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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업의 특별한 직업 교육, 뒤통수를 맞았다

장애인 차별 막기 위해 세심하게 교육하는 사회... 캐나다의 인권 의식이 높은 이유

22.04.23 20:27l최종 업데이트 22.04.23 20:27l
온라인 교육을 수강했다.
▲  온라인 교육을 수강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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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달리 정부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곳에서만 술을 구입할 수 있는 캐나다에는 주마다 주류를 배포하고 판매하는 정부산하 기업이 있다. 온타리오주에는 LCBO(온타리오 주류 관리 위원회)가 있는데, 최근 LCBO의 온라인 직업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동영상으로 상황 예시를 보며 설명을 읽고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다.

주류 판매와 음주에 관한 규정이 엄격한 캐나다인지라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점과 대처법, 법규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주의를 끈 것은 '모두가 접근 가능한 업무현장 만들기'라는 항목이었다.

신선한 깨달음을 안겨주었던 이 항목에는 업무현장에서 장애를 지닌 직원과 손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모두를 아우르며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업무환경'이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교육은 시작됐다. 다음은 도입부의 이야기이다. "나이가 들면 청력, 시력, 그 밖의 다른 감각들이 점점 흐릿해지거나 혹은 기동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인생의 어느 시점이 되면 영구적 혹은 일시적 장애를 지닐 가능성이 커진다. 장애가 있는 2백만 온타리오인들은 우리의 고객 혹은 동료가 되기도 한다.


LCBO는 우리의 업무현장이 모두를 아우르며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곳임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 우리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물리적 구조의 매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일하러 나오거나 필요시 협의를 요청하는 데 있어 편안함을 느끼는 작업현장을 창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리고 고객에 대해서는,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를 환영하는 매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누구나 접근이 용이한' 업무현장이란 '공감'에서 비롯됨을 강조했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능력을 말한다, 공감하기 위해 그 사람과 똑같은 경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지 그의 감정이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그의 어려움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를 그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었다.

내가 몰랐던, 생각해보지 못한 '장애'

직업교육 내용 중 '장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을 보여준 두 가지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싶다. 첫 번째는 발음이 불분명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에이다의 이야기. 그녀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던 매장 직원 헨리는 고개를 흔들며 귀에 손을 대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라는 말만 큰 소리로 반복한다. 이때 에이다의 관점이 이렇게 설명돼 있었다.

"나는 작년에 뇌졸중을 겪었다. 거의 회복됐지만 불행히도 언어능력은 백퍼센트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들이 내가 말을 알아듣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는 듯 목소리를 높일 때면 좌절감이 든다. 나는 언어장애가 있지 귀가 안 들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이들의 대화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당신은 이 상황에 도움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번. 돕기 위해 나선다. 에이다에게 사과하고 그녀의 말을 알아듣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설명한다. 그런 뒤 그녀의 질문을 전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물어본다.
2번. 그 상황을 피한다. 에이다는 당신이 아닌 헨리에게 물어보고 있다.
3번. 돕기 위해 나선다. 에이다에게 사과하고 그녀의 말을 알아듣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설명한다. 그런 뒤 그녀의 질문을 적어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일단 2번은 답이 아님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1번 아니면 2번인데, 부끄럽게도 나는 오답을 냈다. 언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으니 글로 적으면 되겠지, 라고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고 말았던 것이다.

정답은 1번. 설명은 이랬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장애인 당사자이므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질문을 적어달라는 식의 제안을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로 인해 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요구하게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이다의 경우, 뇌졸중을 겪은 후 소근육 기능이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글씨를 쓸 수 없었고, 종이와 연필을 내밀었을 때 또 한 번 난처해졌다. 에이다에게 직접 대안을 제시하도록 요청하자 그녀는 환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꺼내 질문을 입력해줄 수 있었다.

그렇다. 눈에 보이는 장애가 있고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다. 도우미 동물, 흰 지팡이, 휠체어, 목발 같은 보조장치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장애가 있음을 알아챌 수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장애는 알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장애의 또다른 예로는 정신, 학습, 청력, 언어 장애 등이 있다. 에이다는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진 경우였다.

그다음으로는 여러 장애의 종류가 제시됐다. 그중 충격으로 다가왔던 건 '일시적 장애'와 '상황에 따른 장애'에 관한 설명이었다. 팔이 부러져 깁스를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부러진 팔은 대부분의 경우 치유가 될 것이므로 이는 '일시적 장애'라고 했다.

그렇다면, 오른팔로 아기를 안고 매장에 들어선 손님의 경우는 어떨까? 아무리 보아도 그는 우리가 흔히 아는 장애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그는 왼팔만으로 무거운 맥주 상자를 들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아기를 바닥에 내려놓을 수도 없다. 이처럼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제약 역시 '장애'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를 '상황에 따른 장애'라고 했다.

갑자기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다. 일정 기간 깁스를 하고 있는 사람도, 아기를 안고 있어서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는 사람도 일시적 혹은 상황에 따른 장애를 지닌 것이라고 여긴다면, 그건 다름 아닌 '장애'라는 개념의 확장일 터였다. 그렇다면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크게 달라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

장애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논할 때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자주 이야기되지만 비장애인 입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시적 장애'와 '상황에 따른 장애'도 장애라고 한다면, 다시 말해 어떤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의 제약 혹은 불편함으로 장애를 해석한다면 어떨까? '누구나' '삶의 어느 시점에'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성큼 가깝게 다가올 듯하다.

다음은 장애를 지닌 직원 조셉의 이야기였다. 조셉은 차 사고를 당한 이후로 줄곧 머리를 빨리 움직일 때마다 어지러움을 느낀다.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지만, 정신을 바로잡으려면 몇 초가 걸리고 한다.

그는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서 직장의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직장 상사인 마리아는 조셉이 딴생각에 팔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늘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는데도, 그는 상관없다는 듯 행동한다. 수습 기간이 끝나는 다음 주에 그를 해고할 생각이다.

LCBO직업교육서에서는 조셉에게 뇌진탕이 나아지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마리아에게 터놓고 이야기할 것을 권고한다. 어떤 사건이 있었으며 그 사건이 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마리아에게 말한 뒤 가능한 합의점을 논의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리아에게 제시한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은 이렇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눈 것은 잘한 일이라고 조셉을 안심시킬 것, 그런 뒤 인사팀과 연락해 그가 일시적 장애에서 회복돼 업무능력이 되돌아올 때까지 그를 위한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낼 것임을 알려줄 것.

"장애를 수용하는 것이 우리의 '문화'다"
 
큰사진보기LCBO는 장애를 수용하는 것이 LCBO의 문화라고 했다.
▲  LCBO는 장애를 수용하는 것이 LCBO의 문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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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BO는 장애를 수용하는 것이 LCBO의 문화라고 했다. LCBO는 직원 모두를 포괄하는 공평한 문화를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영구 장애든 일시적 장애든 직원들이 자신의 장애에 대한 노사 간 합의점을 찾도록 요구하는 데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관리자들에게는 장애를 지닌 직원들에게 합의점을 제시하고 인사팀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합의점에는 업무시간 변경, 보조장치나 인체공학적 설계의 작업기기 제공 등이 포함된다).

비단 LCBO뿐 아니라, 캐나다는 '장애인의 천국'이란 별칭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 많고, 인권 의식이 높은 나라다. 버스는 100퍼센트 저상버스이고, 그 버스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탈 때 기사는 당연하다는 듯 내려와 도와준다. 그 과정에 승객들은 불평 한마디 없다. 아이들도 장애인 친구와 한 교실에서 생활하며 친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구비되어 있는 장애인 전용 테이블과 화장실, 상가 앞마다 설치된 경사로와 출입 버튼 혹은 자동문,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에는 아무리 자리가 없어도 절대 주차하지 않는 사람들, 생활비와 교육비, 저축비, 가족들의 돌봄 비용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재정 혜택들... 아직도 열거하지 못한 것들이 꽤나 많이 있다.

그래서일 것이다.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유난히 장애인이 많다고 느꼈던 건. 한국에 비해 장애인이 많은 게 아니었다. 장애인이 바깥 활동을 하는 데 따르는 불편함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는 정부와 장애인에 대한 세심한 접근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시민들이 있었을 뿐이다.

장애인 역시 비장애인과 마찬가지의 권리를 누려야 할 시민의 한 사람임을, 비장애인보다 소수라는 이유로 당연한 권리를 얻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현실이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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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로 끝난 검수완박 전쟁, 이해득실 따져보니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2.04.24 07:50
  •  
  •  댓글 2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공동취재사진)]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공동취재사진)]

1. 검찰주의자 윤석열의 먹튀

비장하게 시작한 검수완박 전쟁이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여야가 수용함으로써 맥없이 끝났다.

8개항으로 구성된 여야합의안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직접수사는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다.

그동안 검찰이 직접 수사해오던 ‘6개 범죄’ 중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는 삭제하고 부패·경제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소위 한국형FBI)이 출범하는 1년 6개월 후에는 폐지된다.

입법안은 4월 국회에 처리되고, 윤석열 정부 출범전에 마무리 된다.

이에 반발한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 6개 지역 고검장 등 검찰 지도부가 줄줄이 총사퇴입장을 밝히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바로 윤석열 당선자이다. 윤석열은 누구보다도 검찰주의자로 알려져 왔다. 검찰의 이익, 검찰의 권력을 사수하기 위해 검찰개혁론자 조국과 맞서며 검찰개혁을 저지했던 검찰옹호자였다. 그런데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입장을 180도로 바꾸었다.

검수완박 여야중재안이 통과될 본회의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청문회 보고서도 채택될 것이라는 예상이 눈에 뛴다.

권성동 국민의 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당선자와 협의없이 중재안에 도장을 찍었을 리가 없다. 윤석열이 자기 정치를 위해 검찰을 버린 것이다.

바보가 된 것은 검찰만이 아니다. 바로 윤석열의 직계이자 법무부 장관 내정자 한동훈이다. 아마 한동훈은 낙마할 것이다. 장관이 된다한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칼잡이 윤석열은 검찰권력이 최정점에 오를 때 검찰주의자로 행세하며 검찰총장에 오르고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제 검찰을 버렸다.

윤석열이 검찰공화국시대의 막차를 탄 희대의 먹튀였음을 검찰청 사람들은 씁쓸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2. 보복수사의 칼을 내려놓자는 야합

그 동안 검찰은 정권 초기에는 정권을 위한 수사로 정권에게 아부하고, 정권말기에는 현정권의 치부를 수사하며 미래권력에 빌붙는 방식으로 검찰권력을 확장해 왔다. 그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고, 이명박근혜는 모두 감옥에 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잊혀지는 것이 개인적 소망이란다. 그런데 까닥 잘못하면 검찰청에 끌려나올 판이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과 이재명 대선후보 중 누구든 떨어지면 감옥간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게다가 검찰출신 윤석열이 집권을 하였으니,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보복수사의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개혁의 명분은 둘째치고 이렇게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윤석열의 보복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공포가 자리잡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윤석열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찰내에는 윤석열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기 후 자신의 운명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박탈하는 이번 야합이 성사된 것은 바로 이 보복수사의 악순환에서 서로 해방되자는 큰 그림도 작용했다.

이렇게 보면 이번 합의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의 완성, 피의 복수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는 정치적 성숙’이라고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본질은 아니다. 본질은 야합이다.

내로남불은 하되, 정치적으로만 싸우고 칼을 들고 서로 죽이지는 말자는 야합. 보수양당체제로 갈라먹기를 제도화하자는 야합이다.

