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파업

from 아무그리나 2007/06/09 19:27

지금 당사무실에 와있다. 이랜드 홈에버 노동자들이 당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내일 파업을 준비하기 위해 노조에서 교육등을 하고 있다. 예전 까르푸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조합원들과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지금 연대하러 온 학생들이 발언하고 있다. 예전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는 나도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모습이 마냥 벅차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런 감정은 별로 없다. 예전에는 노동자투쟁의 강점들만 보였다면 지금은 약점들이 자꾸 보인다.

그래도 역시 파업은 역동적이다.

 

조합원 : "화장실이 너무 멀다 근무하는 층에 직원화장실을 만들어달라"

나 : 층마다 있는 고객화장실 사용하면 되잖아요?

조합원 : "모르는 소리. 관리자들이 얼마나 눈치주는데"

 

조합원 : "탈의실에서 쪄죽겠다, 에어콘을 틀어달라"

나 : 아니 마트에 에어콘이 안나와요?

조합원 : "거기만 안나오게 해놨어"

 

조합원 : "급여명세서를 직접 지급하라!"

나 : 이메일로 보내줬다는데 이메일 확인하면 되잖아요.

조합원 : 우린 이메일도 잘 모를 뿐 아니라 그 이메일은 회사 밖에서는 확인도 안되. 도대체 뭘 감출려고 급여명세서도 안주는거야 xx"

 

평소에 쌓였던 불만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피켓에 쓸 요구안을 정리하다보니 화이트보드가 금방 꽉 찬다. 겉으로보기에 쾌적해보이는 대형마트의 근무환경이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안되어있을 줄은 몰랐다.

 

물론 이 싸움은 7월1일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계약직 직원들의 대량해고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싸움이 시작되자 평소 가지고 있던 불만들도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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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9 19:27 2007/06/09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