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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우리의 주체적 행위로”

평통사, 창립 30주년 행사...‘2세대 평통사 활동’ 예고

  • 기자명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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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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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5.3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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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사 창립 30주년 기념행사가 30일 오후 서울 향린교회에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통사 창립 30주년 기념행사가 30일 오후 서울 향린교회에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머지않아 350년간 지속된 자본주의 제국주의의 패권적 세계 질서는 결코 종식되고 말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우리의 주체적 행위에 의해 촉진되고 완결될 것입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서 평통사 상임대표를 역임한 강정구 평통사 부설 평화통일연구소 이사장은 평통사 등의 ‘적극적인 투쟁’에 의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조기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강정구 평통사 부설 평화통일연구소 이사장이 평통사를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강정구 평통사 부설 평화통일연구소 이사장이 평통사를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구 소재 향린교회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강정구 이사장은 “평통사 출범은 미국 제국주의의 한반도 유린에서 비롯되었다”며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공개한 1993년 6월 미국의 북한 공격 계획을 상세히 언급한 뒤 “전쟁 위기에 대한 의식이 굉장히 초긴장 상태였다. 그런 시점에서 우리 평통사가 출범이 된 거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우리 평통사의 활동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에 모여 있다”며 “이를 위한 평택기지 반대 투쟁 등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다”고 말하고 이후 「평화협정안」을 마련을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우리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평화협정안”으로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비핵화를 핵심으로 삼고 있고 이 협정안은 이후 모범답안으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평통사 30주년 기념행사는 관계자들 위주로 참석해 조촐하게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통사 30주년 기념행사는 관계자들 위주로 참석해 조촐하게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역평통사 대표들이 결의를 밝히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역평통사 대표들이 결의를 밝히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1994년 창립된 평통사는 불평등한 한미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운동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김판태 당시 ‘SOFA 국민행동’ 김판태 사무국장이 국회 비준동의 과정에서 할복하기도 했다.

이후 매향리 국제폭격장 폐쇄운동, F-15 도입 반대 운동,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 촛불집회와 이후 효순미선 평화공원 건립,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 작전통제권 환수 운동, 방위비분담특별협정 대응 운동,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 투쟁, 일본 집단자위권 행사 및 적기지공격능력 보유 행사 규탄 활동, 사드 배치 저지 및 한미일 MD 구축 반대 운동, 한국 원폭피해자 문제 대응, 원폭국제민중법정 1차 국제토론회 성사 등 중요한 투쟁의 현장을 지켜왔다.

강정구 이사장은 “우리 평통사 30년을 이끌어 온 모든 분들께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올린다. 또한 언제나 옆에서 지원하고 격려하면서 밀어준 동지 여러분들께도 진심 어린 감사를 올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창립부터 평통사 상임대표를 맡아온 문규현 신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평통사 국가보안법 탄압 사건의 변론을 맡았던 김형태 변호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통사 국가보안법 탄압 사건의 변론을 맡았던 김형태 변호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우성을 비롯한 5명의 ‘2세대 활동가’들이 포부를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우성을 비롯한 5명의 ‘2세대 활동가’들이 포부를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2012년 평통사가 국가보안법으로 탄압받을 당시 변호인으로서 2017년 대법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던 김형태 변호사는 축사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국가보안법, 방위비분담금협정 등 주요 법이나 조약을 거론하고 “30년 동안 내가 지켜보니까 평통사만큼 실질적으로 이 주제를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실천한 단체가 진짜 없다고 생각한다”고 상찬했다.

아울러 “평통사에 대해서 굉장히 특별한 것은 젊은 청년들이 많다”는 점이라며 “소식지를 받아보면 각 지역별로 청년들이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이날 기념행사에서도 이우성을 비롯한 5명의 ‘2세대 활동가’들이 포부를 밝혔고, 대학생들이 함께 자리하기도 했다. 이우성 활동가는 “지금 우리 청년 활동가 5명이 마음을 모으고 또 힘을 합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패기로 자주 평화통일, 비핵군축의 길을 활짝 열겠다”고 다짐했다.

심진태 한국원폭협회 합천지부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심진태 한국원폭협회 합천지부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임종철 평통사 공동대표가 축시를 낭송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임종철 평통사 공동대표가 축시를 낭송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심진태 한국원폭협회 합천지부장은 축사에서 “나는 75년 전에 원자폭탄을 맞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서 지금까지 나이가 벌써 83세가 됐다”며 “피해자는 지금도 생존하고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고 호소하고 “우리들은 또 외로운 것이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여러분들 덕택에 세계의 정상들 앞에서 발표하게 된 것을 정말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평통사는 한국 시민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1995년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에 참석, 5년 마다 개최되는 이 회의에 참여해 왔고, 특히 2015년에 처음으로 한국 원폭 피해자와 함께 참석해 유엔본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2023년부터 원폭국제민중법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원폭국제민중법정 1차 국제토론회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심진태 지부장은 국가 예산으로 원폭 피해자가 가장 많은 합천에 ‘세계비핵평화공원’을 만드는 일이 현 정부 들어 “위령시설만 만들어라”, “지방비 50%를 출연하라” 등으로 추진되지 못 하고 있다며 “당초에는 지난해에 2023년에 설계비를 내서 금년에 착공식을 가지려고 그러는 거다. 그런 것이 지금까지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통사 지역대표를 맡고 있는 공동대표들이 기념떡 자르기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통사 지역대표를 맡고 있는 공동대표들이 기념떡 자르기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참여연대도 올해 30주년이다”며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와 제일 가까운 조직이라고 여기는데 평소부터 까칠해 가지고 ‘우리가 뭐 같냐?’ 이럴 거다”고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까칠한 평통사가 한국에 있는 게 너무 안심이 되고, 이렇게 집요하게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게 동지적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NPT 포지션 페이퍼’를 함께 작성했던 경험을 돌아보며 “한국 시민단체에서 북한도 싫고 남한도 싫은 사람들끼리 모여 가지고 ‘우리가 평화군축의 입장에 기초해서 한국 평화운동의 포지션을 만들자’ 해서 비교적 전략적인 포지션도 평화군축센터와 공유하고 있다”고 연대의식을 표했다.

평통사는 29일자 보도자료에서 “한국 평화운동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 중 하나인 평통사는 지난 30년간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한 길을 걸어 왔으며, 전문성과 현장성을 갖춘 단체로 성장해왔다”며 “전문적인 외교국방문제를 진보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들과 함께 대중운동으로 풀어나가고자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30년의 세월 동안 홍근수, 허세욱, 김판태, 배종렬 등 고인이 된 이들도 늘어났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30년의 세월 동안 홍근수, 허세욱, 김판태, 배종렬 등 고인이 된 이들도 늘어났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회원들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회원들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통사는 서울은 물론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광역시와 부천, 보령, 논산, 익산, 전주, 군산, 목포, 해남, 나주, 순천 등 10개 도시에 조직을 갖췄고, 김제, 무안, 성남 등지에 준비위나 모임을 꾸리고 있다.

평통사는 “엄혹한 정세에서 서른살 평통사는 다시금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기치를 높이 들고 활동해 가고자 한다”며 “특히 청년세대들이 자주와 평화 통일의 비전을 갖고 미래의 희망을 열어나갈 수 있도록 전문적인 내용으로 대중적인 운동으로 새로운 30년, 2세대 평통사 활동을 펼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정섭 전북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30주년 기념영상 상영과 임종철 평통사 공동대표의 시낭송, 지역별·세대별 결의 발언, 축하공연, 기념떡 자르기, 기념촬영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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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미, 허세를 부리며 날뛰다가 예측 못할 재난만 자초할 것”

 

[전문] 북 “한미, 허세를 부리며 날뛰다가 예측 못할 재난만 자초할 것”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5/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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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사가 31일 논평 「예측치 못할 재난만을 자초하게 될것이다」를 발표했다.

