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비통함을 비장한 다짐으로 승화시킨 김승교열사 추모식

[사진] 비통함을 비장한 다짐으로 승화시킨 김승교열사 추모식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9/03 [03:2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권연대 청년의 김승교 열사에 대한 눈물의 추모사     ©자주시보
▲ 김승교열사 추모식, 300석이 꽉 차서 에워쌌는데도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 자주시보


인권변호사로 수없이 많은 민중들과 통일운동가들을 헌신적으로 변론을 해 오면서도 몸소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상임공동대표,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으로 통일운동, 진보운동을 정열적으로 개척해온 김승교 변호사가 너무도 일찍이 세상을 떠났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산천초목도 비통함으로 몸부림치던 9월 1일 강남세브란스 병원 3층 대강당에서는 500여명의 추모객이 운집하여 김승교열사 추모식을 엄숙히 거행하였다.

 

추모곡을 부르러 나온 가수도, 추모시를 낭송하던 시인도. 추모사를 하러 나온 후배들도 동료 변호사, 대학교 친구들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며 추모객들 속에서도 대성통곡 소리가 터져나왔다.

 

마흔여덟 너무 이른 나이가 서러워서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어린 아들과 여고생 딸과 부모 형제와 아내에게는 늘 시간을 내지 못하면서도 동지들을 위해서는, 가진 것 다 털어주고도 더 주지 못해 늘 안타까워하던 그 따뜻한 미소 때문이었다.

맡겨진 임무를 위해서 자신의 몸이 과로로 망가져가는 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시간이 없어 못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김승교 열사가 눈을 감고서야 깨달은 동지들의 한의 눈물이었다.

 

그 눈물은 그래서 또한 다짐의 눈물이기도 했다.

 

김승교 열사가 그렇게 강조했던 무명전사정신!

누가 알아주건 말건 이름 내세우지 않고 가장 어려운 일을 맡아 몸을 던지자는 무명전사정신!

그 스스로 무명전사정신으로 무장하고 민중 속으로 들어가 민중을 조직화해내기 위해 아글타글 노력했던 그 실천정신!

그런 정신을 체현한 소중한 청년들을 한없이 귀중히 아끼고 사랑했던 그 후대사랑정신을 기어이 이어받아 민중이 주인이 된 세상, 강성부흥할 자주통일조국을 기어이 건설하겠다는 뜨거운 눈물로 결의를 다지고 또 다진 추모식이었다.

 

다음은 추모식 사진들이다.

 

▲ 후배의 다짐     © 자주시보
▲ 김승교열사가 동지들에게 남긴 편지     © 자주시보
 
 
활동비도 거의 받지 못하고 일하는 청년 후배들을 늘 안타까워했던 김승교 변호사. 유언 삼아 남긴 편지에도 "단 하루라도 후배들이 사고픈 것, 하고픈 것 마음 껏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는데.."라며 후배들 걱정의 마음이 절절히 녹아있었다. 통일의 그날 바람으로라도 빗물로라도 내려와 함께 기뻐하겠다는 마음도 편지에 남겼다.

 

▲ 김승교열사 추모곡을 열창하는 박성환 가수     © 자주시보
▲ 같은 학교 동기로 함께 민주화와 자주통일을 위해 싸웠던 손병휘 가수의 김승교열사 추모곡     © 자주시보
▲ 김승교 열사와 오랜 인연을 맺어오며 격려도 많이 받았던 노래패 우리나라의 추모곡     © 자주시보

 

▲ 함께 민변활동을 하고 있는 하주희 변호사의 추모사     © 자주시보
▲ 고려대 86친구들의 추모사     © 자주시보
▲ 유선희 전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의 눈물의 추도사     © 자주시보
▲ 김승교변호사와 함께 오랜 동안 인권변호사 활동을 해온 심재환 변호사가 추모사를 하다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 자주시보
▲ 황선 시인의 추모시     © 자주시보
▲ 강상구 사회자도 사회를 보며 울먹이기를 반복했다.     © 자주시보

 

▲ 비통함에 젖은 추모식장     © 자주시보
 
 
▲ 김승교 변호사의 초등학생 하들도 추모영상을 보다가 아빠의 음성을 듣고 엄마 품에 안겨 엉엉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 자주시보

 

▲ 아빠의 추모식 시작 전에 아빠의 추모집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김진강 아들     © 자주시보

 

▲ 김승교열사 가족들의 인사     © 자주시보
▲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김승교열사 아내 황정화 변호사     © 자주시보
▲ 아빠의 담배를 뺏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는 초등학생 아들 김진강군     © 자주시보
▲ 늘 바쁜 아빠에게 섭섭한 것이 많았는데 오늘 추모식을 보면서 아빠가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며 공부 열심히 해서 아빠의 뜻을 이어가는 딸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큰 딸 김진아 양 , 김진아 양의 꿈도 인권변호사라고 한다.    © 자주시보

 

▲ 김성건 화백이 그린 김승교열사의 추모화     © 자주시보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측의 조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9/03 06:49
  • 수정일
    2015/09/03 06: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통일죽비> 북측의 조언
데스크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5.09.03  01:38:33
페이스북 트위터

설전(舌戰)은 단순히 ‘세치 혀’만의 싸움이거나 ‘말 대 말’의 싸움으로 치부될 수 없다. 특히 한반도에서 남과 북의 설전은 곧바로 군사적 충돌이라는 실전(實戰)을 야기할 수 있기에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 오죽하면 남과 북이 만나면 합의문에 ‘상호 비방 중상 금지’가 꼭 들어가야 했겠는가? 서로 폄하하는 게 일상사인 남북 사이에, 모처럼 북측이 남측에게 비난 아닌 ‘조언’을 하겠다며 나서 신선함을 더해 주고 있다. 다름 아닌 북측 국방위원회가 2일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원칙적이고 동포애적인 조언’을 한 것이다.

◆ 북측은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된 공동보도문을 통해 어렵게 마련된 남북관계의 개선 분위기를 남측이 어지럽히고 있다며 두 가지 차원에서 조언을 했다. 하나는 남측이 이번에 조성된 한반도 안보위기의 주범이 마치 북측인 듯한 여론을 계속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북측은 그 예로 박근혜 대통령이 “북의 지뢰도발과 포탄발사로 이번 위기가 산생되었다”고 공언했으며, 고위급 접촉에 나왔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북이 주체로 되는 사과를 받아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이번 기회가 북으로부터 확실한 사과를 받아낸 첫 번째 사례”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 이에 북측은 ‘괴이하다’는 표현을 쓰며 남측이 공동보도문에 나온 북측의 ‘유감’ 표현을 ‘시인’이고 ‘사과’인 것처럼 여론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동보도문에서 쟁점이 됐던 ‘유감’과 ‘사과’에 대해 친절한 해석까지 붙였다. 즉 “사과란 저지른 잘못에 대해 피해자에게 용서를 빈다는 뜻”이라면서, 그 예로 미국이 북한 영해침범을 사과한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을 상기시켰다. 반면, ‘유감’에 대해서는 ‘문병을 한 셈’이자 ‘그렇게 당해서 안됐습니다’ 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북측은 지뢰폭발 사건과는 관계가 없으며 다만 남측 군이 목함지뢰 사고를 당한 것에는 ‘동포애적’ 유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 북측은 이번 남북 고위급 합의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 들어 최고치인 거의 50%에 육박한 것을 의식해서일까. 또 하나의 대남 조언으로 남측이 공동보도문 채택을 두고 ‘원칙론의 승리’라고 자축하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즉, “지금 남조선 정계는 이번 위기의 신관(信管)을 해체하는데서 저들은 ‘득점’을 하고 북은 ‘실점’을 당한 한판 승부수였다고 크게 떠들어대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에 북측은 “북과 남이 한자리에서 합의한 공동보도문을 놓고 어느 일방의 승리로 묘사하는 것보다 더 천박하고 비루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조언을 넘는 점잖은 충고까지 곁들었다.

◆ 두 가지 대남 조언을 한 북측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나가자’는 덕담도 상기시켰다. 이쯤 되면 북측이 이번 공동보도문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겠다. 물론 북측도 “공동보도문 채택의 성과가 핵무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강위력한 방위력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의 위력에 의하여 이룩되었다고 평가한다”고 했지만, 다소 의례적이다. 어쨌든 북측은 이번 담화를 통해 상투적인 대남 비난이 아닌 충고와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 의미 있는 조언을 했다. 북측의 인내심이 느껴진다. 남측 당국이 북측의 조언을 상투적으로 넘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문재인 “김무성 연설 참 걱정스럽다…아주 극우적”

등록 :2015-09-02 12:34수정 :2015-09-02 13:04

 

“유승민 연설과 너무 대조”…김 대표 국회 연설 신랄하게 비판
“노동 현실 너무 몰라…노조에 적대적 태도 아주 우려스러워”
“국정교과서 주장은 일본 극우파 주장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여의도 국회 개관 40돌을 맞이해 국회의원 전원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기에 앞서 각각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여의도 국회 개관 40돌을 맞이해 국회의원 전원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기에 앞서 각각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김무성 대표의 2일 국회 연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날 본회가 끝난 뒤 김 대표의 연설을 평해달라는 기자들 요청에 “참 걱정스럽다. 여러 대목에서 아주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인식을 보여줬다”며 작심한듯 날을 세웠다. 지난 4월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견주며 “지난번 유 원내대표 연설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정반대의 연설이었다”고도 했다. (▶ 관련 기사 : 김무성 “노조가 쇠파이프 안 휘둘렀으면 소득 3만불 됐을 것”)

 

다음은 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김 대표 연설에 대해 총평을 한다면.

 

“여러 대목에서 아주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그런 인식을 보여줬다. 참 걱정스럽다. 지난번 유승민 대표의 연설과는 너무도 대조되는, 정반대의 연설이었다. 특히 노동조합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아주 우려스럽다.”

 

- 노동시장 개편에 대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노동조합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아주 우려스럽다. 10%에 지나지 않는 노동조합의 기득권 때문에 나머지 90% 노동자들의 삶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인식은…. 우리 노동 현실을 너무나 모르고, 또 정부의 노동정책 실패를 노조에 전가하는 위험한 주장이다. 우리 노동자들 삶이 어려운 이유는 노조 조직률이 너무나 낮기 때문이다. 노조 조직률이 10%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부끄러워 해야 한다.”

 

- 역사교육에 대한 발언도 있었다.

 

“정말 일본 극우파 주장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꾸로 가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발상이다.”

 

-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큰 틀에선) 옳은 주장이나, 전체 내용에 비춰볼 때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너무 빈약하고 구체성이 없다. 그냥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문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과 관련해서는 김 대표의 여야 대표 회담 제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 대표가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뿐 아니라 야당이 요구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 오픈프라이머리만 논의하자는 제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얘긴가?

 

“자기 할 말만 하자는 회담은 있을 수 없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중요한 제도이며, 나도 찬성한다.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배분 문제도 정개특위에서 합의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함께 (논의해) 타결해야 한다. 김 대표가 회담의 의제를 넓힌다면 언제든지 응하겠다.”

 

문 대표가 이날 김 대표의 연설을 작심 비판한 것에 대해 문 대표의 성격과 발언 스타일을 고려할 때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상대당 대표의 연설을 비판을 하더라도 대변인 논평의 형식을 빌리는 정가의 관례에 견주더라도 이례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호남 민심 이탈과 당 안팎의 ‘흔들기’로 고전하고 있는 문 대표가 ‘선명성’과 ‘단호한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위기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비를 가리는 사람’ 은 나쁜 사람?

‘시비를 가리는 사람’ 은 나쁜 사람?
 
 
 
김용택 | 2015-09-02 09:47:5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우리사회는 언제부터인지 ‘시비(是非)를 건다’는 것은 나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어학사전을 찾아보면 시비란 ‘①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  ②서로 자기가 옳으니 그르니 하면서 말다툼하다.’고 적어놓았다. 사람들이 살다 보면 언어에 대한 오해로 자주 시비에 휘말릴 때가 있다. 시비에 휘말리거나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이나 하는 나쁜 사람들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비(是非)’의 뜻을 분명히 가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시비(是非)’란 ‘옳음과 그름’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그대로 적용해 보자. ‘시비를 가리는 사람’은 ‘옳음과 그름을 가리는 사람’이니 우리가 알고 있던 ‘시비를 거는 도발적이고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는 다른 뜻임을 알 수 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언제부터인지 ‘시비를 가리려는 사람’을 일컬어 ‘깐깐한 사람’이나 ‘까다로운 사람’으로 상종을 못할 사람으로 취급해 왔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년까지 누리리라

 
‘하여가’로 너무나 잘 알려진 태종 이방원의 시조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아들로 후에 조선의 3대왕이 된 태종으로 등극한 방원이 지은 시조다. 그는 아버지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일으키자 아버지를 도와 고려 왕조 유지 세력을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고려왕조에 세력들을 제거하고 마지막 남은 충신 정몽주를 자기 세력으로 만들려고 그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지은 시조다. 만고의 충신이 역적(?)의 회유를 들을 리 없다. 그에게 돌아온 화답은 그 유명한 ‘단심가’다.

