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음의 모음집

칼럼

1. http://xn--o80b48b742a1ma.kr/about/about

이 링크를 따라가면 어떤 민간 연구가가 게젤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다.
"게젤 식의 스탬프머니적 발상이 현실에 채택되기 곤란한 이유는 그것이 단지 화폐만을 겨냥해서 그 유통속도를 유지시키는 것이 되어서는 목적하는 효과를 볼 수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화폐는 소득시장을 떠나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에서 회전하게 될 뿐입니다. 그리고 이미 스탬프머니는 우연한 계기를 통하여 범국가적으로 실시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인플레이션율이 수신이자율을 초과하는 마이너스 이자율 상황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이처럼 단지 화폐만을 겨냥한 스탬프머니적인 유통강제는 일장일단이 있는 정도라는 사실, 즉 획기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뭐가 검증되었다든 건지...자세히 살펴보자.

"그렇게 되면 화폐는 소득시장을 떠나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에서 회전하게 될 뿐입니다."

이 말은 돈이 노동과 교환되는 게 아니라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투기하는데 몰릴 거라는 얘기다. 이런 언급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연구가는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를 읽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다.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큰 폐를 끼치고 있다.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에서는 투기가 불가능하다. 투기가 가능하려면 매매타이밍을 기다려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 손실없이 부를 쌓아둘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그 수단이 바로 돈이다. 하지만 공짜돈은 액면가가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므로 그것이 불가능하다. 돈을 잡고 매매타이밍을 기다리는 동안 투기꾼은 그 돈이 녹아내리는 것을 보게 된다. 불규칙적인 이익을 위해 규칙적인 손실을 입어야 하는데 어떻게 투기를 할 수 있겠는가?

공짜돈은 순환할 수 밖에 없는 강제에 종속되어 있다. 돈을 쌓아두면 손실을 입기 때문에 그 돈은 돈이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흘러간다. 따라서 노동자들에게 흘러가고 남는 돈은 은행이나 보험회사 등에 예금되고 그 돈은 곧바로 사업자와 기업들에게 투자된다. 그 사업자와 기업들도 그 돈을 쌓아둘 수가 없기 때문에 바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필요한 재화를 사서 일자리를 만들게 된다. 위 연구자는 기존 경제질서의 틀로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를 이해해 보려 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경제질서가 무엇인지 조금도 알 수 없다.

주식에 대해서 좀 더 말해보면,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에서 주식은 배당을 하지 않는다. 돈이 낳는 기본이자가 0이 되고 따라서 실물자본 이자도 결국 0으로 수렴하기 때문이다. 배당을 하지 않고 그저 장부에서 지워지는 감가상각 금액만 받게 되며 그 금액조차도 사람들은 바로 회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회수하는 순간부터 그 금액은 감가상각의 손실을 입으니까. 사람들은 그 돈을 회수하는 시점을 최대한 연기하게 된다. 노년까지 연기하게 될 것이다. 게젤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노르드도이처로이트의 주주는 공짜돈 개혁으로 아무 배당도 못 받게 돼. 하지만 그 주주는 회사가 감가상각을 위해 떼어둔 금액에서 자기 몫 전부를 지불해 달라고 하지 않을 거야. (그 금액으로 그 회사는 현재 새 배를 만들어.) 그 사람은 자기가 가진 주식 일부에 만족하며 자기가 투자한 마지막 달러가 자기한테 다시 지불될 날을 가능한 오래 늦추려고 할 거야. 따라서 새 배는 늘 만들어져. 그 배가 이자를 생산하는 대신 감각상각을 위해 장부에서 지워지는 금액만 생산하더라도 말이야.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Ⅴ. 공짜돈 이자이론 5. 공짜돈 이자이론의 완결 중에서

 

또, 이 연구자는 마이너스금리를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와 혼동하고 있다. 이런 어리석음에 일일이 답해줄 수는 없다. 이에 대한 답변은 다음의 링크로 대신한다.

http://blog.jinbo.net/silviogesell/127
http://blog.jinbo.net/silviogesell/82
http://blog.jinbo.net/silviogesell/131



