는 다른 종편은 놔두고 손석희를?”이라고 반문했고 최민희 민주당은 “앞으로 종편 KBS MBC 등의 편파보도도 이렇게 심의해라. ‘김대중 대통령 스파이’라고 한 종편 심의 어떤 결과 나오나 보겠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일베에는 권고, 손석희 뉴스는 중징계. 이것만 봐도 방통위가 얼마나 썩었는지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6일 방통심의위는 지역차별, 여성비하 등으로 심의 대상에 오른 일베에 대해 ‘청소년 보호 활동 강화’를 권고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가 방통심의위를 통해 ‘언론탄압’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남긴 글을 통해 “집권 채 1년도 안 됐는데 독재정권 말기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보도의 다양성 운운하며 종편 만들더니 자기를 비판한다고 징계하는 정부. 대한민국에 언론은 없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손석희 사장이 ‘찍어내기’ 당하지 않겠느냐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 누리꾼은 “박근혜 정권의 손석희 찍어내기 압박, 삼성이 얼마나 버틸까”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 야당 측 인사인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정말 두려운 것은 손석희가 JTBC가 입사협상을 할 때 독립성 불가침약정을 받았겠지만 과연 방통심의위 중징계를 받은 상황에서의 독립성 보장까지 받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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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공포 위에 쌓아올린 정권은 모래 위에 지은 집"

로마에서 봉헌된 시국미사, "거짓과 공포 위에 쌓아올린 정권은 모래 위에 지은 집"

12월 17일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사제, 수도자, 평신도 시국미사 봉헌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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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9 12: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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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이신 주님, 당신께서는 사회와 이웃의 무관심으로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몸소 위로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희 모두는, 사람이 자신과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둘 때, 그 스스로가 지배와 권력의 우상에 사로잡힐 때,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파괴됨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주위 자매, 형제의 슬픔을 바라보며, 연민과 연대의 회복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상처받은 이들에게는 치유를,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이웃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게 하소서.”(미사 중 보편지향기도)

교황청립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한반도 정의, 평화의 회복을 기원하는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 12월 17일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한반도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사진제공/유가별 신부)

 

12월 17일 오후 6시 30분(현지 시각) 그레고리안 대학교 학생 경당에서는 유학 중인 각 수도회와 교구 사제 70여명과 수도자, 한인공동체 평신도, 유학생 등 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한반도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렸다. 미사는 수원교구 기정만 신부의 주례로 봉헌됐으며, 예수회 황정연 신부가 강론을 맡았다.

“이젠 착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넘어, ‘그 나이 땐 다 아픈 거야’ 따위의 값싼 위로를 넘어, 삶이 흔들림을 각오하는 독한 연민을 갈망합니다. 먹고 입고 자는 문제로 외치는 이들의 그 처절함에 눈 뜨이고 귀 열리는 위험한 은총을 갈망합니다. 안정과 풍요를 거슬러, 점잔빼는 중립을 거슬러, 가난과 불안정, 다름과 대립 사이의 고뇌와 결단을 선택하는 어리석은 용기를 달라고 청해 봅니다. 갈망이 안 되면 갈망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미사 참여자의 초대 글)

미사에 참여한 한 신부는 “이 미사는 구심점이 있거나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고국의 시국을 걱정하는 마음이 모여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라면서, 고국의 ‘안녕’을 묻고 기도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주님께서 뿌리신 정의와 평화의 씨앗은 이미 한반도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 꽃이 지닌 생명력은 아무도 꺾을 수가 없습니다. 누가 하느님께서 심으신 것을 뽑을 수 있겠습니까? 누가 하느님께 대항하겠습니까?”

 

   
(사진제공/이진현 신부)

 

강론을 맡은 황정연 신부는 불의와 폭력의 헌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기 위해서 교회의 전통과 가르침 안에서 성찰하고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황 신부는 “우리는 기도하는 사람들이고, 한반도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 그것이 평화와 정의를 위한 기도의 사도직”이라면서, “기도하기 위해서는 신앙 안에서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로마에서 깨어 바치는 기도는 강정과 밀양의 주민들,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에 나서는 시민, 대학생, 노동자들과 함께 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빚어진 죄악의 책임은 17대, 18대 대통령에게 있으며, 그 죄의 댓가를 달게 받아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들이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으로 전직 대통령과 관련자들이 재판을 받고, 현직 대통령과 책임 공직자들이 사퇴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그렇게 따라야 한다. 이 심판을 따르지 않겠다고 하면 자기 스스로 독재자임을 자처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리 신앙인은 자비하신 하느님처럼 악인의 멸망을 바라지 않고 그들의 회개를 바랍니다. 그러나 회개하지 않는 악인들이 멸망으로 가는 진리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 우리는 끝까지 자유롭게 진리를 외쳐야 합니다.”

황 신부는 부정선거의 진실이 밝혀짐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징표를 읽지 못하는 현 정권과 언론이 여전히 진실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 정권은 정상적인 시력을 지닌 이들을 소경으로 만들고 잘 들을 수 있는 이를 귀머거리로 만들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은 분명하다. 진리를 증거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황정연 신부는 마지막으로 “깨어 기도하자”고 청하면서, “거짓과 공포 위에 쌓아 올린 정권은 바람이 불면 무너져 버릴 모래 위에 지은 집이다. 우리 기도의 바람이 이 집을 무너뜨릴 것이다. 유신과 매국의 망령이 깃든 헌 집을 허물고 민주와 자유, 생명의 새집을 짓기 위해서, 불의에 눈감지 말고 두려움 짓눌려 졸지 말고 깨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 참여자들은 고국의 정의와 평화를 바라는 9일기도를 함께 이어가기로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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