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계시지요? 전 어제, 오늘 전국노동자대회에 다녀왔어요. 건설연맹 깃발을 보고 하마터면 위원장님을 찾으러 갈 뻔 했죠. 답답하시죠? 밖에 있는 사람들도 답답한데 위원장님은 오죽 하시겠어요. 정경화 동지로부터 선고공판이 아직 안잡혔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엔 재판을 신속하게 하던 재판부가 왜 이러는건가요? 불안한 마음만 자꾸 드네요.
오늘 본대회에는 약5만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했어요.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죠. 오랜만에 전국의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노동자들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 몇년 사이 계속 느끼는 거지만 힘과 긴장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목표했던 10만이 모이지 않은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지도부나 조합원이나 모두 총파업을 간절히 바란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의례적인 연설과 식상한 문화공연이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연단 밑에서 뿌려진 유인물들 속에 오히려 귀담아 들을 말들이 많았습니다. 한 현장조직이 만든 유인물은 최근 산재보상을 받지 못해 자살한 노동자와 프레스에 짓눌려 죽은 이주노동자 문제를 알리면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투쟁하지 않으면서 만드는 산별노조는 의미가 없음을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주노조의 유인물도 프레스에 압착되 죽은 중국노동자와 과로사한 베트남 노동자 문제를 이야기하며 "한국노동자들과 함께 우리 모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싶"다고 썼습니다.
건설노동자들 중에는 울산과 여수, 대구 지역 노동자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포항 동지들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번 파업의 주력은 아무래도 전통적인 금속과 다시 싸움을 준비하는 덤프연대가 될 것 같습니다. 보건의료도 89명이 삭발하고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교조도 연가투쟁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FTA와 관련하여 농민들의 투쟁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오는 22일은 민중총궐기 집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그날 전면총파업을 돌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양시위원회는 이홍우 위원장님을 비롯해 1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각자 자기가 소속된 곳에서 참여한 분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많은 당원들이 유기수위원장님 걱정을 하였습니다.
참 기쁜 소식 하나 전해드릴께요. 심경구 동지가 드디어 예쁜 딸을 얻었습니다! 이름은 심지윤이라네요. 위원장님이 특별히 옥중 축하메시지를 보내주시면 너무 기뻐할 거예요.
아이들을 보면 세상이라는 것이 그 나름의 법칙에 따라 돌아가게 마련이라는 것을 깨닫게하는 것 같습니다. 전쟁 중에도 아이들은 태어나고 또 자라납니다. 비록 아이들이 조금 늦게 자라거나 아프기도 하지만 결국 커서 모두 성인이 되듯이 우리의 삶도 결국엔 조금씩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추운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시간 나시면 답장도 좀 쓰고 그러세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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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2 21:19 2006/11/12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