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평생 검사 한동훈이 60억원대 자산가 된 비결

재산 신고 38억원, 시세 반영 시 급증…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 내고 상속 상가로 월세 챙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지난 1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재산은 38억 8,235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서초구 50평대 아파트를 비롯해, 경기도 부천시 상가, 서초구 오피스텔 한 채 등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한 후보자 이력을 감안하면, 재산 규모가 상당하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에서 자산가의 자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figcaption>
한 후보자는 건물 3채 가치를 36억원으로 신고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한 후보자 부부 공동명의로 돼 있다.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은 21억 1,3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경기도 부천시에 지상 3층, 지하 1층 상가도 보유하고 있다. 연면적은 약 300평으로, 공시가격은 11억 6천만원이다. 서초구에는 오피스텔도 있다. 공급면적이 18평으로 오피스텔치고는 넓은 평수다. 가격은 3억 1천만원이다.

정작 한 후보자 가족은 전셋집에 살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73평 타워팰리스다. 한 후보자 가족은 지난 2017년부터 이 집에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재계약했는데, 전세금은 16억 8천만원이다.

한 후보자가 보유한 부동산은 모두 세를 내주고 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셋값은 17억 5천만원이다. 지난해 12억 2천만원에서 5억 3천만원(43%) 올려받았다. 전셋값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비판이 일자, 한 후보자 측은 '당사자 간 다툼이 없는 정상 거래'라고 해명했다.

매월 월세 수익을 545만원씩 받는다. 부천시 상가에는 총 9곳이 세 들어 있다. 모두 반전세다. 보증금은 총 7천만원, 한 달 월세는 총 450만원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가 95만원이다.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은 부채로 잡혀있다. 연간 6,540만원에 달하는 월세 수익은 기입되지 않았다.

예금은 4억 2,7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1억 5,500만원, 김앤장 소속 미국 변호사인 배우자는 2억 2,700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2005년생 장녀 이름으로는 5,200만원, 2009년 장남 재산은 없다고 신고했다.

한 후보자 재산은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내던 시절보다 5억원 이상 불었다. 불과 3년 만이다. 부동산 상승 폭이 크다. 서초구 삼풍아파트가 15억 7,600만원에서 5억 3,700만원 뛰었다.

예금 증가도 눈에 띈다. 2019년 1억 3,300만원과 비교해 3억원 가까이 늘었다. 2020년과 2021년 7천만~9천원 수준으로 줄었던 예금이 올해 4억원대로 불었다. 한 후보자는 올해 법무부 사법연수원 부원장 재산 신고에서 '부부소득 등으로 생활비 등 사용 등'이라고 적었다.

보유 부동산 임대보증금을 높이면서 부채 규모가 커졌다.

올해 한 후보자 재산은 신고한 규모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기준시가로 신고한 부동산을 시세로 바꾸면, 최소 20억원은 차이가 나게 된다. 한 후보자 재산은 38억원이 아니라 6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한 후보자가 21억원으로 신고한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이번 달 42억원에 거래됐다. 한 후보자 보유 부동산과 평수가 같고 층수는 2층밖에 차이가 안 나는 매물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시세로 신고해 기재 내역과 실제 거래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부천시 상가는 다른 매물을 통한 시세 추정이 어려우나, 공시가격과 실제 가치는 상당한 격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 반복하며 재산 불려

한 후보자 재산 형성 과정을 보면, 부동산 거래를 적극 활용했다.

처음으로 집을 산 건 1998년이다. 만 25세 나이에 서초구 신반포아파트를 매입했다. 국세청 홈택스에 따르면, 당시 해당 아파트 기준시가는 1억 1,300만원이다. 기준시가는 시세의 약 80%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후보자는 약 1억 4천만원 정도에 샀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27기인 한 후보자는 1996년 입소해 1998년 초 수료한 직후, 공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사법연수생의 보수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당시 한 달 봉급은 70만원이 채 안 된다. 2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600만원 수준이다.

한 후보자 아파트 매입에 대해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에게 집을 판 정모 씨는 한 후보자 모친에게 1억원을 빌린 상태였다. 해당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보면, 매매가 이뤄지기 한 달 전 한 후보자 모친이 채권최고액 1억 2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돈을 빌려주고 아파트를 담보로 잡은 것이다. 통상 채권최고액은 대출금의 120%로 설정한다.

한 후보자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채 아파트를 매입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한 채무를 모친에게 갚아야 했다는 얘기다. 모친은 한 후보자가 아파트를 산 직후 근저당권을 해제한다. 한 후보자가 모친에게 빚을 갚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그만한 자금이 있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한 후보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매매를 통한 편법증여인 셈이다.

이날 경향신문이 해당 내용을 보도했고, 이어 참여연대도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를 4년 만인 2002년 팔아넘긴다. 당시 기준시가는 약 2억 6,300만원이다. 시세는 3억 3천만원 정도로, 한 후보자 시세차익은 1억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새 아파트를 산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판 건 2002년 12월, 강남구 아파트를 산 건 그 이전인 같은 해 7월이다. 겹치는 기간 한 후보자는 2주택자 상태였다.

기준시가로 미루어볼 때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6억원 수준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도 5년 만에 처분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한 후보자는 8억 1천만원에 팔아 시세차익 2억원을 남겼다.

‘일시적 2주택자’를 거쳐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을 거두는 패턴이 반복된다.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팔기 4개월 전에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매입한다. 매입가격은 18억 6천만원이다. 금융권에서 빚도 졌다. 배우자 이름으로 잡힌 근저당권이 6억 2,400만원, 대출예상액은 5억 2천만원이다.

서초구 아파트는 투기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06년 매입 이후 현재까지 약 12년간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로 전입한 이력이 없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에서는 2009년 나왔다. 이 아파트를 판 건 2007년이니, 이후에는 임대로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광진구와 서초구의 50~77평 주상복합 단지를 거쳐 현재는 강남구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2017년 대출 없이 매입했다.

부천시 상가는 2004년 상속받았다. 약 18년간 소유하며, 때로는 월급보다 많거나 그에 준하는 수입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월급이 훨씬 크다. 한 후보자가 지난해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지내면서 받은 한 달 월급은 약 1,300만원이다. 상가 월세 수입 450만원은 월급의 약 35% 수준이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지난 2018년 4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기소와 중간 수사 발표를 하고 있다. ⓒ임화영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2022 자주평화원정단-총정리] 6박7일 전국 미군기지 돌아

  • 기자명 김지혜/김래곤 통신원 
  •  
  •  입력 2022.04.20 12:09
  •  
  •  수정 2022.04.20 12:11
  •  
  •  댓글 1

자주평화원정단 / 김지혜 김래곤

 

자주평화원정단,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 쟁점화

2022 자주평화원정단은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미군기지를 돌았다. 소성리 사드반대 집회에서는 경찰의 폭력진압을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2022 자주평화원정단은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미군기지를 돌았다. 소성리 사드반대 집회에서는 경찰의 폭력진압을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전쟁무기 반대! 전쟁기지 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하 자주평화원정단)”이 지난 4일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 진해, 김천, 성주, 대구, 군산, 평택, 동두천, 의정부, 서울 등 10일까지 전국 원정에 나섰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이번 원정을 통해 미국이 한반도를 대중국 전초기지로 삼고 전국 곳곳을 주한미군의 훈련장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무기반입, 미군기지확장, 미군범죄, 기지 환경오염 등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사실 등을 폭로하고, 그 심각성을 알려 나갔다. 또한 4월에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를 순례하면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이번 원정단은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과 각 지역에서 미군문제와 관련해 대응하고 있는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부산시 주민투표 추진위원회’,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평택평화시민행동,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 등과 함께 공동주최로 진행하였다.

이장희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한국외대 명예교수,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이 4일 제주 해군기지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이장희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한국외대 명예교수,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이 4일 제주 해군기지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으로는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이장희 상임대표(한국외대 명예교수), 한국진보연대 김재하 상임대표(전국민중행동 조직강화특위위원장),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 공동제안자 조헌정 목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김은형 부위원장(통일위원장),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권정호 변호사가 함께 하였다.

사전에 자주평화원정단을 대표하여 이장희 공동단장은 “올해 효순이·미선이 20주기, 윤금이씨 사건 30주기가 되는 해로, 이번 원정단의 활동을 통해 온갖 미군관련 문제로 피해받고 있는 전국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활동들을 벌여나갈 계획”이라며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의 문제점을 알려내기 위한 많은 국민의 성원과 관심, 응원을 부탁한다”고 발표하였다.
 

[제주] 원장단 출정, 폭파된 구럼비엔 미국 핵항공모함 입항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4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출발한 원정단 참가자 20여명이 오전 10시경 제주공항에 함께 모였다. 자주평화원정대는 도착하자마자 낮 12시부터 서귀포시 이어도로(강정동) 삼거리로 이동하여 강정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제주해군기지 앞까지 평화행진을 하였다.

곧바로 제주 해군기지 앞에서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지고 6박7일간 대장정의 힘찬 출정선포식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위협 미군기지 필요없다!, 미국 세계패권 유지위해 운용되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미국의 침략정책을 규탄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김재하, 이장희 공동단장은 발언을 통하여 “온 나라가 미군부대이고, 학살터로 민중들이 고스란히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다”며 “미군이 나가는 그 날까지 치열한 투쟁을 열어내겠다”며 강의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전농 제주도연맹, 진보당 제주도당과 강정평화활동가들도 “제주도에 있는 ‘민군복합항’은 껍데기뿐이고 실제로는 군항위주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실례로 “지난 3년동안 입항한 여객선이 2척인 반면에 미국 핵항공모함이 들어와 살벌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폭로하였다.

참가자들은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 넣으면서 이 땅에서 미군기지를 없애버리고 자주와 평화를 심으려는 상징행동를 전개하고 기자회견을 모두 끝마쳤다.

이어 할망물식당에서 강정 평화활동가들이 마련해준 점심을 함께했다. 식사후에는 걸어서 간담회 장소인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까지 가는데 도중에 한라산이 잘 보였다. 간담회는 제주지역 활동가들과 평화운동가 송강호 박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대]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강정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성희 활동가와 함께 강정포구를 답사하면서 공동체가 파괴되는 삶의 현장, 우리 땅에서 구럼비가 폭파되고 시멘트가 뒤덮힌 제주해군기지 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며 그 심각성을 절감했다.

강정마을의 제주해군기지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고 그 위에 시멘트를 퍼부어 세워진 군사기지이다. ‘구럼비 바위’는 길이 1.2㎞, 폭 150m의 너럭바위로, 한라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바다에서 솟은 바위와 합쳐져 형성된 것이다.

‘구럼비 바위’와 인근 해안에는 멸종 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와 맹꽁이 등이 서식하고 있고, 구럼비 바위 일대에서는 청동기부터 탐라국 성립기의 주거지와 조선시대 집자리 유구(집터)등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구럼비 바위는 자연지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으로도 소중한 보물이다. 대표적인 예로 할망물은 구럼비 바위틈을 비집고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의 이름으로 성스럽게 구별되어야 할 공공의 자연유산이다.

제주해군기지는 2018년 이후 외국 군함의 기항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략적 요충지이자 해군력 운용의 허브’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세계패권을 위해 운용되는 한국기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온평리 일원 제2공항의 건설방향은 공군이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쓸 것이 여러 정황상 자명하기 때문에 해군기지에 이은 또 하나의 제주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해 동맹의 이름으로 미군기지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부산]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백운포 미해군기지는 철거되어야”

부산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부산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다음날(5일) 제주공항에서 부산에 도착한 자주평화원정단은 오전 11시경 부산 백운포에 있는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주최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하였다.

참석자들은 ‘선제타격 전쟁연습 중단하라, 평화위협 전쟁연습 중단하라’등의 손팻말을 들었고 뒤에서는 큰 팻말에 한 글자씩 쓴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를 한 사람씩 들고 서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부단장 권정호(‘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 변호사는 “대북선제타격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미국의 대중국봉쇄전략으로 점차 진화되고 있어 전초기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며 “전쟁위기의 정세”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자주평화원정단은 이런 정세에 부응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겨레하나 지은주 공동대표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재남 본부장은 “한미군사연습중단을 위해 모든 시민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하여 이후의 자주평화원정단 활동에 더욱 큰 힘을 주었다.

마지막 순서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는 “이곳 백운포 해군기지는 미국이 부산시민을 상대로 벌인 일대사기극으로 대형 항공모함이 접안할 수 있는 군사부두를 만들어 한반도와 인근해역에서 전쟁연습을 할 때마다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이 이곳에 들어와 부산시민을 전쟁의 참화 속으로 밀어넣고 그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더불어 백운포 미해군기지는 철거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기자회견은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플)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으로 끝마쳤다.

참고로 주한 미 해군사령부는 백운포 부산해군기지 내의 해군작전사령부 건물 옆 50m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폼)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폼)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전 11시50분경부터 벚꽃이 만발한 신선대유원지에 올라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 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고, 그 정면에는 한국해양대학교가 있는 조도가 보였고 그 앞에 대마도가 있는 부산항의 경치를 전체적으로 부감할 수 있었다.

신선대유원지 꼭대기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신선대유원지 꼭대기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다음으로 대연우암공동체마을을 방문하여 주민들이 차려준 점심식사와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우암마을은 제8부두에 있는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곳이며 현재 철거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철탑마을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마을은 무허가 판자촌으로 30년간 한결같이 동지처럼, 한 가족처럼 마을을 자치적으로 꾸리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워냈다고 한다. 그런데 불법적인 미군 세균무기 실험실 설치로 인하여 주민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당하는데 항거하여 마을주민 모두가 미군 세균무기실험실 반대투쟁에 나섰다.

마을주민들은 원정단 방문에 “힘을 받는다”며 주민들이 손수 재배하고 장만한 식단으로 풍성한 점심식사를 차려 주셨다. 간담회는 마을공동체 주민들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진행하였으며 미군에 의하여 살해당한 효순이·미선이 20주기의 중요성과 향후 미군문제, 미군기지철거를 위한 연대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결의했다.

부산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도시 발전을 가로막아온 캠프 하야리아 미군기지를 2006년 폐쇄시킨 경험이 있다.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전경.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전경.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4시경 감만동 홈플러스 앞에서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주민들, 그리고 부산 각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선제타격 전쟁연습 중단하라’등의 손팻말과 ‘전쟁위협, 주민피해 미군기지 필요없다!’ 등의 펼침막, 대표들은 글자 하나씩 새겨진 “부산항 8부두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하라”는 큰 팻말을 들고 앞에 서서 부산항 제8부두에 있는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까지 시위행진을 진행하였다.

행진 구간 중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 수송에만 쓰인다는, 한 달에 몇 번 사용하지 않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었다.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수송에만 쓰인다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수송에만 쓰인다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미군 세균무기실험실이 있는 미군기지 정문 앞까지 도착해서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진보당 남구수영구지역위원회 김은진 위원장이 격렬한 어조로 규탄발언을 하였다.

이어 대표단은 그동안 미국의 입에서 나온 “호의적이라서 여기에 설치했다, 실패하더라도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한곳, 방어용이다, 세균실험도 샘플반입도 없다”등 우리 민중을 깔보면서 내뱉은 거짓말 등 여러 문구가 적힌 대형펼침막을 찢어 버리는 상징행동를 진행하고 이날 행진을 모두 끝마쳤다.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미군세균무기실험실운영 규탄발언을 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미군세균무기실험실운영 규탄발언을 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주한미군 내의 세균실험실 존재는 2015년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것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고, 2017년 우리 정부에는 알리지 않고 부산항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에 매년 시료를 반입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부산 8부두의 세균실험실은 미국 전체 세균전 실험실의 해군측 본체(미 육군과 공군 관련 생물무기 시설은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에 있음)”라며 “주피터 프로젝트는 전 세계 미군의 첨단 실험분석시설이고, 거기서 나온 정보를 세계에 있는 미군에 공유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 의회 센토 자료를 보면, 향후 2~3년에 걸쳐 실험을 진행해 최종 완성한다는 표현이 있다”며 “부산, 진해, 왜관 등에 함께 인력 채용을 했다는 말은 한반도가 미군의 전 세계 전략의 완성을 위한 실험장이라는 의미”임을 강조했다.

한편, 2020년 3월과 7월 미국의 세균실험실 프로그램인 센토프로그램을 위탁운영하는 바텔연구소와 헌팅턴잉겔스의 채용공고가 전국의 주한미군기지(서울, 동두천, 부산, 대구, 왜관, 창원, 진해)를 근무지로 명시한 것이 확인되면서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세균실험실 운영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과 2026년까지 모든 주한미군기지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들통났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는 2020년 말부터 2021년 1월까지 부산항 제8부두 미군 세균실험실폐쇄 찬반을 가리는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하여 197,747명의 서명을 받았으나 부산시가 주민투표 개최를 거부했고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 최종 각하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진해] ‘중국 견제 위해 군함들의 기항지로 이용될 가능성 크다’

원정단은 3일째(6일) 아침 금련산 청소년수련원에서 진해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아침식사로 간단히 김밥을 먹고,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질의 응답식으로 교양마당을 펼쳤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수행방도의 하나가 ‘한일간의 긴밀한 협력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에게 긴밀한 한일협력관계를 요구할 것이고 머지않아 군국주의 첨병 자위대가 이땅에 상륙할 것을 생각하니 아직도 사죄와 배상도 받지 못하고 수십년 세월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투쟁하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피절은 외침이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원정단은 진해 벚꽃 가로수길을 2.7km 행진하면서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해 벚꽃 가로수길을 2.7km 행진하면서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해구민회관에 도착하여 오전 10시부터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해 미군세균전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진해미군 세균전부대 앞까지 2.7km의 자주평화 행진을 시작하였다.

말로만 듣던 진해군항제 벚꽃 가로수 길을 지금 우리가 행진하고 있다. 꽃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과 황홀함에 젖어들어 갑자기 벚꽃 행진대(원정대)가 되었다.

그렇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선제타격,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하라!’는 손팻말 등을 들고 진해미군세균전부대철거와 한미연합군사연습규탄 등 구호를 외치면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앞으로 행진해 나갔다.

진해여자중학교 앞을 지나 예정보다 일찍 미군세균전부대 앞에 도착한 행진대는 잠시 숨을 고르기로 하였다. 그 사이 미군세균전부대를 살펴보니 정문 오른쪽 벽에 ‘여명로 23’이라는 도로표지판이 붙어 있었고 이어 그 옆에 조그마한 기와처마 아래로 한국과 미국국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는 하단에 거북선그림이 있고, 위 아래로 ‘CHINHAE KOREA, COMMANDER FLEET ACTIVITIES’(해설 : 진해 함대지원부대)라는 글자가 새겨진 큰 휘장 처럼 생긴 간판이 붙어 있었다. 아마도 위장간판인 듯하다.

부대 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저 소총의 총탄이 언제 우리 가슴팍을 뚫을지 알 수는 없으나 지금도 미국의 강매로 인하여 그보다 더한 미국의 첨단살인무기들이 국민들의 천문학적 혈세를 탕진하며 계속 도입되고 있다.

