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문이당, 2006

아주아주아주 오랜만에 '소설책'을 읽었다.  우선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아는 사람이 다 읽었다고 하길래, 잽싸게 빌려서..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이다.  서로에게 필이 팍 꽂혀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하기 싫어하는 여자에게 결혼하자고 조르고 졸라 결혼에 골인,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내는 새로운 애인이 생겼고 전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채 새 애인과도 결혼하게 되는, 그리고 아이까지 낳게 되는 이야기. 



한마디로 말하면 발칙한 상상이라고나 할까.. 신선하면서 쉽게 상상하지 못하는 내용을 축구경기와 맞대가면서 잘도 풀어 써놓은 지은이..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박현욱은.. 나는 웬만하면 소설도 이름있는 작가들것만 보는 경향(그니깐 한마디로 편식을 좀 하는..)이 있는데 이 작품은 굳이 이름있는 작가의 그것이 아니었는데도 읽을만한 내용이었다.  고정관념을 깨고, 편견을 뒤집는 그러면서 새로운 대안을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내놓는 기술이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내용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한여자가 두 냠편을 거느리고(?) 살게 되는 설정이다. 왠지 나도 모르게 통쾌하게 느껴지는건 지지부진하게도 바람을 피우는거와 새살림을 차리는 부분은 언제나 남자의 전유물처럼 다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거기다 한가지 더 추가 한다면 여성이 주도된 섹스 테크닉을 묘사 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는 거였다.  스토리와 절묘하게 얽힌 축구 이야기는 축구에 대해 상당히 문외한인 나에게도 새로운 묘미를 안겨줄 정도였다고나 할까? 또한 세계 각국의 축구 선수들의 실명까지 써가며 그라운드에서 펼쳐진그들의 동작과 에피소드, 남긴 말 등등은 웬만한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즐거움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언제나 형광등처럼 정보에 한발 늦는 내가 유명한 축구 선수 '펠레'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것. 거기다 펠레의 '저주'까지.. 그 얘기만 나오면 얼마나 소리내어 웃었는지..ㅋㅋ

 

이 소설은 무엇보다 남성들이 읽어보면 아주 신선한 자극이 될것 같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볼까도 생각했는데 나이든 기성세대라면 당연히 코웃음치고 무시할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만두기로 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건, 새로운 '가족관계'의 설정이다.  그것이 일부다처이든 일처다부이든 가족은 언제나 확장되어 해석할 수 있는 공동체의 일부라는것.. 오랜만에 건조한 일상에 생기가 도는 기분이었다. 골치 아픈것에서도 해방 될수 있었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