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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는 두 가지 방법, 나의 선택은?

행복을 찾는 두 가지 방법, 나의 선택은?

 
박기호 신부 2013. 12. 13
조회수 853추천수 0
 

출가, 봉헌의 삶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이들이 내 가족이다(마태 12,46~50).”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 입니까? 바로 여기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들이 곧 내 어머니요 형제요 자매입니다.”

 

행복을 찾는 두 가지 삶의 양식이 있으니 ‘현실에 충실하는 삶’과 ‘이상을 추구하는 삶’입니다. ‘현실에 충실한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태생 환경에 순응하고 나아가 실존적으로 대응하는 삶입니다. 생활의 윤택을 위해 노력하고 가족에 대해 책임을 지며 기회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얻어가는 일반적 삶을 말합니다. 기회를 얻기 위한 도전과 경쟁, 결혼, 가족, 혈연, 지연이 중시되고, 권력 명예 소유의 긍정적 가치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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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그런 것이 주는 한계 너머의 것을 찾는 삶입니다. 근원적으로 참되고 진실히 선하고 아름다운 영혼, 즉 眞.善.美의 정신세계를 추구합니다. 인연적 충실을 넘어 세계에 대한 헌신을 영적이고 영원한 천상적 가치로 삼습니다. 그러므로 현실과 조화가 쉽지 않기에 이상향을 찾아 출가하고 유유상종의 도반으로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됩니다. 그런 삶의 추구는 古代로 거슬러 갈수록 일반적이었고 존중받았습니다.

 

모든 존재는 시초부터 그가 태어난 집이 있습니다. 영혼이 사는 天宮, 점지받아 잉태되는 자궁, 포대기에 담긴 어머니의 품과 젖, 양육시키는 가정, 모두가 집(家) 입니다. ‘집-家’의 한자는 ‘돼지-亥(豚)’가 지붕 아래 있는 모습입니다. 동물이 비를 피해서 잠을 자는 곳입니다. 그렇게 주어진 환경을 원안으로 해서 새 집을 짓기도 하고 생활수준을 얻어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그런 삶의 한계를 미리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질문하는 사람들입니다. 뜻밖의 죽음을 통해서, 좌절과 혹은 성공하고도 겪는 무상함을 통해서, 시스템의 폭력을 통해서, 이별과 실연, 배신의 아픔을 통해서...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이며 삶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풀잎 끝에 맺힌 이슬방울 같은 것인가? 눈에 보이는 존재 사물인들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인가?

 

죽음 이후의 세계는 없는 것인가? 슬픔도 눈물도 배신도 이별도 다툼도 없는 세계는 없는 것인가? 내 자녀들도 내가 걸어온 궤적을 똑같이 밟고 똑같은 혼돈에 빠지게 될 것인가? 대의심(大疑心) 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해답을 찾아 떠났습니다. 고대 이래 온 인류가 추구해왔던 또 다른 길을 찾게 됩니다. 출가!

 

집을 떠난다는 것은 유한한 인생을 넘어서 영원한 것을 구하고자 인연의 지붕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형제이고 자매입니까? 어디가 내 집이고 내 땅이고 내 고향입니까?”

이상을 찾아 집을 벗어난 사람은, 같은 의문을 가지고 떠난 출가자들을 만나 도반(道伴)을 이룹니다. 서로를 벗으로 형제로 부모로 삼고 스승으로 삼고 무리를 이루어 새로운 집에 살게 됩니다. 그것이 수도회이고 승가이고 공동체 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들이 바로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입니다.”

 

힌두교나 불교에서 출가라는 개념을 그리스도교에서는 ‘봉헌’이라 합니다. 출가의 삶이 봉헌의 삶이지요.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구원관 차이인데, 불교의 자력 구원, 그리스도교의 타력구원의 원리에 따른 표현입니다. 그리스도교 구원관은 스스로의 구원되는 것이 아니고 은총에 결합되어 구원되며 세계를 위한 헌신으로 구원의 완성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분들을 교회는 聖人이라 부릅니다. 하느님의 뜻에로의 이끌림과 추구를 ‘부르심(聖召)’ 이라 합니다.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봉헌이고 출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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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로 산다는 것은 출가이며 봉헌의 삶입니다. 주어진 태생적 길 위에서 좀 더 나은 생활이나 대안의 삶을 찾아 이주(移住) 이민(移民)하는 것이 아니라 ‘출가’ 하고 ‘봉헌’ 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좋은 삶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필요한 삶을 위해 나의 몸을 내어놓는 것이 봉헌의 삶 입니다. 예수님의 출가가 바로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온전한 제헌이었고 마침내 십자가에 바쳐지기 까지 순명하는 봉헌의 삶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산위의 마을 공동체로 살아간다는 것의 이유가 곧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숭고한 삶을 추구함에 있습니다. 우리 가족들 모두는 서로에게 어머니이고 형제고 자매입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

 

겨울마다 발뒤꿈치가 벌어지니 아픈데, 손톱이나 발꿈치 벌어질 때는 하얀 반창고가 최고여! (2013.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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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의 '나쁜 짓'은 왜 청산하지 못하나??

박근혜가 이명박을 극진히 모시는 이유는?

[주장] 이명박 정권의 '나쁜 짓'은 왜 청산하지 못하나

13.12.13 19:08l최종 업데이트 13.12.13 19:08l
강기석(kskang)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누지 못한다"는 말은 만고의 진리다. 아버지가 두 눈 멀쩡히 뜨고 있는데 자식이 군침을 흘리다간 내쫓기거나 심지어는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당나라와 조선의 두 '태종'들은 아비가 순리대로 권력을 내놓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아예 형제들을 죽이고 아비를 유폐 시키거나 멀리 쫓아 버렸다.

김정은이 장성택을 살해한 것도 마찬가지다. '장성택'으로 상징되는 아비 김정일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일은 아들 걱정에 장성택을 키워 아들을 지켜주고자 했지만, 이제 아들은 그런 배려를 부담스러움이 아닌 위협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왕조국가나 독재국가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선거로 정권을 바꾸는 민주국가에서도 그런 흔적은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권력의 변하지 않는 속성... '절대 나누지 않는다'

노태우의 6공 권력은 100% 전두환이 만들어 준 것이다. 노태우를 후계자로 지목한 전두환은 안기부와 기무사 등을 독려해 부정선거를 총기획했으며, 재벌들로부터 쓸어 모은 돈 중 1500억 원을 노태우에게 선거자금으로 은밀히 건네줬다. 심지어는 노태우가 자신의 친인척들의 비리를 담은 소책자를 발간하고 5공과의 단절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비상계획까지 허락해 줬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단 태우를 대통령만 만들어 놓자, 상왕(上王)은 내가 아닌가.' 이를테면 이런 속셈이 전두환에게 있었을 것이다.

'권력의 화신' 전두환도 이 지점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권력에 너무 취한 나머지 권력의 속성을 깜빡한 것이다. 노태우는 권좌에 오르자마자 전두환이 만들어 놓은 '상왕 기구' 국가원로자문회의를 유명무실하게 축소해 버렸고, 4월 총선 민정당 공천에서 5공 실세들을 대거 탈락 시켜 버렸다.

이뿐이 아니었다. 3월 말 전격적으로 군 인사를 단행해, 임명된 지 3개월 밖에 안된 군 수뇌부를 자신의 '9·9 인맥'으로 싹쓸이했다. 그 달 말에는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을 구속 시키기까지 했다. 견디다 못한 전두환은 4월 13일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직과 민정당 명예총재직 등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해야만 했다. 그해 말 전두환은 기어이 백담사로 갔다.

노태우의 철저한 전두환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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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당시 연단에 나란히 앉아 있던 전직 대통령들. 왼쪽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최규하 전 대통령.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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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이명박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는 '패륜'이지만, 새로 들어 선 정권이 직전 정권을 비판하고 청산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정권교체 때는 물론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권, 김대중-노무현 정권 등 성격이 같은 정권으로 교체될 때도 일정한 청산작업이 반드시 따라오게 마련이다. 전두환·노태우를 싸잡아 구속시킨 김영삼 정권, 어떤 방식으로든 대북송금 문제를 정리해야 했던 노무현 정권이 그 예다.

구 정권을 단죄하는 것만큼 새 정권에 대한 호감도와 지지율을 높이는 이벤트는 없다. 어떤 정권이든 일정 기간 권력을 휘두르다 보면 정책적 실패나 부정부패가 있기 마련이다. 비록 나중에 같은 길을 답습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선 우리 정권은 다르다는 신선한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구 정권에 대한 단죄의 형태일 때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힘을 과시하는 효과, 노태우나 김정은의 경우처럼 죽은 권력이 '감 놔라, 배 놔라' 식으로 간섭하는 것을 선제 차단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박근혜 정권이다. 이명박에 대해 꼼짝을 못하고 있다. 대개 구 정권 청산 작업은 집권 초반기에 이뤄진다. 새 정권의 힘이 가장 셀 때이면서도 아직은 권력기반이 약한 모순적인 상황에서 새 정부가 필요한 강력한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임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박근혜 정권은 묵언수행 중이다. '물태우'라 불리던 노태우의 단호함 같은 건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 이명박 세력이 박근혜 정권에 위협이 된다거나 간섭할 주제가 못 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정책 방향도 새 정권이 전 정권과 다르다고 딱히 내세울 것이 없다. 정체불명의 '창조경제'라는 구호만 요란할 뿐 부자감세도 그대로고, 재벌정책도 그대로고, 부동산정책도 그대로고, 핵발전소는 오히려 더 짓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복지정책과 남북관계는 악화일로에 있고 노동탄압은 극을 치닫고 있다. 도무지 이명박 정권과 차별화할 아무 핑곗거리가 없는 것은 맞다.

'이명박' 앞에서는 침묵 지키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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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은 지난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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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기질 한 것, 도둑질 한 것, 깡패짓 한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널리고 널린 그런 것들 중에서도, 숨기고 누르고 거짓말하고 온갖 짓으로도 끝내 틀어막을 수 없어 정권 말기에 급하게 얼기설기 덮어 놓은 것들. 그래서 툭 건들기만 해도 고름이 줄줄 터져 나올 것들을 어떻게 좀 해 보라는 이야기다.

이명박이 대표적으로 '사기질'한 것은 4대강 사업이며 자원외교 등이며, 도둑질 한 것은 내곡동 사저터 편법매입 시도와 친인척 비리의혹들이며, 깡패짓 한 것은 민간인 사찰과 정치공작 같은 공권력 남용이다. 이런 것들만 제대로 정리해도 나는 국정원 등이 총동원된 부정선거 문제와는 별도로, 과감히 박근혜 정권 존재가치의 절반은 인정할 태세가 돼 있다.

지금쯤이 이 비장의 카드를 써먹어야 할 절호의 기회인데 박근혜 정권은 엉뚱하게 '종북몰이'와 '말꼬리잡기'로 허송세월하고 있다. 경제와 국가재정을 주의깊게 지켜보는 많은 전문가들이 국가재정 파탄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실제 공기업의 부채가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직전 정권 핑계라도 대는 게 인지상정인데 박 정권은 여전히 말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을 극진히 모시는 그 사연이 궁금하다. 세간에는 오래 전부터 '이명박근혜' 정권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은 샴쌍둥이 같은 운명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그 말에 힌트가 숨어있는 듯하다.

샴쌍둥이 중에서도 머리가 붙지 않고 심장이 둘인 경우는 분리수술을 해도 둘 다 살아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반면에 등이 붙은 샴쌍둥이는 심장이 하나인 경우가 종종 있어 분리수술을 하려면 한 쪽을 희생 시켜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둘 다 죽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명박근혜'라는 샴쌍둥이에게는 뭔가 차마 이야기하지 못하는 탄생의 비밀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불행하게도 샴쌍둥이는 분리수술을 하지 않아도 오래 살지는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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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새처럼 호흡, 들숨 날숨 모두 산소 흡수

도마뱀 새처럼 호흡, 들숨 날숨 모두 산소 흡수

 
조홍섭 2013. 12. 13
조회수 2302추천수 0
 

들숨과 날숨 때 모두 산소 흡수하는 '한 방향 호흡', 왕도마뱀서도 발견

애초 새 비행과 관련해 진화 추정, 2억7천만년 전 출현한 호흡 방식

 

Andrew Purdam_above marpha_mustang region_nepal.jpg » 히말라야의 마르파 봉을 넘는 쇠재두루미 무리. 새들의 호흡계는 산소를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얼개이다. 사진=앤드류 퍼댐, 위키미디어 코먼스

 

쇠재두루미는 해마다 8~9월이면 겨울을 나기 위해 몽골과 중앙아시아에서 수백 마리씩 무리를 지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인도로 간다. 산소가 희박하고 극심한 추위에도 이 새는 해마다 5000~8000m 상공을 너끈히 날아간다.
 

