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일산갑 지구당 사무국장으로 시작한 고양시당과의 인연이 7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세월 함께 당 활동을 해 온 당원 들 중에 많은 수가 지금은 당에 함께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당에 남아 있다.

민주노동당에서 더 이상의 희망을 찾지 못한 그 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 그리고 진보운동의 역사에는 언제나 분열과 통합이 따라 다녔으므로 이번의 분열이 영원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함께 싸우고 함께 외쳐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대선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분당론과 그 후에 종북주의 파동 등에 대해 나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당에 남아 있다. 하지만 논쟁과정에 나온 모든 문제의식들이 의미 없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패권주의적인 당 운영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 바에 따른다는 민주주의의 일반원리를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수결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소수의 의견이 무조건 받아들여지는 것도 민주주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결정이 언제나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진리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좀 더 오류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소수의 목소리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상적 동일성을 높여 나가야겠지만 그 과정이 획일적이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한국사회의 진보를 위해서 ‘통일’이 최우선의 과제라고 하는 자주파의 사상은 논란의 여지가 많이 있다. 부시의 전쟁 놀음에 분노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정서를 마치 미국인 모두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반미’라는 틀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도 열어 놓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예를 든 것이었지만, 사상적 통일을 미리 전제된 것처럼 생각하고 사업을 추진한다면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금 당에 남아 있는 당원들이 모두 자주파는 아니다. 그리고 자주파 경향의 당원들도 누구의 지령에 의해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안에 따라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같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때에 따라 생각을 함께 할 수도 있고 달리 할 수도 있다. 나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민주적으로 결정된 바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함께 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의 반민중적인 정책에 반발해 급진화되는 대중을 끌어들이기 위해 진보신당과 불가피하게 경쟁하게 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논쟁을 회피하지는 않되 진보진영 전체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민주노동당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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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4 00:34 2008/03/04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