 

논평은 “5월 29일 일본에서 발진한 미 공군 정찰기 ‘RC-135U’가 또다시 우리의 남쪽 국경 가까이에서 반공화국[반북] 공중 정탐 행위에 광분하였다”라며 “지금 ‘RC-135U’ 외에도 전략정찰기 ‘U-2S’, 무인정찰기 ‘RQ-4B’를 비롯한 미국과 한국 괴뢰 공군의 각종 정찰 자산들이 거의 24시간 우리에 대한 감시, 정탐 활동을 일상화하면서 공화국[북한]의 주권과 안전을 심히 침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공중 정탐 행위에 대하여 보다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적대 행위에 내포되어 있는 위험성이 도수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논평은 ‘RC-135U’를 두고 “수집한 정탐 결과가 미국 대통령과 국방부장관 등 최고위급에 실시간 보고하는 기능과 사명을 수행하는 국가급 전략정찰기”라며 “이것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 정탐 행위가 다름 아닌 미국의 최고 통수권자들에 의하여 직접 조직되고 강행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중 정찰을 비롯한 각종 정탐 행위들과 동시에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례 없는 규모로 시도 때도 없이 우리 공화국을 노린 형형색색의 군사연습들이 광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논평은 “올해 하반기 미국과 한국 괴뢰들이 계획하고 실행하게 될 전쟁연습들은 더욱 방대하며 그 성격이 지극히 도발적이고 무모하다”라며 “이러한 시기 역사적으로 조선반도에서 정세 악화의 ‘점화기’ 역할을 논 미국의 공중 정탐 행위가 날이 감에 따라 발광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논평은 “현실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준동을 낱낱이 조준, 제압, 분쇄하기 위한 자위력 강화 조치는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사수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중대사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라며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이 감히 그 무엇을 감시하겠다고 허세를 부리며 분별없이 날뛰다가는 예측지 못할 재난만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이다.

※ 원문의 일부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편향적으로 이해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기에 전문을 게재합니다. 전문 출처는 미국의 엔케이뉴스(NKnews.org)입니다.

 

예측치 못할 재난만을 자초하게 될것이다

조선중앙통신사 논평

5월 29일 일본에서 발진한 미 공군 정찰기 《RC-135U》가 또다시 우리의 남쪽 국경 가까이에서 반공화국 공중 정탐 행위에 광분하였다.

지금 《RC-135U》 외에도 전략정찰기 《U-2S》, 무인정찰기 《RQ-4B》를 비롯한 미국과 한국 괴뢰 공군의 각종 정찰 자산들이 거의 24시간 우리에 대한 감시, 정탐 활동을 일상화하면서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심히 침해하고 있다.

우리가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공중 정탐 행위에 대하여 보다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적대 행위에 내포되어 있는 위험성이 도수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단 2대밖에 없다고 광고해대는 《RC-135U》는 수집한 정탐 결과를 미국 대통령과 국방부장관 등 최고위급에 실시간 보고하는 기능과 사명을 수행하는 국가급 전략정찰기이다.

이것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 정탐 행위가 다름 아닌 미국의 최고 통수권자들에 의하여 직접 조직되고 강행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공중 정찰을 비롯한 각종 정탐 행위들과 동시에 조선반도에서 전례 없는 규모로 시도 때도 없이 우리 공화국을 노린 형형색색의 군사연습들이 광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기간에만도 미국과 그 하수인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배나 늘어난 140여 차에 걸쳐 반공화국 침략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올해 하반기 미국과 한국 괴뢰들이 계획하고 실행하게 될 전쟁연습들은 더욱 방대하며 그 성격이 지극히 도발적이고 무모하다.

특히 8월에 진행되는 《을지 프리덤 실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에는 공화국에 대한 핵공격을 기정사실화한 핵작전연습이 계획되어 있으며 우리의 핵심 시설과 지역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작전계획 2022》도 전면 검토, 완성하게 된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시기 역사적으로 조선반도에서 정세 악화의 《점화기》 역할을 논 미국의 공중 정탐 행위가 날이 감에 따라 발광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핵심 시설과 주요 지점들에 대한 사전 정찰을 보다 구체화, 세분화하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불 보듯 명백하다.

현실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준동을 낱낱이 조준, 제압, 분쇄하기 위한 자위력 강화 조치는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사수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중대사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은 이미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이 침해당할 때 즉시 행동할 것이라는 입장을 엄숙히 천명하였다.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이 감히 그 무엇을 감시하겠다고 허세를 부리며 분별없이 날뛰다가는 예측지 못할 재난만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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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재산 분할 재판서 확인된 ‘정경유착’ 흑역사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4.16. ⓒ뉴시스


재벌 2세와 권력자 자녀 결혼은 사실상 정경유착으로 이어졌고, 이 정경유착이 부부의 거대한 재산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최태원 SK그룹(전 선경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재산분할 소송 재판부의 판단이다.

최 회장 아버지(최종원 선대 회장)가 노 관장 아버지(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향력 하에 SK텔레콤(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고,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일부를 받아 SK증권(전 태평양증권)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상 확인된 것이다.

그 결과, 최태원 회장의 재산 약 4조원 중, 1조 4천억원가량을 노소영 관장에게 분할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1,700만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산분할 약 600억원에서 20배가량 불어난 규모다. 재산분할 규모가 크게 차이 난 것은 부부가 형성한 재산에 대한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고등법원은 노 전 대통령이 최 전 회장에게 도움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고,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앞서 1심은 SK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 측이 최 전 회장에게 무형의 도움을 제공했다는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최 전 회장이 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선경그룹은 노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1992년, 제2 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됐다. 사돈 특혜 논란이 일었다. 선경그룹은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선경그룹이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 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인 1994년이다. 김영삼 정부는 한국이동통신 민영화를 추진했고, 선경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했다. 동시에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이 진행됐다.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맡았고, 전경련 회장은 바로 최 전 회장이었다.

최 전 회장은 전경련 회장 지위를 이용해 제2이동통신사업사 선정에 개입하는 한편, 한국이동통신 인수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는 시각이 많다. 최 전 회장의 전경련 회장 내정은 노 전 대통령 임기 말기에 이뤄졌다.

재판부는 “SK 상장이나 이에 따른 주식의 형성, 그 가치 증가에 관해 1991년경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최 전 회장에게 상당 자금이 유입됐다”고 판시했다.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약 300억원이 최 전 회장에게 전달돼, 태평양증권 인수와 SK 주식 매입에 사용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정황상 사업적 도움과 권력의 비호가 있었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세간에 알려진 건 1995년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다수 기업에서 돈을 받았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당시에도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이 SK그룹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합계 재산 총액을 4조 115억원으로 산정했다. 해당 금액을 토대로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1988년 결혼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017년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듬해 소송에 돌입했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면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절반을 요구했다. 노 관장이 요구한 주식은 시가 기준 1조원 규모다. 위자료는 3억원을 청구했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665억원과 함께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SK 지분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노 관장은 항소심에서 재산분할 형태를 주식에서 현금으로 변경하고 금액을 2조원으로 변경했다. 위자료는 30억원으로 올렸다.

노 관장 대리인 김기정 변호사는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회장의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라는 판단에 대해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돈으로 산 주식이 확대·유지됐다는 상대방 주장에 증거가 없다는 판단”이라며 “부부 공동재산으로 형성돼서 30년 동안 확대됐으니 나누는 것이 맞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6공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으며,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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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군대에 이어 미군까지 철수.... 니제르에서 무슨 일이?

니제르에서 프랑스군 철수에 이어 미군도 철수를 결정하면서, 니제르 정권의 반제국주의 움직임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니제르는 오랫동안 서방 국가들의 군사 작전 기지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작년 7월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니제르 군부 정권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화하며 서방 군대의 철수를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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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군대에 이어 미군도 니제르에서 철수 결정

프랑스는 테러리즘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바르케인 작전(Operation Barkhane) 하에 약 5,100명의 군대를 사헬 지역에 배치하고 있었고, 니제르에도 1,500명 정도 규모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 쿠데타 이후 니제르에서 프랑스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반프랑스 정서가 급증했고, 2023년 말 프랑스는 니제르에서 철수했다.

한편 미국 역시 프랑스군에 이어 철수해야 하는 운명에 직면했다. 미국은 2013년부터 니제르에 1,100명 규모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드론 기지와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미군 주둔 역시 테러리즘이 명분이었다. 니제르 군부 정권은 지속적으로 미군 철수를 요구해 왔고, 결국 미국은 2024년 9월 15일까지 철수를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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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군부 정권은 미군 철수 요구, 니제르 민중은 니제르 군부 정권 지지

지난 3월 니제르 군부 정권은 미국과의 군사 관계를 단절하고 미국의 주둔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고 미국에 통보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니제르에서 철수를 거부하고 미군 주둔을 유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니제르 군부 정권은 니제르 주둔 미군 철수를 위해 어떤 압박을 가했을까.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아래 소개하는 미 공화당 의원과 미군의 한 내부 고발자의 발언을 통해 개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4월 중순 미 공화당의 한 의원은 의회 청문회에서 니제르에 주둔 중인 미군 병사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지금 니제르에는 약을 받지 못하고, 보급품을 받지 못하고, 우편물을 받지 못하는 군인들이 있다”는 실상을 폭로했다.

▲ 니제르 주둔 미군이 약과 보급픔 그리고 우편물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실이 폭로되었다.

