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오랜만에 이주노동자집회가 있었다. 지난2월 이명박 취임 전날 있었던 집회가 가장 최근에 열린 집회였다. 물론 그 사이에 외노협에서 노동절기념 실내집회를 한 적이 있긴하지만 실외집회로는 그 이후 처음이다.
고용허가제 시행 4년이 되는 8월17일이 마침 일요일이어서 이날 대학로에서 집회가 있었다.
집회를 조직하는 것이 처음부터 만만치않은 집회였다. 8월15일은 촛불100일 기념집회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연행되었다. 오랫동안 계속된 촛불집회와 최근 기륭노동자투쟁으로 연대단위들을 조직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이주노조 역시 활동이 많이 약화된 터라 이주노동자들의 참여 역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집회였다.
예상대로 집회에는 200여명만이 참여하였다. 그 중 절반이 전철연 회원들이었다. 그동안 이주집회에 적극적으로 연대해오던 다함께 동지들이 맑시즘2008행사와 겹치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무척 크게 느껴졌다. 전철연을 제외하면 학생동지들과 동인연 정도가 조직적인 참여를 하였고, 나머지는 대체로 개인수준이었다.
반면 서울출입국은 집회 시작전부터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며 우리를 감시하였다. 눈으로 확인되는 인원만 10명 정도였다. 오반장이라는 단속반 반장과 부하직원 한 명만이 자신이 출입국이라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나머지는 시민을 가장하고 앉아 있었다. 어떤 몸이 무척 건장한 인간 하나는 시민단체에서 나왔다고 해 꼬치꼬치 묻자 대한체육회에서 나왔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들의 비겁함과 치졸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들만이 아니었다. 불법체류자추방운동본부 회원들도 이들 사이 사이에 함께 있으면서 틈만 나면 끼어들며 시비를 걸거나 사진을 찍는 등 대담하게 행동하였다. 이들은 행진도 따라다니며 시비를 걸었고 정리집회 장소였던 종로타워 맞은 편에서 불법체류자추방촉구 집회를 열기까지 하였다.
대오도 많지 않고 위험한 변수들이 곳곳에 있어 거리행진을 강행할 것인지 고민이 되었으나 결국 거리행진은 그대로 진행되었고, 다행히 별다른 사고 없이 정리집회까지 마칠 수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자신감을 얻은 한국사회의 극우집단들이 점점 더 우리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 하루였다. 그에 비해 우리편의 힘이 예전보다 오히려 위축되는 것 같아 앞으로의 일이 무척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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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8 00:33 2008/08/18 0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