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논쟁

from migrant 2007/06/08 22:07

어제 고양파주이주연대모임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짧은 논쟁이 있었다. 이 모임은 고양파주지역에서 이주노동자 지원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주로 모여있는 모임이다. 그런데 의외로 이들 단체들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좀 충격을 받았다. 물론 이들은 대부분 종교인들로서 기본적으로 선교 내지 시혜적 관점에서 활동을 하고 있음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매일같이 접하고 있으므로 일반적인 종교인들과는 좀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이런 기대가 어제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들이 최저임금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언론과 교육을 통해 익히 많이 들었던 이유들이었다. 임금이 인상되면 그보다 더 큰 물가인상이 뒤따르므로 결국 노동자들이 손해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중소영세기업들이 도산하므로 실업률이 높아져 노동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본다...등등.

그리고 이런 생각들은 매우 깊게 박혀있어서 짧은 시간의 토론으로는 변화의 여지가 별로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결국 시간을 따로 내어서 토론을 해보기로 하였다.

 

국민경제의 규모가 커져야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것도 커질 수 있다는 생각. 아주 간단명료한 이 논리는 정말 깨기 힘든 논리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세계경제는 국민경제로 나뉘어져 있고 국민경제들 간에 경제력이 불균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불능력이 있는 자본이 노동의 저항에 대해 좀 더 양보를 할 여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서 마르크스는 단 한마디로 설명했다. 자본의 발전을 통해 노동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쇠사슬이 황금사슬로 바뀐다는 것 뿐이라고. 하지만 한번도 주인이 되어 본적이 없는 노예들에게는 쇠사슬과 황금사슬의 차이가 엄청난 차이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마르크스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오늘날 선진자본주의국가의 황금사슬 노예들은 후진국가의 쇠사슬 노예들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안도하고 있음을 마르크스는 볼 수 없었으니까.

 

정말 플라톤이 말한 동굴의 비유처럼 동굴밖에 있는 real world에 대해 이야기해줄 철학자 또는 선지자가 필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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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8 22:07 2007/06/08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