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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th may day!

 

김진태 kissme@jinbo.net

(노동해방학생연대 고대모임 회원)



기네스북으로 본 메이데이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 의해서 가장 많이 불린 노래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노래가 무엇일까? 바로 ‘인터내셔널’이라는 노래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라는 외침과 함께 시작되는 이 노래의 가사는 모든 노동자민중이 ‘참 자유 평등의 길로 힘차게 나갈 것’을 주장한다. 아니 사랑얘기도 아닌데 어떻게 기네스북에 오르기 까지 했을까?

   바로 메이데이라는 국제적인 날에 불린 노래이기 때문이다. 메이데이는 매년 5월 1일에 전 세계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날이다. 1890년부터 기념하기 시작하여 올해로 115주년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누가 왜 메이데이를 제정했을까?


노동자와 자본가, 극단의 시대


  19세기 후반 미국 노동자들의 생활은 정말 비참했다. 놀기만 하는 자본가들이 다이아몬드로 이빨을 만들어 넣고, 100달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우며, 애완견에게 1만 5천 달러짜리 목걸이를 해주도 있는 동안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루 12~14시간 일한 노동자들은 30달러의 월급을 받으며 다락방 월세 15달러조차 내기 힘든 삶을 살고 있었다. 아동, 여성 할 것 없이 아무런 보호 시설 없는 환경에서 목숨을 걸고 노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메이데이의 유래


  죽지 못해 사는 삶을 살아가던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하루 8시간 노동을 주장했다. 투쟁의 성과로 8시간 노동법이 제정되었으나 실제로 지켜지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이에 미국노동자들은 1886년 5월 1일을 기해 모두 파업을 할 것을 약속하고 집회를 연달아 개최한다. 이 흐름은 광범위하게 확대되어, 5월 1일에는 34만 명이 집회에 참여하고 19만 명이 파업에 돌입하였다. 그런데 파업 농성 중이던 한 공장에서 경찰이 노동자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 커져 5월 4일에 헤이마켓광장에서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 이 집회를 진행하던 중에 갑자기 폭탄이 터졌다. 경찰과 법원은 집회 주동자들의 행위라고 주장하며 주동자들에게 모두 검거, 사형 혹은 징역형을 내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폭발사건이 노동자들의 투쟁을 탄압하기 위한 자본가들의 음모사건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러한 미국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리며 국제적으로 8시간 노동을 실질적으로 쟁취하기 위한 흐름은 이어졌다.  1890년에 전 세계 노동자당의 협회인 ‘제 2인터내셔널’에서 5월 1일을 메이데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하도록 제정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1일 8시간 노동확립을 위한 국제적 시위를 만들어나가기로 약속한다.

  한반도의 노동자들이라고 처지가 달랐을 리가 없다. 메이데이를 기념하기 시작한 20년대에는 18세 미만 미성년 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이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었다. 이에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노동자들의 국제적인 연대가 시작되면서, 일제를 타도하기 위한 ‘투쟁’과 함께 메이데이를 기념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 연대에는 일본노동자들이 함께 하기도 했다.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메이데이!


  많은 사람들이 ‘메이데이’를 ‘근로자의 날’로 알고 있다. 네이버 사전에서도 ‘근로자의 노고를 생각해서 하루 쉬는 날’로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권리를 쟁취하는 날’이라는 원래 의의와는 거리가 멀다. 메이데이의 정신이 이렇게 변질된 것은 남한  노동운동이 억압에 의해 사라지고 이승만 정권이 성립되면서부터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투쟁은 끝날 수 없다. 대한노총과 한국노총이 기득권에 빌붙어 오히려 노동자 투쟁을 억압했지만,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결국 1989년 메이데이 100주년을 맞는 날에는 70년대의 전태일 열사에서부터 시작된 의식적인 노동자들의 힘으로 메이데이를 기념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되어 115주년을 맞는 것이다. 이렇게 115년 동안 지속된 국제적인 노동자연대의 날에 함께 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레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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