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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억 '고액 연봉' 논란 한덕수의 '최저임금 때리기'…'전관예우' 논란도 '불씨'

"전직 고위 관료 출신 고문이라는 것은 원래 존재 자체가 힘"

 

 

4년 여간 18억 원의 '고액 연봉' 논란에 휩싸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사실상 개입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한 후보자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금을 논의 한다면 우리 사정을 잘 보는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돼야지 두 단위로 너무 높이 올라가면 몇년 전 경험한 것 처럼 기업들이 오히려 고용 줄여 서로가 루즈-루즈 게임이 된다"며 "노사 간에 협의해서 결정할 일을 정부 개입으로 결정하는 것이라 정부 개입은 신중하고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엔 최저임금위원회가 첫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돌입했다. 사용자와 노동자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 후보자의 입장이 나온 것이다. '정부 개입은 최소한'이라고 발언했지만, 한 후보자의 이같은 발언 자체가 결국 최저임금 인상을 견제한 것이어서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지난 3일에도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린 것에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된 최저임금 인상을 비판했다. 그는 "기업이 급격히 올린 소득(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으면 결국 고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기업과 사용자 측의 주장을 그대로 읊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해 10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억제될 경우 노동자들의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9160원이다. 

직접 연결된 이슈는 아니지만, 한 후보자가 김앤장법률사무소 재직 시절 받은 고액의 고문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비판한 한 후보자는 최근 4년 4개월간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약 18억 원의 보수를 챙겼다. 2018년에서 2020년까지 연봉 5억 원씩을 챙겼고, 지난해에는 3억 원을 받았다. 

한 후보자의 '고액 연봉 논란'과 최저임금 인상 비판이 겹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김은혜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 후보자의 보수가) 일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저희가 인지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총리 후보자가 이 부분에 대해 국민들께 설명을 드릴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전관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변호사가 아닌 한 후보자의 사례와는 조금 다르지만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에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 후 5개월간 16억 원의 수입을 올린 사실이 논란이 돼 낙마했고, 이명박 정부 감사원장 후보자였던 정동기 전 대검 차장도 로펌에서 7개월간 7억 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 끝에 낙마했다. 모두 전관예우에 따른 고소득이 문제가 된 사례다. 

김앤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한 후보자처럼 전직 고위 관료 출신 고문이라는 것은 원래 존재 자체가 (로펌에) 힘이다. 특별한 일은 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기업 등 고객에게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친분이 있는 고위 공직자들에게 전화를 한 통화 한다거나 그런 일은 하는데, 기록에 남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슨 일을 했는지 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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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그는 오늘도 14시간 15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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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04/06 09:48
  • 수정일
    2022/04/06 09:4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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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107명 규모 서브터미널에 투입된 분류인력 고작 10명... 택배기사 새벽부터 분류작업

 
택배 노조 파업 종료 22일째. 대리점과 택배노조 간 합의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 택배 기사 과로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이행되고 있을까. 지난 29일, 확인을 위해 경기도에 있는 CJ대한통운 ‘ㅂ’서브터미널을 찾았다.

새벽 6시 25분. 자동분류기(휠소터)와 컨베이어벨트가 ‘우우웅’ 육중한 소리를 토해냈다. 크고 작은 상자 행렬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휠소터를 거친 상자 행렬은 좌우 양쪽 지역별 라인으로 흘러갔다.

형광주황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분류인력이었다. 지난 30여년간, 택배 기사가 무료로 했던 분류를 이제 분류인력이 대신한다. 상자에서 00단지나 00동이 적힌 주소를 눈으로 재빨리 확인한다. 확인한 상자는 담당 택배 기사 쪽에 갖다 둔다.

사회적 합의에 따르면, 택배 기사 5명당 분류인력은 1명이 배치된다. ㅂ터미널 택배 기사가 모두 100여명이니 분류 인력은 20명 이상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세어봐도 형광주황 조끼는 5명뿐이었다. 
 
분류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택배기사들과 분류인력들 ⓒ민중의소리
 
분류작업이 시작된 서브터미널 내부 모습 ⓒ민중의소리


그나마 좋아졌지만…변한 것과 아직 변해야 할 것들

“대리점장 말이 ‘사람을 못 구했다’고 그러네”

기자의 질문에 상자를 옮기던 송모(44) 기사가 말했다. 아침 6시 30분에 일을 시작해야 한다. 터미널은 시내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다.

일할 사람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다. 8천원 꼴인 시급을 만원 이상으로 올리면 사람 찾는 건 수월해지겠지만, 대리점도 빠듯한 형편이다. 그렇다고 CJ대한통운이 인건비를 더 지원해주지도 않는 게 현실이다. 결국, 필요한 분류인력 20명 중 실제 일하는 사람은 10명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5명은 6시 30분에 나오고, 나머지 5명은 9시가 돼야 출근한다.

“사람이 없다니 어쩌나, 일단 나와서 일하는 거지.
그래도 우리는 조합원이라고 대리점장이 돈은 꼬박꼬박 줘”

송씨는 택배노조 조합원이다. 이번 파업에도 참여했다. ㅂ터미널 택배기사 100여명 중 60여명이 송씨와 같은 조합원, 나머지 40여명이 비조합원이다. 대리점은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차별한다. 조합원에겐 분류업무 시 비용을 지급하고 비조합원에겐 주지 않는다. 조합원은 노동시간이 약간 줄고 분류작업 수당도 생겼지만, 그나마 비조합원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송 씨는 “지난 20~30년간 분류작업은 원래 택배 기사 일이라고 생각했다. 비조합원들은 분류인력이 들어와 도와주는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ㅂ터미널에서 근무하는 비조합원 40여명 중, 최소 10명 이상은 분류작업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분류 작업이 시작된 지 2시간쯤 지났을까, 눈에 띄는 택배 기사가 부쩍 늘어났다. 조합원 50여명이 8시 30분쯤 출근했다. 조합원 택배 기사 출근 시간은 당초 6시 30분에서 8시 30분으로 2시간 더 여유가 생겼다. 분류작업에서 해방된 효과다. 출근한 조합원 택배 기사들은 자기 차 앞에 분류된 박스를 적재함에 싣기 시작했다.
 
틈틈히 택배물건을 정리 중인 택배기사 ⓒ민중의소리


비조합원 대부분 6시 30시 출근해 분류작업... 그마저도 10여명은 공짜 노동 중

기자가 방문한 날 아침, ㅂ터미널에서 새벽부터 분류작업을 한 사람은 40명쯤 돼 보였다. 6시30분 출근한 분류인력은 5명이었고, 나머지 35명 중, 조합원은 8명 비조합원이 27명이었다. 조합원들은 60여명을 7개 조로 나눠 6시 30분 출근 당번을 정했다. 8~9명 조합원 택배기사가 일찍 출근해 분류 작업을 해두면 나머지 조합원 택배 기사는 그 시간에 쉴 수 있다.

비조합원 택배 기사는 그럴 형편이 못 된다. 40명 중 30명 가까이가 매일 6시 30분에 출근한다. 쉬지도 못하고 비용도 받지 못한다. 조합원들은 일찍 출근한 2시간을 비용으로 보상받는다. 시급은 1만원이다. 택배 기사 이씨(53)는 “대리점장이랑 인간적 관계가 있는 거 아니냐. 앓는 소리 하면서 ‘해달라’고 하면 힘들어도 거절하지 못하고 비조합원들이 분류작업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를 원문 그대로 해석하면, 올해 1월 1일부터 택배기사 기본업무에서 분류작업은 완전히 배제됐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여전히 많은 비조합원 택배기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분류작업을 한다. 합의에 따라 조합원 형편은 나아졌지만, 공짜 노동은 남아있다. 분류작업은 오전 6시 30분부터 정오께까지 이어진다. 대리점 말대로 ‘사람을 구하지 못해’ 분류작업을 했다면 하루 5시간 시급을 받아야 하지만, 지급 받는 시급은 하루 2시간뿐이다. 3시간은 여전히 공짜 노동이다.
 
터미널을 가득 채우고 있는 택배차들 ⓒ민중의소리


‘당일배송 원칙’이 택배 기사 근무시간에 미치는 영향

지난 택배 파업 최대 쟁점은 ‘당일 배송’이었다. 분류작업으로 택배 기사가 떠안은 상자는 떠안은 그 날 배송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당일 배송 원칙엔 퇴근시간이 없다. ‘그날 배송해야 한다’는 의무만 있다. 택배 기사 장시간 노동을 줄이자는 사회적 합의가 무색하다. 택배 노조가 장기 파업을 한 이유다.

거대한 25톤 탑차가 끊임없이 들어왔다. 간선차다. ㅂ터미널은 간선차 3대가 동시에 물건을 내릴 수 있다. 간선차 3대에 실린 박스를 7명이 내리는 데 보통 1시간 걸린다.

간선차에서 내려진 상자는 레일을 타고 터미널 내부로 들어온다. 터미널 내부 라인에 택배 기사가 대기한다. 라인에서 자기 구역 물건이 확인되면 낚아챈다. 분류 작업의 구조다.

이날 ㅂ터미널에 들어온 간선차는 총 17대였다. 적을땐 14대에서 많으면 20대까지 들어온다. 마지막 간선차가 몇 시에 오는지가 관건이다. 퇴근시간이 여기에 좌우된다. 오후 2시쯤 막차가 들어오면 곤란하다. 분류작업을 끝내고 배송을 시작하려면 오후 3시나 돼야 한다.

이날 ㅂ터미널 간선 막차는 11시 30분쯤 들어왔다. 분류작업은 12시 40분께 끝났다. 조합원과 비조합원은 배송 시작 시간이 달랐다. 조합원 택배 기사들은 대부분 12시께 배송을 시작했다. 터미널에선 막차 분류작업이 한창이었지만, 남은 상자들은 그대로 두고 배송을 시작했다. 
 
택배 물량을 내리기 위해 대기 중인 간선차량 ⓒ민중의소리


비조합원들은 분류작업을 계속했다. 마지막 상자까지 차에 실었다. 비조합원들은 대부분 1시 30분에서 2시 사이 배송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에 비해 평균 1시간 30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당일 배송’ 원칙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당일 배송을 거부하고 있다. 비조합원은 당일 배송 원칙을 적용한 계약서를 이미 썼다. 출발이 늦으니 마지막 배송 시간이 늦어진다. 분류한 상자가 많으니 배송 물량도 많다.

오후 1시쯤 됐을까, 20~30대로 보이는 젊은 택배기사 10여명이 터미널 안으로 우르르 들어왔다. 조합원 택배기사들이 싣지 않은 상자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에어콘 리모컨 만한 바코드 인식기로 ‘삑 삑’ 상자를 찍었다. 택배를 기사가 인수했다는 확인 작업이다. 그리곤 자기들 트럭에 상자를 실었다. 30여분 만에 조합원 택배 기사들이 남긴 상자가 모두 실렸다. 조합원 이모(53)씨는 “CJ대한통운 직영 기사들이에요. 요즘엔 ‘당일 배송’ 거부하는 조합원 물량을 저렇게 처리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20~30대 ‘젊은 직영 기사’들이 떠난 뒤에도 비조합원 택배 기사들은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고 있었다. 1시 50분쯤 됐을까,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비조합원 A씨가 택배 기사가 터미널을 출발했다. 그를 따라갔다.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배송한 뒤 남아 있는 물건을 체크하고 있는 직영기사 ⓒ민중의소리
 
대체배송으로 인해 텅 빈 택배노조 조합원들의 자리 ⓒ민중의소리


오전 6시 30분 출근한 비조합원 밤 9시 다 돼서야 퇴근
... 택배기사 장시간 노동 언제쯤 해소될까


A씨는 총 540개 상자를 실었다. 조합원 이씨가 420개, 송씨가 470여개 상자를 실은 것과 비교됐다. 20분쯤 차를 달린 A씨는 한 대형 건물에서 상자 4개를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5분쯤 뒤, A씨는 건물 밖으로 나와 1km 떨어진 아파트 단지로 차를 몰았다. 00마을 201동 앞에 멈춘 그는 인도에 상자 수십개를 내렸다. 수레에 상자를 나눠 담고 아파트 입구를 몇 차례 왔다 갔다 했다. A씨는 그렇게 240여세대 아파트 단지 한곳과 600여 세대 아파트 단지 한 곳, 빌딩 5개를 돌았다.

해는 이미 졌다. A씨 발걸음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비조합원 A씨가 540여개 배송을 모두 마친 시간은 저녁 8시 45분쯤이었다. 새벽 6시 30분에 출근한 그의 근무시간은 14시간 15분이었다.

420개를 실은 조합원 이씨는 저녁 6시 15분께 배송을 완료했다고 기자에게 알려왔다. 이씨의 근무시간은 11시간 15분이었다. 8시 30분에 출근해 470개를 실은 조합원 송씨는 저녁 7시에 배송을 완료했다. 송씨 근무시간은 11시간 30분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분류인력 현장 실태조사를 나갔다. 실태 조사결과는 ‘양호’였다. 단 하루만 지켜봤지만, 현장은 전혀 양호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택배기사 장시간 노동이 해소되는 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그 시일이라는 것이 대체 언제까지일까.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시일이 지난다고 해결될까.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저녁까지 배송 중인 비조합원의 택배 차량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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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세상 변화 모르는 윤 당선자가 더 위험"

[삼보일배오체투지人]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인터뷰 ①

22.04.06 06:04l최종 업데이트 22.04.06 06:04l
큰사진보기의 한 장면" 
▲  2007년 개봉한 영화 <지구>의 한 장면
ⓒ 엠플러스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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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도.

국제사회가 정한 지구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이다. 일교차가 큰 온대지방에선 피부에 와 닫지 않는 수치이지만 지난 80만 년 동안 가장 빠른 기온 변화는 1000년에 1도였다. 그런데 최근 100여 년 동안 1도 올랐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해야 파국을 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제 0.5도 남았다.

0.73%p.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4만 7077표를 더 얻어 승리했다. 0.5도가 인류의 존폐 여부를 가르듯 이제 박빙의 승부가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의 정책 항로를 결정한다. 전 세계 화두인 기후위기 대응도 그중 하나다. 특히 국제 정치와 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사안이다. 세계 추세를 거스르면 우리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위험의 징후] "RE100이 뭐죠?"

"기후위기보다 우리나라 정치가 더 위험합니다. 윤석열 당선자는 후보자 토론회 때처럼 말로만 내지르는 게 아니라, 이제는 그 말을 행동으로 옮길 실제 수단을 갖고 있어요. 진짜 큰일 났습니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전 국립기상과학원장)가 내비친 위기 의식이다. 지난 대선 후보자 토론회 때 "RE100이 뭐냐?"라고 되물었던 윤 당선자, 또 '탈원전 정책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이라는 그의 공약도 위험천만한 징후라는 것이다.
  

큰사진보기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전 국립기상과학원장)
▲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전 국립기상과학원장)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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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교체 실감…'文정부 정조준' 원전수사 급물살<br />- 文정부 탈원전 지우는 인수위…망가진 원전 생태계 회복 '급선무'

 
선거가 끝나자마자 연일 포털을 장식하는 이러한 원전 관련 언론 보도는 문재인 정부 때 숨죽였던 원전 찬성론자들이 쏘아 올리는 축포로 볼 수 있다. 대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국제적으로 '기후 깡패'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대한민국 상공에는 지구온난화의 우울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500회 강연] 지구가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기후변화 햇빛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기후위기 전문서점인 '길담서원'(서울 종로구 옥인동)에서 그를 만났다. 조 교수는 기후위기비상행동 운영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지난해 말 ㈔세상과함께는 '기후위기 전도사'로 불리는 그를 제2회 삼보일배오체투지환경상의 교육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조 교수를 만나기 전, 지난 2019년에 펴낸 책 <파란하늘 빨간지구>(도서출판 동아시아)부터 읽었다. 인류 탐욕의 결과물에 대한 과학적 사실이 빼곡한 이 책을 읽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빨간 지구에 대한 명쾌하고도 과학적인 원인과 분석, 대안뿐만 아니라 지구와 인류 역사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도 담겼다. 그래서였다. 그부터 알고 싶었다. 4년 전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은퇴한 뒤 그는 열정적으로 기후 위기를 전파하고 다녔다. <파란하늘 빨간지구>를 낸 뒤부터 본격적으로 '환경 운동가'로 나서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려온 조 교수는 지금까지 500회 이상 강연을 했다. 왜일까?