2. http://www.hankyung.com/news/realtime/index.php?aid=2015031997951&sid=

이 링크로 들어가면 문제의 본질에 주목하기보다는 정부가 돈의 제조를 독점하는 것을 문제라고 본다. 돈을 찍어내고 싶은 사람들이 마음껏 찍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화폐운동가들은 이런 주장이 얼핏 자기들의 움직임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여서 지지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돈 액면가가 불변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돈순환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젤은 기본적으로 지역화폐를 동의한 적이 없다. 국가통화를 공짜돈으로 개혁한 다음에는 모든 지역화폐는 폐지되어야 한다. 돈의 가격(가치가 아니라)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화폐는 국가통화를 개혁하기 앞서 공짜돈의 위력을 사람들한테 보여주려는 전략적 차원에서 시도하는 것이지 그것을 최종 결론으로 여기면 안된다.


3.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8156381&orderClick=LEA&Kc=

이 책은 돈이 사회유기체의 혈액과 같은 것이라고 하면서도, 케인즈요법이 그 혈액을 원활하게 돌리는 방법이라고 구라를 친다. 케인즈 요법은 케인즈 스스로 실토하였듯이 유동성함정이라는 결정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즉 이자율을 아무리 낮춰도 돈은 순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케인즈의 방법으로는 사회유기체의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케인즈 요법을 위와 같이 비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세간에서는 케인즈를 자유방임에 맞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주는 것으로 인식하여 좋게 바라보는 듯 한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인식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여기는 것은 마치 아토피환자가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증상이 잠시 나아지면서 그런 대증요법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과 같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산화콜레스테롤로 변성되면서 전보다 더한 면역반응을 유발하여 증상을 심각하게 악화시킨다.1 소위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를 유발한다는 것. 환자는 괴로우니까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늘리고 그러면 더 심한 면역반응으로 다시 올라오고... 이게 거듭되면서 면역반응은 점점 격렬해져서 그 사람의 몸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만다. 그러면 그 사람은 이렇게 된다. http://imnews.imbc.com/replay/2014/nw1800/article/3405199_13479.html

이 뉴스를 보면 환자는 잘못된 치료, 스테로이드 때문에 증상이 점점 악화되었다. 그리고 그 연고는 분명히 병원에서 준 것일 터. 재밌는 것은, 언론이 그 대증요법을 지지하는 사람을 불러서 의견을 묻고 있다는 것이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 대증요법으로 생긴 폐해에 대해 대증요법을 지지하는 사람한테 의견을 묻고 있으니 무슨 해결이 되겠나? 케인즈 요법이 이 스테로이드 요법이다. (실제로 "스테로이드 경제"라는 말도 있다.) 케인즈 요법으로 생긴 부작용에 대해 케인지언한테 물어보면 뭐라고 답하겠는가? "돈순환이 부족하군. 더 찍어서 뿌려. 그럼 저 아우성대는 사람들이 잠잠해질 거야. 사회유기체의 염증반응은 이렇게 가라앉히는 거야. 암, 그렇고 말고. 돈이 다시 쌓이고 그 잉여금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투기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중산층의 삶이 팍팍해지면 어떻게 하냐고? 괜찮아. 그 문제는 그 때 가서 생각하면 돼. 저 사람들은 거기까지 생각 못하니까 말이야.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나 할까? 하이퍼인플레가 올 때까지는 다 괜찮아. (등을 두드려주며) 자, 어서 뿌리라고! 계속."
따라서 환자(사회유기체)는 지금 대증요법을 구사하는 치료자(케인지언)와 놔두면 나을 거라고 말하는 돌팔이(방임주의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을 뿐이다. 왜 근본치료를 하지 않나? 왜?

 

4. http://www.i-r-e.org/docs/blancaccelerated.pdf

제롬 블랑Jérôme Blanc의 <SILVIO GESELL’S THEORY AND ACCELERATED MONEY EXPERIMENTS>이라는 쓰레기논문에서 V. TRUST AND ACCELERATED MONEY: THE PRACTICAL LIMITS OF THE GESELLIAN UTOPIA(10~11쪽)를 보면, 게젤 이론을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1. 게젤 시스템이 2~3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증거가 없다.그 시도는 몇 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았고 금지되거나 금지되기 전에 멈춰버렸다.
2. 게젤 시스템은 거대한 규모에서 작동한 일이 없고 지역화폐 수준에서만 작동하였다.
3. 게젤 시스템을 사람들은 인플레나 하이퍼인플레 초기로 인식할 수 있다. 사람들이 그 시스템을 신뢰해야만 그 시스템은 작동할 것이다.
4. 공짜돈의 대체물이 나올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지불수단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은행화폐는 스탬프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그것으로 갈아탈 것이다.