기지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기지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김재하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김재하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부터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무기반대! 전쟁기지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먼저 자주평화원정단 김재하 단장은 “더 이상 미국의 지배, 미국의 군화발에 치여 살아갈 수 없다”며 “앞으로 미군기지 반대 투쟁을 전 민중과 함께 지속적으로 본격적으로 해 나갈 결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조형래 본부장은 “평화는 이 땅에서 전쟁하려는 세력을 몰아냄으로써 지켜진다”라면서 “자주, 민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진보당 경남도당 박봉열 위원장은 “우리 땅에서 미군은 종이컵 한 컵만 부어도 수백 만명이 목숨을 잃는 위험천만한 세균무기를 실험하고 있다”면서 “경남에서, 진해에서 미군세균실험실폐쇄에 가장 앞장에 서겠다”는 투쟁의지를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문에서는 “진해는 일제 강점기 군사병참기지로 활용되어 왔으며 오늘날은 진해미군세균전부대 실험실이 운용되고 있다”며 “진해 앞바다는 미 핵잠수함과 군함들로 가득 들어차 있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의하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군함들의 기항지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한반도 곳곳이 분단을 빌미로, 전략적인 대중국 전초기지로 변화되면서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이 땅은 미국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기지 지역의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주요 계급계층들을 미군기지 철거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원정단과 행진단은 부대 앞에서 “이 땅은 우리 땅! 위험천만한 세균무기 갖고 이 땅을 떠나라!”는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고 펼침막은 부대 앞 도로변의 나무에 묶어 설치해 놓았다.

원정단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 위치한 민주노총 경남본부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끝내고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에서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하여 올해 반미투쟁을 결의하였다.

참고로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남쪽 방향으로 창원공단이 있고 창원공단과 장복산 넘어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던 미군세균전부대가 위치하고 있다.


[김천.성주] 경찰 폭력 직면, “미국본토 지키는 사드 절대 안돼!”

원정단은 이제 사드철거 투쟁를 전개하고 있는 김천으로 향했다. 오후 5시가 넘어 김천에 도착한 원정단은 2개조로 나뉘어 율곡동 주민센터와 신음동 이마트에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활동가들과 함께 사거리 등지에서 서로 떨어져 1인 팻말시위를 전개하였다.

1인시위 팻말에는 ’사드공사중단, 불법사드철거, 김천시민을 희생양삼아 미국본토를 지키는 사드 절대 안돼!, 전쟁위기 촉발하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 한반도평화 역행하는 사드공사 중단하라!,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 당장 중단라하!‘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김천 숙소에서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천 숙소에서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김천 숙소에 도착하여 이곳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사드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박정태 공동위원장은 “사드 기지에서 1km거리에 있는 노곡리는 암환자가 거의 없고 인구가 100명 정도인 마을인데, 2년 전부터 암환자가 9명이나 발생하더니 최근에 5명이 돌아가시고 4명은 투병 중인 상황”이라고 밝히며 사드 전자파가 주민의 생명에 이렇게 위험한 영향을 미치는데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사드철거 투쟁에 함께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참고로 김천 노곡리는 소성리 사드포대보다 1km 북쪽 정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전자파의 직접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어 박석민 활동가(2015년 민주노총 통일위원장)는 “이 사드는 나라 간의 거래임에도 제대로 된 문서 하나도 없이 불법적으로 배치된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사드철거 투쟁을 끝까지 이어나가고 있는 김천대책위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엠디)의 핵심체계 중 하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맞추는 무기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상승단계→ 중간단계→ 종말단계(하강단계)를 거치는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데, 사드는 종말(하강)단계 40~150Km 높이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 체계이다. 사드 1개 포대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AN/TPY-2)와 요격 미사일과 통제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드는 미사일을 빨리 탐지하기 어려워 요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미국이 사드가 2,000~5,000Km까지 탐지가 가능한 성능을 이용하여 중국과의 군사적 대결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배치한 것임이 드러났다.

또한 사드배치가 불법인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중요한 결정임에도 한미당국 사이에 어떤 조약, 협정은 물론 제대로된 정식 문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한국 배치는 곧 미국 MD(미사일 방어체계) 참여를 의미한다. MD는 적국의 보복 핵(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미국 무기체계로 방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MD는 실제 공격작전으로 적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적의 미사일 기지, 지휘부 등을 먼저 선제타격하는 계획이다. 즉,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핵으로 선제공격한 후 이들 나라로부터 보복공격을 방어하겠다는 공격적인 군사전략으로 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히려 사드 배치로 중국, 러시아 등이 반발하고, 중국의 보복으로 한국경제가 타격받는 등 한반도 평화를 근본에서 위협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더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사드를 추가배치 하겠다고 하니, 우리 민중의 삶은 앞으로 더욱 파탄지경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음이 명약관화하다.

원정단은 4일째(7일) 새벽 5시, 김천 숙소에서 성주 소성리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전날과 다르게 오늘은 날씨가 굉장히 흐리고 비가 소소히 내리면서 어둠이 가셔주지 않았다.

성주 소성리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사드장비가 반입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일찍 도착해서 준비해야 했다.

드디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마을 주민들이 반겨주시면서 큰 난로를 피워 따뜻한 온기를 쐴 수 있게 배려하여 주셨다. 새벽 6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원정단은 우비를 입은 채 소성리 할머님들, 주민들과 함께 원불교 교무님의 한 줄 평화기도문을 시작으로 ‘99차 소성리 평화행동’에 참여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조헌정 공동단장은 “이 땅의 민중들이 아파하는 이 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며 소성리 평화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성리 임순분 부녀회장은 “소성리는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문제”라며 연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 조헌정 목사님이 경찰의 검은장갑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 조헌정 목사님이 경찰의 검은장갑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30분 정도 평화행동을 진행하고 있을 때 경찰들이 참가자들을 하나 하나 강제로 분리시켜 마을회관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하였다. 항거하는 참가자는 사지를 들었고 여성들은 여경이 달려들었다.

아주 평화롭게 진행 중이었던 평화행동이었는데 경찰들이 갑자기 난입하였기 때문에 ‘드디어 사드 공사장비가 들어오는구나’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앉아서 버티기도 하고 경찰들과 매서운 눈싸움도 하고 건드리지 말라며 항의하였다.

특히, 조헌정 목사님은 경찰의 손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격노에 넘쳐 경찰들의 폭력적 진압에 항거하였다.

그런데 오늘 반입되는 차량은 미군이 이용할 식수차와 똥차였다고 한다. 매주 화·수·목 새벽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주민 길들이기와 미군차량 전용도로로 쓰기 위한 술책이라고 한다.

소성리는 원래 ‘원불교’ 성지가 있는 곳이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배치되기 전까지는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다. 하지만 사드기지가 들어서고부터는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언제부터인가 일주일에 몇 번은 마을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시위의 격전지로 변했다.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와 기지 공사를 완료하려는 미군과 국방부가 동원한 경찰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사드 장비와 직접 관계된 장비들은 대구 왜관에 있는 캠프캐럴 미군기지 등에서 헬기를 이용하여 실어 나른다고 한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듯 어느덧 고요한 마을회관에서는 간담회가 진행되어 소개와 인사시간을 가졌다.

원정단은 원래 평화행동과 아침식사 후에 달마산에 올라가 사드 감시활동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않게 비가 왔고 미끄러워 위험한 관계로 취소하고 소성리 마을회관 주변정리를 돕는 등 원불교 천막이 있는 진밭교까지 가서 그곳 교무님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상황과 설명을 듣고 미군기지철거 투쟁의 최전선에 나선다는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


[칠곡.대구] 도심을 차지한 미군기지, 주한미군의 양대 허브된다 

경북 칠곡군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앞에서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의 해설과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경북 칠곡군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앞에서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의 해설과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이날 소성리 사드 장비 반입 저지 평화행동을 끝마치고 경북 칠곡군 관호오거리에 도착한 원정단은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와 함께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를 건너서 왜관터널을 지나 왜관역 2층에 도착하여 왜관역 동쪽방향으로 64년에 지어졌다는 캠프캐럴 미군기지 전경을 부감하였다.

여기 있는 캠프캐럴 미군기지는 물자보급기지로 지금 현재 성주 소성리에 사드 장비와 물자들을 헬기로 열심히 실어 나르고 있으며, 군사물자 보급창고에는 패트리어트가 정박해 있다고 한다.

원정단은 왜관역에서 성베네딕도회 수도원을 지나서 이 기지 담벼락을 따라 수km를 걸어서 정문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커다란 캠프캐럴 미군기지가 왜관읍 한 복판 정중앙을 차지하고서 도시발전과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원정단은 캠프캐럴 미군기지 정문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동남방향에 있는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있는 캠프워커 미군기지로 향하였다.

캠프캐롤에서 근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등 3명이 미국 애리조나주 지역방송 KPHO-TV에 출연하여 1978년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하고 남은 다량의 고엽제를 캠프 캐롤에 매립하였다"고 폭로하여 많은 양의 고엽제 및 독극물 매립이 확인되었다.

원정단은 오후 5시경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군기지 환경오염 미국 책임이다! 깨끗이 치우고, 깨끗이 나가라!’, ‘선제타격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장희 공동단장과 노수희 범민련남측본부 부의장을 비롯한 대구지역 각계 대표인사들이 한미연합군사연습과 오염된 미군기지에 대한 규탄발언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곧이어 파란리본 종이에 ‘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 미군은 사죄하고 나가라!’ 등의 글씨를 적어 미군기지 철조망에 매다는 평화행동을 하면서 오늘의 기자회견을 모두 끝마쳤다.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한편 범민련남측본부 대구경북본부 의장이시며 대구경북 양심수후원회 회장이신 한기명 선생님께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시였다. 원정단은 대구경북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의 후원 아래 맛있는 감자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어제와 같은 김천 숙소로 이동하였다.

캠프워커 미군기지는 육군 기지이지만 1,400m길이의 활주로와 관제탑, 격납고 등이 있고, C-130수송기도 충분히 이착륙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1년에 건설되어, 일본군에 의해 비행장과 탄약고등으로 사용되었며 미군이 주둔한 것은 1959년부터라고 한다.

참고로 주한미군 후방 재배치가 완료된다면 캠프워커 미군기지는 그 영역 미군기지들과 함께 평택의 오산 공군기지, 평택의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와 더불어 주한미군의 양대 허브가 될 것이라고 한다.


[군산] 미군의 대중국 전초기지, “하제마을 팽나무마저 빼앗길 수 없다”

원정단은 5일째(8일) 아침 8시 김천 숙소에서 군산으로 출발하였다.

군산 미 공군기지정문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군산 미 공군기지정문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시경 군산 미 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펼침막 외에 ‘새만금 마지막 수라갯벌 없애고 군산 미군기지 확장하는 새만금 신공항 반대!’라는 펼침막과 여러 손팻말도 함께 들었다.

김재하 원정단 공동단장은 “전국 미군기지의 공통점은 환경오염, 미군범죄 등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주민들에게 안겨주고 있다”면서 “어느 한 지역, 계층의 힘만으로 이 땅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으자”라면서 투쟁의 첫 걸음을 원정단이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어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시민모임 김연태 대표,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박두영 본부장,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의 규탄 발언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만금 신공항은 부지의 위치와 사업의 내용이 한미SOFA 등 관련 법규정에 따라 사실상 미군이 통제하고 관리하는 '군산공항 확장사업'에 불과하다”면서 “군산 미군기지는 오래전부터 미군들의 요구에 의해 기지가 확장되어 왔고, 그로인해 수많은 주민들이 삶터를 빼앗겨왔다. 그런데 또다시 ‘탄약고 안전지역 확보’라는 명분으로 600년 된 팽나무가 있는 하제마을을 빼앗아 가려고 하고, 미 공군의 제2활주로로 사용될 것이 너무도 분명한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지적하였다.

군산 또한 “미국의 대중국 전략기지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이 땅은 미국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미군기지확장사업을 규탄하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파란색리본 종이에 미군을 규탄하는 마음과 내용을 적어 기지 철조망에 걸어놓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서로 결의를 다지며 모두 끝마쳤다.

김연태 대표(맨 앞)와 원정단이 미군탄약고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연태 대표(맨 앞)와 원정단이 미군탄약고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2시경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시민모임 김연태 대표의 해설과 안내로 미군기지의 격납고와 탄약고, 그리고 하제마을을 답사하였다.

답사를 위해 원정단은 버스로 공군기지 정문에서 동쪽 옥서사거리에서 다시 남쪽방향으로 꺾어 조금 내려오니 미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의 격납고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하차하여 미군기지답사를 시작하였다.

당시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답사 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답사 초반에 드넓은 벌판에서 목격한 격납고와 탄약고에 참가자들은 일제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격납고 위를 날아오르는 전투기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무서운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원정단이 답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수 십대의 전투기가 엄청난 소음과 함께 지나다니기도 했다. 군산 미군기지에는 전투기를 보관하기 위해 최근에 신형격납고 20개를 만들었다. 그 가격은 무려 격납고 1채당 70억이다. 기존의 격납고를 합치면 총 60~70개에 달한다. 이곳 주민들은 격납고 앞 15만평에 달하는 논밭을 국방부에게 헐값으로 빼앗겼고, 곧바로 미군에게 넘어갔다”고 전했다.

김연태 대표는 “전투기로 군산에서 중국까지 약 15분이 걸린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로 준비되고 있는 군산 미군기지가 확장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을 겨냥하기 좋은 위치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답사길은 다시 구호촌교차로에서 서남쪽 방향(오른쪽)으로 꺾어내려 가면서 격납고 뒤쪽을 볼 수가 있었다. 격납고가 끝나갈 무렵 다시 남쪽 방향(왼쪽)으로 꺾어서 내려가니 이번에는 수 많은 탄약고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탄약고 기지 안에는 수많은 전등이 밤에도 켜져 있어 이 빛이 농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주변 농가의 작황은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군산 하제마을의 600년된 팽나무.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군산 하제마을의 600년된 팽나무.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하제마을은 미군기지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남쪽에 위치하며 양옆에 탄약고를 끼고 있고 기지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원정단이 마을 입구에서 걸어 들어가는데 처음 마주친 것은 밭을 일구고 있는 마을주민 한 분이었다. 이 마을에 사시는 거의 마지막 주민이라고 한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군산관광 포토투어 하제마을 팽나무입구’라는 표지판이 나왔다. 그 표지판을 지나니 이번에는 오른쪽 탄약고에서 미사일을 꺼내 널어놓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만 미사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나.

전국적으로도 수령이 600년이 넘는 팽나무는 16그루에 불과한데 그중의 하나가 하제마을의 팽나무(현재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전라북도지정문화제 148호 지정)이다. 하제마을은 일제 강점시기 전투기 훈련을 하던 비행학교였으며, 해방 이후에는 그대로 미군기지가 들어선 곳이다.

미군들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안전은 아랑곳없이 마을과 맞닿은 기지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탄약고를 세웠으며, 계속되는 전투기 훈련으로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하제마을 주민들은 지난 2005년 이후 162만여㎡(49만평)의 땅이 강제수용 당하면서 뿔뿔이 흩어졌으며, 팽나무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답사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제주 강정마을에 구럼비가 있다면 군산 하제마을에는 팽나무가 있는 셈이다. 주민들에게 하제마을의 팽나무마저 미군 땅으로 넘어간다면 군산의 모든 곳이 미군 기지화되는 것과 다름없다. 팽나무에 이어 200년 된 소나무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간 원정단은 풀숲 너머에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목격했다. 광활한 군산 땅에 전쟁을 위한 격납고와 탄약고, 미사일까지 직접 확인한 원정대는 이 땅에서 실제로 전쟁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원정단은 팽나무아래에서 “우리땅 하제마을, 팽나무를 지키자! 군산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라는 펼침막을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참고로 2000년 초반 매향리(쿠니 사격장) 폭격장 폐쇄운동을 전개하여 경기도 화성의 매향리 폭격장은 폐쇄되었다. 그런데 그 폭격장을 군산 앞바다에 있는 직도로 옮겨와 새로운 국제폭격장으로 만들어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또한 군산 미군기지의 패트리엇 미사일은 미군의 ‘사드–패트리어트 통합체계’ 계획에 따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기지와 통합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사드 요격미사일 발사대의 원격 발사와 성주 사드레이더의 정보를 이용해 사드포대는 물론 전국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통합지휘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 1월 언론에 보도에 의하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공격용 군사 무인기(드론) ‘MQ-9’ 리퍼(Reaper)가 군산 미군기지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으로부터 새만금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으로부터 새만금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3시40분경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과 함께 새만금 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로 이동했다.

오동필 집행위원장은 “지금도 군산공항은 제주노선을 간신히 운영할 정도로 이용자 수가 매우 적다. 하지만 주민들의 삶터이자 아름다운 생태환경을 보존하던 수라갯벌은 사라지고 이곳에 국제허브항,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새만금이 국제공항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항공 활주로를 3.5km로 계획됐어야 했지만, 새만금신공항 부지는 2.5km로 계획됐다. 겨우 동남아시아행 비행기만 이용할 수 있는 새만금의 본래 목적은 미군에 기지로 넘겨주자는 것이었다. 즉, 미군기지를 위해 ‘신공항’이라는 이유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또한 “활주로를 사용하는데 민항기는 사용료를 내고 미군은 아무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하였다.

해설을 들은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전국의 미군기지 때문에 고통 받고 우리의 삶터를 빼앗기는 처참한 모습들을 전국 곳곳에서 목격한 원정단은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로 확장되고 있는 군산기지를 돌아본 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미군기지 철수를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군산 새만금 수라갯벌은 새만금에서 마지막 남은 원형갯벌이며,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대부분의 갯벌이 사라지자 서식처를 잃은 야생동물들이 밀려왔고, 지금은 저어새를 비롯해 흰발농게, 금개구리등 수십여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또한 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 부근은 2000년 초반부터 주한미군이 군산 미공군기지 확장을 위해 130만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곳이다.

미군기지 격납고와 탄약고, 그리고 하제마을과 새만금 수라갯벌 답사까지 모두 끝마친 원정단은 전북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민주노총 군산시지부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미군기지 철거투쟁에 연대할 것을 결의하였다.


[평택]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 혈세 10조 들어간 ‘한국 안에 있는 미국’

평택 캠프 험프리즈 미군기지안에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을 내건 사령부 옆에 패트리엇트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 캠프 험프리즈 미군기지안에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을 내건 사령부 옆에 패트리엇트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째(9일) 오전8시 군산 숙소에서 평택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수치스럽게도 평택은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즈(1961년, 헬기추락 사고로 죽은 장교 이름)가 위치해 있으며 주 작전기지(MOB, Operating Base)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오전 10시경 평택 내리문화공원에서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을 만나 차분한 해설과 안내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답사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 사령부 건물 정면 벽에는 현재의 유엔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이 붙어 있었다.(1975년 유엔 제30차 총회에서는 남측에 있는 유엔사 해체결의가 채택됐으며, 실제로 유엔은 남측유엔사에 대한 지휘권이 없다.)

이 건물 옆의 주차장 지하에는 핵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3미터 두께의 벙커가 있고 천명이 한 달을 견뎌낼 수 있는 물자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며, 밖에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었다.

임윤경 센터장은 “2000년 미국의 요구로 시작된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인해 평택시민들이 평생 일구어온 땅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현재까지 환경오염, 소음, 미군범죄 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적대전략의 핵심미군기지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지 담벼락을 따라서 도는데 K6사거리 안정리 게이트에서 민중민주당 당원들이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정문으로 쓰이고 있는 윤게이트는 원래 동창리 게이트였는데 6.25전쟁당시 유엔지상군의 첫 교전(오산 죽미령 전투)에 참전한 유일한 한국군인 윤승국(육사 4기·예비역 소장)의 성을 따서 미군이 2020년 7월 2일 처음으로 게이트에 한국 ‘성’을 썼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대통령 당선자의 성과 같았다.