그는 "그동안 인간이 개발과 각종 에너지원 채취 등을 통해 지구를 무분별하게 수탈해왔지만 이제는 기상이변 등을 통해 지구가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라면서 "과학이 이런 상황을 끝장낼 수 있는 사회 변혁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후 과학자의 사명감으로 읽혔다.    

[기후위기와 정치] 좋은 사람과 좋은 세상

기후위기와 정치의 관계부터 물었다.

"일회용품 안 쓰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이죠. 그런데 그것만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어요. 정부가 일회용품 안 쓰자고 계몽을 하는데, 대중교통 이용하는 게 10배 이상 효과가 큽니다. 설사 모든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정부가 석탄발전소를 한 개 지으면 무력한 존재가 됩니다. 정치를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시스템으로 바꿔야죠."

그가 예로 든 것은 유럽 주요 도시의 교통 분담률이다. 자전거가 50%에 달하는 곳도 있다. 그는 "코펜하겐에서 '왜 자전거 타냐'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했는데 '환경 보호' '기후위기 대응' 등에 동그라미를 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면서 "대부분 '빠르고 편리하다'는 항목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 도로가 완벽하게 구축되면 천천히 가도 1시간에 10km는 갈 수 있다"면서 "개인이 선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게 정치"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른다

그렇다면 '윤석열식 정치'는 어떨까? 지난 대선 후보자 토론회 때 RE100을 모른다고 해서 실망했다는 반응도 많았다.

"저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꼈어요. 기후 의제는 유엔 차원에서 국제적으로 정해진 겁니다. '재생에너지로 물건을 안 만들면 그걸 수입하지 않을 거야!' 이게 RE100입니다. '탄소로 물건을 만들면 거기에 관세를 때릴 거야!' 이게 탄소 국경세입니다. 우리는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하고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죠. 이런 국제 흐름을 거스르면 생존 자체가 고통일 겁니다."

조 교수는 윤 당선자가 지난해 11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하향 조정할 뜻을 밝혀 논란이 됐던 것도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목표조차 부족하다고 국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라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산업계에 인심 쓰듯 말하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큰사진보기4일 오후 윤석열 당선자가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 들어오고 있다.
▲  4일 오후 윤석열 당선자가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 들어오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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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윤 당선자가 내걸었던 '탈원정 정책 폐기, 원전 최강국 건설' 공약에 대해서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구별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2020년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 중 핵 발전이 4.3%를 차지했는데 수력을 제외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5.7%"라면서 "핵발전업계가 재생에너지는 보조적 에너지원이라고 주장을 해왔는데, 이제는 핵 발전을 추월했고 해마다 그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다시 예를 들었다.

"일본은 터키와 영국에서 원전을 수주했고 5조 원을 투자한 상태에서 포기했어요. 5조 원을 날렸는데, 왜 그랬을까요? 원전 건설에 10조 원 이상 들어가고 30년 이상 돌려야 이윤이 납니다. 그때가 되면 재생에너지가 지배적인 세상이겠죠. 누가 원전을 돌릴까요? 30년 동안 10조 원을 그냥 묶어두는 것, 이건 자본 시스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는 "일본 도시바가 미국의 핵발전 회사인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는데, 회사 전체가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 핵발전소를 짓는다면 세금, 즉 공적자금을 투입하자는 것인데, 자본 시장의 시스템에 내맡기면 쫄딱 망한다는 것을 자신들도 알기에 하라고 해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SMR] 강남 한복판에 지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왜 해외에서는 원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의 나라들은 핵폭탄 보유국가이기에 국제 정치적으로 핵 헤게모니를 쥐려면 핵발전소를 유지해야만 한다"라면서 "지금 우리는 핵폭탄을 제조할 수조차 없는 나라"라고 말했다. 

최근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SMR)도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빌 게이츠 등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탄소중립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기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개발이 추진됐는데, 윤석열 당선자는 이를 주요 공약으로 채택해 원자력업계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큰사진보기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 두산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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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큰 원전을 지은 것은 효율 때문입니다. SMR이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작게 만들면 비용이 더 들겠죠. 기존 원전의 4분의 1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걸 천 개, 만 개 만들어야 싼 겁니다. 10개, 20개 지어서는 답이 안 나오죠. 또 우리가 안정성을 확보한 기술이 있나요? 언제 설계하고, 테스트하고... 10년 내에 결판을 내야 할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자꾸 엉뚱한 이야기합니다."

그는 "빌 게이츠의 취지는 송전망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줄여 효율을 최대화하려면 전력을 쓰는 그 지역에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강남 한복판, 서울의 구마다 SMR을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그럼에도 윤 당선자측은 최근 충남 당진에 짓는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에서 지역에 사는 게 죄인가"라고 반문했다.

[원전 최강국] 우리에겐 비극의 길

그에게 '원전 최강국 건설'이라는 윤 당선자의 공약을 한 마디로 평가해 달라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비극의 길"이라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지구 위기의 시대에 세계적 프레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경제의 문제이기도 하죠. 이산화탄소 감축량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엄청날 겁니다. 우린 원전으로 막겠다고 할 태세인데, 부지 마련하고 짓는 데만 10년 걸립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40%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은 기후 위기가 아니라 시장 위기를 먼저 맞게 될 겁니다."

그가 지구온도 '0.5도'보다 지금 당장은 '0.73%p'가 더 위험하다고 강조한 이유이다.


[* 기후 위기에 대한 조천호 교수의 '짧은 강연', 2편("지금 히로시마 원폭 1초에 5개씩 터져... 미친 세상 끝내야")으로 이어집니다.]
 
▲ 기후위기? '윤석열 정치'가 더 위험하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전 국립기상과학원장)를 지난 3월 24일 인터뷰했습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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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구럼비, “첫 함선은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었다”

[2022 자주평화원정단-1일차] 제주서 출정 선포식

  • 기자명 제주=김지혜 통신원 
  •  
  •  입력 2022.04.05 09:58
  •  
  •  수정 2022.04.05 10:27
  •  
  •  댓글 4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 4일 제주에서 6박7일 대장정의 첫 발을 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 4일 제주에서 6박7일 대장정의 첫 발을 뗐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구럼비의 멋진 바위를 볼 수 없었다. 우리 땅 제주의 멋스러운 삶도 볼 수 없었다. 강정에서는.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기지 반대! 전쟁무기 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 4일(월)부터 10일(일)까지 제주를 시작해 서울에 도착하는 6박7일 간의 대장정을 4일 제주 해군기지 앞에서 선포했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전쟁무기 배치와 미군기지 확장, 미군범죄, 기지환경오염 등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해 폭로하고, 한반도 전초기지화, 4월 진행될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나갈 계획이다.

김재하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김재하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이장희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이장희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제주본부, 전농 제주도연맹, 진보당 제주도당과 강정평화활동가들이 함께 하며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라는 목소리를 높이며 기자회견에서 2022 자주평화원정단 단장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조직강화특위원장은 “온 나라가 미군부대이고, 학살지로 민중들이 고스란히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다”며 “이번 자주평화원정단 첫걸음을 시작으로 전 국민에게, 민중들에게 주권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미군이 나가는 그 날까지 계속 투쟁을 열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동단장인 이장희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상임대표는 “이 땅을 미군 기지화하고 분단을 획책하는 것을 우리는 더 이상 미래세대에 남겨줄 수 없다”며 “이번 원정단을 중심으로 우리의 치열한 투쟁을 만들고, 전국에 우리 목소리를 알려낼 것이다”고 밝혔다.

제주민중연대 고광석 상임대표이 감사와 연대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제주민중연대 고광석 상임대표이 감사와 연대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사진 - 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제주민중연대 고광석 상임대표는 “언제나 강정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동지들과 연대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제주와 한반도의 평화, 전쟁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여정은 끝이 없으니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자주평화원정단은 제주지역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향후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는 송강호 활동가는 강정마을과 소성리 등 각 지역 투쟁의 중요성과 연대를 강조하며 “1년은 52주인만큼 52개의 단체가 연대해서 힘을 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해군기지를 쫓아내고 평화의 공원, 생명의 공원, 평화의 배움터로 반드시 전환해서 한라에서 백두까지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원정단은 강정포구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강정포구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이후 원정단은 강정포구 답사를 진행하며 공동체가 파괴되는 현장, 우리 땅 구럼비가 폭파되고 시멘트가 덮힌 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며 심각성을 더욱 높였다.

강정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성희 활동가는 “구럼비를 폭파하고 그 위에 시멘트를 들이부었던 그 자리에 크루즈 터미널이 들어왔지만 지난 3년동안 들어온 15만톤 크루즈는 단 2대이며, 그것도 1대는 시운전이다”라며 “2018년 들어온 첫 함선은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뒤늦게 제주 해군기지 집행과정에서 주민들의 삶을 분리한 것과 공권력 침탈 등의 문제를 사과했지만, 이 역시도 제주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들만을 초청한 허례의식에 불과했다.

정부는 민관협력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아름다운 구럼비 위에 시멘트가 뒤덮인 곳에 건물을 세웠지만, 우리가 바라본 강정의 마을은 썰렁했다. 크루즈 터미널은 건물이 으리으리했지만 운용되지 않고, 그 주변에 들어선 건물들 역시도 비어있었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제주를 시작으로 미국이 한반도 곳곳을 침투하고 있는 현장을 밝혀내며, 향후 각 지역별로 대응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지혜 통신원]
자주평화원정단은 제주를 시작으로 미국이 한반도 곳곳을 침투하고 있는 현장을 밝혀내며, 향후 각 지역별로 대응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주민들의 공동체 삶과 한반도 평화를 보란 듯이 깨트린 제주 해군기지.
‘힘을 통한 평화’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삶을 돌아보고, 한반도 전초기지화가 되고 있는 이 땅의 심각성을 바라봐야 한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제주를 시작으로 미국이 한반도 곳곳을 침투하고 있는 현장을 밝혀내며, 향후 각 지역별로 대응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5일 부산지역에서는 오는 12일부터 진행될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과 백운포 항에 들어오는 미군의 핵 전력 입항을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미군 세균실험실 대책위와의 간담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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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국 타개 책임자? '김앤장 관료' 한덕수 국민 눈높이 충족할까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04.06 07:46
  •  
  •  댓글 0
 
 

‘철저 검증해야’ 입모아 사설…전 정부서도 반복 지적
10년 만의 ‘미친 물가’ 1면, 한겨레·세계 “취약계층 우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받은 18억 원 고문료가 인사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수 신문이 한 후보자가 김앤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사설로 밝혔다. 정권을 막론하고 반복돼온 퇴임 고위공직자의 ‘김앤장 회전문 인사’ 관행에도 지적이 나왔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5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연 브리핑에서 “일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한 후보자는) 난국을 타개할 책임자”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고액 고문료 논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그건 기자님 생각이고 이 문제는 확실하다”고 답했다.

▲6일 경향신문 3면
▲6일 경향신문 3면
▲6일 아침신문 갈무리
▲6일 아침신문 갈무리

앞서 한 후보자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년4개월 동안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18억여원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이 SBS 보도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첫 3년 동안은 연봉 5억원씩, 그 이후로는 3억원씩을 받았다. 한겨레는 그는 역대 4개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주미 대사,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지냈고, 공직에서 나온 뒤 김앤장에 몸 담았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1면과 이어지는 기사로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은 많은 액수’라는 업계 관계자(전관 변호사 등) 의견을 전했다. 서울신문은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고 했다.

▲6일 서울신문 1면
▲6일 서울신문 1면
▲6일 서울신문 4면
▲6일 서울신문 4면

서울신문은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며 이명박과 박근혜, 문제인 정부 사례를 들었다. 이명박 정부 땐 김앤장 출신 장관직이 3명으로, 이 중 한승수 국무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서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권 말기로 가면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됐다. 서울신문은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며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고 했다.

▲6일 경향신문 칼럼
▲6일 경향신문 칼럼

경향신문도 논설위원 칼럼 코너 ‘여적’에서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김앤장에 들어간 전직 관료가 다시 행정부로 돌아간 사례를 열거한 뒤 “김앤장에서 그가 공익을 위해 일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며 “한 지명자는 서민은 생각하지도 못할 거액의 연봉을 받고 무엇을 했는지 진솔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15년 만에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시 치르게 된 여야는 공수를 바꿔 공방을 벌이게 됐다”며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한 후보자가 보인 관점과 윤석열 당선자의 생각 차, 거액 고문료 논란을 쟁점으로 짚었다.

한겨레는 2005년 한 후보자가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당시 종부세를 인상하는 8·31 대책을 직접 발표했고, 2007년 총리 인사청문회에서도 “보유세 쪽은 과거에 너무나 미흡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세금을 바로 잡는 대책 없이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고 종부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6일 한겨레 4면
▲6일 한겨레 4면

조선일보는 4면에서 고액 고문료와 최저임금 발언 등 한 후보자 관련 논란을 인수위 측 답변을 중심으로 5문단의 짧은 기사로 낸 뒤 머리기사로는 “자신들은 안지켜놓고… 민주 ‘7대 기준으로 인사검증’” 더불어민주당의 청문회 공세 예고를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당장 국민의힘에선 ‘자기들도 못 지킨 기준을 들이밀고 있다’ ‘완전한 코미디’라는 비판이 나왔다”며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인사 검증 틀을 만들었는데, 그에 대해서도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고 했다.

▲6일 조선일보 4면
▲6일 조선일보 4면
▲6일 조선일보 4면 머리기사
▲6일 조선일보 4면 머리기사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사설을 내고 한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외환은행 인수·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긴 사모펀드 론스타를 법률 대리한 곳이 김앤장이라는 점에서, 한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고위공직자의 전관예우 관행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퇴직 전 몸담았던 조직의 공무원을 상대로 부당한 로비를 벌이는 악습이 여전히 만연해 있는 것”이라며 “국회는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관행적으로 벌어진 고위공직자 전관예우를 일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6일 한국일보 사설
▲6일 한국일보 사설

10년 만의 ‘미친 물가’ 급등, 신문들 장기화 우려


물가가 뛰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1% 급등했다.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석유류·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6일 아침신문들은 주요 지면에서 ‘미친 물가’가 ‘무섭게 뛰고 있다’며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우려했다. 석유류는 1년 전에 비해 31.2% 급등했다. 빵 가격은 9%, 생선회는 10%, 치킨은 8.3% 올랐다. 외식 물가는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유류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달부터 석달간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고, 영업용 화물차와 버스 등 운송사업자에게 경유보조금을 지급한다.

▲6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6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6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6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6일 중앙일보 1면
▲6일 중앙일보 1면

동아일보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유가 보조금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 세계에 불어닥친 고물가 현상을 국내 대책으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정부 대책은 고유가이 직격탄을 맞는 일부 계층에 한정된 것으로 전반 물가 안정화 대책으로 보기 힘들다”고 했다.

신문들은 고물가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일보는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극적으로 종결되지 않는 한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산유국의 생산 능력은 제한돼 있고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로 두바이·브렌트유 등 다른 원유 가격이 올라서”라고 했다.

▲6일 동아일보 8면
▲6일 동아일보 8면

한겨레는 “당장 전반적인 임금에 영향을 주는 최저임금을 얼마만큼 올릴지부터 정부로선 쉽지 않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인상 수준(5%)으로 결정하더라도 실질 임금 기준으로는 미미한 상승”이라며 “최근 2~3년간 부동산값 급등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 해결의 실타래도 고물가 시기엔 한층 풀기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한은은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며 “물가 불안 심리를 잡는 효과는 있겠지만 취약계층에는 치명적”이라고 했다. 경향은 “가구당 소득이 1난 1년 새 상위 40%는 늘고, 하위 40%는 줄어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서민이 받을 충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생활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는 별도의 지원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달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올린 것부터 살펴야 한다”고 했다.