이로써 민주화를 위한 적폐청산의 역사적 장정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촛불항쟁은 친일친미수구세력을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180석을 가진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은 커녕 오히려 수구세력을 부활시키고 되치기를 당했다.

처음부터 이번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듯이 뭐라도 했으면 역사가 조금은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윤석열은 문재인 정권을 적폐로 몰고 수사를 공언했다.

 
 

이제 적폐는 친일친미수구세력을 의미하는 용어가 아니라 여야 모두를 의미하는 말로 확장되었다.

다시 말해 적폐 프레임이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바뀐 것이다. 서로 내로남불 하는 마당에 보복수사로 피를 흘려가면서까지 싸울 이유가 사라졌다. 그러니 이제 검찰권력축소를 여야합의로 진행하는 것이다.

보수양당체제를 고착시키기 위한 새로운 정치게임의 룰이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 무수한 부정부패와 비리들이 이런 야합구도속에서 은폐되고 감추어질 것이다.

오직 하나 올인했던 문제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이렇게 막을 내리고 있다. 이것을 코메디라고 하지 않고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여진은 아직 남아있다. 검찰권력을 되살려 검찰공화국을 완성하고 보복수사의 칼을 휘두르고자 하는 윤석열의 야망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부패, 경제수사와 중수청 신설 논란, 차기 총선에서의 검찰권 부활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3. 직접정치를 통한 사법권의 통제가 필요하다

어떤 변화속에서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이 땅의 법이 민중을 탄압하는 도구라는 점이다.

법이란 무서운 것이다. 일단 법이 제정되면 전 사회가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배자들은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각종 국가기구와 법을 통하여 민중에 대한 통제를 실현한다.

친미예속국가의 길을 걸어온 이 나라는 법을 통하여 민중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해 왔다.

이승만은 친일경찰을 통하여 경찰독재를 실시하였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는 군사력을 동원한 군사독재를 실시했다.

6월 항쟁 이후 경찰과 군부가 물러난 자리를 검찰이 대신했다.

공안질서가 어떻게 바뀌어왔든 동일한 것은 친미예속국가질서를 재생산하는 것에 복무하고 여기에 저항하는 민중을 탄압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막강한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구가 사법기구이다.

사법권은 수사권, 기소권, 재판권으로 구성된다. 애초에 재판부에 집중되어있던 이 3가지 권리는 역사적으로 재판부, 검찰, 경찰의 권한으로 분화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사법권은 해방 직후에는 미군정이 가지고 있었고, 경찰과 더불어 서북청년단 등 민간폭력기구도 초법적 권리를 행사했다.

군사독재시절에는 경찰이고, 검찰이고, 재판부고 모두 군사독재의 시녀에 불과했다.

국민의 피어린 투쟁으로 정치민주화가 진척되고 그 사법권의 최정점에 검찰이 올라탔다.

오늘날 검찰이 독점하던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 구형권 중에서 수사권을 박탈당하는 것은 역사의 필연이고,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이 와중에서도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말 한 마디 없는 검찰은 더 개혁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분산된 권력이 어디로 사라지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딘가에 이 사법권을 그대로 살아있다. 중수청이든, 어디든, 그리고 다시 그 시퍼런 칼날은 의연히 민중을 향할 것이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재판부든 국민배신과 민중탄압, 집단이익을 위한 선택적 정의로 점철된 사법권에 대한 진정한 개혁은 그 권력을 민중의 통제하에 두는 것이다.

당장은 쉽지 않다. 그러나 비록 친미예속국가, 친미보수양당체제의 사법권력이라 할지라도 국가기구간 권력분산과 조정과정을 통하여 민중의 개입공간이 발생하게 된다.

검사장 직선제, 검찰총장 직선제, 경찰 자치제의 완성, 재판배심원제 도입 등등의 공간이다. 바로 이러한 공간에 민중은 직접정치를 통해 사법권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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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서랍 속에 처박힌 차별금지법, 우리가 꺼내러 간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4/24 09:20
  • 수정일
    2022/04/24 09:2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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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3일 국회 앞서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요구하는 문화제 열려

 

 

"지천이 투쟁입니다. 장애인들이 '함께 살자'고 출근길에 권리를 요구합니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여성들은 거리로 나왔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우리들은 국회 앞에 나와 있습니다. 두 활동가가 '평등을 저버리지 말라'고 곡기를 끊은 지금, 투쟁은 말 그대로 목숨이 되었습니다" (남웅 성수사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 

성소수자, 장애인, 여성, 노동자, 이주민 등 사회의 '차별'에 저항하는 이들이 한 데 모였다.

23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쟁취 집중문화제 '평등으로 승리하자'가 개최됐다. 현장에선 휠체어에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피켓을 건 장애인 활동가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유니폼을 입고 나선 노동자들, 무지개 색 마스크와 팔찌 등으로 무장한 여성 및 성소수자 활동가들 등 다양한 시민사회 구성원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차별금지법의 즉각 제정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몇몇 사람들만의, 어떤 영역만의 요구가 아닌 이 사회의 모든 사회 구성원, 모든 공적 영역에 있어 중요한 법"이라 강조하며 "차별을 지금 당장 금지하라는 요구는 너무나 상식적인 요구"라고 주장했다. 

▲문화제 '평등으로 승리하자'에 참여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시민들 ⓒ프레시안(한예섭)
▲문화제에 참여한 참여자들. 이주민들을 위한 '이주구금 없는 세상' 현수막을 들고 있다. ⓒ프레시안(한예섭)
▲문화제에 참여한 참여자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피켓을 걸고 있다. ⓒ프레시안(한예섭)

이날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두 활동가, 이종걸 공동대표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의 단식농성이 13일째에 접어든 날이었다. 이 대표와 미류 위원은 지난 11일 국회와 정부 등에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무대에 오른 이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수많은 투쟁들이 있었고, 그렇게 시민들의 힘으로 지금의 차별금지법 제정 국면을 만들었다"며 "이 수많은 (투쟁의) 과정들을 기억하고, 이 국면을 넘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단식을 하기로 결의했다"고 단식투쟁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 지금 4월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하느냐고 언론이 많이 묻는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오히려 '왜 지금이면 안 되느냐'고 되물으며 싸워왔다"며 차별금지법 '즉시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류 위원은 '평등'이라는 책임을 방치하고 있는 정치권의 "나태함"을 비판했다. 미류 위원은 "예비 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은 혐오의 선봉대가 되어 있다, (민주당은) 입법과제들은 다 팽개치고 검수완박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우리 삶을 논하는 정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 한심한 정치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시민의 힘으로 밀어올린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이 지금 저 국회 안 서랍 속에 처박혀 있다"며 "국회를 흔들어서 우리가 그걸 꺼내보자"고 제안했다.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는 미류 위원(중앙)과 이종걸 대표(오른쪽) ⓒ프레시안(한예섭)

정치권에서 차별금지법은 주로 '동성혼 합법화'를 위시한 성소수자 이슈로 제한되어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날 문화제에선 성소수자는 물론 여성, 이주민,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등 구조적 차별에 저항하는 모든 이들이 참여해 차별금지법이 '모두를 위한 법'임을 강조했다. 

37년간의 복직투쟁 끝에 지난 2월 한진중공업에 복직 후 퇴직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이날 현장을 찾아 "장애인들의, 성소수자들의, 이주 노동자들의, 여성들의, 비정규직들의 세상은 '먼저 죽은 이들의 유언'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차별 투쟁의 역사를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은 "비인간이었던 이들이 비문명적 방식으로 싸워온 결과 이 세상은 문명을 말할 수 있게 됐다"며 "결국은 우리가 이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차별금지법 제정 투쟁을 독려하기도 했다. 

최근 출근길 지하철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투쟁을 재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경석 대표도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무대에 오른 박 대표는 "전장연은 20년 전에도 지하철 선로로 내려가며 싸웠는데, 요즘엔 혐오세력이 대한민국의 모든 투쟁을 우리가 다 하는 것처럼 가짜뉴스를 퍼뜨려 줘서 이렇게 조금 떴다"며 짧게 소감을 말한 후, 민중가요 '노동의 새벽'을 개사한 '탈시설의 새벽'을 부르는 것으로 발언을 대신했다. 

▲발언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 ⓒ프레시안(한예섭)
▲발언하고 있는 박경석 대표 ⓒ프레시안(한예섭)

이날 현장엔 이외에도 한가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 남웅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 등 여러 시민사회 단체의 활동가들이 무대에 올라 연대의 뜻을 밝혔다.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별개의 발언 일정 없이 현장을 찾았고, 국악·스카음악 밴드 유희스카, 비혼퀴어페미니스트 합창단 아는언니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게이코러스 지보이스 등이 참석해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모든 현장 행사는 현장 수어통역과 유튜브 문자통역을 동반하여 이루어졌다. 

오후 5시에 마무리된 문화제 이후, 현장 활동가들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까지 행진했다. 사회를 맡은 장예정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는 해당 행진이 "172석을 가지고 2년이 지날 때까지 (차별금지법) 논의 한 번 붙여보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에 "도대체 차별금지법을 왜 아직도 못 만드느냐, 왜 아직 논의 시작도 못하고 있느냐"고 물어보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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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충돌 극적 봉합된 까닭…중수청 등 동상이몽 가능성도

등록 :2022-04-22 19:11수정 :2022-04-23 02:30

 
 
여야 극한 갈등 극적 봉합
박병석 중재안 여야 수용…28 또는 29일 본회의 처리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하되 보완 수사권은 유지로 절충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왼쪽),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한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뒤, 서명을 마친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왼쪽),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한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뒤, 서명을 마친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야가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극한으로 치닫던 여야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라는 명분을, 국민의힘은 ‘검찰 보완 수사권 유지’라는 실리를 챙기며 양쪽 모두 반발짝씩 양보한 끝에 타협에 성공한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견을 수렴한 끝에 박 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 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직접수사권의 경우도 이른바 ‘한국형 에프비아이(FBI·연방수사국)’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전까지만 한시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행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에 한정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도 2대 범죄(부패·경제)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검찰의 직접 수사 총량을 줄이기 위해 전국 검찰청에 남아있는 6개 특별수사부(반부패·강력수사부)를 3개로 줄이고, 특수부 검사 수도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검찰의 시정조치 요구사건과 고소인이 이의를 제기한 사건 등은 단일성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의 보충 수사권을 인정해 경찰 수사를 견제할 수 있게 하면서도, 이를 명분으로 인지수사와 별건조사는 못하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여야는 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위한 입법을 6개월 안에 마무리 짓고, 1년 이내 출범시키기로 했다.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는다.

 

박 의장의 중재안은 여야 양당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절충안에 가깝다. 민주당의 요구대로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검찰의 보완 수사권은 별건 수사 금지를 조건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해 야당에도 수용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뒤 ‘검찰 기소·수사권의 분리 원칙’과 ‘4월 임시국회서 법안 처리’, ‘한국형 에프비아이 설립’을 언급하며 “이 세 가지가 의장 중재안에 기본적으로 반영됐다고 본다. 우리 뜻이 그대로 다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중재안에서 부족한 부분은 향후 보완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의원총회 뒤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은 직접 수사권뿐 아니라 보충 수사권까지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었는데 (중재안은) 보완 수사권과 2차 수사권은 그대로 유지하고, 부정부패와 대형 중대범죄(경제) 2개에 대한 수사권은 검찰이 보유하는 내용”이라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야 의원총회장에 오른 중재안이 큰 반발 없이 당내 동의를 얻을 수 있던 것은 ‘충분한 사전조율’이 밑바탕이 됐고, 극한 대치에 따른 비판 여론에 여야 모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김용민 의원 등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을 주장하며 중재안에 반대했지만, 다수의 의원들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 나온 안을 수용하지 않는 데 따른 부담이 클 것이라며 중재안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국민의힘에서도 일부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권 원내대표의 설명을 들은 의원들이 대체로 중재안에 동의했다고 한다.