기상이변이나 매의 습격으로 낙오하는 두루미는 있어도 산소 부족 때문에 기절하는 새는 없다. 그 비결의 하나는 조류가 지닌 성능 좋은 허파이다. 새들은 들숨과 날숨 때 모두 허파에서 산소를 흡수하는 단일 방향 호흡을 한다.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은 들숨 때 신선한 공기가 기도로 흘러들어와 차츰 좁아지는 기관지를 따라 마지막으로 허파꽈리에 이르러 실핏줄에서 혈액에 산소를 전해준 뒤, 이산화탄소를 거두어 날숨과 함께 배출된다. 허파에서 산소교환이 이뤄지는 것은 들숨 때뿐이다.
 

그러나 새들은 숨을 들이쉬는 동안과 내쉬는 동안 모두 허파에서 산소가 교환되는 특수한 구조로 되어 있다. 새의 허파는 포유동물에 비해 절반 크기밖에 안 된다. 게다가 숨을 들이쉴 때 늘어나지도 않는다. 대신 새에는 늘었다 줄었다 하는 여러 개의 공기주머니가 있다.
 

 

 

 

새가 공기를 흡입하면 신선한 공기는 곧바로 허파로 가는 게 아니라 몸 뒤의 공기주머니에 저장된다. 다음 내쉬는 숨에서 이곳의 신선한 공기는 허파로 이동해 산소를 전달한다.
 

이어 들숨 때 더러워진 공기는 몸 앞의 공기주머니로 이동해 다음 날숨 때 밖으로 배출된다. 새들이 공기에서 산소를 흡수하는 데는 2번의 들숨과 2번의 날숨이 필요한 셈이다. 또 허파는 들숨 때나 날숨 때 모두 신선한 공기가 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산소를 전달한다.
 

과학자들은 이제까지 새의 이런 효율적인 호흡기가 산소가 희박한 고공을 날거나 산소 소비가 많은 비행을 위해 진화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2010년 미국 유타대 생물학 교수 콜린 파머는 앨리게이터도 이런 한 방향 호흡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악어는 비행을 하는 것도 아니고 더운피 동물도 아니니, 한 방향 호흡이 왜 진화했는지를 설명하던 기존 가설은 삽시간에 흔들렸다. 악어와 새가 모두 같은 호흡체계를 지닌다는 것은 2억 5000만년 전 새와 악어, 공룡의 공통 조상 때부터 이런 기관이 진화했음을 가리킨다.
 

파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2억 5100만년 전 고생대가 중생대로 바뀌는 페름기 대 멸종 사태 때 지구 대기가 저 산소 상태였는데, 여기서 살아남은 진화일 것이란 가설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가설은 발견 당사자의 뒤이은 발견으로 또 뒤집히게 됐다.
 

Cheryl A. Ertelt_s.jpg » 아프리카 사바나에 서식하는 왕도마뱀. 새와 마찬가지로 한 방향 호흡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셰릴 에르텔트

 

그는 아프리카 사바나에 서식하는 왕도마뱀의 호흡방식을 컴퓨터 단층촬영과 3차원 영상 등을 이용해 연구한 결과 이 도마뱀도 새나 악어와 마찬가지로 한 방향 호흡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왕도마뱀은 폐와 함께 10여개의 공기 주머니를 지니고 있어 폐를 통해 들어온 공기가 다시 폐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공기주머니를 차례로 거쳐 배출되는 방식으로 호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최근호에 실렸다.
 

nature12871-f1_2.jpg » 왕도마뱀의 골격구조와 허파(푸른색). 사진=파머, <네이처>

 

Emma Schachner, University of Utah_s.jpg » 왕도마뱀 호흡기 구조와 공기의 흐름(아래). 사진=파머, <네이처>

 

도마뱀의 조상은 악어나 새의 조상보다 2000만년 전에 진화계통에서 갈라져 나왔기 때문에 한 방향 호흡이 2억 7000만년 전에 이미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새가 처음 출현하기 1억년 전의 일이다. 이때는 대기 속 산소가 풍부했기 때문에 앞서 저 산소 대기설은 자동 폐기됐다.
 

파머 교수는 “이로써 한 방향 호흡은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흔하고 오랜 방식임이 분명해졌다. 이제 도마뱀의 친척인 이구아나와 도마뱀부치는 어떤 호흡방식을 택하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유타 대학의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물론 이런 주장은 아직 가설 단계이다. 파머는 도마뱀의 한 방향 호흡이 왕도마뱀의 조상이 출현한 3000만년 전에 이미 새와 악어의 조상에서 진화한 한 방향 호흡과는 별도로 진화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새가 이런 독특한 호흡법을 잘 활용하는 것도 놀랍지만, 그것이 신진대사가 느리고 변온동물인 도마뱀과 악어에서부터 진화했는지 미스터리는 점점 더 깊어지는 형국이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Emma R. Schachner et. al., Unidirectional pulmonary airflow patterns in the savannah monitor lizard, Nature, Published online11 December 2013. doi:10.1038/nature12871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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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파업 승패의 분수령, 14일 2만여명 서울역 집결

철도노조 전국 조합원 총집결, 대규모 집회 예고

윤정헌 기자 yjh@vop.co.kr
입력 2013-12-13 20:13:25l수정 2013-12-13 23:46:30
기자 SNShttp://www.facebook.com/newsvop

 

 

철도를 멈춰 박근혜 정부 민영화 열차 멈추자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철도파업 승리! 민영화 연금개악 구조조정 저지! 노동탄압분쇄! 민주노총 경고 연대파업 결의대회에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철도노조가 14일 전국 조합원들이 총집결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오후 3시부터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 노동자 사전결의대회를 열고 이어 개최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 철도 민영화 반대 범국민 촛불대회 등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결의대회에는 철도노조 조합원 1만여 명을 비롯해 민주노총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진보정당 당원 등 2만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집회는 이번 파업 투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결의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주말을 넘겨 다음 주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자연스럽게 최장기 파업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동안 있었던 8차례의 철도 파업 가운데 가장 길었던 파업은 지난 2009년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이어진 8일간의 파업이다.

코레일은 파업의 장기화를 대비해 주말 기준 열차운행계획을 변경했다. 정상 운행하던 KTX는 17일부터 하루 24회 단축 운행하고 평상시의 60% 수준으로 운행 중이던 무궁화호는 10회 더 단축하기로 했다.

또 수도권 전동열차도 하루 178회(8.4%) 감축해서 운행한다. 코레일은 출퇴근 시간대를 피해서 낮 시간대 위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지하철 이용객들의 불편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코레일은 전동열차 1, 3, 4호선을 운영하고 있다.

코레일은 파업 닷새 째인 13일까지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7,854명을 직위 해제했다. 또 최연혜 사장은 "아직도 복귀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특단의 또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안팎에서는 조합원 징계 외에도 공권력 투입과 지도부 체포 등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파업 이후 처음 열린 실무교섭이 4시간만에 결렬된 13일 노동계는 정부와 코레일의 다음 대응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부터 대학생까지...철도노조 파업 지지

일단 여론은 정부와 철도공사의 수서발 KTX 분할 법인 설립에 대해 부정적이다. 철도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10일 종합편성채널 JT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이 철도민영화에 대한 수순이라 보느냐의 질문에 민영화 수순이 맞다는 답변이 54.1%, 민영화와 무관하다는 입장이 22.9%, 잘 모르겠다가 23%를 기록했다. 정부와 보수언론의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국민 다수가 노조의 주장에 더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종교·법조·노동·시민사회 단체 대표들과 학계 인사들 구성된 '철도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사회적 대화모임'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뉴국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차별적 대량 징계로 노동자들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각 책임 주체들이 성숙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철도 민영화 반대와 공공성 중시'를 강조하면서 정부와 사측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922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수서발 KTX 분할 반대 각계 원탁회의'는 정부와 코레일의 KTX 민영화를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대학가에서도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고려대학교 게시판에 처음 부착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파업 중인 철도노조에 강경 대응을 보이고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철도노조에 대한 지지 등이 담겨 있다.

대자보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응답한 대자보들이 고려대학교를 비롯한 성균관대, 가톨릭대, 연세대, 중앙대 등 10여 곳 이상의 대학에 대자보가 붙었다. 대학가에서도 14일 집회에 참여하자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등 철도노조 지원 움직임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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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작성한 주현우씨... 응원의 손길 이어져

"안녕하냐 물었을 뿐인데... 정보과 형사들 다녀갔다"

[인터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작성한 주현우씨... 응원의 손길 이어져

13.12.13 19:00l최종 업데이트 13.12.13 19:00l
유성호(hoyah35) 유성애(find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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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주현우 "안녕들 하십니까"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에 붙인 주현우씨(고대 경영학과, 가운데)가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 앞에서 학우들과 함께 철도민영화 반대와 철도노동자들의 대량 직위해제에 대해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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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붙인 주현우씨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교내 게시판에 붙여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주현우 학생과 이를 지지하며 릴레이 대자보에 동참한 강태경 학생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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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10°C. 하얀 입김이 나올 만큼 추운 13일 오전,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는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로 넘쳐났다. 고려대 재학생 주현우(27)씨가 "안녕들하십니까?"라며 지난 10일 붙인 대자보 이후 응답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관련기사: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찌 다들 이리 안녕하신건지").

13일 오전부터 현재 대자보가 붙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 앞에서는 주씨를 지지하는 학생 20여명이 모여 KTX 파업을 지지하는 선전물을 나눠줬다. 주씨의 대자보 옆으로는 "안녕하지 못하다"며 답한 대자보가 30여개를 돌파했고, 만든지 하루도 채 안된 페이스북 페이지<안녕들하십니까>에는 13일 오후 6시 현재 약 14000명 넘게 '좋아요'를 눌렀다.

주현우씨는 1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아까 정보과 형사 2명이 후문에 찾아와 철도 노조와의 연관성에 대해 묻고 갔다"며 "누군가 14일에 모인다고 한 것을 불법집회라고 신고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자보는) 개인적 생각에서 시작한 거라 반향이 이렇게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사람들이 각자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생각들이 이걸 계기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씨와 한 인터뷰를 1문 1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대자보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됐나?
"그저 개인적인 생각에서 쓴 글이었다. 그런데 11일 아침부터 다른 친구들이 찍어서 올린 사진들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고 하더라. 사실 온라인 상 '좋아요'나 '공유하기'만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추가적으로 700여명이 또 직위해제가 되면서 더 확산이 됐던 것 아닌가 싶다. 내 대자보를 보고 연락한 강태경씨와 지난 11일 수요일 밤 11시쯤에 만나서 새벽 4시까지 어떻게 할지 얘기를 했다."

- 반향이 이렇게 클 줄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만 대자보 뿐 아니라 사람이 서 있으면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지 않나. 그래서 이렇게 나와서 서 있던 것이다. 지금 내 곁에서 함께 응원하는 학생들 중에는 아예 처음 보는 학생들도 있고, 원래 얼굴만 알던 학생들도 있다. 어제(12일) 6시 반쯤 됐을 때는 거의 20명 가까이 서 있었다."

