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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합법화에 대하여

 

김진태 kissme@jinbo.net

(노동해방학생연대 고대모임 회원)


부모님에게서 

대마초(大麻草)를 배우다.


  아니 이게 무슨 심슨가족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인가. 부모에게서 대마를 배우다니. 하지만 ‘대마초’를 슬쩍 ‘주도(酒道)’로 바꿔보라. 부모님에게서 주도를 배우다. 아 뭔가 괜찮다. 성인에게만 허용되어있지만 미리 배워두면 좋을만한 것이 술이라면, 대마초는 나이가 어떻든 간에 배우면 미친 녀석 취급받는다. 그래서 신해철이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욕을 먹나 보다. 


마약 중의 마약은

대마초가 아니라 담배


  만약에 대마초가 막걸리보다 덜 마약스럽다면. 그런데 정말 그렇다. 약물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알아볼 수 있는 의존성, 금단성, 내성, 강화성, 독성 부문에서 대마는 알코올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담배와는 비교도 안 된다.(담배는 모든 수치에 있어서 헤로인, 코카인에 맞먹는다.) 다시 말해 없으면 미치게 하고 몸을 병들게 하며 점점 찐한 것을 찾는 증상은 술, 담배가 훨씬 심하다는 것이다. 오해와는 달리 환각물질도 아니며, 흡입 후에 난폭해지기는커녕 오히려 순해진다.

표 1) 필립힐츠의 NIDA보고서에서

명칭

금단성

강화성

내성

의존성

독성

니코틴

4

4

5

6

3

알코올

6

4

4

4

6

대마초

1

2

1

1

3

코카인

3

5

3

4

4

 

그런데 왜 금지하는데!


  이제 대마초 금지의 장구한 역사를 알아보자. 수천 년 전부터 인류는 대마초를 재배했다. 한 때 종이, 섬유를 만드는 원료이기도 했기에 대마 유통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대마초를 약물로 사용한 역사도 길기만 하다. 힌두의 신 시바는 “인간에게 기쁨과 광명을 주기 위해 대마를 히말라야로부터 가져와 인간에게 주었다.”라고 말했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대마농장을 소유하고 있었고 거기서 종이 등이 아니라 약물만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물론 자신도 대마초를 폈겠지.


  이렇게 인류와 함께한 대마초의 금지는 1937년의 ‘마리화나 세금법’에서 시작된다. 대마초를 통해 종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자, 펄프를 통해 종이를 생산하던 화학자본의 이해에 충실했던 정부 인사들이 이 법을 제정한 것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하게 대마초는 불법화되어 있다.


  자본의 이해와 대마초 금지와의 관련을 지금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마초가 합법화 되면 지금의 담배 사업은 100% 다 망할 것으로 예측한다. 위에서 본 것처럼 대마초가 건강에도 훨씬 좋고, 위험하지도 않고, 신경질을 가라앉히며, 게다가 저렴하다. 그런데 어떤 미친 인간이 건강 버리고 돈 버리면서 신경질 나게 하는 담배를 피우고 있겠는가. 하지만 담배로 돈을 짭짤하게 벌고 있는 세계의 모든 담배자본이 이를 그냥 놔둘 리가 있나. (참고로 담배 광고에 쓰이는 돈이 담배의 폐해를 알리는 교육에 쓰이는 비용의 30배가 넘는다고 한다.) 누구나 알다시피 대다수 노동자민중들의 건강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자본가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세상이 자본주의, 자본가 세상이다.

  

반전운동과 대마초


  대마초를 불법화했던 자들은 인종차별을 이용했다. 그 당시 언론은 대마초를 억압하기 위해 계속해서 ‘마리화나를 피우면서 백인 여자를 강간하는 멕시코인과 흑인’이라는 이미지를 유포했다. 이 이미지는 성공적으로 유포되어 대마초와 흑인, 멕시코인, 그리고 폭력이라는 이미지는 하나로 연상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억압됐던 대마초는 60년대의 거대한 반전운동, 저항운동과 결합하면서 혁명의 상징이 된다. 그 당시 진보운동가들이 그냥 대마초를 조금 한 정도가 아니었다. 기득권세력과 진보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에는 항상 대마초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기득권세력은 진보세력을 탄압하는 구실로 대마초를 걸고 넘어졌고, 진보세력은 대마초를 혁명의 상징으로 만들고 있었다.

  

  


마약으로 보는 자본주의


  대마초는 의약품으로 쓸 수 있는 여러 효능이 있다.  그리고 전 인류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는 담배를 대체할 아주 좋은 기호식품이 바로 대마초란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효능은 불법화로 막혀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마약은 거대한 마약자본에 의해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을 뿐이다.


  물론 대마초와 같은 마약이 인간의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란 것들이 대개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극심한 빈부격차, 가혹한 노동환경 등 자본주의가 주는 스트레스는 실로 막대하다. 이로 인해 어려서부터 본드, 가스에 손을 대는 사람들은 대개 빈곤층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술, 담배, 마약… 무엇이 인간으로 하여금 이것들에 손을 대게 하는지 돌아보자. 물론 자본주의가 주는 스트레스를 완전하게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오직 ‘투쟁’뿐이다.

 레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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