원정단 버스는 미군기지의 담벼락을 따라서 도는데 기지 담벼락 위에 솟아 있는 보잉 CH-47 치누크 군용수송 헬기도 보였다. AH-64(아파치)헬기도 함께 운용되고 있다고 한다.

팽성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공군 제7항공 통신전대(사이버 전대)를 지나갈 수 있었다. 기지는 내부에 있다고 하기 보다는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는 기존 151만평에서 대추리 등 495만평을 확장하여 여의도 면적의 5.4배나 되고 미국에서 직접 운영하는 병원, 학교, 사령부, 신청사, 미군가족아파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18홀 골프장 2개가 있으며 한국 안에 있는 미국이라고 한다.

이런 기지를 한국정부가 국민의 피 땀어린 혈세로 10조 원이나 들여 건설해 주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7일 평택 험프리스기지 방문 때 언론들은 “해외 미군기지 중 세계 최대 규모”라는 말과 함께 “한국이 기지건설 비용(100억달러)의 92%를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날 평택미군기지 건설반대 투쟁에 함께했던 함재규 금속노조 통일위원장은 “대추리 마을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지난시기 대추리, 도두리마을을 초토화시켜 미국의 패권을 위한 침략전쟁의 전초기지를 세계최대로 만들어 놓은데 대해, 조국산천이 외세의 군화발에 짓이겨진 아픔을 곱씹어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이 버스안에서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이 버스안에서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기지 안에는 직접 들어가지 못했지만 기지 남쪽 ‘CHARLTON GATE’를 지나 미군 전용 렌탈하우스(수십년간 무이자 대출)가 건설되고 있는 곳을 바라보면서 기지답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하여 이동하였다.

평택에서 두 번째 답사는 오산 미 공군기지이다. 이름 때문에 오산에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군들이 평택발음을 잘하지 못하여 오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쉰 다섯 번째 기지라는 뜻에서 ‘K-55’기지라고도 불린다.

오산 미 공군기지는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보다 북쪽 서탄면에 위치하고 있다. 오산미공군기지는 병력수송 및 병참공수 등 주한미군 공군력의 핵심적,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991년 필리핀 클라크 공군 기지 폐쇄 이후, 태평양 지역 최대의 공군기지이며, 미국 태평양공군 예하 제7공군의 본부로 제51전투비행단이 배치되어있다.

2015년 말에 기존 활주로에서 북쪽으로 210m 사이를 벌려 제2활주로가 설치되었다. 주한미군과 그들의 가족들이 출입국할 때 이용하고 있고, 미국 대통령같은 주요 인물들이 방문할 때도 이용하고 있다. 이 기지에는 전투기 F-16C/D, A-10과 정찰기 U-2R/S, 수송기 C-12J와 HH-60G 헬기 등이 운영되고 있다.

원정단은 진위천 서쪽에서 동쪽으로 약 2km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위천 서쪽에서 동쪽으로 약 2km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2시 40분경 북쪽에 황구지천과 진위천이 만나는 오산 미공군기지 탄약고 철조망 앞에서 문정현 신부님이 이끄는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봄바람 순례단’과 만나 이 지역 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였다.

이장희 교수님, 노수희 부의장, 김재하 대표님, 권정호 변호사등 대표단들이 신부님과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노투사들을 반겨주려는지 경찰들도 꽤 동원되었다. 원정단과 참가자들은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였다.

원정단과 참가자들은 평택평화센터 고유경 자문위원의 해설과 안내로 오산 기지 철조망과 왼쪽 진위천을 따라 동쪽으로 약 2km를 걸으며 답사를 시작했다. 답사 도중 쉽게 볼 수 없었던 C-17수송기를 볼 수 있었고, 격납고, 탄약고 등을 눈으로 확인했다. C-17(글로브마스터3)수송기는 미 육군의 에이브럼스 전차를 비롯한 아파치 헬기와 같은 대형장비탑재가 가능하고 성주 사드장비를 싣고 들어온다고 한다.

원정단이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는 도중 C-17(글로브마스터3)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이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는 도중 C-17(글로브마스터3)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당시 원정단에 참가하였던 민주노총 안혜영 통일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오산 미 공군기지는 주한 미 공군의 주력전투기가 있는 곳으로 한미연합군사연습 시 괌, 하와이, 미 본토에서 오는 각종 전략무기가 배치되는 기지이다. 제주, 군산과 함께 미국의 대중국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하였다.

답사가 끝난 자주평화원정단은 봄바람 순례단, 평택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간담회는 먼저 문정현 신부님, 평화시민행동 김성기 공동대표의 미군규탄과 연대발언이 있었다.

자주평화원정단 권정호 부단장은 “군산기지에서 느꼈지만, 동쪽보다 서쪽으로 와보니 미국이 이 땅에서 진짜 전쟁을 준비한다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됐다”며 “그 중에서도 평택은 미군의 총본산이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대결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지금의 정세 속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더 많은 강요와 압박을 할 것이다”라며 “민중들이 전쟁반대 전쟁기지 반대의 구호를 들고 함께 활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올해를 계기로 현 정세에 맞는 한반도 평화운동을 힘있게 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주평화원정단의 부산겨레하나 양준혁 회원은 “자주평화원정단을 하면서 미국반대 투쟁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공동이 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면서 “2022년은 반미 운동을 힘있게 벌여 자주평화의 봄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간담회는 미군기지철거 투쟁의지를 드높이면서 끝났다.

자주평화원정단은 간담회 이후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봄바람 순례단, 평택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평택역으로 이동해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 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평택역 앞에서는 인도 양옆으로 나뉘어 원정단이 한편에 자리잡았고 반대편 한쪽은 봄바람과 시민사회단체회원들이 자리잡고 평택역을 부지런히 오가는 시민들에게 노래와 춤, 율동 등으로 흥을 돋우며 혼신을 다하여 대시민 선전전을 하였다.

원정단과 참가자들 50여명은 대시민 선전전을 끝내고 “봄바람 전쟁연습말고 평화연습,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레 in 평택 ‘전쟁연습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하는 사람들’ 평택 자주평화원정단”이라는 펼침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였다.

평택역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역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다음 날 일정을 고려해 숙소는 동두천 가는 방향으로 잡았다. 가는 도중 경기 이남은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반면 경기 북부로 들어서자 거의 개발이 되지 않고 한 두 개의 고층건물만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전선에 가까워질수록 평화와 안정이 깃들지 않는 분단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동두천.의정부] 성병관리소와 윤금이 30주기, 기지반환 약속 뒤집혀

원정단은 7일째(10일) 오전 9시 동두천 보산역에 도착하여 “환영 자주평화원정대 평화가 이땅에 온전히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기다리던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와 관계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이날 한찬욱 4월혁명회 사무처장이 참석했고, 조헌정 목사님이 전날 행사를 마치고 여기서 합류하셨다. 원정대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최희신 사무국장의 해설과 안내로 보산동, 캠프 케이시, 캠프 모빌, 소요산 입구에 있는 (구)동두천 성병관리소 답사를 진행하였다.

동두천은 미군기지가 45%를 차지하고 있는데, 보산동에는 2개의 주한미군 기지(캠프 케이시, 캠프 모빌)이 있는 곳이며 동 하나가 기지촌인 곳이다.

원정단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월드 푸드 스트리트'. 미얀마, 페루, 멕시코 등 이색음식을 파는 음식거리를 지나, 지금은 옛 흔적은 없고 도로로 변경되어 있는 윤금이 씨가 살던 집 터를 찾아 설명을 들었다.

윤금이 씨는 1966년 전북순창에서 5남1녀 중 외동딸로 태어나 17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서울로 상경하여 공장에 취업하여 일하였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되었다.

윤금이 씨는 1992년 10월 28일,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미군전용클럽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주한미군 2사단 1연대 의무병 케네스 마클 이병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온몸에 피멍과 타박상을 입고 나체상태로 발견된 그녀는 자궁에 맥주병 2개가 꽂혀 있었고 국부 밖으로는 콜라병이 박혀 있었다. 또한 항문에서 직장까지 철제우산대가 꽂혀 있었으며, 입안에는 성냥개비가 물려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그녀의 몸과 방안 가득 하얀 합성세제 가루가 뿌려져 있는 상태였다. 차마 눈으로 보지 못한 정도로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 사건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모습뿐만 아니라 재판과정에서의 불평등함이 알려지면서 미군범죄 규탄에 대한 대중적인 투쟁을 불러 일으켰다.

최희신 사무국장은 “올해 10월28일이 윤금이씨 30주기”라는 것을 알리며, 많은 분들이 30주기 행사에 함께 참여해 주기를 호소했다.

동두천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동두천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보산역에서 북쪽 방향 직선으로 조금 올라가면 미2사단 사거리에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이 나온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의 설명과 안내가 있었다.

캠프 케이시는 여의도 면적 10배에 달하며 동두천의 중심지를 차지하고 있어 도시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한 때 주한미군이 2만여명이 머물렀으나 이라크 전쟁, 평택기지 이전 등으로 떠나고 현재는 4천여명 만 남아 있고 거리는 황량해졌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2003년에서 2004년까지 총 12차례에 걸친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DTA)를 통해 결정됐으며, 서울에 있는 유엔사와 연합사, 주한미군 및 관련 부대는 평택으로 이전하고, 전국에 산재한 군소 미군기지는 2단계에 걸쳐 중부(평택, 오산)와 남부(대구, 부산)등 2개 권역으로 통폐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4년 미국이 북측의 군사력을 억제하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군부대 잔류를 요청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동두천 미군기지는 달리 별 쓸모도 없는 땅 10% 혹은 5%만 반환되었다고 한다.

한 무리의 미군들이 동두천 캠프모빌 미군기지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한 무리의 미군들이 동두천 캠프모빌 미군기지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길 건너 캠프케이시 반대편 서쪽에 있는 캠프모빌로 이동하여 최희신 사무국장의 설명을 들었다. 캠프모빌은 TPH(석유계총탄화수소 Total petroleum hydrocarbons : 원유 또는 정제유로 인한 토양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가 주거지역 기준치의 33배에 달하는 오염수치를 보이는 등 심각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무인정찰기가 캠프모빌에 있는 격납고와 활주로를 사용하면서 동두천 시내와 주거지역을 시도 때도 없이 날아다니면서 소음을 일으키고 있으며, 아파치헬기와 연대비행 훈련을 하면서 동두천 시민을 정찰대상으로 하여 주민들의 기본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한다.

최희신 사무국장은 ”무인정찰기가 평일 주말 구분없이 매일 동두천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디를 찍고, 누구를 찍는지 알 수 없다”면서 주민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에 대해 전해 주었다.

또한 “사람들이 동두천을 슬픈 도시로만 생각하지만, 동두천은 윤금이 씨의 살인범 케네스 마클을 감옥으로 보냈고, 1996년 처음으로 미군기지반환 승리를 만들어 나가는 곳이다”라면서 동두천 반미투쟁운동의 역사를 설명했다.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다음으로 원정단은 소요산 입구 부근에 있는 (구)양주군 성병관리소 답사를 진행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이다.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들어서면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 바로 우측에 성병관리소가 있다. 일명 ‘몽키하우스’라고 불린다.

몽키하우스는 성병진료소였지만, 실상은 기지촌 여성들을 감금하고 학대했던 장소로 이용됐다. 미군들이 강제로 끌려오는 성매매 여성들이 마치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원숭이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었다.

조헌정 목사에 의하면 “1973년 박정희정권은 외화벌이용으로 여성들을 기지촌으로 몰아넣었는데 당시 GDP의 25%에 달했다고 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렸다”고 한다.

동두천은 ‘똥개가 달러(Dollar)를 물고 다니던 동네’라고 불릴 정도로 번성했다. 미군당국은 깨끗한 여성의 몸을 요구했고, 1971년과 1972년 미국 외교부의 요구에 의해 전국에 성병관리소가 만들어 졌다. 1977년 당시 기지촌 주변의 ‘윤락여성’은 9,935명이고, 성병 진료기관은 62개소였다.

한국 정부는 행정력을 동원해 이를 만족시켜야 했으며, 보건사회부는 보건소를 통해 성병관리를 했는데, 보건소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는 기타 의료기간에 성병관리를 전담하도록 대용진료소를 지정했다.

검진증을 발급받은 여성은 매주 검진받아야 했고, 감염자로 판명되면 낙검자(검진탈락자) 수용소(성병관리소)로 보내져 강제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부와 미군은 등록과 성병검진을 기피하는 여성들을 수시로 합동단속하였고, 단속된 여성은 검진증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낙검자 수용소로 보내져 강제수용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성병에 걸린 미군들이 직접 찾아와 상대 여성을 지목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목된 여성은 변명할 틈도 없이 그대로 잡혀갔다. 성병관리소에서는 주로 매독 치료에 사용되는 ‘페니실린’ 주사를 놓았다. 비용은 개인이 부담했고, 하루 치료소에 갇히면 3일치 봉급을 깠는데 열흘정도 되면 큰 빚이 된다.

증언자들은 “일단 들어가면 화장실만 갈 수 있었고 유치장처럼 쇠창살이 있는 방에서 다섯 명씩 자야 했다”며 “주사를 맞고 거품을 문 채 쓰러진 아가씨들도 있었다”, “그거 맞고 쇼크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어요. 맞으면 걸음을 못 걸어요. 엉덩이 근육이 뭉치고 다리가 끊어져 나가는 거 같아요. 그걸 이틀에 한번 맞아요. 괴로운 언니들은 옥상에 올라가 떨어져 죽거나 반병신이 되고 그랬어요”, “환자가 아닌 죄인 취급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과민성 쇼크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페니실린’ 주사를 맞고 숨진 여성이 많았다고 한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1996년 폐쇄됐다. 현재 이 터는 한 사학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튜버들의 흥밋거리로, 흉가체험이라는 방송 소재나 영화촬영지로 이용된다고 한다.

원정단은 성병관리소 건물 내부로 들어가 살펴보았는데 창문에 붙어있는 낡은 철조망과 부서진 벽돌, 꺼져가는 내무반 침상과 제멋대로 나뒹구는 매트리스 등 옥상으로 올라가는 난간도 파손되어 위험하였고,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상태였다. 건물외관만이 당시 흔적을 뚜렷이 증언해 주는 것만 같았다.

옥상에서 최희신 사무국장의 해설과 안내가 있었다. 원정단은 성병관리소 답사를 끝마치고 소요산 등산로입구 안쪽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끝마치고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미군기지철거 투쟁에 대한 연대와 투쟁의지를 가다듬었다.

마지막으로 최희신 사무국장은 동두천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주민으로서 몽키하우스라고 불리지 않기를 희망했다. “몽키하우스는 한국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미군들이 사용했던 용어이기에 우리부터 사용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정단은 오후 1시10분경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에 도착하였다. 캠프 스탠리 미군기지는 수락산 북쪽 의정부에 위치해 있다. 배나무가 너무 많아서 ‘빼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미군이 1955년 빼뻘에 강제로 천막과 텐트를 치고 철조망과 담장으로 가로막아 기지를 만들어 사용한지 67년이 되었다. 2004년 용산기지 이전협정 등에 따라서 이곳 캠프스탠리를 비롯한 의정부시 8개의 미군기지 반환이 결정되었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 5월 캠프스탠리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 제23화학대대 예하 501화학중대와 한국육군 제24화학캠프는 로드리게스 실탄사격장에서 탄저균 등을 대상으로 화학 및 생체시료 분석훈련을 합동으로 실시했다.

또한 주한미군은 지난 2019년 12월 캠프스탠리에서 제23화학대대 소속 501중대와 한국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함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한 사진들을 공개하여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미군은 2017년 캠프스탠리에서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하였고, 남겨진 헬기착륙시설에는 수십명 정도의 미군만이 주둔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헬기장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환하지 않았다.

캠프스탠리는 몇십년에 걸쳐 급유시설을 운영하고, 헬리콥터를 정비하던 곳이어서 심각한 유해물질에 오염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이 기지 오른편 담벼락(수락산에서 바라볼 때)을 따라서 마을이 형성돼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 뜨고지는 헬기 소리와 각종 기름유출, 화학약품과 중금속 등 오염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원정단은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시30분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들었고 오른편 철조망에는 ‘미국이익 위해 존재하는 캠프스탠리, 하루빨리 반환하라!’는 펼침막이 걸렸다.

자주평화원정단 이장희 공동단장,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김성길 사무국장, 민주노총 경기북부지부에서 미군기지반환촉구와 규탄발언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드가 성주와 김천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균실험실 문제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오늘의 외침은 의정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외침이다. 모든 민중들과 어깨걸고 이 땅에 자주와 평화를 되찾을 때까지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정단은 의정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 철조망에 평화의 리본을 달아매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모두 마쳤다.

한편 이날 원정단 중 일부 단원은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56번 지방도로변에 만들어진 ‘효순·미선 평화공원’을 방문하여 답사를 진행하며, 굳은 결의를 다지고 돌아왔다.