미군 내부 고발자 역시 바이든 정부가 니제르 군부 정권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니제르 주둔 미군이 취약한 처지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니제르는 영구적인 군대 주둔을 원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며 우리에게 떠나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니제르에 있는 약 1,100명의 미군은 현재 니제르에 억류된 것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 워싱턴포스트지 역시 미군이 열악한 처지에 몰려 있다고 폭로한 미군 내부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상의 보도를 통해 니제르 군부 정권이 니제르 주둔 미군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니제르 민중이 가세한 정황도 포착된다.

▲ 니제르 시민들이 수도 니아메에 모여 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4월로 접어들면서 많은 니제르 민중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들 시민은 니제르 군부 정권과 니제르 민중단체의 요청에 따라 집결했다고 한다. 다음은 그날 참가한 한 시위대의 발언이다.

“우리는 니제르에서 미국인과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를 촉구합니다. CNSP(니제르 군사 정권 조직의 역어)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외국 군대를 철수시키려고 하는 CNSP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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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미국, 9월 15일까지 미군 철수 공동성명 발표

결국 미국은 니제르 군부 정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군 철수에 동의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4월 22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나이지리아 총리에게 철수 의사를 통보하고, 철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니제르 군부 정권이 철수를 요구한 지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철수 의사를 밝힌 것.

니제르와 미 국방부는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4일(5.15~19) 간의 회담을 진행하고, 5월 19일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2024년 9월 15일까지 니제르 주둔 미군이 철수하며, 니제르는 철수하는 동안 미군의 보호와 안전을 책임진다.

▲ 미군 철수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이로써 2013년부터 테러리즘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니제르에 주둔했던 미군은 9월 15일까지 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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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도 괜찮으니..." 얼차려 도중 군인이 죽는 진짜 이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5/31 10:38
  • 수정일
    2024/05/31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형남의 갑을,병정]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 얼차려 폐지 안 하면 언제든 재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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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0 11:57ㅣ최종 업데이트 24.05.30 11:57

▲ 논산 육군훈련소 연병장에서 훈련병들이 팔굽혀펴기를 하는 모습 (2005.5.31) ⓒ 연합뉴스

 

2020년 3월 6일, 육군 3사단 예하 대대에서 11명의 병사가 휴대전화 사용 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었고, 규정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자정, 술에 취한 대대장이 부대로 들어와 대대원 300명을 전부 연병장으로 집합시켰다. 그리곤 기강이 해이하다며 얼차려를 실시했다. 잠을 자다 불려 나온 병사들은 1시간 동안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위병소까지 선착순 달리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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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대대장은 또 병사들을 연병장에 집합시켰다. 간밤에 부여한 얼차려를 또 실시했다. 병사들 중 한 사람을 집어내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100M 전력 질주 달리기를 반복시켰다. 뛰던 병사가 숨을 헐떡이자 대대장은 의무병에게 심장충격기(제세동기)를 가져오라고 지시하더니 "제세동기가 있으니 쓰러져도 괜찮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의 문제제기로 대대장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으나 가장 낮은 수준의 '견책' 징계가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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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는 정식 징계 절차가 아니다. 지휘관 판단하에 부하들에게 일정 수준의 신체적 고통을 부여함으로써 훈육의 효과를 얻고자 만들어진 제도다. 옛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기합 주던 것과 비슷한 이치다. 때문에 아무리 제도와 규정으로 통제한다지만 페널티가 분명하게 정해져 있는 징계와는 달리 집행 과정에서 판단 주체인 지휘관의 감정이나 주관이 실릴 수밖에 없다. 휘하 병사들 일부가 지시 사항을 위반했다고 술에 취해 대대 총원을 이틀씩이나 가혹하게 괴롭힌 이상한 대대장이 일반화될 수는 없지만, 특성상 얼차려와 가혹행위가 한 끗 차이란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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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로 규정한 얼차려? 그러면 뭐하나

 

▲ 지난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

 

얼마 뒤 군은 얼차려의 명칭을 '군기훈련'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참모총장들이 제·개정 할 수 있는 각 군 규정을 근거로 실시되던 얼차려는 상위법인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제38조의2(군기훈련) 조항이 신설되면서 법률의 통제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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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법 개정 전의 '얼차려'도 지휘관 맘대로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법률 개정 전의 '얼차려'나 개정 후의 '군기훈련'이나 종류와 방법은 각 군 규정을 따르긴 마찬가지다. 현행법도 종류와 방법은 각 군 규정에 위임하고 있다. 법률로 군기훈련을 명문화하면서 새로 생긴 건 '군기훈련을 실시한 지휘관은 매년 2월 말까지 전년도 군기훈련 실시 결과를 장성급 지휘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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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각급부대 지휘관은 매년 군기훈련의 실시 사유, 횟수, 대상, 시기, 장소, 방법을 장성급 지휘관에게 보고하고 있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얼차려가 각급 부대에서 지휘관 마음대로, 함부로 실시할 수 없도록 법률로 장성급 부대에 지휘·감독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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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년이 지난 2024년 5월 23일,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이 쓰러져 후송되었고, 이틀 뒤인 25일에 사망했다. 현재 군기훈련은 시행할 수 있는 종류와 방법이 다 규정돼 있다. 그런데 해당부대 간부는 입대 9일 차 훈련병 6명에게 규정에도 없는 가혹한 완전군장 팔굽혀펴기, 선착순 달리기, 완전군장 뜀걸음을 시켰다. 그러던 중 한 명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여 다른 훈련병들이 이를 간부에게 알렸으나 무시당했고, 결국 사망 사건으로 이어졌다. 법률로 얼차려를 규정하면 가혹행위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번엔 더 나아가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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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두고 다시 '얼차려'가 주목받고 있다. 사건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장성급 지휘관에게 지휘·감독권을 부여해봐야 별반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집행 간부는 이번 얼차려를 상부에 '정상적'으로 꾸며 보고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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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단 12사단 신교대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규정을 위반한 얼차려가 암암리에 규정과 절차에 입각한 정상적 군기훈련으로 꾸며져 보고되고 있다. 장성급 부대에서 군기훈련 현장을 일일이 확인하러 다니지도 않을뿐더러, 보고도 1년 치 군기훈련 실시 현황을 한꺼번에 사후보고 하는 식이라 실효적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름만 군기훈련이라 바꿨을 뿐, 여전히 명령권자와 집행자의 감정과 판단에 따라 가혹행위가 될 소지가 충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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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군은 후속 대책을 마련한답시고 법률과 시행령을 개정하고 복잡다단한 매뉴얼을 만든다며 수선스러울 것이 분명하다. 사건사고가 터지면 늘 그렇게 대처한다. 얼차려 종류와 방법을 법률이나 시행령으로 격상해서 규정하고, 지휘·감독 의무를 강화한답시고 상급부대에서 때마다 감독자를 보내게 하거나, 아예 얼차려 실시 주체를 상급부대로 올리려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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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건 대책이 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타인의 심신에 고통을 부여하는 훈육·교정 방식은 객관적일 수가 없다. 고통을 부여하는 사람의 주관과 감정이 배제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에 이르러 대다수의 국가들이 범죄자들을 고문하거나 때리지 않고 일정 장소에 가두어 두는 방식으로 징벌하거나 금전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학교에서 더 이상 체벌을 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주관적으로 부여하는 불이익은 언제나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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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를 폐지하자

 

▲ 서울의 한 터미널 인근에서 군인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얼차려 자체를 폐지하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한다. 대체 언제까지 심신에 고통을 주는 위험한 훈육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겪어본 사람으로서 이게 효과적인 훈육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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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얼차려를 없애자고 하면 군대의 특수성을 떠올리며 걱정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십 년 전, 윤 일병 사건이 터지고 군대에서 구타를 없애자고 할 때도 똑같이 '특수성'을 말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군인은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고, 군인다워진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군에서 악성 구타 사건이 많이 줄어든 지금,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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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기강을 세우는 유일한 수단이 아니었듯, 얼차려도 유일한 훈육 수단이 아니다. 여태껏 우리 군이 다른 수단을 강구해보지 않았을 뿐이다. 남들이 기피하는 작업을 시킨다던가, 부대원들을 위해 근무 외로 봉사하게 하는 등 고통이 수반되지 않고도 충분히 페널티를 부과해 훈육과 반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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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얼차려의 제도적 미비점을 따질 때가 아니다. 제도적 보완은 이미 실패했고,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제2, 제3의 참사를 막는 방법은 얼차려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할 훈육 방안을 찾는 것이다. 군 스스로 '군인에겐 얼차려가 당연하다'는 타성부터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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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군기훈련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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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풍선은 '인도적'이라 괜찮고 북한 풍선은 치졸한 정전협정 위반?