 

여야는 다음주 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을 가다듬은 뒤 28일 또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이를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법사위에서 법안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여야 간 이견이 도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 요건인 ‘검찰 외 다른 수사기관 범죄 대응 역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이라는 조항(2항)과 ‘중수청 출범시’ 조항(5항)이 추상적인데다, 선택적 개념인지 필요충분 조건인지 분명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에 중수청 출범 시기를 법안에 못박아야 한다거나, 검찰에 남은 2대 범죄 수사권 폐지 시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검찰총장을 비롯해 대검 차장과 일선 고검장들이 집단 사퇴하는 등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민주당 강성파 의원들이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변수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입법권을 가진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는데,박 의장이 자문그룹을 통해 만든 안을 최종적으로 받으라고 강요하는 헌법파괴적이고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기자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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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대편입 132명 중 4명 경북대 가족, 그 중 2명 정호영 자녀

'경북대 교직원 가족' 의대 학사편입 내역 입수... 2017년 3명에 딸 포함, 2018년 1명은 아들

22.04.22 21:44l최종 업데이트 22.04.22 21:45l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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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의과대학 학사편입학(2017~2020학년도) 합격자 132명 중 경북대 교직원의 가족이 4명이고, 그 가운데 절반인 2명이 경북대병원장을 지낸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가 22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2020학년도 매해 해당 전형으로 33명씩 의과대학에 편입학했고 그 중 2017학년도에 3명, 2018학년도에 1명이 경북대 교직원 가족이었다.

2019학년도와 2020학년도 합격자 중엔 교직원 가족이 없었다. '학사편입학'은 기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 폐지에 따라 전국 의과대학에서 2017~2020학년도에 한시적으로 운영된 전형이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7학년도에, 아들은 2018학년도에 해당 전형으로 경북대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이때 정 후보자는 각각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 경북대병원장을 맡고 있었다.

특히 2017학년도 낙방했던 아들은 2018년도 신설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자가 됐다.

한편 21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10개 국립대 의과대학에 학사편입학으로 입학한 학생들 중 8명이 해당 의대 교수의 자녀였다. 서울대 1명, 부산대 3명, 충북대 1명, 경상대 1명이었고, 경북대는 2명이었다. 2명 모두 정 후보자의 자녀다.

충남대의 경우 '회피·제척대상 자진신고제'를 운영해 교수 자녀 1명을 불합격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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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재일조선인들의 민족교육과 ‘조선학교’를 끝까지 지키겠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4/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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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개 단체와 340명의 인사가 22일 정오 서울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재일조선인들의 4.24교육투쟁 74주년에 즈음해 각계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재일조선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민족교육을 탄압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141개 단체와 340명의 인사가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중단을 요구하며 일본 정부에 이처럼 요구했다. 

 

이들은 22일 정오 서울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재일조선인들의 4.24교육투쟁 74주년에 즈음해 각계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4.24교육투쟁은 재일조선인들이 1948년 미연합사령부와 일본 당국의 ‘조선학교’ 폐쇄령에 반발해 일본 전역에서 일어났던 ‘전후 일본 최대의 대중운동’이었다. 이 투쟁으로 3천 명 가까운 재일조선인이 체포되고, 당시 16살 소년 김태일은  일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4.24교육투쟁은 재일조선인들이 ‘민족교육’과 ‘민족교육을 받을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투쟁이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일조선인과 민족교육을 탄압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재일조선인은 일본 정부의 각종 정책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일본 정부는 오히려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존중해야 마땅하다”라면서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으려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군사·정치적 우경화 행보를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의 차기 정부가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학교 탄압, 교과서 역사 왜곡,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성노예 문제 등에 당당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겨레의 힘을 모아 재일조선인들의 민족교육과 ‘조선학교’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 공동성명은 22일 오후 4시 일본 문부과학성에 전달된다. 

 

▲ [사진제공-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한편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등의 단체는 22일부터 27일까지 ‘꽃송이 주간’으로 선포했다. ‘꽃송이’는 1978년부터 조선신보사가 ‘조선학교’ 초·중·고급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와 작문 등을 모집해 입선한 작품들을 묶은 문집의 이름이다. ‘조선학교’의 아이들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23일 대한극장에서는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 상영제가 진행된다. 

 

박영이 감독의 ‘하늘색 심포니’, 김철민 감독의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김지운·김도희 감독의 ‘차별’ 영화가 상영되며, 영화를 만든 감독들과 대화의 시간도 마련되었다. 

 

▲ 영화 상영제 안내 [제공-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아래는 각계 공동성명 전문이다.

 

일본 정부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일조선인과 민족교육을 탄압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1948년 일본에서 벌어진 조선학교 폐쇄령과 이에 맞선 재일조선인들의 투쟁,

그 과정에서 무자비한 폭력 속에 한 명의 학생이 죽음에 이르고, 수많은 재일조선인들이 피 흘려야 했던 사건이 바로 4.24교육투쟁이다.

그로부터 74년이나 흘러 2022년에 접어들었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를 끊임없이 차별하고, 탄압하고 있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목적으로 실시했던 고교무상화정책에서 2010년, 조선학교 배제,

2019년 시행한 유치원·보육원에 대한 무상화 정책에서 재일조선인유치원 40곳 제외,

각 지자체에서 지급하던 학교 운영 보조금 삭감,

코로나19로 인한 학생긴급지원금 제도에서 조선대학교 제외,

사이타마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지급에서 조선유치원을 배제했던 일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조선학교 학생들의 가방을 공항에서 검문해 여행기념품을 모두 압수해간 사건,

이외에도 대학입시에서 별도의 심사과정을 거치게 하고, 우익단체들이 조선학교에 찾아가 학생들을 협박하는 행위를 방조하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극심한 차별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재일조선인은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로 인해 일본에서 살게 된 사람들이며, 이들이 지금까지 일본 국민들과 똑같이 일본 정부에 세금을 내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일조선인은 일본 정부의 각종 정책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일본 정부는 오히려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존중해야 마땅하다.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으려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군사·정치적 우경화 행보를 멈춰야 한다.

 

5월에 시작될 한국의 새 정부에 요구한다. 한국 정부는 재일조선학교 탄압, 교과서 역사 왜곡, 인종차별주의자의 우토로 방화,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성노예 문제 등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우리 민족에게 가하는 일본의 몰염치한 태도에 대해 전체 국민을 대표해 당당하게 항의하라. 지난 시절 재일조선인과 조선학교에 대해 존재했던 고향 땅 남쪽 시민들의 편견과 오해는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를 통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이 있은 후 지난 20여 년 동안 조금씩 바뀌어왔다. 그들은 우리에게 이방인이 아니며, 우리와 함께 고국의 발전과 평화, 통일을 진심으로 바라는 한민족, 한 핏줄이다. 이 역사적 흐름이 결코 거꾸로 흘러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한 공동번영, 자주통일,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재일조선인에게 가해지는 억압의 굴레를 벗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겨레의 힘을 모아 재일조선인들의 민족교육과 조선학교를 끝까지 지킬 것이다.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인 탄압이 중단될 때까지 국제사회의 양심 있는 인사, 단체들과 더불어 끊임없이 요구하고, 싸워갈 것이다.

 

ㅡ 더 이상 일본 정부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일조선인을 탄압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

ㅡ 재일조선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민족교육을 탄압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ㅡ UN 인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사회권규약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국제인권단체의 권고대로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정책을 즉각 시정하라!

ㅡ 윤석열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고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라!

 

2022년 4월 22일

조선학교 차별중단을 요구하는 

141개 단체, 340명 연명

 

[단체]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사)통일의길/(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준)나라사랑시민회/1923한일재일시민연대/4.27시대연구원/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공동선언실천 시카고위원회/6.15공동선언실천 유럽지역위원회/6.15남측위 청학본부/6.15남측위원회 강원본부/6.15남측위원회 경기본부/6.15남측위원회 경남본부/6.15남측위원회 광주본부/6.15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6.15남측위원회 대전본부/6.15남측위원회 부산본부/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6.15남측위원회 울산본부/6.15남측위원회 인천본부/6.15남측위원회 전남본부/6.15남측위원회 전북본부/6.15남측위원회 제주본부/6.15남측위원회 충남본부/6.15남측위원회 충북본부/615시민합창단/Action One Korea/Koreans for Woori Schools/Legal Counsel for KAPAC/가톨릭농민회/개천단군평화통일연구회/겨레의길 민족광장/겨레하나/경기진보연대/경남진보연합/경희총민주동문회/고양YMCA/광주진보연대/교육희망네트워크/국민주권연대/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기독여민회/농민의길(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회민총연합,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한국친환경농업협회)/대경진보연대/대안교육연대/대전빈들교회/더불어 시민연대/동학실천시민행동/디아스포라연구소/미주지역 5.18 광주 민중항쟁 동지회/민들레/민족문제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민족의 집/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민주노동자전국회의/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벽을문으로! 평화통일시민회의/부산민중연대/부산을바꾸는시민의힘 민들레/사월혁명회/서울겨레하나/서울진보연대/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FCWS)/시민모임<독립>/시애틀 진보연대/시애틀늘푸른연대/실천불교승가회/여순항쟁유족회/우리들 (재일코리언 학생들 장학금지원단체)/우리학교와 함께하는 동포모임(우함동)/우리학교와아이들을지키는시민모임/울산겨레하나/울산겨레하나 세종지회초심분회/울산겨레하나 회원모임 : 우리학교무지개/울산진보연대/원불교 독일 레겐스부르크교당/이스크라21/인도네시아 호남향우회/인천자주평화연대/인천통일로/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자립지지공동체/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작은자공동체교회 (뉴욕)/재독 평화 여성회/재중항일역사기념사업회/전교조 경남지부/전교조 충남지부 통일위원회/전교조 통일위원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전국빈민연합/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여성연대/전국청소년진보연대 소명/전남진보연대/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조선학교와함께하는시민모임봄/지구촌동포연대 KIN/진보 3.0/진보당/진보당 엄나바분회/진보대학생넷/참사랑교육연구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책방다독다독/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캐나다 노바밸리 한인회/코리아국제평화포럼 KIPF/통일광장/통일로/평화이음/프랑스 한글학교 협의회/하연화무용단/한겨레평화연대/한국 ITW/한국YMCA전국연맹/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위원회/한국대학생진보연합/한국진보연대/한국청년연대/한글문화원/한민족유럽연대/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한청협전국동지회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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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항모, 한미 해상훈련 못 한 진짜 이유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4.22 19:16
  •  
  •  댓글 0
 
 
 

지난 12일 ‘에이브러햄 링컨’ 미 핵추진항공모함이 울산 동쪽 공해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3일과 14일 양일간 미일 합동군사훈련을 전개했고, 14일에는 원인철 합참의장이 승선해 6시간 동안 머물렀다.

그러나, 동해상을 빠져나간 16일까지 한미합동 해상훈련은커녕 한국 영해 안쪽으로도 진입조차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출처 : 미 해군 홈페이지]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출처 : 미 해군 홈페이지]

미군 핵항모의 동해 진입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그 때문에 한국 해군과 미 핵항모와의 연합훈련 기회를 놓친 이유에 대해 억측이 난무한다.