[용산]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 대화의 문 다시 열어야”

원정단 마지막 활동은 오후 4시 용산우체국 앞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에 함께했다. 행진은 원정단이 맨 앞에 서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등의 깃발을 들었고, 평화의 염원을 담은 ‘지신밟기 ’상징의식으로 시작해서 국방부앞, 미군기지 3번게이트 앞을 돌아 내려오면서 “△선제타격 △대북적대정책 △한반도 전쟁기지화 △한미연합전쟁연습” 이라고 쓴 대형장애물들을 차례차례 짓밟으며 전쟁기념관앞까지 도착하여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서는 “전쟁무기 반대! 전쟁기지 반대! 주권회복!”을 내걸고 지난 4일부터 제주도를 출발해 전국 행진을 한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의 활동보고 영상이 상영되었으며, 부산겨레하나 최원석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또한 원정단 전체는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공연을 선보여 참가자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자주평화원정단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에 참가한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발언에서 "미군기지로 인한 이 땅 민중의 피해가 너무 막심하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성이 한층 다가온다"고 하면서 "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돈으로 지역주민을 갈라치는 술수, 종이컵 한컵 분량이면 수십만을 살상할 수 있는 생화학무기 실험을 모르쇠하는 뻔뻔함,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는 전투기의 굉음이 보여주는 침략성, 술먹고 사람을 죽여도 처벌하기 힘든 불평등은 이제 우리 모두가 힘모아 물리쳐야할 과제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 "사드기지가 들어선 성주에서 보았던 헬기가 대구·왜관에서 날아들고 있고 미군기지를 관통하는 철도들이 전국적으로 연결되어 전쟁물자를 실어나르는가 하면 미군기지마다 후방기지, 공군기지, 탄약고, 실험장 등 한반도 전쟁기지화를 위해 치밀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하면서 "지역, 계층으로 나누어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번 원정단처럼 다양한 연령과 지역, 단체가 함께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회에서는 6.15남측위원회 한충목 상임대표가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을 통해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평화통일시민회의 조원호 공동대표는 “새 정부는 선제타격, 대북적대 기조를 버리고 평화를 택하라”고 요구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한미동맹을 넘어 자주평화의 새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결의를 밝혔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의 미군기지를 돌며 요구사항을 담은 파란 리본을 미군기지 담벼락에 매다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사진-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의 미군기지를 돌며 요구사항을 담은 파란 리본을 미군기지 담벼락에 매다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사진-자주평화원정단]

끝으로 자주평화원정단은 “올해는 윤금이 씨가 미군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지 30년이 되었고, 꽃다운 열다섯 나이 효순.미선이가 미군의 장갑차에 의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사람을 죽인 범죄자들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20년, 30년이 흘렀지만 미군기지의 존재로 인해 여전히 우리 민중들은 삶터를 빼앗기고, 생명을 빼앗기고, 일상의 평화를 빼앗기고 있다”면서 ”전국의 전쟁기지, 미군기지가 있는 곳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힘모아 싸울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0살 때 한글 뗐는데, 생애 처음 쓴 말이 ‘죽고 싶다’였어요”

등록 :2022-04-20 04:59수정 :2022-04-20 07:54

자살로 인한 ‘장애인 사망률’ 일반인의 2배
장애인 54% “자살 생각”, 46% “자살 시도”
우울증 진료는 전체 장애인의 2.3%에 불과
“체계적인 장애인 자살예방 프로그램 필요”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역 들머리 계단에 이제석 광고연구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펼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 확대 캠페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참석자들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이 계단 앞에서 처한 난감한 상황’을 표현한 스티커를 붙이며, 시민들에게 인증 제도 확대를 알렸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모든 시설 이용자가 각종 시설물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기관이 편의시설의 설치·관리 여부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로 2008년 시행됐다. 2021년 12월에 민간 시설물로 확대됐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역 들머리 계단에 이제석 광고연구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펼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 확대 캠페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참석자들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이 계단 앞에서 처한 난감한 상황’을 표현한 스티커를 붙이며, 시민들에게 인증 제도 확대를 알렸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모든 시설 이용자가 각종 시설물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기관이 편의시설의 설치·관리 여부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로 2008년 시행됐다. 2021년 12월에 민간 시설물로 확대됐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김지철(가명·62)씨는 1994년 새벽,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다 차에 치여 4년간을 꼬박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누워있었다. 퇴근 뒤 행정대학원에 다니며 일본 연수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다행히 지철씨는 의식과 기억을 되찾았지만, 팔과 다리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의 나이 불과 38살이었다. 김씨는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배양 연구’가 성공하면, 다시 걸을 수 있을거라 믿었다. 하지만 2004년 김씨의 유일한 희망은 절망이 됐다. 김씨 가족은 “줄기세포를 배양해 손상된 부위를 회복하면 휠체어를 타지 않을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사기라고 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동생은 밥 먹기를 거부하고 죽고싶다고 했다. 12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을 때 ‘같이 따라 죽자’며 함께 울었다”고 말했다. 이후 지철씨는 3년 동안 우울증약을 먹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지철씨와 같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자살률과 달리 이들을 위한 자살예방 프로그램은 부재해, 체계적인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복지인재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으로부터 받은 ‘장애인 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개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14일부터 21일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103명의 장애인 가운데 54.4%가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자살 시도를 했다는 응답자도 46.4%에 달했다.
 
연구팀은 사회의 차별적 시선과 왜곡된 인식이 장애인들의 우울감을 키우고, 높은 자살률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지철씨 가족도 일상에서 반복되는 차별이 고통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지철씨 누나 김진주(가명·68)씨는 얼마 전 날씨가 좋아 장애인 동생과 근처 공원으로 외출을 하려다 어르신들로부터 “코로나19도 있는데 집에 있지 뭐하러 나왔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중증 지체장애인인 동생을 전동휠체어에 태우고 함께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였다. 김씨는 “혀를 쯧쯧 차며 말하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인식이 개선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울먹였다.
 
장애인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은 보고서에 담긴 심층면접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장애인은 조사에서 “10살 때 처음 한글을 떼자마자 죽고 싶다는 말을 썼다. 왜냐하면 시설에서 인권 보장이 안된다”며 “16살까지 남자와 여자가 구분이 안돼 (함께) 목욕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애인은 “직장에 들어간 뒤 적응을 못해 4평짜리 자취방에서 수면제를 모아뒀다 먹었다”라고 고백했다. 실제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0년 장애인의 국가건강검진 우울증 검사 비율을 보면, 장애인의 수검률은 63.7%로 암 등 일반검진 수검률(61.4%) 보다 높았다. 같은해 일반인들이 우울증 검사(62%)보다 일반검진(68.1%)을 더 받는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하지만 정작 우울증 진료를 받은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2.3%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살로 인한 장애인의 조사망률(전체 인구 대비 1000명당 사망자 비율)은 전체인구 조사망률과 견줘 2배 이상 높다. 국립재활원 자료를 보면, 2020년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장애인 조사망률은 57.2명으로 전체인구 자살 조사망률(25.7명)보다 2.23배 높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자살로 인한 장애인 조사망률은 62명→61명→57.2명으로 감소 추세지만 전체인구 조사망률과 견줘 2.2∼2.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장애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끊으려 시도하는 사례가 줄지 않고 있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교육은 마련돼 있지 않다. 김진주씨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이나 활동지원사 외 전문 상담인이 한 달에 20분이라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활력을 주고 정신적인 돌봄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혜영 의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장애인의 경우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우울과 불안 등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장애인 자살은 사회적 문제로 여겨야 한다”며 “장애인 자살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고 이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자살예방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개발 연구’에 참여한 이기연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수는 “그동안 장애인 자살 등 문제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신체적인 어려움에만 초점을 맞췄다. 장애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장애인 자살 예방교육 프로그램 시행과 더불어 장애인 이동권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선관위가 대선 때 지운 게시글 8만건 역대 최대

  • 기자명 금준경 기자 
  •  
  •  입력 2022.04.20 05:55
  •  
  •  댓글 0
 
 

게시글 삭제 내역 선거 때마다 증가 추세 
삭제내역 요구에 ‘폐기했다’며 거부, “견제할 수 있어야”

20대 대선 기간 동안 전국 선거관리위원회가 허위사실 유포 등의 이유로 삭제 요청한 게시글이 8만여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삭제 건수로 2020년 총선 때보다 3만 건 이상 삭제 건수가 급증했다. 선관위가 삭제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게시글 삭제 조치가 적절한지 견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허위사실공표글 1만여건 삭제, 정작 고발은 1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대 대선 기간 동안 삭제요청한 게시글은 8만6639건(고발 등 포함 전체 조치건수 8만678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오픈넷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 공개청구한 내용을 미디어오늘이 입수했다.

항목별로 보면 ‘허위사실 공표’가 1만2643건, ‘후보자 등 비방’이 1만2597건, 지역·성별비하·모욕 731건, 선거운동 금지자의 선거운동 40건, 여론조사 공표 보도금지 5만5507건, 선거의 자유 방해 3145건, 기타 1976건으로 나타났다. 

▲ ⓒiStock
▲ ⓒiStock

전체 조치내역 기준으로 시기별로 보면 19대 총선, 18대 대선, 6회 지방선거 때만 해도 각각 1만 건 미만으로 나타났다. 2016년 20대 총선 때 1만7430건으로 처음 1만 건이 넘었다. 2017년 19대 대선 때 4만343건까지 급증한 데 이어, 21대 총선 때는 5만3902건으로 처음 5만 건을 넘어섰다. 2022년 20대 대선 국면에선 8만6639건으로 또 다시 급증했다.

주목할 대목은 ‘후보자 비방’ 게시글 삭제가 1만2597건으로 허위사실공표(1만2643건)와 비슷한 규모라는 점이다. 허위사실공표는 ‘허위’의 글을 올렸을 때 조치를 하지만, 비교적 진위 여부가 분명한 사안에 적용하고 있다. 반면 ‘비방’ 게시글은 기준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 선관위 게시글 삭제 등 공직선거법 위반 조치내역
▲ 선관위 게시글 삭제 등 공직선거법 위반 조치내역
▲ 20대 대선 선관위 게시글 삭제 유형별 내역
▲ 20대 대선 선관위 게시글 삭제 유형별 내역

이와 관련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후보자비방은 후보자들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욕설이나 부정적인 감정표현들에 불과하다”며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표현이 오가야할 선거기간에 검열, 삭제, 차단되어야 할 만큼 선거의 공정성에 실제적 해악을 불러일으키는 표현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8만 건이 넘는 게시글에 삭제 요청을 하면서도 정작 선관위가 ‘고발 조치’를 한 게시글은 허위사실 공표 게시글 기준으로 1건에 그쳤다. 사법 처리를 할 정도의 심각한 게시글이 거의 없음에도 선관위가 과도한 권한 행사를 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손지원 변호사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엄정히 판단하지 않고, 선거법 위반 여부가 명백히 판단되지 않는 정보에 대해서도 만연히 삭제명령을 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견제 받지 않는 선관위, 정보공개 청구에 “이미 폐기했다”

그동안 오픈넷,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선관위의 인터넷 게시글 삭제 제도를 견제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에 나섰지만 선관위는 구체적인 삭제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6년 총선 당시 선관위는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를 수용해 삭제 내역 1만여건의 캡처(채증 자료)본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선관위가 유승민 후보를 내시에 빗댄 합성 이미지를 삭제하거나, 당시 뉴스타파가 보도한 ‘나경원 의원 자녀 부정입학 의혹’ 기사를 언급하며 “의혹은 더 있다”고 밝힌 게시글을 삭제하는 등 과도한 대응이 드러났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뉴스타파 보도는 '딸 합격 후 해당 전형 합격자가 없었다'는 내용인데, 누리꾼은 '딸 합격 후 해당 전형이 사라졌다'고 일부 내용을 잘못 전달했다. 보도 전반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엽적인 착오임에도 선관위는 게시글을 삭제했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뉴스타파 보도는 '딸 합격 후 해당 전형 합격자가 없었다'는 내용인데, 누리꾼은 '딸 합격 후 해당 전형이 사라졌다'고 일부 내용을 잘못 전달했다. 보도 전반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엽적인 착오임에도 선관위는 게시글을 삭제했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누리꾼의 '의혹 제기'로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삭제 조치했다.
▲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글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삭제한 글. 누리꾼의 '의혹 제기'로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삭제 조치했다.

이후 2020년 시민단체가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선관위는 2016년과 달리 삭제 게시글 내용을 알 수 있는 캡처(채증 자료)를 ‘비공개’했다. 당시 선관위 입장을 보면 선관위 훈령 20조 제1항에 따라 ‘전자 게시물 정보는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조사를 위한 분석이 종료된 후에는 지체 없이 삭제·폐기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삭제했다는 입장이다. 2022년 대선 관련 게시글 삭제 내역 요구 역시 선관위는 ‘폐기했기에 자료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선영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는 “선관위가 유권자들의 글을 선거법 위반이라며 삭제 조치를 하는 상황에서 시민사회가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훈령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선관위의 삭제 조치가 과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집행이 되었는지 시민사회가 감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는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2016년 총선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삭제요청한 유승민 의원 비방 트윗.
▲ 2016년 총선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삭제요청한 유승민 의원 비방 트윗.

민주당이 야당이던 19대 국회 때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표현의자유특위 위원장)이 후보자비방죄를 폐지하고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 명령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선관위 게시글 삭제 조치는 한국의 ‘특수한’ 규제다.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언급될 정도다. 보고서는 ‘표현의 자유’ 챕터를 통해 제도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부문을 지적하며 “정부는 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표현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발달장애인 가족 555명이 청와대 앞에서 삭발한 이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4/20 08:35
  • 수정일
    2022/04/20 08: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발달장애 지원 호소한 부모들 눈물의 삭발식…"국가가 보호막 되어달라"

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2.04.19. 18:43:35

 

"국가에 우리 아들의 책임을 떠 맡기기 위해 삭발을 하는게 아니다. 내 소원은 아들을 천국 보내는 날까지 함께하는 것이지만, 혹시나 내가 끝까지 아들과 함께하지 못한다면 아들을 위한 안전한 보호막이 국가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555명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을 진행했다.  이날 삭발식에 참여한 중년의 엄마들은 민 머리를 부여잡으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18년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촉구하며 발달장애를 자녀를 둔 209명의 부모가 삭발을 한 이후 4년 만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9일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집중 결의대회'를 열고 "발달장애인이 시설을 벗어나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가 삭발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이날 삭발식에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가 참여하기도 했고,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부가 함께 삭발을 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 자녀와 함께 삭발을 하기로 한 모자, 부자도 있었다. 발달장애인 지원을 돕는 이들과 시민들도 삭발에 함께했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도 현장에서 삭발에 동참 했다. 장 의원은 "발달장애인을 24시간 함께 살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이 국회에 들어온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고 생각한 지 2년이 흘렀지만 여러분이 다시 이 자리에 나와야 할 정도로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며 삭발에 동참한 배경을 설명했다.

장 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나의) 삭발한 머리를 보면서 지금 해야 하는 일을 무엇인지를 상기했으면 좋겠다"며 "반드시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누군가의 가족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삭발식에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활동한 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이 참여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상을 통해 연대발언을 했다. 

▲이날 삭발에 동참한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프레시안(박정연)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내가 죽으면 아이들은 누가 돌보나"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내가 죽으면 이 아이를 누가 돌볼까'하는 질문을 마음에 품고 산다. 그렇기에 동반자살은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놀랍지 않은 사건이다. 지난해에만 3명의 발달장애인 자녀를 돌보던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했고, 노년의 부모들이 발달장애인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달 2일에는 20대의 중증 발달장애인 딸의 엄마인 54세의 A씨가 딸을 질식해 숨지게 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내가 딸을 죽였다"며 경찰에 자수했다. 집 안에서는 '다음 생에는 꼭 좋은 부모를 만나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A씨는 갑상선암 말기 환자로 과거 남편과 이혼하고 중증 발달장애인 딸을 돌보며 기초생활수급비와 딸의 장애인수당이 수입의 전부 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당장 우리(부모)가 없어지면 자녀 혼자 이 세상에 지원 없이 내동그라지는데, 부모와 형제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냐"며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국정과제에 포함할 것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요구했다. 

발달장애인 아들과 함께 삭발한 진유순 씨는 "나는 아들이 안전한 삶을 위해 내 자존심, 내 꿈, 내 이름을 다 버리고 이 아이의 보호막으로 사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이 싸움이 너무 어렵다"며 "국가에 우리 아들의 책임을 떠 맡기기 위해 삭발을 하는게 아니다. 혹시라도 내가 끝까지 아들과 함께하지 못한다면 아들을 위한 안전한 보호막이 국가가 되어주었으면 하기에 아들과 함께 삭발을 했다"고 밝혔다. 

▲ 발달장애인이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가 삭발을 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아버지가 삭발을 하고 있다ⓒ프레시안(박정연)

"내가 없어도 아들이 똑같은 아침을 맞기를"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백주현 씨는 자신이 삭발한 이유를 두고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사랑스러운 아들이 똑같은 아침을 맞고, 매일 하던 생활을 그대로 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보통 사람들에겐 너무도 당연한 평범한 일상이, 발달장애인인 내 아들에게는 부모가 없는 그날부터 불가능하다. 누구나 누리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아들에게 주기 위해, 우리는 평생 상상도 못 했던 삭발을 해야 하고, 또 몇 달 원치 않는 시선들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소경숙 씨는 "올해 62세가 되었고, 아들은 34세가 되었다"며 "언제까지 내가 아들을 돌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전 큰 언니가 66세에 떠나는 것을 보니 저도 언제 떠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사회에 24시간 발달장애인 지원체계 구축이 된다면, 아들의 독립생활도 가능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어 동참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딸을 둔 하상의 씨는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고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는 국가는 잘난 자식만 편애하는 그릇된 부모와 같다"며 "장애인 부모들의 투쟁은 내 자식의 나은 삶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이에게 적용될 수 있는 공평이라는 이름의 새역사"라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정연주 씨는 "엄마가 엄마죽고 없을때 동생을 시설로 보낼테니 한 달에 한, 두 번만 찾아가 보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탈시설지원법을 알게된 엄마는 동생이 살던 곳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동생의 자립과 독립을 응원한다"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가 구축되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사는 동생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날을 위해 삭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실형 0명’ 김용균 사망 1심 판결의 교훈 “법원이 바뀌어야 한다”

‘책임 중하다’ 인정해놓고 면죄부 준 법원…“재해예방 안 해도 된다 신호 주는 것”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지난 2월 10일 오후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당시 24세) 노동자 사망 사건 원·하청 관련자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법원의 솜방망이 판결에 눈을 감은 채 망연자실하고 있다. 2022.2.10 ⓒ뉴스1 
 
고 김용균 씨가 사망한 지 3년여 만에 나온 1심 판결에서 실형을 받은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의 당시 대표에게는 무죄가, 다른 원·하청 관계자 대부분에게도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선고됐다. 1년 매출이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서부발전에는 벌금 1천만원이, 김용균 씨가 속한 한국서부발전의 하청 한국발전기술에는 벌금 1천500만원이 선고되는 데 그쳤다.
김용균 씨 유족을 대리해 온 박다혜 변호사는 19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이제, 재판부에 묻다' 토론회에 참석해 "법원이 (김 씨 사망에 대한 원·하청의) 책임은 다 인정해놓고 죄의 무게는 굉장히 가볍게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1심 재판부는 원·하청 임직원들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별다른 장치 없이 작업하도록 지시·방치했고, 위험 방지를 위해 필요한 2인1조 근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작업하도록 지시·방치하는 등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에 대해서도 하청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과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 실질적인 고용관계는 없다는 결론을 냈다. 결국 이러한 해석은 원청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근거로 작용했다.

박 변호사는 이 같은 법원의 해석이 매우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하청에 죄가 있다고 인정된 내용은 안전 조치를 원청에 요청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이다. 만일 하청이 요청했으면, 그 요청을 실행해야 하는 주체가 누구인지는 자명하다"며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이런 실태가 고려되지 않은 판단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원청 사업주 책임에 대한 소극적인 (법원의) 해석으로, 사업장 내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권한과 능력이 있는 사업주의 책임이 계속 공백으로 남아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법원이 안전 범죄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 부분도 항소심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김용균 재판 1심 판결 관련 토론회에서 유족을 대리해 온 박다혜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용균 특조위(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권영국 변호사는 터무니없이 가벼운 판결이 사용자에게 위험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변호사는 "한국서부발전의 1년 매출을 조사했더니, 4조가 넘는다. 그런데 이번에 선고된 벌금은 1천만원"이라며 "이건 그냥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는 안 취해도 된다, 벌금 내고 말라는 신호를 주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중대재해가 줄지 않는 이유는 (기업이 처벌을) 겁내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이 안전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판결로써 정확하게 지적하지 않고 있다"며 "이것이 바뀌지 않으면 기소가 되고, 재판에 이른다고 해도 기업들은 또다시 법을 우습게 보고, 예전과 같은 관행으로 일터를 만들지 모른다.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소속 최정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이번 김용균 판결은 우리 사법부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판결문을 읽어보면 (재판부는 원·하청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다는 표현을 여러 군데에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가벼운 형을 선고하고 있다"며 "이건 모순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결국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범죄를 법원이 과실범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중대재해에 대해 가벼운 형벌이 반복해서 선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원은 (사측의) 주의 의무 위반이 고의로 이뤄졌더라도 노동자를 죽이려고 한 건 아니니까 본질적으로 과실범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 교수는 "하지만 중대재해를 (단순한) 과실로만 볼 수 있나. 여기에 고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최 교수는 "(이를) 법적으로 인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과실이라고 하더라도 가장 높은, 고의에 의한 단계로 볼 수 있고, 특히 계속해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법원을 향해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도 지난 재판을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분노로 피눈물이 난다"며 "자식이 죽은 것도 억울한데, (사망의 원인이) 본인의 잘못이라고 덮어씌우는 사측을 보니 먹은 것을 토하고 싶을 정도로 역겨웠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김 이사장은 "판사는 용균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원·하청의 안전 소홀에 있었다고 인정했음에도, 원청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등 처벌은 미약하게 선고했다"며 "살인죄가 이토록 가벼울 수 있다는 게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산재는 기업에 의한 살인이고, 그렇다면 그에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만 기업의 야만적인 살인을 막을 수 있다"며 "항소심은 저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막다른 골목이다. 한국서부발전 가해자에 살인죄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고에 대한 항소심은 오는 6월 7일 진행된다.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김용균 재판 1심 판결 관련 토론회에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4월혁명 62주년..."역사적 사명 결코 잊지 않을 것"

사월혁명회 등민족민주운동단체 합동참배식...'민중주도 새시대' 결의(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4.19 17:01
  •  
  •  수정 2022.04.19 17:12
  •  
  •  댓글 1
사월혁명회와 민주노총,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가 공동주최한 '4월혁명 62주년 민족민주운동단체 합동참배식'가 19일 오후 4.19민주묘역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월혁명회와 민주노총,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가 공동주최한 '4월혁명 62주년 민족민주운동단체 합동참배식'가 19일 오후 4.19민주묘역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번 촛불혁명은 박정희의 쿠데타로 짓밟힌 4월혁명이 촛불로 부활한 것으로 민심을 거스르는 정권은 이 땅에 존재할 수 없다는 진실을 확인하였다."