그리고 나서, 제롬 블랑은 게젤 시스템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한다.
1. 공짜돈의 대체물이 나오는 걸 금지하기
2. 공짜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 시스템을 신뢰하기.

 

필자는 이에 다음과 같이 반론한다.

1.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게젤 시스템을 강제로 금지한 것은, 공짜돈의 활약으로 국가통화가 허수아비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 중앙은행이다. 그것이 2~3년 이상 지속되지 못한 이유다. 그리고 WIR에서 공짜돈을 중단한 것은, 공짜돈이 WIR의 회원제 시스템과 충돌했을 때 운영자들의 몰이해로 회원제를 놔두고 공짜돈을 버린 것이다. WIR는 왜 게젤이론을 포기했나?를 참조할 것. 제롬 블랑의 논문은 독자로 하여금 마치 게젤의 시스템이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언제든지 실행될 수 있었다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당시 게젤의 경제이론이 충분히 이해되었다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게젤의 시스템은 혹독하게 탄압받았고 제대로 이해되지도 못했다. 기독교인들은 한 사람의 수난만을 기억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수난이다. 사람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수난을 당하자 그 아래에서 경제행위를 꾸려가는 수십억의 인류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게젤은 바이에른 소비에트 공화국에서 맑스주의자들의 무지를 감당해야 했고, 운터굿겐베르거는 뵈르글에서 중앙은행의 독선과 아집을 견뎌야 했다.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무지한 대중들이나 권력자들에게 언제나 수난을 당했다. 현대문명에도 골고타의 언덕은 남아있다. 세상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혜가 수난을 당하는 모든 지점이 바로 골고타의 언덕이다. 하지만 실제로 피 흘리고 못박히는 자는 그 지혜가 아니라 그 지혜를 무시했던 대중들이다. 대중들은 모든 종류의 사회적 비극 속에서 소리 지르고 욕하고 할퀴고 밀치고 눈치보면서, 온갖 미친 짓을 다 해대면서, 그 선각자가 제시했던 새로운 세상에서 자기가 무엇이 될 수 있었는지 자기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었는지 평생토록 깨닫지 못한다. 세상에 만연한 악에 의하여 닳고 닳아서 너덜너덜해진 감정을 추스리면서 그 비루한 인생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감조차 잡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수난이 아니고 무엇인가.

2. 게젤 시스템을 국가통화로 시도할 수 없었던 것은, 바이에른 소비에트 공화국에서 게젤을 방해했던 맑스주의자들 때문이다. 또, 루즈벨트처럼 권력분산을 염려한 정치가와 그런 정치가를 지지한 유권자들 때문이다. 미국에서 10억달러의 스탬프머니 법안을 폐기한 바보들, 바로 그 사람들 때문이다. 진부한 틀 안에 갇혀서 헛되이 기도하는 자들이 이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있다.

3. 게젤 시스템은 인플레나 하이퍼인플레가 아니라 통화안정을 기초로 한다. 돈가격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쫓기만 하면 그 시스템은 작동한다. 자기 이익을 쫓는다면 감가상각되기 전에 돈을 소비할 테니까. 따라서 사람들이 그 시스템을 신뢰하거나 말거나 그 시스템은 설치 후 바로 작동한다.http://blog.jinbo.net/silviogesell/115

4. 대체물 이야기는 케인즈의 헛소리를 재탕한 것이다. 대체물은 나올 수 없다. 대체물은 돈이 돈노릇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요구되는 것이다. 돈순환이 부족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나오는 것이다. 실비오 게젤과 케인즈를 참조할 것.대체물은 나오지 않고, 따라서 그것을 금지할 필요도 없다.


어리석음의 모음집은 끝이 없다. 모든 것의 결론은 이것이다. 사람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것에 맞는 경제질서를 세워라. 이것이 사람이 할 일이다. 사회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옳은지 그른지는, 경제현상과 경제주체들 사이의 되먹임으로 낱낱이 심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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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보 도오루의 <의료가 병을 만든다>를 참조할 것.텍스트로 돌아가기
2015/07/24 14:28 2015/07/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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