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법칙이 지배하는 돈

칼럼

<엔트로피>에서 제레미 리프킨은 열역학 1, 2법칙으로 문명 전체를 통찰한다. 리프킨에 따르면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도 경제위기에서 사람들을 구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모두 자원의 기반 자체를 무한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유한한 자원을 가지고 무한한 경제성장(양적 성장)을 하려고 하니 문제라는 것이다.

열역학 법칙은 실제 부富의 양에 제한을 가한다. 그것들은 조만간 썩고, 닳고, 낡고, 유행이 지나는 등 소멸될 운명이므로. 하지만 돈은 이자를 낳으며 계속 제 몸을 불려간다. 이 때문에 둘 사이의 균형은 결국 무너진다. 그 무너지는 균형을 보상하려면 환경이 파괴되어야 하고, 기후가 바뀌어야 하고 , 나라 사이의 채무관계로 인한 갈등 때문에 전쟁이 터져야 하고, 개인 사이의 채무관계로 인한 갈등 때문에 범죄가 일어나야 하고, 인플레가 일어나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파산해야 하고 재산을 몰수당해야 한다.

우리가 리프킨에게 동의한다면 실제의 부가 종속되어 있는 소멸성을 돈에 마찬가지로 부여해야 한다. 재화는 엔트로피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재화를 교환하는 돈도 마찬가지로 엔트로피 법칙의 지배를 받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균형이 맞다. 실비오 게젤의 공짜돈은 엔트로피 법칙의 지배를 받는 돈이다. 돈의 액면가가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당함으로써 돈은 세상만물과 함께 소멸한다. 그러므로 그것은 다른 만물에 폐를 끼치지 않는다.

제레미 리프킨에 따르면,

사회의 에너지가 한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독점되면 부와 권력을 소수가 독점하여 다른 사람들은 생존에 필요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빼앗기고 만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듯이 사회의 에너지, 예컨대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에너지(재산)가 미치지 못하고 생존이 위협받게 되면, 그 사회는 붕괴되거나 혁명으로 발전한다. 또는 그 두 가지 현상이 모두 발생할 때도 있다. 자연은 균형을 되찾기 위해 자체 조절의 생물학적 법칙에 의존하고 있으나, 인간사회의 경우에는 경제적인 공평성의 원리에 의존해야 한다. <엔트로피 I> 232쪽

이 공평성의 원리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바로 실비오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다.

돈개혁이 자기 재화를 파는 사람한테 요구하는 건 공평함 뿐이야. "이제 재화를 사서 남들도 자기 재화를 처분할 수 있게 해." 이 요구는 공평하기만 한 게 아니라 지혜롭기도 해. 다른 재화를  살 수 있으려면 자기 재화를  팔아야 하니까. 사, 그러면 네 생산물을  모두 팔 수 있을 거야. 안 그러면 구매자로서는 왕이 되지만 판매자로서는 노예가 되어야 해. 구매가 없으면 판매도 없어. 그리고 판매가 없으면 구매도 없어.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Ⅳ. 공짜돈 (돈은 어떠해야 하는가) 5. 공짜돈은 어떻게 판단될까 L. 프루동의 제자

산 만큼 팔고 판 만큼 사는 게 공평한 것이다. 돈을 돈소지자의 임의에 따라 쌓아두게 되면 돈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리프킨이 우려한 대로 에너지와 부와 권력이 독점된다. 이 블로그 "돈은 네트워크다"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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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0 22:32 2015/07/2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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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mer 2015/07/27 15:04 URL EDIT REPLY
게젤 주장:
이제 재화를 사서 남들도 자기 재화를 처분할 수 있게 해." 이 요구는 공평하기만 한 게 아니라 지혜롭기도 해. 다른 재화를 살 수 있으려면 자기 재화를 팔아야 하니까. 사, 그러면 네 생산물을 모두 팔 수 있을 거야. 안 그러면 구매자로서는 왕이 되지만 판매자로서는 노예가 되어야 해. 구매가 없으면 판매도 없어. 그리고 판매가 없으면 구매도 없어.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Ⅳ. 공짜돈 (돈은 어떠해야 하는가) 5. 공짜돈은 어떻게 판단될까 L. 프루동의 제자


의문: 게젤은 돈의 유통 속도를 높이자고 쭈장한다. 오래 갖고 있으면 돈이 석어 버리게.
그러나 생산과 교환이 빨라지면 엔트로피가 더 발리 증가한다. 우리가 말하는 소위 “생산”은 엔트로피를 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즉 게젤은 쓰레기 생산을 가속화 시키자고 주장한다. 이것이 리프킨의 주장이기도 한가?

게젤의 썩는 돈은 엑서지(유용한 에너지)는 많지만, 돈이 희소한 시대에서나 가능한 주장이 아닐까? 지금은 엑서지는 작고 돈은 넘쳐난다.(독점이 심하긴 하지만)
게젤의 석는 돈으로 과연 엑서지를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 아니면 엑서지 소모를 가속화 할 것일까?
$low | 2015/07/27 21:51 URL EDIT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을 유도합니다. http://blog.jinbo.net/silviogesell/97 이것을 읽고 이해 안되는 부분만 다시 질문할 것. 그리고 맞춤법을 제대로 써주길 부탁합니다. 질문에도 격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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