대체로 미일 합동훈련에 미군이 한국 해군의 동참을 요청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동해상에서 일본과의 합동훈련에 부담을 느껴 거부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언론에선 “미국 측이 ‘링컨’항모 이동 전 한국에 동해 영내에서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을 제안했으나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도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라며, 한미 해상훈련 불발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그렇다면 임기 말 문재인 정부가 과연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일본 자위대와의 연합훈련을 거부한 것일까?

아니다.

“미 해군 측에서 우리 측 해군으로 (훈련 참가) 요청이 온 것은 없다”라는 해군의 공식발표가 있었고, 이미 일본과는 여러 차례 합동훈련을 전개한 바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한일 관계를 이유로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미국 측이 한국과의 해상훈련을 거부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해상훈련 못한 이유

한미 해상훈련을 거부한 당사자로 미국을 지목한 이유는 지난 7일 윤석열 당선자가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했을 때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과 나눈 대화 내용 때문이다.

국민일보가 보도한 데 따르면, 윤 당선자는 주한미군과의 5+5회의에서 핵항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대북 선제타격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TTX)의 야외 실기동훈련 재개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북측의 반발을 의식한 미군 측이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백악관이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고도 전해진다.

 
 

이를 증명하듯 5+5회의에 참석했던 이종섭 후보자는 미 전략자산 전개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를 약속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실제 지난달 24일 북의 ‘화성포-17’형 발사 때도 미국에 전략자산 진출 등 한미 연합 대응을 요청했지만, 미군이 이를 거절함에 따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현장지휘 아래 우리 군만 단독으로 무력시위를 전개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현장 지휘했다. 그러나 한국군 단독 훈련이라 미군의 승인 없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출동시킬 수는 없었다. [사진 : 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현장 지휘했다. 그러나 한국군 단독 훈련이라 미군의 승인 없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출동시킬 수는 없었다. [사진 : 국방부]

윤 당선인이 요청한 야외 실기동훈련 재개도 주한미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8일 시작된 상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실기동훈련 없이 현재 연합지휘소훈련만 진행하고 있다.

미군, 전략자산 전개 미루는 이유

미군이 윤석열 당선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전략자산을 전개한 선제타격 훈련을 꺼리는 이유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선결과제 때문이다.

신냉전으로 불리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선결과제는 미일 동맹군의 전투력을 증강하여 중국의 군사 활동을 억제하는 일이다. 아울러 EU 동맹국들을 부추겨 우크라이나와 전투 중인 러시아를 고립 압박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포위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 그런데 여기에 대북 전선까지 확대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다는 것을 미국은 알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는 달리 북은 미 본토에 대한 선제공격 의사가 있는 데다 그 능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 핵항모가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 PM3 Jarod Hodge /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 핵항모가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 PM3 Jarod Hodge / 미 해군]

미국은 이번에 진행한 미일 합동훈련 때도 북의 군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군 ‘링컨’항모가 일본 자위대와 연합해 ‘탄도미사일 정보공유훈련’(미사일 탐지레이더가 포착한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훈련)을 마치고 동해를 빠져나가던 지난 16일 오후 6시경, 난데없는 북의 신형 유도무기 발사 소식을 들어야 했다.

문제는 이번 미일 합동훈련에서 사용된 미국산 요격미사일(RIM-66 스탠더드 개량형)은 비행속도가 마하 3.5밖에 되지 않는데, 북이 쏜 신형 유도무기는 마하 4.0의 속도로 날아간 것이다.

더구나 중국인민해방군 동해함대 소속 6,000톤급 전자정찰함이 미일 합동훈련 중인 ‘링컨’항모를 지켜보고 있었고(4월 13일 자 일본 방위성 기관지), 러시아의 태평양함대가 15척의 전투함과 2척의 잠수함, 그리고 여러 대의 해상작전기를 14일 동해에 출동시켜 전범국 일본과 군사훈련을 하는 미국에 시위한 사실이 러시아 국방부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의 신냉전 전략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눈치 없는 윤석열 당선인이 대북 선제타격 운운하며 자꾸 미국에 떼를 쓰니 바이든 미 행정부도 난감하지 않을까.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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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접종 고민된다”는 어르신들…언제, 어떤 백신 맞으면 좋을까

등록 :2022-04-22 05:00수정 :2022-04-22 10:40

 
 
60살 이상, 3차 접종 후 4개월 경과시 4차 접종 가능
전문가 “백신 외 어르신 보호수단 없어”…“여전히 이득”
화이자·모더나 우선…이상반응 적은 노바백스도 추천
60살 이상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4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이 화이자로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60살 이상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4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이 화이자로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40대 직장인 신아무개씨는 78살 어머니의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 예약을 위해 최근 사전예약 누리집에 들어갔다가 고민에 빠졌다. 선택할 수 있는 백신에 노바백스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신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인 화이자로 3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신씨는 “어머니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큰 부작용은 없었지만, 노바백스가 더 안정적이라는 뉴스를 봤던 터라 고민이 됐다”며 “앞으로 반복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거 같은데 맞던 백신을 계속 맞는게 좋은지, 노바백스로 갈아타는 것이 좋은지, 접종 시기는 어떻게 할지 여전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14일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인 서울 마포구 도화동 더튼튼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한 시민이 노바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2월14일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인 서울 마포구 도화동 더튼튼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한 시민이 노바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14일부터 60살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됐지만, 고령층은 잦은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 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선뜻 백신 접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연령대의 3차 접종 효과가 떨어지고 있고, 전체 위중증 환자의 90% 안팎이 이들 연령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21일 현재 60살 이상 인구의 4차 백신 예약율은 13.8%(189만6900명)로 저조하다.

 

전문가들은 3차 접종 이후 4개월이 경과했다면 되도록 4차 접종을 권하고 있다. 지난주(4.10∼16)만 해도 사망자의 95.2%인 1711명이 60대 이상으로 80대가 61.6%(1108명)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층의 피해는 계속되는데, 이를 막을 효과적인 수단이 현재로선 백신 접종 외에 딱히 없기 때문이다. 사적모임 인원·영업시간 제한을 시작으로 마스크·환기·손 씻기 등 개인 방역수칙 이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비약물적 중재를 통한 예방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대유행은 가을·겨울에 온다 하더라도 그 전에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5월부터는 어떻게 70∼80대 이상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이분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진단되면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투여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오미크론 발생이 줄어가는 시기이지만 고위험군 중증·사망 사례는 여전히 많다”며 “지금 접종 시기가 (유행이 확산하던 시기에 비해)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닐지 모르지만 여전히 이득이 있을 수 있는 시기는 맞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이스라엘 연구를 보면, 3차 접종과 견줘 4차 접종 4주 뒤 감염은 2배, 중증은 3.5배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4차 접종 때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우선 고려하고, 그 다음 노바백스 접종을 권한다는 입장이다. 노바백스는 화이자·모더나와 달리 전통적인 유전자재조합 방식(B형간염, 인플루엔자)으로 만들어진 백신이다.

 

권근용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효과가 더 좋으니까 일차적으로는 mRNA 백신 4차 접종을 권고한다”며 “mRNA 백신을 꺼리시는 분들은 아예 맞지 않는 것보다는 백신을 맞는 게 훨씬 낫기 때문에 노바백스로도 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백신별 3차 접종 중화항체가 등을 조사했더니 노바백스로 3차 접종을 하면 아스트라제네카 3차 접종과 동등하거나 소폭 효과가 좋았지만, 화이자로 3차을 했을 때보다는 낮은 세포반응을 보였다. 현재 질병청 사전예약 시스템에서 예약할 수 있는 4차 접종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백스 등 3종이다.

 

전문가들은 의견이 갈린다. 최원석 교수는 “임상 경험상 교차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노바백스도 접종할 수 있지만, 노바백스 접종을 mRNA 백신보다 우선해 권고할 만한 근거는 없다”며 “제일 자료가 적은 게 노바백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엄중식 교수는 “접종을 통해 항체가를 어떤 형태로든 올려놓는 게 좋다”며 “근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저는 노바백스를 4차 접종으로 많이 권고한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화보] 코로나19 거리두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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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왜 이명수 기자에게 징역 10월 구형했나

윤석열 취재 갔는데 '아파트 주거침입' 혐의 적용...수사보고에 엉뚱한 사건 유사 사례로 언급

22.04.22 05:57l최종 업데이트 22.04.22 05:57l
 기자." 
▲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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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취재를 갔을 뿐인데 검찰의 수사 기록을 보면 저를 완전히 범죄자에 나쁜X으로 표현했더라고요."

최근 검찰로부터 '윤석열 아파트 주차장 침입' 혐의로 징역 10월을 구형받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사가 징역형을 구형할 줄은 몰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기자는 "취재하며 사법 피해자 이야기만 듣다가 내가 당사자가 돼 버리니 '진짜 검찰에서 이런 식으로 전과자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19일 열린 공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이명수 기자, 그리고 함께 현장 취재를 간 정아무개 기자에게 각각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최종 판결을 일주일 후인 오는 26일로 예고했다.


앞서 이 기자는 지난 2020년 8월 25일 오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거주지인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 들어가 그 무렵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됐던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이유 등을 직접 취재하려고 했지만 이후 아파트 측은 이 기자와 정 기자를 무단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명수 기자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윤석열 당선인의 아내 김건희씨와 7시간 51분 동안 통화를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후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씨는 지난 1월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기자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 김건희 소장 받은 서울의소리 "비판 막으려는 겁박" http://omn.kr/1xs8n)

검찰 수사기록 확인해 보니...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수사기록에서 검찰은 이 기자 등의 취재에 대해 "피의자들은 검찰총장 윤석열이 거주하는 아크로비스타 건물의 관리자인 보안업체 담당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차장에 들어와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전에 허가받지 아니한 채 촬영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주거자나 건물 등 관리자의 승낙 없이 또는 위와 같은 자들의 승낙 없이 명시적 또는 추정된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들어감으로써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명수 기자 등은 공식적으로 만날 수 없지만 반드시 만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인물의 이동 경로에서 대기하다가 인터뷰를 시도하는 방식인 '앰부시 취재'를 했지만, 기록에는 '취재'와 관련된 언급 없이 '주거침입' 혐의만 강조돼 있었다. 

당시는 <뉴스타파>가 "윤석열 총장이 서울 중앙지검장 시절 중앙일보와 JTBC의 사주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나 술자리를 가진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날은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당일이었다"라고 보도한 지 엿새 뒤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3월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3월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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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무개 기자는 검찰 조사에서 "저희는 언론인으로서 공익적인 목적으로 윤석열 총장 취재를 계획했지만, 윤 총장이 차에 탄 상태에선 쫓아갈 수 없고 취재를 할 수도 없었다"라며 "그래서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고 합법적인 방법을 찾다가 윤 총장이 주차장에서 나올 때 짧게나마 질문을 던지기 위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자 역시 피의자 신문조사에서 "윤석열 총장에게 물어볼 질문들이 너무 많았다"며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왜 만났는지, 검언유착, 조국 전 장관 무리한 수사, 삼부토건 사건, 총장 가족 수사 등을 물어보고자 했다"면서 취재를 위해 주차장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기자는 이전에도 윤석열 전 총장 인터뷰를 위해 네 차례나 퇴근시간대에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주차장에서 대기하며 앰부시 취재를 시도한 적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공익을 목적으로 한 취재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지만, 검찰은 수사보고에 전혀 다른 성격인 아파트 경비원이나 타 종교시설에 들어간 교인 사례들을 판례로 언급하며 '건조물침입죄'를 부각했다. 