이 몸이 죽고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 있으랴.

 
역사는 승자의 편이라서 그럴까? 결국 방원은 그를 회유한다는 게 불가하다는 것을 확인, 결국 선죽교에서 정몽주를 제거하고 만다. 다시 하여가로 돌아가자. 이런들 ‘어떠하리…’라는 좋은 게 좋다는 논리다. 짧은 인생, 복잡한 세상에 ‘좋은 게 좋지 않으냐’ 시비를 가리고 따져서 덕 될 게 뭐 있는가 ‘우리함께 역적(?)이 되자’ 그런 악마의 속삭임이다. 정몽주가 그런 유혹에 넘어 갈 위인이 아니다. 결국 역사는 후에 태종이 될 방원의 손을 들어주고 정몽주는 선죽교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시비를 가리는 사람이 왜 나쁜 사람이 됐을까? 불의한 사회에서는 정의로운 사람은 죄인취급을 받거나 고통을 겪기도 한다. ‘시비를 가리는 사람’을 가장 싫어했던 장본인은 일제강점기 왜놈들이었다. 그들은 시시콜콜(?)하게 따지고 덤비는 사람을 제일 싫어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로 말 잘 듣는 사람, 피땀흘려 농사지은 곡식을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빼앗아 가는 걸 눈 시퍼렇게 뜨고 불평불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의료를 민영화하자고 한다. 교육도 철도도 민영화하자고 한다. 정부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이 아니라 부자들, 자본가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이때 주권자인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가 하는 일이니까 순종하는 게 옳은가? 아니면 누군가가 반대해 좋은 쪽으로 결정 나겠지… 하며 구경꾼이 되는 게 옳은가? 아니면 시위도 하고 사람들에게 여론을 형성해 내 권리 국민의 권리를 지키자고 나서야 하는가?    
 
교사들에게 거짓말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라고 한다. 지난 세월, 박정희 정권은 유신헌법을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라고 했다. 이때 교사라면 ‘어떻게 2세 국민들에게 진실이 아닌 거짓을 가르칠 수 있느냐’고 시비를 가리는 게 옳은가, 아니면 정부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순종하는 것이 옳은가? 나라에서 하는 일인데… 국민된 도리(?)로서 순종하는 것이 옳은가? 정몽주가 방원의 말을 들으면 부귀영화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모를리 없다. 그러나 그는 고난의 길, 죽음은 길을 선택한 것이다.
 
국사교과서를 검인정제가 아닌 ‘국정교과서제’로 바꾸겠다고 한다. 박근혜정부가 왜 검인정교과서인 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겠다고 할까? 새누리당 김무성대표도 국사교과서를 반드시 국정교과서로 바꾸겠다고 한다. 박근혜대통령은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다. 김무성은 일제강점기 A급 친일파 김용주의 아들이다. 5·16은 4·19혁명정부를 무너뜨린 쿠데타다. 10월유신은 한국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박정희가 종신집권을 위해 만든 악법 중의 악법이다. 친일파는 아무리 세탁해도 애국자가 되는 게 아니다. 시비를 가리자. 그것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이요, 정의를 세우는 길이 아닌가?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195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묵묵히 가는 사람, 김승교 변호사

[▦추모 특집] 이마팍도사- 묵묵히 가는 사람, 김승교 변호사
 
 
 
주권방송 
기사입력: 2015/09/02 [03:3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추모 특집] 이마팍도사 – 다시보기

자신의 사명은 인권과 주권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김승교 변호사.
우리 사회 양심을 대변했던 그의 고민을 들어봅니다.

 

이제는 직접 들을 수 없는 김승교 변호사의 육성을 영상으로나마 들으면서 그가 얼마나 사람들을 사랑했던 사람인지, 자신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동지들에게 더 해주지 못해 늘 가슴아파하던 김승교 변호사의 그 동지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굳은 일에 앞장선 그의 무명전사정신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창기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설악산을 민주화시키자? 이럴 때만 장애인을 판다

[기자수첩] 과연 산은 평등해야 하나… 돈만 내면 누구나 정상, 수익 위한 자연훼손 정당화 명분일 뿐
 
입력 : 2015-09-02  09:57:23   노출 : 2015.09.02  10:19:37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승인되면서 찬반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관광개발 효과 대 환경파괴라는 프레임이 부딪히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사업 논란이 박근혜 정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으로 재현되는 분위기다. 

자연에 인위적인 구조물을 설치할 때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항상 있어왔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는 것이 숭고한 가치이며 이를 거스르면 자연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뒤따랐다. 이에 맞서 환경 파괴는 기우에 지나지 않으며 환경 보존 주장은 주민들의 지역개발 의지를 꺾는 목소리에 불과하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놓고도 환경단체는 대청봉에서 1.4킬로미터 떨어진 끝청으로 연결되는 오색케이블카의 위치 때문에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고 산사태 가능성까지 제기했지만 정부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여기까진 기존 환경 개발 논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설악산 케이블사업 승인이 정당하다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발상의 주장이 나왔다. "산을 민주화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CBS와 인터뷰에서 "현재 산을 일부 도보를 이용하는 건강한 사람들만 등산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않느냐. 이런 측면에서 해외 관광객 그 다음에 노약자 분들도 자연을 좀 즐길 수 있게 소위 '산을 민주화하자' 그런 차원에서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산을 개발하자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을 오를 수 없는 몸이 불편한 사람과 노약자, 그리고 짧은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관광객에게 케이블카에 올라 설악산을 볼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민주화’라는 말로 치환한 것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의 ‘민주화 발언’은 즉흥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프레임을 선점하기 위해 철저한 계산에 따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은 ‘산의 민주화’에 반대하는 사람이 되고 당장 “몸이 성한 사람만 산에 오르라는 것이냐”는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케이블카 설치가 되지 않은 산은 그럼 비민주화된 산이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지만 이미 '케이블카 설치=민주화'라는 도식에 따라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면 ‘비민주화’라는 부정적인 말을 낳게 한다. 

향후에도 케이블카 찬성론자들에게 ‘산의 민주화’라는 말은 두고두고 회자될 수도 있다. 케이블카 설치는 좋은 것이라는 인식, 그리고 이를 반대하면 나쁜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어버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승인이 나자 울주군 신불사 케이블카 설치에 찬성하는 범시민위원회가 지난 31일 “신불산 케이블카는 노인과 장애인 등 보행 약자들에게 영남알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며 산을 민주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우연이 아니다.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내용과 조감도. 사진=양양군의 설악산 국립공원 공원계획 변경(안)에서 발췌
 

사실 민주화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 뿐이지 케이블카 설치론자들은 장애인 접근권을 설치 근거로 내세워왔고 케이블카 설치 논란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대결구도로 몰아가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 논란 당시 정부는 노약자와 장애인의 접근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당시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해 북한산 산행 시위를 나선 것은 장애인들이었다. 

이들은 당장 집밖을 나가면 교통접근권이 제한돼 있고 특히 4대강 사업이 추진되면서 장애인 예산이 삭감돼 활동보조인을 축소했던 것이 바로 어제인데 정부가 불리할 때만 장애인 접근권을 강조하고 있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었다면 케이블카 설치 근거로 장애인 접근권을 얘기할 게 아니라 거리의 수많은 장애인 접근 불편 사항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누려야될 설악산을 민주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모순을 안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를 포함해 설악산 관광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은 스위스 체르마트 마을을 모델로 하고 있다. 전경련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현재 설악산 관광객이 하룻밤을 묵고 쓰는 돈이 3만6000원에 불과한데 스위스 체르마트 마을의 경우 18만원을 쓰고 있다며 설악산 산지 관광이 개발되면 스위스 체르마트 마을과 같이 수십만원의 돈을 쓸 것(경제 효과)이라고 주장한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산을 오를 수 있도록 ‘민주화’시켜야 한다면서 돈이 없으면 오를 수 없는 산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꼴이다.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설악산의 모습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중국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글을 쓰는 전명윤씨는 10여년 전 중국 타이산(태산)을 다녀오고 난 뒤 충격을 받았다. 해발고도 1535미터인 타이산을 도보로 오르는 중국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천외촌에서 산 중턱인 중천문까지 버스를 타고 도착한 뒤 케이블카를 타면 20분 후에 남천문에 다다른다. 남천문 케이블카 정류소에는 관광호텔이 있다. 그리고 남천문에서 산 정상인 옥황정까지 800미터(고도 40미터)를 흔히 볼 수 있는 돌계단을 이용하면 오를 수 있다. 

전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의 지리산을 가본신 분들을 느낄 것이다. 대피소 숙박을 위해 꽤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며 대피소 안에서 하다못해 세면조차 불가능하다. 물을 길을 수는 있겠지만 환경에 대한 고려로 그런 사소한 공사조차 하지 않고 이걸 한국의 등산객들은 받아들이고 있다"며 “중국인들도 처음에는 그랬다. 산을 오를 수 없는 장애인과 같은 약자들에게 즐거움과 권리를 주기 위해서라고 그렇게 산은 파헤쳐진다. 케이블카가 생기면 바로 욕구는 그에 걸맞는 길을 닦으라 할 거고, 식당이 필요하다 할 거고 숙박이 필요하다 할거다. 난 이런 산을 원치 않는다. 산이란 건 정상이란 건 그곳을 디딜 수 있는 노력을 한 사람에 주어지는 거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힐 신고 올라갈 수 있는 정상에서 그 정상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전씨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성지로 가는 모든 길은 없애야 한다고 했다. 신성한 곳일수록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고 노력을 하지 않은채 바퀴달린 것에 몸을 싣고 단지 돈만 있으면 모두가 갈 수 있는 성지 순례를 비판한 것"이라며 "많은 명분으로 포장하지만 케이블카 설치는 돈이 있으면 굳이 두 다리로 힘들게 올라가지 말라는 이야기다.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이동권의 문제가 아니라 돈이 있냐 없냐의 문제이고 수익을 위해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의 트위터를 팔로우 하세요. jinpress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남의 돈 떼먹는다고? 묻지마 대출이 더 문제

 

[부채탕감기획시즌2-3]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 맡은 유종일 KDI 교수

15.09.02 09:15l최종 업데이트 15.09.02 10:20l

 

 

부실 채권을 소각해 장기 연체자를 구제하는 '한국판 롤링 주빌리' 운동이 '주빌리 은행'으로 거듭납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8월 사단법인 희망살림과 함께 진행한 '부채 탕감' 기획으로 부실 채권 '땡처리' 실태와 약탈적 대출을 고발했습니다. 그 사이 '99%에 의한, 99%를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로 792명의 빚, 51억 3400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주빌리 은행 출범을 앞두고 다시 '부채탕감 기획 시즌2'를 진행합니다. [편집자말]
기사 관련 사진
▲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을 맡은 유종일 KDI 교수는 "이자수익만 좇아 묻지마 대출해준 금융회사가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당연하죠. 우리의 소중한 돈이고, 예금이죠. 그런데 말이에요. 우리가 그 돈을 (은행에) 맡겼을땐, 어떻게 해주길 바랬을까 생각해보세요."

그는 기자를 향해 되물었다. 딱히 기자의 답을 듣기 위한 질문은 아니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개혁성향의 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그가 '은행장'으로 다시 나섰다. 이름도 생소한 '주빌리 은행'이다. (관련기사: "지금 이 자리서 100억 빚이 사라집니다" 

그와의 인터뷰 말미에 누리꾼의 질문을 전했다. "(돈을) 빌려쓰고 갚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 돈 역시 다른 사람들의 소중한 예금이라는 것을 아시는지..."(네이버 댓글 중 mazi***) 유 교수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금융회사로서 은행들이 과연 제대로 된 역할을 해왔는지를 봐야한다고 했다. 그는 "(고객들은) 내 돈이 떼먹이지 않고,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우리 경제가 잘 돌아갈수 있도록 쓰여지길 바라고 (돈을) 맡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금융 현실은 사뭇 달랐다. 유 교수는 "오로지 이자 수익에만 꽂혀서, 빚을 갚기도 어려운 사람에게 고리(高利)로 빌려주고 나중엔 가정을 파괴하는 약탈적 행태까지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같은 행태를 보인 금융회사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이라며 "정말 수년동안 빚으로 시달려 온 채무자들을 구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도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내가 경제학자, 고통당한 사람의 빚 탕감은 도덕적 의무"

나지막했던 그의 목소리 톤은 어느새 한참 올라와 있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지식협동조합 사무실. 그와 오랜만에 마주 앉았다. 예전보다 호리호리해진 몸매에 얼굴색은 훨씬 나아 보였다. 올해 초 그의 갑작스러운 병환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쾌유를 빌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렸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극복해 나갔다.