▲6일 한겨레 사설
▲6일 한겨레 사설

세계일보도 “이런 판국에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지자체들은 너도나도 선거용 돈풀기에 열을 내고 있다”며 “재정이 필요없는 복지정책이 안정적인 물가관리”라고 밝히면서도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을 위한 특단의 지원책도 내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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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권고 거꾸로?…윤석열 경제공약 ‘3대 리스크’

등록 :2022-04-05 04:59수정 :2022-04-05 10:03
구독) 50조 추경에 고물가 기름 부을라
(1) 대출 등 금융지원 포함 ‘50조 맞추기’

(2) 대출규제 풀면 가계부채 눈덩이?
LTV 완화 별개로 DSR 손질엔 신중

(3) 부동산 규제 완화, 집값 자극 우려
보유세 완화 앞서 양도세 카드 먼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기획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기획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정과제 선정에 나선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주요 경제 공약 실행안을 놓고 인수위 안팎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 당선자는 대선 기간 동안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50조원 예산 편성,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를 내걸었다. 하지만 최근 물가와 집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윤 당선자 공약과 경제 환경 사이의 ‘엇박자’가 적지 않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금융·부동산 규제 완화 등 ‘윤석열 노믹스’(윤석열 당선자의 경제 정책)의 부작용을 막을 정책의 ‘균형잡기’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① 50조 추경에 고물가 기름 부을라
대표적인 엇박자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추진 예정인 자영업자·소상공인 코로나19 손실 보상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물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공약대로 재정 50조원을 추경으로 쏟아부으면 가뜩이나 오름세를 보이는 물가 상승률을 자극할 수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으로 지난달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전년 동기 대비)를 훌쩍 넘는 4%에 육박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가장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는 대규모 추경이 물가 상승과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1800조원대 가계 빚(가계 신용) 상환 부담 악화, 내수 둔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이다. 윤 당선자는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나 “정권 초에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가면 민심이반 시작”이라며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약이 수정될 조짐도 엿보인다. 윤 당선자는 지난달 말 인수위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불필요한 지출 구조조정으로 대출 지원, 신용 보증, 재취업 교육 지원 등을 포함한 50조원 규모의 손실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을 들은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는 “금융 지원까지 넣어서 50조원이라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추경에 재정 지원뿐 아니라 각종 금융 지원 방안 등을 담아서 50조원보다 훨씬 적은 돈을 쓰고도 ‘50조원 지원 효과’를 거두는 ‘우회로’를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② 대출규제 풀면 가계부채 눈덩이?
대출 규제 완화 공약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윤 당선자는 현재 지역별로 20∼70%를 적용 중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로 단일화하고, 청년·신혼부부 등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경우 이 비율을 80%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연 8%씩 급증한 국내 가계부채가 대출 규제 완화를 계기로 다시 불어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 발 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으며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도 덩달아 무거워질 가능성이 크다.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발간한 한국 정부의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가계부채와 집값이 팬데믹 기간 전례 없는 속도로 늘어나 가계 빚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매우 높은 상태”라며 “위험이 커지는 걸 억제하기 위해 대출자 규제 강화, 은행 자본 확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윤 당선자 공약과 정반대의 정책 조언을 내놓은 셈이다. 이 기구는 한국 경제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집값 상승과 함께 가계 부채 증가를 꼽는다.인수위가 엘티브이와 더불어 핵심 대출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대출자 소득에 따라 대출액 산정) 규제의 ‘패키지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디에스아르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커 규제를 완화한다, 안 한다 양자택일 식으로 확정한 내용이 전혀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합리적인 방안이 뭔지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 정부에 “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지금보다 강화된 디에스아르 비율을 도입해야 한다”며 대출 문턱을 외려 높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③ 부동산 규제 완화…집값 자극 우려

새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역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넷째 주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 아파트값은 전주에 견줘 소폭 오르며 10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인수위가 보유세·취득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당선자 공약 중 다주택자가 집 팔 때 물리는 양도세 중과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낸 것도 이 같은 염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수요를 부추길 수 있는 보유세 완화가 아니라,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공급)를 촉진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양도세 쪽을 우선해서 손 댔다는 얘기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 손실 보상의 경우 사전에 보상 규모를 정해놓을 게 아니라 실제 손실을 따져본 뒤 적정 지원 수준을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부동산·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주택 공급 확대 등과 함께 대출자 소득과 상환 능력을 고려한 대출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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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하철이 "원더풀"? 엄청난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봉렬 in 싱가포르] 휠체어로 가지 못하는 곳이 없어야 진짜 원더풀입니다

22.04.05 06:08최종 업데이트 22.04.05 06:08
 
 
 
 
 
지난 4월 1일, <오마이뉴스>에 "지하철 EV 94%, 외국 장애인이 보면 '원더풀!'"(http://omn.kr/1y4i6)(http://omn.kr/1y4i6)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외국 장애인들은 한국의 지하철 시설을 보고 "원더풀"이라고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입니다. 그의 발언은 "한국이 해외에 비해선 오히려 지하철 내 장애인 이동권이 잘 보장되어 있다는 취지"랍니다.

처음엔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최근의 전장연 시위에 대해 싱가포르 친구들과 이야기했을 때는 한국이 아직 그 정도인 줄 몰랐다는 안쓰러운 반응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싱가포르에서 왜 한국의 지하철을 두고 안쓰러워하는지는 싱가포르 지하철을 한 번만 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을 싱가포르 지하철에 한 번 태워 드리겠습니다.
 

▲ 싱가포르 지하철에 설치된 티켓판매기. 반드시 하나는 휠체어에 앉아서 이용할 수 있도록 높이가 낮은 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바로 옆으로 장애인 화장실 표시도 보입니다. ⓒ 이봉렬

 
친구들 "한국이 아직 그 정도인 줄 몰랐다"
  
우선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반드시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경사로 끝에는 개찰구와 바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가 있기 마련입니다. 보통은 교통카드나 휴대폰으로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지만 혹시 교통카드를 따로 구입하거나 충전을 해야 한다면 자동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 충전기 중에는 장애인들이 휠체어에 앉아서 작동할 수 있도록 높이를 낮춘 게 반드시 하나는 있습니다.

몸으로 밀지 않아도 되는 자동 개찰구 중 하나는 반드시 휠체어용으로 넓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교통카드를 대면 문이 열리는데 휠체어가 완전히 통과하는 걸 센서로 확인한 후 닫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닫힘 시간이 10초로 설정되어 있는 한국의 개찰구에서 종종 휠체어가 다 빠져나가기도 전에 문이 닫혀서 사고가 나는 걸 감안한다면 센서 형태인 싱가포르 방식이 훨씬 더 안전합니다.
  

▲ 휠체어로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개찰구와 그 옆에 수동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앞에 형광색 조끼를 입은 안내요원이 있고 그 뒤로 엘리베이터가 보입니다. 장애인이 불편을 느낄 일이 없습니다. ⓒ 이봉렬

 
휠체어용 자동 개찰구 옆에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수동문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앞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보안 직원이 늘 상주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휠체어용 개찰구 가까운 곳에 지하철 승강장과 바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싱가포르 여섯 개 노선 모든 역사에 100%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승강장으로 내려가면 대부분의 경우 지하철 객차 바로 앞입니다. 아무리 멀어도 5미터 이상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지하철 객차 중 두 칸은 휠체어 전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엘리베이터는 그 휠체어용 객차와 가까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 엘리베이터에서 승강장의 객차까지 거리는 5미터가 안됩니다. 설계 자체가 휠체어가 최소한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 이봉렬

 
역사를 설계할 때부터 엘리베이터 위치와 휠체어용 객차의 위치를 우선순위로 삼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비장애인이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객차 안 휠체어 공간이 워낙 넓어서 동시에 여러 대의 휠체어가 들어 갈 수 있습니다. 휠체어용 객차가 아니더라도 휠체어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객차 안 휠체어 전용공간에 장애인 승객 한 명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해 지하철을 타는 것이 시위가 아니라 일상입니다. ⓒ 이봉렬

 
싱가포르의 모든 역사에는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화장실 역시 장애인 전용 칸이 별도로 있으며 장애인 전용 칸이 아니라고 해도 장애인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원더풀"이라는 감탄은 이럴 때  

지하철에서 내린 후 버스로 갈아타는 경우에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싱가포르의 모든 시내버스는 저상버스인 데다 타고 내리는 문 바로 앞 공간이 휠체어 전용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휠체어를 탄 채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 승강장에 휠체어를 탄 승객이 있으면 버스 기사가 제일 먼저 경사판을 내려 장애인을 먼저 태운 후 다른 승객이 탈 수 있도록 합니다. 지하철에 비해 움직임이 심한 버스의 특성으로 인해 버스 안 휠체어 공간에는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는 시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차할 때는 장애인 승객용 버튼이 따로 있어서 그걸 누르면 기사가 인지를 하고 제일 먼저 하차할 수 있도록 경사판을 내려 줍니다.
  

▲ 휠체어를 탄 채로 버스에 오르는 승객.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이고 휠체어의 승하차가 우선이라 운전기사가 적극적으로 돕습니다. ⓒ 이봉렬

 
물론 싱가포르의 모든 건물과 아파트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고, 인도와 다른 길이 연결되는 지점에도 역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집에서 나와 대중교통을 타고 볼일을 보고 다시 집에 돌아가는 동안 휠체어가 가지 못하는 길을 만날 일이 없습니다. 모든 설계가 장애인 우선으로 되어 있기에 전동휠체어를 타면 오히려 더 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원더풀"이라는 감탄은 이런 모습을 보고 해야 하는 거지,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위해 몇 년째 시위하고 투쟁해야 하는 나라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도 싱가포르만큼은 해놓고 "원더풀"이라 말해야 면구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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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주의 버려야 미국의 신냉전 음모 보인다

  • 기자명 편집국
  •  
  •  승인 2022.04.04 19:00
  •  
  •  댓글 0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과 본질

러시아 철군 요구는 기회주의적 발상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언론의 ‘러시아 악마화’ 공세가 도를 넘었다.

더구나 민주노총마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중단하고 즉각 철군하라!’는 성명을 버젓이 게재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를 바로잡아도 시원치 않을 판에 민주노총이 보여준 이런 양비론적 시각은 기회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러시아가 마치 무고한 우크라이나 양민을 학살하는 것’처럼 언론이 호도한다고 해서, 왜곡 보도에 편승해 러시아에 철군을 요구한 것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을 가리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민주노총 내에 아무리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해도 노동계급의 원칙적 입장을 저버려서야 될 말인가.

양비론과 같은 기회주의적 속성은 개량주의로 흘러 결국 투항 변절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바로잡아야 뒤탈이 없다. 그래서 민주노총 성명에 드러난 양비론의 부당성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에 대해 알아본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2014년 돈바스전쟁의 연장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을 알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여 전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했다는 인식부터 바로잡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014년 이미 발발했다.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에 세력을 확장한 친서방 성향의 야당이 2013년 11월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추방하고 친미정권을 수립하는 일명 ‘유로마이단’(또는 마이단 쿠데타) 사태를 일으킨다. 이에 2014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한다.

동시에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는 투표를 통해 도네츠크공화국(89% 찬성)과 루간스크공화국(96% 찬성)으로 각각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한다.

폭력시위로 수도 키예프를 장악한 우크라이나 임시정부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다. 이 전쟁이 바로 지금까지 계속되는 돈바스 전쟁이다.

민주노총이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이 넘도록 지속 되고 있다”고 했지만, 전제부터 이미 틀렸다.

나토의 동진과 ‘네오 나치’의 학살 만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작전을 개시한 이유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합의를 깨고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강행하고, ‘네오(신) 나치’ 세력의 집단학살을 방조했기 때문이다.

소련을 해체할 당시 미국은 나토가 동유럽으로 동진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1993년부터 구동독 지역에 나토군이 주둔했고, 1999년 헝가리, 폴란드, 체코를, 2004년에는 발트 3국과 루마니아, 이후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등에까지 진출해 나토 동맹은 30개국으로 늘어났다.

나토의 동진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까지 진격을 시도했다.

우크라이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러시아 침공 때마다 꼭 거쳐 간 전략적 요충지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미국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되면, 이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도달하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지역이다.

사실 여기까지였다면 세계 최강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젤렌스키 정부에 러시아가 군사작전까지 전개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러시아군이 움직인 직접적인 이유는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간스크공화국)에 잠입한 신나치 세력인 마이단 갱단이 이곳 주민에 대한 학살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마이단 갱단은 돈바스전쟁 기간 약 1만4천 명을 집단학살했고, 젤렌스키 정부 들어 나토 가입을 본격화하면서 학살은 더욱 악랄해졌다.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에 가해진 신나치 세력의 학살 만행을 막기 위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만약 민주노총의 주장대로 러시아가 철군하면 돈바스 지역에 대한 학살만행은 재현된다. 이 때문에 러시아 철군 주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맞서 싸운 연합군 소련에 더 이상 전쟁하지 말고 철군하라는 것과 같은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드러난 신냉전의 본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드러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미국이 70년 전 세계 패권전략으로 사용한 냉전을 다시 불러들였다는 점이다.

과거 냉전이 소련 사회주의의 팽창을 막기 위한 반공 전선, 빨갱이 공세였다면 오늘날 신냉전은 중국과 러시아의 포위 고립에 동참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편 가르기식 대결 전선의 성격을 띤다.

미국은 중국을 악마화하기 위해 홍콩 사태, 위구르자치구 문제, 대만 문제 등을 일으키고, 나토 동진을 강행해 돈바스 전쟁에 불을 질러 러시아를 자극했다.

미국은 신냉전 국제질서 수립을 위해 2차 세계대전 전범인 일본 군국주의자들과 군사동맹을 체결해 중국을 포위하고, 나치 잔당들을 부추겨 러시아 고립에 열을 올린다.

과거 냉전의 회오리에 분단을 강요당했던 한반도는 오늘날 미국의 신냉전 질서 속에 깊숙이 빠져들어 대중국 포위를 위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요받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기회주의를 버리고 나면 신냉전 질서를 획책하는 미국의 음모가 보일 터. 지금 민주노총은 양비론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고, 패권 유지를 위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미국에 맞서 거대한 투쟁을 준비할 때가 아닐까.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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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집단학살 제노사이드

  • 기자명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2.04.05 07:4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덕수 총리 후보자 ‘회전문 인사’ ‘론스타’ 검증 요구
‘채널A-검찰 유착 의혹’ 檢수사팀, ‘무혐의 결론’ 솔솔

우크라이나 북서부의 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현지시간 3일 발견했다고 알려진 민간인 시신 규모는 410구에 이른다. 5일 거의 모든 주요 일간지가 1면에서 이 참상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한 교회 앞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터, 동아일보·국민일보·한겨레는 민간인 시신이 곳곳에 방치된 거리의 모습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시신의 등 뒤로 묶인 두 손을, 중앙일보는 검정색 비닐백에 담긴 채 수습돼 큰 차량에 쌓이고 있는 시신, 한국일보는 해군 출신 남편의 죽음을 전하면서 오열하는 한 여성의 얼굴을 1면에 실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행위를 집단학살, ‘제노사이드’로 규정했다. 중앙일보 기사(미, 러시아 교역국 2차 제재 검토…ICC, 우크라 조사단 파견)는 미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강화 방침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러 제재 강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 범죄를 확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조사단을 파견했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검증 포인트’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과거 ‘회전문 인사’ 논란 및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 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일보 기사(“한덕수, 김앤장 고문으로 4년간 18억 급여”… 논란 예고)는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액의 급여를 받으며 고문으로 재직한 이력, 과거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으로 저축은행 사태를 불렀다는 책임론 등은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된다”고 전했다.

▲4월5일자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4월5일자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한겨레는 이날 1면(한덕수, ‘김앤장’서 최근 4년간 고문료 18억 받았다)과 4면 기사(한덕수, 공직-김앤장 ‘회전문 이력’ ‘론스타 사건’ 관여 의혹도 도마에)로 한 후보자 관련 쟁점을 다뤘다. 한겨레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고문료 18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후보자가 김앤장 고문으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놓고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주요 검증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 후보자가 재정 건전성 등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다른 시각을 보였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서울신문 기사(50조 추경 급한 윤석열, 재정건전성 꺼낸 한덕수…정책조율 숙제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일성으로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50조원 코로나19 보상 대책과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며 “종합부동산세, 재건축 규제 등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윤 당선인과 다른 견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정 운영 파트너로서 호흡을 맞춰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4월5일자 국민일보 기사
▲4월5일자 국민일보 기사

조선일보의 경우 “재정 건전성은 최후의 보루”라는 한 후보자 인식에 동의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거론했다. 조선일보 사설(“재정 건전성은 최후의 보루” 무너진 상식부터 재건해야)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코로나에 대응하느라 풀었던 돈줄을 조이는데 문 정부는 차기 정부에 긴축의 숙제를 떠넘겼다. 윤석열 정부는 무섭게 불어나는 국가 부채에 제동부터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혐의 결론 가능성 전해지는 ‘검언유착’ 의혹 

이른바 ‘채널A 사건’ ‘검언유착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 계획을 보고했다고 전해진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과 친분을 내세워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측에 접촉,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을 제보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다. 신문들은 법조계 발로 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이선혁)가 이성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 처분 계획을 보고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국일보 기사(채널A 수사팀 “한동훈 무혐의” 공식 보고 ‘처리 지연 논란’ 중앙지검장 곧 결론낼 듯)는 “수사팀은 지난해 이정수 지검장이 취임한 뒤에도 같은 취지로 보고했지만 반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사장 처분이 미뤄지는 사이 이 전 기자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최근엔 이 지검장이 수사팀으로부터 한 검사장 무혐의 보고를 받고 ‘일주일만 기다려 보자’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이른바 ‘윤석열 라인’의 본격적인 몸풀기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을 했다. 관련 기사(‘검언유착’ 수사팀 “한동훈 무혐의”…윤 최측근 족쇄 풀리나)는 “검찰 내부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 지검장이 수사팀 의견을 반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특히 한 검사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검찰 내 최측근으로 꼽힌다는 점”을 거론했다.

