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정치연합이 서울시경 보안수사대에 털렸다. 오세철 교수와 오민규도 잡혀갔다. 요 몇년 사이 거의 일어나지 않던 일들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7~8년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버젓이 일어났다.
사정련 같은 단체가 과연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는지 그 실체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경찰이 발표한 혐의사실이 엄청난 과장임을 알 것이다. 경찰은 이 단체를 과대광고해주는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단체를 공격하였으니 그 보다 더 큰 이득이 있다고 판단했음이 틀림없다. 그것은 아직도 이런 '빨갱이'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으니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필요하고 촛불집회같은 건 빨갱이들이 개입해서 만든 작품이라는 걸 국민들에게 선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물만난듯 하고 있는 놈들이 있는가본데...이런 분위기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버맨들이 또 위대한 역사를 만들려하는 것 같다. 나 같은 미천한 민중들은 그들의 위대한 역사창조가 시작되면 액스트라 역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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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6 23:19 2008/08/26 23:19
나이 40을 바라보게 되니 슬슬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40대인 차미경대표가 몸이 아파 고생하는 걸보니 더더욱 경각심이 생긴다. 그래서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로 나갔다. 한 6개월만인 것 같다. 그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았더니 기본적인 장비들 - 장갑, 화이바 - 도 잘 보이지 않았다. 타이어도 바람이 빠져있어 다시 채워야했다. 탄현쪽으로 나가서 교하신도시 건설현장을 거쳐 금촌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금촌까지 대략 12km 정도니까 10km/h 정도의 평균속도로 달린 것 같다. 중간에 두 번 정도 쉬어 가야할 만큼 나의 체력은 많이 저하되어 있었다. 그래도 갈때는 괜찮은 편이었고, 돌아오는 코스가 훨씬 힘들었다. 올때는 2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체력저하도 문제지만 더 고통스러운 것은 엉덩이쪽 고통이다. 그래서 남성자전거 선수들에게 고환암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사무실로 오후에 방글라데시 가정이 찾아왔다. 남편과 부인 그리고 3살짜리 남자아이였다. 부인이 둘째 아이를 임신했는데 병원비가 많이 나와서 의료공제회에 가입하려고 온 것이다. 아이까지 있는 방글라데시 부부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이는 우리 산이 동갑이었는데 너무나 이쁘게 생겼다. 하지만 좀 마른편이라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이 부부는 둘째 뿐만 아니라 셋째도 나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아기가 세 개는 되어야 한다"고 남편이 힘주어 말했다. 한국말을 못하는 부인은 그냥 웃고만 있었다.
한국사람들은 아이 하나도 키우기 힘들어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 팍팍한 타향살이를 하면서도 아이를 셋이나 나을 생각을 한다는 것이 내 가치관으로는 얼른 이해되기 어려웠다.
그래도 이 부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끔찍해서, 한국으로 이주하게 된 이유도 방글라데시에 물이 많아 아이들이 자주 빠져 죽기때문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주의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 또한 처음 보았다.
내 눈에는 이 부부의 앞날에 드리워져 있는 온갖 어려움들이 보였으나, 이 부부에게는 희망만이 가득한 듯 하였다. 어쩌면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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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5 23:13 2008/08/25 23:13
서울 도심에서 오랜만에 이주노동자집회가 있었다. 지난2월 이명박 취임 전날 있었던 집회가 가장 최근에 열린 집회였다. 물론 그 사이에 외노협에서 노동절기념 실내집회를 한 적이 있긴하지만 실외집회로는 그 이후 처음이다.
고용허가제 시행 4년이 되는 8월17일이 마침 일요일이어서 이날 대학로에서 집회가 있었다.
집회를 조직하는 것이 처음부터 만만치않은 집회였다. 8월15일은 촛불100일 기념집회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연행되었다. 오랫동안 계속된 촛불집회와 최근 기륭노동자투쟁으로 연대단위들을 조직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이주노조 역시 활동이 많이 약화된 터라 이주노동자들의 참여 역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집회였다.
예상대로 집회에는 200여명만이 참여하였다. 그 중 절반이 전철연 회원들이었다. 그동안 이주집회에 적극적으로 연대해오던 다함께 동지들이 맑시즘2008행사와 겹치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무척 크게 느껴졌다. 전철연을 제외하면 학생동지들과 동인연 정도가 조직적인 참여를 하였고, 나머지는 대체로 개인수준이었다.
반면 서울출입국은 집회 시작전부터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며 우리를 감시하였다. 눈으로 확인되는 인원만 10명 정도였다. 오반장이라는 단속반 반장과 부하직원 한 명만이 자신이 출입국이라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나머지는 시민을 가장하고 앉아 있었다. 어떤 몸이 무척 건장한 인간 하나는 시민단체에서 나왔다고 해 꼬치꼬치 묻자 대한체육회에서 나왔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들의 비겁함과 치졸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들만이 아니었다. 불법체류자추방운동본부 회원들도 이들 사이 사이에 함께 있으면서 틈만 나면 끼어들며 시비를 걸거나 사진을 찍는 등 대담하게 행동하였다. 이들은 행진도 따라다니며 시비를 걸었고 정리집회 장소였던 종로타워 맞은 편에서 불법체류자추방촉구 집회를 열기까지 하였다.
대오도 많지 않고 위험한 변수들이 곳곳에 있어 거리행진을 강행할 것인지 고민이 되었으나 결국 거리행진은 그대로 진행되었고, 다행히 별다른 사고 없이 정리집회까지 마칠 수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자신감을 얻은 한국사회의 극우집단들이 점점 더 우리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 하루였다. 그에 비해 우리편의 힘이 예전보다 오히려 위축되는 것 같아 앞으로의 일이 무척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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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8 00:33 2008/08/18 0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