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가슴이 "뻥~!"하고 뚫렸다..

* 이 글은 한심한 스머프...님의 [2005 전국빈민대회 포스터..] 에 관련된 글입니다.

 

 

점심을 먹자마자 눈치 코치 볼것 없이 일이 있는양 부랴부랴 나갔다.  약간만 이라도 얼버무리다가는 누군가 앞길을 가로 막을 것 같아서...

 

 



열어 제꼈으며 오후 3시쯤 본대회가 열렸다.  집회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흰바탕에 빨간 글씨로 씌어진 노점상지부의 깃발을 들고 있었다. 그 어느때보다 질서있고 통일된 모습으로 참가 하는 모습이 흐뭇하기도 했고...

 

발언자들의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먹고 살기 위해 노점하는 사람들인데 강제 철거가 왠말이냐? 에서부터 시작해 지난번 있었던 철거민싸움 관련한 발언도 꽤 통쾌하기만 했다. 아기를 안고 살기 위해 방어차원에서 화염병을 던진건데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가온게 누군데 우리를 살인자로 몰고 가느냐는 말..정부와 언론이 한통속이 되어 철거민에게 살인죄를 뒤집어 씌우는 이 놈의 권력을 도대체 어디서 부터 몰아 내야 할지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와중에 "우리 나라가 복지 국가 입니까?" 하면서 입을 뗀 어느(소속을 못들었음.) 발언자의 성토는 더욱 막힌 가슴을 뚫어주는 시원한 언변임이 분명했다.  

 

오랜만에 밖에 나가 것도 땡땡이 쳐가며 참가 했던 그 집회는 내가 왜 집회에 가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집회 참가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아직도 여전히 내가 집회에 가는 이유는 대략 이렇다고 생각되더라...

 

1. 거기에 가면 숨막히는 현장의 관료적인 틀을 부숴버릴것 같은 착각(?)과 희망을 불러 일으킨다.  

 

2. 그곳에는 언제 들어도 웅장하고 현실감 넘치는 힘찬 민중가요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은 곧, 나의 정서와 대략 맞아 떨어지는 몇안되는 '문화생활'이기 때문이다.

 

3. 집회장 여기저기를 어슬렁 거리다 보면 소식 끊겼던 사람들도 다시 만나게 되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간혹 '우연히' 보게 된다.(실제로 420에서도 오랜만에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만났고, 어제 역시 또 한명의 누군가를 볼 수 있었다.)

 

4.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쁘띠적인 망상과 허위의식에 칼을 들이 댈 수 있게 된다.(이것은 아마도 반성의 차원이라고 하는게 더 맞는 말일지도...)

 

5. 대략 눈치 보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담배'한대를 피울 수 있다.  것도 아주 행복하게..ㅎ

 

6. 집회가 끝나면 이런저런 무용담을 쏟아내며 걸쭉하게 '한잔' 들이킬 수 있다. 

 

7. 이것은 어쩌면 삶의 '일부'이기도 하니깐...

 

 

어쩌면 당연하면서 매우 궁색한 이유가 될수도 있지만, 닫히고 막힌 현실에 일침을 놓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어제는 조금 흥분하기도 했으며 약간의 '스릴'(땡땡이 치고 간거기 때매)까지 만끽할 수 있는 기분좋은 날였다.  그리고 재미 있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