▲4월5일자 세계일보 기사
▲4월5일자 세계일보 기사

한편 이날 한국일보, 한겨레와 국민일보(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팀 “한동훈 무혐의” 중앙지검장에 보고) 등은 제목에 ‘채널A’를 언급한 반면 동아일보(‘신라젠 취재 의혹’ 수사팀, “한동훈 무혐의” 보고), 세계일보(檢, 2년 끈 ‘한동훈 사건’ 무혐의로 끝내나…지검장 보고 마쳐), 중앙일보(수사팀, 한동훈 무혐의 정식 보고…중앙지검장, 결재 보류) 등은 이를 제목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특히 이 사건을 “신라젠 취재 의혹”으로 부르면서 ‘검언유착’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방탄소년단 수상 불발에 ‘방탄 그래미’

BTS의 그래미어워즈 수상이 이뤄지지 못한 것을 두고 국내 신문들 보도에서 ‘방탄 그래미’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BTS는 지난해 5월 빌보드 어워즈,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이들이 올해 그래미 어워즈 수상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가능성에 관심이 모였다.

서울신문 기사(또 ‘방탄’ 그래미)는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베니 블랭코까지 워낙 쟁쟁한 후보들과 맞붙은 데다 상업적 성과나 인기보다는 음악적인 성취도를 따지는 그래미의 특수성을 이번에도 뚫기 힘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래미는 그간 댄스 음악이나 아이돌 그룹, 비백인 가수에게 유독 박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 BTS가 지난해 발표한 곡이 정규 앨범이 아닌 싱글뿐이라서 예술적 결실을 보여 주기엔 부족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 기사(‘유리천장’에 막힌 BTS…그래미상 수상 2년 연속 불발)는 “전문가들은 비(非)백인이나 여성 아티스트에게 벽이 높아 배타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그래미의 ‘유리천장’을 꼬집었다”며 “하지만 BTS가 글로벌 시장에서 음악적 성과를 인정받았기에 수상 실패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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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폐간”.. 3.15에서 4.19까지 36일간 550km 구간의 외침

언론 개혁을 외치며, 도보순례 나선 언론소비자주권행동, 4일 대전 통과..

  • 기자명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  
  •  입력 2022.04.04 12:12
  •  
  •  수정 2022.04.04 20:36
  •  
  •  댓글 0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4일 오전 9시경, 대전역 광장에서 대전 구간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4일 오전 9시경, 대전역 광장에서 대전 구간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조선일보 폐간하라”
“범죄집단 가짜언론 조선일보 몰아내자”
“조선일보 TV조선 끝장내자”

조선일보 폐간과 언론 개혁을 외치며 한 달여간 국토순례길에 나선 언론소비자주권행동(공동대표 김종학, 오한흥, 이원영) 순례단이 4일 대전을 통과했다.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4일 대전 원도심을 걷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4일 대전 원도심을 걷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은 언론개혁 및 조선일보 폐간을 요구하며 지난 3월 15일 3.15의거일을 맞아 의거의 현장인 마산 3.15민주묘지를 출발해 오는 4월 19일에 4.19민주묘지에 도착하는 여정으로 550km를 걷는 국토순례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은 “작년 한 해 언론개혁을 부르짖던 관련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정치권의 눈치보기라는 장벽을 끝내 넘지 못하고 추진동력을 상실하고 말핬다”며, “그 결과 마땅히 청산되어야 할 일제의 잔재 조선일보가 건재하며 대 놓고 선거에 개입하는 작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의에 당당히 맞섰던 선배들의 3.15의거와 4.19혁명정신을 이어받아 이땅에 진정한 봄이 오기를 가로막는 조선일보를 영원히 퇴출시키고, 지방분권시대에 걸맞는 건강한 지역언론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의 언론개혁에 첫걸음을 떼어보자는 취지로 국토대장정 릴레이 걷기 행사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목척교를 지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목척교를 지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옛 충남도청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조선일보 폐간 및 언론개혁 촉구 릴레이국토순례단이 옛 충남도청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이원영 공동대표는 이날 아침 9시, 대전역 광장에서 대전 구간 국토순례 출발에 앞서 “일제 강점을 고착시켰던 것은 조선일보와 같은 매국 언론의 역할 때문”이라며, “민주세상이 된 지금에도 그 작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조선일보는 언론이 아니라 ‘언론을 가장한 범죄집단’”이라고 강하게 말하며, “민족의 정기를 훼손하는 조선일보를 폐간시키고, 제대로 된 언론 개혁을 통해 올바르고 진실된 정신적 가치를 창달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갈 때”라고 강조했다.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이원영 공동대표는 걸으면서 마이크를 잡고 언론개혁과 조선일보 폐간을 요구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인도로 걷는 국토순례단 옆에는 방송차가 따라다니며 연설을 도왔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이원영 공동대표는 걸으면서 마이크를 잡고 언론개혁과 조선일보 폐간을 요구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인도로 걷는 국토순례단 옆에는 방송차가 따라다니며 연설을 도왔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전날(3일) 옥천을 출발해 대전에 도착한 국토순례단은 4일 오전 대전역을 출발해 충남대학교를 거처 세종시 용담리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어제까지 550km 중 290km 정도를 걸었으니 이제 국토 순례의 중반을 넘어섰다.

이어 4월 7일 천안, 8일 아산, 9일 평택, 10일 화성을 거쳐 17일에 광화문에 도착해 4월 18일에 4.19민주묘지에 도착한다. 4월 19일에는 4.19민주묘지에서 “적폐언론 폐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주제로 도착 기념행사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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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100분 토론’ 앞둔 박경석 “21년간 외면…이번엔 물러서지 않겠다”

등록 :2022-04-04 04:59수정 :2022-04-04 09:25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인터뷰
오는 7일 <100분 토론>에서 성사될 가능성
“지금까지 정치권 장애인 문제 회피해와”
30일 아침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기 위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30일 아침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기 위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지하철 시위를 진행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이를 공격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조만간 얼굴을 맞대고 토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장연이 이 대표에게 ‘조건없는’ 100분 토론을 제안하고, 이 대표가 ‘전장연이 상당 기간 시위를 중단하면 만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문화방송(MBC)이 <100분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토론을 하자고 전장연과 이 대표 쪽에게 제안한 상태다. 양쪽의 의견이 모이면 7일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

 

20년 넘게 거리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쳐온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에게 주요 정당 대표와 장애인 의제를 가지고 공개적인 토론회를 가지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표는 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 21년간 장애인 문제를 회피해온 정치권에 ‘이번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토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ㅡ이준석 대표의 전장연 비판 이후 더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

 

“온라인으로 ‘세상의 모든 저주는 장애인에서 비롯됐다’, ‘저주 받아야 할 장애인이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다. 요즘엔 평소 이동할 때 지하철을 타고 가면 나를 알아보고 욕하시는 시민분들이 많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하고. 전화는 모르는 번호는 안 받고 있다. 하도 욕하는 전화가 많이 와서 하나하나 대응하기가 힘들다.”

 

ㅡ공개적인 토론은 왜 필요한가

 

“이준석 대표는 정치인으로 토론의 경험도 많고 말하는 기술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언론 인터뷰는 해본 적은 있어도 방송에서 토론을 해본 적이 없다. 토론하고 나서 (장애인 단체가) ‘또 공격받을 수 있겠다’는 두려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에 응하겠다고 한 건 우리가 지하철 시위를 멈추고 삭발 투쟁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승리했다’는 표현을 쓰더라. 사과 요구에도 이 대표는 ‘사과 안 한다. 사과 할 일 없다. 사과해야 할 근거를 이야기해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전장연이 성명서를 쓰는 것보다 (이 대표와) 직접 만나서 ‘왜 이 대표가 사과해야 하는지’ 이유를 국민들 보는 앞에서 하나씩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한 장애인권리 문제 등에서 보여지는 이 대표의 태도를 보면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건 국민들의 신뢰를 쌓고, 국민통합을 생각해야할 차기 집권 여당의 책임성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ㅡ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①이준석은 장애인을 혐오하는가 ②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토론 ③서울지하철 출근길 투쟁은 적절했는가 토론 주제를 제안했다.

 

“이준석 대표가 제기한 주제는 큰 틀 속에서 3가지 주제다. 혐오의 문제, 정책의 문제, 방식의 문제다. 그런데 하나가 빠졌다. 지하철 시위에서 우리는 이동권 문제만 이야기하지 않았다. 장애인권리 예산을 확실하게 반영하라는 것이고, 여기에는 이동권을 포함한 노동과 교육, 탈시설 문제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 이것도 토론했으면 한다. 장애인의 삶의 문제는 이동권뿐만 아니라 교육과 노동 다 연관이 되어 있는데 왜 (이 대표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만 이야기 하는가

 

.”(※이준석 대표는 지난 1일 탈시설을 반대하는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와 간담회를 열어 탈시설 예산 보장을 요구하는 전장연을 에둘러 비판했다.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는 지역사회 지원체계 없는 정부의 탈시설로드맵에 반대하며 탈시설정책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간담회 뒤 ‘발달장애인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논평을 내어 “이준석 대표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정치인이다. 발달장애인 지원의 부재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죽고, 죽음을 선택하는 비문명적인 상황에서 탈시설 정책을 재고할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으로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가 더 의미 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며 탈시설 문제를 장애인단체 갈라치기로 활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ㅡ앞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장연과 만나 이 대표의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보겠다고 약속한 것을 두고 지난 2일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권위가 이준석이 장애인 혐오를 했다고는 말 못 하니 무슨 사회적 영향을 밝히겠다고 하는지 기대합니다만 신속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상대방을 때리면서, 갈라치기하는 정치 행위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동권과 관련해서 장애인단체와 이야기하면 되는데, 다른 이들을 쭉쭉 끌어당기면서 갈라치는 방식이다. 그게 이번엔 인권위이기도 하고.”

 

ㅡ이번 토론으로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많이 논의됐으면 좋겠는지

 

“이번 토론에서 이준석 대표뿐만 아니라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을 향해 강하게 비판하고 싶다. 정치권과 국가는 지난 21년 동안 장애인 문제를 철저하게 회피해왔다. 이 토론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건 정치와 국가의 책임 아래서 장애인 정책들이 우선적으로 실현돼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장애인 정책을)‘특혜다’라고 하는데, 기본적인 이동의 문제를 특혜라고 이야기하는 사회라면 반대편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본적인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지금까지 장애인들을 권리 속에서 배제시킨 사람들이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지하철 타다가 떨어져 죽었던 사람이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안전하게 타고 이동했던 사람들이 특권을 가지고 있는 걸까. 이런 것들조차도 정치권이 책임 있게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그냥 잘하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라고만 말해왔다. 이번에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관련 기사 스스로 만든 아름다운 ‘노들’길

http://h21.hani.co.kr/arti/PRINT/349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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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열전⑯] 택배노동자 김광석 “국민의힘 당직자인 아내도 내가 ‘빨갱이’라고 생각해요”

12년 전 시작한 택배노동자 생활… 노동조합에 문외한이던 그가 대경지부장이 된 까닭은?

 
 
‘택배’는 이제 단순한 ‘배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택배는 이제 마치 도로나 통신망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사회 기반시설처럼 여겨진다. 한국통합물류협회(KILA)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70.3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1인당 2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1년 만에 2.8배나 증가한 것으로,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가구당 택배 서비스를 연간 281.2건이나 이용한 셈이다.

이렇게 해마다 택배 시장이 커지고, 사회에 꼭 필요한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택배 현장은 여전히 전근대적인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갑’인 원청 택배회사와 ‘을’인 택배대리점, 그리고 ‘병’인 택배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는 원청인 택배회사들이 택배 현장의 문제를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가 되고 있다. 해마다 택배 단가는 하락하고, 택배노동자들이 과로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자신의 택배차량 옆에선 택배노동자 김광석 ⓒ민중의소리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택배노동자들은 지난해 파업을 벌였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택배비 인상, 근로시간 제한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택배노동자가 마주한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 3월 2일까지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또다시 파업을 벌였다.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회가 표준계약서 작성 등에 합의하면서 파업은 중단됐지만, 이를 거부하는 대리점이 나오는 등 진통이 여전하다.

“합의한 뒤에 개별 대리점이 안 지켜도 되는 거면
애초에 단체 대 단체로서 협상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이행을 요구하면 아예 대리점연합회를
탈퇴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대리점도 있어요.”


택배노동자들이 싸움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이고, 택배노동자로 살아가며 느낀 애환은 과연 무엇일까? 택배노동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3월 25일 경북 경주 성건동에 있는 카페에서 택배노조 대구·경북 지부장인 김광석(46세)을 만났다. 약속한 시각보다 30여 분 일찍 도착해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가 허겁지겁 카페로 들어온다. 그는 자신의 택배 차량을 카페 앞에 주차해놓고 배송업무를 하다 잠시 짬을 냈다고 했다. 지부장 역할과 함께 배송 기사 역할도 수행해야 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이기에 약속 장소도 그가 배송을 담당하는 경주 구도심 성건동에 있는 카페로 정했다.

그는 70일 넘게 이어왔던 파업은 끝났지만, 지역 택배노동자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갑·을·병, 다단계로 이뤄진 택배 산업의 구조는 노사간 합의로 파업이 끝나도 개별 노동자들의 투쟁은 마무리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한다.
 
지난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광석 택배노조 대구경북지회장 ⓒ김광석 지부장 제공


“3월 2일 합의서를 작성하고 7일부터 현장에 복귀하는 것으로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가 공동으로 발표를 했어요. 그 뒤 15일부터 복귀를 시작해 지금은 대부분 복귀를 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여전히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몇몇 대리점들이 합의서에 있는 표준계약서 작성을 거부했고, 해고 철회도 이뤄지지 않았어요. 민·형사상 고소 고발 취하가 안 되는 등 여러 이유로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어요. 대리점들의 대표인 대리점연합회와 합의를 했음에도 대리점 가운데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 곳이 있어 혼란이 계속되는 겁니다. 합의한 뒤에 개별 대리점이 안 지켜도 되는 거면 애초에 단체 대 단체로서 협상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이행을 요구하면 아예 대리점연합회를 탈퇴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대리점도 있어요. 대리점연합회가 대리점을 상대로 장악력을 가지고, 원청인 CJ대한통운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CJ대한통운은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계속 흔들면 노조를 죽이진 못해도
최소한 힘은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협상을 시작할 때만 해도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원청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CJ대한통운과의 협상을 요구하며 농성과 파업을 했지만, CJ대한통운 대신 대리점연합이 택배노조에 공식 대화를 제안했고, 택배노조가 수용하면서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에 합의하자 CJ대한통운은 “법이 인정하는 사용자인 대리점 측과 대화하겠다는 택배노조의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며 “회사는 대리점과 노조의 대화를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대리점들은 원청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든 입장인 만큼 “전폭 지원할 것”이라는 CJ대한통운의 약속엔 힘이 실리는 것처럼 보였다.
 
2018년 11월 택배노조 총파업 당시 택배노조 지도부가 삭발하는 모습. 사진 왼쪽이 김광석 지부장이다. ⓒ김광석 지부장 제공


하지만, 개별 대리점이 합의 이행을 거부해도 CJ대한통운은 나서지 않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뒤로 빠지면서 이 대리점들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물러서고 있어요. 자신들은 대리점 일에 개입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요. 역할을 요구하면 대리점법, 공정거래법 등에 저촉된다고 말해요.”