5년전 2017년 4월 19일 낮 12시 수유리 4.19민주묘역에 모인 '4월혁명 57주년 민족민주운동단체 합동참배식' 참가자들은 미완의 4월혁명을 촛불혁명으로 부활시켜, 완수해야 한다는 열의에 들떠있었다.

불과 5년이 지난 2022년 4월 19일 낮 1시 수유리 4.19민주묘역. 

당대의 주역인 사월혁명회와 민주노총,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가 공동주최한 '4월혁명 62주년 민족민주운동단체 합동참배식'에는 차마 감출 수 없는 회한이 무겁게 와닿았다.

62년전 항쟁의 거리를 주름잡던 억센 두 다리는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어느새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고, 2016년 촛불항쟁까지 연면히 계승되어 온 4월혁명의 꿈은 '사대매국 분단수구 검찰세력'의 집권으로 또 다시 좌절을 겪고 말았다는 자책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참배식이 4월의 사자들 앞에서 넋두리만 늘어놓는 자리는 아니지 않던가.

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고 아침에 눈뜨지 못하면 죽게 된 것이 우리 처지"라고 하더니, 호령하듯 우렁찬 목소리로 "그러나 우리의 혁명혼은 살아있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4월혁명 62주년 선언에서는 "먼저 간 동지들이 살아있는 우리에게 남겨준 역사적 사명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올해 반미자주노선과 민중진영의 대단결로 역사의 반동을 막아내고 민중이 주도하는 새시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월혁명회는 △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4.27선언 즉각 이행 △전쟁위기 조장하는 한미군사훈련 영구 중단 △국가보안법 폐기, 공안탄압 중단 △비정규직 제도 철폐, 안전한 일터 보장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졍(CPTPP) 가입 중단 △거대 양당 독식 각종 선거제도 즉시 개혁을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김식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왼쪽)와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가 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식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왼쪽)와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가 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식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는 결의문에서 "62년전에 외쳤던 구호를 지금도 외치고 있는 이유는 민중집권시대를 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민중과 함께 진보집권의 시대를 여는 것은 여전히 우리의 몫이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는 "분단에 기생해 민중을 수탈하려고 하는 외세와 기득권 세력을 몰아내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하면서, "투표장에서의 선택만으로는 미래를 꿈꿀 수 없고 세상을 바꾸는 길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부터 모여 행동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연대발언에서 "문재인 정부과 민주당이 촛불항쟁의 성과를 독식하면서 불과 5년만에 역사적 승리는 앙상해졌다"고 하면서, △사분요열된 진보정치의 무기력한 상태 △진보민중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의 변방화와 각개약진 반복 등을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정권의 역주행에 의한 일차적 피해자는 노동자 민중이 될 것이며, 만일 여기서 주춤거리면 아마도 끝간데 없이 밀려나갈 것"이라고 하면서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그리고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전선을 굳게 형성하여 제2의 촛불항쟁을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통일된 조국과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평등세상 건설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간직해야 할 4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은 미국의 식민정책과 파쇼학정에 항거한 반미 반독재 조국통일 투쟁에서 이룩한 위대한 승리였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미완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판문점선언을 배신하고 촛불민심을 역행하다 끝내는 친미 반북 수구세력에게 정권을 내어주는 기막힌 현실을 만들어냈다"고,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서는 "북에 대한 선제타격,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입성을 운운하는 아주 위험한 대통령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외세에 의존하면 나라가 망하고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면 나라가 흥한다. 보수정치에 의지하면 민중의 염원이 배반당한다"고 하면서, "범민련 남측본부는 반미자주로 각계각층이 단결하고 노동자 민중이 진보정치로 단결해서 자주 평등의 새세상을 만들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우리가 4.19혁명을 미완이라 일컫는 것은 그리하여 우리 손으로 마침내 혁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일 것"이라며, "좌절하지 말고 순응하지도 말며, 뒤로 물러서지도 말고 함께 손잡고 자주민주통일의 승리를 이루는 주체를 스스로 만들자고 더 굳게 결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4월혁명 62주년 민족민주운동단체 합동참배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4월혁명 62주년 민족민주운동단체 합동참배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참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4월혁명 62주년 선언 (전문)

4월혁명 ‘피의 화요일’을 잊지 말자!

 62년 전 4월혁명 궐기의 날은 오늘처럼 화요일이었다.

그날 서울 도심, 태평로 광화문 시청 앞 광장 일대는 어깨동무한 학생과 민중들의 시위 물결로 가득 메워졌다. 시위대열은 이승만 독재정권의 심장부 경무대로 향하였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희생자 수는 사망 115명 그리고 부상은 727명에 달하였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는 길이라면 죽음을 무릅쓰고 귀중한 생명을 온 겨레의 앞날과 민족해방 민중해방을 위해 내놓은 것이다.

 이후 이렇게 몸을 던져 쟁취한 민족해방 민중해방의 자주·민주·통일 4월혁명 정신은 10월 부마항쟁과 5‧18광주항쟁 그리고 6월 민중항쟁으로 연면히 계승되어 나아갔다.
2016년 겨울 광화문 촛불광장에서 민중은 국기를 문란케 한 사대매국분단수구세력 박근혜일당을 4월혁명처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그러나 항쟁과 혁명은 여기까지였다.
고귀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민중이 원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지 못하였다.

 2016년 광장과 거리에서 울려 퍼진 1,700여만 촛불시민의 함성은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 그리고 자주민주통일정부 수립이었다.
그러나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정부는 촛불시민과 민중의 염원을 배신하였다.
코로나19 창궐로 수많은 노동자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농촌은 붕괴 직전이며 도시빈민은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특히 민생을 위해 써야 할 국민의 소중한 혈세는 역대급 국방비 증액과 최첨단 무기 도입에 사용되었다. 
오히려 사대매국분단수구세력은 부활하였고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여기에 이번 대선에서 사대매국분단수구 검찰세력의 집권으로 4월혁명의 꿈은 또 다시 좌절을 겪고 말았다.
우리는 지난 이명박근혜정권 8년 동안 대결과 반목 속에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음을 경험했다.
‘북 선제타격’과 ‘사드의 추가 배치’ 그리고 ‘쿼드 가입’ 등 위험천만한 망발을 계속하고 있는 윤석열 당선으로 현재 한반도는 어느 때보다 전쟁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역대 남북 정상 간의 공동선언 이행과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뿐이다.
 지금 민중은 윤석렬정부가 민주주의도 민생도 남북관계도 평화도 역주행시킨 이명박근혜정부를 답습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수구세력과 수구언론들은 오로지 미국을 구세주인 양 떠받들고 있다.
그러나 전 지구적으로 제국의 쇠퇴와 몰락이 진행되고 있고, 반미자주노선의 부상과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올해 반미자주노선과 민중진영의 대단결로 역사의 반동을 막아내고 민중이 주도하는 새 시대를 만들어내야 한다.

4월혁명 ‘피의 화요일’.
 
먼저 간 동지들이 살아 있는 우리에게 남겨준 역사적 사명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4월혁명 62주년을 맞이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그리고 4·17선언을 즉각 이행하라!

1, 전쟁은 민족의 공멸이다. 전쟁 위기 조장하는 한미군사훈련 영구 중단하라!.

1. 인간의 기본권을 탄압하는 국가보안법을 폐기하고 공안 탄압 중단하라!

1, 비정규직 제도 철폐하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일터 보장하라!

1,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중단하라!

1, 거대 양당이 독식하게 되어있는 각종 선거 제도를 즉시 개혁하라!
  
4월혁명 만세! 자주 민주 통일 만세!


2022년 4월 19일

사월혁명회 회원 일동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빠찬스에 임대왕까지…‘윤석열 정부’ 첫 내각 ‘고장난 검증’

등록 :2022-04-19 04:59수정 :2022-04-19 09:17

 
인수위 부실·졸속검증 비판 커져
정호영 ‘아빠 찬스’ 논란 관련
한덕수 “문제 심하지 않다 판단”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인식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 첫 내각 후보자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각종 의혹이 드러나면서, 부실 검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무총리·장관 후보자들의 전관예우와 부적절한 사외이사 재직 문제 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걸러내지 못한데다, 윤 당선자의 ‘40년 지기’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지명 전날에야 인사검증동의서를 받는 등 졸속 검증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겨레>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검증팀은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에서 파견된 1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팀장은 윤 당선자의 최측근인 주진우 변호사가 맡고 있다. 주 변호사는 2019년 윤 당선자가 검찰총장일 때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으로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했다.

 

당선자 쪽은 내각 인선 과정에서 법 위반 여부 등에 관해 강도 높은 검증을 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201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법 개정으로 이번 인수위부터는 현 정부의 인사기록과 인사관리시스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인수위로부터 (지명) 이틀 전 밤에 연락을 받고, 지명 하루 전에 인사검증동의서를 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 말대로라면 그에 대한 검증은 하루에 불과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이날 정 후보자 논란에 대해 “검증 단계에서 이런 다소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은 저희가 알았다”며 “저희가 일차적으로 검증은 다 했지만, 자녀들의 평판조회를 했을 때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의 충암고, 서울대 법대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4년째 사외이사로 재직하던 그룹 계열사에 20대 아들이 입사한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아빠 찬스’ 논란이 터져 나왔다. 윤 당선자의 최측근 인사에 대해 인사검증팀이 ‘강도 높은 검증’을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인사청문위원회 태스크포스(TF) 소속 고민정·민형배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진우 검증팀장을 거론하며 “윤 당선인이 자신의 심복과 상담하며 철저한 검증 없이 내각 명단을 국민께 발표한 것 아닌지 우려가 나올 정도로,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 전문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검증팀이 베일에 싸여 있어 소통이 되지 않고, 정보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수위 안에선 정 후보자 출구전략에 대해선 얘기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후보자의 경우 ‘위법 행위’에만 집중해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은혜 전 당선자 대변인은 지난 5일 한덕수 후보자의 고액 고문료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일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한 후보자는) 난국을 타개할 책임자”라고 말했다. 한덕수 후보자가 고위 관료 시절 외국계 기업에 집을 임대해 6억원대 수익을 올린 ‘이해충돌’ 문제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 총장 시절 ‘금수저 학생 조사’에 나서고, ‘셀프 허가’로 롯데첨단소재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1억1566만원 급여를 받은 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43% 올려 받은 일 등은 검증되지 않았거나 검증 과정에서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검증은 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 정서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 부분은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 쪽은 “당선자 신분에서 검증 시스템이 국민께 완벽하다고 자평할 순 없다”며 “다만 최선을 다해서 역대 인수위보다 세밀한 검증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지금도 유지되는 김일성 주석의 ‘자위적 군사노선’

  • 기자명 편집국
  •  
  •  승인 2022.04.18 15:30
  •  
  •  댓글 0
 
 
 

(1) 정치-이민위천
(2) 경제-자립적 민족경제
(3) 국방-자위적 군사노선

2022년 4월 15일은 김일성 주석 탄생 110돌을 맞는 날이다. 북에서는 이날을 태양절로 명명하고 최대의 명절로 경축한다. 김일성 주석이 이룩한 업적을 정치, 경제, 군사 분야로 나누어 그 일부분을 소개한다. [편집자]

(1) 정치-이민위천
(2) 경제-자립적 민족경제
(3) 국방-자위적 군사노선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열린 국방전람회 ‘자위-2021’에서 “불패의 자위의 노선을 변함없이 견지하여 국가 방위력 강화의 새 전기를 열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국방에서 자위를 강조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주체사상에 대하여’라는 논문에서 “국방에서 자위”를 지도적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미국) 제국주의가 남아있는 조건에서 자기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자위적 무장력을 가지지 못한 나라는 사실상 완전한 자주독립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북의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자위’를 강조한 데는 김일성 주석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김일성 주석은 평소 “주먹이 약하면 그 주먹으로 자기 눈물을 닦아야 한다”라는 속담을 자주 언급하면서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제국주의자들 앞에서 평화를 구걸하지도 않는다”라며 자위적 국방력을 강조했다.

▲1932년 김일성 주석은 반일인민유격대를 창건하고, 보천보전투 등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1932년 김일성 주석은 반일인민유격대를 창건하고, 보천보전투 등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자위 원칙의 탄생

자기의 존엄과 삶을 지키려는 것은 인간 사회의 본성이다. 이 때문에 어떤 국가를 막론하고 자주독립국가가 되기 위해 자기를 보위하는 힘, 튼튼한 군사적 지반을 가지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이 이런 자위의 원칙을 신념으로 간직하게 된 데는 3.1독립만세의 영향이 크다. 당시 잔혹한 무장력을 가진 일제를 상대로 만세만 불러서는 결코 조국을 독립할 수 없다는 피의 교훈을 새기게 된 것.

그래서 김일성 주석은 1930년대 독립군이 쇠퇴하던 시기 “무장에는 무장으로”의 기치를 들고 항일유격대를 창설, 일제 침략자들에 군사적 타격을 가하는 무장투쟁을 전개했다.

자위적 군사노선

김일성 주석은 “자위적 국방력이란 자기 나라, 자기 민족을 자기 힘으로 수호하는 데서 기본이 되는 역량”이라고 정의했다.

자위적 국방력을 위한 4대 군사노선으로 전군간부화, 전군현대화, 전민무장화, 전국요새화를 제시했다.

특히 인민군대를 자위적 국방력의 핵심 역량으로 보았다.

김일성 주석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은 무기나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위업의 정당성을 자각한 군대와 인민대중의 높은 정치적 열의와 혁명적 헌신성에 있다.”고 보았다.

아울러 “현대전쟁은 전선과 후방이 따로 없이 벌어지는 입체전”이라면서, “전체 인민의 힘을 발동하여 유사시에 자기 도, 자기 군, 자기 향토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전민항전 준비를 철저히 갖추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방공업과 관련해서도 “오늘 미제를 비롯한 제국주의자들이 무기를 미끼로 다른 나라들을 예속시키려고 악랄하게 책동하며 무기 장사를 통해 다른 나라 인민들을 약탈하고 막대한 돈벌이를 하는 조건에서 자체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체로 생산 보장하도록 민족국방공업을 건설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전쟁에 대한 주체적 관점

미국과의 정전상태가 계속되자, 김일성 주석은 정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자위노선에 입각해 전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김 주석이 제시한 주체적 전쟁관점은 “적들과 언제든지 한번은 반드시 싸워야 하며, 싸우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김 주석은 “적들의 그 어떤 침략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언제나 만단의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면서도, “일단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타격으로 제국주의 반동세력을 모조리 쓸어버림으로써 나라와 민족, 사회주의 조국을 수호하고 인민대중의 자주 위업을 완성해나가야 한다”고 언명했다.

이어 주체적인 전쟁관점을 갖자면 “절대로 제국주의에 대한 환상과 평화적 기분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는 전쟁 공포증과 염전사상으로 이어지며, 제국주의에 겁을 먹고 반제투쟁을 포기하면 그들의 지배와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현장 지도했다.
▲지난달 24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현장 지도했다.

자위의 원칙과 핵 억제력

김일성 주석이 제시한 국방에서 자위의 원칙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로 이어졌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대에 와서 핵 억제력을 갖추게 되었다.

자위의 원칙이 자강노선을 만나 핵보유국 지위에 올라선 것이다.

북이 핵 억제력을 갖추게 된 데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2014년 우크라이나의 유로마이단 사태가 준 영향이 적지 않다.

미국과 정전상태에 있는 북으로선 당시 부시 미 대통령이 북과 함께 악의 축으로 선정한 이라크를 침공하자, 핵 무장의 필요성이 더욱 절박해졌다. 왜냐하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다는 것이 명목상 미국의 침공 이유였지만, 정작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확신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핵무기를 미국이 경제보상을 댓가로 해체한 이후 유로마이단 사태(친서방 세력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한 것을 본 김정은 위원장은 핵위협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핵보유 뿐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렇게 국가핵무력건설 강행돌파를 결심한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1월 6일 수소탄시험에 성공하고,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성공시킴으로써 미국 본토를 사정권 안에 두고 미국에 제 할 소리를 하며 당당히 맞서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김정은 시대에 와서 북은 핵무력 완성을 통해 그 어떤 침략세력도 넘볼 수 없는 자위적 국방력을 갖춤으로써 김일성 주석의 군사노선이 전면적으로 실현되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대중국 포위를 명분으로 신냉전을 추구하면서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조건에서, 북은 ‘강대 강, 선대 선’ 원칙에 기초하여 자위적 국방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검찰 권력 축소’ 입법 심사 본격 시작하는 민주당, 법사위 소위 가동

박홍근 “4월 국회서 처리”...‘반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 국회 비상대기령

 
검찰 권력 축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입법 심사가 18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료사진)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후 7시 소위 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15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골자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을 포함해 법사위에 계류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박 의원 측은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소위는 여야 간사 합의사항이 아닌 협의사항이다. 위원장이 (권한으로) 열 수 있다”며 “관련 법안 10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움직임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민주당이 법사위 1소위를 강제 소집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두 건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회 경내 비상 대기령’을 공지했다.

오후 당 법사위원들과 함께 긴급 기자간담회도 연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반헌법적 입법 폭주를 중단하라”며 총력 저지를 예고했다.

