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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인권론'은 진실한가

 

 

그들의 '인권론'은 진실한가
[손석춘 칼럼] 목소리 높아가는 '대북 인권공세'
텍스트만보기   손석춘(ssch) 기자   
▲ 지난 17일 유엔본부 제1회의실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이 찬성 84, 반대 22, 기권 62로 통과됐다.
ⓒ 연합뉴스 김계환

사람을 잡아먹는 악어. 식인악어다. 서양의 전설이 전하는 특별한 악어가 있다. 이집트 나일강의 악어다. 사람을 잡아먹은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단다.

그래서다. 악어의 눈물. 그것은 위선, 아니 거짓의 눈물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권'을 들먹이는 윤똑똑이들을 보며 새삼 떠오른 '눈물'이다. 유엔총회가 대북인권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인권론자들의 눈물은 더 호소력을 지니게 되었다. 보라.

"위태로운 인권 상황, 특히 상당수의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육체적-정신적 발달에 지장을 받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유엔 총회가 채택한 '결의'의 일부다. 물론, 유엔의 결의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03년부터 유엔 인권위의 '연례행사'다. 문제는 대북인권결의를 총회가 채택한 데 있다. 나라 안팎에서 '인권론자'들의 목소리가 무장 커져갈게 틀림없다.

나라 안팎에서 '대북 인권론자'들 활개

당장 6자회담 앞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미국의 호전적 세력에게 '인권'은 얼마나 좋은 명분인가. 그 뿐인가. 어김없이 이 땅의 한나라당도 흥분했다. 짝을 이루는 수구언론도 부르댔다. 한나라당은 곧장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인권국가이기를 포기했다."

찬찬히 톺아볼 일이다. 인권결의에 온 세계가 나선 게 결코 아니다. 유럽연합이 제출한 결의안의 표결 결과는 찬성 84표에 반대 22표다. 압도적 표차로 보이지만 기권이 62표다. 반대와 기권을 합치면 찬성표와 같다.

중국만이 아니다. 이집트와 쿠바도 미국과 유럽을 비난하며 강조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double standard)다."

실제로 그러하지 않은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은 지난 시기 친미국가에서 일어난 대량 인권침해에 침묵했다. 중남미에서 일어난 숱한 정치적 학살을 돌아 보라. 아니 수백 명을 학살한 이 땅의 '오월'에 유엔은, 아니 미국은 무엇을 했는가. 미국은 되레 학살의 공범 아니었던가.

한나라당 또한 마찬가지다. 인권국가이길 포기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차라리 연민을 느끼게 한다. 그들 스스로 대한민국의 인권을 유린한 자들 아닌가. 대한민국의 인권을 유린하거나 방조한 자들은 되레 공격한다.

"왜 박정희와 싸우며 인권을 주장하던 진보세력이 북의 인권에 침묵하는가?"

유행처럼 '수구좌파'라는 딱지를 살천스레 붙인다.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은 갈수록 목소리를 높여간다. 하여, 진정으로 묻고 싶다. 바로 그대들이 아니었던가. 남쪽의 인권운동을 펴던 사람들에게 '북과의 연계' 운운하며 탄압하던 자들이.

조금이라도 논리적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자문하기 바란다. 북쪽의 인권운동을 지금 남쪽에서 편히 살고 있는 그대들이 펴는 게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제국주의 악어'가 흘리는 눈물의 본질

미국의 눈물 또한 위선이다. 진정으로 평양 어린이들 인권이 안타깝다면, 거듭 명토박아 둔다. 미국이 할 일은 따로 있다. 대북경제 제재를 풀고 수교에 나서라. 북핵문제는 그 순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할 때다. 인권을 들먹이는 미국의 제국주의 세력은, 그리고 그에 용춤추는 국내 일부 수구세력은 숨기지 않고 있다. 스스로 호전적임을.

저들의 인권론을 '악어의 인권론'으로 규정하는 까닭이다. 실제로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린다.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다. 먹이를 삼키기 좋게 침을 섞는 행위, 그것이 악어의 눈물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다. 저 악어의 인권론도 그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다른 나라를 잡아먹는 악어, 그렇다. 전설이 되어 가는 서양의 특별한 악어, 제국주의 악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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