그는 이런 일련의 사태들이 ‘노동조합 죽이기’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계속 흔들면 노조를 죽이진 못해도 최소한 힘은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합의는 해줬어도 순순히 이행하지는 않겠다고 버티는 게 아닐까요.”

아버지가 간암으로 쓰러지고,
병원비 때문에 공장노동자에서
택배노동자가 되다


택배 물류 노동은 많은 이들이 ‘21세기 탄광’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그에게 택배 노동은 집안에 닥친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낼 새로운 기회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대구에 있는 섬유회사 일하던 그는 회사가 어려워져서 그만두게 되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이곳 경주 구도심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고깃집, 함바식당, 술집 등을 운영했지만 경주 구도심 지역 상권이 쇠락하면서 장사를 이어가기 힘들어졌다. 이후 시장 채소가게에서 납품차 운전하다가 주야 2교대로 일하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6개월 수습을 거의 마칠 무렵에 아버지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으면서 12년 전 택배 일에 뛰어들게 됐다.
 
배달을 하는 김광석 택배노조 대구경북지부장. ⓒ김광석 지부장 제공


“당시에 수습을 마치면 월급 250만 원을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당시 봉급으론 아버지 병원비를 감당하기가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택배 일을 하던 친구한테 ‘택배하면 내가 지금 월급 받는 거보다 좀 더 벌 수 있냐’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몸은 힘들어도 네가 부지런히 일하면 월급 받는 것보다는 조금 더 벌어갈 수 있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12년 전쯤에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의 나이 삼십 대 중반이었고, 택배노동자 가운데선 젊은 축에 들었다. 아버지 병원비 압박도 컸던 만큼 젊음을 무기로 말 그대로 죽기 살기로 일만 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택배산업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고, 더구나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손에 익지 않은 상황이었다. ‘맨땅에 헤딩’하듯 몸으로 부딪혔지만, 수입은 크게 늘지 않았다.

“지금은 스마트폰과 네비게이션이 잘 돼 있어서 수월한데, 당시엔 배달할 집을 찾는 게 쉽진 않았어요. 경력이 짧다 보니 길을 헤매기 일쑤였습니다. 물량도 많지 않았고, 특히 경주 외곽은 집들이 띄엄띄엄 있다 보니 이동시간도 만만치 않았어요. 첫 달에 매출이 160만 원 정도였는데, 기름값만 70만 원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1년 보험료가 150만 원, 타이어도 일 년에 두 번은 갈아야 하고, 박스 테이프 등 부자재 구입비, 식비 등을 빼고 나니 한 달에 80만 원 정도밖에 안 남더라구요.”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나중엔
월평균 수익이 300만 원 정도 됐어요.
근데 몸이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일하다간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계속 손해 보면서 일해야 하나 회의가 들기도 했지만, 몇 개월이 지나면서 일은 조금씩 손에 익었고,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입도 늘었다. 공장에서 받던 월급보다 많은 수입을 올렸지만, 노동시간을 생각하면 많다고 보기도 힘들었다.
 
택배차량에서 짐을 싣는 김광석 지부장 ⓒ김광석 지부장 제공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나중엔 월평균 수익이 300만 원 정도 됐어요. 택배 일하기 전에 공장에서 약속했던 월급이 250만 원이었으니깐, 50만 원 정도 더 번 거죠. 근데 몸이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일하다간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침 6시 30분에 집에서 나와 밤 10시는 넘어야 집에 들어갔어요. 별 보고 출근해 별 보고 퇴근하는 일이 반복됐죠.”

일하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길어진 시간에 비례해 수입이 늘진 않았다. 택배 물량은 해마다 늘어났지만, 택배사들은 택배 물량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택배 단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KILA)에 따르면 2012년 2,506원이던 택배 단가는 해마다 낮아져 2020년엔 2,221원으로 300원 정도 줄어들었다. 물가 상승률 등을 생각하면 하락 폭은 더욱 큰 셈이다. 택배 단가는 낮아지고, 물량은 늘어나면서 일한 만큼 가져가야 하는 택배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은 자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2020년 기준 택배노동자 주당 노동시간 71.3시간
주간 최대 노동시간 52시간을 20시간 가까이 초과


2017년 기준 택배노동자 1일 평균 노동시간은 10시간 12분이었지만, 지난 2020년 9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일 평균 노동시간은 11시간 53분으로 나타났다. 주당 노동시간 71.3시간으로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는 주간 최대 노동시간인 52시간을 20시간 가까이 초과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3707시간으로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장시간 노동 3위인 한국 노동자의 연간노동시간(1927시간, 2020년 기준)보다도 2배 가까이 많은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관련한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화를 보통 하루에 100통 가까이해요. 걸려 오는 전화 때문에 일을 못 할 지경일 때도 많아요.”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열린 CJ택배공대위-택배노조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택배노동자들이 대한통운 본사를 나오고 있다. 2022.02.28. ⓒ뉴시스


단순히 전화가 걸려 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전화로 강요하는 고객을 만날 때면 스트레스는 더욱 커진다. “택배 업무는 순서를 정해서 해요. 관공서, 회사, 병원 등은 고객 퇴근 전 방문을 위해 먼저 돌아요. 그리고, 일반 주택은 퇴근 이후에 사람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늦게 돕니다. 그렇게 순위를 정해 돌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자기 택배를 빨리 받아야 한다고 당장 가지고 오라는 거예요. 택배 받는 분들 가운데 안 급한 분들은 없다고, 양해를 구해도 막무가내로 당장 가지고 오라는 거예요. 근데 물건을 순서대로 실어 놓은 거여서 뒤에 있는 물건을 꺼내려면 수백 개나 되는 택배를 다시 꺼내고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면 시간이 상당히 걸리거든요. 그래도 고객 요청을 거부했다가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라도 하면 벌점이 나오고, 벌점이 많이 쌓이면 택배 재계약할 때 탈락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무리하게 요구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해줄 수밖에 없어요. 결국, 그날은 12시를 넘어서 일이 끝났어요.”

장시간 노동과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택배노동자
2020년~2021년에만 택배노동자 22명이 과로사했다


이런 스트레스와 장시간 노동은 택배노동자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택배노조의 집계에 따르면, 2020년~2021년에만 택배노동자 22명이 과로사했다. 지난해 택배노조가 파업했던 것도 바로 ‘과로사’ 때문이다. 택배노조는 과로의 가장 큰 원인으로 택배 분류작업을 꼽았다. 택배노동자들이 새벽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하느라 배송이 늦어지고 노동시간이 길어지면서 과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택배노조는 분류작업을 전담하는 인력을 투입하는 등 과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택배노조·택배사·정부·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이하 사회적 합의기구)’가 꾸려졌다. 지난해 1월 말 택배 분류작업의 책임을 택배사가 지도록 하는 1차 사회적 합의문 발표했다.
 
지난 1월 대구 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이 사회적 합의 주체로서 CJ대한통운의 사회적 합의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나서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김광석 지부장 기자회견 ⓒ김광석 지부장 제공


하지만, 택배사들이 분류인력 충원을 미적거리면서 택배노동자들의 분류작업은 계속됐고, 결국 지난해 6월 파업을 벌이며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런 택배노조의 투쟁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 기구는 지난해 6월 2차 사회적 합의문을 발표했다. 2차 합의문의 핵심은 분류인력 충원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완료해 올 1월 1일부터는 택배노동자가 직접 분류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한 것이다. 설사 택배노동자가 분류작업을 해도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했다. 주당 70시간이 훌쩍 넘어가던 노동시간은 최대 하루 12시간·주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고, 택배사와 택배대리점, 택배노동자 등은 합의 정신을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작성하는 표준계약서를 도입했다. 택배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을 추진하기로 했고, 이에 필요한 비용은 택배 요금을 건당 170원 인상해 마련키로 했다.

과로사 줄이기 위해 했던 택배파업으로
사회적 합의 이끌었지만,
CJ대한통운은 부속합의서를 요구했고,
올해 또다시 파업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을 CJ대한통운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올해 또 파업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문제가 됐던 건 표준계약서에 추가해 부속합의서를 CJ대한통운만 요구했다는 것이다. 부속합의서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된 쟁점은 당일 배송, 규격 외 택배 배송, 주 6일 근무 강요 등이다.

“당일 배송의 경우 택배 표준약관엔 엄연히 수탁일로부터 2일 내 배송이라고 규정돼 있는데, 이를 어기는 거예요. 대기업 택배사들이 경쟁에 나서면서 당일 배송을 택배노동자에게 강요하고 있어요. 당일 배송을 강요하게 되면 물류센터에서 서브터미널(영업점)로 오는 간선 화물차가 오후 몇 시에 도착하든 상관없이 무조건 당일에 배송하라는 겁니다. 늦게 받아도 당일에 무조건 배송해야 되니깐, 밤 11시든, 12시든 일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벌점이 쌓이고 계약해지를 당할 수밖에 없어요. 이러다 보니 과로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결국, 당일 배송은 과로사를 막기 위해 했던 사회적 합의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정책이에요.”
 
배송 끝난 후 너무 커서 못 싣고 나갔던 물품을 다시 배송하기 위해 준비하는 김광석 지부장. 규격외 택배 배송은 택배노동자들에겐 정말 고역스러운 일이다. ⓒ김광석 지부장 제공


규격 외 택배 배송도 택배노동자들의 건강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택배 표준약관엔 크기, 가액, 무게 등을 따져서 수탁을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CJ대한통운도 택배 크기를 가로, 세로, 높이 세변의 길이가 총 160cm를 넘지 않고, 무게는 최대 20kg 이내라고 규격과 관련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런 규격을 넘어가는 건 화물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규격 관련 규정이 무시된 채 규격외 택배 배송을 택배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보내는 그 마음은 알겠는데, 직접 배송하는 노동자 입장에선 나를 수 있는 한계가 있으니깐, 택배회사나 대리점에서 규정대로 접수를 막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요. 택배노동자들이 안 그래도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일이 많은데 몸이 많이 상합니다. 더구나 단순히 무게가 더 나가고, 크기가 크다는 문제를 넘어 배송에도 지장이 많아요. 배달 단가는 얼마 되지 않는데, 규격외 택배를 실으려면 다른 택배 수십 개 이상을 빼내야 해요. 그러면 결국 한 번에 싣고 배송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고, 한 번 실으면 될 걸 두 번 싣게 됩니다. 일하는 시간도 늘어나는 거지요.”

“주5일제가 시작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사회적으론 이미 주5일이 정착된 지 오래예요.
더 나아가 주4일제 도입 논의까지 되는 상황에서
주6일을 강요하는 건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겁니다.”


주6일 근무 강요도 심각하다. 지난해 6월 체결한 2차 사회적 합의서엔 ‘국토교통부는 금년부터 주 5일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2022년 상반기 중 생활물류서비스법 제21조에 따른 정책협의회에서 논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CJ대한통운이 부속합의서를 통해 택배노동자들에게 주6일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주5일제가 시작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사회적으론 이미 주5일이 정착된 지 오래예요. 더 나아가 주4일제 도입 논의까지 되는 상황에서 주6일을 강요하는 건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겁니다. 더구나 노조가 조직된 서브터미널(영업점)에선 수년간 투쟁을 통해 이미 5일제를 정착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6일제를 부속합의서에 명시해 강요하는 건 명백한 노동조건의 후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3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과로사, 쿠팡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강도 심야노동 정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이모(48)씨는 하루 전 홀로 생활하던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1.3.8 ⓒ뉴스1


결국, 사회적 합의를 통해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고자 도입했던 각종 조치가 부속합의서에 의해 무력화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와 처우 개선을 위해 쓰여야 할 택배요금 인상분 가운데 상당 금액이 CJ대한통운의 수익으로 들어갔다고 택배노조는 지적한다. 사회적 합의서엔 ‘분류인력 투입 등에 따른 원가 상승요인이 택배요금에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한다’고 명시됐다. 이들은 ‘분류인력 투입 및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을 위해 필요한 직접 원가 상승요인은 170원임’을 확인하고, ‘사회적 합의기구 참여주체는 가항의 원가 상승요인을 포함하여 적정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10년 넘게 계속 내려가기만 하던 택배요금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와 처우 개선을 명분으로 올라갔어요. 원가 상승 요인이 170원이라는 구체적 계산과 이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거쳐 택배요금을 올린 겁니다. 그런데 CJ대한통운은 그 170원을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와 택배노동자 처우 개선에 다 쓰지 않고, 적어도 50% 이상은 자기네들 영업이익으로 가져간 거예요. 택배노조는 그래서 택배요금 인상액 사용처를 분명히 밝히고, 요금 인상의 목적과 달리 그 돈을 회사의 이익이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던 거에요.”

“아버지 장례를 치르면서도 남은 금요일 배송분이랑,
토요일 배송분이 걱정이었어요. 장례를 마치고, 쉬지도 못하고
월요일에 바로 출근하니 쌓인 택배가 한가득이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몸이 아파도, 사정이 생겨도 쉴 수가 없어요.”


이런 불합리에 맞서 그를 비롯한 택배노동자들은 70일 넘게 싸웠고, 지금도 약속 이행을 거부하는 대리점과 원청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택배사 등을 상대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택배노동자들이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불합리한 현실에 힘을 모아 맞서는 건 택배노조가 만들어지기 전까진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서럽디 서럽다’는 ‘을’보다도 밑에 있는 ‘병’이었던 택배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 했다.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 택배노동자들이 당했던 처우는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가슴 짠한 사연투성이다.
 
2020년 10월 24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주범 재벌택배사 규탄대회’에서 택배노동자 김모 씨가 과로사로 사망 전 동료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 앞에 택배노동자가 앉아 있다. 2020.10.24 ⓒ정의철 기자


“제가 아버지 병원비 때문에 택배를 시작했는데, 택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날이 금요일이었는데 저녁 늦게 아내에게 연락이 왔어요. 배송이 아직 덜 끝났는데, 부랴부랴 장례식장으로 달려갔어요. 장례를 치르면서도 남은 금요일 배송분이랑, 토요일 배송분이 걱정이었어요. 장례를 마치고, 쉬지도 못하고 월요일에 바로 출근하니 쌓인 택배가 한가득이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몸이 아파도, 사정이 생겨도 쉴 수가 없어요. 다른 동료 이야기를 들으니 아버지 장례를 치르느라고 일을 못 해서 수입이 줄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리점 소장이 ‘용차’(쉬는 택배노동자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를 비싸게 썼다더라구요. 택배노동자가 받는 돈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용차를 쓰고 차액을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겨요. 결국, 하루 쉬면 수입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에요.”

그러다 보니 택배노동자들은 절대 아파서는 안 된다. 아파서 일을 못 하게 되면 비싼 돈을 들여 ‘용차’를 구해야 하고, 내가 못하면 주변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산재보험에 가입하고 싶었던 노동자가 가입을 요구하면 “왜 꼭 산재보험 들려고 하냐. 각자 보험 들어. 너희들이 개인사업자고, 사장인데 누구보고 들어달라고 하냐”면서 발뺌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아파도 누구 하나 선뜻 병원에 가지 못한다.

몸이 아파 쉬려는 택배노동자에게
대리점 소장은 “병신들만 다 모아놔서 안 되겠다.
젊고 싱싱한 걸로 갈아야 되겠다”고 말했다.


“제가 아는 택배노동자가 오전에 택배 분류작업을 해야 하는데, 몸이 아파서 병원에 좀 갔다 오려고 대리점 소장한테 부탁한 적이 있어요. 주변에 부탁하기가 미안해서 짐 좀 받아주면 안 되냐고 부탁한 거예요. 그런데 대리점 소장이 ‘병신들만 다 모아놔서 안 되겠다. 젊고 싱싱한 걸로 갈아야 되겠다’고 했다는 거에요.”

이뿐만이 아니다. 서브터미널에 간선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퇴근은 매일 10시를 훌쩍 넘겼고, 심지어 새벽 한 시까지 배송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택배산업이 성장하면서 서브터미널 공간이 좁아 지붕을 세워 공간을 확장하게 됐는데, 이 비용도 대리점 소장과 함께 노동자들이 각출해 부담했다. 터미널에 여자화장실은 아예 없었고, 남자 화장실도 두 칸에 불과했다. 청소비를 걷어갔지만,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화조가 넘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시설도 열악해 비가 오면 택배가 다 젖는다. 지난 2016년 큰 태풍이 왔을 땐 비바람이 너무 강해 택배 박스가 다 녹아내릴 정도였다.
 