4월 중 법안 처리를 목표로 삼은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권력기관 개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십 년간 논의해왔던 검찰과 경찰의 과도한 독점적 권한을 정상적 방향으로 바꿀 때가 왔고, 그것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이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철저히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해”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김오수 검찰총장의 요청에 따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에 대한 김 총장의 입장을 청취할 예정이었으나, 김 총장의 불참 통보로 회의를 취소했다. 전날 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 논의에 대한 항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했으나 최종 반려된 김 총장은 이날 중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 김도희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文대통령 김오수 검찰총장 면담 발언 해석 180도 제각각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04.19 07:49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검수완박 법안에 찬반 갈린 진보·보수 언론
‘윤석열 40년지기’ 정호영 자녀 특혜 일제히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을 면담했다. 전날 김 총장이 낸 사표도 반려했다. 문 대통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과 관련해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국회의 입법도 그래야 한다”고 밝혔다. 

19일 아침신문들은 모두 1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총장의 면담을 다뤘다. 다만, 기사, 칼럼, 기고글 등 많은 경로로 나타낸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에 대한 입장은 확연히 달랐다. 진보 언론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초점을 뒀지만, 보수 언론은 검수완박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 19일 아침신문들 1면 갈무리.
▲ 19일 아침신문들 1면 갈무리.

 

한겨레는 1면 기사 ‘문대통령, 검찰엔 개혁,민주당엔 속도조절 주문’에서 문 대통령의 위 발언을 두고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법안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피니언면에는 ‘검찰공화국 등장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의 기고글도 실었다. 기고글에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지 못한 것은 큰 실책이다. 검찰의 혐의를 두고 시작한 수사는 기소권에 의해 견제되지 않고 대부분 바로 기소로 이어진다. 잘못된 수사, 무리한 수사, 표적수사, 편파수사도 기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오피니언면 갈무리.
▲ 한겨레 오피니언면 갈무리.

아울러 “차기 대통령이 어떤 검찰개혁 법안도 거부권 행사를 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논의하자는 주장은 사실상 검찰공화국의 도래를 용인하자는 주장과 다름없다”며 “검사들의 진짜 반대 이유는 ‘현직에 있을 때는 권력을 누리고, 퇴임 후에는 전관예우를 이용해 큰돈을 벌 수 있는 특권적 지위를 잃기 싫다’는 데 있다”고도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문 대통령, 김오수에 신뢰…임기 말 국론 분열 우려 중재’에서, “(문 대통령은)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검찰과 민주당 모두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여당에 대한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해당사자인 검찰이 직접 국회 입법 논의에 참여해 절충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한 것”이라고 했다. 

사설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총장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임기를 지키라고 한 것은 적절하다. 검찰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지적하며 자기 개혁과 자정 노력을 촉구한 것도 타당하다”면서도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법제화와 제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민주당의 조급한 법 추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비판하지 않았다. 자칫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찰은 그동안의 행태를 자성하면서 질서 있는 의견 표명을 통해 국회와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 신문들은 많은 지면을 할애해 문 대통령과 검수완박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검수완박 언급 없이…文의 무책임한 양비론’에서 “(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선 구체적 자성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에 대해선 원론적 언급만 했다. 검수완박에 대한 찬반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3면 기사 ‘文, 검찰 향해선 노골적 비판…민주당엔 원론적 우려만 표명’에서도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은 뒤로하고 검찰의 공정성만 문제 삼았다”는 반응이 나온다고도 했다. 사설에서는 “민주당이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현 정권의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이 정당한가의 문제 이외에도 정상적인 법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법적 문제와 모순을 안고 있다”며 “거대 정당이 입법권을 남용하는 것도 모자라 엉터리법을 만들어 사법 질서 전체를 흔들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다면 거부권을 행사해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3면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는 1면 기사 ‘문 대통령, 검찰수장 만나 검수완박법 동조했다’에서 “(문 대통령의) ‘검찰 수사의 공정성 의심’이라는 취지의 발언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4면 기사 ‘검수완박 통과 땐, 73년 역사 검찰수사관도 사라져’에서는 “법조계에는 검찰수사관제 폐지로 국가의 협 집행 기능이 당분간 마비될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며 “검수완박 법안으로 이들의 사법경찰 관리 지위가 폐지되면 검찰 수사권은 더 이상 형 집행 업무를 할 수 없다. 법안 통과시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잡으러 현장을 뛰어다녀야 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오피니언면에 실린 ‘송호근의 세사필담’에서 송호근 칼럼니스트는 “검찰을 ‘서류검토청’으로 만든 이 법안(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이 정국을 기어이 두 동강 냈다”며 “위정자들 사후보장이라는 불순한 의도가 깔린다”라고 했다. 아울러 “민변 출신 어떤 변호사는 검수완박은 마치 국회를 입법, 예산, 감찰 국회로 쪼개는 것처럼 헌법 파괴라고했다. 헌재도 예상치 못한,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나쁜 법, 불법을 은폐하는 법이라고 했다”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 중앙 오피니언면 갈무리.
▲ 중앙 오피니언면 갈무리.

동아일보도 문 대통령과 김 총장의 면담 소식을 전한 1면 기사에 이어 3,4면 전부 검수완박을 주제로 한 기사로 채웠다. 대부분의 기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전국 평검사 대표들, 전국 고검장회의 가운데에서 나온 ‘검수완박 반대’ 주장을 전했다. 
사설에서는 “그동안 검찰이 민감한 사건 수사에서 공정성과 중립성에 의심을 받는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 많았다. 검찰의 잇따른 집단행동도 지양돼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지금 갈등이 불거진 일차적인 원인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하려 하는 데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의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도 넘은 정호영 감싸기, 윤 당선자와 비서실장의 오만”

아침신문들은 윤 당선자의 ‘40년 지기’ 측근으로, 자녀의 의과대학 편입학과 병역 특혜 의혹을 받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는 각기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 ‘아빠찬스부터 임대왕까지…고장난 검증’에서 “윤 당선자의 ‘40년 지기’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지명 전날에야 인사검증동의서를 받는 등 졸속 검증이 이뤄졌다”며 “부실 검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3면 기사 ‘정 못 떼는 윤 “청문회서 판단해달라”…여론 악화에도 버티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 버티기에 들어갔다. 정 후보자 자녀들의 의대 편입과 병역을 둘러싼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는데도 침묵했다”며 “당 안팎에서는 ‘사실 부정, 무리한 해명, 뒤늦은 사과’로 이어지는 윤 당선자의 서툰 위기관리 행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도 넘은 정호영 감싸기, 윤 당선자와 비서실장의 오만’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이 18일 정 후보자 논란에 대해 “조국, 조국 그러는데 진짜 조국 문제하고 이거하고 비슷한 거 있으면 얘기해보라. 뭐 조작했나? 위조했나?”라며 반발한 것을 두고 “의혹 제기 자체를 비합리적 정치 공세로 깎아내리며 오히려 비난하는 모양새”라며 “민심을 거스르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아울러 “윤 당선자 쪽은 상식적 의혹 제기에조차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불과 얼마 전 인사청문회 절차를 무시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에 대한 대대적 강제수사에 들어갔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과는 180도 다르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6면 기사 ‘정호영 병원장 시절 경북대병원 청렴도 평가’에서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에 경북대병원이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병원장으로 취임한 해에는 청렴도 꼴지 수준을 기록했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정 후보자가 병원장으로 있던 시기에 경북대병원에선 채용비리도 적발됐다”고도 했다. 

조선일보도 4면 기사 ‘딸 만점 준 교수, 아들도 평가…딸은 결원 생겨 추가합격’에서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경북대 의대 교수들이 2017학년도엔 정 후보자 딸, 2018학년도에는 아들의 의대 편입학 심사위원으로 연속해서 들어가 고득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사위원은 추첨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특정 학생과 특정 교수가 만날 확률은 천문학적 통계에 가깝다”던 정 후보자 해명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도 3면 기사 ‘정호영 자녀들, 얼굴,이름 다 노출한 채 구술·면접시험’에서 “정 후보자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구술·면접시험 당시 얼굴과 이름, 수험번호를 노출하고 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후보자 주장과 달리 블라인드 시험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또 딸의 구술평가 때 만점을 줬던 평가위원이 이듬해 아들 서류전형에서도 최고점을 준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오피니언면에 실린 예영준의 시시각각 ‘국정과 우정 사이’에서는 “정 후보자에겐 ‘당선인의 40년 지기’란 꼬리표가 붙어 있다”며 “사적 인연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믿을 순진한 국민이 있을까 싶다. 설령 한 점 의혹이 없고 능력과 경륜을 두루 갖춘 적임자라 해도 대통령의 친구는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5면 기사 ‘편입 1단계 탈락했던 정호영 아들, 같은 스펙으로 이듬해 합격’에서 “후보자의 아들 정모 씨의 2018년도 1단계 전형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 씨는 2017학년도에도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시험에 지원했으나 1단계에서 탈락했다. 반면 이듬해에는 자기소개서를 뺀 나머지는 같은 서류를 제출했지만 여유있게 1단계를 통과했다. 2018학년도 평가위원 중 절반은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쓰거나 경북대 동문회 활동을 함께한 사이였다”고 지적했다. 
사설에서도 “정 후보자가 사퇴하고 조사를 받는 방법밖에 없다”며 “공정과 상식의 복원이라는 국민 염원으로 출범하는 정부다. 시간 끌어봐야 여론만 나빠지고 새 정부의 국정 수행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검수완박 국민저항 국민대회’ 광고 실은 조선·중앙·동아

한편, 광고를 포함한 이미지도 눈에 띄었다. 9개 아침신문들 중 조선, 중아, 동아일보 3곳이 자유통일당 대표 전광훈 목사 등이 참여하는 ‘검수완박 국민저항 국민대회’ 광고를 실었다. 광고는 ‘검수완박은 국가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조선은 35면, 중앙·동아는 각각 31면, 34면에서 같은 광고를 실었다. 

▲ 조선일보 광고 갈무리.
▲ 조선일보 광고 갈무리.

동아일보와 세계일보는 “세월호 추모 스카프를 맨” 김건희씨의 사진을 실었다. 동아일보는 8면에서 ‘독자 제공’이라며 ‘세월호 참사 8주기 다음날, 노란 스카프 두른 김건희 대표’라는 제목으로 윤 당선인과 배우자 김건희씨의 사진을 게재했다. 세계일보도 5면에 김건희 공식 팬카페 캡쳐 사진이라며 같은 사진을 게재한 후 “김 여사가 세월호 참사 추모를 의미하는 노란색 스카프를 매고 있어 눈길을 끈다”고 덧붙였다.

▲ 동아일보 사진 갈무리.
▲ 동아일보 사진 갈무리.
▲ 세계일보 사진 갈무리.
▲ 세계일보 사진 갈무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면상도 얻어맞고 뒤통수도 얻어맞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4/19 08:20
  • 수정일
    2022/04/19 08: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488] 면상도 얻어맞고 뒤통수도 얻어맞았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4/18 [08:00]
  •  
  •  
  •  
  •  
  •  
  •  
 

<차례>

1. 동중국해 수평선 너머에서 나타난 거함 3척

2. 한미해상작전연습은 왜 불발되었을까?

3. 면상도 얻어맞고 뒤통수도 얻어맞은 제3항모타격단

 

 

1. 동중국해 수평선 너머에서 나타난 거함 3척

 

2022년 4월 7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주한미국군 군사전략거점 캠프 험프리스(Camp Humphreys)에 특별방문자 5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그의 책사들이다. 외교책사인 김성한, 안보책사인 김태효, 국방장관 후보인 이종섭, 집권당 정책위원회 의장 성일종이 그들이었다. 대통령이 취임 직전에 당선자 신분으로 주한미국군 군사전략거점을 방문하는 것은 노무현 당선자 시기부터 관례로 정착되었는데, 윤석열 당선자가 자기 책사들을 모조리 이끌고 주한미국군 군사전략거점을 찾아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그들이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간 목적은 무엇일까? 2022년 4월 11일 <국민일보> 보도기사에 그들의 방문목적이 나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자와 그의 책사들은 캠프 험프리스에서 소인수회담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소인수회담은 윤석열 당선자측에서 5명이 참석하고, 미국측에서 5명이 참석한 비공개회담으로 진행되었다. 소인수회담에 참석한 미국측 인사는 폴 러캐머라(Paul J. LaCamera) 주한미국군사령관, 크리스토퍼 코르소(Christopher D. Corse) 주한미국대사 대리, 김승겸 한미련합사령부 부사령관, 그리고 언론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두 사람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소인수회담에서 논의된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1) 한미련합군이 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여 한미련합군사훈련를 정상화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한미련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문제

2) 2018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한미확장억제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는 문제

3) 미국군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확장억제전략의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는 문제

4) 한미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문제

5) 한미국방과학기술협의체를 창설하여 인공지능분야와 우주개발분야 등에서 새로운 군사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문제  

 

위에 서술한 내용 중에서 두 가지 핵심적인 군사용어는 한미련합군사훈련과 확장억제전략인데, 한미련합군사훈련은 북침전쟁연습을 뜻하는 말이고, 확장억제전략은 대북선제핵타격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그날 소인수회담에서 윤석열 당선자와 그의 책사들은 주한미국군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 대리에게 북침전쟁연습을 확대하고, 대북선제핵타격력을 증강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침전쟁연습을 확대하고, 대북선제핵타격력을 증강하는 것은 정전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윤석열 당선자와 그의 책사들은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가 미국의 핵전쟁전략을 적극 추종하면서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우리 민족과 전 세계 인류의 절실한 요구를 감히 부정하려고 하였으니, 그보다 더한 대미굴종과 대북도발광기가 어디 있겠는가! 윤석열 당선자와 그의 책사들이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대미굴종과 대북도발광기를 드러낸 것으로 하여, 정세는 험악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된 2022년 4월 11일 오후, 동중국해 수평선 너머에서 거함 3척이 돌연히 나타나더니 일본 시모노세끼(下關)와 쓰시마섬(對馬島) 사이에 있는 좁은 해협을 통과하여 동해로 들어갔다. 그 거함 3척은 에이브러햄 링컨 핵추진항공모함(USS Abraham Lincoln), 모바일 베이 미사일순양함(USS Mobile Bay), 스프루언스 이지스구축함(USS Spruance)이다. 104,300톤급 에이브러함 링컨 핵추진항공모함은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 지휘함이고, 9,800톤급 모바일 베이 미사일순양함과 9,200톤급 스프루언스 이지스구축함은 제3항모타격단 소속 주력전투함들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남단에 있는 쌘디에고(San Diego)를 모항으로 하는 제3항모타격단이 태평양 건너 동해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 요꼬스까(橫須賀)에 미국 해군 제5항모타격단이 상시배치되었는데, 동해에서 가까운 데 있는 제5항모타격단이 동해로 들어가지 않고, 왜 태평양 건너 멀리 있는 제3항모타격단이 동해로 들어갔을까?

 

미국 해군연구소가 운용하는 함대위치추적 웹싸이트를 보면, 제3항모타격단은 2022년 1월 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연안을 출발하여 태평양을 건넜고, 1월 중순 동중국해에 전진배치되었는데, 그때부터 줄곧 동중국해, 필리핀해, 남중국해를 오르내리며 해상작전임무를 수행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1월 초 이후 태평양을 건너간 제3항모타격단이 중국 근해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수행해오는 해상작전임무는 중국의 정당한 군사활동을 억제하는 무력도발이 아닐 수 없다. 2021년 12월 8일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대만공격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대만의 군사력을 증강시켜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urgent task)”로 되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가 말한 시급한 과제는 중국의 정당한 군사활동을 억제하는 무력도발을 뜻한다. 원래 항모타격단은 미국의 확장억제전략, 즉 선제핵타격전략을 수행하는 무력집단이므로, 미국은 중국의 대만공격위험을 억제하는 시급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느니 뭐니 하고 떠들어대면서 선제핵타격전략의 집행자인 제3항모타격단을 중국 근해에 접근시킨 것이다.  

 

미국 해군연구소가 운용하는 함대위치추적 웹싸이트는 2022년 4월 4일 제3항모타격단이 필리핀해 남쪽 해상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언론보도에 따르면 4월 11일 오후 제3항모타격단은 동해에 나타난 것이다. 이런 시차별 전개동향을 보면, 제3항모타격단은 2022년 4월 8일 전후에 필리핀해 남쪽 해상을 떠나 북쪽으로 항해하여 동해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된다. 

 

 

2. 한미해상작전연습은 왜 불발되었을까?

 

동해에 들어간 제3항모타격단은 어느 방면으로 항해했을까? 제3항모타격단이 도착한 해역은 그들이 해상작전연습을 전개할 작전구역이므로, 그 구역이 어디인지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2022년 4월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소식통은 4월 12일 현재 에이브러햄 링컨 핵추진항공모함이 울산 동쪽 동해 공해상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소식통의 말을 들어보면, 제3항모타격단이 울산 근해에서 전쟁연습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3항모타격단은 일본 시마네현(島根縣)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졌고, 울산에서는 동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해역에서 전쟁연습을 벌여놓았다. 거기는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우리 근해에 출동할 때마다 전쟁연습을 벌였던 코리아작전구역(Korean Theater of Operations)에서 멀리 떨어진 해역이다. 2017년 11월 12일 미국 해군 항모전투단 3개가 한국 해군 전투함들과 함께 코리아작전구역에서 전쟁연습을 벌였는데, 이번에는 항모전투단 1개가 코리아작전구역에서 멀리 떨어진 동해의 일본쪽 해역에서 전쟁연습을 벌인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제3항모타격단이 한국 해군 전투함을 거느리고 한미련합전쟁연습을 벌인 것이 아니라, 일본해상자위대 전투함을 거느리고 미일합동전쟁연습을 벌였다는 사실이다. 2022년 4월 15일 일본해상자위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과 일본해상자위대 전투함들은 4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동해에서 미일합동군사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매체들은 이번 훈련에 일본해상자위대측에서 9,500톤급 곤고함과 6,200톤급 이나즈마함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은 동해에서 진행되는 전쟁연습에 한국 해군 전투함을 당연히 참가시킬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상하게도 일본해상자위대 전투함들만 참가시켰다. 왜 그렇게 했을까? 

 

2022년 3월 28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오후 조선이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였을 때, 한국군 수뇌부는 주한미국군사령부에 한미련합군의 북침타격연습으로 대항하자고 긴급히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 제안을 받아주지 않았다. 한미련합군이 북침타격연습을 실행하는 문제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백악관이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백악관은 주한미국군사령부를 통해 긴급히 전달받은 한국군 수뇌부의 북침타격연습 요청을 받아주지 않은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지난 3월 24일 오후 조선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단행하였을 때, 서욱 국방장관은 폴 러캐머라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한국 공군과 주한미공군이 전투기들을 활주로에 길게 늘어놓고 이륙대기장면을 촬영하자고 긴급히 제안했지만, 주한미국군사령관은 그 제안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백악관은 한국군 수뇌부의 북침타격연습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으면서도 한국군이 단독으로 북침타격연습을 하는 것은 괜찮다고 하면서 허락해주었다. 그렇게 되어 조선이 화성포-17형을 시험발사한 날, 한국군은 단독으로 북침타격연습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한국군의 북침타격연습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시각으로부터 1시간 50분이 지난 오후 4시 25분에 진행되었다. 그런 시차는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한국군 수뇌부의 북침타격연습 요청을 즉석에서 허락해주지 못했고, 백악관에 긴급히 연락하여 허락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게 되어 한국군은 동해안에서 지대지탄도미사일 2발, 함대지미사일 1발, 공대지합동직격탄 2발을 동해상 표적으로 발사하는 북침타격연습을 진행하였고, 발사장면을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한국 공군이 보유한 F-35A 스텔스전투기들을 활주로에 이륙대기상태로 길게 늘어놓은 장면도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그 사진들은 곧바로 언론매체에 보도되었다. 