'전보다 더 건강해 보인다'고 하자, 그는 웃으면서 "몸무게도 줄고, 실제로 (건강 상태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많은 분들의 진심 어린 관심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1시간을 훌쩍 넘긴 인터뷰 내내 그는 특유의 비유와 직설적인 화법을 써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 사실 주빌리 은행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름 자체가 그렇게 들릴 수도 있고...원래 지난 미국 금융위기 이후에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운동'에서 시작됐다. 시민에게 기부를 받아서 장기 연체자의 빚을 사들여서 소각하는 것인데, 금융 채무자의 권리를 보다 분명하게 알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채무자로서의 권리라는 것은.
"빚을 졌다고 해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까지 빼앗길 수는 없지 않은가.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것을 두고 본인뿐 아니라 가족까지 수치심과 공포감, 좌절과 막막함 등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다시 재활할수 있도록, 채무자의 인권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 일부 시민사회 등에서 '빚 탕감 프로젝트'를 해왔었다. 그동안 보수진영 등에선 도덕적 해이를 꾸준히 문제 삼아왔다.
"(곧장) 경제학자인 내 입장에서도 일리있는 문제제기라고 본다. 하지만 이제 새롭게 볼 필요가 있다. 빚을 갚을 수도 없는 사람들에게 오로지 이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묻지마 대출해준 금융회사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부실대출로 은행이 망가지면, 국민세금인 공적자금을 들여서 다시 살려주는 것이 도덕적 해이 아닌가."

"이자수익만 좇아 묻지마 대출해준 금융회사가 진짜 문제"
 

기사 관련 사진
▲  유종일 교수는 "수년동안 빚으로 시달려 온 채무자들을 구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도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경제학자인 그의 생각은 분명했다. 그의 말을 좀 더 옮겨본다.

"이런 금융회사들의 '약탈적 대출'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 금융위기를 몰고 온 주범이기도 하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도 금융회사들의 '묻지마 대출'에서 나온 거 아니에요. 소득도, 자산도 없는 사람한테도 거의 돈을 뿌려 줬으니... 오바마 대통령이 뒤늦게 금융개혁을 추진하면서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 기관을 만든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유 교수는 "오로지 돈벌이용으로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회사뿐 아니라 악성적인 추심 행위를 벌이는 것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면서 금융 소비자의 인권 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주빌리 은행 출범과 함께 빚 탕감 운동을 우리 사회에 적극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일부 빚을 가진 사람들이 자칫 자신의 빚도 탕감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시중은행 같은 그런 은행은 아니다. 게다가 특정 개인의 빚을 직접 탕감해주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수십, 수백 조 원에 달하는 부실채권 시장에서 어떤 특정 개인의 빚을 찾아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 주빌리 은행은 원금의 7%만 갚으면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하는데.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어떤 특정 개인의 부실채권을 우리가 사들이는 게 아니다. 대신 부실채권이 거래되는 시장이 따로 있다. 회계법인에 자문을 구했더니, 요즘 시장에서 거래되는 악성 부실채권의 경우 원금의 5-6% 수준이라고 한다."

- 원금의 5% 내외에서 부실채권을 사들여서, 채무자에게 7% 원금만 받고 빚을 없애준다?
"(고개를 끄덕이며) 기본적으로 부실채권을 사들이기 위한 종잣돈은 기부 등을 통해서 마련하고, 향후 채무자들이 낸 돈으로 다시 (부실)채권을 사들여 소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생활 자체가 정말 힘들어서,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겐 그냥 (빚을) 탕감해 준다."

"주빌리 은행은 지옥에서 채무자들 벗어나게 해주는 곳"

그와 만나기 앞서, 관련기사의 누리꾼 반응을 살펴봤다. '의미 있는 행동'이라는 격려의 댓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오히려 '도덕적 해이', '악용'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에게 물었다. '취지는 좋지만, 빚을 의도적으로 갚지 않는 등 악용하는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고. 그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의 말이다.

"세상에 아무리 선한 목적을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악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우리의 운동도 모든 빚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빚을 졌으면 갚아야죠. 문제는 빚을 갚기 어려운 사람에게 무리하게 빚을 내주고, 본인은 물론 가족을 상대로 인간으로 견디기 힘든 공포와 수치심, 자괴감 등을 갖도록 해서 빚을 받아내는 거예요. 이런 비인간적인 지옥 같은 곳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에요."
 

기사 관련 사진
▲  유종일 교수는 "오로지 돈벌이용으로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회사뿐 아니라 악성적인 추심 행위를 벌이는 것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면서 금융 소비자의 인권 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유 교수는 "내일(27일) 출범식 때 50억 원 어치의 부실채권을 진짜 불로 태워 없애는 퍼포먼스도 벌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서울시청 안 사민청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유 교수를 비롯해 공동은행장으로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정관계 인사들은 각자 받아든 부실채권을 소각했다.)

이에 앞서 그동안 '빚 탕감 운동'을 벌여온 사단법인 희망살림은 작년 4월 이후 모두 51억원 어치의 부실채권을 소각했었다. 유 교수는 "희망살림과 이번 소각분까지 합하면 모두 100억 원 어치의 빚이 사라졌다"면서 "앞으로도 부실채권을 더 적극적으로 매입해서, 빚 탕감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이렇게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3년에 대한 간단한 평가를 부탁했다. 한국경제를 '가라앉은 세월호'에 빗대면서, "국내외 경제위기라는 엄청난 풍랑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호'는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경제활성화를 하고싶 다면 대통령 스스로 약속한 경제민주화를 지키면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제껏 그래 왔듯이 그 약속이 지켜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천안함 인간어뢰설 소스는 탈북자”

김상균 전 MBC PD 박사학위 논문 “파공→기뢰→어뢰→파편 찾아라→3일만 참으면 북을…”
 
입력 : 2015-08-31  12:58:03   노출 : 2015.08.31  17:03:45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침몰 이후 원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을 때부터 보수언론이 탈북자 등 출처가 모호한 소스를 근거로 북한소행설을 추정해왔으며 ‘3일만 참아주면’과 같은 전쟁불사론을 펴온 반면,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적해왔다는 연구논문이 나왔다.

김상균 전 MBC PD가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언론매체전공)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보수언론의 천안함 침몰 사건의 보도에 관한 사례 연구-원인 프레임의 심층 분석을 중심으로-’는 지난 7월 심사에 통과해 지난 28일 언론에 공개됐다.

이 논문은 지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침몰 이후 2015년 4월 30일까지 천안함 사건 관련 조중동의 모든 기사를 대상으로 각종 유형과 특징을 분류하고 기사에 담긴 함의를 분석했다.

김 전 PD는 조중동의 지난 5년간 천안함 보도에 대해 △‘적대적 공생관계론’과 ‘안보상업주의’에 의해 ‘북한 소행설’을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 프레임으로 추정·예단하고 확정했으며 △사건 발생 초기부터 ‘북한 소행설’을 추측 및 예단했고 △북한소행설 이외의 대항적 프레임(기뢰, 좌초, 충돌 및 과학적 반박)에 대해 왜곡하거나 축소·배제했다고 평가했다.

조중동의 첫 보도는 천안함 침몰원인을 파공으로 전했으나 금새 지면에서 사라졌다는 점이 지적됐다. 김 전 PD는 “2010년 3월 27일자 보수신문 3사 보도는 ‘밑바닥 파괴’(조선), ‘배 밑바닥 구멍’(중앙), ‘선미 구멍’(동아) 등 파공을 사건의 원인으로 제목을 뽑았다”며 “그러나 파공은 곧 지면에서 사라지고 어뢰와 기뢰가 가장 빈번하게 보도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천안함 사건의 최초 보도인 YTN의 제1보도 좌초 또는 충돌론이었다는 점도 언급됐다. 김문경 YTN 기자는 2010년 3월 26일 밤 10시24분 ‘YTN투나잇’에서 “사고와 관련해 군 당국으로부터 간접적으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 해군 초계함이 ‘뭔가에 충돌한 뒤에 뭔가에 부딪힌 뒤에 충돌’한 것으로 군 관계자가 전하고 있다”며 “뭔가에 충돌한 부분이 바위에 충돌했는지 아니면 다른 무엇에 충돌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고 김 전 PD는 강조했다.

   
조선일보 2010년 4월 22일자 4면
 

이후 조중동의 보도는 북한 소행설로 가져가기 위해 출처가 불분명한 탈북자를 인용했다고 김 PD는 지적했다. 

-<“북, 자폭임무 ‘인간어뢰’부대 있다”>(동아 2010 3월 29일자 6면) : 탈북시인 장진성씨 주장
-<북 해상저격부대 소행 가능성 제기>(조선 3월 30일자 5면) : 고위탈북자들 “기뢰 매단 2인용  잠수 어뢰정 타고 침투 땐 감지안돼”
-<‘북 인간어뢰’ 바닷속 자살폭탄>(조선 4월 22일자 주용중 유용원)
: 탈북시인 장진성씨는 “북한의 인간어뢰부대는 잠수함 승조원들보다 우대 받고 있으며 모든 훈련이 자폭위주로 돼 있다”고 보도

이를 두고 김 PD는 “남북관계가 극도로 적대적일 때마다 대북정보의 기근현상을 겪는데, 이럴 때마다 북한 보도의 정보원으로서 탈북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가장 논란이 된 인간어뢰 공격설 기사의 경우 탈북시인 장진성을 비롯한 탈북자들을 정보원으로 인간어뢰 부대가 천안함을 공격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LA타임즈와 같은 외신에선 “한국 배의 침몰과 관련, 제임스 본드 이론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풍자하는 보도도 있었다.

이를 두고 김 전 PD는 코바크 로젠스티엘이 그의 저널리즘 관련 저서 ‘저널리즘의 기본원칙’(2007/2009 141~142)에서 “절대로 없었던 것을 추가하지 말라, 절대로 수용자를 속이지 말라, 당신의 방법들과 동기에 대해 최대한 투명하라”고 경계한 것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PD는 조중동이 천안함 침몰원인 키워드인 어뢰 기뢰 좌초 등을 비교한 결과 초기 나흘간은 기사에 기뢰라는 단어가 어뢰보다 많이 등장했지만 그 이후부터 어뢰의 빈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김 PD가 천안함 사건 제1국면으로 설정한 2010년 3월 27일부터 4월 26일까지 천안함 기사에 ‘어뢰’가 등장한 빈도는 조선이 135회, 중앙 111회, 동아 82회인 데 반해 한겨레는 68회였다고 전했다. 기뢰의 경우 조선 114회, 중앙 87회, 동아 69회, 한겨레 71회인 반면, 좌초의 경우 조선 13회, 중앙 12회, 동아 10회, 한겨레 9회였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건 발생 나흘간 조중동의 천안함 사건 보도엔 원인진단과 관련해 기뢰폭발 가능성 등 몇가지 원인과 원인진단에 관한 신중설, 북 공격 가능성, 버블효과, 북한 인간어뢰 등 다양하게 보도됐다고 김 전 PD는 전했다. 동아일보는 3월 27일자 <백령도 인근서 폭발로 선미 구멍>에서 “군과 정부는 북한의 어뢰 공격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북한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천안함 침몰후 초기 사흘간로 좁힐 경우 조중동의 침몰원인 보도에선 어뢰보다 기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할 대상이라고 김 전 PD는 전했다. 그가 집계한 3월 27일부터 4월 3일까지 천안함 보도 중 어뢰 좌초 기뢰를 사용한 빈도의 추이를 보면, 3월 29일엔 어뢰의 경우 총 25회(조선 10, 중앙 9, 동아 6 - 한겨레 4), 기뢰의 경우 27회(조선 11, 중앙 9, 동아 7 - 한겨레 7)였다. 30일엔 어뢰 15회 (조선 7, 중앙 6, 동아 2 - 한겨레 1) 기뢰 30회(조선 11, 중앙 8, 동아 10 - 한겨레 5)였으며, 31일엔 어뢰 11회(조선 6 중앙 2 동아 3 -한겨레 2) 기뢰 17회(조선 8, 중앙 4, 동아 5 - 한겨레 5)였다. 김 전 PD는 “사흘에 걸쳐 연이어 어뢰보다는 기뢰가 천안함 외부 공격설의 수단으로 언급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4월 들어서부터 어뢰의 잔해(파편)를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가 쏟아졌다. 이는 기뢰의 경우 공격의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김 전 PD는 ‘아이서퍼’로 검색한 결과 천안함 보도 중 ‘파편’이라는 키워드를 지닌 기사 수가 4월 2일부터 5월 14일까지 조중동에서 120개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사건이 당시 지방선거를 전후로 조중동의 안보상업주의 또는 이른바 ‘전쟁불사론’으로 이어진 점도 도마에 올랐다. 조선일보는 그해 5월 24일자 31면 오피니언면 <국민의식, 천안함 이전과 이후>에서 “천안함 테러는… 안보는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착각해온 한국인들에게 던져진 경고”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앙일보의 경우 김진 당시 논설위원이 같은 날짜 <김진의 시시각각 “국민이 3일만 참아주면…”>에서 “국민이 3일만 참아주면 북한의 핵심 목표를 폭격해 전쟁을 승리로~”, “천안함이 피격된 만큼 잠수함 기지를 응징하는 것은 정상적인 나라에서 내놓을 수 있는 정상적인 선택. 정의를 실행하려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대목에 대해서도 김 전 PD는 주목했다.