- 손으로 대자보를 쓴 이유?
"사실 우리는 타이핑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손으로 쓰는 글이 더 진심이 묻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글은 너무 가볍게 보이거나 익명성이 강해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봤다. 그래서 직접 손으로 쓰는 게 내 감정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다른 학교에서도 한다던데.
"그렇다. 페이스북과 지인들 통해서 연락이 많이 왔다. 서울대와 한양대, 중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에서도 대자보를 붙인다고 연락 받았다. 한 한양대 새내기는 페이스북 메시지로 나한테 "종북이라고 몰리는 게 두렵지 않았냐, 낙인찍기나 색깔공세가 무섭지 않냐"고 묻더라. 근데 그런 두려움은 사실 내가 더 크다고 봐도 될 것이다. 특히나 그 학생은 새내기지만 나는 졸업반이니까. 그러나 월가 오큐파이(Occupy) 운동도 사소한 것들에서 시작됐듯이, 뭐가 됐든 시작하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친구나 지인, 졸업생들 반응은 어떤지?
"많이들 응원해주신다. 커피나 케익, 핫팩 등도 계속 쥐어주고 간다. 어제 눈이 올 때는 직접 우산을 씌워주고 간 친구도 있었고. 교수님들도 고생 많이 한다고, 수고한다고 한 마디씩 꼭 해주고 가신다. 어제 교우회라며 민주화 운동하신 분들, 고대 졸업생 분들이 학교에서 모인다고 잠깐 연락이 왔었는데, 88학번이라는 분이 내게 힘내라고 하더라. 아까도 한 사회대 교수님이 맛있는 거 사먹으라며 지갑에 있던 돈 53000원을 다 털어주고 가셨다."

- 이렇게 많은 곳에서 응답이 나타나는 게 어떤 의미인 것 같나?
"학내에서 '안녕 못하다'며 수십 장의 대자보가 붙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내가 쓴 대자보의 '안녕하냐'는 물음이 힘을 가졌다기보다는, 다들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질문이 이걸 계기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은 거다. 우리가 국정원처럼 댓글을 수천 개 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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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하십니까? 발길 멈추게 하는 대자보 주현우씨(고대 경영학과)가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에 붙여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학우들의 연이은 지지하는 대자보들이 붙어있자, 지나가던 학생들이 발길을 멈추고 글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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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지지하는 학생들 주현우씨(고대 경영학과)가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에 붙여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한국사학과 학생회 학생들이 이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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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무관심했던 내가 창피해서... 안녕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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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응원의 손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에 붙인 주현우씨(고대 경영학과, 가운데)와 학우들이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서 철도민영화 반대와 철도노동자들의 대량 직위해제에 대해 부당함을 알리자, 한 대학원생이 이를 응원하며 붕어빵을 사와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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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응답하는 손길 학생들이 응원하며 건네준 음료수와 핫팩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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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으로 이어진 지지운동은 고려대를 넘어 다른 학교로까지 전파됐다. 중앙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광운대, 용인대 등 각 학교 게시판에도 "나는 침묵했다", "우리 학우님들은 안녕하시냐"며 손으로 쓴 대자보가 붙었기 때문이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을 지나는 재학생들은 "멋있다", "힘내라"며 음료수와 간식거리들을 손에 쥐어주고 갔다. 한 사회대 교수는 후문 앞에 서있던 학생들에게 "고생한다, 밥이라도 사먹으라"며 지갑에 있던 돈 5만 3000원을 모두 털어주고 가기도 했다.

고대 학생의 학부모라는 50대 여성은 "이런 학생들이 있어야 민주주의가 되살아나지"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게시판 앞에서는 이들을 응원한다는 학생 밴드 '상추와 깻잎'이 모여 한 시간 가량 지지공연을 열었으며, 아예 밀양에서 송전탑을 반대하다 돌아가신 고 유한숙 어르신을 추모하는 분향소도 옆에 설치됐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고려대 재학생 김성빈(25, 노어노문학과 09)씨는 "원래 교내 생태주의 등을 공부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주씨의 대자보 중 '송전탑' 관련 내용이 나오는 걸 보고 우리도 이렇게 나오게 됐다"며 "밀양도, 우리의 전기도 안녕하지 못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대자보가 붙은 게시판 앞에서는 한 학생이 '○○○해서 나는 안녕치 못합니다'라는 내용으로 페이스북 포토 서명을 받기도 했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각각 '이명박 가카가 그리워지려고 해서', '현실에 무관심했던 내가 창피해서', '귀를 막는 정부, 닥쳐오는 시험이 답답해서' 안녕하지 못하다며 답을 달았다.

이를 지켜본 미국 교환학생 코디(Cody)씨는 "미국에도 대자보가 있긴 있지만 활성화되지는 않았다"며 "(철도) 파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지지하는 학생들이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대자보를 읽어본 재학생 조효정(가정교육 12)씨도 "대학 들어와서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 최근 진보와 종북 이미지가 겹치면서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았는데 이런 계기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경대 후문 앞에서 원래 13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지지·관심 촉구 운동은 오후 3시경 끝이 났다. 주씨는 "30장이 넘는 자보가 붙었는데 이걸 학우들이 볼 수 있는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며 14일 오후 3시에 있을 '서울역 나들이'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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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응답하는 학생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에 붙인 주현우씨(고대 경영학과, 가운데)와 학우들이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서 철도민영화 반대와 철도노동자들의 대량 직위해제에 대해 부당함을 알리자, 학생 밴드 '상추와 깻잎'이 공연을 열어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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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안녕하지 못할까요' 주현우씨(고대 경영학과)가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에 붙여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서 학생들이 '나는 왜 안녕하지 못할까요' 페이스북 포토서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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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연대하는 학우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에 붙인 주현우씨(고대 경영학과, 사진 왼쪽)가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 앞에서 철도민영화 반대와 철도노동자들의 대량 직위해제에 대해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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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제선 고속전철, 도로건설 합의 의미

북중, 국제선 고속전철, 도로건설 합의 의미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2/13 [02:34]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북이 지난 8일 중국 기업이 중심이 된 국제투자집단 즉, 국제컨소시엄과 함께 개성과 평양, 신의주를 잇는 복선 고속철도와 8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기로 합의 했다는 12일 kbs뉴스보도 © 이창기 기자

북이 지난 8일 중국 기업이 중심이 된 국제투자집단 즉, 국제컨소시엄과 함께 개성과 평양, 신의주를 잇는 복선 고속철도와 8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기로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12일 KBS뉴스에서 특종 보도했다.


보도의 첫 번째 주목할 의미는 미국의 대북 봉쇄가 무력화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점이다.

본지에서는 이미 미국의 대북 봉쇄는 사실상 무력화되었으며 북-중, 북-러 나아가 북과 유럽의 교류협력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누차 분석 진단한 바 있다. 그 분석대로 일이 착착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도 아직 개발하지 못한 차량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소형화 경량화 첨단화된 핵무기를 북이 보란 듯이 공개 보유하게 된 조건에서 추진되는 국제교류협력이기에 사실상 미국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었는데 그 진단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된 서구의 자본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사상도 국경도 장애가 되지 못한다.
딱 하나 프랑스 독일 자본가들의 투자금을 몽땅 날린 이라크 전쟁에서처럼 패전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 나라에 대한 투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미 투자를 했다면 국제적인 대자본가들은 투자국이 전쟁에서지지 않도록 온갖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투자국이 질 것 같으면 승리 가능성이 높은 나라에도 더 투자를 해서 투자국에서 입을 손해를 기어이 만회하고 오히려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특권을 장악하여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든다.

나폴레옹의 정복전쟁 배후에도 자본가들의 이해가 얽혀있고 세계 제1차, 2차대전도 결국은 자본가들의 이익 추구 때문에 발생한 전쟁이라는 것이야 진보와 보수, 동양과 서양 모든 학자들이 공히 인정하는 사실이다.

중국인들이 넘쳐나던 고려호텔에 최근 유럽인들이 중국인들보다 더 많이 눈에 띈다는 미주 오인동 박사의 방북기는 그래서 결코 쉽게 볼 사안이 아닌 것이다.
유럽의 투자가들도 북을 이미 안전한 투자처로 보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3978§ion=sc6§ion2=

이번 북-중 합의에도 중국의 기업만이 아닌 한국을 포함한 국제투자가들의 투자를 받아서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 한국의 투자자는 북의 자원개발을 추진해온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단독으로가 아닌 한국의 여러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결국 그만큼 오랜 기간 논의를 해온 사안이며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진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사업이 미국의 압력에 쉽게 좌초되지 않을 것이다.
 
▲ 북을 통과하는 밀폐형 국제선 도로 © 이창기 기자
 
▲ 신의주를 거쳐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나선을 거쳐 러시아와 북유럽으로 민족의 대동맥을 대륙으로 확장시킬 국제선 도로 © 이창기 기자

두 번째로는 이번 사업이 한반도의 통일을 내다보면서 추진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이번 국제선은 중앙에 고속전철이 놓이고 그 양쪽에 4차선씩 고속도로가 놓이며 양쪽 길 가에 철조망을 쳐 접근을 차단시키는 밀폐형 고속도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 내부의 물류를 주로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보내는 고속철도라면 이런 밀폐형으로까지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개방형으로 만들어 북 곳곳의 도로와 연결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밀폐형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한반도를 관통하는 통로의 의미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부산항, 목포항, 평택항, 속초항 등 주요 남측의 항구와 연결하여 동북아의 물류통로로서의 기능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제투자가들은 그렇게 한반도를 관통하는 물류혁신이 곧 멀지 않아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이번 일을 통해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 남북경협에 관한 강한 의지를 유훈으로 남겼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창기 기자
 
▲ 북중 국제선 합의에 남측 기업을 꼭 참여 시키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기어이 관철할 의지로 이번 컨소시엄을 추진했다는 김정은 제1비서 © 이창기 기자


세 번째 의미는 이 사업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자 김정은 제1비서의 확고한 의지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흔들림 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으며 장성택 처벌 사건과 북의 국정운영 방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장성택이 주로 대외경제사업을 주관했기에 그의 숙청은 대외협력 사업의 위축, 특히 북중관계의 악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제도권 언론의 보도에 대해 본지에서는 오히려 반대이며 북의 김정은 제1비서는 더 강력한 영도체계를 구축하고 자신이 꿈꾸어 온 경제개발사업 대외교류협력 사업을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했는데 그것이 정확한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본다.
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4508§ion=§ion2=

특히 KBS뉴스에서는 이번 컨소시엄에 한국의 투자가를 참여시키라는 지시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내렸으며 북의 김정은 제1비서가 이를 유훈으로 관철하려는 강한 의지로 추진한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PAGE_NO=&SEARCH_NEWS_CODE=2771015

본지에서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중국의 두만강 유역 개발 계획을 심층취재 분석한 결과 중국은 두만강 개발을 중국의 낙후한 동북3성을 발전시키고 태평양으로 진출할 교두보를 여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로 여기고 있었으며 가급적 해외 기업과 함께 추진하기보다는 중국 독자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는 관련 보도를 누차 소개한 적 있다.

결국 이번 북의 국제선 합의에 한국 기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요청 때문이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제1비서의 강력한 의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바로 kbs뉴스의 보도가 그 강력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북이 중국과의 교류협력 사업에 그간 속도를 내지 못한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남측기업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남북관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임을 간접적으로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북이 언제까지 남측기업의 투자보장을 위해 자신들의 경제개발 계획을 마냥 늦출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북이 노른자위 중에 노른자위라고 할 수 있는 동북아 최대 허브항인 나진, 선봉과 청진항 항구를 중국과 러시아에 장기 임대해주고 유럽과도 교류협력을 적극 추진해온 것만 봐도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본지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적대시 정책에 대해 그렇게 비판했던 것이며 박근혜 정부의 종북몰이가 결국 나라망치는 최악의 수임을 지적했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세계정세의 흐름을 읽을 줄 안다면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는 우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작업을 본격화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박근혜 정부가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유일한 길일 것이다.
기회는 자주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가다가는 우리나라는 경제위기 때문에라도 사람 살 수 없는 지옥으로 변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남북교류협력만 추진하면 독일 일본을 능가하는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 바로 올라설 수 있는데 도대체 종북몰이가 다 뭐란 말인가. 제 정신을 가지고서야 어찌 지금 시대에 그런 종북몰이를 국정운영 최전면에 내세울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정말 남측은 길이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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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중심 문화가 한국군 진화를 멈추게 했다!

육군 중심 문화가 한국군 진화를 멈추게 했다!