한편 검찰이 이명수 기자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딸 조민씨를 비슷한 방식으로 취재한 기자를 고발한 조국 전 장관은 < TV조선 > 기자에 대한 검찰의 처분은 "감감무소식"이라며 "검찰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은 지난 2020년 8월 '집을 보러 왔다'고 말하며 윤석열씨의 자택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 들어가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이명수 기자에 대해) 신속히 주거침입죄로 기소했고,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라며 "그런데 2020년 8월 내 딸이 살던 오피스텔 공동현관문을 무단으로 통과해 딸의 방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TV조선 기자 2명의 경우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감감무소식이다. 검찰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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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게 해달라" 굶는 노동자에게 '빠바'는 '비타500'을 건넸다

[인터뷰] 25일째 접어든 단식투쟁, 임종린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

 

"단식농성이 3주가 넘어갈 때까지 회사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13일째에 (사측에서) 처음 천막을 찾아왔는데, 단식 중인 저한테 비타500을 주고 가시더라."

임종린 전국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단식투쟁이 21일자로 25일째를 넘어섰다. 2007년 파리바게뜨에 입사해 제빵기사로 일한 임 지회장은 2017년 "좀 쉬게 해 달라"며 파리바게뜨 지부 노조를 설립했다. "주휴 개념도 없이 한 달에 20일을 연속으로 근무"하고 "점심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식사조차 제대로 못하고" 일하는 게 당시 제빵기사들이 겪는 노동환경이었다. 

'월 6회 이상 휴무, 점심시간 보장' 등 상식선의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조는 SPC그룹의 불법파견 문제를 파고들었지만, 돌아온 것은 "앞에서는 합의하자고 하고, 뒤에서는 노조 탈퇴를 강요하는" 식의 부당노동행위였다고 임 지회장은 회상한다. "고소도 하고 농성도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지노위와 중노위의 인정까지 끌어냈지만" 사측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뭘 해도) 안 되는구나, 도저히 문제가 풀리지가 않는구나, 그런 마음에 (단식을) 시작했다."

갖은 시도가 좌절된 끝에 지난달 28일 임 지회장은 곡기를 끊었다. "끝장을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그룹 본사 건물 앞 한 칸 남짓한 농성천막 안에서 그를 만났다. 단식투쟁 23일째였다. 건강상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직 버틸 만 하다"고 짧게 대답했다. 얼마 전 천막에 연대 방문한 의료노조 조합원들은 그의 혈당과 혈압이 낮아지고, 불규칙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부 농성 천막에서 마난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부 지회장. ⓒ프레시안(한예섭)

단식투쟁 13일째, 회사는 해결책 대신 '비타500'을 건넸다 

지난 9일, SPC그룹 본사 소속 조용찬 상무가 천막을 찾았다. 단식투쟁이 13일째에 접어든 때였고, 사측의 첫 번째 방문이었다. 그날 조 상무와의 대화를 두고 임 지회장은 "그야말로 아무 말 대잔치였다"고 평했다. 실질적인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와서 한다는 말이 이거 (단식) 왜 하고 있냐는 말이었다. 지노위, 중노위 판정을 못 본 거냐고 물었다. 그러니까 봤다고 하더라. 그럼 뭘 또 물어보냐고,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하니, 아직 법적으로 해결이 안 난 사안이라며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대체 무엇을 원하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임 지회장은 "(방문한 사측 인사가) 계속 '속마음이 뭐냐'고 물었다"며 "마치 (투쟁에) 개인적인 목적이 있는 것처럼 (사측이) 생각하는 듯했다"고 그날 대화의 흐름을 되짚었다. 여전히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기사들에 대한 대책이나 합의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해결안 대신, 조 상무는 비타500 한 박스를 임 지회장에게 건넸다. 현재 천막에선 단식을 이어가는 임 지회장은 물론 연대 방문하는 조합원들 모두가 음료와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다. "단식 중인데 이걸 가져온 거냐" 물으니 "단식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 않느냐, 국회의원들도 다 먹어가면서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측의 태도는 그 후에도 이어졌다. 18일 "정식으로 만나자"는 SPC그룹 측 요청으로 노조 관계자들이 협상을 위해 더K호텔을 찾았다. 노조는 "그 자리에서도 어떤 해결안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임 지회장은 "노조가 이미 작년부터 요구를 명확히 했는데도 (SPC그룹은) 요구안이 뭔지를 묻기만 했다"며 "왜 계속 똑같은 질문만 반복하는지 우리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간담회에서 회사는 "(SPC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냐" 묻기도 했다. 임 지회장의 단식투쟁 소식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선 샤니, 삼립,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포켓몬 빵 등 SPC그룹 소속 브랜드의 불매운동이 번져나가는 상황이다. 임 지회장은 "노조가 불매를 주도하고 있는 게 아니다"면서도 "단식으로 죽어가는 직원보다 장사가 더 걱정된 것"이라고 SPC그룹 측의 태도를 꼬집었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된 화섬노조 2차 결의대회 ⓒ프레시안(한예섭)

"코로나 검사도 못 받게 해" … 여전히 가혹한 파리바게뜨 기사들 노동환경 

"월 6회 이상 쉴 수 있게 해 달라, 연차나 복원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 점심시간 1시간만 보장해 달라, 일한 만큼 연장수당을 제대로 지급해 달라... 이렇게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니 노조탄압이 시작됐다. 노조가입 여부에 따라 진급을 차별하고, 관리자들이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노조 요구안은 이미 명확하다'는 임 지회장의 말처럼 파리바게뜨 단식투쟁 사태는 그 쟁점이 명확한 편이다. 한 축은 2017년 노조 설립 당시부터 제기된 임금 체불, 적정 휴무의 불보장 등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 대한 처우 문제고, 또 한 축은 그 투쟁 과정에서 나타난 민주노총(화섬노조)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사측의 노조 탈퇴 강요·회유 등 부당노동행위 문제다. 

17년 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자 처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측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를 인정하며 사측에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18년 1월엔 노사 및 점주협의회와 정당, 시민대책위 등 7자가 △본사가 책임지는 자회사로의 직고용 △3년 내 본사 정규직과의 동일임금 보장 △부당노동행위자 징계 등을 내용으로 담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선 열악한 노동환경도, 부당노동행위도 개선되지 않았다. 해당 문제들은 "22년 현재까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임 지회장은 "(회사가) 코로나 확진자 증가 때문에 지금은 휴무 보장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인력 부족 문제는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돼온 문제다"라며 현장 기사들이 최근 겪고 있다는 인력 문제를 꼬집었다.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는 코로나로 인한 돌발 상황이 아니라, 가혹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퇴직자가 많아져 생긴 만성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월 4회 쉬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더구나 코로나 이후 52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회사가 노동부에) 신청한 상황에, 연장근로에 동의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근무시간을 1시간만, 30분만 줄여서 써달라는 식으로 '유령노동'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이 심화하면서는 기사들의 건강권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임 지회장은 "조합원들은 물론 비조합원들한테도 연락이 온다"며 현장 기사들이 직접 전한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근무 중 자가 검사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한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회사에 그 사실을 보고하자, 회사는 '점주에게 비밀로 하고 퇴근 이후에 검사를 받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오히려 왜 검사를 받아서 (업무에) 차질을 빚느냐고 혼을 낸 경우도 있다. 코로나 증상이 심해서 출근 못하겠다는 노동자를 억지로 출근시켰다는 말도 나온다." 

임 지회장은 관련 문제를 종합해 사측에 항의했다. "기사를 사람으로 보긴 하는가" 싶었다. 더구나 양성 판정을 받은 기사를 점주도 모르게 근무시키는 일은, 기사의 건강권은 물론 점주와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기도 했다. 회사의 태도는 단호했다. 임 지회장의 항의엔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관리자들도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결국은 돈 문제다. 인력부족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사람을 더 뽑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당장 그렇게 하기 힘들어도 방법은 있다. 점포 운영을 쉬면 된다. 파리바게뜨가 무슨 국가사업도 아니지 않나. 점포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씩만 쉬어도 기사들 휴무가 보장된다. 점포 문은 죽어도 못 닫겠다고 한다. 심지어 가맹점주가 확진이 되어서 휴무를 요청해도 점포 문을 못 닫게 한다." 

▲19일 '단식투쟁 23일차' 문구가 붙어있는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부의 농성천막 ⓒ프레시안(한예섭)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조 탈퇴를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부당노동행위도 "현장에선 여전하다." 임 지회장은 특히 SPC그룹이 "18년 사회적 합의 이행 과정에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을 패싱"했다고 주장한다. 18년 사회적 합의 체결 이후 이행 기일이 다가오자 사측이 "교섭은 한국노총과 하겠다"고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합의가 이행됐음'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반발하자, 사측의 "적극적인 노조탄압이 시작됐다." 지난 12일 민변 등 노동법률단체들의 성명에 따르면, SPC그룹 측은 △민주노총 조합원 탈퇴 시 해당 관리자에게 포상금 지급 및 탈퇴자 한국노총 가입 시 추가포상금 지급 △육아휴직 중이던 조합원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 △신입사원에게 한국노총 가입서 작성 요구 △민주노총에 대한 진급차별 △위조탈퇴서 제출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전개해왔다. 설립 이후 760명까지 불어났던 조합원 수도 현재 210명까지 줄어들었다. 

고용노동부는 SPC그룹 측 관리자 지위의 제조장 3명을 해당 혐의들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노동부는 지난 1월 노동조합 가입에 따른 진급차별 등의 혐의로 SPC그룹 측 전체 9개 지역본부장 중 6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SPC그룹은 해당 혐의들은 "(혐의를 받는) 개인의 돌발행동"이며, 문제가 된 제조장들 대해서도 "관리자가 아니라 노동자"라고 주장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부 농성 천막에서 마난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부 지회장 ⓒ프레시안(한예섭)

6년째 접어든 투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17년도부터 지금까지 햇수로는 벌써 6년째다. 여러 가지 약속이나 합의가 있었지만 그것이 제대로 지켜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단식투쟁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투쟁 방식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임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주변 조합원도 "몸부터 챙기면 안 되겠느냐" 걱정하지만 "계속 싸우고 투쟁해야 한다"는 그의 결심엔 변함이 없다. 그는 "처음 외쳤던 '쉬게 해 달라'는 요구 사항조차 여전히 요원한 상황"을 투쟁의 이유로 꼽았다. 지난 6년간의 싸움 끝에 임 지회장이 가졌던 "회사에 대한 믿음은 완전히 사라졌다." 

"합의해 놓고 안 지키고, 또 어느 정도 약속 받고, 뒤집고... 이런 식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 이 투쟁이 내년에 또, 내후년에 이어지게 할 수는 없었다. 그냥 이번 기회에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사회에선 임 지회장과 연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일엔 4000명 이상이 참여한 'SPC 파리바게뜨 노조 탄압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시민선언'이 일간지 신문에 게재됐다. 농성장 인근의 거주민이 임 지회장을 응원하기 위해 천막을 방문한 경우도 있다. 최유경 파리바게뜨 지부 수석부지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SPC 본사 건물 옆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시민께서 19일 밤 응원 차 방문했다"며 "어렵게 투쟁하고 있는 걸 알고 있다고 응원의 뜻을 전했다"고 시민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다만 임 지회장의 단식이 25일째를 맞이한 21일 현재까지 SPC그룹은 단식투쟁에 대한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9일 천막을 방문했던 일화 속 시민은 "SPC 측에서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상품권을 돌렸다"는 이야기를 전해오기도 했다. 해당 아파트 입구엔 현재 집값 하락과 소음 등을 이유로 집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에 일각에선 'SPC 측이 노조에 대한 혐오적인 여론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인다. 