풍선에 '이중잣대' 적용하는 정부…확성기 재개 등 보복 조치 가능성 열어둬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5.30. 11:58:10 최종수정 2024.05.30. 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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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이 풍선을 이용해 남한에 쓰레기를 비롯한 물건을 투척한 데 대해 정전협정을 위반한 치졸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남한의 민간단체가 이미 북한에 셀 수 없을 정도로 전단과 기타 물품을 포함한 풍선을 보낸 적 있어 북한 탓만 하는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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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으며, 다시 한 번 북한의 반인륜적이고 저급·치졸한 정전협정 위반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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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장은 "우리 민간단체가 생필품을 포함하여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부양하고 있는데 북한군이 오물 풍선을 날리는 것은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며 반인륜적이고 저급·치졸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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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애초에 격추할 계획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풍선을 격추하게 되면 풍선이 떨어져서 낙하하는 힘에 의해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안에 위험물이 들어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확산되면 더 회수가 어려워지고, 또 북한 쪽에서부터 날아오고 있는데 그걸 격추하기 위해서 우리가 사격을 하게 되면 우리 탄이 MDL(군사분계선) 이북으로 월북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것이 또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합참에서는 상황 평가를 해서 낙하시켜 안전하게 회수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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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대북 전단뿐만 아니라 확성기 방송 등 보복 차원에서 대북 심리전을 대대적으로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이 실장은 "우리 군은 항상 대비하고 준비는 되어 있다. 태세는 갖추고 있으나, 나머지 활동들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 또 그러한 준비는 갖춰져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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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남한 민간단체가 북한에 날리는 풍선은 인도적이고 북한이 날리는 풍선은 치졸하다며 성격을 다르게 규정했으나, 북한은 이전부터 전단에 대해 예민하게 대응해왔다. 풍선에 포함된 전단에서 북한 체제를 반대하는 메시지도 문제가 됐지만, 이 실장도 언급했듯 풍선 안에 위험물을 포함해 어떤 물질이 들어있을지 확인이 안되는 상황에서 북한 입장에서는 안전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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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북한은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남한 정부 차원에서 막으라고 여러 번 요구했지만 정부는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언급하며 사실상 방치했다. 때로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적용하면서 이를 막기도 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이에 북한은 2020년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며 강한 항의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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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말 북한 지역으로 전단 등 살포를 하여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고 국회에서 해당 안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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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9월 이 개정안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기존 법률로 대북 전단 살포를 방지할 수 있음에도 추가적인 법률 제한으로 인해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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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률이 신설되기 전부터 남한 사회에서는 접경지역의 주민 안전과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두고 무엇을 더 중시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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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당시 통일부는 해당 법률 조항 신설을 준비하면서 2016년 대법원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 제1항과 정당방위 및 긴급피난을 규정하는 민법 제761조 제2항에 따라 국가는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는 판례를 도출한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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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찰관직무집행법을 통해 전단 살포를 제지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헌법 제37조에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한하여 법률로 제한할 수"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법률이 헌법 위반이라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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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조항에서는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 제한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법률 개정을 통해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견도 있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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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 풍선과 관련 이성준 실장은 "북한군은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북방한계선 이북의 다수 지역에서 다량의 대남 오물 풍선을 부양했다. 북한군이 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은 경기, 강원 및 수도권과 충남 계룡, 경남 거창 등 남부권역에 광범위하게 낙하했다"며 "풍선의 적재물에서 담배꽁초, 퇴비, 폐건전지, 폐천조각 등 각종 오염물질이 확인되었고 현재 관련 기관에서 이를 정밀 분석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화생방 오염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29일 오전 3시께 충남 계룡시 두마면의 한 도로에서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이 발견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현장에서 발견된 풍선 물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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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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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폭주 멈추려면? 팔 대사 "국제사회 규탄 선언, 실천으로 옮겨야"

[인터뷰] 왈리드 시암 주일본 팔레스타인 대표부 대사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5.30. 0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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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즉각 휴전 결의안을 채택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검사장이 체포영장을 청구해도 이스라엘은 아랑곳 않고 가자지구 피난민 100만 명 이상이 모여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지난해 10월7일 이후 3만 6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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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원 하에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끝장낼 기세를 보이는 이스라엘의 폭주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왈리드 시암(Waleed Siam) 주일본 팔레스타인 대표부 대사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만들어 낸 결의안 등 여러 조치들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며 한국 등 많은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와 ICC, 국제사법재판소(ICJ) 등의 결정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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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포럼 참석차 한국에 방문한 시암 대사는 28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국제사회가 국제법을 기반으로 책임있는 행동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ICC와 ICJ의 결정도 국제법의 일환인데 실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국가들이) 이행하길 바란다. 국제사회가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누가 국제법을 존중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행한 제노사이드, 집단 학살, 인종 청소, 전쟁 범죄 등에 대해 반대해야 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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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암 대사는 "이스라엘이 유엔이나 ICC, ICJ 결정 및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러시아를 배척하는 것처럼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제주포럼 참석 차 방한한 주일본팔레스타인 대표부 왈리드 시암 대사와 2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프레시안(이명선)

시암 대사는 한국에도 이러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0월7일 개전 이후 약 반 년만에 '즉각적인 휴전'(immediate ceasefire)을 '촉구'(call for)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 중인 한국은 당시 결의안에 찬성했지만,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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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암 대사는 이에 대해 "한국이 결의안에 찬성 투표해준 것은 감사하다. 그런데 그 언급에 대해 놀란 것이 사실"이라며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세워진 것이 181호 유엔 결의안에 의해 세워졌는데 이것 역시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이었다면 어떻게 지금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있을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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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정부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결정에 대해 진지하게 임한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현재 유엔 회원국 193개 중 147개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최근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페인도 국가 인정에 합류했다. 저희는 한국과 일본도 그렇게 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우호적인 여론은 국제기구의 여러 조치를 통해 실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ICC 카림 칸 검사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또 24일(현지시각) ICJ는 라파 지역에 군사적 공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국제사회의 이같은 경향에 대해 시암 대사는 "드디어 국제사회에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네고 싶다. 저희가 76년 동안 점령 상태에 있다가 이제 이러한 여론이 생겼는데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법이 아니라 국제법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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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 상태에 국제사회의 책임이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 특히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 이후) 지난 8달 동안 벌어진 일을 보면 더 그렇다"고 밝혔다.

▲ 주일본팔레스타인 대표부 왈리드 시암 대사. ⓒ프레시안(이명선)

국제사회의 이같은 여론에도 미국은 유엔 결의안에 대해 "구속력이 없다"고 하고 ICC와 ICJ의 결정을 무시하면서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행태에 대해 시암 대사는 "미국은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민주주의, 자유, 정의, 평등, 독립 등의 가치를 우선시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에 관해서 만큼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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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당초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대했다. 그러나 지난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로부터 민간인 피해를 고려하면서 군사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개선된 계획을 보고받았다며 사실상 라파 지역의 군사 진격을 용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암 대사는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지원하는 것은 전쟁범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인데 민간인을 죽이고 지역을 불태우는 등의 공격을 지원하고 용인하고,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정당화하는 나라들이 있다"며 "이는 미국이 과거에 베트남이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했던 것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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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라파 지역을 휩쓸게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라파 공격이 벌어졌다"며 "미국‧이스라엘 정부나 의회 의원들 중 팔레스타인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연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는 국가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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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라파 지역을 포함한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시암 대사는 "가자지구에 안전한 공간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가자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라며 "26일 라파 지역의 난민 캠프가 불타는 장면을 보셨을 텐데 이것만 보더라도 가자지구 내에 안전한 곳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피'라는 단어부터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팔레스타인 땅에서 쫓아내고 있기 때문에 대피가 의미가 없다"며 "강제적으로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는 국제법에 의해 전쟁범죄로 간주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22일(현지시각) 한 어린이가 팔레스타인 라파 지역의 무너진 건물들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시암 대사는 가자지구의 전후 처리 및 이후 통치 방식에 대해 가자지구 사람들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는 "가자만이 아니라 예루살렘, 서안 등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정부와 대표를 세울 자유가 있어야 하고 이들에게는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한국이 독립 이후 점령 지도를 받지 않은 것처럼, 다른 모든 민족이 그런 것처럼 앞으로 팔레스타인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당사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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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사망이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현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시암 대사는 "대통령 한 사람의 사망이 국가 정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전쟁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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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란 지도부는 이스라엘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스라엘 지도부는 모두가 전쟁을 하길 원한다. 생존을 위해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과도 싸우고 싶어하는데 네타냐후 총리의 경우 지위에서 물러나게 되면 부패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되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이 전쟁을 원하고 있긴 하지만 이란이 이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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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암 대사는 "한국도 점령 경험이 있고 점령에 맞서 싸운 경험이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점령 하에서 느끼는 고통을 알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든 정부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팔레스타인을 지원해 달라. 팔레스타인 옆에 서 주시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 주일본팔레스타인 대표부 왈리드 시암 대사. ⓒ프레시안(이명선)

(통역 : 음소연 한국-아랍소사이어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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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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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여정, "대남 전단살포는 북 인민의 '표현의 자유'" 상응조치 강조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5/30 08:23
  • 수정일
    2024/05/30 08:2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자유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직격..."몇십배로 건당 대응할 것"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05.29 23:43
  •  
  •  수정 2024.05.29 23:59
  •  
  •  댓글 0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사진갈무리-노동신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사진갈무리-노동신문]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자유민주주의의 '표현의 자유'가 '휴지장과 오물짝'으로 앙갚음당했다.

