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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온 새 식구...

어제 우리동네에 베트남에서 새색시가 시집을 왔다.

아침 나절 남은 고추모종과 수박을 심고 집에 들어오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그새 고운 옷을 차려입고 아랫마을에 가신다.

어디가시냐고 물으니, 새색시 구경간다고 하신다.

드디어 온다던 사람이 왔구나 싶어 그 분들과 잔치집에 동행했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온후 동네에 여러번 잔치가 있었다.

잔치집에 가면 늘상 어머니들과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기 일인양

음식 준비를 돕고, 이런저런 수다를 늘어놓는다. 나도 이젠 이런 상황이

익숙해진걸까? 부엌에 가 부침개 부치는 걸 돕고, 새색시와 인사를 나눴다.

그의 이름은 꾸엉. 나이는 25세.

 

마을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의 덕담이 이어지고, 소박한 국수잔치상에 소주한잔

곁들이며 피곤한 농사일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이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들...

새신랑의 청으로 내 남편도 이집에 내려와 술잔을 기울이며 잔치를 도왔다.

 

꾸엉은 정말 예뻤다. 내가 보기엔 한국의 여느 미인의 대열에 들만큼 외모가

탁월했는데, 말도 안통하는 분위기에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마을 분들의 칭찬은 잔치내내 이어지고, 난 나의 인기가 곧 하락할것을

예감하며 ㅋㅋ 할머니들께 어리광을 피웠다. 할머니들 왈 "외모는 중요한게 아니여,

마음이 중요하지.." 헉~~~ 이 말이 더 충격(ㅠ.ㅠ)

 

여튼 잔치에 다녀와서 꾸엉을 생각하며 여러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 결혼한 외국사람에 대해 나름대로 관대하다. 그러나 문제는 적응과 실제

살아가는 것일진데, 과연 잘 살 수 있을지 많이 걱정되고 염려되고 그랬다.

그 밝은 표정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음 하는데, 어찌될른지....

 

마을 어른들이 내게 꾸엉의 한국말과 글의 지도를 부탁하셨다. 겉으로는 '네'하고

대답은 했지만, 잘할 수 있을지 염려도 된다. 여튼.. 꾸엉이 내 시골 삶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하고, 나도 그녀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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