 
김종대 2013. 12. 11
조회수 5045추천수 0
 

인터뷰 <한국군 국방개혁의 변화와 지속>의 저자 권영근 박사
 
사진2.JPG » 권영근 박사 (예비역 공군 대령)
 
<한국군 국방개혁의 변화와 지속-818계획, 국방개혁 2020, 국방개혁 307을 중심으로>(연경문화사, 2만5천원)은 세 번의 한국군 국방개혁을 비교분석하여 우리나라 국방개혁의 성공과 좌절을 다룬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의 818 군제개혁,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국방개혁 2020,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국방개혁 307이다. 주요 국방개혁이 있을 때마다 개혁을 주도한 핵심인물들이 있다. 권영근 박사는 이들을 일일이 인터뷰하여 국방개혁의 큰 밑그림을 파헤치며 시대에 따라 달라진 국방개혁의 속살을 헤집는다. 본지는 권 박사의 저서 출판에 즈음하여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jdkim2010@naver.com)
 
52명의 키 플레이어를 인터뷰
 
사진1.jpg » <한국군 국방개혁의 변화와 지속>은 세 번의 한국군의 국방개혁을 비교부석하여 우리 국방개혁의 성공과 좌절을 다룬다.
 
- 국방개혁에 관한 책은 많지만 이렇게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각 시대별로 국방개혁의 원형(prototype)을 비교분석한 책은 드문 형편이다. 매우 어려운 작업으로 보이는데 어떤 동기로 집필을 하게 되었는가?
 
=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논문으로 국방개혁을 선택했다. 이미 1999년에 문정인 교수로부터 내가 국방개혁 문제를 연구한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논문을 써 보라고 조언을 해주더라. 그 때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내가 가진 문제의식은 818 군제개혁, 국방개혁 2020, 국방개혁 307 등 역대 정권이 국방개혁 할 때마다 꼭 나타나는 현상, 즉 국방개혁의 결과 왜 육군의 몸집이 커지느냐는 것이다.
 
국방개혁을 처음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지만 추진 과정에서는 꼭 육군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처음 국방개혁을 시작한 대통령의 의도와는 다르게 국방개혁이 진행되더라는 점이다. 그 이유가 뭐냐? 이걸 파헤치고 싶었다.
 
- 많은 인물들을 인터뷰하여 발로 쓴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몇 명이나 인터뷰하였는가?
 
= 핵심 키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인사가 52명이다. 실제로 접촉은 100명 이상했으나 상당수가 인터뷰 거부하거나 꺼렸다. 그 중 동의한 사람만 했다. 818의 경우 노태우 대통령 청와대의 김희상 장군, 윤일영 장군이 있고, 각 군의 대표로 해군은 이기정, 윤광웅 제독, 육군은 이석복, 용영일, 조영길, 김관진 장군, 공군은 조건원, 이선희 장군 등이 있다. 2020은 국방부에서 자문을 했던 황병무 교수, 청와대의 이종석 NSC 사무차장, 임춘택 행정관, 박선원 비서관, 국방부 차원에서 김경덕 장군, 공군 진호영 장군 등이 있다. 307의 경우 선진화위 이상우 위원장, 김태우 박사, 공군의 조원건 장군 등 핵심 멤버들이다.
 
307에서 참여는 했으나 이름을 노출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인터뷰를 안 하려는 사람들은 주로 육군이 많았다. 주로 “인터뷰하면 문제가 있다, 통합군으로 가야 하는데. 하려면 조용히 해야지 외부로 알려지면 혼란이 우려된다”는 입장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익명으로 인터뷰한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반대로 이름을 꼭 내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름을 밝혀달라는 분은 통합군 문제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던 분들이다. 그런가 하면 818 당시 통합군 주장자가 지금에 와서는 입장을 바꾼 사람도 있다.
 
미국 이론 베끼는 데서 군제가 시작
 
-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각주만 모아서 읽어도 재미가 있었다. 결국 통합군과 그에 대한 반대로 여론이 양분되는 게 가장 뚜렷한 현상인 것 같다.
 
이 책은 통합군, 단일군, 합동군이라는 걸 외국의 문헌을 통해 정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개념이 대부분 정리되었으므로 앞으로 군의 상부구조 논쟁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나의 책이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통합군은 육군 중심 단일군을 의미했다. 육군 중심 비대칭 구조로 가게 된 배경은 1954년 한미합의의사록이다. 여기에서 국군 72만 중 육군 66만, 해군 1만6천, 해병대 5천, 공군 1천600명으로 상한선을 정해버렸다.
 
1955년에 개교한 국방대 안보과정 1기생들은 당시 우리사회 최고 엘리트들로 영어도 잘했는데, 그 사람들이 그 즈음 미국에서 진행되던 군 구조논쟁을 주목했다. 미국 잡지도 보고. 우리가 어떤 조직을 가질 것인가를 고민했다. 1957년도 그 사람들 논문이 3개 나왔다. 그 중 2개가 통합군 주장이고, 1개가 통제형 합참의장제였다. 그런 것들이 나왔는데 이게 군제 이론이 없는 상황에서 나오다보니 후에 육군 기득권 유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렇게 한번 육군 중심 개념이 형성되면 흔히 말하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 형성되어 바꾸기가 어렵다. 이 때 육군이 보기에는 공군은 1만 명밖에 되지 않아 군대도 아니었다. 같이 대등하게 대화할 상대가 안 된다는 인식이다. 해군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우리 군 내부에서 1950년대 이후 장교들이 군제 개편과 관련해 50여편 논문을 썼고 10여 차례 논쟁이 있었다. 그러면서 계속 육군 중심 문화가 형성되어 갔다.
 
사진4.jpg » 육군은 전쟁은 육군이 수행하고 해군과 공군은 지원한다는 생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 모습
 
- 각 시대별 국방개혁의 차이를 말해 달라.
 
= 서구 사회에서 여러 전쟁을 통해 얻은 결론이 있다. 군 구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단일군이라는 점이다. 미 해병대의 예를 보자. 미 해병대는 한국 공군보다 막강한 항공력, 지상전력, 함정을 다 갖고 있다. 그러나 해병대 밑에 육해공군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한국의 육해공군이 미 해병대처럼 단일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군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것이 단일군이다. 가장 극단적인 형태다.
 
반면에 각 군을 따로 두고 잘 협조해야 한다는 합동군 생각도 있다. 노태우 대통령의 경우 818에서 최초에는 단일군으로 가려 했다가 추진 과정에서 뒤로 처져 통합절충형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반대로 3군 균형을 표방한 합동 쪽으로 가다가 뒤로 후퇴한 합동절충형, 이명박 대통령은 통합군을 주장했는데, 많은 반대가 있었으나 그대로 국무회의 상정했다가 무산되었다.
 
- 왜 그렇게 변질되었나? 유니폼 문화, 정서적인 이유는 없는가?
 
= 한국군의 단일군 논쟁, 통합군 논쟁은 문화와 관련 있다. 육군은 자신들이 전쟁에 자신이 하고 해공군은 지원한다고 말한다. 그게 국방개혁에서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미 육군의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미국 의회는 예산으로 군을 통제하는데, 각 군에서는 공히 예산을 많이 따기 위해 나름대로 논리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공중전은 주로 공군이 하고 해전은 해군 혼자 한다. 그런데 육군은 혼자 하는 작전이 없다. 원정을 하려면 해공군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육군이 전쟁을 하고 해공군이 지원한다는 육군의 예산확보 논리인데 이걸 한국 육군이 수용했다.
 
그런데 한국은 육군이 절대 다수이기 때문에 먹혀 든다. 그래서 지난 60년간 모든 문서체계는 전쟁은 육군이 하고 해공군이 지원하는 것으로 하고, 군제도 단일군 주장으로 갔다. 군의 조직문화가 육군 위주로 비대칭구조를 이루면서 한국군 문화를 형성한 것이다.
 
한국군, 지식 발전이 봉쇄됐다.
 
- 어떤 잘못된 문화가 발전을 저해했나?
 
= 아무리 악기가 좋으면 뭘 하나? 연주를 잘해야지. 소프트웨어, 즉 개념, 교리, 전략이 없으면 무기체계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모든 게 문화에 기반한다. 그런데 한국군은 새로운 개념, 교리와 같은 지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하드웨어의 문제가 아니다. 80년대 당시부터 북한보다 훨씬 예산을 많이 썼는데 어떻게 하드웨어 문제인가? 한국군의 문제는 문화의 문제, 교리와 전략과 지식의 문제다.
 
- 교리와 전략개발을 안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육군 교리만 있으면 되니까 개념적인 건 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2010년에 합동성 토론회가 첫 번째로 개최된 이후 몇 차례 토론회가 있었다. 그 당시 “오늘 이후로 합동의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고 합참의장이 발언한 바 있다. 그런데 이후 토론회에서 다루어진 주제들을 보면 ‘입체고속기동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주제, 즉 육군이 싸우는 데 어떻게 해공군이 지원할 것이냐는 문제만 토론했다. 아주 지엽적인 문제들이고 실제로 합동의 문제를 다루는 토론이 아니다.
 
북한 특수전 대비는 주로 육군이 하는 것. 그런 건 쟁점이 아니기 때문에 토론할 필요가 없다. 쟁점은 공군과 육군, 육군과 해군 등 각 군 사이에 작전지역 넓히는 게 타당성이 있는지, 중첩을 해소하는 방법이 있는지와 같은 문제여야 한다. 우리의 경우 육군이 작전지역을 넓히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논문이 없다. 합동의 문제를 토론하려면 합동교리가 각 군의 교리와 상충되는 요인이 없는지를 토론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육군이 일방적으로 한다. 그래서 발전이 안 된다.
 
- 육군 위주의 잘못된 권력관계 때문 아닌가?
 
= 논의라는 건 논의대상을 선정하는 것이다. 그 선정을 육군이 하지 않나? 최근에는 사이버전, 대특수전, 해상을 통한 침투 등 지엽적인 문제를 주로 토론을 한다. 옛날에는 합동이라면 2개군 이상이 몸을 맞대는 걸 합동이라고 했으나 오늘날 전쟁은 모든 것이 합동이다. 즉 지엽적인 문제를 토론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서해에서 벌어지는 남북의 교전을 보면 해군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육군과 공군도 비상이 걸린다. 상황이 악화되면 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투 할 때 외손으로 치더라도 오른 손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합동의 문제다. 이 문제는 바로 권력관계를 바꾸어야 해결이 된다. 국방부와 합참의 각 군 직위는 1:1:1로 가야한다. 국방장관도 문민화해야 한다.
 
사진3.jpg » 프랑스 클레망소 수상은 "전쟁의 문제는 너무 중요해 군인들에게만 맡길 수은 없다"라고 말했다.
 
-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하나?
 
= 프랑스의 클레망소 수상은 “전쟁의 문제는 너무나 중요해서 이걸 군인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고 했다. 국방은 군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권력과 국가의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군인만이 아니라 청와대와 국회에 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본다.
 
 
권영근은?
 
국방개혁 전문가이다. 연세대학교 정치학 박사, 미 오레건주립대학 전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공군대령(예), 공군사관학교 교수, 국방대학교 합동교리실장, 국방과학연구소 데이터통신실장, 한국국방연구원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공군발전협회 연구위원과 국방전문가포럼 회원, 한국국방개혁연구소 소장으로 재임중이다. 『21세기 전략기획』 등 40여 권의 군사 서적을 번역했고, 『합동성 강화 :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본질』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 대한민국 최고의 군사전문지 <디펜스21플러스> 2013년 12월호 절찬 판매중

 

201312월호 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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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국방보좌관실에서 일했습니다. 또 국무총리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국방부 정책보좌관 등으로 일하며 군 문제에 관여해 왔습니다.
이메일 : jdkim2010@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dnd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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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남쪽과 김정은의 북쪽은 닮았다

[편집국에서] 다시, 표현의 자유를 생각한다

강양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12-12 오전 8:23:22

 

 

지난 9일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을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잇따라 공식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장성택 부위원장이 실각한 이유를 짐작케 하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국내의 한 언론은 평양 고위 소식통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근거로 "이번 숙청은 장성택의 술자리 말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언론과 전화 통화한 평양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장성택 부위원장은 지난달 15일 평양 보통각 구역 모처에서 부하와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성택 부위원장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김정일 지도자 동무에 이어서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것은 정당성이 없다""김정은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양 고위 소식통은 "일부 부하의 만류에도 장성택 부위원장은 '김정일 지도자 동무도 자신이 대를 이어서 인민에게 독재자라고 비판을 받을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지도자 동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텐데 그 독재자 전철을 밟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평양 고위 소식통은 "이 술자리 발언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을 통해서 곧바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위원장에게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발언을 접하자마자 "당의 사기를 꺾고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에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을 지시했다.