임 지회장은 "21일 회사를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그 만남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 번 이슈가 크게 터지면 대화하는 척만 하던 게 지금까지 사측의 태도였다"며 "이젠 달라야 한다.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사측이 직접 마련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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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군인 합의 성관계 군형법 처벌 금지 판결에 국민일보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4/22 10:06
  • 수정일
    2022/04/22 10: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4.22 07:49
  •  
  •  수정 2022.04.22 09:33
  •  
  •  댓글 3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법원 ‘상호 합의 동성 군인 성행위 처벌 못해’ 판례
경향·한겨레 환영의 사설 “진일보…대표적 인권침해 조항은 폐지해야”
국민일보 교계 입장 전달하며 “기독교 신앙 전파 분위기 흐려질 것”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사적 공간에서 상호 합의에 따라 이뤄져 군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동성 군인 간 성행위를 군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새 판례를 제시했다. 대법원은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보호받아야 할 법익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단을 두고 경향신문, 한겨레는 환영의 사설을 쓰고 더 나아가 군형법 92조의 6에 위헌 결정을 선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 조선일보 등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성소수자 시민단체 등은 찬성을 하고, 종교계는 반대를 하고 있다며 찬반 의견을 모두 싣는 식으로 보도했다.

반면 기독교 계열인 국민일보는 교계의 반대 입장을 주로 실었다. 국민일보는 이번 판단에 대해 “군 기강 문란해질 수 있다”, “비상식적”이라는 교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21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에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22일 본회의를 소집해달라고 요구, 국민의힘은 이법안의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를 막겠다며 비상대기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2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22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톱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대선땐 ‘통합협치’ 언제 그랬냐는 여야”
국민일보 “‘검수완박 꼼수’ 전방위 비난에 민주당 속도조절”
동아일보 “‘反민주’비판에도 버티는 민주당 강경파”
서울신문 “검수완박 숨고르기 오늘 데드라인 전운”
세계일보 “귀닫은 민주 ‘검수완박’ 입법 직진”
조선일보 “‘처럼회’10명이 쥐고 흔드는 검수완박”
중앙일보 “꼼수 검수완박 역풍 민주당내 반발 확산”
한겨레 “구태정치 빠진 민주당의 ‘오만’”
한국일보 “‘민주완박’ 민주당”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군형법 92조의6항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남성 군인 A씨와 B씨는 2016년 일과 시간 이후 군부대 밖 독신자 숙소에서 2차례에 걸쳐 상호 합의하 성행위를 했다. A씨는 또 다른 남성 군인 C씨와 2016년부터 2017년 군대 밖 독신자 숙소에서 성행위를 했다. A씨와 B씨는 2017년 3월 육군 성소수자 색출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형법 92조6항은 ‘군인 등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징역 4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B씨에게는 징역 3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22일 서울신문 2면.
▲22일 서울신문 2면.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른 성행위 등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동성 간의 성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대법원은 군형법 92조6항의 보호법익에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 외에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경향·한겨레 환영의 사설
“진일보…대표적 인권침해 조항은 폐지해야”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성소수자 군인의 평등권·행복추구권 확인한 대법원 판결”에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며 “성소수자 군인을 차별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시대착오적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2년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와 2015년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에선 해당 조항 폐지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헌재 역시 도도한 변화의 흐름을 반영해 군형법 92조의 6에 위헌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며 “국회도 해당 조항을 폐지하는 작업에 서둘러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22일 경향신문 사설.
▲22일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는 6면에서 “성소수자 군인 처벌 관행에 제동, 74년만의 1보 전진”이라는 제목으로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도 “동성 군인 성관계 ‘처벌 남용’에 제동 건 대법 판결”에서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으로,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진일보한 판단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시대 변화상을 판단에 적극 반영한 것”이라고 썼다.

이어 “군형법상 추행죄는 동성애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고, 피해자가 없음에도 처벌을 하는 대표적인 인권침해 조항으로 꼽힌다”며 “미국의 군형법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 만든 조항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2003년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사라졌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위원회’ 등 국내외 인권단체들도 줄곧 폐지를 권고해왔다. 정치권이 더 이상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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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겨레 6면. 
▲22일 한겨레 사설.
▲22일 한겨레 사설.

국민일보 “군 기강 문란, 기독교 신앙 전파 분위기 흐려질 것”

반면 순복음교회 계열의 국민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국민일보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계의 입장을 주목해 담았다. 1면 기사에서 국민일보는 “동성 군인 합의 성관계 처벌 불가 선고… ‘軍 현실 무시한 판결’”이라고 제목을 뽑고, “의무복무인데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한국 군대 현실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입법 취지를 지나치게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며 “종교계는 ‘비상식적 판결’이라고 반발했다”고 썼다.

1면 기사에서는 육군 대령 출신 김기호 강서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동성 군인 간에 성관계를 허용한다면 군의 가장 소중한, 군 기강을 문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관계자의 말 등을 인용했다.

▲22일 국민일보 1면.
▲22일 국민일보 1면.
▲22일 국민일보 종교1면.
▲22일 국민일보 종교1면.

또한 종교1면(종합29면)에서는 “교계 ‘軍동성 간 성행위 허용은 동성애 합법화 수순’ 반발”이라는 기사를 실었고 “기독교계는 군대와 군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김영길 바른군인연구소장,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군목들의 발언을 인용했다. “동성애라는 것 자체가 기독교 신앙과 선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인데 군대에서 이것이 어느정도 용인되는 기반이 마련돼 향후 군 기독교 신앙 전파 분위기가 흐려지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썼다.

서울신문의 경우는 2면에서 “‘적극적 판시 환영’ ‘성소수자 일방적 두둔’”이라는 제목으로 성소수자 관련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에서는 환영을, 종교계는 반발을 했다고 두 입장을 모두 전했다.

조선일보는 6면에서 “군기 침해땐 합의한 동성애라도 처벌”이라고 제목을 뽑고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을 모두 전했다.

민형배 의원 탈당에 ‘검수완박’ 여론 역풍…숨 고르기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비판적 여론이 일자 막판 협상에 돌입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행하려던 안건조정위 구성을 잠정 보류하고 22일까지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안건조정위에서 20일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민형배 의원이 탈당을 하며 역풍이 분 모양새다. 민주당은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에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민 의원을 ‘무소속 1인’으로 만들어놓은 상태다.

▲22일 한겨레 1면.
▲22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1면 기사 “구태 정치 빠진 민주당의 ‘오만’”에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당 안팎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거대 여당이 속도전을 앞세워 국회법이 규정한 절차적 민주주의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 “꼼수로 얼룩진 ‘검수완박’, ‘민주주의 능멸’ 흑역사로 남을 것”에서 “민주당의 무리수는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으로 정점을 찍었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1년 만에 논란이 큰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는 게 말이 되느냐는 각계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제라도 이성을 찾고 여야 및 검찰 등과의 협의에 착수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비판했다.

▲22일 한국일보 1면. 
▲22일 한국일보 1면. 
▲22일 동아일보 사설.
▲22일 동아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 “국회와 민주당이 ‘처럼회’ 강경파에 휘둘려선 안된다”에서 “무리한 법안 추진에 반대의견들이 조금씩 힘을 얻어가고 있다”며 “용기는 위장 탈당을 위해 내는 것이 아니라 독선적인 입법 폭주를 견제하는 용기, 개혁을 명분으로 형사사법제도를 무너뜨리는 법안에 반대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여야중재를 이끌어내야 할 박 의장의 책임과 역할이 무거워졌다며 “박병석 의장을 주목한다”는 사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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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정은 친서교환..김 '민족의 대의위한 고뇌 높이 평가'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4.22 07:57
  •  
  •  댓글 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안부와 신뢰를 확인하는 친서를 교환했다. 지난 2018년 4.27판문점선언에 서명한뒤 손 잡고 인사하는 남북 정상. [통일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안부와 신뢰를 확인하는 친서를 교환했다. 지난 2018년 4.27판문점선언에 서명한뒤 손 잡고 인사하는 남북 정상. [통일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안부와 신뢰를 확인하는 친서를 교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동지께서 남조선 문재인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하시었다"며 "김정은동지께서는 지난 4월 20일 문재인대통령이 보내어온 친서를 받으시고 4월 21일 회답친서를 보내시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남수뇌들이 손잡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북남사이의 협력을 위해 노력해온데 대하여 언급하고 퇴임후에도 북남공동선언들이 통일의 밑거름이 되도록 마음을 함께 할 의사를 피력하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수뇌들이 역사적인 공동선언들을 발표하고 온 민족에게 앞날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데 대해 회억하시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써온 문재인대통령의 고뇌와 노고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였다"고 했다.

통신은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서로가 희망을 안고 진함없는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북남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데 대해 견해를 같이"했다고 하면서 "호상(상호) 북과 남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시었다"고 친서의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간 친서교환은 "깊은 신뢰심의 표시로 된다"고 했다.

친서교환 소식은 이날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대화가 끊긴 상황에서도 꾸준히 친서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4월 판문점 회담 3주년, 5월 21일 워싱턴 한·미정상회담, 7월 초 남부지방 폭우 등 계기를 통해 최소 3차례 이상 친서를 교환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남북 정상간 친서교환은 1년 넘게 이어지던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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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론스타 19년만에 청문회…한배 탄 ‘이창용·추경호·한덕수’

등록 :2022-04-21 04:59수정 :2022-04-21 08:07

인수·매각 의혹마다 등장하는 추경호
한동훈은 ‘외환은 매각’ 의혹 수사검사
‘론스타는 산업자본’ 눈감은 이창용
론스타 변호한 김앤장 고문 한덕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근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사청문회의 막이 오르자 ‘론스타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등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등 경제 관료 출신 인사의 검증 무대에서 ‘론스타’는 빠지질 않는다. 20년 가까이 지난 이 사건이 왜 여전히 소환되는 것일까.

