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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자본주의적인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주장] 자본주의적인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배 1만돈 폐기 정책에 부쳐
 
정부와 농협이 과잉 생산 상태인 배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10월 중순부터 배 1만톤을 산지에서 폐기하기로 하고 약 44억원을 메워줄 계획이다.

올해 생산된 배는 작년보다 약 3% 정도 많은 48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배 소비는 추석이 예년에 비해 10일정도 빠른데다 소비 부진으로 지난해에 비해 21%나 급감했다.

어디 배 뿐이랴?
갉아 엎은 배추와 태평양에 버려진 곡물 등은 이미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부터 이런 풍경이 낯설지 않게 됐는가?
가까이는 북한에서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기아로 굶어죽는 이들이 천지인데 왜 이런 행위들이 용인되는가?

경제위기를 운운하기 전에 우리를 지배하는 경제 시스템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과잉생산의 거짓말
과잉생산은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정도의 많은 생산이 아니다. 자본주의에서 과잉생산은 일정한 이윤이 나기에는 너무 많이 생산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풍족한 생활을 위해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상품 생산 목적이 이윤이므로 문제가 야기된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과잉생산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그것을 소비하는 시민들의 빈곤화는 과잉생산을 더욱 촉진 시킨다. 배에 대한 소비 부진은 소비할 수 있는 소비력 약화이며 양극화 지표이다.

이것이 전 산업에 걸쳐 진행되면 그것이 바로 공황이다. 물건이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것, 그리고 소비할 주체가 없기 때문에 공황이 온다. 또 공황의 뒤에는 상상할 수 없는 폭력적 형태인 전쟁으로 자본은 인류의 공동 자산을 파괴해 왔다. 그리고 그 전쟁을 통해 기업은 돈을 번다.


왜곡된 농업정책과 유통자본의 횡포가 문제
농업의 경우 산업자본의 양성을 위한 희생양으로 상품 가치가 평가 절하돼 왔다. 국가 정책과 유통자본의 횡포로 중층의 억압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심지어 배와 같은 저장성 과일을 폐기 처분하는 것은 배 값 안정화라는 농민 생존문제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자본주의 경제의 심각한 폐해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농업 정책과 유통 자본의 횡포에 맞서 싸워야 한다. 또 상품 생산의 목적을 '인류 공동체의 풍요로운 재화의 사용'이라는 공동의 이익에 복무하도록 경제 시스템에 대한 적극적 문제제기가 더불어 있어야 할 것이다.

배는 지난해보다 재배 면적이 적어지고 생산량이 늘었다. 우리는 자연재해로 인해 배 농사가 적절히 망하거나 재배 면적을 줄이는 정책에 기대어 사는 바보 같은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고르게 배가 나누어질 수 있도록 공동체적 노력을 해야 하는가? 1만 톤의 배가 폐기되기 전에 배를 구하기 위한 직접행동이라도 해야 하지 않은가?

정부는 지금이라도 산지 폐기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배가(價) 안정을 위한 정부 지원과 유통 자본의 횡포를 철저히 감시하고 직거래를 늘려야 한다. 수매한 배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2008-10-13 09:30:38   유기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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