   
천안함 함미
 

이에 반해 북한소행설을 반박하는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됐으며 종북몰이의 대상이 된 점도 조중동 보도의 특징이었다고 김 전 PD는 분석했다. 그는 “서재정 이승헌의 백색 흡착물질 반박, 신상철의 스크루 변형, 러시아보고서의 좌초 후 기뢰설, 안수명의 어뢰가능성 희박 문제제기 등 이들 집단 지성의 합리적 의심이나 과학적 문제제기는 보수언론에 의해 축소 왜곡 배제되거나 보도되지 않았다”며 “최종보고서와 다른 이견을 제기한 집단 지성은 ‘종북몰이’의 대상이 됐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김 전 PD는 기자 PD 등 현업언론인과 대북전문가들의 심층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김 전 PD의 논문에 수록된 지상파 방송사의 정치부기자 D씨는 “현장에 있는 기자들의 고민이 그런 거였던 것 같다”며 “북한에 대한 너의 태도는 무엇이냐…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온한 것처럼 느껴지는… 북한을 매개로 하는 저널리즘의 본질 문제가 돼 버렸다”고 고백했다.

중앙일간지 미국특파원 출신의 정치부 기자 F씨는 “정부가 발표한 견해와 다를지라도, 합리적으로 의문점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일단 제시해주는 것이 잠정적인 역할”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끝까지 추적을해서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그냥 딱 내용 알 것도 없고 북쪽이 했다고 해야만 여러 가지로 설명이 잘되고 자기네들끼리 단결할 수 있다는 것만 갖고도  북한 소행이 돼 버리는 것”이라며 “정치판에서는 실체적 진실이 중요하지 않다… 정부에서도 보수정권인 경우  맘놓고 하고 또 언론이 도와주고 이해관계가 일치하니까”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상훈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트리뷴 기자는 천안함 최종 보고서를 보고도 단정적으로 보도할 수 없었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왜 북한 잠수함이 쏜 어뢰에 피격됐다고 쓰지 않느냐’는 크리스토퍼 넬슨의 리포트(UPI 출신 기자가 발행하는 사설 유료 이메일 정보지) 내용에  대해 답장을 보냈다. ‘나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북한이 했다고 쓰지 않는다. 단지 남한과 다른 나라들이 북한이 했다고 말한다고 쓴다. 인양된 어뢰추진체가 해당하는 사건의 어뢰추진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여러 사람이 있지만,  그 어뢰가 북한 어뢰라고 해도 누가 현장에서 총을 발견했다고 하는 거지, 총을 쐈다는 증거는 없지 않느냐… 북한의 잠수함이 어뢰를 쏴서 천안함이 피격됐다는 증거가  ‘갖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이렇게 볼 수밖에 없다’ 뭐 이런 식이다… 제대로 된 기자라면 한국과 미국이 주장한다는 걸로 쓸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내가 그 결론을 믿느냐 안믿느냐 그건 별개의 문제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답변이 왔다”

 

 
조현호 기자의 트위터를 팔로우 하세요. mediacho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칼날 위의 댄싱' 앞두고, 김정은 참수 작전이라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과 안갯속의 동아시아

15.08.31 20:49l최종 업데이트 15.08.31 20:49l

 

 

기사 관련 사진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과 노동개혁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한 뒤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일본 보수언론 산케이가 31일,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명성황후에 비유했다. "이씨 조선(조선시대)에도 박 대통령과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다. 민비(명성황후를 낮춰 부름)는 '사대주의 도착(倒錯)'으로 암살됐다"라는 것. 동아시아의 2차대전 종전70년 외교무대에서 일본 우파세력들이 야만과 광기의 민낯을 드러냈다. 

식민지배와 러일전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아베의 종전 70주년 담화의 연장선이다. 지난 8.25 남북합의 이후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도 김정은 위원장 참수 작전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말의 성찬을 통해서 남북대화 전략을 관철시켜야할 국면에서 국익을 훼손시키는 극단적 언어 사용이다.  

박근혜 대통령 명성황후 비유는 산케이의 야만 

이러한 극단적 언어들이 난무하는 것은 현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통찰없이 감정의 분출을 통해서 자기 만족을 얻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지금 동아시아는 칼날 위에 서 있다. 중국 전승절 행사가 대표적이다. 중국은 작년부터 전승절을 국경일로 지정했는데, 전승절은 단순한 축제나 명절이 아니다. 복잡한 동아시아 정세속에서 피말리는 외교전쟁터가 바로 전승절 행사이다. 

중국이 작년부터 전승절 행사를 국경일로 정한 것은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반발 차원이었다. 하지만 그 본질은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중국이 군사굴기를 하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 위협을 구실로 한미일을 묶어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할 것이다. 러시아도 지난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서 야르 24 다탄두 미사일을 공개했다. 미국의 MD 구축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는 미사일도 당연히 타탄두 미사일일 것이다.  

중국 전승절은 칼날 위의 댄싱

중국은 미국을 향해서 태평양은 넓으니 나눠 쓰자고 말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자유로운 항해라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기 위한 고난도 전략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서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중국 인민해방군 열병식도 관람한다. 과거 동구권이었던 체코를 제외하면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다. 미국의 속이 편할 리 없다. 

우리는 지금 통일, 외교, 국방문제가 실타래처럼 뒤엉켜서 돌아가는 매우 예민하고도 중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남북관계를 잘 풀어내면서 한중관계, 한미관계, 한일관계에서도 새로운 창의적 해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의 참수 발언이 매우 부적절한 이유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으로 한중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진다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시진핑 주석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중의 거리가 가까워진 상황에서 남북의 거리마저 좁혀지면 오바마의 아시아회귀정책은 성과 없이 마무리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많은 성과를 냈지만, 미국 대통령들이 그랬듯이 임기 막바지가 될수록 업적(legacy) 만들기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로 북한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이 중국에 접근하고 북한에 접근하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정부로서는 미중 사이에서 어떤 자리에 서야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개선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도 난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미중의 치열한 신경전
 

기사 관련 사진
▲  북한의 잠수함 수십 척이 동·서해 기지를 이탈해 위치가 식별되지 않아 우리 군이 탐지전력을 증강해 추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식별되지 않은 잠수함은 전체 전력 70여척의 70%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으며 6·25전쟁 이후 최대 이탈률이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해 5월31일 새로 제작한 기록영화 '백두산 훈련열풍으로 무적의 강군을 키우시여'에서 공개한 북한 잠수함과 잠수함 기지.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8.25 합의 이후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치적 홍보를 위해서 사실과 다르게 언론보도를 유도해냈다. 남북협상 중 박 대통령이 철수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대표적이다. 국방부 대변인은 장관도 모르게 북한의 잠수함 50척이 식별이 안 된다고 언론에 흘렸다. 한미연합사의 대북경계태세가 워치콘3로 상향조정된 상태에서 한미연합사의 북한 잠수함 식별능력이 어떤지를 북한에 알려준 셈이다.

8.25 합의를 잘해놓고 점수를 까먹은 것이다. 계속 논란이 될 소지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 전승절 참석 이후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중이 협력해서 북한을 압박했다"는 식의 홍보전략을 짤 것이다. 미국의 시선이 불편해서 중국에 쏠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애꿎게 한미동맹 강화를 끌어들일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리커창 총리와 회담 등을 통해서 분명 한중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이는 현 국면이 통일, 외교, 국방 분야에서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무척이나 중요해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국면에서 최악은 국내의 청중들을 의식한 어설픈 언론 플레이가 될 수 있다. 

백척간두는 아닐지언정 통일, 외교, 국방의 3각 안보분야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는 청중들은 연주자들이 청중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열연에 대해서는 환호할 것이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보수단체, 도 넘은 폭력 폐륜 행위

 
 
김승교 변호사 운명일 상임 공동대표 사무실 폭력행사
 
이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8/31 [20: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극우 수구세력들이 오늘 운명한 김승교 변호사가 상임공동대표로 있는 민권연대 앞에서 폭력 시위를 벌여 인면수심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 사진제공 민권연대




어버이 연합 등극우 수구세력의 폭력 행위와 패륜행위가 도를 넘었으나 경찰 등 공권력은 이를 강력히 처벌하지 않아 시민사회단체들로 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수구단체들은 오늘 운명한 김승교 변호사가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사무실을 급습하여 시위를 벌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민권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보수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노인들이 2층 사무실 문앞에서 문을 열려고 시도하다 문을 열어 주지 않자 2층 복도에 북의 선대지도자들을 포함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진과 인공기를 접착제를 이용해 붙인 후 검은 테이프로 사진위에 X표시를 붙였다.

▲ 극우 보수세력이 민권연대 사무실 복도앞에 접착제를 이용하여 북의 지도자들 사진과 인공기를 붙인 후 훼손하는 동족 대결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했다.민권연대     © 사진제공 민권연대



이들은 이후 사진을 짓 밟거나 발로 찢는 행위도 서슴없이 자행했다. 수구단체 회원들은 민권연대의 사무실 보호 요청을 받고 도달한 경찰들에 의해 밀려나자 건너편 길거리에서 1시간동안 황 선, 윤기진을 구속하라! 이적단체 민권연대 즉각 수사하라! 이적단체 민권연대 강력 처벌하라! 이적단체 민권연대 즉각 해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일부 회원들은 사무실 유리창을 향해 계란을 던지는 폭력행위도 서슴치 않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아무리 원수지간이라 하더라도 상중에는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는 것이 예의인데 단체 상임대표가 상을 당한 날 사무실 앞에서 난동을 벌인 것은 인면수심이며 패륜적 행위로 법 이전에 인간으로서 기본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공안당국은 얼마전 간암 말기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김승교 변호사 자택을 압수수색해 빈축을 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北 김양건, '8.25합의 이행한다'..대북전단 중단 요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09/01 04:51
  • 수정일
    2015/09/01 04: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부, 국민 기본권과 주민 신변안전 균형있게 고려할 것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5.08.31  11:43:52
페이스북 트위터
   
▲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을 만나 대남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8.22~25)에 참석한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지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합의에 대한 이행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최근 국방부가 거론한 ‘참수작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건 비서는 지난 27일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3주기를 앞두고 평양을 방문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을 만나 한국 정부에 보내는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세계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세계일보>가 박 명예회장을 인용해 보도한 김 비서의 메시지는 먼저 지난 25일 공동보도문 4항에서 명시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해 8.25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것.

김 비서는 “우리는 준전시상태도 해제하고 이산가족 문제도 아주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약속한 것은 다 (이행)하고 약속 어기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남쪽에서도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리가 좋은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주고 합의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뜻을 전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비서는 최근 한국 국방부가 ‘참수작전’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군부에서 ‘참형’이라는 말을 쓸 수가 있냐”며 “(협상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뒤통수를 치면 내가 무슨 힘을 갖고 다른 일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은 “김 부장이 ‘제발 더 이상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며 ‘어떻게 국가원수에게 ‘참형’이라는 말을 하느냐’고 하더라”며 “그는 ‘기껏 (고위 당국자 접촉) 합의해 놓고 나니까 참형이라는 말이 나오니 기절초풍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비서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구도 했다.

박 명예회장은 “김 부장이 ‘삐라하고 확성기하고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며 ‘확성기 방송을 안 하기로 합의했으면 융통성있게 삐라도 보내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북)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신뢰 프로세스를 믿을수 있도록 믿음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북측이 공개적으로 8.25합의를 지키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기 때문에 그 합의 사항이 잘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입장이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메시지를 전해 들었다며, 합의이행에 대한 기대를 밝힌 후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법적인 근거없이 강제적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과 지역 주민의 신변안전 보호 측면 등을 균형있게 고려해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8.25민족합의를 파탄내려는 미국 발 반북공세

 
분석과 전망 2015/08/31 22:11

한반도 전쟁계획 작계 5015’ 완성

<분석과전망> 8.25민족합의를 파탄내려는 미국 발 반북공세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8.25민족합의는 남북관계가 좋게 발전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내외의 반민족 세력들이 민족전체의 머리 위에 불러들였던 전쟁위험을 우리민족이 지혜와 힘을 합쳐단숨에 몰아낸 것이었다.

 

8.25민족합의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전쟁위험이라는 그 화를 복으로 바꾸어낸 것이었다.복은 남과 북이 이산가족상봉에 이어 당국회담 그리고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게 될 것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의 길을 열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이후남북관계 개선의 길은 순탄하게 열리게 될 것인가?