 

 핵심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①사고 ②되파는 과정에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그 결과 ③국제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ISD)마저 불렀다는 점이다. 그 논란의 한 가운데 청문회 주인공들이 서 있다. 전문가들은 한덕수·추경호·이창용 후보자가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거나 적어도 방관했으며, 이들이 주요 관직에 오르면 론스타와 벌이는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에서 우리 정부가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외환은행 헐값 매각, 시작은 추경호 ‘예외승인’ 공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2003년 8월, 론스타는 1조3834억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이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던 건 당시 외환은행이 ‘부실은행’으로 분류됐기 때문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이 8% 미만이라는 뜻이다. 그로부터 2년 뒤 외환은행의 부실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행 이사회에는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10%라고 보고됐는데 금융감독원 보고 때 6.16%로 낮췄던 정황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론스타에 은행을 싸게 넘기려고 금융당국이 부실을 과장한 것 아니냐며 “불법 매각”이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듬해 검찰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이 일부러 외환은행을 저평가해서 금융감독위원회가 ‘론스타의 은행 인수’를 승인하게 했다며 관련자들을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피해액은 3443억∼8252억원으로 추산됐다. 검찰은 이런 결정의 배경으로 2003년 7월15일 ‘조선호텔 비밀회의’를 지목했다. 청와대·재경부·금감위·외환은행 자문사 등 관계자 10여명이 모인 비공개회의에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도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으로서 참석했다. 수사 결과에는 이 회의에서 변양호 당시 국장이 금감위에 ‘예외승인’을 요청하자, 금감위가 “재경부에서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공문의 작성자가 바로 추 후보자다.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추 후보자는 “대법원에서도 다 정리된 부분”이라는 태도다. 당시 검찰 수사가 변양호 당시 국장에 집중되면서 추 후보자는 기소도 안된 데다 이 사건이 전원 무죄로 끝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리”됐다고 보긴 어렵다. 법원 판단은 “부적절한 행위가 많았지만 배임죄를 물을 정도는 아니다”는 취지로 ‘부실 과장’을 부인하지 않았다. 감사원의 론스타 특별감사에서도 추 후보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한도초과보유 승인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4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고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론스타 사태와 연이 있다. 한 후보자는 2006년 대검 중수부에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를 맡은 막내 검사였고, 수사과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였다. 당시 검찰 쪽은 이 재판의 진행과 결과에 대해 재판부에 격하게 반발해 파문이 일만큼 대립이 심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중 한명은 ‘부실 조작’이 있었다고 판단한 검사고, 다른 한명은 법원에서 무죄 나왔으니 헐값 매각도 없고 책임도 없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수 과정에 론스타 쪽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02년 7월까지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일하다 물러난 한 후보자는 당시 론스타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한 기간은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작전 기간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이 론스타 법률대리를 하는지도 몰랐다”고 항변한 바 있지만 “통상 분야에서 오래 일한 전관이 그 시점에 론스타 사건에서 배제됐다는 해명은 믿기 어렵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다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다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뒤늦게 제기된 ‘산업자본’ 의혹…눈 감은 금융당국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가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쟁점화하고 나선 건 2007년 3월이었다. 은행법은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은 은행 주식을 4% 넘게 보유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만일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외환은행 부실 여부와 관계없이 매각은 ‘불법’이 되는 셈이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2008년 9월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서류도 손에 넣었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주식을 ‘초과 보유’하고 있으면 매각을 명령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증거를 쥐고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지난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론스타 질문을 피하지 못했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서류를 덮은 이유’에 대해 묻자 이 후보자는 “론스타가 보내준 자료가 원자료와 다르고 확인 절차가 계속됐고, 확인되더라도 주식매각 명령을 내려야 하는지 논의가 있어 시간이 갔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론스타 산업자본 자료’를 입수 시점으로부터 1년2개월이 지난 2009년 11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론스타가 마지막에 외환은행에서 배당금 무지하게 챙겨나갈 때 한은도 외환은행의 주주였다”며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를 덮어서 한은에 손실을 초래한 사람이 한은 총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11년 5월에는 <한국방송>(KBS) 보도로 론스타가 일본에 2조원이 넘는 골프장을 가진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지만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제값에 팔고 무사히 한국을 떠나기 위해 필요했던 금융당국의 중요한 결정들은 추경호 후보자가 금융위 부위원장이 된 2011년 9월부터 줄줄이 내려졌다. 이때는 이미 검찰 수사가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번진 참이었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금융위는 론스타의 은행 지분에 대해 장내 공개매각 등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려야 했지만, 실제 유죄 확정 뒤 금융위는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려 론스타를 도왔다. 심지어 론스타가 문제의 일본 골프장을 팔아버린 직후인 2012년 1월에야 금융위는 “론스타는 산업자본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리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거액 챙기고 또 5조원짜리 국제분쟁해결 낸 론스타

2012년 2월 론스타는 4조7천억원의 막대한 차익을 챙겨 한국을 떠났다. 그러고도 그해 11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을 제기했다. 한국 금융당국이 매각 승인을 늦게 내리는 바람에 외환은행을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는데 손해를 봤고, 한국 국세청이 매긴 세금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만일 이 분쟁에서 진다면 우리 정부는 론스타에 46억8천억 달러(한화 약 5조6천억원)를 물어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론스타의 ‘산업자본’ 의혹을 덮은 당사자들이 국제분쟁해결 대응에 앞장서면서 우리 정부가 불리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부터 매각까지 주요 국면마다 등장했던 추경호 후보자는 론스타 분쟁 대응에도 관여했다. 추 후보자는 서면 심리절차와 심리기일이 진행되던 시기에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으로서 론스타와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 대응팀 단장을 맡았다.

 

김득의 대표는 “금융위가 과거에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분명히 했다면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에서도 산업자본 논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 국제분쟁해결 자체가 각하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쟁점을 스스로 포기해서 분쟁을 불리하게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론스타 사태란?론스타는 세계 각국의 부실기업을 사들여 가치를 제고한 뒤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내는 미국계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기업 정상화가 아니라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기업 장래를 고려하지 않은 의사결정이나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투자 수익만 뽑고 시장을 뜬다. 론스타 역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고율 배당과 일부 지분매각으로 투자원금을 회수했고,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부당이익까지 챙겼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론스타가 애초에 국내 은행 매입 자격을 갖추지 못했는데 론스타와 금융당국이 이를 숨겼다고 의혹을 제기해왔다. 2012년 2월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 팔고 한국을 떠났다. 9년간 총 4조7천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그로부터 9개월 뒤 론스타는 한국 정부 탓에 손해를 봤다며 5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을 제기했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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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아니냐'... 천안시에 기적 같은 일 일어났지만...

[최병성 리포트] 환경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면 도시의 자랑이 된다

22.04.21 06:01최종 업데이트 22.04.21 06:01

▲ 3면이 바다로 둘어쌓인 한반도를 빼닮은 서강의 한반도지형 ⓒ 최병성

 
위 사진은 통일된 한반도를 상징하는 영월 서강의 한반도 지형이다.

이곳이 처음부터 유명지는 아니었다. 문화재청은 2011년 6월 7일 서강의 한반도지형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곳은 내가 1999년 12월 20일 처음 발견해 세상에 공개했다.

 당시 영월군은 한반도 지형의 중간을 절개하고 높이 20m의 기둥을 세워 서강을 가로지르는 도로 건설을 진행 중이었다. 영월군에 한반도지형을 보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영월군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그까짓 지형 하나가 뭐가 중요하냐?"는 것이었다.

영월군수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미 결정된 자신들의 도시정책만 고집할 뿐, 한반도지형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주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 서강과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해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 최병성

 
영월 오일장이 열리는 날마다 동강교 위에서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한 10만인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는 서강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전 후엔 서울 지하철2호선 삼성역 역사 안에서 전시하며 오가는 서울 시민들에게도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결국 영월군이 도로건설계획을 변경했다. 건설 중이던 도로가 한반도지형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선을 변경한 것이다.

영월군 공무원들은 "그깟 지형 하나가 뭐 중요하냐?"고 내게 반문했지만, 그깟 지형 하나를 잘 보전한 결과, 지금은 영월군을 먹여 살리는 영월 최대 관광자원이 되었다.
  

▲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강의 한반도지형 ⓒ 최병성

 
이제 막개발의 시대는 지나갔다. 기후 위기 시대에는 환경 보전과 개발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도시정책이 중요하다. 한 도시 안에 있는 자연 자원을 어떻게 잘 보전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가치가 올라가고 시민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이율배반

충남 천안시는 '업성저수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이다. 773억 원의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성성물빛호수공원'으로 이름도 바꾸었다.

2018년 10월 2일 열린 '업성저수지 개발을 위한 실시설계용역 주민설명회'에서 구본영 당시 천안시장은 "업성저수지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천안시민 모두에게 중요한 생태공원"이라며 "업성저수지를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천안시민의 휴식처이자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업성저수지는 천안시민의 휴식처이자 천안시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도심 저수지에서 만나기 어려운 세계적 희귀 철새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천연기념물 원앙과 뿔논병아리 등 다양한 철새들이 머물고,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등이 살만큼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이기 때문이다.
  

▲ 노랑부리저어새와 원앙과 뿔논병아리 등이 살아가는 업성저수지 ⓒ 최병성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인 업성저수지 공사 현장을 몇 차례 돌아보았다. 하지만 천안시민의 휴식처요, 천안시를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아니었다. 막대한 국가 예산을 퍼부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카페와 아파트의 사유물로 만드는 난개발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천안 호수공원의 충격, 다음 피해자는 천안시민들?(http://omn.kr/1y9e5)

업성저수지 개발 계획 중 저수지의 식생을 원래 그대로 보전하는 습지는 딱 두 곳뿐이다. 그러나 그중 남쪽 수변에 있는 습지 바로 옆엔 카페와 빌라들이 들어섰다. 수변 가까이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습지를 보전했다고 주장하지만, 이곳은 더 이상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는 습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 습지를 그대로 보전했다고 하지만, 바로 곁에 고층 아파트와 카페와 빌라들로 가득하다. 더 이상 이곳에 생명들이 살 수 없다. ⓒ 최병성

   
철새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습지는 이제 단 하나 남았다. 버드나무 군락이 있어 업성저수지에서 환경이 가장 좋은 습지다. 노랑부리저어새도 이곳을 좋아한다. 수면이 낮고 먹을 것이 풍부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으로부터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안시는 습지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시민들의 산책로를 설치했다. 습지의 소중한 생태 공간을 단절시킨 것이다. 그 결과 비행을 위해 넓은 활주로가 필요한 철새들에게 치명적인 흉기가 되었다. 수시로 오가는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노랑부리저어새와 철새들이 과연 이곳에 계속 머물게 될지 의문이다.
 

▲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전된 습지이지만, 중간을 가로지르는 데크가 건설되었고, 양변에 39층 고층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다. ⓒ 최병성

 
실제 그 많던 원앙의 수가 급감했다. 습지의 갈대 속에 조잘거리던 개기비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도 생태공원 조성 사업 이후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흰목물떼새는 물가의 낮은 모래자갈밭에 산란하는데, 수변을 따라 건설된 데크 탓에 살아갈 공간이 없어진 것이다.
  
환경부는 호수를 보전하라고 했건만

업성저수지 생태공원 조성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천안시가 함께 하는 사업이다. 농어촌공사가 업성저수지 관리 주체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업성저수지 개발을 위한 전략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의견을 살펴보았다.

환경부는 '항목별 검토의견' 중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해 "호소 가장자리(특히 하천수가 유입되는 지역)의 수생식물군락은 어류의 산란장, 치어 생육장소 등의 역할이 있는바, 공사 시 훼손이 최소화되도록 사업계획을 수립하여야 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농림부는 '호수 가장자리 훼손을 최소화하여 산란장, 치어 생육 장소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였다'며 환경부의 지시 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달랐다. 물 위에 데크를 건설하면서 수변이 초토화된 것이다.
  

▲ 호수가를 보전하라고 의견 제시한 환경부. ⓒ 농림축산식품부

 

▲ 물고기들이 산란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저수지 호수가 수면 위에 산책용 데크를 설치했다. ⓒ 최병성

 

▲ 수면 위에 산책용 데크를 건설하며 저수지 가장자리가 초토화되었다. ⓒ 최병성

 
게다가 업성저수지의 남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더 큰 위협도 시작되고 있다. 천안시가 습지 양변에 39층 고층 아파트 건설 계획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저수지 남동쪽 수변은 고층아파트와 빌라와 카페와 골프연습장 등이 빈틈없이 들어섰다. 동쪽 상단 수변은 저수지 둑과 도로가 차지했다. 자연형태로 남은 곳은 저수지 북쪽 수면 딱 한곳뿐이다.

업성저수지 북쪽 수면부엔 두 개의 지형이 저수지 중앙부로 돌출되어 있고, 그 사이가 식생이 그대로 보전되는 습지다.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원앙과 많은 철새들이 살아가기 좋아하는 곳이다. 이곳 수변 가까이에 업성지구, 업성2지구라는 이름으로 39층 아파트가 들어 설 예정이다.