분류인력이 거의 안 보이고, 택배노동자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는 모습. ⓒ택배노조 제공 영상 갈무리


“태풍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잠시 멈춰달라고 요구했어요. 그런데, 짐이 젖든 말든 개의치 않고, 계속 짐을 내렸어요. 간선차가 대기하면 비용을 더 줘야 하니깐 그냥 내리는 거예요. 그리고, 일단 짐만 내리면 모든 책임을 택배노동자가 져야 하거든요. 우리가 회사관계자에게 거세게 항의하니 ‘내가 누구 한 사람 정도는 짜를 수 있다’면서 협박하기도 했어요.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는 저 사람들에게 돈 벌어주는 기계인가’하는 생각이요.”

2016년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모임’을
만나며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다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런 그에게 2016년은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네이버 밴드에 만들어진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모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임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밴드에 가입했고, 2016년 8월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모임’ 오프라인 행사가 서울 용산 철도회관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밴드에서 봤다.

“택배 일을 하는 친구랑 갈까 말까 고민을 했어요. ‘왜 모이는 거지?’, ‘모여서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거든요. 근데 막상 일주일에 딱 하루 쉬는데, 그날 서울에 간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그리고, 경주에서 용산까지 왕복 KTX 요금이 거의 10만 원이더라구요. 시간적 부담에, 금전적 부담도 커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참석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서울로 향했던 그의 발걸음이 택배노동조합 탄생으로 이어졌고, 그의 삶도 바꾸었다. 그날 모임에 참석하고 난 뒤 그는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달았어요”라고 고백했다. 택배회사와 대리점의 요구에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해왔던 그는 택배노동자들이 힘을 모으고, 함께 하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날 가서 보고 하나로 힘을 모아 움직이는 지역은 우리 경주보다 훨씬 상황이 낫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매번 서브터미널에 간선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너무 늦어 배송이 늦게 시작되고, 이 때문에 별 보고 퇴근하는 게 경주에선 다반사였는데, 택배노동자들이 힘을 모은 광주지역 이야기를 들으니 사정이 다르더라구요. 우리는 빨라야 오후 1시에 배송을 시작하고, 2시나 3시에 배송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광주는 오전 11시면 배송을 시작한대요. 물류센터가 있는 대전에서 경주나 광주가 거리상으론 차이가 거의 없는데, 두세 시간 차이가 난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 보자”며 만든 노동조합
“택배노동자들이 힘을 모으다 보니
간선 차도 빨리 오고, 대리점 소장들의 갑질도
조금씩 줄어드는 등 변화가 느껴지더라구요.”


경주로 돌아온 그는 동료들과 함께 경주지역 서브터미널에서 택배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당시 가장 큰 바람은 ‘우리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 보자’는 것이었다. 택배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배송 시작 시간을 두세 시간 앞당길 수 있으면 가족과 저녁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난 2월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2022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를 하고 있다. 2022.02.21. ⓒ민중의소리


“배송을 두세 시간 빨리 나가면 밤늦게 일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밝을 때 일을 하다 보니 배송 시간도 줄어들고, 고객들한테 택배가 오밤중에 온다고 욕도 덜 먹고, 우리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가족들하고 저녁도 같이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솔직히 택배 일을 하면서 가족들하고 저녁 먹어본 역사가 없거든요. 그런데, 택배노동자들이 힘을 모으다 보니 간선 차도 빨리 오고, 대리점 소장들의 갑질도 조금씩 줄어드는 등 변화가 느껴지더라구요.”

‘택배노동자 권리찾기 전국모임’은 2017년 1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출범으로 이어졌다. 2월엔 또 다른 택배노동조합인 전국택배노조가 세워졌고, 이 두 노조는 2020년 12월 조직을 통합해 전국택배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지난해 1월 통합대의원대회와 지도부 선출 선거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택배노동자들의 삶은 과거와 달라졌다.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차이는 배송 출발 시간이에요. 아직도 노조가 없는 터미널은 배송 출발이 한 시가 넘는 곳도 많은데, 경주는 오전 11시, 12시에 출발해요. 택배노동자 누구나 느끼는 거겠지만, 해가 떠 있을 때 한 시간 일을 빨리 시작하면 마치는 시간은 두 시간 빨라져요. 아무래도 어두우면 움직이기 힘들어서 시간이 더 걸리거든요. 이른 시간에 배달하니 고객들 원성도 줄어들었어요. 그리고, 노조가 조직된 지역에선 배송 출발 시간이 일정해요. 그렇지 않은 곳에선 그때그때 다르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도 많았고, 일정한 시간에 택배가 오지 않다 보니 몇 시에 오냐는 고객들의 전화에 시달리기도 해요.”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엔 꿈조차 꾸지 못했던 산재보험 가입도 2018년부터 조금씩 늘어나다 지난해 사회적 합의 이후 나머지 택배노동자들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 채 눈치를 보던 일도 줄어들었다. 그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이전엔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 노조를 만든 이후엔 아닌 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해 열린 포항지회 창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김광석 지부장 ⓒ김광석 지부장 제공


그가 속해있는 경주 지역은 2017년 4월 7일 지회가 만들어졌다. 전국에서 광주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지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지회가 만들어지면서 초대 경주지회장을 맡았다. 이후 그의 노력으로 대구에 2개 지회가 생겨났고, 경북 김천에도 지회가 만들어졌다. 전국에 지회들이 속속 건설되고 대구·경북지역 소속 지회들도 하나둘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지부 건설이 논의됐다. 한동안 경주지회장 겸 대구·경북지부장 준비위원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2019년 대구·경북지부 건설과 동시에 지부장을 맡았다. 학생운동도 한 적이 없고, 택배 일을 시작하기 전까진 노동조합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그로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처음에는 노조 중앙도 재정이 어려워서
활동비 지원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활동비도 사비로 충당했어요.
또 노조 활동을 하려다 보니 예전처럼
오랜 시간 일할 순 없어서 수입도 자연히 줄어들었죠.”


팔자에도 없던 노조 간부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노조 전임자는 물론 노조 활동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일은 일대로 하고, 개인적으로 시간을 쪼개 노조 활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택배노동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시작한 노조 활동인데 역설적이게 그는 함께 일하는 동지들을 위해 자신의 휴일과 저녁 시간, 그리고 자신의 수입을 양보해야 했다.

“처음에는 노조 중앙도 재정이 어려워서 활동비 지원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활동비도 사비로 충당했어요. 또 노조 활동을 하려다 보니 예전처럼 오랜 시간 일할 순 없어서 수입도 자연히 줄어들었죠. 나가는 돈은 많아지고, 수입을 줄어들다 보니깐 솔직히 가정 경제가 많이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친구가 담당하는 지역에 아파트가 있어서 수입이 그래도 괜찮으니깐 그곳 물량을 받아 아르바이트를 뛰기도 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노조에서 동료 조합원들이 활동비를 보조해줘서 이전보다는 나아졌어요.”

상황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택배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건 원래 쉽지 않은 일이다. 택배 산업이 가진 구조 자체가 조직적인 활동을 어렵게 한다. 택배사-대리점-택배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다 보니 같은 택배 조합원이라고 해도 대리점에 따라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대리점에 작게는 3~4명 많으면 한 30~40명이 일하는 데도 있어요. 평균 대리점 한 곳당 10여 명 정도 되는 데, 각각 대리점 점장의 성향이나, 대리점 상황에 따라 한 가지 사안을 두고도 의견이 다를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요구조건을 조율하고,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더구나 택배는 구조 자체가 원래 자기 일만 잘하면 되기 때문에 잘 뭉치지 못해요. 사실 짐 실을 때 잠깐 보고 종일 혼자서 일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나만 잘하면 된다는 개별화된 인식이 수십 년 동안 현장에 뿌리 깊게 박혀 있어요.”

“대구·경북에선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요.
심지어 아직도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빨갱이’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솔직히 우리 아내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아내가 경주에서
국민의힘 당직자로 일하고 있거든요.”


이런 택배 산업 특유의 어려움뿐 아니라 보수적인 지역 분위기도 활동을 어렵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대구·경북은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지역이고, 그만큼 노조 활동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지난 2020년 10월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강행 대구지역 사람들도 대거 참석하고 있다. 2020.02.22 ⓒ김철수 기자


“잘못된 것을 바꾸자고 이야기해도 ‘회사가 있어야 우리가 먹고 산다’, ‘회사가 잘 돼야 우리도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아요. 그리고,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이곳 대구·경북에선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요. 제가 노동조합 교육에서 박근혜 정부의 반 노동적 정책을 비판했더니, 뒤에 있는 조합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왜 그렇게 욕하냐고 항의를 하더라구요. 노동조합 입장에선 반 노동정책을 펼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든, 문재인 대통령이든 모두 비판할 수 있는 건데 그런 반응이 나오기도 해요. 노조 정치 사업을 통해 노동자 정치 세력화를 이야기해도 뒤에선 보수 유튜브 채널을 보는 조합원들이 있어요. 솔직히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죠. 심지어 아직도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빨갱이’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솔직히 우리 아내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아내가 경주에서 국민의힘 당직자로 일하고 있거든요.”

그의 아내는 학교 어머니회 활동을 했던 인연으로 선거운동을 도왔고, 그런 인연이 이어져 국민의힘 당직자로 활동해왔다고 한다.

“노동조합 활동에 나서는 거에 불만이 많았어요. 그나마 지금은 활동비를 보조받으면서 생활비가 줄어드는 상황은 아니어서 불만이 조금은 줄었어요. 우리 부부 모두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고, 가족들을 걱정한다는 면에선 차이가 없어요. 저는 제가 행복해지면 가족도 행복해질 수 있고, 내가 일하는 곳을 좋게 바꿔 즐겁게 일하면 가족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믿어요. 또 인간으로서 노동자들이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사회를 바꾸는 게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믿어요. 반면에 아내는 제가 노조 활동을 하는 게 저는 물론 아이들에게까지 피해가 간다고 우려하는 거예요.”

“우리에게 악의적인 기사를 자주 만나고,
포털 댓글을 통해 비난하는 목소리도 듣지만,
그렇지 않은 국민도 많아요.
배송하다 보면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구요.
그런 분들 보면서 희망을 품어요.”


부부간에 정치적 차이가 존재하는 건 흔한 일인 만큼 그도 아내의 활동에 대해 반대하진 않는다고 했다. 다만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빨갱이’라고 여기는 생각만이라도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의 아내와 지역 주민 등 많은 이들이 택배노동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난 2년여 동안 파업을 하고, 투쟁을 이어가면서 그들의 상황을 제대로 보도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조선일보 등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택배노조를 공격하는 기사가 이어졌다. 택배노동자 파업을 공격하기 위해 택배가 고소득 직종이고, 택배사 임원들도 그만 두고 택배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황당한 보도까지 나왔다.
 
택배가 고소득 직종이라고 보도하며 택배노조 파업 흔들기에 나섰던 보수매체들 ⓒ각 언론사 사이트 캡쳐


“택배노동자들이 택배 산업이 성장하면서 물량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수입이 늘어난 건 맞아요. 근데 회사가 뿌리는 보도자료를 보면 억대 연봉에 가까운 택배기사가 수두룩한 것처럼 말해요. 잘 번다고 말할 수 있는 택배노동자들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아요. 수도권에 대형거래처가 있거나, 회사들이 밀집해서 구역이 좋고, 배달 난이도가 쉬운 아주 일부 경우에요. 그리고, 그런 택배노동자들도 매출 기준으로만 이야기해요.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는지, 부대비용은 얼마 나가는지는 알리지 않아요. 솔직히 지방은 사정이 많이 열악해요. 경주만해도 시 외곽을 담당하면 시골 동네여서 집들이 띄엄띄엄 있거든요. 하루 동안 배송을 하고 나면 달릴 거리가 160km가 넘어가기도 해요. 이런 사연들을 알리려고 해도 우리 이야기를 받아주는 언론사가 거의 없어요. 그래도 실망하진 않으려구요. 우리에게 악의적인 기사를 자주 만나고, 포털 댓글을 통해 비난하는 목소리도 듣지만, 그렇지 않은 국민도 많아요. 배송하다 보면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구요. 그런 분들 보면서 희망을 품어요. 지금은 조합원이 2천 명에 불과하지만, 조금씩 공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조직이 커지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어요.”

아울러 택배노조 파업 과정에선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갈등을 부각하려는 시도가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택배노조 지도부가 학생운동권 출신이고, 종북세력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앙 간부 몇 사람의 이력을 가지고 빨갱이 취급을 했어요. 그리고, 택배노조가 정치적이라고 비난도 했구요. 그런데, 정치적이라고 비난하더니, 오히려 대선 과정에선 비노조 택배연합 대표를 맡은 김 모 씨가 국민의힘 찬조연설에 나서는 등 더 정치적인 활동에 나섰어요. 그들이 하는 주장을 들으면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단결권, 교섭권, 파업권을 깡그리 무시해요.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버리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지난 1월 23일 오후 비노조택배기사연합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배노조 파업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이들은 ‘우리는 노동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태업 파업을 하지 않습니다’ 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뉴시스


자신의 권리를 버리고, 회사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 또 그 행복은 영원히 누릴 수 있는 걸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이들마저도 자신이 해고될 위기나 어려움을 당하면 노동조합을 찾는다. 자기에게 힘든 일이 닥치면 결국 나를 지켜줄 건 노동조합밖에 없다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제가 택배 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무렵에 일했던 대리점이 있어요. 그곳에 연세가 좀 많은 택배노동자가 계셨어요. 그분은 당시에 대리점 소장 오른팔이라고 불릴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분이 10년 만에 연락이 왔어요. 저에게 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이야기해요. 그분 신변에 변화가 생겼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선 노조가 필요하다는 걸 아니까 자기가 직접 나선 거예요.”

“임기 안에 제대로 회사와 교섭도 하고,
단협도 체결해보고 싶어요.
간부 생활하느라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못 가졌는데,
임기를 마치면 가족들과 시간도 가지고 싶어요.”


택배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KILA)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총 택배물량은 36억2천만 개라고 한다. 지난 2012년 총 택배물량이 14억 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2.6배나 성장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제 택배는 삶의 일부가 됐다. 사회를 움직이고, 유지하는 필수서비스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택배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노동자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그는 택배사들도 수익과 함께 노동자들을 생각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택배는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업이에요. 대기업이 택배 시장에 들어오면서 작은 택배사들은 도태됐어요. 그리고, 단가를 낮춰가면서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어요. 단가와 서비스를 두고 경쟁하면서 고객들 입장에선 편해진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것이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면 오래 이어지기 힘들어요. 희생만 강요당하며 힘들게 일하는데 고객을 웃으면서 대하고, 택배 물건을 안전하게 배송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기업들도 이런 부분을 생각해야 합니다. 명절이면, 대표이사나 관리자들이 ‘사랑하는 택배 가족 여러분’이라고 부르며 이런저런 좋은 말들을 해요. 그런데 정말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회사와 노동자가 함께 사는 정책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2020년 부산조합원 해고투쟁 연대를 위해 지점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선 김광석 지부장 ⓒ김광석 지부장 제공


오는 7일이면 그가 경주에 택배노조 지회를 세운 지 5년이 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보람도 컸다. 2년 뒤면 지부장 임기가 끝나는 그는 그때까지 회사와 교섭을 통해 단협을 체결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는 노조가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험난하다.