 

그렇게 확정해 전망하는 정세분석가는 별로 없다.

이후에 많은 우역곡절이 동반될 것이라는 것은 기간 남북관계 발전 역사가 웅변해준다.

그 역사는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의 길에 최고최대의 걸림돌은 미국이 만들어낸다는 사실도 수두룩하게 기록해두고 있다.

 

작전계획 5015’는 미국의 한반도전쟁계획 완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대륙간탄도미사일전략폭격 등 기존 ‘3에 참수(斬首·decapitation)작전을 추가했다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육군 준장)이 27일 한국국방안보포럼 세미나에서 발제문을 통해 한 말이다미국이 그동안 북한에 대한 핵 억제전력을 기존 ‘3으로 구성하고 있었는데 ‘4으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참수작전에 대해 섬뜩해 했다. IS의 끔찍한 참수를 떠올려서다.

 

군사전문가들에게는 익숙한 것이었다적이 핵과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는 명확한 징후를 보이면 이 무기의 최종 승인권자를 제거해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참수작전이다미국이 과거 이라크 전쟁과 리비아 내전에서 독재자 제거를 위해 이 작전을 적용해 유명해졌다.

 

미국의 대북 참수작전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징후가 보이면 핵무기 승인권자를 미리 공격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반북공세 치고는 빠르다. 8.25민족합의문은 아직 잉크가 마르지 않은 상태다.

또한 노골적이다한국군부를 통해 미국은 그렇게 자신이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했음을 세세하게 공개를 하고 나선 것이다.

 

언론에 공개된 것에 따르면 미국의 새로운 작전계획은 5015지난 6월 완료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작계로 5027이 꼽힌다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만든 것이었다작계5029도 빼놓을 수가 없다북한의 이른바급변사태에 대비해 만들었다는 작계다.

 

미국은 그러나 기간의 작계가 북한의 비대칭 공격과 기습공격 대응에 취약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7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크게 강조되었던 것도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이번 5015미국이 새롭게 수립한 작계5015는 5027과 5029를 통합한 것이다여기에서 더 나아가 평시 작전태세까지도 통합시켜냈다. 5015가 5027을 단순히 대체한 것이 아닌 이유다.

 

작계 5015의 골자는 선제공격이다. 5015에 있는 ‘4D’ 전략에서 확인된다탐지 (detect)와 방어 (defend), 교란 (disrupt), 파괴 (destroy)를 합한 개념이 ‘4D’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포괄적 억제와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사전 탐지와 방어교란파괴 능력을 강화시키는 가운데 북한의 공격 징후가 뚜렷할 경우 예방적 차원에서 선제공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4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기습도발이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어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강조한 것이 그 ‘4D’ 였다.

 

미국의 작계는 테이블 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곧바로 훈련에 적용된다그리고 그 훈련을 통해 수정 보완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되게 된다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그 훈련이다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미국이 수립한 대북작계를 적용하는 훈련이면서 동시에 이 작계를 수정보완하고 완성시키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8월 17일부터 진행되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도 작계 5015의 적용훈련이었다.

미국이 최근, B-2 스텔스 폭격기 석 대와 운용요원 225 명을 괌의 앤더슨 기지에 순환배치했던 이유다이번 UFG에 미국이 B-52를 참여시키려고 했던 것도 그 일환이었다.

 

이를 위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4월 한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신형 스텔스 폭격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배치 계획을 밝혔었다.

이는 미국이 대북선제공격의 전략자산의 기본을 B-2스텔스전략폭격기 B-52 폭격기 등에 두고 있음을 또렷히 해주는 것으로 된다.

 

이제미국의 대북전쟁계획은 작계5015’로 완성되어 SLBM, ICBM, 전략폭격기 그리고 참수작전으로 확정되었다.

 

참수작전 구상과 ‘4D’ 개념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선제공격전략인 작계5015’의 완성은 한반도 안보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놓는다.

 

작계 5015는 미국이 말하는 군사적 충돌 억지책이 결코 아니다작전계획 5015의 위험성은 그것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 아니라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그 위험성과는 차원을 근본적으로 달리한다.

 

작계 5015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미국은 전략자산을 총 동원 선제타격을 할 수 있게 된다참수작전도 동시에 가동된다.

 

전시가 아니어도 이 계획은 얼마든지 실행될 수 있다이제 단 한치의 군사적 충돌 위험조차 곧바로 전쟁으로 발전되게 된다.

국지전을 전면전으로 확전시키고 재래식전쟁을 핵전쟁으로 비화시킬 위험천만한 계획이 작계 5015의 본질인 것이다.

 

이제남북 간의 사소한 군사충돌 혹은 북미 간 군사대결 첨예화는 남북 간의 그것이 아니게 되었다필연적으로 북미 간 전면전 더 나아가 세계3차대전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반도 안보지형 변화의 핵심이 이것이다.

 

 

 

 

 

8.25민족합의를 파탄내려는 미국의 군사적 공세를 무력화하는 것은 우리민족끼리

 

미국이 작계 5015를 수립한 것이 북미군사대결전을 첨예화하는 것이라면 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미국이 이를 한사코 공개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미국이 한국군부를 통해 작계 5015’ 수립 사실을 공개했다는 것이 갖는 정치군사적 의미는 현재 정세에서 사실상 대단히 각별하다.

 

공개만으로도 한반도 긴장격화 그 자체다미국이 언제라도 필요로 하는 그 긴장이다미국의 의도에 따르면 이제 그 긴장은 한반도에 항구적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장에 핵심적인 것이 있다. ‘작계 5015’ 수립 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통해 8.25합의를 무력화하려는 미국의 전술구사라는 것이 그것이다.

 

미국본토와 공고한 선을 형성시키고 있는 한국의 국방부는 8.25합의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을 것이다국방부의 조상호 육군 준장이 거침없이 앞장으로 나와 참수작전을 공개한 것이 갖는 본질적 의미가 이것이다.

 

8.25합의를 파탄내려는 미국에 맞서고 이를 무력화하는 데에서 다른 방도는 없다다른 길도 없다오직 우리민족끼리 뿐이다.

 

박근혜대통령은 8.25민족합의와 관련 당일 남북이 합의한 사업들이 후속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서 남북간에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었다.

우리민족끼리 힘과 지혜를 모으는 데에서 박대통령의 입장이 여전히 중요한 대목이 되는 결정적 이유다.

 

남이든 북이든 8.25합의를 거슬리는 그 모든 그 어떤 것들에 대해 민족적 관점을 튼튼히 틀어쥐고 경각심 있게 그리고 실천적인 태세로 접근해야하는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8월위기사태는 어떻게 평정되었는가?

8월위기사태는 어떻게 평정되었는가?
 
한호석의 개벽예감 <170>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5/08/31 [16: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8월위기사태가 난해하게 보이는 까닭
2. 군사적 대응과 정치적 대응
3. 미국 국방부를 소스라치게 놀라게 한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의 출동
4. 미국 국방부의 대북전쟁계획 수정, 갱신은 헛수고다
5. 승자와 패자를 가른 남북고위급접촉
 

▲ 최전방철책 목함지뢰 폭발 사건 tod 영상, 한국측 지대가 높아 국군들이 뿌린 발목지뢰가 바로 전에 내린 비로 흘러내려 철책 통문에 걸렸다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정부는 명백한 근거 없이 북의 소행으로 단정지었다. 그 바람에 심각한 전쟁위기까지 가게 된 것이다.     ©자주시보

 

 

1. 8월위기사태가 난해하게 보이는 까닭


한반도 군사정세는 참으로 난해하다. 전쟁재발위험이 상존하는 정전상태가 60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도로 격화되었기 때문에 그렇다. 그처럼 난해한 한반도 군사정세들 가운데서도 2015년 8월에 조성되었던 위기사태야말로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사태로 보인다. 8월위기사태를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심층분석이 요구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대로, 8월위기사태의 발단은 8.4지뢰폭발이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한미연합군과 조선인민군이 각각 비무장지대에 매설한 지뢰가 모두 몇 발이나 되는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동아일보> 2015년 8월 12일 보도기사에서 비무장지대에 매설된 지뢰가 무려 200만 발에 이른다고 추정하였으니 비무장지대야말로 전 세계에서 지뢰매설밀도가 가장 높은 극도로 위험한 지대임은 분명하다.

 

지표면 밑에 얕게 매설된 지뢰가 폭우로 쉽게 유실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며, 8.4지뢰폭발 직전인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그 일대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것도 사실이며, 지뢰폭발이 일어난 지점이 군사분계선으로 통하는 철책통문으로 드나들기 위해 파놓은 한국군의 수색통로여서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지면 빗물, 토사에 뒤섞여 그 통로 안으로 밀려드는 유실지뢰가 철책통문에 가로막혀 철책통문 앞뒷쪽에 파묻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사실이다.

 

<동아일보> 2015년 8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은 빗물과 토사에 휩쓸려 유실된 지뢰를 탐색, 제거하는 작전을 해마다 실시해오는데, 2014년만 해도 유실된 대전차지뢰 312발과 유실된 대인지뢰 121발을 제거하였다고 한다.

 

주목하는 것은, 한국군이 제거한 유실지뢰들이 모두 조선인민군 지뢰들이 아니라, 한미연합군 지뢰와 조선인민군 지뢰가 뒤섞여 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2015년 8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기간에 한국군은 폭우로 유실된 조선인민군 목함지뢰 260여 발을 수거하였다고 하는데, 나머지 수거된 유실지뢰들은 한미연합군 지뢰들인 것이다.

 

8.4지뢰폭발이 일어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일대가 특히 유실지뢰위험지역으로 악명이 높은데, 2015년 8월 23일에도 한국군 병사가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던 중 수색통로 안에 유실된 대인지뢰를 밟아 부상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파주시 비무장지대에서 8월 4일에 폭발한 지뢰 3발은 조선인민군이 군사분계선을 은밀히 월선하여 440m나 남쪽으로 내려가 매설한 지뢰들이고, 그로부터 19일 뒤에 연천군 비무장지대에서 폭발한 지뢰 1발은 한국군이 매설하였으나 폭우에 유실되어 수색통로 안으로 밀려들어간 지뢰였다고 각각 발표하였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8.4지뢰폭발현장에서 5종 43개의 잔해물을 수거하였는데, 그 잔해물 가운데 용수철과 목함파편이 조선인민군 목함지뢰의 용수철 및 목함과 각각 일치했다고 발표하였으나, 8.23지뢰폭발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한국군 합참본부는 8월 4일 지뢰폭발현장에서 수거한 5종 43개의 수거물이 모두 3발의 목함지뢰에서 나온 수거물들인지 아니면 그 가운데 일부만 목함지뢰에서 나온 것이고 다른 일부는 목함지뢰가 아닌 다른 지뢰에서 나온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여 밝히지 않았다.

 

그러한 불명확한 발표는 8.4지뢰폭발과 8.23지뢰폭발에 대한 의문과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지뢰폭발은 불명확한 발표로 의문과 의혹이 생겨난 난해한 사건이었는데도, 한민구 국방장관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2015년 8월 5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8.4지뢰폭발이 북의 소행으로 일어난 지뢰도발사건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하였다. 국방장관의 보고는 그처럼 사실확인보고가 아닌 추정보고였는데도, 국방장관의 그런 추정보고는 8월 10일 한국군 합참본부의 대북경고성명 발표를 계기로 하여 기정사실로 되었고, 합참본부의 대북경고성명이 나오자마자 한국군은 “북의 지뢰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대북확성기방송을 재개하였다. <서울신문> 2015년 8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대북확성기방송을 재개하는 의견을 제기한 사람은 한민구 국방장관이고,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공식결정을 내린 곳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다.

 

대북확성기방송은 한국군이 오전 1시부터 5시 사이에 감행하는 대북심리전방송인데,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정전상태에서 전개되는 심리전은 교전상대를 자극하는 군사활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한국군이 대북심리전방송을 재개하여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무력충돌위험이 조성된 2015년 8월 20일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포격사건까지 일어나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켰다. 한국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당일 한국군 28사단 예하부대 주둔지의 인근 야산으로 14.5mm 고사총 1발을 쏘았고, 그로부터 약 20분 뒤에는 76.2mm 평사포 3발을 군사분계선 남쪽 700m 비무장지대 안으로 발사하였는데, 한국군은 그에 대응하여 군사분계선 북쪽 500m 비무장지대 안으로 155mm 자주포 29발을 발사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인민군은 자기들이 그런 포격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당일 그 지역에서 오발사건도 없었다고 해명하였다. 민통선 남측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조선인민군이 발사하였다고 한국군 당국이 발표한 고사총 및 평사포 포성은 듣지 못했고, 한국군이 발사한 자주포 포성만 들었노라고 현장취재기자에게 밝혔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8.4지뢰폭발사건과 마찬가지로, 8.20포격사건도 의문과 의혹을 불러일으킨 난해한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군의 대북심리전방송 재개와 155mm 자주포 대북위협사격이 조선을 심히 자극한 까닭은, 그 두 돌발사건이 두 종류의 대북공격연습이 연속적으로 실시된 시기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은 한미통합화력훈련이 시작되기 이틀 전인 8월 10일부터 재개되었고, 한국군의 155mm 자주포 대북위협사격은 한미통합화력훈련과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 중에 일어났던 것이다.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각종 화력타격수단들을 동원하는 대규모 대북화력타격연습인 한미통합화력격멸훈련은 8월 12일부터 8월 28일까지 네 차례 실시되었고,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진행한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은 8월 17일부터 8월 28일까지 실시되었다.