평양 고위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대책 회의에서도 북한 고위 인사들은 "위대한 영도자 위해(危害)를 선동 조장하는 테러", "언어 살인이자 국기문란", "국가 원수에 대한 저주 섞인 발언"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이 나왔다. 결국 술자리 발언은 최측근의 처형과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이어졌다.

한편, 이 언론이 평양 고위 소식통과 어떻게 전화 통화를 했는지, 또 얼마나 자주 접촉을 하는지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관계 당국은 이 언론이 평양 고위 소식통과 접촉한 것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봐야 하는지 검토 중이다. 국가보안법은 "신고 없이 북한 주민과 회합, 통신, 그 밖의 방법으로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는 북한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 소식을 앞장서 전하는 <조선일보>의 기사를 거의 그대로 따와서 내용만 약간 수정한 것이다. 물론 "평양 고위 소식통" 역시 가공의 인물이다. 실제로 이 "평양 고위 소식통"이 한 명인지, 두 명인지 혹은 날조된 인물인지 그 진실은 알 수 없다.

눈치 빠른 독자는 알겠지만, 장성택 부위원장이 술자리에서 했다는 발언은 민주당 장하나, 양승조 의원의 발언을 약간만 수정한 것이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반응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 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이다. 또 북한 고위 인사의 반응은 청와대 대변인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장하나, 양승조 의원의 발언을 비난하며 나온 것이다.

굳이 이렇게 <조선일보> 흉내를 내본 것은 지난 1주일간 남쪽과 북쪽의 정치 뉴스가 놀랍도록 똑같다는 사실을 한 번쯤 돌아보고 싶어서다.

아니, 북쪽에서는 순식간에 몇 사람이 총살을 당했는데 어찌 남쪽과 북쪽의 정치 뉴스를 비교하느냐고? 당장 남쪽에서도 한나라당 의원이 만장일치로 장하나, 양승조 의원을 '정치 살해'하는 의원 제명안을 내놓지 않았나? 할 수만 있다면, 국회 앞에서 공개 처형이라도 할 기세 아닌가?

아직 우리나라가 독재 국가였던 30년 전쯤의 일이다.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이런 일화를 얘기해 준 적이 있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활짝 꽃을 핀 영국의 런던에서는 중심가 공원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시민을 선동해도 경찰이 잡아가는 일 따위는 없단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이렇게 덧붙였다.

"영국 정부와 런던 시민이 그렇게 공산주의자들이 마음대로 떠들 수 있도록 놓아둔 것은 결코 그들의 주장에 찬성해서가 아니야. 공산주의자들이 소련이 좋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결코 그 말에 승복당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지. 즉, 공산주의자들은 역설적으로 소련이 아닌 영국이 얼마나 자유로운 사회인지를 온몸으로 증명한 거란다."

철없을 때 들었던 일화지만, 그 때 선생님께서 해준 이 말씀은 아직까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나중에 철이 들고 나서야, 그 때 선생님께서 해준 얘기의 핵심은 (영국이 좋은 나라라는 뜻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고, 또 표현의 자유야말로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에 새긴 가장 긍정적인 요소임을 알았다.

이렇게 표현의 자유가 근대 민주주의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는데 큰 역할을 한 자유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은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표현의 자유는 100%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옳은 주장이라면 당연히 표현의 자유는 보장이 되어야 한다. 즉,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라거나 "김정은은 독재자의 아들 또 손자"라는 주장처럼 옳은 주장을 통해서 인류는 오류 대신 진리를 얻을 기회를 가진다. 그러니 당연히 이런 표현의 자유는 100%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을 놓고서 사형, 구금 혹은 명예 훼손 형사 처벌 따위를 거론하면 그 사회는 죽는다.

그런데 밀은 설사 그른 주장이라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니까 독재자가 될 수밖에 없다"거나 "박정희도 측근의 총에 맞아 죽었으니 그 딸도 그런 비극적인 운명을 맞을 것이다"라는 식의 주장은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이라면 눈살을 찌푸릴 만한 주장이다.

하지만 밀은 이런 그른 주장이 바로 옳은 주장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리라고 역설했다. 당장 저런 얼토당토않은 주장조차도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비록 독재자의 딸 소리를 들으며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나중에는 복지 국가 대한민국의 초석을 닦은 대통령으로 기억되리라" 하는 다짐의 계기가 된다면 의미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정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권력 투쟁의 사정이야 어찌됐든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목이 날아가고,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는 정치인으로서의 공적 발언에 대통령, 청와대, 여당까지 나서서 조진다. 어째, 남쪽과 북쪽이 자꾸 닮아가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

 
 
 

 

/강양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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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 노무현은 박근혜와 이렇게 달랐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12월 12일 국회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특별위원회'에 출석했습니다. 이날 남재준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만든 자체 개혁안을 보고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셀프 개혁안을 요구한 지 무려 5개월 만에 남재준 국정원장이 들고 온 국정원 개혁안은 달랑 3장이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에 만들었던 '국정원 비전 2005'와 비교하면 이것은 개혁안이 아니라 그냥 메모 수준에 불과합니다.

 

 

 


달랑 3장짜리 국정원 개혁안이라도 핵심 사안이 포함됐느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닙니다. 우선 국정원 직원들이 국회와 언론사,정부기관에 출입하는 문제를 국정원은 상시출입은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도 상시출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정보 수집 방식 관련 개혁안은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서약서를 쓴다는 부분도 말 장난에 불과합니다. 이미 MB정권 때도 국정원은 <정치 중립 선언문>을 제출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대북심리전단에 대해서 민주당은 폐지를 주장했지만, 국정원은 방어심리전을 최소화하고 정당,정치인 관련 언급을 금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종북>이라는 단어가 만능열쇠인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국정원이 빠져나갈 구멍이 존재할 것입니다.

예산,인사,수사권 등의 개혁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국정원은 아예 이런 개혁안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제기한 국정원 셀프개혁안은 개혁안이 아닌 '시간벌기용 변명'이었습니다.

' 노무현을 팔아 국정원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들먹이여 국정원 개혁을 막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정부 핵심인사들도 집권 전 국정원 개혁에 관심이 컸지만, 집권 후에는 냉엄한 안보현실을 이해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회선 의원의 주장은 그대로 13일 동아일보 조간신문에 실렸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노 전 대통령, 현 국정원시스템 100점 평가>라는 말도 안 되는 문구였습니다.

동아일보는 김회선 의원이 교묘하게 짜깁해서 내보낸 발언을 그대로 여과없이 내보냈는데, 그중에는 <국정원의 부처 출입제도는 문제가 있지만, 국가와 사회의 안전 유지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필수적이다>라는 부분과 2005년 국정원 개혁 보고를 받고 '100점이다'라고 평가한 부분입니다.

당시 참여정부 국정원 시스템이 지금과 차이가 없다면서 물타기를 하는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행태는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왜곡하는 행위입니다.

' 똑바로 봐라 !. 이것이 노무현식 국정원 개혁안이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왜곡한 노무현 대통령식 국정원 개혁안은 기본 바탕부터가 이미 지금의 국정원과 달랐습니다. 무엇이 다른지 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① 노무현 집권 내내 이루어졌던 '국정원 개혁'

참여정부의 국정원 개혁은 3단계로 진행됐습니다. 1단계로 국정원장의 고유 특권으로 여겨졌던 '대통령 주례 대면보고제도', 즉 독대를 폐지했습니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비서실장 등을 배석하는 형태로 국정원장이 권력자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2단계로는 '국정원 비전 2005'를 통해 중장기 플랜으로 국정원 개혁을 시도했습니다. 3단계로는 2006년 11월 최초의 국정원 내부 출신 원장인 김만복 원장을 임명하여 국정원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② 국정원 혁신마스터 플랜 '국정원 비전 2005'

박근혜 정부가 취임하고 난 뒤에 국정원은 3장짜리 개혁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국정원 인사 및 외부 인사로 구성된 T/F를 구성해 '국정원 비전 2005'이라는 국정원 중장기 개혁안을 만들었습니다.

'국정원 비전 2005' 10대 중점 사안을 보면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주장했던 국내정보,안보수사,심리전 업무는 축소 내지 임무를 재정립하는 형태 등으로 나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 정보를 수집했던 제2차장 산하 대공정책실의 활동을 중지한 부분입니다.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MB때 제2차장, 즉 국내정보를 수집하는 파트에서 근무했고, MB정권이 들어서면서 대공정책실은 부활됐다>

 

 

 


③ 진짜 국익을 위한 정보기관

다른 나라에서는 정보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자국 기업들에 해외 진출과 국제 동향을 파악하라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은 해외 국가정보와 국제행사,국제 경제 동향 등에 대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국정원이 수집한 정보가 진짜 국익을 위해 자국민에게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국내 민,관 430여 개 기관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진짜 정보는 돈이 된다는 현 시대상에 걸맞은 국정원의 임무였고, 이를 추진하고 만든 사람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2005년 8월 5일 김승규 국정원장은 "과거의 불법 감청에 대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면서 과거 안기부 불법 도청 문제와 관련한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2013년 12월 12일 남재준 국정원장은 국회에 국정원 개혁안을 보고 하기 위해 오면서 경호원을 대동하고 왔습니다. 그는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에 관한 사과는커녕 달랑 3장짜리 국정원 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참여정부 시절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은 백퍼센트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질적인 국정원 관련 법안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원을 대하는 자세는 분명 달랐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건의했지만 나는 단 한마디도 국정원더러 정치에 관한 정보 모아오라고 한 일이 없고, 국정원이 누구누구 뒷조사 해가지고 겁 좀 주라고 단 한마디 한 일이 없습니다. 내가 위대해서 안 한 게 아닙니다. 불법한 일은 반드시 터져 나오게 돼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갖고 있는 신념입니다. 제 신앙은, 불법은 묻어놓으면 묻힌 깊이만큼 폭발력이 더 크게 터져 나온다, 나는 불법한 비밀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나는 모르는 일이다.국정원 셀프개혁안이면 충분하다'고 외치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는 왜 그녀는 잘못을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느냐는 점입니다.

불법을 자행한 국가권력을 비호하여 그 권력을 탐하는 대통령
불법을 자행한 국가권력을 개혁하여 국민에게 나눠주려는 대통령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가기관이 아닌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기억하고 실천한 대통령이 누구인지 이제는 아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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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 "박근혜, 제2의 한일협정 맺을 수도"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12/13 08:47
  • 수정일
    2013/12/13 08:4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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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초청 특강에서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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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2 21: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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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 교수가 겨레하나 주최 토론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내가 우려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의 주선을 받아들여서 극우화되고 있는 일본과 제2의 한일협정을 맺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얘기를 아무도 안 하고 있으나 상당히 현실성 있는 얘기다."

서승 리츠메이칸대 특임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가 주최한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과 한반도 평화.통일의 전망' 특강에서 "한일 역사인식 갈등은 한미일 동맹을 약화시키는 요인이기에 미국은 한일 역사인식문제에 적극 개입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관측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베트남전 수행이라는 다급한 사정 속에서 박정희 대통령 때 한국과 일본을 억지로 갖다붙였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한일협정)이 체결된 배경이다. 지금도 미국은 "정의나 공정성이 아니라 군사적인 필요의 관점에서 한일 화해를 도모하려 한다"는 것이며, 조 바이든 부통령이 최근 한일관계 강화를 촉구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서 교수는 제2의 한일협정 체결 고리로 일제하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들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의 정.재계는 물론이고 시민운동 진영에서도 독일의 '기억.책임.미래재단'식의 해법이 깊숙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 안에서도 일본과의 타협안 모색을 이미 시작하고 있다"는 것.

이날 서 교수는 한미일 삼각동맹 추진은 물론이고 일본 우경화의 배후에도 미국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3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2012/08/15) 읽어보고 상당히 놀랐다. 일본의 아베가 독자적으로 옛날의 일본을 부활시키려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미국의 시나리오 속에서 미국과 일본의 합작으로 하는 것이라는 게 매우 확연히 드러난다. 다분히 일본이 우경화하면 '일본 나쁜 놈이다, 일본의 우익들이 날뛰고 있다'고 감성적으로 보는 게 많은 데 사실은 상당히 치밀한 각본 하에 미.일 합작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 가져야 할 것 같다."

