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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장애인 대회와 못다한 이야기..

올해도 어김 없이 장애인의 날은 다가왔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바로 4년전 2001년부터 우리(?)는 이날을 '장애차별철폐투쟁의 날'로 부른다. 장애라는 이름만으로 가뜩이나 자본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온갖 차별까지 겪으면 살아가야 하니깐..

 

공덕동 로터리에서 '사회복지시설민주화를 위한 전국 공대위'의 첫삽을 뜨기위한 사전 집회가 있었고, 뒤를 이은 차별철폐투쟁의 집회..작년에 비하면 오늘을 꽤 많은 사람들이 온것 같다.  언제나 이날이 되면 두 파트로 나뉘어 행사가 진행되곤 하는데 그 하나는 화려하기 그지 없는 잔치성 짙은 1회성 시상식을 겸한 파티(?)의 자리가 올림픽 공원 체육관에서 열린다.  집에 돌아와 TV를 보니(그것도 MBC를) 우리가 있었던 집회현장은 간데 없고, 올림픽 공원의 그 행사만을 보여주기에 바빴다. 안그래도 요즘 맛이가고 있는 엠비씨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더욱더 배신감을 느끼며 채널을 돌려버렸다.

 

 



행진을 하는데 목이 아파오더니 눈까지 따끔거렸다. 왠일인가 싶었더니 오늘이 '황사경보'가 내려진 날이다.  왠만하면 그딴거 신경 안쓰고 끝까지 행진을 마치고 오려고 했으나 나는 심하게 부는 바람과 따끔거리는 눈을 더이상 뜨고 있을 수가 없어 중도하차 하고 말았다.  마포대교를 건널즈음...무사히 마치고 해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밤 9시가 넘어  전화가 왔따.  아까 그 행진에서 시비가 붙었는지 80여명이 연행되었다고...그런데 연행된 사람중에 내가 가장 아끼던 친구까지  끼어있었다는 비보다...ㅡㅡ 어쩐다냐... 

그 친구로 말하자면 활동도 무척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근래에 보기드물게 세심하고 언제나 자신 보다는 남을 먼저 챙길줄 알고 남의 마음을 가장 먼저 헤아릴줄 아는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중 누구보다 멋지고 훌륭한 친구 였는데...연행결과가 어떻게 되든 나는 그가 연행 되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잠이 올것 같지가 않다. 지금 이라도 당장 연행된 경찰서로 뛰어가 그 얼굴을 보고 오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젠장~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갑자기 터지니까 끝까지 있지 못했던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인내심이 의심스러웠으며 죄책감까지 들기도 한다. 

가뜩이나 날씨까지 엉망이었던 날에 왜 그런일까지 터진건지...종잡을 수 없는 일에 마음마저 신숭생숭...뛰쳐 나가고픈 충동만 일고 있다...

부디 무사히 나오길...나오면 당장 달려가서 내가 못다한 말을 그 친구에게 꼭 해주리라. 

'제발, 너를 좀 돌보라고..그리고 너을 아끼는 사람들을 잊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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