 

한국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8월 10일에 재개한 대북심리전방송은 조선인민군의 지뢰도발에 대한 응징이고, 8월 20일에 강행한 155mm  자주포 대북위협사격은 조선인민군의 포격도발에 대한 응징이며, 한미통합화력격멸훈련과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은 대북방어연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8월 10일 대북심리전방송 재개→8월 12일 대북화력타격연습 시작→8월 17일 대북전쟁연습 시작→8월 20일 대북위협사격으로 이어진 사건들은 자기들에 대한 자극도수를 단계적으로 높여간 일련의 도발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더욱이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공개적으로 언명한 조선에게 있어서, 위와 같이 연속된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대북선제타격을 개시하기 위한 매우 위험천만한 도발행동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2. 군사적 대응과 정치적 대응

 

한국에서 8월 25은 평범한 날이지만, 조선에서 8월 25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혁명령도가 시작된 선군절이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년 전에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명한 날이다. 조선은 그처럼 뜻깊은 날이 돌아오기 전에 8월위기사태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것은 8월 10일부터 8월 20일까지 연속발생된 위기사태를 평정하는 것이었다. 원래 평정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난리를 평온하게 진정시킨다는 뜻인데, 2015년 8월 28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평정”하였다고 지적하였다. 조선이 8월위기사태를 평정하였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조선인민군은 한미통합화력훈련과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에 대응하여 8월 12일부터 특별경계태세에 진입하였는데, 대북심리전방송은 그보다 이틀 전인 8월 10일에 재개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군의 대북심리전방송은 조선인민군이 특별경계태세에 진입하기 직전에 시작된 일종의 대북선제공격이었던 셈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대북심리전방송은 조선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한국군이 일으킨 돌발행동이었으므로, 한미연합군의 대북화력타격연습과 대북전쟁연습에 대처하기 위한 조선인민군의 기존 8월작전계획에는 대북심리전방송에 대응하는 작전계획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선인민군은 한국군의 대북심리전선제공세에 맞선 역습을 3단계로 진행하였는데, 그 역습은 한국군에게 대북심리전방송을 중단하라는 시한부 최후통첩을 통보하고,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남북고위급접촉을 주동적으로 이끌어간 것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5년 8월 20일 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긴급소집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는 “남조선괴뢰국방부에 48시간 안으로 대북심리전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심리전수단들을 전면철거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결심”을 승인하였고, “(8월) 21일 17시부터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들이 불의작전진입이 가능한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이전하며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함에 대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하였고, “적들의 전쟁도발책동을 진압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대응계획”을 토의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8.20비상확대회의에서 군사적 대응계획을 토의하였다고 보도하지 않고, 정치군사적 대응계획을 토의하였다고 보도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8.20비상확대회의에서 군사적 대응계획만이 아니라 정치적 대응계획까지 토의, 결정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난 시기 조선에서 준전시상태가 선포된 적이 몇 차례 있었지만, 지난 시기에 선포된 몇 차례의 준전시상태는 모두 조선 전역에 적용된 것이었고 정치적 대응은 배제되었는데, 이번에 선포된 준전시상태는 조선의 전방지역에만 적용된 것이었고 정치적 대응까지 포함한 특징을 지니었다. 조선의 전방지역에 국한되고 정치적 대응까지 포함된 준전시상태가 선포된 것은 조선의 건국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왜 준전시상태를 조선의 전방지역에 국한시켰고, 정치적 대응까지 포함시킨 것일까?


원래 조선에서 준전시상태는 조선인민군의 주적인 미국군을 상대로 하여 일어나게 될 전면전을 예상하여 총공격태세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군의 대북심리전방송으로 일어난 8월위기사태는 조선인민군의 주적인 미국군이 아니라 그들의 부적인 한국군을 상대로 하여 일어날 국부적 무력충돌을 예상하여 공격태세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지난 시기와 달리 이번에 조선은 전방지역에 포진한 전선대련합부대들과 전방지역에 배치된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를 공격태세에 진입시킨 상태에서 남북고위급접촉을 주동적으로 이끌어가면서 정치적으로 대응하였던 것이다. 조선의 전방지역에서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가 공격태세에 돌입하였다는 사실은 <조선중앙통신> 2015년 8월 24일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그런데 8월위기사태에 대한 조선의 대응과정과 전혀 다르게,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주적인 미국군을 불시에 선제기습타격하는 것으로 전개되는 결전이므로 준전시상태를 대외에 선포하고 최후통첩을 통보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는 것이며, 더욱이 대미정치협상은 생각할 수도 없고, 오로지 조선의 전후방에 포진한 모든 무력단위들이 불의의 시각에 무징후선제공격을 개시하는 총력전이자 전면전으로 전개될 것이다.


조선이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전쟁준비태세를 각각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면, 이번에 한국군에게 시한부 최후통첩을 통보하고, 전방지역에 국한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남북고위급접촉을 주동적으로 이끌어간 조선의 긴급대응행동은 조국통일대전에 직접 연관되지 않은 국부적 무력충돌위험에 대응한 일련의 정치군사행동이었음을 알 수 있다. 

 

▲ 북 잠수함발사 어뢰가 섬 해안기지를 타격하는 모습, 폭발 위력이 매우 커 보인다.  이 정도면 단발에 항공모함도 성치 못할 것 같다.    ©자주민보

 

 

3. 미국 국방부를 소스라치게 놀라게 한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의 출동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2015년 8월 21일 17시부터 불의작전진입이 가능한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진입하였던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들은 조선의 전방지역에 포진한 보병군단들이다. 조선인민군의 2중무력배치상황을 보면, 전방지역에 4개 보병군단이 포진하였고, 그 바로 뒤에 4개 기계화군단이 포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전방지역에 포진한 4개 보병군단은 서부전선에 포진한 제2군단과 제4군단, 중부전선에 포진한 제5군단, 동부전선에 포진한 제1군단이다. 이 4개 보병군단 바로 뒤에 포진한 4개 기계화군단은 서부전선에 포진한 820전차군단과 815기계화군단, 중부전선에 포진한 620포병군단, 동부전선에 포진한 806기계화군단이다. 


위에 열거한 8개 군단들 가운데, 8월 21일 17시부터 불의작전진입이 가능한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진입하였던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는 제4군단과 제5군단이다. 황해남도에 포진한 제2군단과 강원도에 포진한 제1군단, 그리고 4개 기계화군단은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진입하지 않고, 특별경계태세만 취하였다. 이것은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시한부 최후통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2개 군단을 동원하여 국부적 대남공격을 단행하려는 전시상태에 진입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 1개 군단은 10만 명 병력으로 편성되었으므로, 이번에 조선인민군이 준비한 국부적 대남공격에는 2개 군단의 20만 병력이 동원될 판이었다.


조선인민군 1개 보병군단에 10만 명의 대병력이 배속된 까닭은, 그 보병군단이 자동보총, 박격포,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대전차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지상돌격부대들은 물론 전차부대, 장갑차부대, 방사포부대, 포병부대, 전술미사일부대까지 포함된 매우 강력한 무력단위로 편성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조선인민군 군단을 대련합부대라고 부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전방지역에 배치된 8개 군단들 가운데 불과 2개 군단만이 전시상태로 진입하여 공격태세를 갖추었는데도, 미국군은 심각한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군 지휘부가 얼마나 심각한 공포와 위협을 느꼈는지를 알려면, 미국 <CNN>방송 2015년 8월 24일 보도기사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주 이후 조선의 무력증강과 부분적 군사동원태세는, 북조선이 전쟁을 개시하려는 갑작스러운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에 한국을 방어하게 될 미국의 전쟁계획을 미국군 사령관들이 재검토해야 할만큼 미국 국방부를 소스라치게 놀라게 하였다(so much consternation)”는 것이며, 미국 국방부는 당시 진행 중이던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을 몇 시간 동안 중지시켜 미국군 사령관들이 대조선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는 것이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당시 미국군 정보기관들이 파악한 조선인민군의 부분적 동원태세는 전선지역의 일부 방공레이더기지를 가동시키고, 일부 포병부대를 비무장지대 가까이 전진배치하고, 전술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징후를 보이고, 연안수상함과 잠수함대의 3분의 1정도를 출동시킨 것이었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이번 준전시상태에서 조선인민군 연안수상함과 잠수함이 출동하였다는 사실이다.


<연합뉴스> 2015년 8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해군이 보유한 전체 잠수함 77척 가운데 70%에 이르는 50여 척을 동서해 잠수함기지들에서 동시에 출동시켜 미국군과 한국군이 그들의 항해위치를 식별할 수 없는 바다밑을 잠항하는 중이라고 하였지만, 미국 국방부는 잠수함과 수상전투함을 동시에 출동시켰다고 하였는데, 미국 국방부의 정보판단이 <연합뉴스> 보도내용보다 더 정확하다. 한 마디로 말하면, 당시 조선인민군은 잠수함만이 아니라 수상전투함도 함께 출동시킨 것이다.


원래 조선인민군 해군은 다른 나라 해군과 달리 잠수함과 수상전투함이 통합적으로 배속된 잠수함련합부대를 운용하는데, 그 동안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말로만 들어왔던 잠수함련합부대가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에 동서해에서 동시출동한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준 것은 <문화일보> 2015년 8월 26일 보도기사인데,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는 잠수함→고속정→미사일고속정→호위함 순으로 출동하였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해군의 무장력에 대한 정확히 알지 못한 <문화일보> 기자는 위와 같이 간단히 썼지만,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는 잠수함→40련장 122mm 방사포를 장착한 연속타격고속정→76mm 함포를 장착한 파도관통형 고속정→사거리 260km의 금성-3호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쌍동선체 스텔스 고속공격정→대잠작전헬기 1대를 실은 호위함 순으로 공격대형을 이루어 출동한 것이다.   

 

▲ 쌍동 선체 스텔스 고속정에서 금성-3호 북의 대함미사일     ©자주시보

 

이처럼 막강한 수중수상통합전투력을 지난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가 출동하였으니 정찰위성을 통해 그들의 출동장면을 주시하던 미국 국방부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5년 8월 24일 <CNN>방송의 취재에 응한 미국 국방부 관리는 “나는 미증유(unprecedented)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우리는 북조선 해군이 그렇게 움직이는 것을 이전에 본 적이 없다”고 실토하면서 자기들이 충격을 받았음을 인정하였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CNN>방송 2015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의 출동을 보고 겁을 먹은 미국군 지휘부는 원래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에 B-52 전략폭격기 1대를 동원하려던 계획이 조선을 자극하게 될 것으로 우려한 나머지 그 계획을 취소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에 B-52 전략폭격기를 동원하지 못했다.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완전무장을 하고 전시상태에 진입한 부대들은 최전방에 포진한 전선대련합부대들인데, 왜 잠수함련합부대가 동서해에서 동시출동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2015년 8월 21일에 긴급소집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상확대회의에서는 “불가피한 정황에 따라 전전선에서 일제히 반타격, 반공격에로 이행하기 위한 조선인민군 전선사령부 공격작전계획이 검토, 비준되였다”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불가피한 정황은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가 조준사격으로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시설을 파괴하는 경우 한국군의 반격으로 국부적 무력충돌이 일어나고, 그런 무력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되는 경우 조선인민군이 전전선에서 일제히 대규모 공격전에 돌입하게 되는 정황을 뜻한다. 그렇게 되면, 동서해에 동시출동하여 대기 중이던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들이 동서해에서 동시에 한국군 해군 함대를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불침함대라고 자처하는 미해군 항모타격단을 상대로 하여 자기의 전투력을 축적해왔는데, 그런 잠수함련합부대의 초강력한 기습공격을 막아낼 적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전투력에서 미해군 항모타격단에 비교될 수 없이 약한 한국 해군 함대의 운명이 조선인민군 잠수함련합부대의 기습공격 앞에서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4. 미국 국방부의 대북전쟁계획 수정, 갱신은 헛수고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은 이번에 지상에서 2개의 전선대련합부대를 즉시공격태세에 진입시켰고, 불의의 확전가능성에 대비하여 2개의 잠수함련합부대를 동서해에 대기시켰으나, 정작 전면전에 동원될 핵심전투역량은 이전과 같은 경계태세를 취하도록 조치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전투역량을 열거하면, 기습공격비행술을 연마해온 항공군 전투비행대, 전술 및 전략핵탄미사일로 무장한 전략군,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 ‘선군-915’를 운용하는 820전차군단, 최신형 300mm 방사포, 18련장 240mm 방사포, 40련장 122mm 방사포, 170mm 자행포 등으로 무장한 620포병군단, 장갑차와 보병전투차량을 동원하여 고속기동전을 펼칠 815기계화군단과 806기계화군단, 핵배낭과 저고도침투기를 동원하여 분단장벽돌파전과 공중침투전을 펼칠 630대련합부대(폭풍군단) 등이다.