 

그러나 군사학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한국군이 미국의 허락을 받고 뒤늦게 허겁지겁 미사일 3발과 합동직격탄 2발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공개한 것이나, 미사일이나 폭탄을 단 한 발도 장착하지 않은 F-35A 스텔스전투기들을 활주로에 늘어놓고 사진을 찍어 공개한 것은 조선인민군을 위협할 만한 군사행동으로 될 수 없으며, 그저 값비싼 미사일과 합동직격탄, 아까운 항공연료를 허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전시에 미사일을 발사할 한국군 미사일기지들, 그리고 합동직격탄을 탑재한 F-35A 스텔스전투기들이 출격할 한국 공군기지들은 개전시각에 조선인민군이 무더기로 발사하는 전술미사일과 대구경 방사포탄을 맞고 잿더미로 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전시각에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변칙비행미사일과 대구경 방사포탄이 한국군의 레이더 탐지각도보다 낮은 고도에서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며 날아올 텐데, 불행하게도 한국군에게는 그런 거대한 불벼락을 막아낼 요격수단이 전혀 없는 것이다.    

 

2022년 4월 13일과 14일 제3항모타격단이 동해에서 진행된 자기들의 북침전쟁연습에 한국 해군 전투함을 참가시키지 않은 것과 3월 24일 백악관이 주한미국군사령부를 통해 긴급히 전달받은 한국군 수뇌부의 북침타격연습 요청을 받아주지 않은 것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지금 자기들에게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미일동맹군의 전투력을 증강하여 중국의 군사활동을 억제하는 일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번에 제3항모타격단을 동해로 보내 미일동맹군의 합동전쟁연습을 벌여놓고 그 판에 한국군을 들러리로 끌어들이려고 했다. 

 

그러나 한국군 수뇌부는 미일동맹군의 합동전쟁연습에 한국군을 들러리로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성의 없는 제안을 받고 불쾌감을 느꼈다. 2022년 4월 1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제3항모타격단을 동해로 진입시킨 직후 한국군 수뇌부에 한미일 3자해상작전연습을 제안했으나, 한국군 수뇌부가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3자해상작전연습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국군 수뇌부는 미일해상작전연습과 별도로 한미해상작전연습을 하자고 건의했으나, 미국이 받아주지 않아서 결국 한미해상작전연습도 불발되었다고 한다.  

 

 

3. 면상도 얻어맞고 뒤통수도 얻어맞은 제3항모타격단

 

2022년 4월 13일과 14일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은 일본해상자위대 전투함들을 거느리고 동해의 일본쪽 해역에서 미일합동전쟁연습을 벌여놓았다. 하지만 그들의 전쟁연습은 실패로 끝났다. 그냥 실패한 것이 아니라, 완전한 실패로 끝나버렸다. 그렇게 혹평하는 이유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중국인민해방군은 이번에 동해에서 진행된 미일합동전쟁연습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2022년 4월 12일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이 일본해상자위대 구축함들의 호위를 받으며 동해로 들어가기 전에 중국 정찰함 한 척이 먼저 동해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 정찰함은 중국인민해방군 동해함대 소속 6,000톤급 전자정찰함이다. 중국인민해방군 전자정찰함은 미일합동전쟁연습이 벌어진 해역에서 선회하면서 그들의 훈련상황을 면밀히 감시하였고, 그들의 무선통신을 감청했으며, 수집한 감시정보와 감청정보를 중국인민해방군 지휘부에 실시간으로 송신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전시에 미국 해군 핵추진항공모함과 구축함이 항해하는 좌표를 파악하기만 하면, 곧바로 항모타격미사일을 발사하여 격침시킬 수 있는 고도의 타격력을 보유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인민해방군 수뇌부는 자국 전자정찰함이 미일합동전쟁연습이 벌어진 해역에서 보내주는 감시정보와 감청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었다. 이것은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이 미일합동전쟁연습을 벌여놓은 바로 그 시간에 중국인민해방군도 항모타격미사일을 발사하여 에이브러햄 링컨 핵추진항공모함을 격침시킬 발사준비를 연습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은 자기들이 중국인민해방군의 기습타격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줄도 모르고, 전쟁연습에 광분했으니 그보다 더 멍청한 짓이 어디 있을까!

 

2) 미일합동전쟁연습이 진행되고 있었던 2022년 4월 14일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의 특별초청을 받은 폴 러캐머라 주한미국군사령관과 원인철 한국군 합참의장은 에이브러햄 링컨 핵추진항공모함을 찾아가 항공모함 내부를 여기저기 돌아보고, 승조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도 하면서 무려 6시간 동안 함상친교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함상친교가 한창 무르익고 있었던 시간에 뜻밖에도 많은 전투함들이 동해에 나타났다. 로씨야 태평양함대 전투함들이었다.

 

로씨야 국방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로씨야 태평양함대가 15척의 전투함과 2척의 잠수함, 그리고 여러 대의 해상작전기를 동해에 출동시켰다고 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동해에 출동한 수중배수량 3,1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들인 뻬뜨로빠블롭스끄-깜찻스끼(Petropavlovsk-Kamchatskiy)함과 볼호브(Vokhov)함이었다. 로씨야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동해에 출동한 두 척의 잠수함은 칼리브르(Kalibr)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각각 수중에서 연속발사하여 적 함선을 가정한 해상표적에 명중시켰다고 한다.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가 마련한 함상친교는 로씨야 해군 잠수함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동해 하늘에 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순간 침울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도꾜에서 로씨야 해군 잠수함의 순항미사일 발사소식을 들은 일본 외무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는 “로씨야군의 행동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하면서 “외교경로를 통해 로씨야측에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2022년 4월 15일 일본해상자위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번 미일합동군사훈련은 “탄도미사일 정보공유훈련”이었다는 것이다. 같은 날 <교도통신>도 이번 미일합동군사훈련은 미사일탐지레이더가 가상의 적이 발사한 미사일을 포착한 다음,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하여 가상 적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함상에서 발사하는 반항공미사일로 가상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전쟁연습을 벌여놓았던 것이다. 

 

이번 미일합동전쟁연습에 참가한 전투함들은 미국산 RIM-66 스탠더드(Standard) 함대공미사일 개량형을 각각 발사했는데, 동해에 나타난 로씨야 해군 잠수함 두 척은 미국산 함대공미사일 개량형으로 요격할 수 없는 신형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산 RIM-66 스탠더드 함대공미사일 개량형은 사거리가 167km이고, 요격고도가 25km이고, 비행속도가 마하 3.5인데, 로씨야산 칼리브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660km이고, 해상비행고도가 20m이고, 비행속도는 마하 2.5이며, 정밀타격범위는 3m다. 해수면을 스치듯이 초저공에서 마하 2.5의 속도로 날아가는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미국산 함대공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은 100% 불가능하다. 

 

3)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은 2022년 4월 13일과 14일에 진행된 미일합동전쟁연습을 마치고, 4월 15일과 16일 단독으로 전쟁연습을 벌였다. 그들이 단독전쟁연습까지 마치고 필리핀해로 돌아가기 위해 기수를 남쪽으로 돌리고 있었던 2022년 4월 16일 오후 6시경 전혀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조선인민군이 함흥 일대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현지지도 밑에 신형 전술유도무기 2발을 동해로 발사한 것이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비행거리가 약 110km, 정점고도가 약 25km, 비행속도가 마하 4.0이라고 한다. 미일동맹군이 마하 4.0의 속도로 날아가는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요격하려면, 마하 4.0 이상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해야 하는데, 이번에 미일합동전쟁연습에서 사용된 미국산 RIM-66 스탠더드 함대공미사일 개량형은 비행속도가 마하 3.5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항모타격단과 일본해상자위대가 마하 3.5의 속도로 날아가는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해도, 마하 4.0의 속도로 날아가는 조선의 신형 전술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  

 

또한 조선인민군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고고도탄도비행을 하는 전술유도무기가 아니라 저고도변칙비행을 하는 전술유도무기다. 그런데 이번에 미일합동전쟁연습 중에 발사된 미국산 RIM-66 스탠더드 함대공미사일 개량형은 고고도탄도비행을 하는 미사일만 요격할 수 있고, 저고도변칙비행을 하는 미사일은 요격하지 못한다.  

 

2022년 4월 14일 로씨야군 태평양함대가 칼리브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전쟁연습에 광분하는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의 면상을 후려쳤다면, 4월 16일 조선인민군은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하여 전쟁연습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의 뒤통수를 후려친 것이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서술한 대로, 윤석열 당선자와 그의 책사들은 2022년 4월 7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진행된 소인수회담에서 주한미국군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 대리에게 북침전쟁연습을 확대하고, 대북선제핵타격력을 증강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그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미국에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것은 조선인민군을 상대하는 한미련합군을 증강하는 문제가 아니라, 중국인민해방군을 상대하는 미일동맹군을 증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을 한꺼번에 증강시킬 능력을 갖지 못했으므로, 미일동맹군을 증강하는 전쟁준비에 골몰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 해군 제3항모타격단은 2022년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동해의 일본쪽 해역에서 한국 해군이 참가하지 않은 미일합동전쟁연습을 감행했다. 

 

그런데 로씨야는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에 개입하여 우크라이나군에 막대한 군사지원을 퍼주면서, 로씨야에 제재를 가하고, 로씨야를 전범국가로 몰아가는 미국의 도발행동을 보고 분노했으며, 이번에 태평양함대를 동해로 급파하여 동해의 일본쪽 해역에서 진행된 미일합동전쟁연습을 사실상 파탄시켰다. 그로써 미국군은 면상을 얻어맞았다.  

 

2022년 4월 15일은 조선에서 가장 경사스러운 날로 기념하는 태양절인데, 미국은 조선의 국가경축기간에 항모타격단을 동해에 진입시켜 미일합동전쟁연습을 감행했다. 그처럼 무엄방자한 행동을 보고 조선은 분노했다. 그래서 조선은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하여 항모격침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일합동전쟁연습을 사실상 파탄시켰다. 그로써 미국군은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그런데 그러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미국은 2022년 4월 18일부터 28일까지 지휘소훈련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한미련합전쟁연습을 감행하고 있다. 면상과 뒤통수를 얻어맞았는데도, 미국군은 여전히 허세를 부리며 도발적인 경거망동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 무슨 화를 당하게 될지 모른다. 그처럼 얻어맞는 미국군에 북침전쟁연습을 확대하고, 대북선제핵타격력을 증강해달라고 요청하는 윤석열 당선자와 그의 책사들은 무슨 화를 당하게 될지 모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일성 주석과 자립적 민족경제노선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2.04.17 08:21
  •  
  •  댓글 0
 

김일성 주석의 경제철학

송화거리 1만세대 살림집 [사진 :조선중앙통신]
송화거리 1만세대 살림집 [사진 :조선중앙통신]

성장가도에 있는 북경제

4월 12일 평양 송화거리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있었다. 80층 고층 아파트를 포함하여 거대주택단지가 1년 만에 들어선 것이다. 14일에는 보통강강변 다락식주택구 준공식이 진행되었다. 새로운 형태의 고급빌라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입주는 공짜이다. 김일성 주석 탄생 110주년을 앞두고 진행된 행사이다.

북의 경제는 제재와 고립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내수주도의 성장일로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가 국제 공급망의 붕괴, 인플레이션, 자산폭락과 부채 위기속에 빠져들고 있는 조건에서 북 경제가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가도에 들어선 것은 김일성 주석이 창시한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곧 붕괴하리라던 북한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보면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런 점에서 김일성 주석의 경제사상과 경제노선을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김일성 주석의 경제철학

김일성 주석의 경제철학을 알려주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해방 직후 지금의 성진제강소 전기로 원철로 5기가 폭파되었다. 이 원철로들은 일제강점기 절연시설을 하지 않아 무수한 노동자들의 인명을 앗아간 악명 높은 작업장이었다. 김일성 주석은 “아무리 강철이 귀중해도 우리 노동자들의 생명과는 절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강철을 적게 생산해도 좋으니 우리 노동자들의 원한이 서린 원철직장을 없애버려야겠습니다.” 돈보다 생명이라는 노동존중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1978년 주체철을 보고있는 김일성 주석 [사진 : 유투브 주체철의 역사]
1978년 주체철을 보고있는 김일성 주석 [사진 : 유투브 주체철의 역사]

북은 철강생산에 필요한 코크스가 나지 않기 때문에 무연탄을 가지고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주체철을 꾸준히 개발하여 마침내 2000년대에 100% 주체철공법을 완성하였다. 그 시작점에서 김일성 주석은 ‘우리 연료로 철을 만들자‘고 발의하고, “우리나라에는 코크스탄이 없고, 다른 나라에 있는 코크스탄을 탐내야 무슨 소용이 있는가. 좋든 나쁘든 자기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주체철 개발을 적극 내밀었다. 김일성 주석의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의 핵심이 잘 담겨있는 사례이다.

1946년 2월 20일 평양에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제1차 회의가 소집되었다. 해방된 조국에서 첫 중앙정부의 회의였다. 그 첫 회의 1호 안건은 연필생산에 관한 것이어서 참가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일성 주석은 인민들의 문맹퇴치와 어린이들 교육이 가장 중요한 사업이며, 인민들 가슴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는 소원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고 한다. 인민대중의 문명한 생활향상이 정부의 기본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사상이 잘 드러난 사례이다.

김일성 주석이 천리마작업반 운동의 선구자로 이름난 강선제강소(오늘의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진용원을 만나는 장면 [사진 : 조선중앙통신]
김일성 주석이 천리마작업반 운동의 선구자로 이름난 강선제강소(오늘의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진용원을 만나는 장면 [사진 : 조선중앙통신]

전후복구를 끝낸 1957년 북은 5개년계획을 수행해야 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철 생산문제가 걸려있었다. 김일성 주석은 56년 12월 28일 강선제강소에서 노동계급을 만났다. 그리고 “동무들이 강재 1만톤만 더 생산하면 나라가 허리를 펼 수 있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호응한 강선 노동계급 사이에서는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천리마운동의 첫 봉화가 타올랐다. 그리고 6만톤 생산능력을 가진 압연기에서 12만톤을 생산해 내었다. 경제건설문제도 인민대중을 믿고 인민대중의 힘에 의거하면 얼마든지 풀 수 있다는 김일성 주석의 지론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북은 경제건설도 지도자와 인민대중의 일심단결이라는 힘으로 돌파해나가는 북의 경제건설방식을 알 수 있다.

계획경제인 사회주의 경제에서 공장의 노동자들을 공장운영의 주인, 생산의 주인으로 만드는 문제는 사회주의 경영학에서 중요한 문제였다. 김일성 주석은 1961년 남포시 대안 전기공장에서 현지지도를 통해 “공장, 기업소들이 당위원회의 집체적 지도 밑에 모든 경영활동을 진행”하는 대안의 사업체계를 창안하였다. 이것은 지배인 단독책임방식을 뛰어넘어 당과 지배인, 과학기술기사들이 참가한 위원회체계의 책임하에 정치사업을 앞세우고, 위가 아래를 실속있게 도와주는 방식의 사회주의 경영방식이다. 김일성 주석이 제기한 대안의 사업체계의 본질에는  어떻게 해야 노동자들이 공장, 기업소의 주인으로 될 수 있는가 하는 정신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김일성 주석의 자립적 민족경제건설 노선

김일성 주석의 경제철학은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에 집약적으로 나타난다.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은 “자기 나라의 자원과 자기 인민의 힘에 의거하여 자기인민에게 복무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남에게 예속되지 않고 제발로 걸어가는 경제로서 예속경제에 대치되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로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다방면적인 균형경제구조를 완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이라고 해서 이러한 노선을 관철하는데 난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사회주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은 1950년 후반 흐루쇼프 집권 이후 노골적으로 ’사회주의 국제분업‘을 주장하며, 북에게 농업국가로의 발전전략을 강요하고, 동유럽처럼 ’세브‘(사회주의 국제분업체계)에 가입할 것을 요구했다. 김일성 주석은 이러한 압박을 단호히 거부하였다. 이에 따라 소련은 북에 대한 중공업창설과 관련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였다.
내부에서는 소련을 추종하던 세력들의 반대해 나섰다. 먼저 경공업, 농업부터 발전시켜야지 당장 먹을 것도 없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능력도 없는 중공업을 어떻게 발전시키냐는 것이었다. “중공업에서 밥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는 식의 반발이 나왔다.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세력은 ’코콤‘을 만들어 대사회주의 봉쇄정책으로 경제예속화를 강요하고 있던 형국이었다. 당시 북은 일제강점기의 기형적, 편파적인 경제에다 그마저도 전쟁기 미국의 폭격으로 잿더미가 된 상황에서 새로 시작해야 했다.

김일성 주석은 이 모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완강하게 사회주의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을 밀고 나갔다. 북은 1956년부터 인민경제발전 5개년 계획, 7개년 계획을 통하여 평균 19.1% 속도로 성장하여 1970년 사회주의 공업국가에 도달했다. 공업생산은 56년에 비해 11.6배로 높아졌고, 생산수단생산은 13.3배, 소비재생산은 9.3배로 늘어났다. 이른 바 천리마 대고조의 시기이다. 북의 표현에 의하면, “지난날 현대기술문명에서 뒤떨어진 식민지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는 현대적인 공업과 발전된 농촌경리를 가진 사회주의 공업국가로 전변”된 것이다. 

과학기술로 무장한 자력갱생 경제

흔히 북이 자력갱생, 자립경제노선 때문에 못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북이 자립적 민족경제노선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다. 소련을 추종했던 동구사회주의국가들은 소련이 망하자 함께 망하였다. 자립경제를 추구했던 식민지 독립국가들은 모두 미국의 전복전략에 의해 모두 붕괴하거나 신식민지로 전락했다. 북 역시 고난의 행군이라는 심각한 위기를 넘겼다. 

최근 북은 새세기 산업혁명, 자립적 민족경제의 현대화, 정보화전략을 채택하고 과학기술로 무장한 사회주의경제강국의 길로 매진하고 있다. 제재와 고립속에서도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고 경제전반이 국방공업, 중공업, 경공업, 농업, 물류와 유통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첨단수준의 과학기술력으로 발전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북은 현재 김일성 주석의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을 현대적 기술과 정보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세계적인 지경학적 조건이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제국에 편입되어 국제분업과 지경학적 이득을 얻는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경제가 대공황기에 버금가는 위기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자본주의적 4차산업혁명은 절대실업이라는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기에 북의 경제를 깊이 알고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새로운 통일경제전략을 국가전략으로 채택해야 할 때 아닐까. 

