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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학생회의 <노동해방학생연대의 사범대비판은 부당하다.>에 대하여

 

현서 minx@jinbo.net

(노동해방학생연대 고대모임 회원)


 지난 2월 말, 노학연 고대모임에서는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작성하여 게시하였다. 대자보를 통해 우리의 새터를 돌아보며 여러 가지 사례들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주었던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쾌감을 주는 폭력이 되었다는 것을 학우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했고, 더불어 새터 주체인 사범대 학생회에서 평가를 통해 보다 실질적인 교양과 대책을 마련하기를 제안했다. 그리고 사범대 학생회에서는 <‘노동해방학생연대’의 사범대 비판’은 부당하다>는 답변 대자보를 붙였다. 이번 대자보 리뷰에서는 집중적으로 '성폭력이다/아니다’는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안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자 한다.(전문은 nohak.jinbo.net) 

  우리는 첫 번째 대자보를 통해 "모과의 남학생이 웃통을 벗으며 FM을 했고, 웃통을 벗은채 장내를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바지도 벗으라며 환호했다." 는 상황에 대해 언급하였다. 이 상황을 두고 그 자리에 있던 상당수의 학우들은 불쾌함을 느꼈다. 하지만 사범대 학생회는 자보에서 "사범대 학생회는 두 번째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학우들이 불쾌했을 수는 있으나 웃통을 벗은 것이 ‘폭력’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성차별이나 여성억압도 아닙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좋고 싫은 취향 문제입니다. 그것을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였다. 사범대 학생회의 성폭력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대자보를 통해 "모과의 남학생이 웃통을 벗으며 FM을 했고, 웃통을 벗은채 장내를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바지도 벗으라며 환호했다." 는 상황에 대해 언급하였다. 이 상황을 두고 그 자리에 있던 상당수의 학우들은 불쾌해했다. 하지만 사범대 학생회는 자보에서 "사범대 학생회는 두 번째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학우들이 불쾌했을 수는 있으나 웃통을 벗은 것이 ‘폭력’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성차별이나 여성억압도 아닙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좋고 싫은 취향 문제입니다. 그것을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대자보 작성 이후, 이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자 사범대 학생회장은 “예를 들어 예전에는 여성들이 전신을 다 가리고 다녔는데, 이후에 팔을 내놓고 다니는 여성을 보고 ‘성적 보수주의자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박하였다. 그렇다면 속칭 "바바리맨"이 자신의 신체 일부를 내놓는 것을 보고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도 성폭력이 될 수 없는가라고 되물었더니, 그 경우에는 "가해자의 목적/의도가 다르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우리의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하여서는 ‘정치적 차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우리는 사대 학생회 측이 성폭력에 대해 어떻게 개념정의를 내리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물을 수밖에 없다. 성폭력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자기결정권과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유/무형의 모든 행위(물리적, 언어적, 환경적)를 포함하는 것이며, 앞서 언급한 상황은 불쾌감을 느낀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명백한 성폭력적 상황이다. 그러나 이 상황에 대한 사범대 학생회 측의 논리는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에 불과하다. 일부 사람이 그것을 폭력으로 느끼는 것에 대하여 ‘좋고 싫은 취향의 문제’로 말한다면 도대체 어떤 상황이 성폭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인가? 또 그것을 성적 보수주의로 빗대 말하는 것은 각 사회문화적 환경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며, 오히려 문제제기자(피해자)를 ‘성적 보수주의자’로 몰아가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는 아프리카의 여성/남성들이 온 몸을 내놓고 다니는 것에 대해 성폭력이라 말하지 않으며, 서구에서 인사를 할 때 자연스럽게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하는 것에 대해 성폭력이라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여의 위계적 구조가 뚜렷하여 여성이 웃통을 벗고 다니면 ‘미친년’ 소리를 듣고, 사소할지도 모르는 스킨쉽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성희롱을 당하는 한국여성들의 상황에서 이러한 논리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사범대 학생회의 논리에 따르면 한국에서 어떤 남자가 여자직장동료에게 친근함의 표시로 포옹을 하고 스킨쉽을 행하는 것에 대해 여성이 문제제기 할지라도 성폭력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을 불쾌해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이 ‘성적으로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들은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한 완전한 기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피해자는 피해자의 입으로 피해자의 불쾌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 경우 대다수는 “피해자가 너무 예민해서 그렇다. 가해자는 의도가 없었다.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 라고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사실을 부인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말한다는 것은 가해자 중심의 위계적 관계에 대항하여, 피해자의 느낌과 감정을 존중하고 긍정한다는 것을 말한다. 또 가해자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간에, 피해자의 불쾌감을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새터에서 있었던 일 또한 피해자들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상황에 대하여, 분명히 성폭력으로 인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가해자 논리에 대하여 사범대는 학생회 차원으로 사과해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우리 모두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소수일지라도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여성/남성/성적소수자,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즐거워 할 수 있는 대학 문화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레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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