28일 밤 늦게 북쪽으로부터 경기도 파주와 동두천 등 경기·강원 접경지역 일대에 두엄이 든 것으로 보이는 봉투가 담긴 풍선 잔해가 날아든 것.

군 당국은 이날 밤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가 경기·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돼 군에서 조치 중에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은 29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 부상이 이미 예고한대로 28일 밤부터 한국국경지역과 종심지역에 휴지장들과 오물짝들이 대량 살포되고 있다"며, 그것이 자신들의 행위임을 감추지 않았다.

담화의 제목은 '대한민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의 표현의 자유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로 올렸다.

김 부부장은 "지금 쓰레기같은 한국 것들은 우리에 대한 저들의 전단살포는 《표현의 자유》라고 떠들고 그에 상응한 꼭같은 우리의 행동에 대해서는 《국제법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고있는 것"이라며, 북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자행된 대북전단살포에 대한 대응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전체 조선인민이 신성시하는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헐뜯는 정치선동오물인 삐라장들과 시궁창에서 돋아난 저들의 잡사상을 우리에게 류포하려 했으며 똥개도 안물어갈 서푼짜리 화페짝과 물건짝들을 들이밀며 우리 인민을 심히 우롱모독한 한국 것들은 당할만큼 당해야 한다"고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김 부부장은 "께끈한(더러운) 오물짝들을 주으면서 그것이 얼마나 기분더럽고 피곤한가를 체험하게 된다면 국경지역에서의 살포놀음을 놓고 표현의 자유라는 말을 감히 쉽게 입에 올릴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상응한 대응 보복조치라는 의도도 명백히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는 대한민국에 대한 삐라살포가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며 한국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것으로서 이를 당장 제지시키는데는 한계점이 있다. 대한민국정부에 정중히 량해를 구하는바이다. …》"라고 그동안 한국정부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취했던 입장을 비꼬아 비아냥댔다.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가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침해할 수 없는 '표현의 자유'에 따른 활동이라며 위헌결정을 한 뒤 지난 10일 밤 인천 강화도에서 일부 반북 탈북민단체가 대북전단 30만장과 K팝, 트로트 동영상 등을 저장한 USB 2,000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보낸 뒤 나온 초강경 대응이다.

28일 밤 북한이 날려보낸 풍선. [사진-합참]
28일 밤 북한이 날려보낸 풍선. [사진-합참]

앞서 북 국방성 부상은 26일 담화에서 "국경지역에서의 빈번한 삐라와 오물살포행위에 대하여서도 역시 맞대응할 것"이라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지역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며 이를 수거하는데 얼마만한 공력이 드는가는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한국것들은 우리 인민이 살포하는 오물짝들을 《표현의 자유보장》을 부르짖는 자유민주주의귀신들에게 보내는 진정어린 《성의의 선물》로 정히 여기고 계속 계속 주어담아야 할것"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한국것들이 우리에게 살포하는 오물량의 몇십배로 건당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남쪽에서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십배 대응을 하겠다는 것.

이같은 사태 진전에 대해, 전단살포와 같은 심리전은 전쟁의 단초인 불신과 적대의 감정을 촉발하는 화약과도 같은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 결정은 냉철한 이성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되면 모든 걸 파괴하는 광기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앞서 합동참모본부(합참)은 29일 「북 대남전단 살포 관련 우리 군 입장」을 통해 "북한은 어제(5. 28) 야간부터 다량의 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하고 있다"며,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다. 북한 풍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으며, 북한의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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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막아야 하는 대통령.. 22대 여당 장악력 통할까

‘보은 인사로 내부 결속 다진 여당’

더 강력한 특검 예고한 22대 국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채 해병 특검법이 최종 폐기됐다. 이번 채 해병 특검 부결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지만, 여당의 결속력이 강했다는 점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이 배경에는 대통령실이 이번 4·10총선 낙선자들을 염두에 두고 공공기관장 자리를 비워놨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22대 국회는 21대보다 여소야대가 강해진다. 야당은 22대 개원 직후 더 강력한 특검법 발의를 예고한 상태. 새로운 특검법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여당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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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인사로 내부 결속 다진 여당’

동아일보는 지난 15일 ‘공공기관 전체 327곳 중 이미 기관장 임기가 끝났거나 상반기 중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곳이 9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채 해병 특검이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던 시기였다. 공교로운 보도 시점에 ‘보은 인사를 미끼 삼아 이탈표를 관리하려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3년, 평균 연봉은 1억 8,538만 원이다. 여당의 낙선·낙천자 55명을 회유하기 충분한 자리다. 대통령실 인사도 마찬가지. 친일 논란으로 낙선한 정진석 후보는 새로운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정계에 남았다.

28일 MBC의 단독보도로 이종섭 전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내역이 확인됐다. 채 해병 특검 찬성 여론은 들끓을 것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22대 국회에서도 여당 장악력을 높여야 함은 분명하다. 이제 대통령의 시선은 22대 국회로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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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대통령 장악력 통할까

야당이 ‘채 해병 특검’과 함께 ‘김건희 특검’도 예고하고 있어, 대통령 입장에선 재표결 저지선 확보가 시급하다. 그러나 22대 여당 의원은 108명, 채 해병 특검을 부결시켰던 111명보다도 적다.

이탈표 단속을 위해서는 우선 지도부가 중요하다. 여당은 7월이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때 새로운 당 대표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된다. 본인도 당선·낙선인들을 만나 ‘지구당 부활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최근, 한 전 위원장의 입장이 미묘하게 변하면서 그를 ‘친윤’으로 분류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총선 직후 대통령의 식사 제안을 거절한 데 이어 ‘해외직구 금지’ 정책에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될 때처럼 새로운 인사를 내리꽂기도 어렵다. 21대와 달리 22대 의원들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후까지 임기가 보장돼있다. 공공기관장 자리로 회유하긴 어려우며, 지역 예산 확대나 특별 법안 및 정책 지원 정도가 고작이다. 이전과 달라진 상황에 대통령이 인사를 내리꽂으려 한다면 언제 반발이 튀어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지지율도 문제다.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대통령이 여당에 끌려다닐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윤심과 당심은 한동훈 전 위원장 정도로 교집합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동훈 전 위원장도 차기 대권을 노린다면, 국민적 지지가 높은 ‘채 해병’, ‘김건희 특검’을 끝까지 반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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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면죄부’ EDR 둘러싼 신뢰성 의문

‘브레이크 밟았다’ 운전자 진술 배치되는 EDR 기록…소프트웨어 오류 따른 데이터 왜곡 가능성 상존

도요타 급발진 사고 자료사진. ⓒ바(BARR) 그룹


매년 수십 건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한다. 쟁점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여부다.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으나, 차량이 가속하면서 질주했다고 호소한다. 제조사 측은 운전자가 오인해 가속 페달을 밟은 것이라고 맞선다.

양측 주장은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로 검증된다. EDR에는 브레이크 페달 작동 여부가 기록된다. 가속 페달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기록된 EDR 데이터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EDR은 각종 부품의 센서가 보내는 데이터를 기록으로 한다. 브레이크 페달 작동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가 페달 작동으로 인식하면 EDR에 ON으로 기록되는 식이다.

센서에 이상이 생길 경우 문제는 커진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EDR에는 OFF로 기록되거나, 심지어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기록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는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부품에 명령을 내린다. 브레이크 페달 센서와 가속 페달 센서가 혼동을 일으키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데, 센서가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인식하면 차량은 속도를 높인다.

센서가 데이터를 제대로 전송해도, 부품에 명령을 내리는 컴퓨터가 오류를 일으키면 문제가 생긴다. 센서가 ‘브레이크 페달 ON’ 데이터를 보내도, 엔진제어장치가 엔진 출력을 높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엔진제어장치가 센서의 데이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EDR의 데이터 기록도 신뢰성을 의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박명일 명장은 “차량 내 각종 전자제어 시스템은 병렬로 서로 연결돼 있다”며 “차량의 핵심인 엔진제어장치에 이상이 생겼는데, 다른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어떻게 단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 내 각종 컴퓨터가 분리돼 있다고 강조한다. 엔진제어장치와 EDR은 별도의 장치라는 것이다. 페달 센서 데이터가 통신망을 타고 흐르면 이 데이터를 엔진제어장치와 EDR가 각각 수신한다. 엔진제어장치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했다고 해도, EDR에 기록된 페달 작동 데이터가 왜곡됐다고 볼 순 없다는 게 국과수 입장이다.