이번에 조선이 위에 열거한 핵심전투역량을 거의 동원하지 않고, 2개의 전선대련합부대와 2개의 잠수함련합부대만 출동시켰는데도 미국군 지휘부는 공포와 위협을 느꼈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CNN>방송 2015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 2개와 잠수함련합부대 2개가 즉시전투태세에 진입한 무력증강상황은 “미국 군부 내부에서, 그리고 미국군과 한국군 사이에서 미국의 전쟁계획에 관한 일련의 긴급토의로 이어졌으며”, “필요한 경우 동원할 미국군 부대들은 어느 부대들인지, 그리고 미국군은 북조선이 어떤 행동을 취할 때 대응해야 하는지를 포함한 여러 문제들을 수정, 갱신하기 위해 미국군 사령관들과 군사전략기획자들이 미국의 전쟁계획을 재검토하였다”고 한다. 취재에 응한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자기들이 이번에 수정, 갱신했다는 대북전쟁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대북전쟁계획을 수정, 갱신한 것은 헛수고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은 이번에 자기의 주적인 미국군을 상대로 하는 전면전에 돌입하기 위한 전투태세를 취한 게 아니라, 한국군을 상대로 하는 국부적 무력충돌에 대응하기 위한 제한적인 전투태세만 취하였기 때문이다. 제한적인 전투태세를 보고 전쟁계획을 수정, 갱신하는 것이 헛수고가 아니고 무엇인가.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CNN>방송 2015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상황을 완화시키도록 노력해줄 것을 한국에 요청하였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단호한 결심과 조선인민군 전투태세를 보고 겁을 먹은 미국이 상황이 더욱 격화되어 무력충돌이 일어날까봐 전전긍증하였음을 말해준다.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장악하고 대북전쟁을 지휘할 미국군이 그처럼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으니, 한국군의 대북심리전방송 재개로 촉발된 8월위기사태는 조선인민군의 무력시위에 의해 평정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들, 왼쪽부터 김양건, 김관진, 황병서, 홍용표     ©자주시보

 

 

5. 승자와 패자를 가른 남북고위급접촉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것처럼, 8월위기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고위급접촉은 2015년 8월 25일 0시 55분 마침내 최종합의에 이르렀다.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판문점에서 강행군으로 계속된 남북고위급접촉이었다.


그런데 남북고위급회담이 아니라 남북고위당국자접촉이고, 합의문이 아니라 공동보도문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접촉은 회담보다 격이 떨어지는 협상형식이고, 공동보도문은 합의문보다 격이 떨어지는 합의형식이다. 공동보도문이 이처럼 격이 떨어지는 협상형식과 합의형식으로 채택된 것은 그것이 이행될 가능성을 축소시킨다. 매우 불안정한 남북관계에서는 선언문이나 합의문이 채택된 뒤에도 전혀 이행되지 않는 판인데, 그보다 구속력이 떨어지는 공동보도문이 채택되었으니 이행가능성이 더욱 축소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 공동보도문을 한국에서는 8.25합의라 부르고 조선에서는 8.24합의라 부른다. 공동보도문이 타결된 시각을 보면, 한국표준시로는 2015년 8월 25일 0시 55분이고, 조선표준시로는 0시 25분인데, 조선에서는 왜 8.25합의라 하지 않고 8.24합의라고 부르는 것일까? 그 까닭은, 조선에서 8월 25일이 선군절이기 때문이다. 8.25합의라 하는 경우 선군절과 관련된 합의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조선에서는 8.24합의라고 부르는 것이다.


8.24/25합의에서 한국 언론이 가장 큰 관심을 집중시킨 부분은 조선이 유감을 표명한 대목이다. 한국의 정부당국과 언론매체들은 조선의 유감표명이 사실상 사과라고 주장하였지만, 그것은 억지논리다. 왜냐하면, 조선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고,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기 때문이다. 8.4지뢰폭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어도 유감은 어디까지나 유감이지 사과로 되지 않는 판인데, 하물며 한국군 병사들의 부상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으니 그것이 어떻게 사과표명으로 둔갑될 수 있다는 말인가. 조선은 누구의 소행인지도 확인하지 못한 의문의 지뢰폭발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고, 사과할 필요도 전혀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8.4지뢰폭발을 조선인민군의 소행으로 단정한 한국은 남북고위급접촉에서 조선에게 사과와 재발방지약속을 요구하였다. <문화일보> 2015년 8월 25일 보도기사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남북고위급접촉에서 한국이 추구한 목적은 “북한의 사과 및 재발방지약속을 받아내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동보도문에는 사과라는 말도 없고, 재발방지라는 말도 없으며, 부상당한 한국군 병사들을 위로한다는 뜻을 담은 유감표명만 있을 뿐이다.


누구의 소행인지 확인하지 못한 의문의 지뢰폭발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고, 사과할 필요도 전혀 느끼지 못한 조선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는 한국의 요구에 어찌 응해주었겠는가. 남북고위급접촉에서 한국이 자기의 협상목표인 사과와 재발방지약속을 모두 받아내지 못한 것은 협상에서 패배하였음을 의미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은 남북고위급접촉에서 자기의 협상목표를 달성하였다. 남북고위급접촉에 참가하였던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2015년 8월 25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북한의 관심사는 오로지 확성기중단이었”고, “확성기문제에 집중하더라”는 것이다. 이것은 남북고위급접촉에서 조선이 추구한 협상목표가 대북확성기방송을 중단시키는 문제에 집중되었음을 말해준다.


공동보도문을 보면,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는 것이고, 실제로 그 시각부터 중단되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위의 문장을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대북확성기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면서, 조선이 자기들의 대북확성기방송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앞으로 비정상적인 사태를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변하였다. 


그러나 사정을 알고 보면, 그런 강변은 언어도단으로 들린다. 조선은 한국군의 대북심리전방송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다. 핵전쟁도 두려워하지 않는 조선이 심리전방송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한국군의 대북심리전방송이 조선의 국가적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도발행위로 보이기 때문에 한국군의 대북심리전방송은 조선에게 두려움이 아니라 격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고, 따라서 조선은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그런 도발행위를 저지, 파탄시키려는 것이다. 2015년 8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장관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발사와 핵실험이 비정상적인 사태에 해당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북한의) 3차례 핵실험과 여러 차례의 미사일발사에 대해 정치외교적 제재가 있었다. 포괄적으로 이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고 에둘러 답변하였는데, 이것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직설적으로 밝히지 않고 언급을 회피한 것이다. 대북확성기방송을 또 다시 재개하면 조선인민군으로부터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될 위험에 빠지게 되어 있으므로 그런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을 전면 중단시킨 것은 남북고위급접촉에서 승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 지뢰사건 직후 사태 평가와 과제 도출을 위한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자주시보


결론적으로 말하면, 조선은 강력한 무력시위를 전개함으로써 미국 국방부와 합참본부를 공포로 몰아넣어 대북전쟁연습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고 전략폭격기 출동계획을 좌절시켰으며, 남북고위급접촉을 주동적으로 이끌어감으로써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을 전면 중단시킨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5년 8월 28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8월위기사태에 대해 논하면서 “우리 조국 앞에 닥쳐왔던 위기가 우리의 발밑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위험천만한 사태가 평정되였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태를 평정하면서 우리들 스스로가 우리의 진정한 힘을 더 잘 알고 더 굳게 믿게 되었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간첩이 北 보위사령관 이름도 모릅니까?"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 ⑨] 2010년대 간첩 조작 피해자 철이 씨
서어리 기자 2015.08.31 07:36:15

 

중압합동신문센터 직원들은 언론에 철이 씨의 얘기를 흘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온 기사는 분명 철이 씨, 자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심지어 '국정원 밥 먹고 14킬로그램 찐 간첩'이라며, 무척 자극적으로 포장돼있었습니다.

당장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떠올랐습니다. 철이 씨 가족을 한국에 데려와 주겠다던 약속 또한 거짓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치소 공안 담당 교도관에게 국가정보원 사람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교도관은 검사와도 만날 권한이 없지만 면담은 알아보겠노라 했습니다.

곧, 담당 검사와 면담했습니다. 테이블 위에 녹음기부터 꺼내 놓은 검사가 말했습니다.

"국정원에 알아보니, 북한에 있는 철이 씨 가족들을 데려오겠다는 게 아니라 가족들이 태국에 나오면 돌봐주겠다는 얘기던데요."

국정원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는 추측이 확신으로 굳어진 순간이었습니다.

 

 

▲철이 씨. ⓒ프레시안(서어리)


"보위사령부 간첩이라면서, 사령관 이름도 모릅니까?"

곧, 법원에서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일주일 내에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서류가 날아왔습니다. 의견서 제출 기한이 점점 다가왔지만 철이 씨를 담당하는 국선 변호사는 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의견서는 기한 내에 꼭 제출해야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철이 씨는 그저 손톱만 깨물었습니다. 기한이 다 될 즈음 초조해진 철이 씨는 면담 자리에서 검사에게 의견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검사는 기한 내에 꼭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법원에 의견서를 보낼 때 봉인이 되는지, 구치소 교도관에게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교도관은 '여기서 나가는 모든 문서는 검열된다'고 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의견서에 자백한 내용을 뒤집어서 쓰면, 검열에 걸려 다시 국정원에 끌려갈 줄 알았어요. 내곡동에서 조사받을 때 건물 지하에 고문하던 데가 있다고 어디서 들었거든요."

결국 진술을 번복하지 못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의견서를 제출하는 날, 국선 변호사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교도관은 편지 또한 검열 대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편지에 '진술을 번복하고 싶다'는 말은 차마 쓸 수 없었습니다. 대신 '재판에 관해 물어볼 얘기가 있으니 만나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철이 씨는 의견서 제출 시한에 쫓겨 국선 변호인 접견도 하지 못 한 채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성문은 따로 쓰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사동 도우미가 반성문은 안 쓰느냐며 반성문 양식을 그려줬습니다. 무조건 써야하는 건 줄 알고, 반성문도 썼습니다.

 

 

 

▲중앙합동신문센터. ⓒ프레시안(최형락)


며칠 뒤인 3월 말경, 어떤 변호사가 철이 씨 접견을 신청했습니다. 나가 보니, 철이 씨가 알던 국선 변호사 이름과는 달랐습니다. 그 변호사는 철이 씨가 편지를 보낸 국선 변호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김진형 변호사입니다."

'변호사를 가장한 프락치인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바짝 경계하며, 김 변호사가 묻는 말에 국정원에 진술한 대로 말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 질문과 대답이 오갔습니다.

"보위사령관 이름이 뭔가요?"
"…모릅니다."

김 변호사가 다시 물었습니다.

"공작 임무를 받았다는 분이, 사령관 이름도 모릅니까?"

철이 씨가 우물쭈물하자, 김 변호사가 "'민변'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철이 씨는 "국정원에서 들어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우리는 돈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니 그저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왈칵 눈물을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느새 얼굴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됐습니다.

3월 27일 오후,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는 기자 회견이 열렸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증거 조작 사실이 밝혀지며 세간이 시끌시끌하던 때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변은 또다시 국정원의 간첩 조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온 나라가 다시 발칵 뒤집혔습니다.

 

 

 

▲민변 장경욱 변호사와 철이 씨. ⓒ프레시안(서어리)


"재판정에서 봅시다"

기자 회견에서, 민변 변호사들은 기소된 피고인을 검찰이 검찰청으로 불러 변호인 접견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날 오전이었습니다. 김진형 변호사는 철이 씨에게 오후에는 민변의 다른 변호사가 찾아올 거라며, 그전까진 누구도 만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철이 씨는 자신에게 법적으로 어떤 권리가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점심에 검사로부터 호출이 왔습니다. '북한은 변호사보다 검사가 세니까…' 망설이던 철이 씨는 검사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검사 방에 가 보니, 오전에 만난 김 변호사가 먼저 와 있었습니다. 김 변호사가 검사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공소 제기 이후에 왜 피고인을 부르는 겁니까? 저희가 철이 씨 변호를 맡기로 해 오후에 접견할 예정이었습니다."

뒤이어 민변 장경욱 변호사까지 도착해, 다른 방으로 철이 씨를 데려갔습니다. 장 변호사는 철이 씨를 타일렀습니다.

