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8일(목요일, 26일차) : 싸파
- 아침에 일어나 어제 닭고기를 샀던 집에 갔다. 거기서 퍼가(Pho Ga) 두 그릇을 먹고 카페스아농, 그리고 대나무껌을 1개 먹었다. (퍼가 20,000VND×2그릇=40,000VND, 카페스아농 15,000VND×2잔=30,000VND, 대나무껌 5,000VND. 소계 75,000VND) 아저씨는 인상이 좋았는데 베트남 사람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오히려 중국 사람처럼 생겼다.
- 싸파에 박물관이 새로 생긴 것 같았다. 타이족의 건물 같은 양식이었다. 하노이의 호치민의 집과 그 양식이 비슷했다. 싸파 소수민족들의 결혼 풍습, 전통 의상, 생활 양식 등이 정리되어 전시되어 있었다. 또 프랑스인들이 호텔을 짓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싸파라는 도시의 역사도 정리되어 있었다.
- 싸파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는 시장을 둘러봤다. 바가지가 심했다. 싸파뿐 아니라 베트남 전체가 그렇지만, 어제 가게들에서 알아본 실크 스카프가 120,000VND이었는데, 여기서 깎고 또 깎아서 45,000VND에 5개를 샀다. (225,000VND) 컵받침 세트도 봤는데 150,000VND이란다.
- 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가 “탕”을 만났다. 하노이에서 라오까이까지 가는 동안 같은 침대칸을 사용했던 젊은 친구. 탕은 굉장히 반가워했다. 내가, 싸파가 네 고향이냐? 아니면 라오까이냐? 했더니 자기 고향은 하노이라고 했다. 친구들과 놀러왔다고 했다. 함께 사진 찍고 싶다고 해서 찍었다. 자기들은 오토바이 빌려서 타러 간다고 했다. 우리와 헤어진 그들은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 깟깟마을 가는 길에 노스페이스 등산복도 봤다. 내피 있는 남자 등산자켓이 50USD~40USD까지 다양했다. 35USD까지 부른 가게가 제일 쌌다.
- 깟깟마을로 향했다. (입장료 20,000VND×2장=40,000VND) 서양인들은 모두 깟깟마을을 구경하고 올라오는 길이었다. 힘이 많이 드는 것 같았다.
- 날씨만 좋았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이었을까? 지독한 안개 때문에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도 점점 내려갈수록 나타나는 깟깟마을. 학교로 보이는 건물에서 아이들이 나오고 있었다. 학교가 파했나보다. 잘 씻지 않아 꾀죄죄한 아이들. 남자 아이들은 모여 팽이치기를 하고 있었다. 그 방식은 한국과 비슷했다.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을 이용한 방아. 아름다운 폭포. 천연 염색을 해 거기에 아름다운 수를 놓는 몽족 마을, 깟깟. 깟깟마을의 여러 풍속은 우리와 닮았고 또 어떤 것들을 달랐다. 깟깟마을로부터 싸파시장 쪽으로 올라오는 길은 험하고 가파랐다. 그래서 서양 할머니들은 돈을 주고 쎄옴 기사 뒤에 태워져 싸파시장까지 손쉽게 올라가기도 한다.
- 가난한 몽족들에게 정부에서 무언가를 배급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목격했다. 큰 트럭 뒤에 몽족 100여 명이 서성거리며 빈 박스를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 어제 담배 산 곳에 가서 싸파 담배 5갑을 샀다. 10,000VND×5갑=50,000VND. 그리고 옷을 샀다. 노스페이스 자켓, 35달러 주고 샀다.
- 싸파시장 안에서 싸파 소주와 두부+토마토 조림, 돼지고기 야채볶음, 데친 두부를 먹었다. (술 15,000VND×3병=45,000VND, 두부 조림 30,000VND, 돼지고기 야채볶음 20,000VND, 데친 두부 15000VND, 소계 110,000VND) 나중에 프랑스 리옹 출신의 술을 전혀 안 하는 54살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아 같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밖은 이내 캄캄해졌다.
- 술을 사와서 퍼가 집 아저씨와 한 잔 했다. 아저씨는 한 잔만 마셨다.
- 호텔에 왔더니 호텔 주인 가족들이 다 모여 있었다. 즐겁게 어울렸더니 가라오케를 틀어주더니 마이크를 쥐어준다. 들어보니 구창모의 희나리를 번안한 베트남 가요였다. 가사가 잘 기억나지 않아 아무렇게나 불렀다. 노래에 맞춰 춤도 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