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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jineeya차마 두눈 뜨고 볼 수 없었던 하늘...- 영화 [엘리펀트] 관람기 -에 트랙백.

 

보고 싶었던 영화 "엘리펀트"를 드디어 관람.

일반적으로 영화를 먼저 보고 영화평을 읽는 것이 순서인데,

이 영화는 "볼링 포 컬럼바인"과 비교한 영화평이 눈길을 끌어

영화평을 먼저 보고 대략의 스토리까지 알아버린 후 보고 말았다는.

 




이미 대략의 줄거리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영화의 시작과 함께 과연 누가 총을 쏜 사람일까...를 찾는

마치 미스테리 스릴러를 보는 기분이 되어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첨엔 첫 부분에 나오는 "존"과 "일라이어스"가 그 "두 명"인 줄 알았다.

지금도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잖아;;;)

 

하지만 이런 기분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는데,

아마도 되도록 담담하면서 자세하게 드러나는 학교의 일상과

마치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와 "메멘토"를 합친 것 같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면서 중첩되는 시간과 인물-사건 구조,

결정적으로 치밀하게 연출되었다고 생각되는 주위의 섬세한 소리들 때문에

본의 아니게;;; 영화에 몰입하게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매우 감명깊게 보았던 것들은

인물들의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다니는 카메라,

(스크린에 꽉 차게 배우 옆 얼굴이 나오는 건 그리 흔하지 않은데)

인물에 대한 극단적인 포커싱을 하다가

순식간에 아웃포커스하면서 주위의 일상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연출 기법,

비슷한 효과이지만

학교의 일상을 다 표현하려는 듯 섬세하게 들리다가

역시 순식간에 인물에게 집중되는 소리들,

"엘리제를 위하여", "월광 소나타",

그리고 그 "두 명" 중 한 명의 방에 그려진 "코끼리" 그림.

(이 장면에서 "아 그렇군~"하는 느낌이 후훗)

 

구스 반 산트의 전작인 "굿 윌 헌팅", "파인딩 포레스터"와 비교하면

휴머니즘적인 시각을 제외하고 너무 스타일이 달라

영화를 보고 나올 때 필모그라피를 보면서 약간 놀랐다.

 

사실 이 영화에서 클라이막스와 결말은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하게 나타나는 학교 안 인물들의 일상이

오히려 영화가 끝나고 더욱 가슴아프게 하는 듯.

그들이 "평범했기에" 더더욱.

 

근데 그 "두 명" 중 하나가 말한 "참으로 더럽고 화창한 날이로다"란 말은

어디선가에서 인용한 건지 궁금하네. 왠지 낯이 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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