서 교수에 따르면, 아마티지 보고서는 '일본은 1류국으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2류국으로 전락할 것인가'는 협박으로 시작된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일본인들의 초조감을 미끼로 '1류가 되도록 뒷받침해줄 테니 앞잡이 노릇을 하라'는 게 요지다. 보고서는 1류국가의 조건으로 '군사능력(capable military forces)'을 적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방위 책임범위 확대와 일미 전면 군사협력 △호르무즈 해협에 일본 소해정 파병과 미국과 공동으로 남중국해 감시활동 △일미 양국 또는 일본의 국가비밀의 보존에 관한 능력 향상 등을 일본에 제언하고 있다.

한일 역사문제와 관련, 이 보고서는 '일본은 역사문제를 직시하고 장기적 전망에 기초하여 한국과의 연계를 고려하여 정치망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또 '미국은 한일 간에 역사문제에 입장 표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으며, '미일한은 역사문제 관련 비공식협의를 촉진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서 교수는 "상당히 괘씸하게 생각하는 게, (미국이) 역사에 대한 반성이나 청산이나 정의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군사전략적 측면에서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조 바이든 부통령이 이번에 일본에 가서 '자꾸 과거사 문제에 망언하지 마라'고 했는데, 내년 4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면 뭔가 메시지를 던지지 않을까 싶다"며 "미국은 떼어놓고 싶겠지만, 시민운동 진영은 과거사문제와 군사협력을 더욱 원칙적으로 연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 하에, 서승 교수의 특강, 하종문 한신대 교수의 '일본 군국주의 부활, 어느 단계에 와 있나',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한미일 삼각동맹 : 집단적 자위권과 MD를 중심으로', 김민철 연구위원의 '한일과거청산운동과 통일평화운동의 연대' 발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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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성택, '국가전복음모'로 사형 집행

12일 특별군사재판 뒤 사형 즉시 집행... "장성택, 내각 총리 하려 했다"

13.12.13 08:06l최종 업데이트 13.12.13 08:28l
김원식(tongt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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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하고 이를 바로 집행했다. 양 손을 포승줄에 묶인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원들에게 잡힌 채 법정에 서 있다.
ⓒ 노동신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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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에 대해 사형을 판결하고 이를 즉시 집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이 12월 12일에 진행됐다"며 "장성택을 혁명의 이름으로, 인민의 이름으로 준열히 단죄 규탄하면서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하였고, 판결은 즉시에 집행되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특별군사재판은 현대판 종파의 두목으로서 장기간에 걸쳐 불순세력을 규합하고 분파를 형성하여 우리 당과 국가의 최고 권력을 찬탈할 야망 밑에 갖은 모략과 비열한 수법으로 국가전복음모의 극악한 범죄를 감행한 피소자 장성택의 죄행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였다"며 "기소된 장성택의 일체 범행은 심리과정에 100% 입증되고 피소자에 의하여 전적으로 시인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피소자 장성택은 우리 당과 국가의 지도부와 사회주의 제도를 전복할 목적 밑에 반당 반혁명적 종파행위를 감행하고 조국을 반역한 천하의 만고역적"이라며 "오래전부터 더러운 정치적 야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께서 생존해계실 때에는 감히 머리를 쳐들지 못하고 눈치를 보면서 동상이몽·양봉음위하다가 혁명의 대가 바뀌는 역사적 전환의 시기에 와서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장성택, 정변 도모해 내각 총리 하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장성택은 그 후 위대한 장군님께서 너무도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시게 되자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정권야욕을 실현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책동하기 시작했다"며 "놈(장성택)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군령도지반과 령군 체계가 공고해지면 앞으로 제 놈이 당과 국가의 권력을 탈취하는 데 커다란 장애가 조성될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자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장성택은 정권 야욕에 미쳐 분별을 잃고 날뛰던 나머지 군대를 동원하면 정변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어리석게 타산하면서 인민군대에까지 마수를 뻗치려고 집요하게 책동했다"며 "심리과정에 '나는 군대와 인민이 현재 나라의 경제실태와 인민생활이 파국적으로 번져지는 데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한다는 불만을 품게 하려고 시도하였다'고 하면서 정변의 대상이 바로 '최고 영도자 동지이다'라고 만고역적의 추악한 본심을 그대로 드러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정변 이후에는 내각 총리를 하려고 하였다"며 "모든 사실은 장성택이 미국과 괴뢰 역적 패당의 '전략적 인내'정책과 '기다리는 전략'에 편승하여 우리 공화국을 내부로부터 와해 붕괴시키고 당과 국가의 최고권력을 장악하려고 오래전부터 가장 교활하고 음흉한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면서 악랄하게 책동하여온 천하에 둘도 없는 만고역적·매국노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보도했다.

또한 "장성택의 반당적·반국가적·반인민적인 죄악은 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 심리과정에 그 가증스럽고 추악한 전모가 낱낱이 밝혀지게 되었다"며 "피소자 장성택이 적들과 사상적으로 동조하여 우리 공화국의 인민주권을 뒤집을 목적으로 감행한 국가전복 음모행위가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해당하는 범죄를 구성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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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5대 종단 시국선언' 이끈 김희용 목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12/12 17:09
  • 수정일
    2013/12/12 17:0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박근혜 퇴진, 빠를수록 좋다
장하나·양승조, 박 대통령 살 길 제시"

13.12.12 14:04l최종 업데이트 13.12.12 15:41l

 

▲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5대 종단 시국선언' 이끈 김희용 목사 김희용 목사는 18대 대선을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평가,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하나·양승조 의원의 발언을 두고는 "오히려 박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줬다"고 말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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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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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은 나봇이란 농부의 땅이 탐나 '하나님을 모독했다'는 누명을 씌워 그를 죽였다. 나봇은 성실한 농부이자 신실한 신앙인이었다.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는 권력기관이 동원된 불법·부정행위를 지적하는 국민, 국회의원, 종교인에게 종북이란 누명을 씌우고 있다. 아합이 나봇에게 하나님을 모독했다고 누명을 씌운 것은 그가 갖고 있는 밭은 뺏기 위함이었고, 정부가 종북몰이를 하는 것은 권력 유지를 위함이다. 두 사례는 매우 유사하다."

김희용(54)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왕 아합과 비교했다. 지난 5일 5대 종단이 광주 YMCA 무진관에서 발표한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관련기사 : "종북몰이 칼춤 중심에 있는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하라")의 산파역할을 한 그는 "지난 대선은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평가했다. 최근 장하나·양승조 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오히려 박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넘치는 교회'를 찾았다. 작은 개척교회 한 켠에 딸린 두 평 남짓의 집무실엔 '박근혜 퇴진, 종북몰이 중단'이라고 적힌 시국선언 당시 사용된 피켓이 놓여 있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위한 모임',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등이 적힌 손수건도 보였다. 책장엔 성경과 함께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꽂혀 있었다.

"박근혜가 수첩공주? 고도의 정치적 판단하는 통치자"

우선 5대 종단이 어떻게 뜻을 모았는지 물었다.

"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웃 종교인을 존중하고 그들의 깊은 가르침을 겸허히 듣다보니 그동안 많은 교류를 해 왔다. 이번 5대 종단 시국선언은 그들과 쌓아왔던 신뢰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목사는 "지금 대한민국은 불의와 정의의 싸움에 진입했다"면서 "5대 종단이 함께 시국선언을 한 것은 불의와 정의의 싸움에서 '우리는 진실과 정의의 입장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시국선언을 함께 한 천도교의 이우원 선도사에게 전화가 왔다. 김 목사는 "이 선도사 뿐만 아니라 시국선언을 한 5대 종단의 사람들과 자주 통화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통화를 하며 25일 성탄절 행사에 이 선도사 초대했고, 이 선도사는 흔쾌히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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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오른쪽 아래)가 5일 시국선언 기자회견장인 광주 동구 YMCA 무진관에서 '박근혜 퇴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김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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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은 정보가 차단된, 소위 수첩공주가 아니다"라며 "'내가 댓글 몇 개로 당선된 걸로 보이나'라고 말하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정치적 언행"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책임을 지고)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며 "특검을 실시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동원된 권력기관을 개혁하거나 경우에 따라 해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지난 대선 기간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정선거 논란'을 두고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입수하고 조작할 수 있는 국정원이 (선거 운동을) 지시, 통제, 조작했음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드러나야만 부정선거인가. 많이 드러나고, 적게 드러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 사안 자체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국회에 제명안을 제출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장하나·양승조 의원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사퇴 요구는 국민의 명령이자 박근혜 대통령이 가야할 길을 제시한 것이다.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이전 역사와 유사한 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며 "두 의원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현 시국을 성경에 나오는 '카이로스'란 말로 설명했다.

"성경에 '카이로스' 라는 말이 있다. '시간' 또는 '때'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영어의 타임(time)과는 다른 개념이다. 타임이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이라면 카이로스는 절호·절정의 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지금이 카이로스, 즉 변화·변혁·격변의 때라고 생각한다. 카이로스의 결론은 '분리'로 맺어진다. 참과 거짓이 분리되는 때, 그것이 카이로스이다. 지금이 부정과 불의를 획책하고 있는 세력과 민주주의 회복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바라는 사람들이 분리되는 때라고 본다."

다음은 김 목사와 한 인터뷰의 일문일답이다.

"박창신 신부가 국론분열? 이명박·박근혜, 국론분열의 진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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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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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종단이 어떻게 마음을 모았나.
"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웃 종교인을 존중하고 그들의 깊은 가르침을 겸허히 듣다보니 그동안 많은 교류를 해 왔다. 이번 5대 종단 시국선언은 그들과 쌓아왔던 신뢰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5대 종단이 의견을 모으면서 종교적 이유로 마찰이 있었던 적은 없었나.
"없었다. 다만 시국선언의 방식이나 이후 행보를 두고 의견 차이는 있었다. 참고로 시국선언과 함께 거리행진 여부를 두고 의견이 조금 갈렸다. 하지만 이는 적극적 행동이 부담스럽거나 두려워서가 아니라 싸움을 한 단계 더 강화해 나가는 수단으로 거리행진을 선택해야 한다는 고민의 결과였다. 결국 당일 시국선언은 실내 기자회견으로 마무리 됐지만 우리는 향후 추세를 지켜본 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거리에 나설 것을 고려하고 있다."

- 현재까지 드러난 사안만으로 지난 대선을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 선거관리위원회,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경찰청 등 최고의 권력기관이 동원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드러나야만 부정선거인가. 국정원은 대한민국 모든 정보를 입수하고, 조작할 수 있는 권력기관이다. 이 국정원에서 지시, 통제, 조작이 이뤄졌음이 드러나고 있다. 많이 드러나고, 적게 드러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안 자체가 문제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말할 수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부정선거를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저 '수첩공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통치적·권력자적 사고방식이 체화된 굉장히 노련한 정치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댓글 몇 개로 당선된 걸로 보이나'라고 말하는 것은 뭘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언행이다."

-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박창신 신부에게 "분열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어불성설이다. 국론 분열의 진원지가 어딘가. 이명박 정부고, 그로 인해 탄생한 박근혜 정부다. 국민 분열의 주범은 그들이다."

- 그렇다면 '정치와 종교의 분리'란 개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미 대한민국은 정치와 종교는 분리돼 있다. 국회의원 가운데 종교인이 있나. 분리는 무관심과는 다른 개념이다. 분리라고 하는 말 속에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데 분리는 무관심과 같지 않다. 우리는 종교인으로서 정치의 부당함을 말한 것이다. 이렇게 시국선언 한다고 해서 '다음 선거에 나가겠다', '정치인'이 되겠다 이런 게 아니지 않은가."

- 종교인을 향한 종북 공세도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의 '종북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나.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민중이 민주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 온 역사다. 이 과정 속에서 기득권자들은 민중에게 이념 공세를 해 왔다. 빨갱이, 좌파 그러다가 이젠 종북이란 말로 나름 진화해 왔다. 현대사에서 단 한번도 바뀌어지지 않고 흘러온 이념 공세다. 이것은 분단 현실, 그리고 전쟁의 피해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남북의 분단은 치유해야 할 역사적 과제이다. 그 상처를 덧나게 해 갈등으로 만들어가는 도구로 사용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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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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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두려워 하고 있다... 빌미만 생기면 물고 늘어져"

- 장하나·양승조 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청와대가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청와대는 지금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정치적 수단을 동원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지만 부정선거의 새로운 정황이 날마다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니 귀에 거슬리는 것, 빌미가 될만한 것이 생기기만 하면 물고 늘어져 모면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장하나 의원이 했던 사퇴 요구는 곧 국민의 명령이자, 박근혜 대통령이 가야할 길을 제시한 것이다. 또 양승조 의원의 발언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혜안이다. 두 의원의 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이전 역사와 유사한 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두 의원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준 것이다."