업성저수지에서 유일하게 남은 습지 양변에까지 39층 아파트를 건설해야 할 정도로 토지가 없는 걸까. 아니다. 그 뒤편으로 충분한 토지가 존재한다. 토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도심 속 호수공원의 가치를 모르는 천안시의 무지한 도시계획 때문이다.
  

▲ 천안시가 개발 계획 중인 업성지구와 업성2지구 뒤편에 아파트를 지을 충분한 공간이 있다. ⓒ 최병성

 
천안시는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두 개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도시계획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전형적인 난개발이다. 사업자가 소유한 토지 모양에 따라 기괴한 형태로 진행되는 무계획적인 아파트 건설에 불과하다.

천안시의 도시계획대로 업성지구, 업성2지구에 39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난개발 천국으로 유명한 경기도 용인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용인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특례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사업자가 신청하는 대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선 된 결과, 환경 파괴는 물론 도로는 좁고, 공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밀학급이 된 학교는 교육 환경이 더더욱 열악하다. 수도권에 위치한 덕에 베드타운으로 인구만 늘었을 뿐, 지금도 도시 곳곳에 난개발로 인한 시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다른 지자체 호수공원 좀 보라

지난 4월 12일 경기도 수원 광교저수지를 살펴보았다. 광교저수지는 벚꽃 구경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였다. 광교저수지 역시 업성저수지처럼 저수지 수변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동일한 형태의 데크였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천안시는 물 위에, 수원시는 물가에 산책로를 조성한 것이다. 
   

▲ 물 위에 산책로를 만들어 생태계를 파괴한 천안시와 물가에 산책로를 만든 수원 광교저수지. 무엇이 옳은 방법일까? ⓒ 최병성

 
더 큰 차이는 벚꽃 터널이었다. 업성저수지는 산책용 데크가 물 위에 만들어져 그늘 한 점 없다. 그러나 광교저수지는 시민들이 걷는 산책로 위로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봄 햇살이 따가웠지만, 꽃 터널 덕분에 양산을 편 사람이 없었다. 이곳은 무더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걷는 행복한 산책로가 되어주고 있다. 광교저수지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된 이유다.

광교저수지 철새들의 환경은 어떨까? 산책로가 수변에 조성되고, 물가 습지는 그대로 보전되었다. 철새들의 터전을 침범하지 않고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된 것이다.
  

▲ 환상적인 벚꽃터널 속을 걸을 수 있는 수원 광교저수지 ⓒ 최병성

 
일산 호수공원 주변에도 고층아파트와 빌딩들이 많다. 그럼에도 일산 호수공원이 고양시의 랜드마크가 된 것은 호수와의 충분한 이격거리를 두고 나무를 심고 다양한 문화광장들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랜드마크 만들려면

노랑부리저어새와 고라니를 사진 한 장 속에 촬영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기사가 보도된 후, 천안 지역의 시민단체에 합성 사진이 아니냐고 물어오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천안지역 시민들도 업성저수지의 소중한 생태를 지금까지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 많은 독자들이 합성이 아니냐고 믿기 어려워했던 장면이다. 노랑부리저어새와 외가리와 고라니를 사진 한장에 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최병성

 
천안시의 업성저수지 개발 계획은 폭력적이다. 저수지에 살아가는 생명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생태공원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저수지의 소중한 생태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국가 예산을 들여 환경을 파괴하는 난개발을 멈추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로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한다.

수많은 생명들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수변 가까이에 계획 중인 고층 아파트를 조금만 뒤로 물러서 철새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시민들이 시원한 나무 아래 걸을 수 있도록 나무를 심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업성저수지 수면 위에 설치된 데크 중 유일하게 보전된 습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부분을 철거하여 습지 뒤로 돌아가도록 설치해야 한다. 습지 주변에 나무를 심어 업성지구와 업성2지구의 녹지가 연결되게 해야 한다. 철새들도 안전하고, 시민들도 행복한 산책로가 되는 최고의 방법이다.
  

▲ 습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데크를 철거하여 습지 뒤편을 우회하도록 변경 설치해야 하며, 습지 둘레에 나무를 심어 철새들이 안전하고 시민들에게 시원한 산책로를 조성해야 한다. ⓒ 최병성

 
영월군은 한반도지형의 보전을 위해 공사 중임에도 도로 건설 노선을 수정했다. 그 결과 영월군 최고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천안시는 이제 겨우 도시개발사업지구 지정을 위한 공고 공람 후 시민 의견을 받은 상태다. 앞으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도 남아 있다. 난개발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계획이 되기 위해 천안시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업성저수지가 노랑부리저어새와 고라니가 함께 뛰노는 호수공원으로 거듭난다면 업성저수지는 천안시의 자랑스런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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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적을 의심 받는 이유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4.21 06:32
  •  
  •  댓글 0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총정리

“넌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니?”

영화 ‘국가부도의날’에서 배우 김혜수가 조우진(한덕수 역) 통상산업부 차관에게 던진 질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왜 IMF와의 협상 과정에 매국노 취급을 받았을까?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가 지난 1997년 12월 29일 통상산업부 차관(왼쪽) 당시 서울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IMF 조사단과 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가 지난 1997년 12월 29일 통상산업부 차관(왼쪽) 당시 서울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IMF 조사단과 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IMF와 한덕수

1997년 12월 IMF(국제투기금융)는 195억 달러를 빌려주는 대신 한국 정부에 6개 항의 양해각서를 요구했다.

IMF 양해각서의 후과는 처참했다.

금융 규제를 완화해 국민은행, 외환은행등 시중은행이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갔고, 정부에 긴축재정을 강요해 사회적 안전망이 붕괴되었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정리해고는 현대차, 만도기계, 대우차 등으로 이어졌고 비정규직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특히 각서에 포함되지 않은 ‘11개 종합금융사 영업 정지 명령’을 한국정부에 요구함으로써 그들의 목표가 한국 금융시장 장악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IMF와 협상 당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최공필(‘국가부도의날’ 김혜수 역)이 양해각서의 부당성에 항의하자, 한덕수 당시 통산부 차관은 오히려 IMF의 편을 들어 양해각서를 그대로 수용했다.

무엇보다 데이비드 립턴 미 재무부 차관을 불러들여 김대중 후보를 비롯한 지지율 3위까지의 대선 후보에게 이행각서 서명을 종용한 매국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한중 마늘파동’과 한덕수

2000년 발생한 ‘한중 마늘파동’은 한국 정부가 국내 농가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산 마늘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30%에서 315%로 올리는 세이프가드(자국상품보호) 조치를 취하자, 중국이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금지해 버린 무역분쟁이다.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한덕수 후보자가 이 모든 과정을 지휘했다.

‘마늘파동’은 1개월 후 큰 손해를 감당할 수 없었던 한국 정부가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리고, 이에 중국도 휴대폰 수입을 재개하면서 사태는 종료되었다.

문제는 과도한 관세율 인상이 중국의 보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뻔한 결과를 예측하고도 세이프가드를 적용한 한덕수 본부장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데 있다.

마늘 파동이 있었던 2000년 당시는 중국의 대외 무역이 급증해 미국을 뒤쫓던 시기이다.

특히 중국의 세계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중국의 WTO 가입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일방적인 세이프가드 권리를 갖게된 직후였다.

이 때문에 한덕수 본부장이 미국의 첨병이 되어 중국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함으로써 증가하던 한국의 대중국 무역에 제동을 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국익은 안중에도 없는 한덕수 후보자의 이런 행태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통상교섭본부장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2001년 다시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한덕수 후보자는 이듬해 12월 대선을 치른 후 돌연 자취를 감췄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와 한덕수

2003년 한덕수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되어 나타난다. 이때의 행적은 영화 ‘블랙머니’에서 배우 이경영의 열연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계 사모펀드(사적으로 모의한 자금) 론스타는 자산가치 70조 원에 달하던 외환은행을 1조3,800억 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인다.

이때 론스타 법률 자문을 맡았던 ‘김앤장’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 외환은행의 재무건전성을 조작했다. 그 덕분에 론스타의 ‘헐값 매각’이 가능했다.

 
 

이런 사실은 200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관련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이 공판에서 밝힌 내용은 아래와 같다.

김앤장은 2003년 론스타와 자문계약을 맺으며 수임료로 200만달러(약 24억원)를 받았다.

김앤장이 당시 론스타 쪽에 보낸 이메일에는 ‘한국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선 200만 달러짜리 계약 이외에 별도의 계약이 필요하다’, ‘인수 승인이 떨어지면 성공 보수금으로 350만달러를 지급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다른 이메일에는 ‘인수 배경엔 재경부가 있고 우리의 타깃은 그들’이라는 내용과 ‘로비’라는 단어도 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이 론스타와 김앤장을 오가면서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

이처럼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에 관여한 김앤장, 그리고 김앤장의 고문이었던 한덕수 후보자.

영화 ‘블랙머니’에서 배우 이하늬는 불법을 부추기는 이경영(한덕수 역) 김앤장 고문에게 “저는 법률 대리인이지, 범죄 대리인이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매각되고, 그들은 수십조 원의 차익을 남겼다.

광우병 쇠고기와 한덕수

미국과의 주요한 통상교섭이 있을 때면 늘 빠지지 않고 한덕수 후보자가 있다. 광우병 파동으로 유명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때도 그랬다.

2007년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이면서 국무총리였던 그는 ‘광우병 쇠고기’ 논란으로 협상이 지연되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차기(이명박) 정부에 부담 주지 말고 한미FTA를 임기 내에 체결하자”라고 강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간 통상교섭 과정에 생긴 그의 일화는 또 있다. 그는 통상교섭본부장 시절인 1998년 한‧미 투자협정 협상 과정에서 수입차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장 개방 노력을 알리겠다며 관용차를 외제 차량으로 바꿨다. 장관급 관료가 수입차를 관용차로 선택한 건 그때가 처음이다.

스크린쿼터(연중 일정 기간 한국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게 한 제도) 축소 논란 때도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그는 미국 측이 스크린쿼터제를 문제 삼자,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업계 위기를 극복하려면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돌아온 2006년 그는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줄여 영화계의 반발을 샀다.

저축은행 사태와 한덕수

저축은행 사태는 2011년 삼화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을 시작으로 부실 저축은행이 줄줄이 영업 정지된 사건이다.

당시 피해자의 수는 10만8,999명이었고, 이들이 보상받지 못한 피해 금액은 1조3,703억 원에 달한다.

저축은행 사태는 저축은행의 기업대출한도를 무제한으로 풀어 주는 것을 허용한 ‘저축은행법 시행령’ 때문에 발생했다.

바로 이 ‘저축은행법 시행령’을 2006년  재정경제부 장관이던 한덕수 후보자가 제정했다.

대출한도가 풀리자 저축은행은 주로 건설사들에 무리한 대출을 해주었다. 부동산 담보가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선 과정에 논란이 된 ‘대장동 사건’도 실은 대장동  민간  개발 회사에  부산저축은행이  1,155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부실 대출한 데서 비롯되었다.

리먼 사태로 알려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사태’도 부동산 대출이 그 원인이었다.

한덕수 인사 청문회

오는 25일과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그가 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청문회 시작도 전에 벌써부터 주미 대사를 지낸 2012년 이후 행각에서 그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3년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총 19억5천여만 원의 급여와 4억여 원의 퇴직금을 지급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

우리는 흔히 ‘본인이 속한 민족이나 국가의 주권 혹은 이권을 남의 나라에 팔아넘겨 그 대가로 일신의 영달을 얻으려 한 자’를 매국노(賣國奴, Quisling)라고 부른다.

한덕수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가 된다면, 그 정부를 혹시 ‘매국노 정부로 부르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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