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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김진태 kissme@jinbo.net

(노동해방학생연대 고대모임 회원)


  지난 호에서는 고려대학교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재정사용과 교육문제에 대한 태도에 대해 비판하였다. 이번에는 전반적인 교육문제에 대해 더 얘기해보고자 한다.


대학이 변했다?


  우리는 ‘자유, 정의, 진리’를 배우고 있다. 우리가 배우고 있는 자유, 정의, 진리는 무엇인가?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이다.’ 정말 자주 들어본 말이다. 하지만 입학하자마자 영어, 중국어 점령에 경영학 부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수많은 신입생들을 보면서, 그리고 인문학부생도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 요즘을 두고서 ‘대학이 변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대학은 이렇게 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왜 변했을까? 왜 예전에는 고려대면 인문학부 출신도 어렵지 않게 취직을 했는데 요즘에는 경영학 2중전공 안하면 이력서도 못 낸다고 할까?

  요즘 대학의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곳에는 항상 대기업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커리큘럼이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구성된다. 대학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영어에 능통해야 하고 경영학이 어느 정도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철학과나 사학과는 전국에 몇 개만 남고 다 사라져 달라고 요구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 땅의 교육자들도 아니오, 학생들도 아니다. 바로 자본주의 사회가 지금 그러한 인력을 대학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대학을 통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인력을 공급받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자본주의 사회는 인문학도를 예전만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곳곳에서 사라져가고 있고, 인기도 없는 것이다.


자본가들의 이윤만이 최고라고 말하는 교육, 변했지만 변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교육’의 의미를 돌아봤을 때, 자본가들의 요구에 따라 교육과 대학의 모습이 변하는 모습은 그다지 생소하지 않다. 공교육을 통한 기초교육의 발달과 대학교와 같은 고급교육의 발달은 모두 자본주의 국가의 탄생과 함께 시작하기 때문이다. 농사지어 먹고 사는 조선시대 백성들은 자기 이름이나 쓸 줄 알면 됐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국민(그 중의 대다수 노동자민중)은 기본적으로 글과 간단한 계산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공교육은 발달해야만 했다. 고을 원님이 모든 것을 다스리던 조선시대에는 원님 생각이 법이었지만, 자본주의국가에서는 전국을 관장하는 행정과 법,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에 행정, 법, 인문학도를 양성하는 대학 또한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의 이 모든 보통교육과 고급교육을 아우르는 특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현 체제에 감히 도전하지 못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교과서에서는 피지배계급의 항쟁의 역사를 숨기고, 권리를 위한 투쟁은 부도덕하다고 말하고 있다. 대학교육은 영어와 경영학에 통달한 엘리트 관리자가 되어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효율적으로 짜내라고 말하고 있다.(물론, 극소수의 대학 강좌가 노동자민중의 편에 서기도 한다. 아주 극소수만이.) 


바꾸고 싶다면 이렇게!


  이처럼 이 땅의 교육이 자본주의 국가가 낳은 것이기에 항상 체제가 필요로 하는 교육만을 하고 있다. 대학이 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체제 자체에 돌을 던질 수밖에 없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교육문제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적어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 당당하게 이 자본주의 국가의 교육에, 이 체제에 돌을 던지자!

 레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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