2022년 4월 15일은 김일성 주석 탄생 110돌을 맞는 날이다. 북에서는 이날을 태양절로 명명하고 최대의 명절로 경축한다. 김일성 주석이 이룩한 업적을 정치, 경제, 군사 분야로 나누어 그 일부분을 소개한다. [편집자]

(1) 정치이념-이민위천
(2) 경제건설-자력갱생
(3) 국방강화-군민일치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장거리 포병부대 화력 비약적 향상...전술핵 운용 효과성 강화"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4.17 09:00
  •  
  •  수정 2022.04.17 09:36
  •  
  •  댓글 0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발사됐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발사됐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시험발사 날짜와 장소, 무기 제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만 전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 부문이 우리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중핵적인 전쟁억제력 목표달성에서 연이어 쟁취하고 있는 성과들을 높이 평가"하고는 "당중앙위원회의 이름으로 열렬히 축하해주시었다"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 부문에서 8차당대회가 제시한 전쟁억제력 목표달성에 연이어 성과를 쟁취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 부문에서 8차당대회가 제시한 전쟁억제력 목표달성에 연이어 성과를 쟁취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를 높이평가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명의의 축하를 주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를 높이평가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명의의 축하를 주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앞서 북은 지난해 1월 8차당대회에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 5,000㎞ 사정권 내 타격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 발동기(엔진)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군사정찰위성 운영 △500㎞ 전방 종심까지 가능한 무인정찰기 개발 등을 국방공업발전의 전략적 과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당중앙의 특별한 관심속에 개발되어 온 이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는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망적인 국방력 강화에 관한 당중앙의 구상을 밝히시면서 나라의 방위력과 핵전투무력을 더한층 강화하는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가르치심을 주시었다"고 알렸다.

시험발사 참관에는 김정식 당 부부장과 국방성 지휘성원들, 군 대연합부대장들이 함께했다.

북 매체가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 군 당국은 16일 오후 18시경 항흥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 매체가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 군 당국은 16일 오후 18시경 항흥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방위력과 핵전투무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타격 목표인 섬을 명중시키는 장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타격 목표인 섬을 명중시키는 장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한편, 한국 군 합동참모본부는 17일 문자공지를 통해 "어제(4.16) 오후 18:00시 경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하였다"고 하면서 발사체 발사동향에 대해서는 한미 연합으로 면멸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발사체 제원에 대해서는 고도 약 25km, 비행거리 약 110km,  최고속도 마하 4.0이하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문정현 “난 무조건 고통받는 사람 편…길 위에서 죽으면 보람이죠”

등록 :2022-04-16 07:29수정 :2022-04-16 09:16

[한겨레S] 커버스토리
‘봄바람 순례’ 나선 길위의 신부 문정현

12년째 강정마을 지킴이 하다가 ‘봄바람 순례단’ 끌고 북상중
독재 횡포 보며 독실한 신부에서 민주와 평화운동가로 진화
성소수자·동물권에도 마음 열어…“길 위에서 늘 배우는 덕분”
“길 위의 신부라고 불러주니 감사하죠. 앞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면 몰라도 이렇게 살다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봄바람 순례단’을 이끄는 문정현 신부가 지난 6일 오전 충남 천안시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길 위의 신부라고 불러주니 감사하죠. 앞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면 몰라도 이렇게 살다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봄바람 순례단’을 이끄는 문정현 신부가 지난 6일 오전 충남 천안시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한겨레S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bit.ly/319DiiE

‘길 위의 신부’가 다시 길에 섰다. 지난달 15일 제주 강정에서 출발한 문정현 신부(82·이하 호칭 생략)는 전국 방방곡곡의 아픈 사람과 상처받은 땅들을 찾아다니며 북상하고 있다. 이번에는 ‘다른 세상을 만나는 순례 ― 봄바람’이다. 2004년 ‘평화유랑단’을 이끌고 전국을 돌아봤던 이후 18년 만이다.

 

 지난 6일과 7일 충남 아산과 천안에서 ‘봄바람’을 몰고 다니는 문정현을 만났다. 그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과 만나서는 조곤조곤 대화했지만, 억압하는 자들을 향한 투쟁을 말할 때는 여든둘 나이가 무색하게 포효했다.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아산)와 한빛장애인평생교육원(천안)에서의 문정현은 따스한 봄볕이었으나, 천안터미널 앞에서 열린 충남 민주노총 문화제에서 마이크를 쥔 문정현은 천지를 울리는 한여름 우레였다.

 

봄바람 순례단은 전북 군산과 제주 강정에서 문정현과 공동체 생활을 하는 오두희, 딸기, 구중서, 오이 등 ‘평화바람’ 식구와 문정현의 동지 친구인 한경아, 한상욱 등이 고정 멤버이며, 가는 곳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길동무들이 함께하고 있다. 순례단은 오는 30일 서울에서 ‘다른 세상을 만드는 4·30 대회’를 열어 장정을 마무리한다. 그날 용산에서부터 종로 보신각까지 행진도 예정하고 있다.“강정에서 생활한 지가 12년째인데 가끔 뭍으로 나오긴 해도 오랫동안 제주에만 있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갑갑하잖아요. 맨날 패턴이 똑같으니까. 근데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이 신음하는 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전국이 아우성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한번 나가서 아픈 곳을 찾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오자고 해서 시작한 거예요.”

 

지학순 주교 구속 계기로 운동권 신부 돼

지금까지 순례단은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반대 집회 현장,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이엔지의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투쟁 현장, 경북 성주 소성리 사드 기지 공사장, 전북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수라갯벌, 대전 골령골 한국전쟁 집단학살지, 경기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강원도 양양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투쟁 현장 등을 찾았다. (순례 일정과 길동무 신청 링크 bit.ly/3KLgwin)“대통령 선거와는 상관없이 선거일 훨씬 전에 순례를 결정했어요. 그런데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 고통받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더 지치고 힘든가 봐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찾아줘서 고맙다’고 반가워하면서 굉장히 큰 힘을 얻는 것 같아요. 이런 게 바로 봄바람이지 뭐.”

 

전국의 아픈 곳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봄바람 순례단’이 지난 6일 오후 충남 천안시의 한 사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순례단을 이끄는 문정현 신부.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전국의 아픈 곳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봄바람 순례단’이 지난 6일 오후 충남 천안시의 한 사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순례단을 이끄는 문정현 신부.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1970년대부터 ‘깡패 신부’로 유명했던 문정현은 2000년대 들어서는 아예 길 위에 진을 쳤다. 2004년 1년간의 평화유랑단 생활에 이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년간은 평택 미군기지 반대 투쟁을 위해 싸움터인 대추리에 살았다. 경찰의 강제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등 5명이 숨진 용산에서도 2009년 1년 가까이 유가족들과 숙식을 함께 했다. 2011년 7월 제주 강정마을에 들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강정 해군기지 앞을 지키고 있다. 약자들 편에서 싸운 사제들은 많았어도 그처럼 수십년간 평화를 외치며 외롭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사는 신부는 없었다.

 

“무조건 나는 탄압받는 사람 편, 고통받는 사람 편에 있었죠. 그러느라 길에서 살았는데 길 위의 신부라고 불러주니 감사하죠. 앞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면 몰라도 이렇게 살다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길에서 쓰러지면 보람된 일 아니겠어요.

 

문정현은 10살 때부터 신부가 되기를 꿈꿨다. 친가와 외가 모두 대대로 독실한 가톨릭 집안 환경에서 성장한 그로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4남3녀의 형제 중 수녀(문현옥)와 신부(문규현) 등 세 남매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문정현은 1966년 사제 서품을 받고 전주 전동성당에서 사목 활동을 시작했다. 신학생 시절 5·16 군사쿠데타 소식에도 별 느낌이 없었을 정도로 정치 사회적 의식이 없었다.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에게 애정을 쏟고, 병들고 아픈 신자들을 정성껏 돌보는 착한 신부였다. 평범한 사제가 열정적인 투사 신부로 변하기까지는 시간과 계기가 필요했다. 그가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눈뜬 것은 박정희 정권이 민주화운동을 억누르기 위해 1974년 원주의 지학순 주교를 구속했을 때였다. 이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창립에 적극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차 인혁당 조작사건 피해자의 구명운동에 앞장서는 등 ‘운동권 신부’가 됐다. 1976년 명동성당 3·1민주구국선언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정권이 감히 가톨릭 주교를 불법 연행하고 구속하다니’라는 생각에서 분노했지 특별한 정치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러다가 인혁당 가족이나 민주화운동으로 핍박받는 사람들의 억울한 얘기를 직접 들으면서 차츰 생각이 넓어졌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채택한 사목헌장(1965년) 등이 이제 피부에 와닿고,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던 거죠.”

 

제주 강정해군기자 준공식이 열린 2016년 2월 26일 해군기자 공사장 입구에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인간띠잇기를 하는 사이 문정현 신부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제주 강정해군기자 준공식이 열린 2016년 2월 26일 해군기자 공사장 입구에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인간띠잇기를 하는 사이 문정현 신부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경찰차와 경찰청 유리 깬 ‘깡패 신부’

영혼이 맑았던 신부가 기층민중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1985년 전북 장수의 장계성당에서는 소값 피해 보상 운동 등 농민들의 싸움에 동참했다. 1988년 그가 주임신부로 부임한 익산의 창인동성당은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지역 노동운동의 중심이었다. 그는 생존권 투쟁을 하는 노동자들을 교회의 품으로 안는 것을 넘어 그들과 하나가 돼 투쟁했다.

 

“창인동성당의 숙소 바로 아래에 익산 노동자의 집이 있었어요. 화염병을 만드느라 밤늦게까지 병이 달그락거리고, 천을 쫙쫙 찢는 소리가 다 들려요. 안 되는데 싶어서 ‘야, 화염병 만들지 마! 사람 죽으면 어떻게 하려고 해’라고 고함을 치지. 그러거나 말거나 말을 안 들어요. 다음날 경찰이 성당 인근을 쫙 둘러싸고는 최루탄을 터뜨리면서 노동자들을 잡아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노동자들도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싸우기 시작하고. 나는 좀 자유로우니까 경찰 뒤쪽으로 가서 최루탄 쏘는 경찰들을 잡아채고 하죠. 그러면 나를 자꾸 연행했다가 풀어놓고 해서 화가 나는데 노동자들을 막 끌고 가니까 어느새 나도 화염병을 던지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 ‘야, 화염병 더 없어?’라고 묻고 있더라고. 화염병을 만들지 말라고 할 때는 언제고, 화염병을 왜 던지며, 그것밖에 안 만들었냐고 했으니 그런 모순이 없지. 하하.

 

군의 정보기관인 보안사가 만든 문건(1990년)에는 문정현을 이렇게 표현했다. “개인 번호 169 문정현. 전북 지역의 대표적 문제 인물. 외고집에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으로 별명은 ‘깡패 신부’. 3, 4공화국 당시 반정부 활동으로 수감.” 실제로 그는 불의와 싸우고 부당한 일에는 물러서지 않고 싸웠다. 장계성당에 있을 때였다. 당시 경찰과 안기부(국가정보원의 전신)는 3·1절만 다가오면 그를 차에 태워 먼 곳으로 데려갔다. 한번은 경북 울진의 백암온천으로 차가 달려가고 있는데 그가 꾀를 냈다. 소변을 보겠다면서 차를 길가에 세우게 한 뒤 볼일을 보는 척하면서 돌덩이를 주워서 경찰차와 뒤따르던 안기부 차의 유리창을 깨는 등 거의 난동을 부렸다. 그들은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장계성당에 데려다줬다. 화가 난 문정현은 장계지서를 찾아가 현관 유리창을 박살낸 뒤 전주의 경찰청으로 이동해 그곳 정문 유리창도 깨고는 경찰청장실에 쳐들어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고는 가톨릭 전주교구청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 결국 열흘 뒤 경찰의 사과를 받아냈다.

 

“그때 경찰이 요주의 인물들을 차 태워서 여기저기로 끌고 갔는데 대부분은 포기하고 며칠 지내다가 돌아오곤 했지만, 나는 용납할 수가 없더라고요. 돌아보면 항상 직선이었지 타협은 안 했어요 나는. 아침에 차를 몰고 나설 때는 오늘은 조심하면서 참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지라고 항상 다짐하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그게 안 돼요. 경찰이 내 차를 둘러싸고 문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게 하거든. 그러면 창문으로 빠져나와서 내 차 위에 올라가서는 막 발산을 하면서 육박전을 하고 난리를 치죠. 그렇게 해서 경계를 뚫고 들어가면 현장에서 며칠이고 버티곤 했어요. 보는 대로 느끼는 대로 행동했죠. 하하

 

.”그는 어릴 때부터 외고집이었다. 초등학교 4~5학년 무렵 자신을 함부로 대하던 동급생 덩치 큰 아이를 참다못한 그는 어느 날 하굣길에 기다리다가 싸움을 걸었다. 당연히 두들겨 맞았지만, 그는 한달 내내 같은 장소에서 그를 기다렸다가 싸웠다. 마침내 그 아이가 잘못했다며 두 손 들었다.

 

“전혀 의식을 안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글쎄 그런 기질이 있었던 것도 같네. 부당한 것을 보면 못 참고, 어떤 일을 하면 끝까지 가는 것은 지금도 여전하거든요. 대추리와 용산에서도 싸움의 주체인 당사자들이 그만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마지막에 나왔지 내가 중간에 끝낸 적은 없었어요.”

 

‘봄바람 순례단’이 지난 6일 저녁 충남 천안시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거리에서 충남 민주노총 문화제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봄바람 순례단’이 지난 6일 저녁 충남 천안시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거리에서 충남 민주노총 문화제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동생 문규현 신부를 사지로 보낸 까닭

그러나 문정현은 치열한 삶 가운데서도 사랑과 긍휼을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 장계성당에 있을 때, 한 마을을 방문했을 때 부모가 들판으로 일하러 가면서 지적 장애가 있는 여자아이를 감나무에 묶어놓고 밥그릇을 근처에 두고 간 것을 봤다. 왈칵 눈물을 쏟은 그는 곧바로 사제관 옆의 창고를 방으로 만든 뒤 부모 허락을 얻어 그 아이를 데려왔다. 그런 아이들이 금방 13명으로 불어나서 1986년 익산에 ‘작은 자매의 집’을 열었다. 2008년 자매의 집 원장을 은퇴할 때까지 아이들과 지내는 일이 문정현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투쟁하면서도 성당 생활에 소홀하지는 않았지. 예를 들면 병자 방문을 그렇게 많이 했어요. 일주일에 한번씩 아픈 사람을 방문하는 건 기본이고, 사고를 당한 신자가 있다든가 하면 수시로 쫓아가서 기도하고 그랬어요. 자매의 집 아이들과 헤어질 때는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았어요.

 

1989년 대학생 임수경이 전대협 대표로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에 갔을 때였다.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방북한 것이어서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문정현은 천주교 신자인 임수경을 데리러 신부를 파견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에 정의구현사제단은 미국에 머물고 있던 문정현의 동생 문규현을 파견했다. 문정현은 동생에게 “군사분계선을 넘다가 유엔군에게 총을 맞아 죽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판문점으로 돌아오라. 제3국으로 오는 것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동생이 다른 사람을 시켜서 나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묻더라고요. ‘죽더라도 군사분계선을 넘어라’라고 했지만 내가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지금도 그 생각 하면 마음이 아파요. 그러나 설령 순교를 하더라도 남북 분단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했죠.

 

문정현의 순교자적인 정신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인지 모른다. 1976년 3·1민주구국선언으로 구속돼 있을 때 첫 면회를 온 어머니는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우리 아들 김대건 신부 돼야 돼”라고 말했다.“감옥에서 어머니를 보는 것이 두려웠어요. 나를 만나면 오열하면서 실신할까 봐 굉장히 걱정했는데, 순교자가 되라는 뜻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참 당당하셨지, 우리 어머니.”

 

2006년 3월 6일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분교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주민 강제퇴거를 위해 학교 철망을 절단기로 자르자, 문정현 신부(왼쪽)와 인권단체 회원이 기둥을 부둥켜안고 막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06년 3월 6일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분교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주민 강제퇴거를 위해 학교 철망을 절단기로 자르자, 문정현 신부(왼쪽)와 인권단체 회원이 기둥을 부둥켜안고 막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997년 군산 미군기지의 활주로 사용료 투쟁은 문정현의 삶에서 또 하나의 변곡점이었다. 군산 오룡동성당 주임신부 시절 미군이 군산기지를 이용하는 민간 항공기에 대한 사용료를 올린 데 대해 처음에는 미군의 처사가 부당하다는 생각에서 시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에 나섰지만, 차츰 미군 부대의 오·폐수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과 범죄, 자주권 침해 등 한·미의 불평등 관계와 한반도 평화라는 본질적 문제를 깨달았다. 그는 2000년대 초 소파(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운동을 거쳐 화성 매향리 사격장 폐쇄, 부안 핵폐기장 반대,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 등 평화운동가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2016년 해군기지가 완공된 이후에도 강정마을에 머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면 기지 정문 앞에서 100배를 하고는 아침 먹고 미사를 드리지. 미사 끝나면 인간띠 잇기를 하고. 함께했던 사람들도 거의 다 떠났는데 왜 나는 계속 있느냐고 사람들이 물어요. 평화의 섬 제주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죠. 강정기지는 그걸로 끝나는 게 아녜요. 군사기지로 쓰려고 하는 무안공항과 군산기지 등 서해안의 군사벨트로 연결되거든요. 강정기지도 다 끝난 게 아니라 주변 레이더 시설 등을 더 갖추려고 하고 있고요. 그러니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어야 해요. 내가 별거는 아니겠지만, 나마저 떠나면 영향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힘이 닿는 한 강정을 지키려고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다른 세상을 만나는 순례-봄바람’ 일행이 지난 6일 오전 충남 천안시 ‘한빛 장애인 평생교육원’에서 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다른 세상을 만나는 순례-봄바람’ 일행이 지난 6일 오전 충남 천안시 ‘한빛 장애인 평생교육원’에서 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물고기 생각에 담배꽁초 안 버려

문정현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늘 진화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이 문제에 있어서만은 혐오나 반대는 아니지만 대개의 사제들처럼 외면했다. 용산 참사 다큐멘터리인 <두 개의 문>을 만들었던 ‘연분홍치마’ 감독들과 친하게 지냈던 그였지만, 연분홍치마가 성소수자 영화 단체라는 것을 안 뒤에는 거리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문정현은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을 지낸 김기홍씨의 사망 직후인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 “세상을 떠난 김기홍님이 드문드문 생각납니다. 여기저기 집회 장소에서 자주 보았지만 다가가 인사를 나눈 일이 없습니다. 왜 내가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 김기홍님도 그러지 못했나 봅니다. 제 잘못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이 사람을 죽게 하였나 봅니다. 요즘 미사 중에 이름을 호명하며 기도합니다. 용서하세요”라고 적었다. 지난 8일에는 봄바람 순례단과 함께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가 잠들어 있는 청주의 한 추모공원을 찾았다.

 

“젠더 문제 등에서는 내 정서와 아직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함께 사는 평화바람 식구들과 얘기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길 위에서 만나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듣고요. 또 김기홍씨 등의 죽음을 보면서 동정심이랄까 이해심이 생긴 것 같아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 말씀도 내 가슴에 꽂혔고요. 요즘은 그런 사람들도 목자로서 품어야 하지 않나, 그렇게 회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루에 담배 한갑을 피울 정도로 골초인 문정현은 인터뷰 도중 여러차례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다 피운 다음에는 꽁초를 담뱃갑에 도로 집어넣었다. 공중도덕도 뛰어난 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가 입을 열었다. “아는 어부가 있는데 몇년 전 그가 잡은 물고기의 배에서 담배꽁초가 나왔어요. 그 물고기가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어 그때부터 절대로 꽁초를 버리지 않아요.” 문정현의 생각은 벌써 저만치 동물권에 가 있다.

 

※문정현 신부의 일화는 2010년 <한겨레>의 연재물 ‘길을 찾아서’에서 그가 회고한 내용입니다.

 

아산 천안/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