“임기 안에 제대로 회사와 교섭도 하고, 단협도 체결해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노조가 힘이 더 세져야 하는데 아직 부족해요. 남은 임기 2년 동안은 열심히 활동해서 힘을 키워야죠. 그 뒤엔 택배노동자로 일하면서 후배 조합원들과 택배노조를 도우면서 현장에서 일할 거예요. 간부 생활하느라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못 가졌는데, 이젠 함께하고 싶어요. 둘째인 아들이 열 살이에요. 그런데, 주말에도 밖에 나갈 일이 많아서 같이 놀아주지도 못했던 아빠였는데, 더 크기 전에 같이 많이 놀아주고 싶어요. 그렇게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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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에 많은 것을 재고할 것, 참변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김여정, 박정천 담화 "핵보유국 상대로 '선제타격'(?)"..'경솔한 객기'(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4.03 11:48
  •  
  •  수정 2022.04.03 11:51
  •  
  •  댓글 1
 
김여정 당 부부장은 2일 담화를 발표해 핵보유국인 북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한 것은 경솔한 객기라고 하면서 자숙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김여정 당 부부장은 2일 담화를 발표해 핵보유국인 북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한 것은 경솔한 객기라고 하면서 자숙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한은 2일 서욱 국방부장관의 전날 '선제타격' 발언을 문제삼아 김여정 당 부부장과 박정천 군 및 군수담당 당 비서의 경고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북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고 서 장관이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라고 하면서 '미친놈', '쓰레기',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또 "남조선은 국방부 장관이라는 자가 함부로 내뱉은 망언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남조선 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며,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다.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 나는 이자의 객기를 다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천 당 비서도 이날 담화에서 전날 서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고는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것이 미친 놈인가 천치 바보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조선반도는 정전상태에 있다"고 하면서 "만약 남조선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 국가를 상대로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조선군부는 대결적 망동으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더 이상의 객기는 부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 부부장과 박정천 비서의 담화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루동 보통강 강안 다락식주택구 방문기사가 실린 [노동신문] 1~3면 다음 4면에 실렸다.

담화의 빌미가 된 서 장관의 발언은 지난 1일 오전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에서 "우리 군은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해 북한의 그 어떤 표적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며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한 것.

이어 "앞으로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장거리·초정밀·고위력의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한 서 장관의 발언도 문제삼았다.

작전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대북 '선제타격' 언급은 남북간 군사적 갈등 고조만 초래할 뿐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지난 1일 남조선국방부 장관은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타격》망발을 내뱉으며 반공화국대결광기를 드러냈다.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들에게도 결코 리롭지 않을 망솔한 객기를 부린것이다.

미친놈이다.그리고 쓰레기이다.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다.

이자의 분별없고 도가 넘은 《선제타격》망발은 북남관계와 조선반도의 군사적긴장을 더욱 악화시켰다.

우리는 이자의 대결광기를 심각하게 보며 많은 문제들을 재고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다.

남조선은 국방부 장관이라는자가 함부로 내뱉은 망언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수도 있다.

남조선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것을 재고할것이다.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

나는 이자의 객기를 다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주체111(2022)년 4월 2일

평양


(출처:[노동신문] 2022.4.2)

 

박정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담화

남조선군부의 반공화국대결광기에 대하여 우리 인민과 군대가 반드시 알아야 하겠기에 나는 이 담화를 공개한다.

남조선국방부 장관 서욱이 지난 1일 《륙군 미싸일전략사령부》 개편식이라는 자리에 나서서 위험한 망발을 쏟아냈다.

남조선국방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조선군이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 다종의 미싸일을 보유하고있다고 허세를 부리면서 우리의 미싸일발사징후라는것을 거론해들며 발사원점과 지휘, 지원시설을 선제적으로 정밀타격할 능력과 태세에 있다고 망언을 늘어놓았다.

서욱은 또한 저들이 앞으로도 적을 압도할수 있는 장거리, 초정밀, 고위력, 다양한 탄도미싸일을 지속개발해나갈것이라면서 우리를 적으로 지칭하며 군사적대결의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는것이 미친놈인가 천치바보인가.

대결의식에 환장한 미친자이다.

지금 조선반도는 정전상태에 있다.

더우기 첨예한 군사적긴장이 지속되고있는 현 상황에서 사소한 오판과 상대를 자극하는 불순한 언동도 위험천만한 충돌로, 전면전쟁의 불씨로 될수 있다는것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환경과 지금의 정세속에서 우리를 겨냥하고 줴친 국방부 장관의 도발적인 망발에서 남조선군부의 반공화국군사적대결광기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하여 쉽게 알수 있다.

남조선국방부 장관이 선제타격을 거론하며 우리를 걸고든 이상 나도 우리 군대를 대표하여 길지 않게 한가지만 명백히 경고하겠다.

만약 남조선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 국가를 상대로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없이 군사적강력을 서울의 주요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데 총집중할것이다.

남조선군부는 대결적망동으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지 말아야 한다.

항상 겁을 먹고 불안에 떨면서 저들 국민을 안심시키고자 허세도 부리고 대결적망발을 내뱉는다는데 대하여서는 잘 알고있는데 더이상의 객기는 부리지 않는것이 좋을것이다.

주체111(2022)년 4월 2일

평양

 
(출처:[노동신문] 20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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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총리 한덕수 지명에 “안전빵” “신선함 없는 올드보이”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2.04.04 07:01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 “시대감각이 맞겠느냐는 말도 나와” 동아 “‘윤핵관’에 휘둘릴 우려도”
집무실 용산이전 예비비 300억원대 우선 처리 전망…윤석열 4·3추념식 참석, 보수정당 최초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3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새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했다. 윤 당선자는 그를 “경제·통상·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 출신로 무난한 인사인 동시에 신선함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신문에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려는 발탁이었다는 지명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올드보이’로 청년층과 소통이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을지, 당선자 주변 공신그룹에 휘둘릴지 모른다는 등의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위한 300억원 대의 예산안을 청와대가 오는 5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원래 윤 당선자 측은 이전 비용으로 예비비 496억원을 추산했는데 이중 합동참모본부 이전 관련 118억원을 제외한 300억원 대의 예산을 청와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전히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윤 당선자가 제주 4·3 74돌 추념식에 참석했다.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자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아직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새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남로당 무장폭동으로 발생한 사건이라며 이를 진압하려다 희생당한 군경의 피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한덕수, 여소야대 의식한 인사?

윤 당선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안정과 통합,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등을 고려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며 “‘깜짝 인선’으로 상징성과 주목도를 높이는 대신 안정감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이어 “불리한 국회 의석 구조, 대선 뒤에도 이어지는 진영 대치 정국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총리 인준부터 초반 정책 과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협조를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는지에 ‘윤석열-한덕수’ 체제의 순항 여부가 달렸다”고 보도했다. 
  
윤 당선자의 부족함을 고려했다는 측면도 부각했다. 경향신문은 “윤 당선자의 보완재 성격이 짙다”며 “고령의 전임 총리를 국정 전면에 불러내면서 다양한 국정 참여 경험을 강조했다. 윤 당선자가 정치 입문 8개월여만에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국정 운영에 중량감을 실어줄 인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 4일 경향신문 만평
▲ 4일 경향신문 만평

 

경향신문 만평에선 장대 높이뛰기에서 172석의 민주당이라는 허들을 넘기 위해 한 후보자를 택했다고 비유했다. 원래 가지고 있는 장대의 길이는 짧지만 한 후보자의 ‘참여정부 요직 이력’이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넘게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와 달리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한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및 경제수석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지냈다. 

한겨레는 1면 톱기사 제목 “‘올드보이’ 한덕수 청문회 돌파 카드”에서 한 후보자 지명의 배경과 평가를 담았다. 

▲ 4일 국민일보 만평
▲ 4일 국민일보 만평

 

비슷한 취지로 국민일보 만평에선 한 후보자가 “무엇을 그리 맛있게 드시고 계셨습니까?”라고 묻자 윤 당선자가 “아~ 이거 ‘안전빵’이라고”라고 답하는 장면을 담았다. 국민일보도 3면 기사 “盧정부 마지막 총리 역임…국회 인준 고려한 ‘통합형 인사’”에서 “한 후보자가 호남(전북 전주) 출신인 데다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중용됐던 점이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신선함 없는 올드보이”, “시대감각 맞겠느냐”

풍부한 경륜과 정파성에서 자유롭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사설 “尹정부 첫 총리 한덕수 지명, ‘경륜과 협치’ 기대 부응하길”에서 “한 후보자의 선택을 마냥 흡족해하는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 정부의 첫 인선인 만큼 윤 당선자가 새 시대를 알리는 신선한 인물을 발탁해주길 바라는 국민의 변화 욕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사회의 도약을 주도하는 2030세대와 교감하며 정책을 총괄하기엔 시대감각이 맞겠느냐는 말도 나온다”며 “국민의 이런 아쉬움과 우려를 해소할 책임은 윤 당선자와 한 후보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년간 이념 편향 정책으로 상식과 정도를 이탈한 국정 진로를 바로잡아 대한민국을 새로운 번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부제를 “신선함 없는 ‘올드보이’ 평가”라고 달고 “민주당은 15년 사이 새로 부상한 시대적 가치와 과제에 부응할 인물인지 우려를 제기한다”며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안정에 기반을 둔 변화 의지를 보여주느냐가 검증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라고 보도했다.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동아일보는 한 후보자가 책임총리를 실제로 구현하는 게 관건이라고 봤다. 사설에서 “한 후보자는 정권교체에 직접 기여 없이 ‘낙점’됐고 인수위는 이미 별도로 가동되고 있다”며 “그가 공신그룹이나 ‘윤핵관’ 그룹에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총리가 장관을 제청하고 장관은 차관을 추천하는 식의 인사 시스템이 정착되면 지금보다 훨씬 청와대 권력이 분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총리·책임장관 정착은 윤 당선자의 실질적 의지에 달려 있고, 한 후보자도 마지막 공직이란 자세로 강단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산이전 예비비, 이번주 국무회의서 처리하나

경향신문,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의 보도를 보면 청와대는 이르면 이번주 초에 국무회의를 열어 집무실 이전 초기 비용을 위한 예비비 편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윤 당선자 측에서 합참 이전 관련 비용을 빼고 청와대에 요청했는데 이는 ‘안보 공백이 없아야 한다’는 청와대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오는 18일 시작하는 것을 감안해 합참 이전은 뒤로 미루고 일단 청와대와 국방부의 이사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비비를 승인하더라도 이사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취임 직후인 5월10일부터 용산에서 임기를 시작할지는 미지수다.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용산 이전에 대한 비판 칼럼도 나왔다. 경향신문 정치부장의 “울림 없는 ‘당선인의 25일’”을 보면 윤 당선자가 해외정상들과 통화한 것을 비롯해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꼬리곰탕을 먹고, 인수위 근처 식당에서 인수위원들과 김치찌개를 먹는 등 ‘먹방 소통’ 행보를 했다. 명동성당 무료급식소에서 ‘밥퍼’ 봉사를 했고,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며 그간의 행보를 요약했다. 

이 신문은 “그런데 뇌리에 남는 일은 다른 거다. 우선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이전 추진”이라며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에 따른 안보 공백과 이전 비용 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데도 강행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론 수렴은 없었다”며 “‘충분히 검토했다’던 광화문 집무실 공약은 ‘시민에 재앙’이라는 말로 접었다”고 했다. 

첫 행보가 집무실 이전 이슈였는데 그 방식이 일방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윤 당선자 측은 정권교체라는 단절적 측면만 강조하면서 기존 정부와 불협화음을 냈다”고 평가했다. 

▲ 4일 조선일보 정치면 사진기사
▲ 4일 조선일보 정치면 사진기사

 

윤석열, 4·3추념식 참석, 조선 “남로당 폭동, 군경피해 잊지 말아야”

윤 당선자가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 당선자로 처음 4·3추념식에 참석한 소식을 경향신문,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등이 1면에 배치했다. 다수 신문에서 관련 사설도 냈다. 

경향신문은 사설 “윤 당선자 4·3추념식 참석, ‘갈라치기 정치’ 중단 계기 되길”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 74년이 됐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4·3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라며 “4·3은 그 성격에 대해 국민적 역사적 평가가 이뤄졌으니 더 이상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며 이념적으로 편가르기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관련 사설에서 “윤 당선자의 추념식 참석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앞으로도 4·3의 완전한 해결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적·제도적 걸림돌이 없도록 새 정부와 국민의힘이 지속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정치권은 여야 없이 4·3을 비롯한 수많은 현대사의 비극을 치유하는데 힘을 합치는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기 바란다”고 했다. 

▲ 4일 조선일보 사설
▲ 4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공권력의 피해에 주목하며 색깔론을 폈다. 사설 “제주 4·3 위로 속에 군경 피해자도 잊지 말아야”에서 “제주 4·3사건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막으려는 남로당의 무장 폭동이 도화선이 됐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나라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반란을 일으키면 군과 경찰은 당연히 진압해야 한다. 진압 과정에서 남로당과 무관한 민간인들도 억울하게 피를 흘렸다고 해서 북의 사주를 받은 국가 반역 행위가 있었다는 본질 자체가 흐려져선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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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린 시각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4/04 08:37
  • 수정일
    2022/04/04 08: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486] 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린 시각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4/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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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 차지한 조선

2. 대중의 의식 감염시킨 야비한 허위선동

3. 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렸다

4. 도로 한복판에 비스듬히 정차한 11축22륜 발사대차

 

 

1.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 차지한 조선

 

2022년 3월 24일 목요일,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단행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북에 적대적인 남측 종미우익언론매체들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왜곡했다. 그래서 그들이 전해주는 소식만 듣는 사람들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의 의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남측 국방부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바람에 사람들의 인식이 혼란에 빠졌다. 

 

그처럼 혼탁한 소용돌이 속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이 반만년 민족사에 기록될 만큼 커다란 의의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왜냐하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으로 조선이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 사연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2017년 11월 29일 조선이 화성포-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작하는 4대 핵강국은 조선, 중국, 로씨야, 미국 네 나라였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이 세계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함으로써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아래에 서술한 객관적인 사실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선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으로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는 나의 견해가 결코 과대평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의 평가를 들어보자. 2022년 3월 28일 중국의 온라인 언론매체 <관찰자망(觀察者網)>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중국 군사전문가는 화성포-17형의 발사중량(launch weight)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능가하고, 중국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41보다 우위에 있고, 로씨야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이나 야르스(RS-24 Yars)보다 우위에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발사중량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될 때 추진체의 최대중량을 의미한다. 발사중량이 우위에 있다는 말은 강한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이 장착되었다는 뜻이다. 화성포-17형의 발사중량을 다른 나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중량과 비교해도 화성포-17형이 단연 앞자리를 차지하지만, 사거리를 비교해도 우월성이 돋보인다.   

로씨야의 토폴-M - 11,000km

로씨야의 RS-24 야르스 - 12,000km

미국의 미니트맨-3 - 14,000km

중국의 둥펑-41 - 15,000km

조선의 화성포-17형 - 15,000km 이상 

 

군사전문가들은 로씨야가 아직 실전배치하지 않은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맛(RS-28 Sarmat)의 사거리를 11,000~18,000km로 추산했고, 화성포-17형의 사거리를 13,000~18,000km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비교하면, 화성포-17형이야말로 세계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한마디로 말해서,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은 조선을 핵강국 반렬의 맨 앞자리에 내세운 사변이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을 조선의 존엄과 영예를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운 대사변으로 격찬한 것이다.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선에서 경축열기가 달아올랐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피타는 노력으로 세계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작하여 조선을 핵강국 반렬의 맨 앞자리에 당당히 내세운 미사일공업부문의 간부들, 과학자들, 기술자들, 노동자들을 모두 불러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성대한 국가연회를 베풀어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조선의 경축분위기는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화성포-17형 시험발사임무를 성과적으로 수행한 전략군사령부 직속 붉은기중대 전투원들을 표창했다. 그들은 가족들과 함께 함경남도 마전해변에 있는 마전휴양소에서 오는 4월 12일까지 15일 동안 표창휴가를 보내고 있다. 2022년 3월 30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표창휴가를 받은 붉은기중대 전투원들과 가족들은 행사용 버스를 타고 국가적 경호를 받으며 주둔지를 출발하여 마전휴양소로 떠났는데, 지금 그들은 새로 단장된 마전호텔의 귀빈객실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전투원들의 수고만이 아니라 그 가족들의 수고까지 헤아려주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그런데 남의 경축분위기에 재를 끼얹는 사람들이 있었다. 북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날로부터 닷새가 지난 3월 29일, 남측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보고자료에서 북이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고 생억지를 부렸다. 

 

그렇다면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대해 누구보다 더 날카롭게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국 국방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고, 가장 우월하다는 군사정찰위성체계를 동원하여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과정을 관찰한 미국 국방부는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을 지켰다. 북이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고 떠들어댄 남측 국방부의 주장을 들었으면서도 미국 국방부는 말을 아꼈다. 2022년 3월 29일 존 커비(John F. Kirby)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우리는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계속 분석하고 있으며, 그 이상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동해 건너편에서 감시한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2022년 3월 28일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까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비행고도 등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신형 ICBM급으로 보고 있다”고 하면서, (이번 시험발사는) “이제까지 진행된 일련의 시험발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궤도에 근거해 단순계산을 할 경우, 사거리가 15,000km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이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대해 말을 아끼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판인데, 중뿔나게 한국 국방부만 조선이 화성포-17형이 아니라 화성포-15형을 발사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리며 허위선동을 자행했다. 이 글에서 나는 남측 국방부가 허위선동을 자행하기 위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관한 사실을 어떻게 왜곡했는지를 폭로하려고 한다. 

