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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결과적으로 황우석 박사는 거짓말한 셈”

 

 

 

진중권 “결과적으로 황우석 박사는 거짓말한 셈”
22일 SBS컬럼 “윤리문제제기 매국노로 모는 광신적 애국주의” 일침
입력 :2005-11-22 10:14   이기호 (actsky@dailyseop.com)기자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줄기세포연구에 사용된 난자가 매매된 것을 밝혀진 것과 관련해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가 광신적 애국주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진 씨는 22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진중권의 SBS전망대’에서 ‘생명윤리와 국수주의’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2002년 매매된 난자로 연구를 진행할 때에는 관련법이나 윤리규정이 없었다’고 해명한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언급을 인용했지만 “인체를 대상으로 한 과학연구기준인 헬싱키선언은 이미 1964년에 나왔고, 2001년 제정된 ‘의사윤리규정’도 의사가 난자의 매매에 관여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특히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공개할 당시 황 박사가 ‘16명의 자발적 기증자로부터 난자를 기증받았다’‘한양대병원 기관윤리위원회의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고 밝힌 점을 들어 “결과적으로 황 박사는 거짓말을, 기관윤리위는 허위검증을 한 셈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전날 노 이사장이 밝힌 내용이 분명치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진 씨는 “과연 황 박사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기증받은 난자 중에 여성 연구원의 것이 포함되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노 이사장의 언급은 모호하기만 하다”며 “앞으로 이 부분은 황 박사가 직접 밝혀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생명윤리과 관련해 진 씨는 “이번 일로 배아도 생명인가 하는 문제와 구별되는 또 다른 윤리의 영역들이 드러났다”며 “‘여성의 신체’에 대한 기술의 개입, 즉 난자의 채취가 여성의 신체에 끼치는 위험이 그 동안 제대로 평가가 됐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돈을 받고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상당수가 생계의 위협을 받는 ‘저소득층’이라는 점을 들어 “장기의 매매가 이루어질 경우 몸의 일부를 파는 것은 사회적 약자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 마음에 새겨둬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씨의 이날 칼럼 중 가장 관심을 모은 대목은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을 ‘매국노’로 몰아가는 현실에 대한 비판.

그는 “이번 사태가 황 박사의 연구에 대한 질시와 시기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은 문제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생명윤리의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는 이들을 매국노로 몰아가는 광신적 애국주의도 조국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정서와 외국과 다르다는 변명은 그 자체도 바람직스럽지 못할 뿐더러, 국제무대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 국수주의적 넋두리에 불과하다”며 “인권도 인류보편적 가치라 하는데 생명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침 자발적인 난자 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한 난자기증재단이 설립됐다”며 “이렇게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난자기증의 시스템을 확보하고, 거기에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윤리적 검증장치를 갖춰 이번 일을 생명과학 연구를 위한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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