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원점'으로 돌아오는 기분(?)..

생일날 저녁 별일 없길래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고 꼬신 두사람의 동거인... 한 사람은 무슨 숯불 갈비를 먹자하고, 한사람은 안 먹는다고 뻐기더니만 결국은 움직이게 됐다. 아는데도 없고 해서 눈가는데로 가서 돼지갈비와 냉면을 시켜서 먹고 있는데 메세지가 왔다. '야! 생일잔치 하자. 별일 없으면..' 생각치도 못했던 일이라 내심 흥분까지 하며 부랴부랴 밥을 먹고 나갔다.


하고선 서울역에 있는 단체 사무실 근처로 갔다. 몇몇이 둘러 앉아 있길래 어찌된 일이냐고 했더니 내 생일이라고 두개 있던 회의를 하나만 하고 하나는 펑크까지 내고 모여 있던 거란다. 흐뭇하기 그지 없었다. 이렇게 자리까지 마련해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뎅...

 

만남이라는 과정속에서 친밀도가 높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리느냐하는 것은 그닥 중요한게 아니라는 지론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한번 허물면(?) 쾌속질주를 하는 편에 속하는 스타일이다. 헌데 그 쾌속질주가 어쩌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나만의 감정놀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무언가 착각을 한참 했는지도 모를일이고... 재미있게 술마시고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한 친구가 그런다. 너는 왜 그렇게 니 마음대로 움직이길 잘하느냐고.. 약간 뜨끔했다. 아직도, 여전히 내가 그 소리를 듣고 있구나..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물론 나의 행동을 되새겨 보았고, 내가 경솔했음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남의 눈에 나는 그저 '망나니'적 기질을 유감 없이 보이는 때로 철없는 그런 모습이 보이는구나..

 

아~ 정말 생각할수록 한심했다. 것도 생일날, 그런말을 들을 행동을 하다니...여전히 속이 상하고 한편으론 무척 쪽팔렸다. 왜 아직도 '원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가 말이다. 나이는 먹을대로 먹어가지고... 집으로 오면서 비록 약간의 충격을 먹긴 했지만, 생일파티를 열어준 친구 생각이 더커서 그 생각은 옆으로 제껴 놓았다.

 

사실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혼자 오버 한건지는 모르지만, 너무나 그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했던 말인데....그게 상대방에게는 배려할 줄 모르는 내 맘대로인 사람으로 보이는 거구나... 왜 몰랐을까? 보다는 어쩌면 알면서 했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나는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 숙이고 후회를 곱씰을 밖에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오늘의 생일파티를 열어준 친구는 나에게만 친절한게 아니라, 평소에 곧잘 남들을 잘 챙기는 사람이라는게 생각났다.  어쨌든, 나라는 인간의 '미성숙'에 대해 다시한번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행복하고도 찝찝한 그런 날이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