실제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에 따른 EDR 데이터 왜곡이 입증된 사례가 있다. 지난 2013년 미국에서 진행된, 이른바 ‘북아웃 소송’에서다. 진 북아웃(당시 76세) 씨는 2007년 도요타 캠리를 몰던 중 고속도로 출구에서 차량이 급발진해 제방에 충돌했다. 사망한 동승자의 유가족이 도요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프트웨어 컨설팅업체 바(BARR) 그룹은 도요타 차량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특정 소프트웨어 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엔진 출력 조절 부품을 관할하는 컴퓨터의 소프트웨어 작업이 중단되면 EDR이 브레이크 페달 데이터를 잘못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로부터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 28만 줄을 20개월간 분석한 결과였다. 도요타 소속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바 그룹 분석가에게 제공한 자료에도 브레이크 페달 조작이 EDR에 기록되지 않는 현상을 재연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현재 한국에서 제기되는 ‘소프트웨어 오류에 따른 EDR 데이터 왜곡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바 그룹의 마이클 바 당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항상 EDR을 신뢰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소프트웨어 오류는 EDR의 데이터 왜곡 문제로 그치지 않았다. 특정 소프트웨어의 작업 중단은 운전자의 페달 조작과 무관한 급발진을 야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교통사고 분석 업체 대표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퍼팩트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며 “글로벌 IT 기업이 운영하는 운영체제(OS)에서도 수시로 버그가 발생해 수정을 거듭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완성차 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가 하는 측면에서 보면, 자동차 급발진 문제와 EDR 오류에 있어 기술의 무결성을 맹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면죄부 된 EDR…대체품 찾아 나선 소비자

국과수는 매 사건 EDR 데이터를 검증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증은 EDR 데이터를 영상으로 시각화는 방식이다. ‘PC-크래시(PC-Crash)’라는 교통사고 해석 프로그램에 EDR 데이터를 입력하면 사고 당시 차량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영상을 블랙박스·CCTV에서 확보한 실제 사고 영상과 비교해, 차량이 동일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EDR 데이터에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게 국과수 설명이다.

PC-크래시 분석은 현재 논란이 되는 EDR 신뢰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PC-크래시 분석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EDR 데이터를 전제로 한다. 가령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으나 차량이 제동되지 않은 경우도 PC-크래시 분석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페달 데이터가 실제 운전자의 조작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검증하지 못하는 셈이다.

하종선 변호사는 “PC-크래시는 사고가 어떻게 전개됐고 파손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분석하는 프로그램이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PC-크래시로 페달 오조작 여부를 판단한다는 건 논리적인 비약”고 지적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Vbox와 PC-Crash를 활용한 EDR 기록정보의 신뢰성 평가’ 보고서에서 PC-크래시 시뮬레이션 결과(오른쪽)과 실제 차량 영상을 비교한 자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EDR 데이터는 운전자 주장을 무력화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가 지난 201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접수한 급발진 의심 사고 791건 가운데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급발진 의심 사고 조사 과정에서 EDR 데이터 추출해 확인한다.

EDR 데이터는 운전자의 치상·치사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EDR 데이터 추출은 국과수가 진행한다. 국과수의 EDR 데이터 분석 결과는 운전자가 제조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도 급발진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

국과수는 EDR 데이터에 상당한 신뢰를 보인다. “기존의 교통사고 분석 방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급발진 추정 사고 등에 대해 사고 당시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그 원인을 명확히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DR이 제조사의 면죄부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DR 데이터를 받아들이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수백 미터를 고속 질주했다는 얘기가 된다. 일순간 페달을 헷갈릴 수는 있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속도로 치달을 때까지 가속 페달을 밟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최근 EDR 대체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은 EDR에 대한 불신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달을 찍는 블랙박스가 대표적이다. 페달 조작 여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변이 어둡거나 차량 충격이 심한 경우 제 기능을 못 할 우려가 있다.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EDR 대체품은 브레이크 페달의 물리적인 움직임을 기록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브레이크 스위치가 눌리면서 브레이크등으로 전력이 공급되는데, 해당 제품은 브레이크 스위치와 브레이크등을 연결하는 회로의 전압 변화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센서가 부품의 작동을 감지하고 EDR로 전송하는 과정은 차량 내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 페달의 물리적인 움직임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 스타트업 관계자는 “브레이크 페달의 물리적인 변화를 기록해,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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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4개 법안 무더기 거부권...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오월 유가족 및 단체 대표, 학생 대표들과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 안현주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4개 법률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했다. 전날(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5개 법안 중 1개만 공포하고 나머지는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여당에 '거부권을 활용하라'고 한 대통령의 지침이 즉각 이행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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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문자 공지로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가 의결한 4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각각 결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 제정안' 등 4개 법률안의 재의요구안을 각각 의결했는데, 이를 윤 대통령이 곧바로 결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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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안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선구제 후회수' 방식으로 지원하는 법인데, 공공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매입해 보증금 일부를 먼저 지원해준 뒤 피해주택을 매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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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은 지난 28일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입장문을 발표해 ▲야당이 법안을 일방 처리했다 ▲다른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 ▲채권 매입 가격을 두고 공공과 피해자 간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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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회의소법안은 농어업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지역 농어업회의소를 법제화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근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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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운영되고 있는 농어업회의소에 참여가 저조하다 ▲지자체에 재정을 의존해 독자적 운영이 어럽다 ▲기존 농어업인단체 및 농협·수협 등과 중복돼 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은 지난 28일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입장문을 발표해 ▲야당이 법안을 일방 처리했다 ▲다른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 ▲채권 매입 가격을 두고 공공과 피해자 간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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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회의소법안은 농어업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지역 농어업회의소를 법제화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근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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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운영되고 있는 농어업회의소에 참여가 저조하다 ▲지자체에 재정을 의존해 독자적 운영이 어럽다 ▲기존 농어업인단체 및 농협·수협 등과 중복돼 비효율적이고 단체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등의 재의결 요구 이유를 설명했다.

 

▲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고 있다.

ⓒ 남소연

한우법안은 정부가 한우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한우 농가에 도축·출하 장려금과 경영개선자금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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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법에 대해 송 장관은 ▲돼지·닭·계란·오리 등 타 축종에 대한 균형 있는 지원이 어려워진다 ▲다른 축종 지원법까지 난립하게 되면 행정과 입법에 비효율성을 초래한다 ▲축산 정책 추진의 제도적 근간인 축산법 체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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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유공자법안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등 민주화운동 유공자에 대한 지원과 예우를 직계존속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국가보훈부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도 유공자로 인정될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법 통과에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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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4개 법안과 함께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지원 특별법' 개정안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포됐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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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지난 9일 '채 상병 특검법'을 재의요구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총 14개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낸 셈인데, 이는 여당의 건의를 즉각 수용한 결과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월호피해자지원법을 제외한 4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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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소속 22대 국회의원 초선 당선자들과 만찬을 하면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적극 활용하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21대 국회가 마지막으로 통과시킨 법안에 이같은 구상을 실행한 것이다. 여당의 의석수가 현재보다 줄어드는 22대 국회에서도 이같은 '공조'가 계속되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록은 빠르게 쌓여갈 것으로 보인다.

 

▲ 제22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걸려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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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윤석열, #거부권, #재의요구, #거부권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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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찰” 한명숙 손배소에 법원 “국가 책임 있으나 시효 지나”



입력 : 2024.05.29 07:46

김태훈 기자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인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참석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을 두고 국가의 배상 책임은 있지만 시효가 지나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효연 판사는 최근 한 전 총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한 전 총리는 국가정보원이 2009년 ‘특명팀’을 활용해 자신을 뒷조사하고 인터넷에 비방글을 올려 비난 여론을 조성하는 등의 불법 사찰을 했다며 31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찰행위 이후 5년이 지나 국가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는 국가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한 전 총리 측은 특수한 경우로 보고 소멸시효 적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개별 사안마다 소멸시효를 적용할지 여부와 그 충족 여부를 달리 판단한다면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원고의 이 사건 소송의 궁극적 목적은 금전배상을 받기 위함보다는 원고에 대한 국정원 공작행위의 위법성을 법적으로 확인받고자 하는 취지로 보인다”며 사건에 연루된 국정원 간부들이 이미 유죄 판단을 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국정원법이 2020년 정치적 중립성을 골자로 전부 개정된 사실, 국정원장이 2021년 과거 불법사찰·정치개입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점도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국가의 후속조치 과정에서 한 전 총리의 정신적 손해가 상징적으로나마 어느 정도 메워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정원불법사찰배상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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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해병대원 특검 정국으로 민생법안 처리 뒷전”

[아침신문 솎아보기] 채상병 특검 부결에 경향신문 “윤 대통령 유예된 위기”, “방탄 여당 민심 저버려”…중앙, 민주유공자법 두고 “운동권 셀프 특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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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장슬기 기자

  • 입력 2024.05.2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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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표결 끝에 최종 부결됐다. 지난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당은 반대 당론으로 법안 통과를 저지했고, 야당은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다시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날인 29일 아침신문 1면 구성은 크게 갈렸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 톱기사로 윤 대통령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가 경찰로 이첩되던 날 세 차례 직접 전화한 사실을 다뤘다. 반면 조선일보는 1면 톱기사로 <특검법은 부결…정쟁하다 날샌 21대 국회>,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로 <거야, 운동권 셀프 특혜법 강행 채상병 특검법은 재의결 무산>으로 채상병 특검법과 함께 민주당이 주도한 21대 국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함께 다뤘다.

