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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결혼했니??

내가 제일 받기 싫은 질문, 1위! 바로 (제목에 적힌)저거.

결혼한 사람이라고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면 안되는건가?(그때는 몰랐단 말이다. 철이 하도 늦게 드는 바람에 결혼이 뭔지 왜 꼭 해야만 하는건지에 대해 설명할만큼 지능적이지도 않았다. 그냥, 남들 다 하는거 나도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그리고 결혼한지 한두해 된것도 아닌데, 그때 왜 결혼했는지를 이제와서 새삼 왜 생각해봐야 되는데? 글구,결혼한 사람은 연애좀 하면 안돼?  결혼할때 왜 결혼하는지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어찌어찌 하다보니깐 그렇게 된거지 무슨 툭하면 이유를 묻는지 원~ 거기다가 맨 나중에 하는 말, "그럼 언제 이혼할건데??" 참~내 원...남이 결혼하는 이유를 묻는것도 모자라 언제 이혼할거냐니..결혼과 이혼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말야..

 

 



"왜 애는 하나밖에 안 낳았어??"

아, 씨 정말..이런질문 하도 들어서 더이상 신경도 안쓰지만 결혼 다음으로 많이 듣는 질문이다.  이젠 제발 그만해도 되는 질문 아닌가? 가뜩이나 요샌 애를 안낳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애 하나 낳은것도 얼마나 큰 공을 세운건가 말이다.  아, 뭐..이러저러해서 애 키울 능력도 없고 원체 공사가 다망(?)하다보니 애한테 집중할만한 여유도 없고 그래서 그렇게 됐다. 이런 친절한 설명을 굳이 해야 하나?  그냥 그러면 그런가보다 좀 하고 살았음 좋겠다. 

 

세번째 듣기 싫은 질문, "남편은 뭐하는 사람이니??"

뭐 특별난거야 있을라구.. 그냥 대충 밥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지.. 꼭 직업이 뭔지 월급이 한달에 얼마인지 이런걸 알아야 되나? 남편이 뭐하는 사람이길래, 너는 그러고 있니? 남편도 당신이 담배 피우는거 알아?  늦게 들어와도 아무말 안해? 정말 지겹다.. 남편이 뭐하는 사람이든 말든 나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인데?? 늦게 들어가는거야 내 갠적인 사정인데 그걸 왜 남편하고 일일이 꿰 맞춰야 돼??

 

네번째 듣기 싫은 질문, "애는 누가 보니? 밥하러 집에 안가??"

뭐..요샌 많이 줄어든 질문이기는 하지만, 활동을 한다거나 그래도 진보물좀 먹었다는 사람들도 뒷풀이에서 늦게까지 앉아 있거나 밥때에 밖에 나가 있으면 말로는 안해도 눈으로는 꼭 저런 질문을 하고 있다.  거기다 애는 누가보니?? 애 혼자 집에 있는거 아냐?? 참~ 걱정도 팔자셔.. 내가 아무리 부모 자격 없는 사람이기로 서니 설마 애를 혼자 놔두고 밖에서 그러고 있을까?  제발 이제는 더이상 이런 질문좀 안 받고 살고 싶다.  이런 질문 말고도 생산적인 질문이 얼마나 많은데...

 

어젯밤 갑자기 자다가 생각난 것들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남 사생활에 너무 관심이 많다.  특히 별로 친하지 않거나 하고 싶지 않은말도 있을법한데 그런 말미를 주지 않을땐 정말 짜증난다.  그런데 반대로 정말 얘기좀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말문을 트지 않으려는 사람한테는 어떤 질문부터 하면서 말문을 터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관계를 맺고 끊는 반복된 과정속에서 숱하게 입고 입히는 '상처'도 사실은 이러한 엇갈리는 코드의 맥락인데... 20여년이 넘게 쌓은 우정까지도 한순간에 날아가는게 사람사는 모양새라는걸 어떻게 하면 깃털처럼 가볍게 여기며 살아 갈 수 있을까?  생각할수록 허무함만 절절히 파고드는, 세월의 하수상함만큼 신숭생숭한게 요즘 나의 라이프 사이클은 '삶의 비애'에 충만해 있다고나 할까??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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