"공소 제기가 된 상태니, 검사가 철이 씨를 부를 권한이 없습니다. 이제 검사가 부르면, 가지 않겠다고 하세요."

그날 저녁, 검사는 구치소 교도관들을 통해 철이 씨를 또 불러냈습니다. 거절하니, 검사가 직접 구치소에 오겠다며 만나자고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또 호출이 왔습니다. "변호사님이 이제 검사가 날 소환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고 하니, 교도관들이 아니라며 "꼭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지 않을 경우, 불출석 사유서를 써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고 하니, 교도관들은 불러주는 대로 쓰라고 했습니다.

'상기 본인은 변호인으로부터 변호인의 접견 전까지는 누구도 만나지 말라는 조언을 듣고 금일 출정을 불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차후 검사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검사의 호출은 계속됐습니다. 화가 난 철이 씨는 직접 검사를 찾아갔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까지 한 진술들을 계속 뒤집고 싶었습니다. 국정원은 분명히 언론에 제 얘기를 안 내겠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정원이 저한테 집도 주고 가족들도 데려와 주겠다고 한 게 지켜지지 못할 약속이라 진술을 뒤집으려고 했는데, 국선 변호사를 만나지 못 해서 의견서와 반성문을 쓴 것입니다."

검사가 말했습니다.

"그럼, 재판정에서 봅시다."

 

 

 

▲1심 판결문. ⓒ프레시안(서어리)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

"피고인이 합신센터 조사관들 또는 국정원 수사관들에게 한 자백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다는 점이 확실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자백진술을 내용으로 한 이 부분 각 진술은 증거 능력이 없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 사실은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2014년 9월, 재판부는 철이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는 철이 씨의 자백이 유일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백은 변호인의 조력 없는, 심리적 불안감과 위축 속에서 작성한 것이라 증거로서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습니다.

'간첩 무죄'. 너무도 기다려왔던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지 1년 하고도 1개월 만에, 철이 씨는 지긋지긋했던 누명을 벗었습니다.

무죄 선고와 동시에, 오랜 구치소 생활도 끝났습니다. 구치소에 있는 짐은 그대로 둔 채, 변호사들과 함께 법원을 나섰습니다.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고마웠어요. 나는 간첩이 아니니까 당연한 판결이긴 한데, 그렇게 되기 쉽지 않잖아요. 1심 재판부도 큰 결심 해주셨고, 변호사님들에게 특히 고맙고. 한국에 편향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그래도 진실을 밝히자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만으로 따뜻함을 느꼈어요."

 

 

 

▲철이 씨 주민등록증. ⓒ프레시안(서어리)


"늘 미행당하는 기분"

2014년 11월, 철이 씨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습니다. 드디어 남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은 셈이었습니다.

보통은 신청만 하면 되지만, 철이 씨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주민등록증 하나 받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무죄 선고를 받고 석방이 되었음에도, 철이 씨는 한동안 탈북민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통일부가 철이 씨의 재판이 모두 끝날 때까지 보호 여부 결정을 보류한 것입니다. '보호 결정 보류'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철이 씨는 정부 보호를 받는 다른 탈북자들과 달리, 재판이 무죄로 끝날 때까지는 집도 받지 못하고 정착 지원금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남한 땅에 아는 이 하나 없는 철이 씨는 변호사들과 종교 단체 도움을 받아 근근이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변호사들은 철이 씨에 대한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허가하고, 북한이탈주민보호법에 따른 보호 결정을 서둘러 달라며 국정원과 통일부에 촉구하는 기자 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자유의 몸이 됐지만, 철이 씨는 남들처럼 온전한 자유를 누리지 못합니다. 늘 누군가로부터 감시를 받는 듯한 느낌에 시달립니다.

"제가 동네 편의점에서 밤에 자주 술을 마시거든요. 그런데 저랑 같이 마시던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누가 저를 계속 쳐다본다고요. 저번에는 전철을 탔다가 잘못 탄 줄 알아서 후다닥 내렸는데, 어떤 여자도 같이 내리더라고요. 종점이라 문이 오래 열려 있었는데 갑자기 제가 내리니까 같이 뛰어내린 게 이상해서 '날 미행하느냐'고 물어보니 말도 없이 그냥 쌩 하고 가더라고요. 오해일 순 있는데 찜찜하더라고요.

그래도 신경 쓰지 않아요. 난 간첩이 아니니까요. 따라다니다 힘들면 그만두겠지요. 같이 입국한 탈북자 친구들도 웃어요. 내가 간첩이면 자기들도 간첩이라고요."

 

 

 

ⓒ프레시안(서어리)


"합리적 의심을 갖고 바라봐주세요"

철이 씨는 요즘도 계속 재판정에 나섭니다. 검찰 측에서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철이 씨는 생일을 맞았습니다. 생일 바로 다음 날이 2심 공판이 열리던 날이라, 공판이 끝나고 변호사들과 늦은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케이크 촛불을 끄는 철이 씨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습니다.

"국정원에서 조사받을 땐 '한국에 왜 왔지' 하고 후회를 많이 했어요. 그냥 그 땅(북한)에서 죽을걸. 그러면 적어도 내가 자라던 땅에는 묻힐 텐데. 여기서는 내가 죽어도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억울했거든요. 그래서 어찌 됐든 살아야 하긴 하니까 허위 자백도 하게 된 거죠.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이제 후회는 하지 않을 건데, 정말이지 저는 남한 와서 이런 고초를 겪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북한에 있었을 땐 워낙 계급 문제 때문에 사회에 대한 원망이 많아서 남한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이 있었거든요. 그랬던 제가 간첩으로 몰리다니….

저 같은 사건이 생기는 건 결국 분단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봐요. 반세기 넘게 남북이 떨어져 지내면서 서로 편향적 사고를 갖게 되고, 또 이런 상황을 이용해서 특정 세력이 자기 주의주장이 옳다는 걸 입증하고 자기 지위를 유지하려고 간첩 사건 같은 걸 만들어내서 힘없는 사람을 피해자로 만들고. 저는 이런 사회 풍조가 가슴이 아파요.

사건들이 제기되면 우선 의심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사건이든 다른 비슷한 사건이든 국민들과 사법부 판사님들께서 부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이 기사는 미디어 다음과 공동 게재합니다.
(☞바로 가기 :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쟁불사’ 외치던 그 신문들, 꼬리내린 이유는

[이완기 칼럼] 국민들 우롱하는 안보상업주의, 남북 위정자들의 적대적 공생관계
 
입력 : 2015-08-31  06:30:01   노출 : 2015.08.31  09:15:09
이완기 칼럼니스트 | media@mediatoday.co.kr   

 

해방 70년이 지났지만 지구상에 마지막 남아 있는 분단국가의 현실은 여전히 한반도를 짓누르고 있다. 그 속에서 그 긴 세월 동안 남북 위정자들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병정놀이가 펼쳐져 왔다. 이 놀이는 종종 치킨게임의 양상을 보이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남북의 동포들이 전쟁공포로 가슴을 쓰러 내렸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남북의 분단을 기획하고 관리해 온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이다. 남과 북의 권력자들은 이를 등에 업고 70년 세월 동안 이 병정놀이를 주도해 왔다. 아버지, 아들,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권력을 세습해왔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북한의 주역들이라면, 권력에 눈 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의 독재자들과 그들을 향수하고 숭배해온 이명박, 박근혜 등이 남한의 주역들이다. ‘안보’로 생명줄을 이어가는 군과 국정원, 좌우로 갈라져 ‘타도와 척결’의 언행을 일삼는 이데올로기의 확신범들, 대결의 논리를 앞세우는 호전적 지식인들이 이 병정놀이의 조역들이며 실행자들이다. 거기서 수구 족벌언론들은 병정놀이의 흥행을 부추기면서 안보상업주의의 떡고물을 챙겨왔다. 남북의 우수마발들은 이 끝날 줄 모르는 병정놀이에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분노하며 때로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이들은 병정놀이의 시리즈 한 편이 막을 내리고 또 다른 한 편이 유사한 내용으로 되풀이될 때마다 마음을 졸이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간다. 6.25참극 이래로 이 놀이는 똑같은 레퍼토리의 반복이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놀이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지난 8월4일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건 또한 70년 동안 이어져온 기나긴 병정놀이의 한 단편이다. 남북의 주역과 조역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긴장을 조성하고 위기를 극대화했다. 합의 바로 직전까지 남북은 ‘전쟁불사’, ‘단호한 대처’를 주문하며 심리전을 펼치고 포격을 주고받는 등 전쟁분위기를 연출했다. 수구언론 또한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된다”며 ‘원칙’을 강조하고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런데 일촉즉발의 이 험악한 분위기는 남북 고위급 2+2의 공동보도문 하나로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갑자기 해빙의 시대를 맞은 것처럼 되어버린 이 놀라운 반전의 결말 또한 병정놀이 시리즈물의 기본 포맷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단호한 대처’를 고고지성으로 외쳤던 수구언론이 전혀 새롭지 않은, 그저 그런 합의문에 상찬을 아끼지 않으며 180도 태도를 바꾸는 변덕의 미학은 이 병정놀이에서 종종 등장하는 레퍼토리의 한 장면이다. 어찌되었든 그 와중에 이 한편의 병정놀이는 엄청난 역할을 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박근혜 정권이 자초한 국내의 모든 골치 아픈 악재들이 쓰나미에 휩쓸리듯 깡그리 사라져버린 것이다.

정부와 언론은 남북 합의문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그것은 언젠가 휴지조각이 될 공산이 크며,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이후 유사한 대결과 충돌이 되풀이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예컨대 합의된 공동보도문 제 2항에는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고 되어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은’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에 대해, 북한이 “사과 주체를 처음으로 명시한 것”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이 문구에 어떤 주어를 갖다 붙여도 사과의 주체를 적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지극히 상투적인 위로의 문구라고 보는 견해가 더 자연스럽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는 병문안 온 아무개가 상처받은 병자에게 통상적으로 행하는 위로의 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합의 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이러한 합의문은 궁극적으로 양측의 논쟁거리를 하나 더 만들 뿐 아니라 한편으로 남북의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매우 불쾌하다. 남북 합의 직후에 벌써 그 징후는 나타나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합의 당일인 25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같은 날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연해서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가지고....”라며 불평을 토로했다. 이럴 바에야 궁색한 사과의 논거를 억지로 만들어내기보다는 차라리 “북한 아니면 누가 했겠냐”는 주장이 솔직하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기실 논쟁의 시발점은 폭발사고의 원인이 된 목함지뢰의 설치 주체가 누구인지 입증하지 못한데서 나온다. 군이 ‘북한제 지뢰’라고 발표했지만 그것이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 숨어들어가 그 지뢰를 설치했다”는 사실을 담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는 2010년 수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군이 ‘1번’이라고 적힌 북한제 어뢰를 바다에서 건져냈지만, 그것이 ‘침몰’의 직접 원인인 스모킹건이 될 수는 없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시 군의 입증 노력과 이명박 정부의 치열한 외교전의 성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에 그대로 담겼지만 성명의 내용은 허탈하기 짝이 없었다. 천안함 침몰 105일이 지난 2010년 7월 9일에 채택된 의장성명은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남북 양측의 주장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의장성명 제 5항은 “안보리는 북한에 천안함 침몰의 책임이 있다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비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되어 있는 반면에 제 6항에는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고 되어 있다. 즉 의장성명은 남북 양측의 입장을 담았을 뿐, 천안함의 침몰원인에 대한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의장성명이 채택되기까지 남북 양측이 엄청난 시간과 외교적 노력을 쏟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소모적 병정놀이로 시간과 국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제공격’이니, ‘백배 천배의 보복’이니, ‘확실한 재발방지’ 따위의 군사적 허세가 아니라 경계태세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 잠수정이 한미군사훈련이 실행되고 있는 남측 해역에 침투해 어뢰를 발사한 뒤 유유히 사라지고, 북한의 귀순병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남한 병사들의 내무반을 노크하는가 하면, DMZ 남측 통문에 북한군이 숨어들어 지뢰를 매설하는 황당한 경계공백의 상황이 계속되는 한, 남북의 소모적 병정놀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북한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한에서 볼 때는 사과같이 보이는 해괴망측한 엉터리 합의문의 남발은 반복될 것이다.

남북이 이러한 진부하고 구태의연한 병정놀이를 걷어치우고 평화통일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통일대박’ 따위의 경박스런 구호가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포용적 지도자의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병정놀이의 수괴였던 김일성, 김정일, 이승만, 박정희는 이 세상에 없다. 전쟁 경험 없는 전후세대 김정은과 박근혜가 집권하고 있는 남북의 현실이건만, 아직까지도 냉전시대의 병정놀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70년 세월을 움츠리고 살았던 남북의 동포들에게 커다란 죄악이다. 언제 이 병정놀이를 끝낼 것인가. 남북 지도자들의 통 큰 결단을 보는 것은 요원한 일일까.

 

이완기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