 

 

2. 대중의 의식 감염시킨 야비한 허위선동

 

2022년 3월 23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가 올린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준비를 끝낸 정형보고”라는 제목의 보고문건을 받았다. 보고문건을 검토한 김정은 총비서는 보고문건 겉장에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3월 24일에 발사할 것. 조국과 인민의 위대한 존엄과 영예를 위하여 용감히 쏘라! 김정은 2022. 3. 23”이라는 친필명령을 썼다. 

 

그런데 만일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가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면, 군수공업부는 김정은 총비서에게 허위보고문건을 올린 것으로 된다. 조선에서 총비서에게 허위보고문건을 올리는 것은 대역죄를 저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그런 허위보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가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야말로 야비한 허위선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의 허위선동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헤쳐보자.

 

2022년 3월 29일 남측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보고자료에서 지난 3월 24일 북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특성을 정밀분석한 결과, 화성-17형보다는 화성-15형과 유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남측 국방부가 정밀분석했다는 비행특성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보고자료를 간략하게 인용한 남측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남측 국방부는 보고자료에서 지난 3월 24일 북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특성을 상승가속도, 연소시간, 추진체분리시간으로 기술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남측 언론매체들은 지난 3월 24일 조선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상승가속도, 연소시간, 추진체분리시간이 구체적으로 어떠했기에 그것이 화성포-17형의 비행특성보다 화성포-15형의 비행특성과 유사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남측 국방부가 보고자료에 기술한 비행특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화성포-17형의 추력은 화성포-15형의 추력보다 더 강하고, 따라서 비행속도가 더 빠르다는 사실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비행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북이 지난 3월 24일에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포-17형이 아니라 화성포-15형이었다고 떠들어대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화성포-15형과 3월 24일에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동일한 미사일이므로 비행속도가 같아야 한다. 그러나 양자의 비행속도는 달랐다. 이를테면, 2017년 11월 29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의 평균비행속도는 초속 1.41km였고, 2022년 3월 24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평균비행속도는 초속 1.54km였다. 양자의 평균비행속도는 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상승가속도를 비교해보면 지난 3월 24일에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포-15형보다 훨씬 더 빨랐던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비행속도에서 차이가 난 것을 보면,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가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야말로 허위선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3월 27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남측 국방부는 북이 2022년 3월 24일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줄여서 발사했기 때문에 고각발사정점고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하기 위해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제하고 발사했다는 것이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다. 

 

2017년 11월 29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의 정점고도는 4,475km이었고, 2022년 3월 24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7형의 정점고도는 6,248.5km였다. 화성포-17형이 화성포-15형보다 1,773.5km 더 높이 올라간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2t으로 추정한다. 그러므로 남측 국방부의 주장에 따르면, 북이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 2t을 제하고 고각으로 발사했더니 정점고도가 1,773.5km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탄두중량을 1kg 줄여서 고각으로 발사했더니, 정점고도가 0.89km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두중량을 1kg 줄여서 고각으로 발사하면, 정점고도가 0.89km가 더 높아지는 게 아니라 약 2km 더 높아진다. 그러므로 만일 2022년 3월 24일 북이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제하고 고각으로 발사하였다면, 정점고도는 약 8,400km로 높아졌어야 한다. 하지만 정점고도는 6,248.5km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22년 3월 24일 북이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은 허위선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허위선동은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허위선동의 악성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대중의 의식을 감염시키면, 거짓이 진실로 보이는 집단적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그런 감염경로를 간파한 우익선동가들은 허위선동을 반복적으로 자행하면서 대중의 의식을 계속 감염시킨다. 그러므로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우익선동가의 허위선동이 구허날조라는 것을 폭로하려면, 허위선동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진실을 찾아야 한다.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조선은 지난 3월 24일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보도기사도 냈고, 시험발사현장을 촬영한 동영상도 공개했는데, 진실은 바로 거기에 들어있다. 조선이 언론매체를 통해 전한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기사와 동영상을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시험발사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3. 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렸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3월 24일 오후 신형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준비상태를 직접 현지에서 구체적으로 료해하신 후 발사진지에로 진출할 것을 명령하시였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시험발사준비상태를 료해한 ‘현지’는 평양시 순안구역에 있는 미사일공장 격납고를 뜻한다. 또한 이 인용문에 나오는 ‘발사진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기지가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쏘아올린 발사위치를 뜻한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문을 다시 읽으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3월 24일 오후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에서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준비상태를 직접 료해하고, 발사위치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발사준비상태를 료해한 시간도 오후였고, 김정은 총비서의 명령에 따라 11륜22축 발사대차가 화성포-17형을 발사위치로 이동시킨 시간도 오후였다는 사실이다. 북은 화성포-17형을 오후 몇 시 몇 분에 발사하였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남측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화성포-17형은 오후 2시 33분에 발사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미사일시험발사관행을 보면, 시험발사는 언제나 이른 아침시간에 진행되었고, 최근에 진행된 미사일시험발사도 그러했다. 이를테면, 2022년 2월 27일 발사시각은 오전 7시 52분이었고, 3월 5일 발사시각은 오전 8시 48분이었다. 

 

그런데 2022년 3월 24일 발사시각은 이례적으로 오후 2시 33분이었다. 화성포-17형은 왜 늦은 시각에 발사되었을까? 오전에 발사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오후 2시 33분에 화성포-17형이 발사된 까닭을 알아보려면, 그날 평양의 기상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화성포-17형이 발사된 2022년 3월 24일 평양의 기상변화를 시간대별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오전 6시 - 구름이 짙게 끼어 100% 흐렸으며, 1.3mm의 비가 내렸다.

오전 9시 - 구름이 짙게 끼어 100% 흐렸으며, 3.1mm의 비가 내렸다.

정오 - 비는 멈췄지만, 구름은 여전히 짙어서 100% 흐렸다.

오후 3시 - 구름이 51%로 줄어들었고, 옅은 구름 사이로 간간이 해가 비쳤다. 

오후 6시 - 구름이 다시 짙어지면서 91% 흐렸다. 

 

위에 시간대별로 열거한 기상변화를 보면, 2022년 3월 24일 오전 내내 평양 상공에 구름이 짙게 끼고 간간이 약간의 비가 내리고 있었던 까닭에 화성포-17형을 발사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로 이동하는 중에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를 지나갔는데, 도로표면 곳곳에 물에 젖은 흔적이 보였다. 그것은 그날 오전 간간이 약간의 비가 내리면서 젖었던 도로표면이 아직 마르지 않은 빗물흔적이다. 

 

2022년 3월 24일 오전 화성포-17형 발사준비가 진행된 미사일공장 격납고의 겉모습을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볼 수 있다. 2022년 3월 30일 미국 관변매체 <미국의소리>가 공개한, 화성포-17형 발사위치를 보여주는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는 평양국제비행장 청사에서 남서쪽으로 약 3.7km 떨어진 곳에 있다. 평양국제비행장은 평양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24km 떨어진 순안구역에 있다. 화성포-17형의 발사위치를 보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평양 외곽에서 발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평양 외곽에서 발사했을까? 

 

중국, 로씨야, 미국은 수도 외곽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절대로 진행하지 않는다. 그 나라들은 수도는 물론, 지방도시에서도 아주 멀리 떨어진 사막이나 해안지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도시 인근에서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뜻하지 않게 실패하는 경우 공중폭발한 추진체의 파편들이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져 사고가 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은 다르다. 달라도 아주 다르다. 조선은 평양시 순안구역에서, 그것도 평양국제비행장 바로 옆에서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란 듯이 고각으로 발사하였다. 수도 외곽에 있는 국제공항 바로 옆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하는 것은 중국, 로씨야, 미국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조선이 평양 외곽에 있는 국제공항 바로 옆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한 것은, 시험발사가 100% 성공한다는 자신감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선에서는 미사일을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시험발사실패률이 매우 낮다. 그래서 조선은 미사일시험발사를 몇 차례만 하고, 곧바로 계렬생산을 시작한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의 커다란 문이 좌우로 갈라져 열리면서, 검은 가죽상의를 입고 색안경을 낀 김정은 총비서가 야전복을 입은 간부 두 사람과 함께 밖으로 걸어 나오는 장면이 나온다. 야전복을 입고 김정은 총비서를 수행한 두 간부는 김정식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장창하 국방과학원 원장이다. 

 

2022년 3월 30일 <미국의소리>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에서 발사위치까지 거리는 약 1.2km라고 한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미사일공장 격납고에서 발사준비정형을 료해한 다음, 수행간부들과 함께 1.2km를 승용차편으로 이동하여 발사위치에 도착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11축22륜 발사대차보다 먼저 발사위치에 도착하여 두 수행간부들과 함께 손목시계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은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에 도착하는 시각이 미리 정해졌다는 것을 암시한다. 다시 말해서, 화성포-17형 발사시각이 오후 2시 30분으로 미리 정해졌던 것이다. 화성포-17형이 실제로 발사된 시각은 오후 2시 33분이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긴다. 발사시각이 하필이면 왜 오후 2시 30분으로 정해진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무 때나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정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기상예보를 미리 점검하고 발사시각을 정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기상상태는 바람, 구름, 비, 낙뢰, 기온에 의해 조성되는 대기환경을 뜻한다. 기상예보를 점검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바람과 구름이다. 만일 바람이 세게 불거나 구름이 짙게 끼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연기해야 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추진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기권 안에서 비행하는 중에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만일 발사현장 일대에 바람이 세게 불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비행방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만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상승비행 중에 짙은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구름층에서 일어나는 번개방전에 의해 대륙간탄도미사일 전자장치들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구름이 짙게 낀 날씨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 바람, 구름, 비, 낙뢰, 기온 같은 기상상태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에 적합하게 안정된 것을 가리켜 발사창문(launching window)이 열렸다고 한다. 

 

2022년 3월 24일 오전 내내 평양 상공에는 구름이 100% 끼었고, 약간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발사창문이 닫힌 것이다. 그래서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는 발사위치로 이동하지 않고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 안에 오전 내내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평양의 기상상태는 오후 1시 30분경부터 완연히 바뀌기 시작했다. 오전 내내 굳게 닫혔던 발사창문이 오후에 열린 것이다. 짙게 끼었던 구름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구름 사이로 간간이 해가 비쳤다. 하늘문이 마침내 열린 것이다. 발사대차보다 발사위치에 먼저 도착해서 하늘문이 열리는 시각을 기다리면서 김정은 총비서는 여러 차례 손목시계를 보았다. 

 

평양 상공에 하늘문이 열리고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자, 지상물체의 그림자가 지표면에 뚜렷이 나타났다. 그날 오전 내내 발사현장 상공에 짙은 구름이 끼고 약간의 비까지 내렸으므로, 만일 발사현장사진을 오전에 촬영하였다면 11축22륜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지표면에 나타나지 않았어야 한다. 그런데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미사일공장 격납고를 출발하여 약 1.2km 떨어진 발사위치에 도착했을 때,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도로표면에 뚜렷이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정황은 발사현장사진이 당일 오전에 촬영된 것이 아니라, 오후 2시를 전후하여 촬영된 것임을 말해준다. 이런 사정을 보면, 발사현장사진이 당일 오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생억지를 부린 남측 국방부가 얼마나 사실을 왜곡했는지 알 수 있다. 

 

평양 상공에 하늘문이 열린 바로 그 시각, 화성포-17형 발사시각이 10초 남았음을 알리는 긴박한 전투경보가 울렸다. 붉은기중대 전투원이 발사단추를 눌렀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붉은기중대 전투원이 중대장의 발사구령에 따라 “발사”라고 외치며 발사단추를 누르는 장면이 나온다. 

 

붉은기중대 전투원이 발사단추를 누른 순간, 거대한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지축을 흔드는 화염폭풍과 발사굉음을 일으키며 만리대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조선이 공개한 현장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이 상승비행을 하는 동안 하늘에 구름이 거의 보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4. 도로 한복판에 비스듬히 정차한 11축22륜 발사대차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에 도착했을 때, 발사대차의 그림자는 어느 방향으로 드리워졌을까? 남측 국방부는 발사위치에 도착한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방향이 어떠니 저떠니 떠들어대면서 사실을 왜곡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11축22륜 발사대차의 그림자는 오후가 아니라 오전에 촬영한 것처럼 드리워졌다는 것이다. 정말로 그러했을까?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려면,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 화면들 중에서 발사위치가 촬영된 화면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는 발사위치에 도착하여 도로 한복판에 정차했다. 그 도로는 평양시 순안구역 미사일공장에서 평양국제공항 활주로까지 이어진 도로다. 2022년 3월 30일 <미국의소리>가 화성포-17형 발사위치를 찾아냈다고 하면서 공개한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에서 시작된 도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뚫렸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뚫린 도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도로가 시작되는 구간에서는 도로방향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뚫렸지만, 발사위치가 정해진 도로구간에서는 도로방향이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꺾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발사위치가 정해진 도로구간의 방향은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뚫린 것이다. 

 

그런데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특이한 장면이 있다. 발사위치에 도착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도로방향에 평행으로 정차하지 않고, 도로방향과 어긋난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정차한 장면이다. 왜 비스듬히 정차했을까? 도로방향이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뚫린 도로 위에서 화성포-17형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하려면, 발사대차는 동쪽 방향에 맞춰 비스듬히 정차되어야 한다. 발사대차가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뚫린 도로구간에서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정차했으므로, 화성포-17형의 탄두부는 당연히 동해 상공을 향해 놓였다. 다시 말해서, 11축22륜 발사대차의 머리부분은 동쪽으로, 꼬리부분은 서쪽으로 향한 것이다.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에 도착한, 오후 2시를 막 넘긴 시각 평양 상공에서는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기 시작했으므로,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도로표면에 뚜렷이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되는 문제는, 바로 그 시각에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과연 어느 방향으로 드리워졌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남측 국방부는 화성포-17형 발사현장에서 그림자가 남서쪽으로 드리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림자가 남서쪽으로 드리워진 것을 보면, 발사현장 동영상은 오후가 아니라 오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을 왜곡한 허위선동에 불과하다. 진실은 다음과 같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2022년 3월 24일 오후 2시경 발사위치에 도착한 11축22륜 발사대차는 화성포-17형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하기 위해 차체를 도로 한복판에 비스듬히 정차했고, 그에 따라 차체의 앞부분은 동쪽을 향해 있었다. 그런데 2022년 3월 24일은 춘분(3월 21일) 이후 사흘째 된 날이었다. 그날 평양 상공을 지나는 해가 정남쪽에 위치한 시각에 태양의 남중고도(meridian transit altitude)는 52도였다. 다시 말해서, 3월 24일 오후 2시 33분 화성포-17형이 발사된 시각에 구름 사이로 나타난 해는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비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11축22륜 발사대차를 머리쪽에서 꼬리쪽으로 바라보았을 때, 차체의 그림자는 차체의 오른쪽(북쪽)에 드리워져야 한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거대한 화성포-17형 추진체가 수직으로 곧추세워진 시각에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발사대차의 오른쪽(북쪽)에 드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와 같은 사실은 조선이 공개한 화성포-17형 시험발사 동영상과 보도사진들이 2022년 3월 24일 오후 2시 30분을 전후하여 촬영되었다는 것을 명백히 말해준다. 그러므로 동영상과 보도사진들이 당일 오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느니 뭐니 하는 남측 국방부의 의혹제기는 터무니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조선이 2022년 3월 24일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세상을 속였다는 남측 국방부의 허위선동은 우익언론매체에 의해 증폭, 전파되었고, 미국과 일본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의 실상을 알면서도 침묵을 지켰다. 만일 미국과 일본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와 관련하여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과 상반되는 실상을 공개하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의 진실이 밝혀져 조선이 핵강국 반렬의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는 놀라운 사실이 알려지고, 남측 국방부는 허위선동의 주범이라는 지탄과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의 실상을 은폐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허위선동이 세상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진실을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허위선동은 진실을 결코 이길 수 없다. 진실이 허위선동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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