지난 28일 권영국 변호사가 정의당 신임 대표에 취임했다. 원외정당이 된 정의당 대표를 맡은 권영국 신임 대표 관련 칼럼이 경향신문에 살렸다.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꼽은 최고의 명품 종합 일간지로 조선일보가 20년 연속 선정됐다.

▲ 29일자 한겨레 만평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 폐기

국회는 지난 28일 본회의에서 재석 294명 중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채상병 특검법 재의의 건을 부결시켜 자동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의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를 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반대했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관련해 경향신문은 4면 <윤석열 대통령 ‘유예된 위기’…22대 국회선 ‘방어’ 쉽지 않을 듯>에서 “대통령실은 큰 이탈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 안도하는 분위기”라면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당과 대통령실은 국가대의를 위한 책임을 다하는 공동운명체”라고 한 발언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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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의석수가 지금은 115석(국민의힘 113석, 자유통일당 1석, 하영제 무소속 의원)이지만 22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108석이 전부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내부 노선 투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윤 대통령 입장에선 부담”이라며 “해외 직구 논란, 국민연금 개혁 등 이슈가 나올 때마다 당내 당권·대권 주자들이 나서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 29일자 중앙일보 만평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29일 1면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2일 이종섭 장관에게 전화한 사실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임성근 사단장 등을 채 상병 사건 혐의자에 넣은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고, 이 장관이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수사하라고 국방부 검찰단에 지시한 직후에 전화를 건 것이다. 윤 대통령은 엿새 뒤에도 이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두 윤 대통령의 수사 외압 정황이다.

경향신문은 사설 <채 상병 특검법 부결, ‘방탄 여당’은 민심을 저버렸다>에서 “헌법상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할 거부권을 본인 의혹을 막으려 남용한 윤 대통령이나 그에 발맞춘 집권여당은 모두 국정을 사유화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그래놓고 ‘공수처 수사가 부족하면 먼저 특검을 주장할 것’이라 한 대통령과 여당 말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사설 <‘채 상병 특검’ 끝내 부결, 언제까지 민의 외면할 텐가>에서 “여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여의도 출장소’라는 오명을 들으며 대통령 눈치만 살피더니,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도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다음 국회에서도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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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1대 국회 법안처리율 36.6% 역대 최저 강조

조선일보는 1면에서 “여야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정쟁으로 충돌했다”며 “‘해병대원 특검 정국’으로 국민연금 개혁안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모성보호 3법 등 주요 민생 법안 처리는 뒷전이 됐다”며 “이날까지 21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36.6%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쟁만 일삼았다는 비판을 비중있게 실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표결) 이후 ‘민주유공자법’ ‘세월호참사피해지원법’ ‘한우산업지원법’ ‘농어업회의소법’ 등 4개 법안도 본회의에 올려 단독 처리했다”며 “이들은 상임위에서 여당 반대 속에 야당 단독 의결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윤 대통령은 10번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여당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 29일자 매일경제 만평

조선일보는 사설 <시작은 민주당이, 끝은 대통령·與가 망친 최악 국회>에서 여야를 함께 비판했다. 채 상병 특검법을 반대한 정부·여당 비판에 초점을 맞춘 신문과 온도 차가 나타난다. 조선일보는 “21대 국회는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입법 폭주로 점철됐고 여기에 민주당 대표 방탄으로 날을 지새웠다”며 “민주당 입법 폭주의 피해자였던 국민의힘은 국회 마지막을 이해 못 할 입법 거부로 ‘장식’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건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이라며 “민주유공자법은 1964년 3월24일(한일 회담 반대 시위) 이후 민주화운동 사망자와 부상자, 그 가족과 유가족을 유공자로 인정해 지원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한 뒤 “민주당은 당초 교육·취업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가 논란이 일자 의료·양로·요양으로 지원 범위를 줄였지만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라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고 보도했다. 채 상병 특검법보다 민주유공자법이 더 ‘논란’이 된다는 평가다.

중앙일보는 사설 <두 번 다시 21대와 같은 국회는 없어야 한다>에서 여야를 모두 비판하고 법안 처리율이 낮은 것 등을 거론하면서 “국회의원 세비와 보좌진 급여, 각종 보조금을 합치면 21대 국회 4년간 운영비용은 1조200억원”인데 “이런 막대한 국민의 돈을 쓰면서도 이룩한 성과가 과연 뭔가. 상생과 협의는 실종되고 살벌한 정치 공방만 오갔던 기억밖에 남지 않는다”고 했다.

‘채상병 수사’에 대해서 중앙일보는 또 다른 사설에서 “공은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공수처로 넘어갔다”며 “출범 후 3년 간 국민을 실망하게 한 공수처로선 존재 의미를 입증할 기회”라고 했다.

▲ 29일자 서울신문 만평

경향신문 안홍욱 논설위원은 ‘여적’에서 권영국 신임 정의당 대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안 위원은 권 대표를 두고 “서울대 공대 졸업 후 경북 경주에 있는 풍산 금속에 입사했다. 노조를 만들다 해직됐다. 해직 10년 만인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다. 2002년 민주노총 법률원 설립에 참여했다. 용산 참사 철거민 변호인단, 민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 구의역 김군 사망재해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장, 김용균 사망사고 특별노동안전조사위 간사...그는 노동자와 인권을 위한 ‘거리의 변호사’였다”고 소개했다.

안 위원은 “2014년 그가 법률대리인단으로 참여한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에서 노동자들이 대법원에서 패소한 일이 사법 정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현실 정치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고 한다”며 “정의당은 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거대 양당이 말하지 않는 걸 이야기하고 행동함으로써 진보정치에 새 바람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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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년 연속 CEO 선정 명품 일간지

조선일보는 2면에서 자사가 명품 종합 일간지로 20년 연속 선정된 소식을 전했다. 경영 전문지 ‘월간현대경영’은 “국내 5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30개 품목에 대해 선호 명품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종합 일간지 부문에서 조선일보가 45%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조선일보는 2005년 조사 이후 2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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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부결로 뭉친 국민의힘...‘즉각 재추진’ 벼르는 야당

찬성 179표로 여당 이탈표 거의 없어...이재명 “한 점 의혹 없도록 끝까지 진상규명”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된 뒤,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05.28. ⓒ민중의소리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절차를 밟은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끝내 부결됐다. 국민의힘에서 일부 의원들이 ‘소신 투표’를 선언해 이탈표 규모에 이목이 쏠렸으나, ‘채상병 특검법 부결’ 당론을 거스른 의원은 거의 없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진행했다. 재적의원 295명(구속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 제외) 중 294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특검법은 부결, 폐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투표는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이자, 쟁점 법안 표결이 진행되는 이날 본회의에 여야는 ‘의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최대한 많은 의원이 참석해 각 당의 입장에 힘을 실어달라는 것이다.

한 명을 제외한 각 당 소속 모든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한 상황을 고려하면, 여당 내 이탈표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본회의가 열리기 수일 전부터 소속 의원의 이탈표를 막기 위한 ‘표 단속’을 집중적으로 벌여왔다.

앞서 지난 2일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당시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투표권을 행사해 찬성표를 던진 김웅 의원을 포함해 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 의원은 재표결 때 ‘소신 투표’ 하겠다고 공언했다. 당론과 달리 ‘특검법 찬성’에 투표하겠다는 뜻을 사전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날 본회의가 임박한 시점, 정치권에서는 여당의 이탈표가 10표 안팎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당론을 벗어난 선택을 한 국민의힘 의원은 거의 없었다. 이들은 똘똘 뭉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방어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취재진에게 “의원들이 당론으로 정했던 사안에 대해 어긋남 없이 단일대오로 함께 해줬다”며 안도했다.