- 또 새누리당은 두 의원의 제명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노무현 정부 때 박근혜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던 당시 한나라당은 어땠나. 연극이랍시고 폭언을 하며 희희덕 거렸다. 그랬던 이들이 부당한 대선 결과를 두고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의 말꼬투리를 잡아서 지지층의 윤리적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 보면 입법기관의 주체,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공공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국회의원이라기 보다 권력의 끄나풀, 졸개로 밖에 안 보인다."

-장하나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 대선을 다시 치르자고 제안했는데.
"(재선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하고, 거국 내각이 구성돼 민의를 수렴한 정치일정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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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5개종단 "박근혜 퇴진하라" 광주지역 5대 종단(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불교, 개신교) 신앙인들이 5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YMCA에 모여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시국선언을 열었다. 5대 종단 신앙인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퇴진, 국정원 해체, 이명박 구속, 종북몰이·국민분열 중단, 종교적 양심에 대한 편파왜곡 사과, 총체적 불법선거 해결을 위한 특검실시"를 요구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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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살아있다면 시국선언보다 더한 행동 했을 것"

- 박창신 신부는 고발을 당했다. 5대 종단 시국선언을 주도한 입장에서 두렵지 않은가.
"내가 수퍼맨도 아니고, 당연히 두려움을 느낀다. 두려움이란 인간이 갖는 아주 소중한 감정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해서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용기와 두려움을 조율해 가면서 용기가 나의 삶을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 만약 지금 예수가 살아 있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당연히 시국선언을 했을 것이고, 그 이상의 행동도 보였을 것이다."

- 광주지역 5대 종단은 시국선언 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일단 천주교 광주교구는 내년 1월부터 시국미사를 할 예정이다. 5대 종단은 사태를 예민하게 관망하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때라고 생각되면 연합 기도회를 열 것이다. 촛불의 싸움은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있어왔다. 그러다보니 5년 이상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들을 해보려고 한다."

- 개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경의 구절이 있다면.
"이사야 40장은 '너희는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는 말로 시작해 '모든 계곡은 메우고, 산과 언덕은 깎아 내리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하고 험한 곳은 평지로 만들어라'는 말로 이어진다.

모든 계곡을 메우라는 것은 좌절과 절망을 계곡을 메워 음습한 죽음의 기운이 있는 곳에서 백성이 살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는 의미다. 산과 언덕을 깎아 내린라는 것은 권력을 가진 교만한 자를 깎아 내려서 그들이 행했던 폭력과 착취를 없애라 하는 뜻이다. 거친 길을 평탄하게 만들라는 것은 나라 안의 소통의 길이 끊긴 것들을 이어 국민 모두가 조국의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자는 것을 말한다."

- 지난 대선 때 벌어진 일, 어떻게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보나.
"박근혜 대통령은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 또 특검을 실시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가담했던 이들 역시 밝혀내야 한다. 동원됐던 권력기관들은 개혁은 물론 때에 따라서 해체까지 생각해야 한다. 선거 제도 역시 손 봐야 한다. 지금 현재의 선거제도나 투표방식으론 얼마든지 부정과 조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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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국내각 구성하고 MB, 법정에 세우라"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91>더 이상은 안 된다, 이젠 정리하고 가자

오홍근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12-11 오후 6:42:06

 

 

숨이 막힌다. 질식할 것 같다. 대통령 선거 끝난 게 언제이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게 언제인데 아직도 나라가 이 모양이다. 다 대선부정에서 비롯된 꼴불견들이다. 선거직후 경쟁자가 선거결과 승복을 선언했고 선거법 시효도 지났기 때문에, 진상 밝혀내 관련자 처벌하고 필요하다면 사과도 하면서 다시는 그런 짓 할 수 없게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이 나라는 지금 그 일 처리 앞에 놓고 여·야가 1년 동안이나 힘겨운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문제는 그 '쉬운' 일을 하지 못하도록 거의 결사적으로 가로막는 집권층에 있다. 대통령까지 정통성 시비가 두려운 건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자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고되고 또 고된 삶을 살고 있는 민초(民草)들만 불쌍할 따름이다.

백성의 눈물 닦아 주는 게 정치라 했다. 이 나라 백성들은 오히려 그 정치판 때문에 수렁에 빠져들며 더욱더욱 눈물을 강요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애당초 사건이 불거졌을 때 바로 시인하고 사과해 버렸으면 벌써 끝났을 일이었다. 원세훈 씨 '살리려' 했던 게 문제였다. 사건 자체를 감추고 규모도 줄여서, 어찌해서든지 재판 피하고, 진실 밝혀지는 것 방해하기 위해 무리를 시작했던 게 비극의 단초였다.

대통령의 고집 때문에 그리 됐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기밀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 NLL 파동을 일으켜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게 개인 아닌 조직적 일탈(逸脫)의 시작이었다. 원세훈 씨의 기소를 막기 위해 온갖 외압을 행사하더니, 급기야 '윗선'의 지시를 어기고 원칙대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의 목을 잘랐다.

국정원 직원들의 범죄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하여 수사팀장 윤석열 검사를 찍어내기 했고, '이른바 언론'들까지 총동원해 대대적인 이석기 의원 사건 홍보전을 펼쳤으나 '뜻한 바' '대선 부정 덮기'의 소득은 얻지 못했다. 국정원 뿐만 아니라 국군 사이버 사령부, 국가보훈처, 안전행정부 등 정부기관들도 부정에 가담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고, 이른바 '댓글' 규모가 2000만 건에 이른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집권당 사람들은 패닉현상에 빠져든 듯하다.

대선개입을 비판하면 '대선 불복하는 거냐'고 눈 부라리며 악을 썼다. 대통령도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된 거냐'고 화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수행했던 어떤 여당의원은 파리에서 대선부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현지교민들을 '통합진보당 파리지부' 회원들이라며, '대가(代價)를 치르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종교단체들이 입 다물고 있는 대통령의 사과와 퇴진까지 요구하는 가운데, 급기야 야당의원 2명이 과격한 발언을 했다하여 여당의원 155명 전원이 의원직 제명 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대통령까지 나서 "국론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도를 넘는 발언을 한 것은 정쟁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론분열…'이라한 대목은 '예전에' 많이 들어보던 소리다.

뒤를 이어 "북한이 공포정치를 하고 있어 남북관계가 더욱 불안해질 수도 있다"며 남북 간 긴장국면을 '빠뜨리지 않고' 자락에 깐 것도 예전, 박정희 씨와 전두환 씨 때에 많이 나왔던 공안 분위기 조성 방식을 연상 시킨다.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그러니까 200명 이상의 국회의원 찬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제명 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없으나, 판을 계속 흔들면서 분위기를 다잡아 특검 요구 같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속셈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현직 대통령의 사퇴를 전제로 보궐선거를 요구'했다거나 '아버지의 불행한 전절을 밟지 말라'는 정도의 다소 과도한 의견을 말했다 하여 다른 것도 아닌 '국회의원 신분을 박탈하는' 제명 안까지 낸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의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필자는 본다. 지금의 여당 사람들이 지난날 김영삼 씨나 노무현 씨에게 어떻게까지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 많다.

사람에 따라서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울고 싶은 판에 두 의원이 뺨을 때려준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육식 물고기 피라니아가 피 냄새 좇아 떼 지어 덤비는 모습 같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다 알다시피 피라니아는 남미 아마존 강에서 사는 물고기로 육식동물의 피를 찾아 무리를 지어 강을 누비는 별종 어류다. 사제의 강론 가운데 사소한 한 대목을 꼬투리 잡아 일을 키우려 한 것도 피 냄새를 찾아 물고 늘어지는 '피라니아 현상'이라 했다.

한 여당의원이 야당의원의 '대통령 자진 사퇴 주장'을 놓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과잉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여 여론이 들끓고 있다. 파리에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가 망신을 당했던 바로 그 의원이 엊그제 라디오 방송에서 그랬다. 궁지의 대통령을 보호하기위해 그런 주장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은 가지만, 지금 이 나라가 '민주주의 과잉'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그가 믿고 있었다면, 그건 착각이라도 보통 착각이 아니다.

우선 대통령부터 김기춘 씨 등과 함께 역사 되돌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이곳저곳에서 '유신상황'과 '공안정국' 회귀를 우려하며 온통 으스스 해졌다고들 걱정하는 판에, 그런 소리는 그야말로 가당치 않은 소리요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다. 아무리 '충성'을 염두에 두었다 해도 공인(公人)이라면 말은 그렇게 분별도 없고 무게도 없이 하는 게 아니다.

당장 코레일에서도 파업가담자 6000명 가량을 무더기로 직위해제하는, 사상초유의 무지막지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런 게 다 공안몰이 아닌가. 이제 더 이상 그런 분위기 조성으로 대선부정 사건을 덮으며 고비를 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 안되게 되어있다. 1년 동안 그리해 보았으면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다들 그 정도 애쓰고 고생했으면 됐다.

안 되는 일은 이쯤해서 포기하는 게 옳다. 이런 상태가 대통령의 잔여 임기 4년 동안 계속 이어지게 할 수도 없다. 대통령의 고집이 바뀔 것 같지 않다고 그 길 그대로 가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더 이상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뒤따를 뿐이다. 더 이상 국민들 가슴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 정리하고 가야할 때다.

특검이 가능해 보이지도 않고, 설사 한다 해도 지금의 시스템 아래서 그 특검이 역할 제대로 해 낼지 국민들이 믿어주지도 않는 것 같다. 그전 특검에서도 그런 것 많이 보아왔다. 숱한 대선공약 파기에서도 절감했듯이 무엇보다도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사라진지 오래라는 게 문제다. 그 대목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꼴이 여기에 이르도록 방치한 책임을 놓고, 국민들에게 진정성 느껴지는 사과는 필요하겠으나, 여러 군데서 말하고 있는 하야는 적지 않은 혼란을 생각할 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도 아닌 듯싶다. 지금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건 신뢰의 회복이다.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그야말로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그 신뢰가 되살아 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거국내각의 구성이야말로 바로 이런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절실한 때다. 우선 그런 식으로라도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 주면서' 가야 한다.

그 거국내각이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엄청난 대선부정을 지휘해 저질러 놓고, 베일로 얼굴가리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몸통 배후'를 찾아내 법정에 세우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몸통 배후로 이명박 씨를 지목한다. 무엇보다도 대선부정 행위 자체가 그의 임기 중에, 그것도 그의 여러 정부기관들에 의해 거의 일사불란하게 저질러진 점에 주목한다.

실무책임자로 보여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MB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곁에 붙어있던 'MB맨'이었다. 국정원장은 매주 대통령과 한 번씩 독대하는 '주례(週例)보고'를 했다. 사이버사령부에서도 작년 대선 때 정기적으로 '댓글'과 관련된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MB에게는 그 '일'을 해야 할 '동기'가 있었다. 임기 중 저질러 놓은 그 많은 '일들'에 대한 '퇴임 후 안전'이 보장되어야 했다. 그게 '죽기 살기의 대선개입'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고 추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그에게는 '4대강 분탕질'과 이른바 자원외교 손실에 친인척 측근들의 용서받기 힘든 비리들이 즐비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그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격앙된 민심이 다소라도 수그러들 것이라는 의견들이 너무나 많다.

12월2일 박근혜 대통령은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헌법을 부인하거나 자유민주주의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그런 생각은 엄두도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로만 그렇게 강조했을지 몰라도 그 말 속에 해답이 다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 도둑질로 지칭되는 대선 부정사건을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 거국내각이라면 문제없이 사태를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도 해답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정치행위의 기준은 '국민들의 마음'이 되어야 한다. 특정인, 특정정파, 특정계층에 잣대를 두면 소리가 나게 되어있다. 말로만 국민통합과 화합을 외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약속을 깔아뭉개는 것은 우선 사람으로서도 해야 할 짓이 아니다. 대통령은 이 엄청난 사태를 수습해 가는 데서도 국민들의 마음을 잣대 삼아야 한다. 그게 대통령이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는 단 하나의 큰 길이요, 바른 길이라고 본다.

 
 
 

 

/오홍근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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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교과서는 '일본 후소샤' 한국판?