 

야6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찬성을 호소하고 있다. 2024.05.28. ⓒ뉴스1


재표결 직전 정부 측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에서는 유상범·임이자 의원이 본회의장 단상에 나와 특검법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특히 박 장관은 “특검법의 헌법 위반 소지”를 주장하며 “정치 편항적인 검사가 특검으로 임명될 경우 수사, 재판 절차가 정치적 여론 재판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발언했다.

특검법 부결 결과에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표결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간절한 의지를 국민의힘 의원들이 꺾어버렸는데, 참으로 옳지 않은 처신”이라며 “정부·여당이 왜 이렇게 극렬하게 진상규명을 방해하는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정의당·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6개 야당은 국회 본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제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해병대원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의 민주당은 여당의 발목잡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 신속하고 단호하게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도 “22대 국회에서 특검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본회의 시작 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장을 찾아 특검법 찬성을 호소하고, 본회의 투표 과정을 방청한 해병대 예비역들 역시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부결 투표 결과가 나오자 “당신들은 자식이 있나”, “너희가 국회의원이냐”, “자식이 죽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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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변호사도 가세한 '강형욱 갑질' 논란, 법적 쟁점은?

[분석] 폭언부터 CCTV·사내 메신저 감시, '가짜 3.3' 계약 의혹까지

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4.05.29. 05: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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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령'으로 불리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온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의 '갑질 의혹'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폭언, CCTV와 사내 메신저를 통한 직원 감시, 임금체불 등 다양한 의혹을 두고 강 대표와 직원들은 연일 공방을 이어가는 중이다. 노동 전문 변호인으로 유명한 박훈 변호사가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들을 "무료 변론"하겠다고 가세함에 따라 법정 싸움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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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 논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직장 갑질'을 둘러싼 갈등이 많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신고는 2020년 5823건에서 지난해 1만 28건까지 늘었다. 사용자든 노동자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직장 갑질 문제의 쟁점들을 강 대표 사건을 통해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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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폭언 의혹 : 녹취 없다면 제3자들 진술,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도 입증 자료로

첫째, 폭언 의혹이다. 사태의 발단이 된 한 구직 플랫폼 내 보듬컴퍼니 후기에는 회사 경영진인 강 대표 부부가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 모독, 업무 외 요구" 등을 했다고 적혀있다. 이후 익명의 옛 보듬컴퍼니 직원은 강 대표가 "'숨도 쉬지 말아라. 네가 숨쉬는 게 아깝다', '벌레보다 못하다', '그냥 기어 나가라. 그냥 죽어라' 이런 이야기를 매일 했다"고 JTBC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강 대표가 20분 동안 폭언을 한 녹취 파일을 갖고 있다고 밝힌 직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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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해명 영상에서 그는 JTBC 보도와 관련해 "제가 쓰는 화내는 말이 아니다. 저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다만 반려견 훈련 과정에서 사고 발생을 우려해 "훈련사님들한테도 '조심하세요'라고 할 말도 '조심해'라고 큰소리쳤던 적도 실제로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폭언이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정당한 훈계를 했다고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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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은 직원들이 제기한 수준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폭언이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조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입증이다. 원의림 변호사는 28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폭언이 담긴 녹취가 있으면 가장 수월하게 입증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실제 신고가 이뤄질 경우 신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할 다른 제3자들의 진술이 중요한 부분에서 일치하면 입증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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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와 복수 진술 외 다른 증거의 활용도 가능하다. 최수현 노무사는 폭언 증언이 담긴 "이메일, 문자메시지, 사내 메신저 등의 기록과 피해자의 의사 소견서, 상담 기록 등 피해자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 기록도 추가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하은성 노무사도 "'폭언을 한다'는 메신저 내용이나 가족에게 보낸 메시지 등이 간접증거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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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CCTV 감시 의혹 : 구성원 동의 없이 설치했다면 법 위반

둘째, 강 대표가 사무실에 여러 대의 CCTV(폐쇄회로TV)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직원을 감시했다는 의혹이다. 강 대표는 해명 영상에서 사무실에 설치한 CCTV는 "감시 용도가 아니다"라며 "우리(보듬컴퍼니)는 사람들이 있고 용품을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 CCTV가 꼭 있어야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도난이 있을 수 있고 외부인이 들어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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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컴퍼니의 한 전 직원은 이에 대해 "도난 방지, 외부인 확인이 목적이었다면 현관에 CCTV를 설치해야 하는 데 7층 사무실에는 CCTV를 감시용으로 두고 출고용 택배를 쌓아두는 현관에는 예전부터 있던 가짜가 달려 있었다"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반박했다. CCTV를 통해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고 여직원 탈의실에도 CCTV가 있었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다만 탈의실 감시 주장에 대해 강 대표는 해당 공간은 회의실이며 회사에 탈의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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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가 감시 목적으로 활용됐다면,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 조항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우선 살필 것은 설치 과정이다. 원 변호사는 "법에 CCTV 설치 과정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설치 목적이 도난 방지 용도였고 구성원들에게 고지해 동의를 받았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사무실 내부에 CCTV를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설치했다면 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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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의 설치 장소 및 실제 활용 방식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원 변호사는 "사생활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공간이라면 법적 요건에 반한다"고 말했다. 하 노무사는 "CCTV로 모니터를 들여다봤고, 실제 그것으로 지적까지 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최 노무사도 "녹화된 영상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CCTV가 실제 근로자 감시에 사용됐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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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사내 메신저 감시 의혹 :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받아도 감시 범위, 목적, 기간 없으면 효력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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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강 대표의 배우자인 수잔 엘더 보듬컴퍼니 이사가 직원들이 사내 메신저를 통해 주고 받은 대화를 당사자 동의 없이 들여다본 뒤 이를 바탕으로 질책까지 했다는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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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사는 해명 영상에서 동의 없이 사내 메신저 대화를 들여다보고 직원을 질책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제 막 태어난 6개월짜리, 7개월짜리 아들에 대한 조롱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비아냥 때문에 눈이 뒤집혔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후 "변호사님이 '그걸 함부로 그렇게 보시면 안 된다'고 조언해주셔 그런(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전달해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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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동의 없이 사내 메신저 대화 내역을 들여다봤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수잔 이사가 말한 동의서를 받았다고 해도 논란 소지는 남는다. 원 변호사는 "동의서를 받는 경우에도 정확히 범위를 특정해서 들여다봐야 한다"며 "만약 동의서에 지정된 범위가 없다면 동의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최 노무사는 "동의서에 사내 메신저 감시 범위, 목적, 기간 등이 기재됐는지, 근로자가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동의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동의서가 있더라도 사내 메신저 감시가 범위 제한 없이 이뤄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하 노무사도 "위법 사실을 인지한 뒤 변호사의 조언을 듣고 받은 서약서 한 장으로 제한 없는 사내 메신저 감시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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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임금체불 및 '가짜 3.3 노동자' 계약 의혹 : 회사 대표가 직원과 사업자 계약을 맺으면 '편법'

넷째, 임금체불 의혹이다. 강 대표가 2016년경 퇴직한 직원에게 마지막 급여날 9670원을 지급했는데, 해당 직원이 고용노동청에 강 대표를 상대로 임금체불 진정을 넣어 결국 기본급과 연차수당, 퇴직금 등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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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사는 해명 영상에서 퇴직한 직원이 "일반적인 월급을 받는 사원이 아니었다"며 "본인이 발생시킨 매출의 십몇 퍼센트를 인센티브로 받는 사업자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이어 회사가 계약에 따라 퇴직금이나 급여가 아닌 매출 비율로 계산한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9670원이라는 액수는 당시 임금을 지급해야 했던 기간의 인센티브인 "1만 원에서 (사업소득세) 3.3%를 제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후 변호사에게 자문을 얻고 퇴직금을 주는 게 맞는다는 결론을 내린 뒤 인센티브와 퇴직금, 연차수당까지 지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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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고용노동부는 보듬컴퍼니와 관련 2016년에 임금체불로 4건, 지난해 휴일수당 산정 관련 1건 등 신고가 접수됐지만, 2016년 4건은 자체 종결했거나 구제가 완료됐고, 지난해 접수 건도 신고 직후 취하해 모두 해결된 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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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체의 대표가 법적으로 '근로자'인 직원과 개인 사업자 계약을 맺는 일 자체가 '편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 하 노무사는 "연차 수당이나 퇴직금까지 지급했다는 것은 통상시급 등이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고, (피해 노동자는) 무늬만 프리랜서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노동자를 고용하면, 내야 하는 준조세 성격의 4대 보험료 사업자 부담분(통상 급여의 10% 수준)을 안 냈다면, 고용 기간 그만큼의 이익을 착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39) 보듬컴퍼니 대표가 24일 저녁 입장을 밝혔다.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논란이 일어난 지 일주일 만이다. ⓒ보듬TV 화면 갈무리

최용락 기자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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