 

 

 

 


내년도 대한민국 고등학생이 사용하는 한국사 교과서를 교육부가 최종 승인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어제 글([현대사] - 박정희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고교 교과서')에 이어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전체 PDF버전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조사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를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교학사 교과서가 마치 일본 극우 교과서로 불리는 후소샤 교과서의 한국판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였습니다.
 

 

 

 


가장 먼저 교학사 교과서 245페이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1920년대 일제의 경제 수탈'이라는 단원 속에 있는 교학사 교과서에는 일본의 경제 수탈을 '자본 진출'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선인의 노동력을 착취했던 모습을 단순히 '한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큰 이익을 올렸다'고 서술했습니다. 마치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단순한 기업의 경제적 활동처럼 기술한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의 경제 수탈이 마치 한국인에게도 경제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일본 극우 세력이 주장하는 '조선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한일합방(한일병탄)은 정당했다'와 똑같은 사고방식입니다.

 

 


교학사의 이런 식의 역사관은 280페이지에도 또 나옵니다. 교학사는 조선인들의 만주로의 이민과 일본으로의 노동이민이 '한국 농촌 사회의 인구 과잉과 열악해지는 농촌 경제' 때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국사편찬위원회가 펴낸 '한국사'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제의 권력과 지주에 의한 토지 수탈 때문'이라고 서술했습니다.

일제의 침략 전쟁과 수탈 때문에 조선인들이 농촌을 떠났다는 사실을 단순히 국내 문제로 한정 지은 것은 전형적인 일본 극우 세력의 논리와 똑같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이 주장하는 용어가 그대로 나옵니다. 일본에 의해 강제로 맺은 조약이라는 표현이 맞는 '을사늑약'을 교학사 교과서에는 '을사조약'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강제로 조선을 뺏은 '한일병탄'을 그냥 나라가 합쳐졌다는 '한일병합'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에서는 을사늑약을 포함하여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무효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그대로 일본식 용어를 자꾸 사용하는 것은 일본과 맺은 조약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바와 같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의 황당한 점은 일본 후소샤 교과서보다 더 엉터리로 역사를 기술했다는 점입니다. '관동대학살'에 대해 교학사는 '1923년 관동 대지진때 많은 사람들이 학살되는 참사를 당하였다'라고 짧게 표현합니다.

이에 반해 일본 후소샤 교과서는 '이런 혼란 중에 조선인 및 사회주의자들 사이에 불온한 책동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 주민 자경단 등이 사회주의자 및 조선인, 중국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관동 대지진때 조선인들이 왜 학살당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 교학사 교과서를 보면, 일본 후소샤 교과서보다 더 못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이 있기 전에 교학사 교과서는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위안부' 관련 표현에서 '강제로'라는 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수정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강제로가 아니라 단순히 조선인 위안부가 한국인 위안부로만 바뀌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의 핵심이 바로 이것입니다. 일제의 조선 침략과 수탈이 '강제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이들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이라는 사상과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합니다.

'역사는 그 집단의 자서전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후소샤 교과서보다 더 못한 교학사 교과서를 우리 아이들에게 배우게 한다는 것은 우리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에 광분하는 언론들이 교학사 교과서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정도 역사만을 요구하는 집단일 수도 있습니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읽는 내내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 아이엠피터가 오히려 이상한 놈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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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 조합원 김성수씨

"철밥통 파업? 정년 6개월 앞두고도 참여
박 대통령, 눈치 안보고 민영화 밀어붙인다"

[인터뷰] 철도노조 파업 조합원 김성수씨

13.12.12 10:40l최종 업데이트 13.12.12 10:40l
최지용(endofwinter)

 

 

2006년 노무현, 4일, 2244명

2009년 이명박, 7일, 884명

2013년 박근혜, 3일, 6748명

 

철도노조 파업을 대하는 박근혜 정부의 자세는 남다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9일부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후 사흘 동안 파업참가자 6748명을 직위해제 했다. 파업 당일, 4356명을 직위해제한 것에 이어 둘째 날 1585명, 셋째 날 807명이 추가됐다. 전체 직위해제 인원은 11일 코레일 측이 발표한 파업참가자 6735명보다도 많다. 직위해제 이후 일부 조합원이 현장에 복귀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파업에 참여했던 거의 모든 조합원이 직위해제를 당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9년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응해 일주일 만에 884명을 직위해제 시켰다. 당시에도 과잉대응, 대규모 징계 논란이 있었지만 수치상으로는 현 정부에 비할 바가 아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도 파업 4일 만에 2244명을 직위해제 시켰지만 파업규모 자체가 달랐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 2007년 노동법 개정 이후 철도는 파업을 하더라도 필수업무유지를 위한 인력을 남겨야 하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필수인력이 빠진 이번 파업에는 과거보다 적은 인원이 참여했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근무하는 철도노동자 김성수(37)씨도 파업 첫날 직위해제를 당했다. 지난 2009년 파업 때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정직 2개월에 중징계를 받았다. 김씨는 이번에도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씨는 지난 1999년 차량관리원으로 입사해 총 5번의 파업을 경험했다. 그사이 크고 작은 징계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번에 또 다시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우리 생존권이 걸린 문제지만, 개인의 이익을 위한 파업이었다면 징계 먹고, 해고 되는 걸 뻔히 아는데 계속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11일 오후 청량리차량지부사무실에서 김씨를 만났다. 정부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은 결코 용서를 얻을 수 없다"는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였다. 이와 함께 코레일 측이 추가 직위해제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에게 조합원들이 느끼는 직위해제의 의미를 묻자 "평소 하던 일을 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인데, 파업에 참여했다는 게 그 이유라니..."라며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직위해제가 되면 일단 임금이 준다, 그러나 잠재적으로 추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도는 계속 구조조정... 우리가 지킬 철밥통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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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중인 철도노조 청량리차량지부 사무실에 붙어있는 한국외대 학생들의 파업지지 대자보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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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파업상황실로 운영되고 있는 지부사무실에 혼자 있었다. 다른 조합원들은 이날 있었던 서울역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두 나간 상태였다. 차량정비를 담당하는 그는 무거운 장비를 들어야 하는 업무를 계속했고, 허리가 좋지 않아 최근 몇 달 동안 치료를 위해 휴직을 하기도 했다. 역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그가 혼자 있는 사무실은 적막했다.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이번 파업과 관련한 기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파업인원을 체크하고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게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그가 맡은 역할이다.

 

사무실에 책상은 모두 한 쪽으로 치워졌고, 바닥에는 여러 명이 앉을 수 있게 일회용 비닐장판이 깔렸다. 벽면에는 인근 지역 대학생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 보내온 파업지지 대자보가 붙었다. 김씨는 "지지방문을 오신 분들이 남겨 놓고 갔다"고 말했다. 파업 일과를 묻자 "예전에는 파업에 들어가면 어느 장소에 모여 계속 있었지만 요즘은 잘 안 그런다"며 "오늘같이 집회가 있는 날에는 아침에 모여 파업인원을 점검하고, 각 조별 회의나 같이 파업 관련 동영상을 보다가 집회에 결합한다"고 설명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파업을 하는 이유부터 물었다. 철도노조가 주장하는 파업 이유에 조합원으로서 동의해 참여한 것인지가 궁금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10일 코레일 이사회에서 의결된 수서 고속철도(KTX) 주식회사 설립이 결국 철도 민영화로 가는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비록 수서KTX가 코레일의 자회사로 설립되지만 적자가 쌓이면 결국에는 민간에 넘기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코레일 측이 실시한 연구용역에서도 별도 법인설립에 법적 문제점이 지적됐고, 이후 1400억 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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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청량리차량지부 조합원 김성수씨.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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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는 이유는 알고 있지만 파업에 참가한 개인들의 목적도 같은 것인지 궁금하다. 파업을 하면 징계를 받고 잘못하면 해고가 될 수도 있는데 그러면서까지 파업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국민의 철도를 지키기 위해서다. 우리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는 민영화를 막기 위해 파업을 해왔다. 개인의 이익을 위한 파업이었다면 징계 먹고, 해고 되는 걸 뻔히 아는데 계속 참여할 이유가 없지 않나? 그리고 내 생존권을 위한 싸움이기도 하다.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서비스향상이라고 하지만 그건 말뿐이지 코레일이 실시한 연구용역에도 온통 문제점만 나와 있다. 회사가 손해를 입을 게 뻔한데, 그러면 결국 인력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고 우리 생존권이 위협받는다."

 

-설령 생존권 투쟁이라고 하더라도, '국민 생활과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결국 '자기 밥그릇 지키기 위한 파업'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한다. '철밥통 파업'이라는 말에 어떻게 생각하나?

"자기 직장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건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지 않나? 그리고 국민들도 민영화의 문제점은 잘 알고 있다. 코레일은 그동안 구조조정을 계속 해왔다. 우리 지부 평균 나이가 48.3세다. 전체적으로도 45세 정도 된다. 사람을 안 뽑아서 근무한지 15년이 됐다. 내가 막내 급이다. 입사할 당시 4만 철도노동자라고 했는데 지금은 2만이라고 한다. 이런데 우리가 지킬 철밥통이 뭐가 있나. 내년 6월에 정년퇴직하는 분들도 중에서도 이번 파업에 참여하신 분들이 많다. 그분들이 뭐가 아쉬워서 파업할까? 민영화가 되면 자기 후배들이 어떻게 되는지, 국민들이 어떤 불편을 겪는지 알고 있으니까 함께 하는 거다."

 

반복되는 '불법파업'의 굴레... 파업 후 기다리는 징계의 칼

 

철도노조의 2009년 파업 구호도 '민영화 반대'였다. 이후 파업들도 모두 KTX도입에 따른 민간자본유치 시도에 따른 것으로 민영화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철도노조의 파업은 매번 불법파업 논란에 휩싸였다. 노사교섭 결렬, 단협 폐기 등 정당한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를 밟아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가도, 이들이 들고 있는 '민영화 반대'라는 구호 때문에 불법파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매번 강도 높은 공권력에 의한 처벌과 징계가 이뤄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유례없는 대규모 징계가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 김씨는 "정권의 정당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히려 눈치를 안보고 강하게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직위해제를 저렇게 때리는 것은 자신들의 정당성이 의심받으니까 더 빨리 (파업을) 꺾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항상 불법파업이라는 공격을 받는다. 이번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게 신속하고 대규모로 직위해제가 진행됐다. 조합원들에게 직위해제는 어떤 의미인가?

"직위해제는 말 그대로 그 직위가 없어지는 거다. 그 일을 할 자격이 안 된다는 얘긴데, 그 이유가 파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니... 파업에 참여하면 일하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직위해제가 되면 임금이 다소 줄어든다. 그리고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조합원들에게 잠재적으로 추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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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노조 총파업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 이사회 개최 중단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열차 승강장에 무궁화호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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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에도 직위해제 되고 이후에 징계를 받았다고 들었다. 당시와 지금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정권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고, 내가 나이를 더 먹은 거 말고는 사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지만 2009년에도 내외부적으로 모두 합법파업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당시 사측이 단협을 폐지했기 때문에 파업에 들어가는데 문제는 없었다. 그래서 코레일이나 정부도 즉각적으로 대응하진 않았다. 그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철도 관제실에 찾아와서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보고 '세상에 이런 노동자는 없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정권의 정당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우리가 파업에 들어갔고, 사실은 이게 박 대통령의 약한 고리를 치고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노조를 탄압하는 것만큼은 이명박 정권보다 지금이 더 하다. 결국 자신들이 정당성이 없으니까 (파업을) 더욱 빨리 꺾으려는 거다. 전 정권에서는 민영화를 사회 여론도 의식해 조심스럽게 접근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오히려 이런저런 눈치를 안보고 밀어붙이는 것 같다."

 

-또 다시 징계를 받으면 저번보다 더 큰 징계를 받을 수도 있겠다. 징계를 받으면 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도 같은데.

"정직 2개월 동안 회사에서는 급여가 안 나왔다. 파업을 하게 되면 무노동무임금으로 급여가 안 나온다. 그랬지만 조합에서, 그리고 여기 청량리 지부에서 조금씩 지원을 해줬다. 그래서 힘들어도 견딜 수 있었다. 조합원들이 징계자들을 나 몰라라 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또 국민들이 이 파업을 정말 지지해줘서 민영화 막으면 또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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